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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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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국가주의, 상업성, 이 문제는 잘 정리가 안된다. 작년에 한겨레21에 실린 표지기사를 다시 읽어봤는데, 역시 그러하다. 신윤동욱 기자가 묘사하고 있는 양면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물론 나는 WBC나 기아의 우승으로 끝난 한국시리즈 경기를 즐겨봤지만, 김연아의 경기를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LPGA에서 한국 국적 여성들의 성적이 좋은 것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하지만 국대의 경기에 관심이 어느 정도 쏠리는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그리고 프로경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3S정책의 발로라고 하면서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그렇다고 의식을 아예 떼어놓고 있을 수도 없는 것 아닌가. 그 사이에 적정한 입장의 포인트가 있을 것 같은데, 정확하게 짚어내지는 못하겠다.
 
아무튼 다시 읽은 한겨레21의 '냉정과 열정 사이' 기사, 이를 통해 입장이 새롭게 변한 것은 없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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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이냐, 비판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한겨레21 2009.04.10 제755호, 신윤동욱 기자)
[표지이야기] ‘스포츠클럽 KOREA’의 열광적 서포터 김한국씨,
달콤한 승부와 국가주의 반성 사이 햄릿 같은 독백
 
 
세계는 놀라지 않았다 (한겨레21 2009.04.10 제755호, 권혁범 대전대 교수·정치언론홍보학과)
[표지이야기- 냉정과 열정 사이]
냉정- 우수성 인정받고 싶은 민족적 나르시시즘은 열등감의 발로, 경제와 스포츠는 ‘국가’를 매개로 끈끈한 결합
 
 
스포츠가 무슨 죈가 (한겨레21 2009.04.10 제755호, 정윤수 스포츠 평론가)
[표지이야기-냉정과 열정 사이]
열정- 몰입은 절박한 생존 의식의 다른 표현,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태극 마크’는 빛바랜 것
 
 
한국은 ‘한-일 전쟁’ 일본은 ‘한국 타도’ (한겨레21 2009.04.10 제755호, 시로타 유키히로 <아카하타> 스포츠부 기자)
[표지이야기] 다섯 번의 WBC 한-일전을 현지 취재한 일본 기자의 기고, 언론이 ‘국가’ 문제 부추겨 
 
한국엔 왜 이리 ‘괴물’이 많죠? (한겨레21 2009.04.10 제755호, 신윤동욱 기자)
[표지이야기] 시스템 없는데 홀연히 나타나는 ‘기적’들,
괴물에겐 ‘중산층’의 ‘개인경기’라는 새로운 공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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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9 17:24 2010/01/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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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사ㆍ조직학회 동계 학술워크샵 발표 및 토론 스케치 및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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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사ㆍ조직학회 동계 학술워크샵 발표 및 토론 스케치 및 감상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대해 발표/토론을 하거나 교육할 기회가 가끔 있었지만, 경영학 전공자들과 함께하는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줄은 몰랐다. 내가 발표하게 될 주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문제점 분석 및 대안평가의 방향". 
 
순원 선배가 다른 기업평가 발표문과 함께 2009년 초에 경근씨와 함께 썼던 보고서를 요약 보완해서 내면 된다고 하여 편한 마음으로 흔쾌히 응했는데, 막상 닥쳐보니 은근히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기한을 넘겨서 '201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편람 주요내용'까지 검토하여 보완을 했는데, 그게 더 이상한 모양새가 되었다.
 
오전에 노동통제위원회 회의에서 ‘노동통제와 공공성 연구’ 과제에 대한 발제를 한다고 대안평가 워크숍에 가지 않았고, 오후에 이어지는 한국인사ㆍ조직학회 동계 학술워크샵에도 제시간에 참석하지 못했다. 전날 발표를 하기 위한 PPT 파일을 별도로 준비하기는 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인사ㆍ조직 전공의 경영학자들이 모인 곳에서 이질적인 발표를 한다고 하니 발표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떨려오더라. 이러다가 제대로 못하면 내용도 별 볼 일 주제에 헛소리한다는 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어서...  
 
2시가 조금 넘어서 워크샵이 열리는 숙대 사회교육관 5층에 도착했다. 사실 숙대 안에서도 사회교육관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아무래도 나는 길치인가봐. ㅠㅠ) 들어서자마자 강의실에 꽉찬 사람들 발견. “왜 이리 사람이 많은 거야? X 됐다.” 하지만 방금 시작한 듯 라준영 교수의 "사회적기업 평가 도구로서의 SROI (Social Return on Investment)"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발표문 뿐만 아니라 다른 발표문도 관심은 있었고, 시간도 꽤 있었지만, 아무래도 발표준비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았다.
 
결국 내 발표문이라도 일단 한번 정도는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먼저 발표하는 이들의 논문도 읽지 않고 허겁지겁 발표문 읽는데 정신을 쏟았다. 다시 살펴보니 교정을 제대로 보지 않은 구석이 곳곳에 보인다. 원고를 넘겨주기 전에 검토를 했어야 하는데... 뒤늦은 후회를 하면 뭐하나. 쩝...
 
사회를 맡은 순원 선배가 25분 정도 내에서 발표하라고 했는데, 마친 후 보니 28분 정도 걸렸다. 앞부분에서 이러저러한 내용을 덧붙이다 보니 후반부에서는 제목도 다 못 읽으면서 넘어가는 등 역시 프리젠테이션의 미숙을 드러냈다. 그야 어쩔 수 없고... (발표자료: 워크숍.김철.hwp)
 
다른 이들이 말하는 걸 들어보니 토론을 맡은 이정현 교수가 상당히 공격적인 토론을 준비했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역시나 그러하다. 이하는 토론내용의 요약.
 

발표한 내용을 잘 들었다. 몇 차례 경영평가위원을 했지만, 발표문을 통해 그 동안 모르고 있었던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 발표자가 보고서를 요약하여 보완한 것이라고 하였지만, 입장이 지나치게 분명한 글이다. 그래서 어떻게 토론할까 고민을 좀 했는데, 토론의 성격상 논쟁적으로 하기로 했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좋은데, 왜 하지 않는가? 발표자가 언급한 것처럼, 경영평가는 이토록 나쁜 것 투성이인데, 왜 하느냐? 이에 대해 생각해봤다. 공기업 경영평가는 지난 20년간 진화해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하다. 이를 보는 데 있어서 입장의 차이,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
 
공기업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해이 현상이 존재하고, 노사간 담합이 끊임없이 문제가 되어왔다. 주인이 없는 특징으로 인해 자극, 인센티브를 어떻게 줄 것인가가 핵심으로 제기된다.
 
그렇다면 공공기관 평가의 주체는 누구인가? 발표자가 말한 것처럼 노조가 주체가 되어야 할까. 내부구성원을 평가의 주체로 해서는 제대로 평가할 수 없으며, 평가주체는 외부일 수밖에 없다. 발표자는 노사관계를 평가하면 왜곡되기 쉬우니 이를 평가에서 배제하자고 한다. 하지만 과연 공공기관 노조가 공공성을 제고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누가 평가자가 되어야 하나?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공공성 강조 자체가 공사분리를 함의하고 있는데, 평가에서 수익성을 빼놓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정리하면, 1. 노조의 중심적인 역할 인정이 필요한가? 노조는 낙하산 기관장과 담합행위를 해왔고,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어기면서 임금인상에 집착하는 도덕적 해이 행태를 보인다. 이들이 평가에서 역할을 해야 할까.
 
2. 수익성 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공공성에 위배되는가? 공공기관 평가는 공통적인 분모를 중심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보편성이 중시되기 때문이다.
 
3. 강원개발공사의 방치 사례를 보면, 중요한 것은 시민에 대한 Risk 관리임을 알 수 있다. 수익성 또한 장기적으로 파악하면 될 것이다.
 
4. 발표자는 고객만족도와 시민만족도를 대립시키고 있다. 하지만 고객만족도를 경시하는 것이 타당할까. 시민이라고 해도 특정한 환경 속에서 공공기관을 이용한다. 그 이용에 있어서 고객들이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고객만족도 평가가 충분히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불만을 듣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5. 사실 정부에서 공공기관의 주요사업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공공성을 감안하고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 통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실효성을 확보하자는 것은 결국 공기업 발전이 주목표일 것이며, 정부가 노조를 탄압하고 통제하려는 데에만 목표를 둔 것은 아닐 것이다.
 
