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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하철 양 공사 컨설팅 및 경영혁신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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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었지만, 이런 이슈페이퍼를 발간했다.
 
<사회공공연구원 이슈페이퍼 2014-02 발간 보도자료>
“서울시 시정 주요분야 컨설팅 및 경영혁신안은 수익성만을 강조하여 공공성ㆍ시민안전 훼손하는 서울시의 자기분열일 뿐”
사회공공연구원, “서울시 지하철 양 공사 컨설팅 및 경영혁신안 분석”

 
1. 지난 3월 5일 서울시 시정 주요분야 컨설팅 및 경영혁신안이 돈벌이에 급급하여 공공부문의 본령을 망각한 채 공공성과 시민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회공공연구원은 24일 발간한 이슈페이퍼 “서울시 지하철 양 공사 컨설팅 및 경영혁신안의 문제점”에서 서울지하철 양 공사의 컨설팅 결과를 분석하여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 시정 주요분야 컨설팅 및 경영혁신안’(본 보고서는 3월 17일 공개)은 공공성은 지켜졌다고 하면서도, 과업지시서 자체가 서울시 핵심사업 및 조직 전반에 대한 전문 컨설팅으로 경영혁신, 수익성을 도모하겠다는 것이어서 서울시의 자기분열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컨설팅의 핵심은 본래 해당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공공성’을 제대로 달성하도록 하고, 시민들에게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두어져야 하는데도, 이를 간과한 컨설팅이었다는 것이다.
 
2.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맥킨지에서 수행한 이번 컨설팅은 서울시 산하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에 대해 책임지지 못할 진단과 대책을 내놓고 있다. 30억 원의 컨설팅 비용이 소요되었음에도 각 분야에 대한 진단과 제언이 서로 연관되어 제시되지 않고, 각각 별개로 나열되어 있는 것도 문제다. 또한 맥킨지의 컨설팅보고서는 양 공사의 경영상황 악화원인으로 운임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인건비의 비중이 약 52%로 해외기업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 협업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의 성과가 매우 저조한 수준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안전행정부와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의 경영성과 악화 원인은 낮은 요금수준과 복지무임수송결손액 증가이다. 특히 복지무임수송결손액은 양 공사의 2012년 기준 당기순손실의 70%가 넘어 재정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원인진단부터 잘못된 결과 엉뚱한 처방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보고서는 서울지하철공사 통합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양 공사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라는 경영혁신안만을 제시한 것은 경영컨설팅 결과 자체가 한계가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3. 비용절감방안으로 제시된 무인운전(UTO) 도입 및 탄력적 인력배치도 부적절하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사건 등으로 1인 승무로는 화재, 탈선 등의 긴급재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초기대응에 한계가 있음이 확인되었고, 지하철 기관사들의 잇따른 자살사건 이후 ‘1인 승무제’에 대한 안전 문제가 제기된 상태인데도, 지하철최적근무위원회의 ‘서울지하철 종사자 최적근무를 위한 권고안’에서도 불가능하거나 부적합하다고 지적한 무인운전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공공연구원은 컨설팅보고서가 제안하는 비운임 수익사업 확대, 부대사업 수행이 지방공기업의 설립목적상 우선순위를 두어 해야 할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경영혁신안이 높은 서비스 수준내지 공공성에 대한 요구에 대응하는 개선책은 보이지 않고, 수익성과 효율성 제고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비판하였다.
 
4. 사회공공연구원의 김 철 연구실장은 “수익성 제고도 좋고 재정적자 해소도 좋지만, 박원순 시정이 거버넌스에 대해 계속 얘기하고자 한다면, 지방공기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공공성, 그리고 해당 기관 노동자 및 이해관계의 참여가 전제된 상태에서 이에 대한 혁신방안이 도출되어야 한다”면서, 지하철의 경우에도 비용 절감과 비운임 수입사업 확대, 탄력적 인력운영, 무인운전 도입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요구하는 대로 지하철 적정간격 운영, 혼잡하지 않고 쾌적한 환경유지, 안전성 유지 등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http://ppip.or.kr/webbs/view.php?board=pds&nid=2618

서울시 시정 주요분야 컨설팅 결과 원문 파일
http://opengov.seoul.go.kr/public/58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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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oul.laborparty.kr/248
[논평] 30억원 들여서 '주식회사 서울시' 브랜드를 만들었다 (노동당 서울시당, 2014/03/06 16:49)

서울시가 어제(5일) 서울시 시정 주요분야 컨설팅 결과를 발표했다. 5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총 94개의 실행과제를 제시하고 2020년까지 총 2조 3,639억 원의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주요한 골자다.  주요한 내용이 이미 다양한 언론을 통해서 밝혀진 만큼, 노동당서울시당은 짚어지지 않은 몇가지 문제점을 추가적으로 지적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지방공기업에 대한 이해문제다. 알다시피 박근혜 정부는 일단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통해서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 등 비전문적 경영구조의 원인을 해결하기 보다는 공기업 노동자들의 기업복지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물론, 수도 등의 요금인상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려는 계획이 주요한 내용이다. 마찬가지로 서울시 산하기관에 대한 맥킨지 보고서 역시 '왜 지방공기업이 존재하는가'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놓친 채 수익구조 향상에만 착목한 결과를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은 민간영역에서 공급될 경우 공급의 왜곡이 발생하거나, 혹은 수익성의 문제로 인해 민간영역에서 맡기 힘든 공공서비스를 시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다. 그렇게 본다면 중앙 공기업이든 지방 공기업이든 컨설팅의 핵심은 본래 해당 공기업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공공성'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는가라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보도자료 어디에도 공기업 본연의 공공적 기능의 강화에 대한 철학이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서울시의 맥킨지보고서와 중앙정부의 공기업선진화 방안은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 차이가 있을 뿐 '부실한 공기업에 대한 철학'을 공히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두번째는 그렇게 하다보니 나온 수익구조라는 것이 거의 '인력구조조정'에 달려 있다. 실제로 2조 3,639억원 중, SH 공사의 대체 공법 도입을 통한 수입 2,054억원과 서울메트로의 신규 브랜드점포  확대를 통한 수입 2,059억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과 기존 공유재산의 매각을 통해서 마련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다. 실제로 이용자들의 안전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무인승무'를 골자로 하는 도시철도공사의 '탄력적 인력운영'에 1,748억원 추가 이익을 잡았고, 시간대별 인력구조조정을 골자로 하는 서울메트로의 '탄력적 인력운영'이 3,597억원에 달한다. 물론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를 전제로 한다고 하지만, 노동조합의 저항은 곧 '공기업 부실화의 책임전가'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일방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일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이와 같이 인력구조조정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 방안은 굳이 30억원을 들이지 않아도 우리나라 일반 재벌기업들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집단해고를 참조하면 된다. 굳이 사람을 줄인다는 뻔한 방안을 위해 막대한 세금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공기업 운영 철학에 맞지 않는 신규사업의 내용이다. 서울메트로의 경우에는 신규 브랜드점포 유치를 통해서 2천억원 정도의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수익 내용에는 들어가 있지 않지만 '역사개발사업'이 도시철도 공기업의 업무로 강조되었다. SH공사는 숫제 분양수익 증대가 사업목적이다. 아예 삼성물산이나 GS건설과 같은 일반 건설기업과 경쟁하겠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뭐하러 지방공기업을 별도로 설립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여기에 강서차량기지의 매각이나 SH공사 건물 매각과 같은 것들은, 장기적으로 발생한 재산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그야말로 대증적 요법에 다름 아니다. 자기 건물이 있는데 이를 팔고 매년 임대료를 내면서 살겠다는 것은, 아랫 돌을 빼서 윗 돌에 괴는 형국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이 볼 때, 박원순 시장의 결단에 의해 실시된 30억원짜리 초호화 컨설팅으로 남은 것은 서울시의 지방공기업 가치를 복원 강화하고 공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사업군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어올까라는 그야말로 '장사치'의 마인드를 탑재한 '주식회사 서울'의 모습 뿐이다. 청계천이주상인들의 대체상가로 공급된 가든파이브를 대규모 사업체에 임대하도록 권고하거나 분양금 선납 할인 이율을 줄이겠다는 것은 안그래도 SH공사가 추진하려고 했거나 하고 있어서 빈축을 사고 있는 정책들이다. 미안하지만, 노동당서울시당은 '30억원'이 아까워 죽겠다. 진심이다.
 