6. 공공기관 평가의 변화방향에 대해서도 한마디하면, 기업생산제품에 대해서는 고객만족의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가 바로 “노사관계”이다. 인사ㆍ조직론의 사고방식에서 보면 그러하다. 노사관계가 좋은 기업에 대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노사관계를 빼는 것이 문제 아닐까?
그리고 노사관계 합리화 지표가 통제 목적으로 포함된 것일까. 이는 노무현 정부하에서도 포함되었으며, 노조 통제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7. 덧붙이면, 경영평가를 통해서 공공기관이 동질화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고유사업 특성에 맞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전면적인 토론이다. 사회자는 앞 주제들과는 달리 토론이 상당히 논쟁적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반박이 필요하였다. 플로어에 있는 지인들의 눈도 있고... 나중에 이정현 교수는 토론과정에서 자신이 시장주의자인 것처럼 토론을 하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 물론 노조의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이었고... 나의 답변은 대략 이러하다.
 
1. 노사간 담합행위,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현상 등이 존재하는 것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이것은 최근의 문제가 아니며 지난 20년간 끊임없이 지적되어왔다. 그런데 경영평가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었는가. 아니다. 경영평가는 이러한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감사원 감사등이 더 효과적이었다. 이 점에서 경영평가는 공공기관의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2. 공공기관 평가의 주체는 외부일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내부구성원이 평가에 참여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일단 참여하게 한 후에 그 결과에 대해 말해야 하는 게 타당하지 않은가. 더욱이 「공공기관운영법」의 근거가 되는 ‘OECD 공기업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기관 평가에 있어서 시민, 노조,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그리고 평가에 있어서 노조의 중심적인 역할 부분은 시각의 차이이다. 나는 노조가 공공성에 있어서 일정한 역할을 해왔고, 할 수 있다고 본다.
 
3. 모든 기관에 대해 서열화, 등급화하여 평가하다보니 공통적인 분모 중심으로 획일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각 기관의 주요사업특성을 평가해야 하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봐야 하는 것 아닌가.
 
4. 토론자가 언급한 강원개발공사는 지방공기업이다. 지방공기업은 중앙 공공기관보다 훨씬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방공기업이 문제되는 것은 노사관계가 문제가 있어서, 노조가 존재하기 때문은 아니다. 바로 강원개발공사는 노사관계를 평가하는 게 중심이 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관리적 효율성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지방공기업의 설립, 낙하산 인사의 기관장 임명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책적 비효율성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5. 시민들은 분명 특정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을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고객만족도 평가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공공성 관련문헌을 보면 이는 이용자 공공성이라는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 공공성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6. 노사관계 관련지표를 빼자는 것은 이는 외국에서도 평가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노조를 통제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사관계가 문제가 되어 지금의 공공기관이 문제가 된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 이는 대부분의 지방공기업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플로어의 토론은 생략되었다. 대신 "공공부문의 성과관리제도에 대한 사례연구“ 발표가 있고 난 후 짤막한 종합토론시간에 대부분 내 글에 대해 토론을 하더라. 아무래도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식의 발표여서 그러할 터이다.
 
한국발전전략연구원의 김우택 박사가 상당히 많은 코멘트를 했다. 그 동안 공기업의 BSC에 대해 검토를 해왔단다. 그의 논지는 공공기관 거버넌스와 경영평가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그 전에 공공부문 성과관리제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우선 성과관리지표에 회계관리지표의 활용이 필요하며, BSC는 자체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성과향상시키려는 것이라는 개괄적인 설명 후, 공공부문의 낙후 원인으로 첫째, 목표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성과, 목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가 없다는 것, 둘째, 공익성, 공공성 명목으로 공기업 자체를 없앨 수 없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유발된다는 것을 들었다.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BSC가 도입되고 있는데, 1. 도입 이전과 도입 이후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고, 2. BSC의 효과 논의는 많지만, 비용 논의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시간ㆍ예산 비용이 소요되고,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피로감이 야기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하는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3. 영리기업 vs 공공부문의 차이는 어떠하고, 공공부문의 도입시 유념할 점과, 4. 사례연구는 시행착오 최소화에 유의미한데, KOTRA 사례에 대해 연구한 만큼 그 시사하는 바를 정리하자고 하였다.
 
한편, 김우태 박사는 BSC의 문제로서, KM(Knowledge Management)을 구현하려다 보니 가시화가 KMS(지식관리시스템) 구축 붐으로 연결되고, 시스템 운영으로 가시화되는 것처럼, BSC는 전반적인 경영의 perspective를 보려는 것인데, IT 도입으로 축소된다는 점을 들었다.
이와 함께 평가 factor를 정할 때 기획부서 등 힘있는 부서가 설정해주면 좋은데, 이를 하위부서로 그대로 넘기고 있어서 factor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가 부족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factor 부분 문제는 quality 문제로서, 현재는 모든 것을 계량화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에 factor에 다 포함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에 대해 다 아는, 전문성 있는 사내전문가들이 회사 전체적인 차원에서 결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공사 기관별 메커니즘이 다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언급하였고...
 
김우택 박사가 경영평가와 관련하여 지적한 것은 alignment였다. BSC에서는 communication 과정이 가장 중요하고, 이는 어떻게 조직 특성에 맞게 실행하는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alignment가 어떻게 되어 있는가가 관건인 것이다. 여기서 alignment(정렬, 조정)를 실질적으로 정성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의 경영평가에서는 시스템 도입만이 강조되고 있으며, alignment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평가단 구성시 비전문가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테면 경제학교수가 인사ㆍ조직평가를 하는 게 타당한가?
이들 평가위원들은 보고서에 현혹되기 쉽다. 각 공기업들은 평가를 잘 받기 위한 메커니즘이 발달하여 보고서를 잘 포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평가위원들이 기업의 quality를 봐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

경영평가의 대안으로 어느 정도 경영혁신을 했는지의 수준평가가 아니라 어느 정도 끌어올렸는지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level 향상 정도를 측정해야 한다.
 
그에 이어 김재구 교수도 한마디하였다. 플로어의 토론자 두분이 모두 내 양쪽에 앉은 분들이어서 발언할 때 무슨 비판을 할까 신경이 곤두섰다. 하지만 오히려 호의적으로 평가해서 예상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옮겨지면서 괴리가 발생한다. 이 또한 alignment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과)평가의 목적은 3가지다. 1) 현재 성과에 대한 evaluation, 2) development, 3) 문화의 변화.
문제는 각 기관의 평가해야 하는 수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국가공무원의 경우는 문화, 의식의 변화를 의도해야 하는 수준인데, 평가를 먼저 들이댄다. KOTRA의 경우 4개 지표를 보고 있는데, 순서가 있다. 이는 나름대로 바람직한 진화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에 따라 조직진화과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발표를 하고 난 후 ‘좀더 학술적으로 논문을 쓸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워크샵 자리를 너무 쉽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이번 워크샵은 나에게도 좋은 생각거리를 남겨주었다.
 
저녁식사 때 토론자를 비롯한 워크샵 참석자들과 얘기해보니 다들 공공성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단지 현재의 경영평가를 아무리 비판해봤자 소용이 없으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현재 사회공공연구소가 준비하고 있는 ‘공공기관 대안평가틀 마련을 위한 연구과제’가 좋은 단초를 제공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공부할 꺼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당분간은 손대기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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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01:59 2010/01/18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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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세상과 평판의 미래』(2008)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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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솔로브 지음. 이승훈 옮김. 『인터넷세상과 평판의 미래』. 2008. 비즈니스맵.
Daniel J. Solove. 2007. The Future of Reputation: Gossip, Rumor, and Privacy on the Internet. Yale University Press.
 
이 책은 인터넷, 블로그, SN웹사이트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사람에게 인터넷의 속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둔다.
저자인 다니엘 솔로브 교수가 내리는 결론은 법은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 조심스런 균형을 취해야 하고, 포현의 자유에 대해 지나치게 편중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에 동의하고 싶지 않지만, 항상 그렇듯이 중도적인 입장은 그럴싸해 보인다. 물론 저자가 구체적이고 정확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를 대체하는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뭐하다. 하지만, 한국적 현실은 미국과는 달리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억압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준에서 인터넷 운영은 미국과는 달라야 함은 당연하다.
 
옮긴이인 이승훈 씨가 말하는 것처럼 미디어교육에 있어서 이 책은 주요한 참고문헌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다니엘 솔로브 교수는 타인의 정보를 유출하고 타인의 평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사회를 보다 규범적인 사회로 만들어주지만 프라이버시의 보호라는 가치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또, 무엇보다도 한 사람의 평판이 부정확하고 불공정한 정보에 의해 형성될 때는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인터넷에서 고도화된 자유는 사실상 우리를 덜 자유롭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9쪽)
 
하나하나 소개하진 않겠지만, 이 책에 제시되는 폭넓은 사례들 중에는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아니, 인터넷 상에서 평판,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와 관련하여 우리의 사고 폭을 넓혀줄 수 있는 것들이다. 개똥녀 사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의 사례를 다루고 미국 법의 발달과정과 현황, 그리고 그 문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지금의 우리 현실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책을 읽고 트위터도 그렇지만, 블로그나 카페 등에 쓰는 글들도 더욱 신중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건 자기검열 차원의 것이 아니다. 사적인 내용은 가능하면 좀더 비밀스러운 공간에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물론 일기의 성격을 가진 글들까지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이건 개인 취향이니까.
 
사실 구글 검색으로 따지면 마이스페이스나 미투데이에 쓴 글들이 훨씬 잘 검색된다. 아마 자신에 대해 홍보하고 싶다면 이런 것들을 이용하길 권유한다. 진보블로그도 만만치 않다. 아마 내 블로그에 접속한 이들 중에 상당수도 아마 구글 등의 검색을 통해 접근한 이들이 아닐까 싶다. 이 점에서 네이버블로그를 사용 중단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래 관련서평기사와 결론에 해당하는 본문의 8장을 발췌하여 담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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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는 무한한 것인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2008-08-06 17:03)
 
2005년 일명 '개똥녀'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개똥녀는 한국에서만 알려진 게 아니다. 개똥녀 이야기는 워싱턴 포스트에도 보도됐고 개똥녀의 영어 표현인 'Dog-Shit-Girl'을 구글 검색창에 치면 수백 개의 관련 영어 웹페이지가 등장할 정도로 개똥녀는 세계적인(?) 인사가 됐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법학 교수인 다니엘 솔로브는 '인터넷 세상과 평판의 미래'(비즈니스맵 펴냄)에서 공공장소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것은 나쁜 행동이지만 그것 때문에 개똥녀를 '세계적 악녀'로 만드는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가 아니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시대 평판의 문제를 고찰해 나간다.
 
그는 인터넷이 지워지지 않을 개인의 과거 잘못을 기록함으로써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 속 주홍글씨를 디지털판으로 재현하면서 개인의 평판을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남의 험담을 하고 소문을 퍼뜨려 온 것은 태초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소집단에서 퍼졌을 뿐 그런 험담이나 소문은 금방 잊혀졌다. 하지만 인터넷은 가십의 본질과 영향을 변형시켰다. 인터넷 시대 가십은 이제 영구한 존재로 남아있게 됐고 가십의 주인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누구나 가십을 주워들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루머와 가십은 인터넷 시대 개인의 평판을 만드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책은 연인과의 은밀한 사생활을 블로그에 공개했다가 고소당한 여성과 상사의 험담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해고당한 직장인, 전과 전력이 구글 검색에서 드러나 면접에서 탈락한 구직자, 재미삼아 찍은 동영상이 유출돼 원치 않은 유명세를 치른 고교생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인터넷 세상과 평판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잘못된 정보, 또는 사실이라 하더라도 악성 댓글과 인신공격, 개인정보 유출 등을 통해 '디지털 주홍글씨'의 낙인을 찍는 인터넷의 정보들 때문에 일어나는 평판 훼손을 막기 위해 저자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법 인식이 확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저자는 인터넷 표현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은 권위주의적 접근법으로 너무 억압적이며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하며 소송이 중간자적 해결책이며 완전무결하지는 않지만 불완전한 선택 중에서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법 인식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공장소에 있다면 프라이버시를 주장할 권리가 없다는 구태의연한 개념에 근거한 이분법적 프라이버시 관점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이지 않으며 프라이버시는 표현의 자유와 같은 목표에 다다를 수 있고 법은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 조심스런 균형을 취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에 필요 이상의 이익을 줘서는 안되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광범위한 면책을 부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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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잔인한 역사가 인터넷과 공존하기 (경향, 김주현기자, 2008년 08월 08일 17:19:46)
▲인터넷세상과 평판의 미래…다니엘 솔로브 | 비즈니스맵 
 
솔로브 교수는 “인터넷이 지워지지 않을 개인의 과거 잘못을 기록,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 속 주홍글씨를 디지털판으로 재현한다”고 지적했다. 개똥녀 사건에서 보듯, 옳고 그름을 떠나 인터넷은 잔인한 역사가라는 말이다. 이미 1999년 인터넷법 전문가 로렌스 레식은 자신의 저서 ‘코드(Code):사이버 공간의 법이론’에서 “사이버 공간은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통제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예언했다.
 
솔로브 교수는 ‘디지털 주홍글씨’의 낙인을 찍는 인터넷의 정보들 때문에 일어나는 평판 훼손을 막기 위해 프라이버시에 대한 법 인식이 확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이버 모욕죄’ 등 인터넷에 대한 통제수단을 도입하겠다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솔깃한 이야기다. 그러나 저자는 “인터넷 표현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을 고려하는 권위주의적 접근법은 너무 억압적이고 표현의 자유를 억제한다”고 경고했다. 법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두고 비공식적 해결을 권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승훈 옮김.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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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인터넷세상과 평판의 미래 (동아, 윤완준 기자, 2008-08-09 03:01)
 
저자는 시종일관 인터넷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이 오히려 개인을 더 옥죄는 현실을 비판한다. 특히 누리꾼이 도덕적, 사회적 규범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을 응징해 정의를 행사하는 ‘규범경찰’을 자처하고 나섰을 때 나타나는 심각한 역효과를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저자는 “‘사이버 규범경찰’들은 주류 미디어와 달리 사건을 보도하기 전 숙고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응징하려는 대상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즉흥적으로 공개한다. 이런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응징 대상에 대한 분노, 정의감 따위다. 결과는 치명적이다. ‘개똥녀 사건’에서 젊은 여성에게 가해진 온갖 폭력과 프라이버시 노출이 그 사례다. 저자는 “(인터넷상의) 도덕적 분노가 군중 주도의 경찰국가를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국가 권력으로부터 절대 자유를 원한 개인 스스로 다른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이 돼가고 있다는 것. 이들은 새로운 권력을 갖췄지만 이를 견제할 자체 규칙이 없다는 게 문제다. 특히 도덕적 분노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상대방이 자기방어를 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혼자서 결정하고 파헤치는 아마추어들이 이 (도덕적 응징) 과정을 주도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자를 모욕하려 가담한다. 이것은 마치 인민재판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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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북]인터넷세상과 평판의 미래 (아이뉴스24, 김익현기자, 2008년 09월 28일 오후 21:36) 
 
다니엘 솔로브의 '인터넷 세상과 평판의 미래'는 한 때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개똥녀 사건'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제로 '개똥녀' 사건은 인터넷 세상의 루머와 익명성이 몰고오는 피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그 여성은 자신의 행위에 비해 과도한 '응징'을 당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개똥녀 사건을 통해 사이버 공간의 무분별한 루머와 평판 시스템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낸다.
 