http://www.kptu.net/Mboard.asp?Action=view&strBoardID=KPTU_ORG13&intSeq=12751
[성명서] 돈벌이에만 급급, 공공성·시민안전 훼손 우려 (공공운수노조·연맹 서울지역본부, 2014년 3월 7일)
서울시정 컨설팅 결과 유감
서울시가 지난 5일  공개보고회를 통해 발표한 '시정 주요 분야 컨설팅 결과'는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의 대안만을 제시하고 있어서 공공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가 무려 30억을 들여서 지난해 맥킨지-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에 의뢰한 컨설팅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에스에이치(SH)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연구원 등 5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그런데 컨설팅 결과가 ‘재정적자 해소와 수익성 창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전반적으로 공공성과 시민 안전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고 재정적자의 경우도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기 보다는 돈벌이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컨설팅 결과를 간략히 살펴보면 경영혁신 기본방향으로 ①비운임 수입확대(17⇒35%), 신규수입원 발굴을 통해 수입증대 ②운영효율 극대화 및 재정건전성 강화를 통해 효율적 조직으로 전환을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지하철 역사에 구두수선방·세탁소·티켓판매소가 들어오고, SPA 의류전문점·드럭스토어 등 브랜드 매장 입주도 확대된다. 또한 지하철역명을 판매해서 수익증대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전동차 입찰을 경쟁방식으로 바꾸고, 두 공사 간 겹치는 업무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는 등 조직효율화 과제도 내놓았다. 한편, 전동차 무인운전(UTO)의 실행과 시간대별로 인력을 탄력적으로 배치하고 업무외주화 등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컨소시엄은  94개 실행과제를 제시하며 2020년까지 2조 3000억원 재정효과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수익창출은 8900억이고 나머지는 비용절감 및 조직효율화를 통해서 만들겠다는 것이어서 컨설팅이 철저하게 재정적자 해소에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역사에 브랜드 점포를 유치하고 임대료를 인상할 경우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브랜드 점포를 유치한다는 것은 결국 대기업을 유치하고 대신 영세상인을 내쫓겠다는 것인데 과연 이것이 서울시가 할 일인지 의문이다. 또한 지하철 무인운전과 탄력적 인력운용 그리고 업무외주화는 일시적으로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동시에 안전운행의 장애 발생과 서비스저하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 문제는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컨설팅 과정에서 노조와 의견교환은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컨설팅 결과가 안전, 서비스수준은 우수하고 재정여건은 매우 취약하다는 전제아래 재무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공황장해로 인한 기관사 자살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스크린도어나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에서 드러나듯이 안전이 우수한 수준이라고 전제하는 것에 우리는 의문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 또한 양공사 협업체계를 구축해서 구매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서울시 대중교통체계를 어떻게 개선하고 통합적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공공운수노조·연맹 서울지역본부는 근본적인 대책은 없고 해외사례들을 나열하며 변죽만 울리는 이와 같은 대책이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 발표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재정적자 해소도 좋지만 공공재인 지하철에 대한 고민과 사회약자에 대한 배려, 노동자에 대한 배려가 먼저여야 하며, 탄력적인력운영, 무인운전 도입 운운하지 말고 시민안전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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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은 문제를 내포한 컨설팅 결과다. 이는 관련 기사를 읽어보면 안다. 맥킨지에 맡길 때부터 알아봤지만,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컨설팅 결과에 한숨만 나온다.
아무리 선거가 코 앞이라지만, 이런 식의 경영혁신안이 바람직한가? 
아마 박원순 시장은 자신이 공공성을 꽉 쥐고 있으니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을 게 틀림 없다. 그 의중이 캑킨지의 보고서와 경영혁신안에 반영되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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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정 주요분야 컨설팅 결과 발표 (서울시 보도자료, 2014.03.05)
- 94개 실행과제…2020년까지 총 2조 3,639억 원 재정효과 기대 - 
 - 지자체 최초, 맥킨지
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이 1년간 경영컨설팅 수행
 - 컨설팅 결과 토대로 각 기관이 마련한 경영혁신안 5일(수) 공개보고회
 ․ 지하철 양공사: 수익구조 개선과 비용절감으로 '20년 건전재정 공기업 전환
 ․ SH공사: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 탈바꿈, '20년까지 채무 4조원 이내로 관리
 ․ 서울시설공단: 백화점식 수탁사업 11개로 대폭 축소, 시민접점기관 재탄생
 ․ 서울연구원: 3대 추진전략으로 '메가시티 서울의 솔루션 뱅크' 역할 정립
 - 박 시장, “시민위한 공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복지․안전․서비스 강화”
 

□ 서울시는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SH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연구원, 이렇게 5개 시 산하 기관에 대해 외부기관이 실시한 컨설팅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련한 각 기관의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 컨설팅은 세계 주요도시 컨설팅 경험이 풍부한 세계 유수의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와 공공분야 재무관리 컨설팅 경험이 많은 삼일회계법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경쟁 입찰을 통해 공정하게 선정, 1년여(’13. 3~’14. 2)에 걸쳐 수행했다.
□ 이번 컨설팅을 통해 도출된 실행과제는 총 94개로서, 맥킨지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은 과제 실행을 통해 ’20년까지 총 2조 3,639억 원(누계)의 재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 94개 실행과제는 ▴수익창출 14건 ▴비용절감 6건 ▴재정건전화 11건 ▴조직효율화 44건 ▴사업구조개편 19건 등이다.
□ 이 중 대부분은 지하철 양 공사와 SH공사를 통한 것으로, SH공사는 ‘설계기준 내 대체재 및 신공법 적용 확대’ 등을 통해 ’18년까지 총 5,139억 원, 지하철 양 공사는 ‘승객 편의사업 개발’ 등을 통해 ’20년까지 총 1조 8,500억 원(누계)의 재정효과 발생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자체 채무감축 노력만으로는 한계..외부의 객관적 진단 통해 혁신안 모색>
□ 서울시는 재정건전화 강화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산하기관의 자체적인 채무감축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외부 전문기관의 객관적 진단을 통해 혁신안을 모색하고자 지방정부 최초로 이러한 경영컨설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 서울시와 산하기관들은 이미 1년 전부터 산하기관이 현재 처해있는 재정의 불안전성, 조직운영의 비효율성 등으로 인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경영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바 있다.
□ 개선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에선 컨설팅 내용의 충실성 및 실행력 등을 제고하기 위해 총 169회에 달하는 회의가 개최되기도 했다.
    ※ 관련 실·국·본부장 및 산하기관장 주재 실무회의 84회, 부시장단 사전 검토회의 51회, 시장단 보고회 18회, 쟁점조정회의  5회, 외부전문가 검증회의 11회 등
□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과 산하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5일(수) 10:30 서울시청에서「시정 주요 분야 컨설팅 결과에 대한 공개보고회」를 개최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컨설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속살을 전부 내보이는 결단의 산물”이라며 “시민을 위한 공기업으로 거듭나 대 시민 복지․안전․서비스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주체적인 경영혁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5개 시 산하기관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자율적인 경영혁신 마스터플랜을 수립, 컨설팅의 실행력을 강화했다. 
□ 서울시는 시민․정부․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소통과 협의를 통해 상생방안을 마련한 후 과제 실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또한 향후 1년간 맥킨지 컨소시엄의 컨설팅 사후관리 지원, 실행 결과에 대한 기관장 무한책임 부여로 경영혁신의 지속성을 담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하철 양공사 : 수익구조 개선과 비용절감으로 '20년 건전재정 공기업 전환>
 - 16개 실행과제 실행 시 ‘20년까지 총 1조8,500억 원 재정효과 발생 전망
 - 구매투자․신사업 추진 시 양공사의 협력과 소통, 공유로 시너지 극대화
 - 광고 개선, 역세권 부동산 개발 등 비운임 수익사업 확대로 2,300억 원 수익
 -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리스크 해소 및 채무감축 목표 달성
 - 경영혁신 통해 시민 안전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적극적 시설 투자 약속

□ 우선 지하철 양 공사인 서울메트로(1~4호선, 사장 장정우)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사장 김기춘)은 ‘지하철 양공사 경영혁신 실행계획’을 발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해 시민 안전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재투자함으로써 쾌적한 지하철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양 공사가 컨설팅을 통해 권고 받은 실행과제는 총 16개로서, 컨소시엄은 과제 실행 시 ’20년까지 총 1조 8,500억 원(누계)의 재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 과제(16) : 수익 창출(9), 비용 절감(3), 재정건전성 강화(1), 조직 효율화(3)
□ 특히, 이번 지하철 양공사 경영혁신안 중 가장 주목할 내용은 비운임 수익사업 확대 및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20년에 건전재정 달성 공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 현재 시 정부의 보조금 및 시민 운임수입에 높이 의존하고 있는 적자 공기업이라면, 미래엔 글로벌 선진사 수준의 경영 효율성을 달성하고 더 나아가 시민을 위한 재투자재원 마련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 우선 역사 내 상가운영 및 광고 운영체계 개선하고, 구두수선이나 세탁위탁, 티켓판매 등 지하철역사 공간에 걸맞고 사회적 수요가 있는 승객편의 사업 개발에 나서는 한편, 역세권 부동산 개발 등 비운임 수익사업을 확대해 2,3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전동차 구매방식도 현재의 독점구조를 국내외업체가 참여하는 경쟁 입찰 체제로 전환, 질은 높이고 원가는 낮춘다.
□ 이와 함께 시간대별 업무량에 따른 탄력적 인력운영과 구매 효율성을 개선해 1,700억 원에 상당하는 비용을 단계적으로 절감키로 했다.
□ 1~4호선과 5~8호선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현 체제 하에서 발생하는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양 공사는 공사발주 및 물품구매, 신규 철도사업 등을 공동추진하고 콜센터를 통합 운영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 또한 개발·활용 가능성이 낮은 보유자산을 매각해 유동성 리스크를 해소하고 및 채무감축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 맥킨지·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은 서울메트로 소유의 골프연습장, 도시철도공사가 보유한 방화동 토지 등이 계획대로 매각될 경우 1,560억 원의 자금이 확보돼 유동성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더불어, 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소통을 통해 상생방안을 마련한 후에 과제 실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 지하철 양 공사는 오늘 발표한 경영혁신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통해 창출된 수익은 노후한 지하철 시설물 개선 및 시민 편의시설 확충에 적극 투자해 시민들의 안전과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SH공사 :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 탈바꿈, 2020년까지 채무 4조원 이내로 관리>
 - 32개 과제 실행 시 ‘18년까지 총 5,139억 재정효과 발생 전망
 - 주거복지 및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
 - ’18년까지 5천억 원 이상 재정효과 기대, 채무는 ’20년까지 4조 이내로 관리

□ SH공사(사장 이종수)는 중장기 사업구조를 재편,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으로의 거듭나겠다는 내용의 ‘SH공사 경영혁신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 SH공사가 컨설팅을 통해 권고 받은 실행과제는 총 32개로서, 컨소시엄은 과제 실행 시 ’18년까지 총 5,139억 원의 재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 과제(32) : 수익 창출(5), 비용 절감(3), 재정건전성 강화(6), 조직 효율화(7), 사업구조 개편(11)
□ 금번 SH공사 경영혁신안 중 가장 주목할 내용은 중장기적 사업구조를 재편한다는 것으로, 사업의 중심축이 기존의 ‘택지개발 및 분양주택 공급’에서 ‘임대주택 공급․관리 및 도시재생’으로 이동하게 된다.
   ○ SH공사는 택지개발 가능 토지의 고갈 및 주택의 노후화 등 유사한 사업 환경 변화를 경험한 일본 UR(도시재생기구), JKK(동경도 주택공급공사) 등의 해외 공기업 사례를 벤치마킹해 임대주택 공급 및 관리와 도시재생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 이를 위해 매입임대주택 현장실사 강화, 입주민의 임대주택 관리 참여 확대, 공공부문 중심의 도시재생사업 수행을 통한 내부역량 강화 등의 개선과제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13.12. 5. 시행)」에 따라 도시재생에 대한 공공의 지원이 확대되어 도시재생사업에 있어서 공기업의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 또한 ‘설계기준 내 대체재 및 신공법 적용 확대’ 등의 실행과제 이행 및 재무회계시스템 개선을 통한 채무관리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컨설팅 과제 실행과 더불어, 자체적으로 지속적인 원가 절감과 구분회계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13년 말 10.6조원의 채무를 올 연말까지 7조원으로 감축하고, ’20년까지 4조원 이내로 관리할 계획이다.
  ○ 아울러 SH공사는 조직 개편 및 성과평가체계 개선으로 시민의 목소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간다. 분산 중복 기능의 통합을 위해 사업본부제를 기능제로 바꾸고, 재무 관련 성과지표의 반영률을 확대(20%→40%)해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 SH공사 이종수 사장은 “이번 컨설팅은 중앙정부의 지방공기업 관리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경영혁신안을 실천해 시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주택공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설공단: 백화점식 수탁사업 11개로 대폭 축소, 시민접점기관 재탄생>
 - 도로관리, 시공단 이원 관리→공단 일원화 개편..향후 공단 설립 추진
 - 월드컵경기장, 지하도상가 등 5개 핵심 사업 마케팅전문가 채용해 경쟁력 강화
 - ‘책임성과계약’를 체결해 재정건전성 강화 및 자율책임경영체제 확립
 - 변화된 시민요구에 부응하는 ‘서울형 혁신공기업’의 초석 마련 약속

□ 서울시설공단(이사장 오성규)은 ‘서울시설공단 경영혁신 실행계획’을 통해 도시고속도로 관리 일원화 등의 사업구조 개편 및 책임성과 계약 체결로 자율․책임 경영체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시설공단은 지난해 자체적으로 ‘미래발전방안’을 수립, 경영혁신의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맥킨지로부터 총 8개의 실행과제를 권고 받았으며, 자체 혁신안도 함께 반영해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 이날 서울시설공단이 발표한 경영혁신안의 핵심은 현재 백화점식으로 수탁 대행관리하고 있는 18개 사업을 11개로 대폭 축소, 대 시민 접점의 생활․문화형 시설관리 중심의 전문기관으로 변모한다는 내용이다.
  ○ 글로벌센터는 단계적으로 민간위탁으로 전환한다. 공영주차장, 공영차고지, 혼잡통행료 징수, 교통정보센터 등 6개 사업은 단계적으로 독립 분화된다.
□ 특히, 도시고속도로 관리는 기존 서울시와 시설공단의 이원 관리 체제에서 시설공단 일원화로 개편함으로써 시민불편과 비효율을 최소화한다. ‘도로고속도로 토탈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24시간 통합 도로상황실’은 운영하는 등 긴급 상황과 민원에도 즉각 대응한다. 향후엔 별도의 도로교통 공단 설립을 추진해 독립분화시킬 계획이다.
  ○ 현재 서울시 6개 도로사업소는 13개 노선 연장 176Km 도로구조물 구간의 노면관리, 도로특수구조물의 유지관리, 구간별 수방․제설을 담당한다. 그리고 공단은 전체 도로의 청소와 녹지관리, 응급보수, 가로등과 표지 등의 유지관리 등을 담당한다.
□ 아울러 월드컵경기장, 지하도상가, 어린이대공원, 승화원, 추모공원 등 5개 핵심 사업은 마케팅 전문가를 채용해 각 시설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 참여형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목표다.
□ 시설공단은 시설공단의 대행사업 경영수지 개선율에 따라 예산 추가 지급 및 임원 성과가 연동되는 ‘책임성과계약’을 시장-이사장 간에 체결해 공단 임직원의 성과 동기 부여를 강화함으로써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율ㆍ책임 경영체제 확립하겠다고 발표했다.
  ○ 또한, 성과가 우수할 경우 시민이 원하는 시설 개선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게 되므로 대 시민 서비스 만족도 역시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서울시설공단 오성규 이사장은 “시설공단은 그동안 해 온 단순 시설 관리 역할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발굴하고 제공해야 한다. 질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와 변화하는 생활 패턴에 맞춰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는 ‘서울형 혁신 공기업’의 초석을 마련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 3대 추진전략으로 '메가시티 서울의 솔루션 뱅크' 역할 정립>
 - 정책 솔루션 제고 ▴현장 중심 연구 강화 ▴메가시티 지식공유 추진
 -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신뢰성 및 전문성도 더욱 강화
 - 지속적인 연구원 업그레이드 및 경쟁력 향상 약속
 
□ 서울연구원(원장 이창현)은 지난 2년간 현안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개방형 연구플랫폼을 강화한데 이어 앞으로는 현장 중심의 연구를 본격화해 ‘메가시티 서울의 솔루션 뱅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 서울연구원은 지난 2년간 희망시정 구현을 위해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 시민참여·개방형 연구플랫폼 확대, 미래대응 연구 및 지식 공유 등의 질적 변화를 시도해 왔다. 
  ○ 컨설팅을 통해 맥킨지로부터 권고 받은 총 18개 실행과제와 함께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혁신안을 반영해 실행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 3대 추진전략인 ▴연구의 질을 향상시켜 정책 솔루션 제고 ▴시민들의 삶과 현장 중심의 연구 강화 ▴메가시티 지식공유가 이를 뒷받침하게 된다.
□ 특히, 연구위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평가항목에 ‘정책반영도’를 추가하는 등 성과관리체계와 성과계약 평가항목도 개선할 계획이다.
  ○ 연구 성과의 차이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평가등급도 조정(C․D등급 ’12년 7%→’14년 이후 20%)한다.
□ 또한 연구원 소속인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실행계획도 추진한다.
  ○ 재정사업 평가체계 강화하고 ‘민간투자사업 전담 팀’을 신설하며, 전문 인력 단계적 증원 등의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연구원 이창현 원장은 “이번 혁신방안 발표는 연구원의 질적 성장의 계기가 되었으며,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경쟁력 있는 연구원으로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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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5 12:37 2014/03/2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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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대중교통정책에 대해 - 관련 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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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대중교통이 지방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선거를 정책선거로 이끌고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무상대중교통정책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김상곤 경기도지사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핫이슈가 되긴 했지만, 사실 이는 진보신당 시절부터 노동당이 제기해왔던 것이었다. 학교무상급식 이슈가 민주노동당의 주도로 시작되었지만,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가 대중화되었듯이 말이다.
 
문제는 '무상'이라는 용어로 인해 재원문제가 쟁점인 것으로 오도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 때문인지 김상곤 후보가 무상교통 공약을 내건 날 이를 기획으로 다룬 JTBC뉴스의 여론조사에서도 이에 찬성한다는 비율이 20%가 채 되지 않았고 반대가 70%가 넘었다. 정책선거의 첫발을 내딛는 건 좋았지만,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 있는 셈이다.
 
사실 무상대중교통은 대중교통 활성화 문제이고, 환경의 문제이기도 하다. 김상곤 후보가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이러한 이슈를 부각시켜야 한다.
 