그녀는 잊혀지지 않는다. 모두 인터넷 덕분이다. 그녀의 사진과 신상정보가 전자기록으로 영원히 보존되므로 애완견의 똥을 치우지 않은 여자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그녀는 결코 ‘개똥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가차 없는 구글 메모리에 영구히 복사되어 건방지고 생각 없는 여자로 남는 셈이다. 개똥녀의 행동은 확실히 잘못 되었지만 그녀를 적절히 판단할 만한 전후 관계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가 저지른 사회적 일탈의 결과가 절대 지워지지 않을 디지털전과기록으로 남아야 할까? (13쪽)
 
이처럼 익명의 섬에서 쏟아내는 무차별적인 사이버 폭력에 대한 폐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한 사람의 평판이 형성되어버릴 때에는 자칫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터넷 세상과 평판의 미래'은 바로 이런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법학교수인 저자는 인터넷상의 각종 루머와 가십, 여론재판과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문화사회학적, 법제도학적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터넷이 아직은 미숙한 10대 같은 존재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한다. 육체적으로는 성숙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렇기 때문에 더 위험한 공간이 바로 인터넷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인터넷 공간의 루머와 가십으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연인과의 은밀한 사생활을 블로그에 공개했다가 연인에게 고소당한 여성의 이야기가 있는가하면 인터넷에 상사의 험담을 올렸다가 해고당한 직장인의 얘기도 나온다. 또 교도소에 다녀온 전력이 구글 검색으로 드러나 면접 전형에서 탈락한 구직지원자, 재미 삼아 찍은 동영상이 유출되어 원치 않은 유명세를 치른 고등학생 등 요즘도 우리 주변에서 계속 발생함직한 이야기들이 다루고 있다. 
 
이런 사례들의 공통점은 뭘까? 예전이라면 그냥 주변 사람들 몇 명만 알았을 이야기들이 순식간에 전국 단위로 퍼져버렸다는 점이다.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저자의 주장은 인터넷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의 성격을 잘 요약해주고 있다.
 
인터넷에 정보를 올리는 것은 직장 내 가십과는 다르다. 명백히 가십을 널리, 영속적으로 만들어 누군가의 평판에 해를 끼치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노출이다. 가십이 인터넷으로 퍼지면 통제가 불가능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블로그에 게재되었다 해도 정보는 관련 인물의 이름으로 구글 검색하면 나온다. 그러므로 이미 그 가십이 한 특정한 사회집단에서 구전으로 회자된 것이 있다 할지라도 온라인 정보의 게시는 프라이버시 침해로 봐야 한다. (362쪽)
 
저자는 이 책에서 인터넷 공간의 루머와 가십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하긴 지금 상태에서 인터넷 공간의 각종 문제들에 대한 속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저자의 주장처럼 '문제들은 아주 복잡하며 쉬운 답은 없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새로운 기술이 다시 다른 문제를 제기'(409쪽)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문제가 그렇듯이, 이제 막 청소년기에 다다른 인터넷 문제 역시 해결난망의 과제들이 즐비해 있다. 따라서 저자는 해결사를 자처하는 대신, 풍부한 사례를 통해 흥미로우면서도 풀기 어려문 질문들을 깊이 탐구하고 있다.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라는 양립하기 힘든 두 명제 사이에 발생하는 충돌을 원만하게 해결할 합의점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인터넷 공간의 바람직한 평판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취하는 책이라고 보면 크게 그르지 않다. 저자 역시 '노력하면 프라이버시를 지킬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다소 뻔한 주장으로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한 가지는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리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인터넷 공간을 그냥 방치해 두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산업시대적인 마인드로 '중앙에서 통제하려는 시도' 역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사 이래 우리 사회는 구성원이 그들의 평판을 가십과 루머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고안해 왔다. 결투는 법으로 발전해 왔다. 19세기 프라이버시에 대한 새로운 위협을 취하는 신기술에 대응해 사무엘 워렌과 루이스 브랜다이스는 법이 보호장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상대방을 고소하는 그들의 방책은 중간자적 입장을 취한 해결책이었고, 오늘날의 우리도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믿는다.
대안으로 자유주의적 접근법은 법을 배제하지만 그러한 접근은 문제 해결에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 개인정보가 온라인으로 널리 퍼지는 형태의 프라이버시 위협은 너무 중대해서 무시하기 어렵다. 인터넷 표현에 대한 직접적 제한을 고려하는 권위주의적 접근법은 너무 억압적이고 표현의 자유를 억제한다. 소송은 중간자적 해결책이며 완전무결하지는 않지만 불완전한 선택 중에서는 가장 훌륭하다.
그러나 현행법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법은 프라이버시 논쟁을 해결함에 있어서 비공식적 해결을 권장해야 한다. 그러려면 법은 믿을 만한 위협으로 기능해야 하며 소송은 사안이 심각할 때나 논쟁 해결을 위한 비공식적 방법이 없거나 실패했을 때만 구제책을 제시하는 마지막 호소여야 한다. 보다 많은 상황에 적용하려면 프라이버시에 대한 법 인식을 확장해야 한다. 공공장소에 있다면 프라이버시를 주장할 권리가 없다는 구태의연한 개념에 근거한 이분법적 프라이버시 관점을 버려야 한다. 대신 프라이버시에 접근성, 기밀성, 통제가 포함된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385쪽)
우리는 수많은 타인에게 정보를 노출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접근 제한을 기대한다. 법은 기밀 엄수에 관한 인식도 키워야 한다. 사람들은 친구, 가족, 심지어 타인과 정보를 공유할 때도 그들이 정보를 절대 발설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한다. 법은 이러한 기대치를 보호하고 강화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력을 더 부여해야 한다. 현행법은 너무나도 제한적인 프라이버시 개념에 집착해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프라이버시의 법적 이해를 업데이트하고 확장하는 일은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처하는 현행법의 불완전함을 메울 것이다.
등식의 또 다른 부분은 표현의 자유 권리와 프라이버시의 조화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익명으로 하게 하면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를 모두 지킬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 중상적이거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것을 알아챈 블로거는 그 글을 삭제할 의무를 진다. 불행하게도 현행법은 블로그에 달린 댓글에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정보의 유해성에 대해 알고 조치를 위해 달라는 당사자의 간청을 무시했을 때조차 말이다. (386쪽)
그래서 법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야 하며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 조심스런 균형을 취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에 필요 이상의 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 이런 변화들로 법은 사람들이 발언의 결과에 대해 더욱 신경 쓰도록 기능하고, 중상과 프라이버시 침해를 둘러싼 논쟁을 조정하도록 유인한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광범위한 면책을 부여하지 않는 등 법의 목적달성을 위해 법의 한계범위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단계를 취함에 있어서는 법이 빚어내는 문제의 비용에 대한 제한이 수반되어야 한다. 소송은 비용이 많이 들고 표현을 제한하므로 법 영역을 확장함에 있어 균형이 필요하다. 고소인은 우선 정보유포자에 대한 비공식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발설자가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복구불가능한 피해일 경우에만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법정으로 향하기 전에 대안적 해결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중재와 조정은 한 사람의 불만을 해결하기 쉬운 방법, 그리고 상황을 바로잡고자 발설자가 취해야 할 수단으로 기능한다. (387쪽)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내 제안은 주로 비공식적이고 돈이 오가지 않는 방법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사람들은 주로 오명을 벗고 유해 정보의 살포를 막고자 고소를 한다. 금전적 보상은 주된 목적이 아니다. 인쇄매체와 달리 온라인 콘텐츠의 장점은 즉시 편집할 수 있고 언제든 삭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가 너무 널리 퍼져서 인터넷에서 이름을 지울 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법은 가능한 한 당사자들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며, 결국 그 편이 해결도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든다.
온라인 프라이버시의 보호를 증진하는 다른 가능한 방법도 있다. 웹사이트 개설자는 논쟁 해결을 위한 메커니즘을 세우고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효과적인 방책을 세워야 한다. (388쪽)
 
물론 법이 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결은 부분적으로 프라이버시와 관련해 사회규범이 발달하는 방식에 달렸다. 법의 기능은 사람들이 기밀이나 공공장소에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함을 깨닫도록 하고자 조용히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규범은 전면에 나서서 새롭고 거침 없는 온라인 세상에서 프라이버시가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지를 결정할 것이다.
법은 규범에 비하면 미약한 도구다. 트레이시 미어스(Tracey Meares)는 “사회규범은 법보다 행동 규제에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라고 했다. 물론 법이 규범을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규범 형성에 도움을 줄 때도 있다. (390-391쪽)
 
주류 매체는 적어도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몇몇 규범을 발전시켜 왔다. 그런 규범은 다듬고 강화해야 하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는 갖춰졌다. 블로그세상은 미숙한 규범을 마련하기는 했는데, 제대로 된 윤리규칙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393쪽)
법이 할 수 있는 핵심요소 중 하나는 정보 확산에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를 인식하라고 장려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오프라인 세계의 단순 확장이라고 본다. 블로그세상에 들어오는 많은 이들이 실제 생활에서 하던 대로 가십을 퍼뜨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옅어지지만 명확히 지켜야 할 중요한 선이다. 온라인에서 정보는 영구히 보전되면 보다 쉽게 퍼진다. 법은 사람들 머릿속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심어줘야 한다. (394쪽)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은 현행법과 정책의 다소 단순한 개념보다 한층 더 복잡하다. 우리가 만일 아무 제한 없이 자신의 모습을 공중에 드러낸 사람들을 본다면 그들이 프라이버시를 원하지 않을 거라고 자연스레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좀 더 미묘하다. 페이스북의 경우 친구의 프로필이 갱신되면 알려주는 뉴스피드 기능을 추가했는데 의외로 사용자들은 프라이버시 침해라며 크게 저항했다. 여기에서 첫째,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그들의 정보에 대한 완벽한 차단을 원치 않았고, 단지 노출의 광범위함을 걱정했다. 그들은 일정한 정도의 노출을 원했고, 뉴스피드 기능이 그들이 유지하던 균형을 깨자 화가 났다. 둘째, 페이스북 사건은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노출의 광범위함을 그저 선호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그들이 온라인에 널리 노출된다는 걸 안다고 쳐도 그 결과는 파악하지 못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인터넷으로 우리의 노출도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웹사이트에 정보를 올리고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댓글을 다는 행위는 생방송 출연, 소설쓰기, 연설보다는 친구와의 잡담, 일기쓰기, 전화통화에 가깝다. 이런 어려움은 은폐ㆍ노출과 관련해 우리가 가진 모순된 욕망에 의해 빚어진다. 블로그 작성은 여러 면에서 재미있고 카타르시스를 준다. 자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니 즐겁다. 사람들은 이해와 동조 혹은 관심을 바라며 마음 속 깊은 비밀을 과감히 밝히길 즐긴다.
블로깅은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며 쓰는 일기일 수도 있다. 포스팅을 통해 때로는 거르지 않고, 편집되지 않은 자신을 밖으로 드러낸다. 또 당신의 독자를 만지거나 볼 수 없고 당신 방 컴퓨터 앞에 홀로 앉아 밤늦게 블로그를 작성하니 과시벽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당신과 컴퓨터만이 존재한다. 블로깅은 구속을 벗게 만드는 불가사의한 도구다. 당신은 누가 듣고 있기는 할까 궁금할 것이다. 대답은 “아니오”다. 사람들은 텅 빈 객석 앞무대에서 스스로를 노출하고 있는 듯 느낀다. 그러나 인터넷에선 즉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고 객석은 관객들로 들어찰 수도 있다. 안전한 블로깅 지침을 발표한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은 이렇게 밝힌다. “블로깅을 한다고 해서 당신이 수천 명 독자를 유인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적어도 몇 명은 당신의 블로그를 발견할 것이고 그 사람들이 정말 원치 않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손님일 수도 있다. 지금 혹은 미래의 고용주, 직장동료, 거래처 직원, 당신의 이웃 배우자나 부모님 가족 그리고 당신의 이름, 이메일 주소, 닉네임 등을 구글이나 피드스터(Feedster)에 타이핑해서 링크 몇 개를 클릭할 만큼 당신에게 호기심을 가진 자들 등등.” (397-399쪽)
 
블로그와 주류 매체가 크게 다른 점 하나는 스타일이다. 블로그 글은 신랄하며 주류 매체가 생산하는 틀에 맞춘 기사같이 세련되게 가공되지 않았다. 인터넷 담화는 자극적이다. 표현의 자유를 굳건히 하려면 검열과의 전쟁이 중요하듯이 활발한 블로깅의 핵심은 자체 검열과의 싸움이다. 나는 가끔 미숙한 아이디어가 어느 순간 머릿속을 맴돌 때면 그게 무엇이든지 일단 쓰고 본다.
불행하게도 블로그에 포스팅된 글은 편집 없이 발행된다. 목소리를 내기 전에 침착해질 시간은 거의 없다.
문제의 또 다른 부분은 블로그와 SN웹사이트가 그들의 생활에 융합한 기술에 속한다는 점이다. 그것들은 사회화와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대화가 전화에서 이메일, 인스턴트메시지로 이행하듯, 이제 그들은 SN웹사이트로 넘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들 사이트가 프라이버시에 대한 잠재적 피해와 같은 결과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이버공간은 노출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랑방이다. 모두가 하니 나도 뒤질 수 없다는 압박이 프라이버시에 대한 염려를 압도한다.
결국 사람들은 여전히 프라이버시를 원하지만 디지털시대의 프라이버시가 구시대의 프라이버시에 비해 더욱 까다롭다. 우리는 완벽하게 우리의 삶에 관한 정보를 숨길 수 없지만, 그것이 우리 정보를 무제한 개방한다는 말은 아니며 정보는 특정한 사회집단에 머무르거나,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법으로 온라인표현을 제한하는 것이 너무 권위주의적이라면, 그들에게 더 많은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 몇 가지 있다. (399-401쪽)
웹사이트의 기술적 디자인은 사람들의 프라이버시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로렌스 레식과 조엘 라이덴버그는 인터넷 ‘아키텍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키텍처는 사람들의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SN웹사이트는 사이트를 만든 사람들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개설된 대화형 구조이다. 그러한 디자인은 SN웹사이트가 그들 사용자가 서로 소통하는 방식에 깊은 영향을 주도록 만든다. (401쪽)
SN웹사이트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에 대한 고민 없이 사람들이 많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장려한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정보를 볼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도록 허용하지만, 기본설정은 모두 공개다. 많은 SN웹사이트의 기본설정이 프라이버시보다 공개에 힘을 준다. 간단하게 기본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 많은 사람들을 보호할 수도 있다. 다양한 웹사이트들의 설정과 선택 화면은 장래에 프라이버시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의 하나가 될 것이다. (402-403쪽)
SN웹사이트는 아주 느슨한 ‘친구’ 개념을 가진다. SN웹사이트와 관련해 어려운 점은 그들은 한 사람의 유대를 통합된 인맥으로 본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다소 복잡한 관계를 지니고 있음에도 말이다. 각 관계는 각기 다른 노출도, 그리고 정보를 공유하는 데 있어 각기 다른 방법을 가진다. 그리고 우리는 한 집단 내에선 정보를 자유로이 공유하는 반면, 동시에 속하는 다른 사회 집단 사이에서 정보가 흐르는 건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SN웹사이트는 이런 경계를 무너뜨렸다. 그들은 인맥을 단순한 그림 한 장으로 표현했고 정보 흐름에 있어 세세한 경계를 제거했다. 여기에 참가하려면 사람들은 실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세워놓았던 한계를 뛰어넘어 반드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웹사이트들은 그들의 아키텍처 디자인이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403-405쪽)
사람들이 스스로를 세상에 노출하고 싶어 한다면 그들을 막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거의 없다. 그래도 자기 노출은 문제가 된다. 10대들과 대학생들이 너무 많은 정보를 노출한 다음, 되돌릴 수 없다며 나중에 후회한다. 교육이야말로 이와 관련한 사람들의 선택을 돕는 가장 실용적 방법이다. 정보를 온라인에 올린 결과에 대한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 (406쪽)
 
인터넷이 새롭고 어려운 이슈를 가진다 해도 시대를 막론하고 형태만 바뀐 채 다가오는 문제가 있다.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사이의 긴장, 프라이버시의 본질, 가십과 모욕주기의 선악, 정보의 확산에 대한 신기술의 영향, 법과 기술, 그리고 규범이 상호작용하는 방식들이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자유를 증진할 뿐 아니라 자유의 기반을 변형하고 새롭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통제한다. (4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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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7 23:54 2010/01/1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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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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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님의 [독서 취향 테스트] 에 관련된 글. 
 