김상곤 후보진영은 26일에 무상교통정책을 구체화하여 발표하겠다고 한다. 그 전까지 아무 것도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이미 노동당에서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려 놓았다. 아래에 무상 대중교통과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글들을 링크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파악하고자 한다면,
슬로우 뉴스에 실린 김상철 노동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의 글과, 지난 2월말 노동당에서 있었던 토론회 자료집을 참고하라. 그리고 무상 대중교통 정책의 유의미성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물뚝심송 님의 블로그 글한겨레 기사, 그리고 미디어스의 한윤형 님 기사를 참고하라. 특히 물뚝심송 님의 글은 조금 길긴 하지만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글이다. 강추한다.
많은 이들이 무상대중교통정책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 앞으로 관련 글들을 업데이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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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ownews.kr/21385
무상교통 논쟁 (상): 자유로운 이동이 자유로운 도시를 만든다 (슬로우뉴스, 김상철 초대필자, 노동당 서울시당 사무처장, 2014-03-19)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김상곤 교육감이 내건 ‘무상교통’ 공약이 세간에 화제다. 때마침 프랑스 파리에서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자가용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시적으로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폴란드 조리(Zory) 무상교통, 전남 신안군 버스공영제
좀 더 살펴보면, 2013년 5월 폴란드의 좌파 정당인 ‘노동당- August 80’은  무상교통 도입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요금을 올리자 시민들이 아예 그보다 싼 자가용을 이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를 벗어날 방법으로 아예 무상교통을 실시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폴란드의 조리(Zory) 주의 경우에는 올해 무상교통을 실시하였다. 계속 요금이 오르자 가족 구성원이 많은 중산층 이하 가구에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게 되면 또다시 요금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전체 주민보다는 먼저 절반 정도 되는 주민들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전라남도의 도서 지역인 신안군에서는 작은 행사가 있었다. 압해도에 버스공영제가 도입된 것을 알리는 자리였다. 신안군은 2007년 임자도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14개 읍과 면에 65세 이상 무료, 일반 1,000원, 학생 500원의 요금을 받는 공영버스제도를 도입했다. 신안군과 같이 운행 거리가 길고, 승객수가 적은 지역은 계속 버스노선이 줄거나 운행 간격이 넓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신안군과 지역 버스업체가 협약을 통해서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생활권’의 함정, 공간 아닌 사람의 활동을 기준으로 삼아야
최근 들어 ‘생활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사전적으로 보면 걸어서 10분 거리에 닿는 동심원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전철 10개 노선을 발표한 서울시가 경전철이 필요하다며 내걸었던 교통복지의 근거로, 걸어서 10분 거리에 지하철역 1개가 포함되었을 정도로 생활권이라는 기준은 공공 정책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런데 이 말이 가지는 함정이 있다. 한 사람의 생활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관한 질문이 빠져 있다. 통상 생활권 개념은 사실상 ‘주거’ 생활권에 가깝다. 자고 먹는 집에서의 거리를 중심으로 그려진 동심원인 셈이다. 하지만 생활은 주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먹고 살기 위하여 직장에도 나가야 하고, 배우기 위해서 학교에도 가야 한다. 또한, 여가를 즐기기 위해 다른 지역에 있는 문화 시설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공간을 중심에 놓지 않고, 사람을 중심에 놓게 되면 좀 더 복합적인 생활권 그림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한 사람이 먹고 자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활동을 하기 위한 범위로서 생활권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수반되는 사항이 이동에 대한 것이다.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과거와 같이, 혹은 전통적인 생활권 개념과 같이 도보만 이용할 수 있다고 좋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다. 오히려 장시간의 이동을 통해서 직장에 가고 학교에 가고 아는 사람을 만나러 간다.
대중교통은 생활권 묶어주는 공공재 + 복지재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생활권들을 묶어 주는 것이 바로 대중교통이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버스나 지하철은 타기 싫으면 타지 않아도 되는 선택재가 아니라 사회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재다. 또한, 버스의 노선이나 지하철의 노선은 한 개의 노선에 복수의 사업자가 경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요금 구조가 있기는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 공공재 성격을 강하게 띠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자가용 이용이다. 하지만 자가용 이용과 대중교통 이용 간 비용 차이는 크다. 따라서 대중교통이 싫다고 쉽게 자가용 이용으로 옮겨 가기도 어렵다. 따라서 대중교통 정책은 계층 간에 다른 영향을 주는 복지재이기도 하다.
대중적이고 급진적인 정책으로서 대중교통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대중교통은 한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서 생활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임에도 불구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자에 의해 독점화되어 있는 것은 물론 교통정책을 주도하는 행정에 의해서도 가장 심하게 왜곡되는 갈등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중교통이 효과적인 부의 재분배와 함께 공간 정의와 연관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교통수단과 같이 계층 분리가 심한 공공 서비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예를 들어 의료서비스의 경우에는 경제적 차이에 의해 서비스 질이 크게 차이가 나지만, 교통수단과 같이 소유-비소유의 문제로 나타나진 않는다. 또한, 자가용과 같이 주차장이나 도로 등 배타성을 지닌 도시 시설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대중교통 둘러싼 두 개의 함정: 수익자 부담 원칙과 재정 건전성
하지만 대중교통정책은 사회정책으로서 적절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교통정책을 살펴보면서 확인한 함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혜택을 받는 사람이 부담해야 한다는 수익자 부담 원칙과 적자는 나쁘다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신뢰가 그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다른 사회서비스와 다르게 대중교통은 개별화된 비용 구조로 되어 있다. 즉,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뿐만 아니라 버스를 하루에 2번만 이용하는 사람과 10번 이상 이용하는 사람과 같이 개인적 차이가 발생한다. 이렇게 개인화된 소비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요금은 곧 ‘비용에 걸맞은 대가를 지급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결국, 버스나 지하철을 운영하는데 운송원가는 얼마이고, 현재 요금에 비춰보면 얼마를 더 싸게 타고 있다는 식의 간단한 계산식이 나온다. 그리고 요금 갈등은 대개 이런 식의 해법으로 수렴하고 만다.
대중교통은 보편적 사회 권리 ‘이동권’과 닿는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수익자 부담이라고 했을 때, 그것은 기본 생활에 부가해야 타당하다.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는데 탈 경우,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데 이용할 경우가 있어야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서 부가적 편익을 얻는 것에 대해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중교통은 그렇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그것이 비싸다고 이용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재가 아니다. 오히려 보편적인 사회 권리로서 이동권과 닿아 있다. 여기에 수익자 부담이라는 원칙이 끼어드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그런데도 대중교통과 관련한 이슈에는 끊임없이 수익자 부담이라는 함정이 도사린다.
그 다음이 바로 재정 적자와 관련된 것이다. 현재 무상교통을 도입하면 당장 1조 원이 넘는 재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지속해서 늘어나는 자가용 수요 덕분에 도로에서 버려지는 시간적 비용은 그것을 훨씬 웃돈다. 이에 따른 대기오염은 어떤가? 적어도 매년 그에 상응하는 도로건설 비용은 손해라고 하지 않고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라고 말한다.
도로건설은 투자? 무상 대중교통은 낭비?
그러면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이용하기 위한 사회정책에만 ‘낭비’라는 이유를 붙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제적 편익 때문에 대중교통에 대한 정책 결정권한의 일부를 민간사업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타당할까. 또한, 사회적 이유로 제공하는 환승 할인이나 무임승차와 같은 사회 서비스가 민간사업의 적자 보장이라는 재무 요소로 탈바꿈(비용)하는 건 어떤가? 현재도 지하철 적자의 주범으로 공격받는 노인 무임승차를 보라.
대중교통을 운영하는데 가능한 재정적 상황은 ‘적절함’만 있을 뿐이다. 즉, 대중교통에 대한 재정 지원 규모가 어느 선에서 적절하냐가 쟁점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위 사회적 비용에 관한 합의가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대중교통 재정 지원을 ‘비용’으로 고려하고, 사회적 비용을 재무적 득실로 고려하는 순간 대중교통 정책은 사실상 사회 서비스라기보다는 사유화한 서비스로 전락한다.
무상급식이 당연하면 무상교통도 당연한 권리
우리는 이런 인식의 전환을 쉽게 접해 왔다. 이를테면 쓰레기 수거를 생각해보자. 적어도 90년대 중반까지 쓰레기 수거는 일반적인 사회서비스였고, 공공 재정을 바탕으로 시행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쓴 만큼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이 180% 바뀌었다. 그 비용 부담을 환경 요인에서건 비용 요인에서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반면 무상급식은 그 반대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양육 범위에 있었다. 보리밥을 먹든 쌀밥을 먹든 그것은 그 집의 문제였고, 설사 굶더라도 안타까운 일일지언정 부양자의 책임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적어도 학교 급식은 의무 교육의 일부로서 국가와 지방정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하는 책임과 의무로 받아들여진다.
대중교통 역시 마찬가지다. 가난하고 몸이 불편할 때만 교통이 권리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이동이라는 것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가 될 필요가 있다.
벨기에 헤셀, 매년 대중교통 승객 800~900% 증가
유럽에서 특히 독일권에 무상교통정책을 전파하는데 영향을 미친 벨기에의 헤셀(Hesselt)은 1996년부터 무상교통을 실시했다. 이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수가 매년 800~900%씩 증가했다. 무상교통 혜택을 받는 헤셀 주민의 주민증은 ‘황금카드’로 묘사될 정도다. 이렇게 늘어난 대중교통 이용자는 대부분의 자가용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흡수했다. (편집자 주: 참고로 헤셀은 2013년 무상교통의 혜택을 줄였다. 19세 미만은 여전히 무료지만 19세 이상은 60유로센트(약 890원)를 내는 것으로 제도가 변경됐다.)
현재 세계적으로 보면, 유럽과 남미에서 점차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하거나 추진하는 나라들이 많다. 이때 무상교통은 단순히 복지정책을 넘어서서 석유 에너지 사용을 축소하고 도시의 공기 질을 향상하고자 하는 환경정책, 중심부의 도로 혼잡을 막아서 도시 공간을 좀 더 인간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공간정책의 의미로 확장한다.
대중교통 공공성 둘러싼 갈등
노동당은 이미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상교통과 관련된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민간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교통카드를 공영화하여 그에 따른 수익금으로 ‘반값 요금제’를 도입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버스준공영제는 막대한 재정 지출에도 불구하고 연례적인 요금 인상이 진행 중이다. 반면 도시나 농촌의 열악한 지역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노선들을 폐지한다. 시쳇말로 버스가 없어서 자가용 타고 다니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는 형편이다.
좀 더 넓혀 보자면 공항철도 민영화의 문제, KTX 민영화의 문제 등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하다. 전주버스의 파업이나 삼화고속의 파업에서 볼 수 있듯이 여전히 대중교통 사업장은 전근대적인 노사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고 있다. 장애인들의 이동권 투쟁으로 얻어낸 저상버스 확대 도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사업자 적자 보전에 드는 돈으로 완전공영제를
현재 준공영제는 민간사업자 중심으로 사유화한 대중교통 체계에 재정보조금만 제공해 서비스를 유지하는 형태다. 기왕에 들어가는 돈이라면, 그것도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제공하는 돈이라면 차라리 완전공영제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렇게 사장들이 가져가던 수십억의 이윤(서울 경우)을 학생 할인 등 요금할인을 위한 비용으로 쓸 수 있지 않겠는가.
어차피 도로건설로 쓰이는 ‘교통시설특별회계’와 각 지방정부별로 관리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활용하여 단계적인 무상교통을 해보면 어떻겠나. 우선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다니는 마을버스나 농어촌 버스 등부터 무상교통으로 전환하고, 점차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 교통시설특별회계: 교통 에너지 환경세의 80%로 조성되며, 15조 원 가까운 대부분이 도로건설에 쓰인다.
- 교통유발부담금: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의해 부과되며, 백화점과 같이 교통수요를 유발하는 시설물에 부과되는데, 이 역시 대부분 도로건설에 쓰인다.
적어도 무상교통이라고 했을 때 ‘무상’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사회 정책 목표가 로빈 후드를 지향해선 안 된다.  오히려 대중교통 정책이 위치한 사회 정책의 맥락을 고려하고, 이를 통해 확산해야 할 사회적 비전을 말해야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4230
공영제? 버스산업 추악한 담합부터 깨야 한다 (매노,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2014.03.19)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버스공영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반가운 일이다. 진보진영은 수십 년간 버스공영제를 요구해 왔다. 시민들의 평등한 버스 이용권과 버스 지원 세금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버스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버스산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비효율성이 도드라지는 산업이다. 공공성을 위해 수익성을 훼손해서가 아니다. 수익이 나는 노선에서는 지나친 증차로 손해 보고, 벽지 노선에서는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으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감차를 해서 공공성을 훼손하는, 수익성과 공공성 모두를 놓치는 비효율성이 문제인 산업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무엇보다 제도의 후진성을 들 수 있다. 버스산업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근거하고 있는데, 버스사업자들의 로비로 인해 말 그대로 엉망진창인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노선에 대한 소유권 부분이다. 버스노선은 광역시·도나 국토교통부가 계획하고 관할하면서도 정작 소유권에 대한 규정이 없다. 버스사업자들이 노선을 사유화해 심지어 매매까지 하는 실정이다.
버스노선에 대한 사업자들의 무단점유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법률적 근거가 없는 가장 독특한 재산권으로 보인다. 이런 기형적 구조에 대해 수차례 법률 개정 논의가 있어 왔다. 하지만 개정안은 번번이 폐기됐다. 전형적인 토호형 자본가인 버스사업주들이 지역 의원들에게 어떤 로비를 했을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제도적 허점이 있다 보니 황당한 일들이 많다. 서울시의 예를 한 번 보자. 서울시는 2004년부터 기준을 정해 민간 버스사업자들의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해 주는 준공영제를 시행 중이다. 서울시는 1년에 3천억원 정도를 민간 버스사업자들에게 지원한다. 버스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적자노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실제 이 돈은 공공성 비용이라기보다 버스사업자들의 잇속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시가 적자를 보전해 주니까 쓸데없이 증차를 해서 의도적으로 적자를 만들기도 한다. 복수의 업체가 비슷한 노선을 운영하면서도 감차를 하지 않고 빈 차로 운행하기도 한다.
서울시가 노선을 조정하거나 감차를 할 요량이면 노선은 재산권이라고 반발한다. 서울시가 준공영제를 실시할 때도 민간사업자들은 각종 특권을 요구했다. 노선이 사유재산이니 자신들이 버티면 시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란 자신감 때문이었다. 준공영제 시행을 앞두고는 버스사업자들이 친인척 명의로 버스회사를 세운 후 공익성도 효용성도 없는 노선을 마구 만들기도 했다. 어차피 시가 세금으로 보전해 줄 것이니 우선 만들면 돈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이들 생각대로 실제 그렇게 됐다.
준공영제를 시행하지 않더라도 지자체들은 지역의 버스회사들에 대해 재정보조금·벽지노선지원금·유가보조금 등 각종 항목으로 지원을 한다. 지역에서 보통 20~30년 넘게 버스사업을 해 온 사업주들은 지역 정치인들을 후원한다. 재작년에 민주노조에 대한 탄압으로 떠들썩했던 전주 시내버스 사례는 극단적이다. 민주버스노조의 증언에 따르면 전주 시내버스 사업주들은 버스의 운임 현금통을 아예 자기 집으로 가져가는 횡령을 밥 먹듯이 했다. 회삿돈을 제 돈처럼 빼 쓰면서도 매년 적자타령을 했고, 시로부터 100억원 가까운 지원금을 받았다.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도 이들 버스회사들은 지자체나 시의회로부터 어떤 감사도 받지 않았다.
버스산업 사업주들은 법률관계가 불분명한 노선에 대한 재산권과 정경유착을 무기로, 시민 세금을 제 돈처럼 써 가며, 버스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수십 년간 기득권을 누렸다.
버스공영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추악한 담합을 해체시킬 힘이 있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보면 공영제가 민영제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이유가 없다. 비용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사업자들이 돈을 못 빼돌리게 만든 다음 중복과잉투자로 인한 낭비를 줄이면 된다. 그럴 경우 버스 공공성을 높여도 오히려 운영비가 낮아질 것이라는 게 버스산업 구조를 아는 사람들의 대체적 평가다.
공영제는 사업적으로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문제는 힘이다. 버스사업주들이나, 이들에게서 로비를 받는 정치인들은 사활을 걸고 공영제를 막으려 할 것이다. 버스노선에 대한 재산권을 근거로 자본이 파업을 벌일 수도 있다.
최근 지자체에 지원금을 올려 달라며 10곳의 노선에 2주 가까이 버스 투입을 중단한 파주 버스업체들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공영제는 이런 버스사업주들에게서 노선을 빼앗아 와야 한다. 차량도 적정가격에 인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논리’가 아니라 ‘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이 버스공영제를 주장하려면 누구와 함께 공영제를 추진할 것인지, 어떻게 사회적·정치적 힘을 마련할 것인지에 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필자 생각에 지금까지 공영제에 관한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오랫동안 이를 대안으로 주장해 온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협의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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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172049145&code=990304
[기고]무료 대중교통은 ‘상식’ (경향, 김남석 |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 2014-03-17 20:49:14)
1662년 3월18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8인승 마차가 시민들의 환호 속에 출발한다. 인류 최초의 ‘대중교통’이다. 파리 시내를 돌고, 관통하는 5개의 노선을 갖추었고,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운행을 했다. 마차의 도착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규칙도 있었고, 요금은 당시로서 고기 반 근 정도를 살 수 있는 가격에 해당하는 정도였다. 서울 지하철 2호선과 같이 파리시내를 순회하는 ‘파리 순환선’은 할인 혜택도 있었다. 350년 전이었는데 운영방식이 요즘의 대중교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개념을 고안하고 실행에 옮긴 사람은 <팡세>의 저자이자 파스칼의 삼각형으로 유명한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로서 그의 천재성은 학문의 경계를 초월해있었고, 시대를 훌쩍 앞서고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대중교통이지만, 마치 콜럼버스가 달걀을 세운 것처럼, 당시로서는 뭔가 ‘상식적이지 않은’ 시도처럼 보였을 것이다.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마차에 ‘귀족과 평민 구분 없이 무릎을 맞대고 탄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 분명했다. 이 마차버스는 자동차의 등장보다 100년이 앞섰고, 자전거의 등장보다 200년이 앞선 혁신이었다. 또한, 주목할 것은 이 대중교통의 도입이 자동차, 자전거와 같이 물리적인 기술 개발의 혁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미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는, 즉 ‘운영의 혁신’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21세기에도 언뜻 보기에 ‘비상식적인’ 버스 운영의 혁신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짜 버스의 등장이다. 기술적 발전은 없었지만 뭔가 기존의 틀을 깬 혁신적 사건임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으며, ‘차비를 내지도 않는데 탈 수 있다니’ 자본주의적 사고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350년 전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모아서 한 차에 실어 나르는 방식’이 ‘비상식’인 것처럼 보였으나 지금은 그것이 ‘효율’ 또는 ‘복지’라는 이름의 상식이 된 것처럼, 현대에 자동차의 여러 폐해를 막는 일환으로, 또 경제적인 이유로 이동 자체가 제한된 사람들의 권리 보장의 일환으로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영하는 것이 언뜻 비상식적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이 개념은 머지않은 미래에 ‘상식’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비상식적인’ 공짜버스가 ‘상식’이 되는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범세계적인 약속 이행에 있다.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정책수단은 자동차 자체에, 그리고 그 연료인 기름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승용차 이용 억제를 위해 부과된 세금이 걷히면 그것은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그 대안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 원칙이다. 즉, 그 목적이 대중교통의 질을 높여 ‘수단전환’을 이뤄내는 것이니 공짜버스는 알고 보면 ‘대단히 상식적인’ 발상인 셈이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제약이 없을 때의 경제적 논리로는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이다.
현재 무료 대중교통을 전면 시행하고 있는 에스토니아 탈린시의 시장인 에드가 사비사르는 기자들로부터 “왜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시행하게 됐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왜 다른 도시들은 아직도 대중교통 무료화를 시행하지 않지요?”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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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3/14/0200000000AKR20140314092400061.HTML
경기지사 야권후보 너도나도 '버스공영제'…쟁점 부상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2014/03/14 12:18)
김상곤 무상급식 이어 무상대중교통 내세우자 핫이슈로
경기도 "버스공영제 수조원 소요돼 현실적으로 불가능"