독서 취향이 사바나 취향이라...
그런가? 에코나 김승옥, 샐린저를 싫어하는 건 아니나,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닌데...
잡식성이라서 그런 듯하기도 하고...
일단 테스트에 나온 글들 중에 제대로 읽어본 것이 있어야 답변을 분명하게 할 수 있을 터인데,
그렇지 않아서 말이지.
아마도 다시 테스트하게 되면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
 

 

열대우림 외곽에 위치한 사바나 기후는 독특한 건기가 특징. 수개월간 비 한방울 없이 계속되는 건기 동안 사바나의 생물들은 고통스러운 생존의 분투를 거듭한다. 가뭄과 불에도 죽지 않는 강인한 초지를 기반으로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번성하는 '야생의 천국'인 동시에, 혹독한 적자생존의 장이기도 하다. 이곳은 또한 고대 인류의 원시 문명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건조한, 절제된, 강인한 생명력. 이는 당신의 책 취향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생물처럼, 치밀한 계획 하에 쓰여진 정교한 책을 선호. 책이란 무릇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이어야 함.
     
  • 대초원 위의 야생동물 같은:
    사바나의 고양이과 육식 동물처럼 유유자적 고상한 취향. 과격하지도, 감정적이지도, 세속적이지도 않은 나름 고상한 선택 기준을 갖고 있음. 아마도 경험이나 교육에 의한 분별력으로 추정됨.
     
  • 절제된 현실주의:
    멍청한 감상주의, 값싼 온정주의, 상투적 가족주의, 이런 것들로 장사하려는 상업주의를 배격함. 문화적인 보수 성향이 있음. 지나치게 독창적인 책보다는, 절제력과 품격을 갖춘 것을 더 선호함.

당신은 출판시장에서 가장 보기 드문 취향 중 하나입니다. 분명한 취향 기준이 있음에도 워낙 점잖은 탓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당신의 취향은 다음과 같은 작가들에게 끌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움베르트 에코
로마의 원형 경기장 시절부터, 인류는 줄곧 잔인한 구경거리를 좋아했다. 이런 소름 끼치는 고문에 대한 최초의 묘사 중 하나는 오비디우스에서 발견된다. 여기서 그는 아폴론이 한 음악 경연에서 사티로스인 마르시아스를 패배시킨 후 산 채로 그의 가죽을 벗겼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실러는 소름 끼치는 것에 대한 이 "자연적 성향"을 아주 잘 정의했다. 그리고 시대를 막론하고 처형이 벌어질 때면, 사람들은 그 장면을 구경하려고 항상 흥분해서 달려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만약 오늘날 우리가 스스로를 "문명화"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다만 영화관에서 유혈 낭자한 "스플래터" 영화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일 텐데, 그 영화가 허구로서 제시되는 이상 관객들의 양심이 흔들릴 일은 없는 것이다.
- 추의 역사 中
 

김승옥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水深)이 얕은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 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 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내어 웃었다
- 무진기행 中
 

J.D. 샐린저
"나는 특히 목사라는 인간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내가 다닌 학교에는 모두 목사가 잇었는데 모두들 설교를 할 때마다 억지로 꾸민 거룩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그것이 역겨웠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설교가 모두 거짓으로 들린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 호밀밭의 파수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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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6 01:13 2010/01/16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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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잭 웰치 경영방식은 과연 새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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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2006. 『굿바이 잭 웰치: 포스트 잭 웰치 시대의 경영원칙 7가지』. 리더스북.
 
식스시그마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찾다가 잭 웰치를 비판하고 있는 이 책을 헌책방에서 발견하여 싼 맛에 샀다. 그 동안 책장에 꽂아 두었다가 이번에 읽었는데, 언젠가 읽은 내용인 것 같더라.
 
그래서 블로그 글을 찾아보니 이코노미21에 김영한 마케팅MBA 대표가 썼던 글이 있었다. 바로 그 글을 책으로 발전시킨 것이 『굿바이 잭 웰치: 포스트 잭 웰치 시대의 경영원칙 7가지』였던 것이다. 여기에서 새로운 경영 7원칙이라는 것도 김영한 대표가 새로 만들어낸 것은 아니고 <포천>지가 지적했던 내용을 자세하게 해설해놓은 것이다. 그래서 그 다지 새로운 내용도 없다.
 
또한 새로운 경영원칙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잭 웰치의 철학과 근본적으로 다르지는 않다고 본다. 이를테면 주주와 고객을 대립시키고 있는데, 웰치가 말하는 대로 주주 중심과 고객 중심은 결코 상반된 것이 아니며, 강조점의 차이일 뿐이다. 김영한 대표도 말하고 있다시피, 잭 웰치와 같은 경영자들에게 성공을 가져다준 경영기법들은 역사상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존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고, 새로운 경영원칙도 마찬가지이다.
 
<포천>지에서 제기했던 것은, 디지털 시대의 기업들은 이전보다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고 더 이상 웰치식의 경영기법으로는 산재해있는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IBM의 루 거스너처럼 “코끼리를 춤추게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새로운 것을 창조하여 세계 경제의 모델까지 바꾸어버릴 수 있는 변화를 주도하는 경영자가 요구된다는 점이 지적된다.
 
경영학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자신의 주장이나 논지에 맞는 사례들을 여기저기서 잘 모아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와 정반대되는 얘기도 사례들을 제시하여 풀어나갈 수 있다는 소리다. 사례중심 연구의 폐해가 경영학 쪽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해야 할까.
 
<포천>지가 잭 웰치의 경영교본을 찢어버리라라고 한지 3년 반이 지났지만,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국에서는 잭 웰치식 경영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성과중심 관리 또한 여기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식스시그마의 성공적 정착에 관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과연 잭 웰치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경영방식은 노동자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걸까. 잭 웰치 방식이 더 이상 경영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선언하고 있으면서도 스타벅스, 삼성전자를 새로운 성공 모델로 제시하고 있는 걸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또한 책 곳곳에서 디자인의 중요성과 선차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다지인이 그렇게 중요할지...
 
아래에 책을 읽으면서 검토할 부분들을 메모하고 이코노미 21에 나왔던 내용을 추가하여 정리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은 경영혁신, 재무 건전성, 직원 역량, 장기적 투자 가치, 사회적 책임, 경영 능력, 자산 운영, 글로벌 역량, 제품 및 서비스 수준인데, 많은 부분에서 GE는 예전만한 성적을 받지 못했다. (8쪽)
 
잭 웰치 방식 vs. 새로운 방식

ㆍ시장의 선두가 되어라

1

ㆍ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라

ㆍ몸집을 키워 시장을 장악하라

2

ㆍ크기보다 민첩함이 중요하다

ㆍ주주가 최고다

3

ㆍ고객이 왕이다

ㆍ최고의 인재를 등용하라

4

ㆍ열정적인 사람을 고용하라

ㆍ리더의 결단력을 강화시켜라

5

ㆍ용기 있는 CEO가 필요하다

ㆍ가볍고 날렵한 조직으로 혁신하라

6

ㆍ혁신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

ㆍ능력을 소중히 여겨라

7

ㆍ영혼을 소중히 여겨라

   
제1장 잭 웰치 방식: 아날로그 시대의 경영원칙
 
잭 웰치는 자신의 경영이념을 전파하기 위해 연수원을 세워 전 조직원들을 끊임없이 교육했다. 주요 경영 이념 네 가지 신속한 의사결정(speed), 업무 프로세스 단순화(simplicity), 사원의 자신감 회복(selfconfidence), 벽없는 조직(boundarylessness)을 3S1B라는 슬로건으로 만들고, 이것을 ‘워크아웃(workout)’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파시켜나갔다.
그는 단순한 혁신 프로그램을 만들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평가방식을 도입하여 느슨해진 관료주의를 도려내었다. 모든 직원들을 A, B, C등급으로 분류하여 A급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C급의 10%를 도태시켰다. 혁신의 효과가 가시화되자 이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식스시그마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처음 시행한 모토롤라에서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잭 웰치는 GE와 같이 제품 기술의 변화가 크지 않은 산업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26쪽)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루고, 인수한 기업의 인력을 줄여서 이익을 내는 작업이 계속되었다. 잭 웰치는 1985년에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를 인수한 뒤 2년 동안 8만 7,000명이던 직원을 3만 5,000명으로 줄였다. (37쪽)
→ 잭 웰치는 42개나 되는 전략 사업 단위(SBU)에서 어떤 사업을 선택하느냐와 정리와 해고에 대한 반발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최대 고민거리였다. 미국적인 고용여건에서는 10만명을 해고하고도 견디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적인 노동 여건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잭 웰치는 주주가 최고라는 자신의 경영이념에 따라 기업의 이익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익이 적은 사업은 정리하고 높은 이익이 기대되는 사업을 인수합병했다. (40쪽)
 