  
http://www.laborparty.kr/bd_news_comment/1305626
[정책논평] 김상곤 경기도지사 후보의 '무상교통' 공약을 환영한다 (2014년 3월 13일 노동당 정책위원회)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자는 현행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는 버스운영체계를 점진적으로 공영제로 전환하면서 무상교통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환영한다.
노동당은 작년 하반기부터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무상교통의제를 다듬어왔다. 지난 2월 26일 노동당은 올해 지방선거의 첫번째 의제로 '무상교통'과 관련된 토론회를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동당은 현행 서울시 등 광역시의 마을버스와 농어촌의 한계 노선부터 즉각적인 무상교통으로 운영, 이후 공영노선 도입을 통한 기존 민영노선 흡수, 이후 완전 공영제와 동시에 무상교통 실현이라는 단계적 도입방안을 제시했다.
연초에 민주당 원혜영 경기도지사 후보가 완전공영제를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노동당은 '무상교통' 의제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던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번에 김 후보자까지 한걸음 더 나가 '무상교통'의제를 내거니 감개가 무량하다.
그간 진보진영에서 오랫동안 고민해온 대중교통의 공공성 문제에 유력한 경기도지사 후보인 김 후보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대중교통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발표된 내용만으로는 김 후보자가 완전공영제와 무상교통의 논리를 혼동하고 있지 않은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현행 민간사업자의 재산권처럼 간주되고 있는 노선체계를 언급하지 않은 점에 주목한다.
노동당은 이미 작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남운수에서 벌어진 정비직 노동자의 해고사태와 관련하여, 서울시 버스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완전공영제를 제안한 바 있다. 또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진보신당의 서울시장 공약으로 스마트 카드사의 공영화를 통한 '반값 정액권'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동당은 김 후보자의 '무상교통' 제안에 대해 우리 사회가 폭넓은 관심과 토론을 통해서 그 가치와 의미를 잡아가길 바란다. 특히 김 후보자가 기왕에 '무상교통'을 내놓은 만큼, 무상급식을 실시한 그 뚝심처럼 공약을 이행했으면 좋겠다.
필요하다면 무상교통의 도입이라는 단일 의제로 폭넓은 정책토론 등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노동당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지방정부 직영화'를 넘어서는 대중교통 운영체계의 대안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만큼 노동당의 입장에서 '무상교통'이라는 의제가 가지고 있는 무게는 남다르다.
노동당은 이번 김 후보자의 무상교통 제안이 한 번의 에피소드로 끝나지 않을 수 있기를 원한다. 또한 우리 사회가 노동이 존중받고 시민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공공성이 풍성하게 보장되는 사회로 나가길 기대한다.
 
http://murutukus.kr/?p=6011
경기도지사 선거와 무상교통 (물뚝심송 블로그, 2014년 3월 13일)
일단 최약체인 원혜영은 야당의 도지사 후보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희박해져 버렸다. 가뜩이나 김진표라는 강적 앞에서 위축되던 상황을 부천시장의 경력과 “버스 공영제”라는 참신한 공약으로 타개하려고 노력하던 상황에, 김상곤이라는 강적이 등장해서 아예 “무상교통”이라는 파괴적인 공약을 만났으니 빛이 바래 버렸다. 싸울 무기 자체를 빼앗긴 형국.
정통 관료 출신인 김진표 의원은 호불호가 많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후보이며, 경기도지사 자리에 꾸준히 도전해 오고 있는 중이라 경기도의 현황에 대한 정보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철도와 버스를 연계한 경기도 대중교통 문제에 대한 G1X 공약은 또 하나의 토건 아니냐는 비난도 있긴 하지만, 가장 실용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통합신당의 경기도 지사 후보는 김상곤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50% 이상이다. 정치판에서 50% 이상이라는 예측은 거의 그렇게 될 거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별로 예측하고 싶지 않지만, 본선에서는 남경필의 승리가 예상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김진표는 철도와 버스를 연계한 G1X 계획을 기반으로 버스는 서울시와 유사한 준공영제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고, 원혜영 측은 버스의 완전한 공영제를 목표로 가야 한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통합이 없었다면 이 논쟁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뻔 했다. 그러나 여기에 가세한 김상곤 측에서는 “무상교통”을 공약으로 걸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사실상 하나의 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 매일 수백만이 넘는 인구가 경기도 지역에서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대중교통의 핵심, 버스 체제이다. 이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이 지역의 유권자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사람들의 생활이 안정되지 않는다. 그만큼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점이다. 이 버스 시스템을 나름대로 가장 혁신적으로 바꿔 놓은 장본인이 바로 악명높은 이명박이다.
버스 전용차로제도 나름 혁신적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요금체계이다. 이명박은 버스 환승 시스템을 완성했다. 그리고 서울 경기, 즉 수도권의 인구들은 지금도 그 환승체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꽤 좋은 평가가 많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자면 이게 또 복마전이다. 서울시는 지금 공식적으로 버스 준공영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이다. 경기도는 서울시와 거의 유사한 방식을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아직 준공영제 이전 단계라고 봐야 한다. 그 차이는 버스 시스템을 운영하는 지자체 산하의 조직이 있는가 하는 것. 서울시는 나름대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이 조직에서 각 버스 회사를 통제하고 있다. 경기도는 서울시와 별 다를 바 없는 규모로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특별히 대중교통을 관리하는 조직이 없는 상태이다.
버스 회사는 영리회사이다. 사무실 같은 부동산도 가지고 있지만 주요 자산은 실제 운행에 투입되는 버스들과 노선의 영업권이다. 준공영제는 이런 버스 회사의 영리성을 건드리지 않고, 운영에만 개입하며 요금제를 통제하고 그 통제로 인한 손실을 보전해 준다. 그 때 버스 시스템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소모된다. 이명박은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버스회사들에게 막대한 혜택을 줬고, 지금도 그 혜택은 유지되면서 서울시의 재정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박원순 현 서울시장은 이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해서 완전 공영제로 가는 것이 가능한지를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즉, 어차피 지원금을 그렇게 퍼부어 주고 있는데, 왜 서울시가 버스 시스템을 직접 운영해서는 안 되는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 것이다.
완전 공영제라 하면 민간 버스 회사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버스들은 시의 자산이 되고, 버스 기사는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변화하려면 가장 큰 걸림돌은 현재 민간회사의 소유물인 버스회사의 자산들을 시가 매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경쟁 없이 수익만 생기는 알토란 같은 버스 회사를 시에 팔아 넘길 바보들은 없다. 결국 적자 노선이나 기피 노선을 중심으로 조금씩 공영화 시켜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예상된다.
물론 완전 공영제 반대론자들은 매입 예산의 문제를 지적함과 동시에 지자체가 버스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게 될 경우 효율성의 저하가 우려된다는 걱정을 한다. 공영화 민영화 논란에서 항상 나오는 “효율성”의 문제이지만 사실 내심은 효율성 문제 이전에 “이권문제”를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다. 민간업자인 버스 회사의 소유자들의 먹을 거리가 사라진다는 문제가 제일 크다는 점.
운영 예산은 사실 별 차이가 없다. 어차피 시민들은 요금을 내고 버스를 타게 될 것이고, 기사들은 월급을 받고 버스를 몰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추가로 부담할 것은 별로 없다. 단지 사라지는 것은 버스 회사의 소유자들, 오너들이 벌어들이던 수익이므로 전체적인 시스템의 관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경비는 줄어든다. 초기에는 자산 매입 예산으로 인한 부담이 발생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잘 정착되면 예산은 오히려 절감된다.
무상급식은 급속도로 도입이 되어 버렸고, 이제는 그 다음 단계를 논할 시점이 온 것이다. 거기에 등장한 것이 바로 무상교통. 본질적으로 얘기하자면 “무상” 이라는 말은 잘못 붙여진 명칭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버스가 운영된다면 누군가 버스를 몰아야 하고, 누군가 기름을 넣어 줘야 한다. 다만 그 돈을 누가 내는가 하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핵심은 과연 어떤 시스템이 우리 사회 전체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어떤 쪽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더 적절한가이다. 이 부분을 따지는 시스템 차원의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걸 굳이 포퓰리즘이라고 음해하려는 시도는 음험하다. 미래에 대한 논의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주로 현재의 이권을 놓치기 싫어하는 쪽에서 나오니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상교통은 가능하다. 그러나 과연 그 시스템이 도입 가능한가, 또는 도입된 뒤에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즉 예산이 더 절감될 수 있고, 사회적 부담이 줄면서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복지 수준이 향상되는가 하는 질문은 아직 남아 있다. 즉 사회적 차원에서 투입대비 산출이 더 좋은가 하는 분석이 필요하다.
버스 시스템을 무상화 하는 시도는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의 경우 인구 백만 이하의 지방 소도시 위주로 무상화가 진행되고 있다. 즉, 버스는 완전 무상화 하되, 해당 지역에서 일정 수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들을 상대로 교통세를 걷는 방안이다. 직원들의 출퇴근 비용을 절감해주는 정책이니 그 수혜자가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어떤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교통비 명목의 수당을 지급하기도 한다. 이런 수당을 세금으로 전환하면 될 일이다.
거기다가 요금을 받지 않으면 요금 수납 시스템을 만드는 비용이 사라진다. 서울의 그 복잡한 교통카드 시스템을 생각해 보시라. 버스마다 두세 개씩 달려 있는 카드 리더기 비용을 생각해 보시라. 이런 거 다 불필요한 비용일 수도 있다.
파리 등의 대도시에서는 도입에 문제점이 다수 있을 수 있다는, 조금은 비관적인 얘기도 들린다. 아무래도 시스템 자체의 복잡도가 증가하면 지자체 공무원들이 컨트롤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이 대목이 효율성 차원에서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과연 서울과 경기를 잇는 수도권, 세계적으로도 메가로폴리스 급으로 꼽히는 이 인구 밀집지역의 버스 시스템을 완전 무상화 할 수 있을까?
부분적으로 차츰차츰 테스트 해가며 도입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어떤 노선은 무상화 하고 어떤 노선은 요금을 받는다는 것도 꼴이 우습기는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김상곤 진영에 이런 큰 변화에 대한 세부적인 로드맵이 다 완성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단지, 이런 선거 같은 기회를 통해 이런 논의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그런 과정을 통해 더 세부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이고, 그 아이디어들은 언젠가는 실현되기 마련이다.
도시 근로자들이 출퇴근에 쏟아내는 비용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그 교통비를 세액공제를 해주네, 소득공제를 해주네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기업들에게 교통세를 물리고, 대중교통을 무상화하는 것이 큰 틀에서 보자면 더욱 합리적이다. 이렇게 무상화된 버스 시스템을 가지게 되면, 자가용으로 나홀로 출퇴근하는 인구도 줄어들게 될 것이고 결국 대기오염도 저감시킬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파급효과는 높을 것이다. 아니 실행 이전에 이런 논란이 공론화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진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중교통 논란이 좀더 활발하게 공공의 공간에서 논의되길 바란다. 이 또한 우리 사회가 선거라는 어마무지하게 비싼 이벤트를 벌이는 이유 중의 하나이니까 말이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28236.html
지방선거 쟁점 떠오른 ‘버스 공공성 강화’ (한겨레, 수원/홍용덕 기자, 정태우 송호진 송채경화 기자, 2014.03.13 21:47)
삶의 질 높일 복지의제로 주목
경기지사 후보들 공약 경쟁
버스공영제·무상화 등 다양한 논의 이어져

극심한 수도권 대중교통난의 해결책이 6·4 지방선거의 정책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무상 대중교통’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통합신당 후보들 사이는 물론 여야 간에 치열한 논란이 벌어질 태세다.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13일 ‘수도권 대중교통 정책의 교통정리를 위한 야권 후보들의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김 전 교육감의 무상 대중교통제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다. 버스 공짜 시대를 연다고 하지만 준공영제만 실시해도 매년 5000억원이 든다. 김 전 교육감은 정확한 계산서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전 교육감이 전날 출마 선언과 함께 ‘교통복지 실현’을 들고나오면서 정치권 논란의 불을 댕겼다. 김 전 교육감은 “복지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문제다. 버스 완전공영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무상 대중교통의 첫걸음을 떼겠다”고 말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 전 교육감 등이 무상급식을 내걸었을 때, ‘포퓰리즘 공약’, ‘부잣집 아이들에게도 공짜밥이냐’는 등의 논란 속에서도 야권 후보들이 압승하면서 무상급식이 전국으로 확대된 바 있다. 김 전 교육감은 “경기도에서 처음 무상급식을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비웃었으나, 이젠 보편적 복지는 시대정신이 됐다. 무상 대중교통제는 행복한 경기도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반박했다.
버스 공영제를 가장 먼저 주장한 이는 경기지사 예비후보인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다. 원 의원은 “철도 민영화, 의료 영리화에 맞서 버스 공영화가 공공성의 회복을 위한 첫 실천적 대안이 돼야 한다. 이동권 보장 없이는 양질의 의식주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버스 공영제가 2010년 지방선거 때 무상급식처럼 야권의 대표 정책이 될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의원은 정책 현실성을 들어 서울시처럼 버스 운영은 민간이 하되, 요금·노선 등은 자치단체가 결정하는 ‘버스 준공영제’를 경기도에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버스 준공영제는 2004년 7월 서울시가 버스의 공공성 강화와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처음 도입한 뒤 대전·대구·광주·부산·인천시 등 광역시 5곳에도 확대됐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이 하루 125만명에 이르고 그중 119만명은 하루 1시간 이상 장거리 통근에 시달려, “통근 지옥”이란 말이 나온 지 오래됐다.
남경필·원유철 의원 등 새누리당 예비후보들도 수도권 대중교통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으며 가세했다. 남 의원도 버스 공영제에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버스의 공공서비스 확대를 준공영제로 할지, 완전공영제로 할지는 상당한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 공적 서비스 영역을 어디까지 확대할지 토론해서 결론내겠다”고 말했다. 원유철 의원은 김문수 경기지사가 공약했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의 완성과 고양~서울 삼성 노선의 파주 연장을 내걸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28234.html
출퇴근 불편 해소·취약계층 이동권 보장은 ‘필수 생활복지’ (한겨레, 수원 파주 인천/홍용덕 박경만 김영환 기자, 정태우 기자, 2014.03.13 21:35)
‘버스 공공성 강화’ 지방선거 쟁점화
비싼 집값에 밀려난 수도권 125만명
날마다 3시간 안팎 ‘통근 지옥’
공영제·준공영제·노인 무료요금 등
교통복지대책 마련 관심