잭 웰치는 조직의 건강도를 나타내는 활력곡선(Vitality Curve)을 만들어냈다. 해마다 모든 사업부는 이 활력곡선으로 직원을 평가하여 서열을 결정해야 했다. 활력곡선에 따른 직원 평가의 기본적인 목적은 사업부 책임자들의 리더십을 차별화하는 것이었다. 각 책임자들은 그들의 조직에 속해 있는 직원들을 상위 20%, 중위 70%, 하위 10%로 분류해 평가했다.
잭웰치는 급여 인상, 스톡옵션, 승진 등과 같은 보상체계를 이 활력곡선에 따라 결정했다. A등급인 상위 20%는 중점 관리 대상, 중위 70%는 육성 대상, 나머지 10%는 정리 대상이다.
잭 웰치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필요 없는 일들을 업무 과정에서 제거하는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사업부에서 수백 가지의 불필요한 일들을 제거하고 벽 없는 조직을 만들고자 했다. (43-45쪽)
워크아웃 프로그램에서 독특한 점은 관리자들이 직원들이 제안한 내용에 대해 그 자리에서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직원들이 제안한 내용 중 최소한 75% 이상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예스’ 또는 ‘노’라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잭 웰치는 1992년 연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장벽 제거’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 이 장벽 제거의 계획을 우리는 워크아웃이라는 과정을 통해 실현시켰다. 지금 우리는 4년에 걸쳐 멋진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데 그 방법을 사용해오고 있다. 워크아웃 프로그램은 처음 그 아이디어를 찾아낸 사람이 우리에게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일련의 혁신적인 방법을 실행할 수 있게 해주었다.” (46-47쪽)
 
그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4E 리더십을 주창한 바 있다. 이는 활력(Energy), 동기부여(Energize), 결단력(Edge), 실행력(Execute)을 가리킨다. 그는 인력감축에서 두드러진 결단력을 강조했는데, 회장으로 취임한 후 5년 만에 GE의 직원 중 1/4을 삭감했다. (48쪽)
잭 웰치는 바람직한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50쪽)
1. 리더는 모든 상황을 끊임없이 평가하고 지도하며 그것을 직원들의 자신감을 구축하는 기회로 삼아 팀을 부단히 향상시켜야 한다.
2. 리더는 직원들이 비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비전으로 살고 비전으로 숨 쉬게 해야 한다.
3. 리더의 긍정적 에너지와 낙관적인 생각이 전 직원의 피부 속까지 침투하도록 해야 한다.
4. 리더는 정직과 투명성, 신용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5. 리더는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리는 배짱 두둑한 용기와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6. 리더는 회의주의자에 가까울 정도로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고, 의문은 반드시 행동을 통해 풀게 해야 한다.
7. 리더는 위험을 감수하고 그러한 모습을 통해 직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8. 승리의 기쁨은 직원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그는 능력이나 성과가 부진한 직원은 물론 변화에 저항하는 직원도 해고하였다. “이런 사람들은 퇴출시키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조직에 남겨봐야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은 저항 세력을 키워서 변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비전을 공유할 수 없는 회사에서 계속 일하는 것은 그들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마음에 맞는 직장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해고를 통해 조직의 몸을 가볍게 한 후에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처음에 그는 구조조정과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혁신은 점차 업무의 프로세스 개선과 전략과제 개선 쪽으로 확산되었고 후기에는 품질개선으로 연결되었다. (52쪽) → 이러한 방식은 이미 시장지배적인 위치에 있으며 기술변화가 크지 않은 산업에서는 유효하다. 그러나 기술변화가 빠른 산업에서 아직 시장에서 일정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에게는 이보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날로그 산업에서 20년 전에 성공한 방식이라고 해서 계속 유효하다고 할 수 없다.
 
잭 웰치는 제조업 중심의 품질 향상 프로그램인 데밍 프로그램보다는 서비스업종까지도 숫자로 관리할 수 있는 식스시그마를 택했다. GE캐피털을 염두에 두고 통계적 성격이 강한 식스시그마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식스시그마는 불량품을 100만 개당 3.4개 정도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54쪽)
→ 이건희 회장도 GE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90년대 초에 신(新)경영을 선포하면서 GE의 혁신방법을 모델로 삼았다. 1995년에 삼성SDI에서 GE가 시행했던 6시그마를 실행했다. 이건희 회장은 이재용 상무를 한 달 동안 GE의 크로토빌 연수원에서 연수시켰다. 이 후에 GE의 혁신모델은 삼성에서 교과서처럼 받아들어졌다. 90년대 말 IMF를 거치면서 대기업, 금융기관, 공공기관의 구조조정 때에도 역시 GE 모델을 따르고 잭 웰치를 우상화하는 작업이 계속되었다. 노무현 정권이 혁신을 표방하면서 역시 잭 웰치의 우상화 작업은 더욱 가속화된다. 이후에 기업이든 공공기관의 리더들은 잭 웰치를 맹신하게 된다.
 
GE의 주주들은 잴 웰치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었다. GE의 외형적인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하고 이익을 내기 위해 무자비한 감원을 하는 CEO에게 주주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들은 잭 웰치 방식이 옳다고 믿었고, 그것이 계속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61쪽)
 
제2장 잭 웰치 뒤집어 보기: GE의 파괴자인가, 영웅인가
 
잭 웰치가 원한 GE의 성장은 기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던 GE의 좋은 이미지와 위배되는 것일지라도 상관이 없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 정책은 GE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그 때문에 미국의 상징인 GE의 이미지를 파괴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65-69쪽)
 
“기존의 사업들과 비교할 때 금융사업은 상대적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분야 같았다. R&D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도, 공장을 짓거나 매일같이 금속 따위를 제련할 필요도 없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모를 키울 필요도 없었다. 금융사업은 자본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따라서 똑똑하고 창조적인 사람들을 찾아낸 다음 GE의 탄탄은 재무구조를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두뇌의 힘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은 고생해서 물건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었다. 금융업과 제조업에서 일하는 직원 한 사람이 올리는 수익을 서로 비교해보면 그 사실은 더욱 명확해진다. 1977년에 직원 수가 7,000명이 채 안 되는 GE크레디트의 순이익은 6,7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가전사업부는 4만 7,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일하지만 벌어들이는 돈은 1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72-74쪽)
 
돈이 되는 사업은 모두 인수합병의 대상이었다. 톰 피터스(Tom Peters)는 GE를 ‘잡동사니 모음’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빠른 성장에 도움이 되는 분야는 역시 금융사업이었고, 그래서 GE캐피털은 다른 사업 부문과 달리 회장 직속으로 분리 운영되었다. (75쪽)
 
웰치는 평생을 골프와 함께했다. 골프장에서 여러 인사들을 만나 사업으로 연결했고, 많은 중요한 사업적 결정들이 골프장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골프가 인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완벽해질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79쪽)
 
오늘날 잭 웰치가 모든 경영자들이 존경하는 CEO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그의 업적 때문이다. 하지만 ‘중성자탄’ 같은 냉혹한 이미지를 걷어내고 현재의 이미지로 포장된 것은 확실히 홍보 전문가의 솜씨 때문이다. 잭 웰치가 회장이 되면서 가장 먼저 보강한 것은 홍보부서였다. 그는 먼저 외부에서 홍보 담당 부사장을 영입했다. (82쪽)
 