지난 50여년 경기도 파주 시민의 ‘발’ 구실을 해온 버스업체가 지난 8일 경영난을 이유로 노선버스의 운행을 중단했다. 파주에서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을 오가는 광역좌석버스와 엠(M)버스(광역직행버스) 등 10개 노선의 버스 54대가 멈춰섰다. 파주시가 전세버스 13대를 투입하는 등 비상수송 대책을 가동했지만, 서울로 출퇴근하거나 통학하는 시민들이 엿새째 불편을 겪고 있다.
버스업체는 “누적된 적자가 458억원에 이르러 운행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공공서비스인 버스 운영을 민간에 맡긴 데서 비롯된 일이라는 지적에, 파주시 관계자는 13일 “버스 공영제나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싶어도 이를 운영할 돈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웃도는 2534만명이 일일생활권을 이루고 있는 수도권의 교통 문제는 심각하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하루 125만명은 ‘출근 지옥’을 날마다 겪다시피 한다. 2012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서울에 직장을 둔 수도권 주민 429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경기도 거주자의 25%가 대중교통 혼잡 때문에 힘들다고 응답했다. 직장에서 먼 곳에 사는 이유로 경기도 통근자들의 38.8%는 ‘비싼 집값’을 들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소득이 낮을수록 통근시간이 길어지는 등 소득에 따른 통근시간 반비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출퇴근이 대중교통 문제를 넘어 소득불평등에 따른 교통복지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경기도가 발표한 ‘민선 6기 경기지사한테 바라는 경기도의 모습’ 결과를 보면, 여론조사에 응한 5064명 가운데 가장 많은 25.2%가 도로 혼잡과 대중교통 불편 등 교통 문제를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 전면화’를 이끌었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무상 대중교통’을 제시하며 공방이 불붙기 시작했다. ‘교통복지 실현’이라는 주장에 ‘이번엔 공짜 버스냐’는 반박이 뒤따랐다. 완전공영제냐, 준공영제냐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인천은 준공영제를 시행하는데, 경기도는 버스 운영을 민간 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다. 현재 수도권 지하철은 65살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무료이지만, 버스는 보호자와 동반하는 6살 이하 어린이만 무료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무상 대중교통과 관련해 전날 “원혜영 의원의 버스공영제와 대동소이하다. 구체적인 내용은 따로 말하겠다”고만 설명했다. 우선 특정 연령 이상 노인 승객 무료, 일부 시간대 요금 할인 등을 실시한 뒤, 최종적으로 무상 버스로 확대해간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교육감으로서 무상급식을 실천한 경험을 살려 이번엔 단계적 무상 버스 시행을 선거의 승부수로 띄우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교통복지는 넓게 보면 장애인 이동권 등 접근성 개념과 연관돼 있다. 교통 서비스를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두면 당연히 서비스가 돈 되는 쪽으로만 간다. 공공영역 쪽에서 일정 재원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버스 공영제를 내걸면서 ‘경기대중교통공사를 설립해서 공영 엠버스 확충, 출퇴근 전용버스 운행, 요금체계 다양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막대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버스 준공영제를 주장한다. “정책의 목표만큼이나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견줘 김 전 교육감의 무상 대중교통은 대중교통을 ‘서민 복지의 한 축’으로 설정해 공공성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남경필 의원 쪽도 김 전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그러나 버스 공영제로 할지, 준공영제로 할지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버스 공공성 강화에는 공감한다는 얘기다.
무상 대중교통제를 놓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대 조흥식 교수(사회복지학)는 “도시에 견줘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농촌지역 노인층 등 사회적 약자층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복지 수단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무상급식처럼 파급력이 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 김순관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준공영제 보조금 지급만도 엄청난 부담이 된다”며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버스 준공영제는 점차 안착돼왔다.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 서울에서 준공영제 시행 이후 하루 대중교통 이용객은 2006년 1019만여명에서 2013년 1128만여명으로 10.7%가 늘고 교통사고는 2004년 1944건에서 2013년 988건으로 줄었다. 배차 정시성도 2006년 87.3%에서 2012년 93.9%로 증가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한 해 2000억원씩 업체에 보전하는 등 재정 부담이 크다는 점이 논란이 돼왔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769
김상곤 ‘무상 버스’, 보수언론 '프레임 전쟁' 시작 (미디어스, 한윤형 기자, 2014.03.14 11:30:10)
지방선거 첫 정책쟁점... 경기도민 민감 이슈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버스 완전공영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하자 이른바 ‘무상 버스’ 논란이 벌어졌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이라고 비판에 나섰고 <한겨레>는 버스공영제 논쟁을 제대로 할 것을 주문했다.
김상곤의 제안은 매우 새로운 것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2010년 지방선거의 ‘무상급식’ 돌풍을 일으킨 제안자의 것이기에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버스 완전공영제 뿐만 아니라 그의 정책 제안들은 보수정당 후보의 것 중에선 가장 진보진영의 주장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원외정당인 노동당 정책위원회가, 이례적으로 <김상곤 경기도지사 후보의 '무상교통' 공약을 환영한다>라는 논평을 냈을 정도다. 논평은 “다만 발표된 내용만으로는 김 후보자가 완전공영제와 무상교통의 논리를 혼동하고 있지 않은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현행 민간사업자의 재산권처럼 간주되고 있는 노선체계를 언급하지 않은 점에 주목한다”라고 한계를 제기하기도 했다. 어쨌든 김상곤의 제안은 정책제안 없이 ‘2자구도’냐 ‘3자구도’냐 여권 경선에서의 ‘박심’은 어디에 있느냐는 얘기가 난무하던 지방선거 정국에서 처음으로 들고 나온 민생 쟁점이라는 의미도 크다.
보수언론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4일자 <조선일보>는 1면 팔면봉에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무상 급식 이어 '무상 버스' 공약. 대통령 출마하면 '공짜 주택' 내놓겠군”이라고 비아냥댔다. 김상곤의 제안을 허경영의 그것과 비슷한 것으로 치부하려는 태도가 보인다. 이날 <조선일보>는 <무상복지의 역설>이라는 기획기사를 시작했다. 1면 기사와 8면 기사를 통해 보편적 복지가 확대되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의 기획은 ‘무상’이라는 단어에 흠집을 내면서, 야권의 보편적 복지 공약을 비판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 기획기사가 보여주는 세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이 예산의 측면에서 비현실적이었고 파행운영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공약 후퇴’에 대한 비판이나 ‘증세’에 대한 제안 없이 ‘무상’과 ‘보편’만 공격하는 태도는 지극히 정략적인 태도라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
14일자 <동아일보>는 기사와 사설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김상곤의 제안을 비판했다. <‘꿈같은 공약’의 끝은… 주민만 세금 덤터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방선거의 포퓰리즘 공약들을 비판했다. 그런데 용인 경전철, 평창 알렌시아, 인천 은하레일, 화성 종합경기타운 같은 토건사업을 무상급식과 함께 거론하는 의아한 편집을 했다. 기업에 퍼주는 것과 시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것을 같이 ‘돈 쓰는 문제’로 묶었다. 물론 재정건전성이라는 하나의 측면에서만 본다면야 그런 접근도 가능은 하겠으나 정책취지나 효과를 무시한 채 모든 종류의 예산낭비 사례를 김상곤을 비판하는데 집중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동아일보>는 <김상곤의 ‘무상버스’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4년 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전면 무상급식’ 공세로 재미를 보자 이번에 한술 더 떠 ‘무상버스’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라고 설명하더니, “김 전 교육감이 무상교통 공약을 내놓은 것도 설령 일각에서 비판을 받더라도 일단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노이즈 마케팅’의 성격이 짙다”라고 비판했다.
14일자 <한겨레>는 김상곤이 지핀 버스 공공성 문제를 따로 집중적으로 다뤘다. <출퇴근 불편 해소·취약계층 이동권 보장은 ‘필수 생활복지’>란 제목의 기사에서 교통복지의 여러 면모를 다뤘다. 김상곤을 비판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공약 실패나 새누리당 후보들의 토건 공약까지 끌어다댄 보수언론의 보도보다는 심층적인 것이었다. <버스공영제 논쟁, ‘헐뜯기 경쟁’ 탈피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버스공영제, 나아가 무료버스 문제는 야권 내에서도 정식 공약으로 채택되지 않은 만큼 차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민영화·영리화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해 서민의 생활고와 불편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사회의 모든 공역에서 합리적 공공성의 강화는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될 수 있다”라고 의의를 평가했다.
세부적인 제안의 현실성은 추후 지켜보아야겠지만 김상곤의 제안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첫째는 대중교통 문제가 경기도민에게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쟁점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 기사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웃도는 2534만명이 일일생활권을 이루고 있는 수도권의 교통 문제는 심각하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하루 125만명은 ‘출근 지옥’을 날마다 겪다시피 한다”라고 지적했다. 경기도민이 김상곤의 제안을 자신의 삶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보수언론의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
둘째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측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김상곤이 이런 제안을 들고 나올 경우 박원순이 화답하여 협력적 공약을 제시하고, 서울시장 선거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야권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상곤이 세부적인 정책제안을 준비하는 동안 박원순 역시 서울-경기도 출퇴근 교통 문제에 주목하여 화답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그럴 경우에야 김상곤의 ‘무상 버스’ 제안이 보수언론의 비판을 돌파하여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야권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쟁점이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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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laborparty.kr/bd_policy/1305701
"시민의 자유로운 발을 허하라"
2014 지방선거 대비 노동당 기획 연속토론회 - 첫번째: 무상교통, 그 논리와 방안