어느 한쪽에는 도움을 주지만 다른 쪽에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저나트룸 소금 현상’이라고 한다. 경영기법에서도 마찬가지로, A기업에서 B라는 경영기법이 도움이 되었다고 해서 C기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식스시그마 프로그램은 단순반복적인 업종의 품질개선에는 도움을 주지만, 변화가 빠르고 창의성이 요구되는 업종에서는 기대만큼의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오히려 변화 적응력을 떨어뜨리고 창의성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보면 좋은 처방이 아니다. 또 지나치게 내부 문제에만 집중하게 하고 혁신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움을 갖게 할 수 있다. (93쪽)
 
제3장 새로운 방식: 디지털 시대의 경영방식
 
1980년대 초에 GE는 미국의 여느 기업들처럼 관리층이 두텁게 존재하는 인습적이고 관료주의적인 색채가 짙었다. 당시 GE는 생산현장에서 회장실까지 이르려면 무려 열두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리고 매 단계마다 평균 일곱 개의 보고를 직접 받는 2만 5,000명 이상의 관리자들이 있었다. 130명이 넘는 사장들 밑에는 ‘재무 관리 담당 부사장’, ‘기업 컨설팅 담당 부사장’, ‘운영서비스 담당 부사장’ 혹은 그 이상의 직급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고, 다시 그 밑으로 하나의 완벽한 계층구조를 이루는 모든 직급의 사원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미국에서만 판매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지역 또는 ‘소비자 관계’ 부사장이 여덟 명이나 있었다. 이러한 계층구조가 만들어낸 관료주의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이처럼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무기력해진 조직을 혁신하겠다는 발상이 주주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99-100쪽)
 
세계 1, 2위 업체들인 월마트, 까르푸가 한국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것은 ‘한국인의 입맛’을 맞추지 못한 것과 느린 의사결정 프로세스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시장의 특성에 적응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들의 표준화된 방식을 고집하였다. 의사결정 체계도 한국에서 판단하는 것이 미국 본사에 보고되어서 결정을 기다려야 했기에 느렸다. 한국 내의 시장 변화에 대해 매번 본사로부터 승인을 받아 대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실행에 문제가 생겨서 결국 한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기존 사업에서 틈새시장을 찾아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109쪽)
 
불과 10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시중은행의 상위 랭크는 제일은행, 한일은행, 조흥은행, 상업은행, 서울은행 등이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지금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책 금융과 외형 성장을 위해 부실 대출이 이어졌고 관료주의가 거품 경영을 해왔다. IMF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이하자 이들은 모두 쓰러졌다. 아무리 외형상으로 1위를 하든 2위를 하든 제대로 된 경영을 하지 않으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다. 반면 4위, 5위 이었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소매금융에 충실하며 프라이빗 뱅킹을 키워서 성장하였다. 결국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하고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하게 되었다.
→ 이게 올바른 방향인가. 사실상 미국식의 주주자본주의 가치를 수용한 것인데... 이런 은행이 성장한다는 풍토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경영자가 주주의 입맛을 맞추려고 단기이익에만 급급하여 미래를 위한 투자를 소홀히 하면 오히려 회사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인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은 많은 주주들이 사실상 초단기 주 거래자인 현실에서 기인한 개념이다. 이처럼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 위대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더욱 더 어렵게 됐다"고 하였다.
 
100년 전의 GE는 창조적인 도전을 계속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신제품을 쏟아내 놓았다. 그러나 지금의 GE는 세계 최대 회사라고 하고 어마어마한 이익을 내는 회사일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놀라게 할 창조적인 제품을 내놓는 일은 거의 없다. 또한 고객을 최고로 여기는 회사라는 인상을 주고 있지 못하다.
 
잭 웰치는 다른 많은 CEO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것이 사람의 문제로 귀결된다”라고 말했음에도 매년 10%의 무능한 직원을 해고했다. 그러나 경영자는 직원들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보호해줄 책임이 있다. (119-120쪽)
 
2002년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의 58%가 대부분의 경영층이 회사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만 중시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은 회사가 1위나 2위가 되도록 하기 위해 회사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 비전 그리고 삶의 의미를 위해 회사에 나온다. 대기업에서는 이력서가 화려한 인재들을 뽑는다. 대기업에 들어오겠다는 인재들이 넘치기 때문에 몇 년 동안 이렇게 화려한 사람들만 뽑다보면 직원의 대부분이 고급인력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회사 일이라는 것이 항상 고급인력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막상 말도 안 되고 어처구니없는 일, 막노동 같은 일들이 발생된다. 그러나 고급인력들은 이런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
 
회사를 외형적으로 성장시키고 재무적인 이익을 낸 사람이라고 해서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 CEO라고 볼 수는 없다. 진정한 성장은 앞을 본 통 큰 투자가 필요하다.
예전에 CEO는 화려한 명성을 추구하였다면 현재의 CEO는 강한 정신력을 추구해야 한다.
 
6시그마 운동은 일본의 품질관리 기법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시스템적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우수하지만 지나치게 숫자 중심적이고 마인드와 관련된 부분을 간과한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는 잘 시행하고 있지 않다. 이런 마인드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열심히 6시그마를 한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6시그마는 기존 제품의 품질을 향상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 개발이나 아이디어의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6시그마를 하기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결점이나 결함을 줄이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 개발, 디자인, 기술연구 부분에 관심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관리자들은 모든 것을 숫자화하여 통계적으로 관리해서 평가받기 때문에 모든 일을 숫자로 관리하려고 하고 과거 데이터를 기준하여 일을 하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직원들이 식스시그마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숫자들과 씨름하다 보면 자신이 숫자로 평가받는다는 생각으로 내부 문제에 더욱 매달리게 된다는 점이다. 외부로부터의 변화에 적응하고 고객과 대화를 하기보다는 내부에서 어떻게 평가받을 것인가에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나 열심히 품질을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그 제품이 꼭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또한 기술 변화가 빠르고 제품 진화가 빠른 디지털 산업에서는 6시그마의 효과가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식스시그마의 커다란 문제 중 하나는 현재의 프로세스를 수정하는 데 융통성이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방식을 전혀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하고 지시하고 일정을 강요하는 것처럼 조직을 빨리 죽이는 방법은 없다. (129쪽)
6시그마가 품질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어느 업종에서나 효과가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또한 6시그마를 추진할 때도 개발, 생산, 마케팅 등 실제로 개발팀에 있는 엔지니어가 진짜로 필요한 것은 통계적 관리 기법이 아니라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개발 열정이다.
 
새로운 고객 가치의 창조 없이 기존의 것만 개선한다면 기업의 성장은 결코 보장되지 않는다. 과거 제품의 품질개선에 경영력을 집중하다 보면 고객의 욕구를 읽고 변화하는 데 소홀해지기 쉽다. 이를 품질 근시안(Quality Myopia)이라고 한다. 내부에서 품질개선에만 힘을 쓰다 보면 바깥의 변화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130쪽)
지나친 합리는 근시안적인 판단을 가지고 올 수 있다. 사업에서 뿐만 아니라 인재의 채용과 육성에서도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실제로는 "빛 좋은 개살구"일 수도 있다. 기업은 능력 있는 자를 채용하여 실적을 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사원들은 자신의 능력을 키워주기를 원한다. 실제로 미국기업은 경영학 석사 (MBA)를 채용하지만 이들은 2~3년 동안 업무를 배우고 나서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미련 없이 떠난다. 잭 웰치는 사람들을 채용하고 평가할 때 능력을 우선시했다. 이들은 단기적으로는 업적을 내지만 이내 관료화되거나 보통 정도 수준의 사람이 되어 버린다. 아니면 업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주는 회사로 옮겨버린다. 대기업에 적응한 사람들은 창조와 열정을 합리와 관리로 바꾸어버린다.
 
제4장 포스트 잭 웰치: 새로운 성공 모델 찾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시장 상황이 ‘효율’보다는 ‘창조’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다. 내부 조직의 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고 해서 외부 경쟁력까지 함께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고객이 인정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에게만 주어진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은 오직 두 가지 기능, 즉 마케팅과 혁신만 있으면 된다. 마케팅과 혁신만이 이익을 창출하며, 다른 기능들은 비용을 발생시킬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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