- 시간 및 장소: 2월 26일(수) 저녁 7시 30분 노동당 중앙당 회의실
- 사회: 윤현식 (노동당 정책위 의장)
- 발제: 김상철 (노동당 연구위원)
- 토론: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박상길 (공공운수노조 버스협의회 서경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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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022058175&code=990100
[목수정의 파리통신]대중교통의 혁명 - 자유, 평등 그리고 무료! (경향,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2014-01-02 20:58:17)
매년 12월31일 오후 5시가 되면 파리 시내 모든 대중교통은 무료로 운행된다. 다음날 정오까지.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연말파티를 즐기는 시민들에게 파리교통공사가 제공하는 애교스러운 서비스다. 지하철은 밤새 흥청거리는 사람들을 무료로 실어 나른다. 백야축제를 하는 날 밤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축제니까, 우리도 시민들 기분 좀 맞춰줄까? 하면서 공공서비스가 시민들에게 내놓는 선물이다. 갑자기 이동의 자유가 확대될 때, 사람들의 머릿속을 스쳐 가는 생각은 “이 무한한 해방감을 매일 누릴 수는 없을까?”이다. 이동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은 의식과 행동반경을 확장하는 해방의 행위임에 분명하다. 아직까지 한국의 진보진영이 외쳐보지 못했던 구호. ‘무상 대중교통’의 꿈을 실현해가는 도시들이 프랑스에서 늘어가고 있다.
“자유, 평등, 무료.” ‘박애’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보다 구체적이고 직설적인 구호 ‘무료’를 박아 넣은 깃발을 프랑스 남부 도시 오바뉴의 모든 버스들이 달고 달린다. 오바뉴의 모든 버스노선은 4년 전부터 무료로 운행되기 때문이다. 이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긴 사람은 공산당 출신의 시장 다니엘 퐁텐이다. 2008년 시장으로 재선된 퐁텐은 무상 대중교통 프로젝트에 바로 착수했고, 4년이 지난 지금, 이 도전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통비 부담이 없어진 사람들은 당연히 더 자주 외출하고, 친구 집을 오가며, 인근 도시들과의 교류도 활발해졌다. 인근 도시에서 부러움을 사면서 도시의 인구도 늘어났다.
그렇다면 이 대중교통 수단의 운영비를 지급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9인 이상의 직원을 가진 기업주들이 내는 교통세이다. 버스 승객의 55%가 학교나 직장에 가기 위해 매일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며, 25세 이하의 승객이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기업을 돌아가게 하기 위한 직접적인 인력, 혹은 미래의 인력들을 위한 비용이므로 조세저항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매표와 검표를 위한 시스템, 이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인건비가 사라졌으므로 당연히 대중교통운영의 비용 자체가 상당한 폭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25년간 오바뉴에서 버스 운전을 했던 장루이는 버스가 무료가 된 후 더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이용하게 된 것은 분명하지만, 우려했던 버스의 시급한 낙후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힌다. 반면, 승객들이 훨씬 더 느긋하고 편안해지면서, 자신 또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운행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노동조건도 향상되었다고 증언한다.
현재 프랑스에는 오바뉴뿐 아니라, 샤토후, 콤피에느 등 총 24개 도시가 무료 대중교통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벨기에, 스페인 등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대중교통을 무료화하는 도시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 이유 중에는 ‘이동의 권리에 대한 보장’ 차원에서뿐 아니라, ‘환경 보호’(무료 대중교통이 등장하면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 외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시장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면서 구매력 확대, 시장 활성화와 같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도 포함된다.
2013년 1월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은 모든 대중교통이 무료로 운영되는 유럽 최초의 수도로 탄생했다. 언젠가는 파리의 대중교통도 무료가 될 날이 올 것인가? 바로 이러한 꿈을 목표로 하는 시민운동 조직 ‘유료 대중교통 폐지 조직’이 2000년도에 파리에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요금 제로 = 무임승차 제로’를 슬로건으로 하고, 시민들의 이동의 자유를 극대화할 것을 주장한다. 비록 2014년 1월부터 파리 인근 수도권의 대중교통 요금이 3% 인상된다고 파리교통공사는 정반대의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해 나가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어난다면, 아름다운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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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3.sbs.co.kr/news/newsEndPage.do?news_id=N1002037211
프랑스의 작은 도시 '무료 대중교통 정책' 시행…효과는? (SBS, 서경채 기자, 2013.10.20)
대중교통 요금이 날로 인상되는 시대에 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도시가 있습니다. 프랑스 중부의 작은 도시 샤토후는 12년 전인 2001년부터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시내 버스를 타는데 승차권을 내는 승객도 교통카드를 찍는 승객도 없습니다. 외부에서 온 사람도 무료이고, 노약자와 장애인들이 타는 전용 버스도 역시 요금을 받지 않습니다. 소도시 특유의 좁은 도로와 주차난도 무료 버스 덕분에 많이 해결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이 정책을 시행한 이후 시내에 올 일이 있으면 자가용보다는 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회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동인구가 많아졌다는 건 도시가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무료 교통망이 시 외곽까지 연장되면서 도시로 편입되는 시골 마을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료 이용을 위해 세금을 더 받는 것도 아닙니다. 버스표 판매, 검표 인력과 매표기 등을 없애 비용을 절약하고, 9인 이상 고용한 회사에게 분담금을 걷어 예산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샤토후에서 시작된 무료 대중교통 정책은 프랑스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고 현재 20개 도시가 이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http://w3.sbs.co.kr/news/newsEndPage.do?news_id=N1002037937
프랑스 '무료 버스' 도시…확 달라진 도로 (SBS, 서경채 기자, 2013.10.21)
<앵커> 프랑스에는 버스가 공짜인 도시가 있는데요. 세금이 더 는 것도 아닌데 주차 문자가 해결되고 도시도 활성화됐습니다. 어떤 방법인지 서경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프랑스 중부 도시 샤토후입니다. 버스 정류장엔 남녀노소 승객들로 붐빕니다. 특이한 건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는데 승차권도 교통카드도 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노약자와 장애인 전용버스 역시 공짜입니다. 12년 전 시작한 무료 대중교통 정책 덕분입니다.
[앙드레/승객 : 이동수단을 바꿨습니다. 시내에 올 일이 있으면 전보다 더 자주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좁은 도로와 주차난도 무료 버스 도입 후 많이 해결됐습니다.
[도미니크/시민 : 자동차를 타고 올 필요가 없어요. 주차하기가 항상 쉽지 않거든요.]
도심 진입이 쉬어지면서 1인당 연간 버스 이용횟수는 버스비가 유료였을 때보다 3배 많아졌고 전국 평균도 크게 앞질렀습니다. 무료 교통망이 시 외곽까지 연장되면서 올해 3개 마을이 도시로 편입됐습니다.
[폴 플뤼비오/샤토후 부시장 : 도시는 15개 마을에 인구는 7만 6천 명입니다. 결과적으로 전보다 도시가 활성화됐습니다.]
공짜로 버스를 탄다고 세금 부담이 는 것도 아닙니다. 버스표 판매 인력과 매표기 등을 없애 비용을 줄이고 9인 이상 고용한 회사에게 분담금을 걷어 예산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시작된 무료 대중교통 정책은 프랑스 중소도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20개 도시가 이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버스요금만으로는 운행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시대에 요금 인상보다는 무료화라는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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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laborparty.kr/index.php?mid=rzine_sisa&document_srl=830828&listStyle=viewer&page=17
기본소득 이야기④ 생태적인 기본소득 재구성: 무상대중교통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 권문석 [노동당 기본소득위원회(준), 정책위, 2012-09-14)
인간의 사회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와 동력 생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이런 접근은 석유 등의 화석연료에 관한 문제의식으로 발전한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인간의 생활을 구성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여러 답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많은 사람이 핵발전을 반대한다. 대재앙의 우려, 안정성 미비, 비효율 등 여러 반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핵발전 자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는 그 정점이었고, 언제나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야 대책을 세우는 주류정치집단 역시 다른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핵발전을 반대하며 탈핵(脫核)을 주장했던 좌파에게, 후쿠시마 사고는 탈핵의 구체적 길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인간의 사회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와 동력 생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이런 접근은 석유 등의 화석연료에 관한 문제의식으로 발전한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인간의 생활을 구성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여러 답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다.
미래는 지금 이 순간 쟁취해야
석유 등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탈핵을 실현하기 위해선, 미래사회를 지금 이 순간 쟁취하는 싸움이 필요하다. 그 답은 ‘지금보다 덜 일하고, 더 많이 쉬고, 에너지를 덜 쓰는 생활’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사회에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구체적 그림과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 중 하나가 그런 생활(또는 사회)의 조건을 만드는 강제적 이행 조치다. 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한 후에 자가용 승용차 사용을 규제한다면 어떨까? 서울 4대문으로 진입하는 자가용 승용차에 무조건 1만 원의 통행료를 걷으면 어떨까? 기름값과 전기세를 왕창 올리면 어떨까? 여러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 무상대중교통이다(참고로 무상대중교통에 대해서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내에서 대체로 합의가 이뤄졌다.).
기본소득 재원 중 일부였던 생태(환경)세를 생태기본소득으로
굳이 교토의정서를 언급하지 않아도, 한국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나라이며 에너지를 과도하게 많이 쓰는 사회다. 이 추세로 가다가는 미국의 중산층처럼 에너지를 펑펑 쓰는 나라가 될 것이다.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을 만든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대표는 현재의 환경 관련 세금을 통폐합해 생태(환경)세로 단일화하고, OECD 수준인 5%(GDP 대비)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생태세를 이 정도로 부과하면 석유 등의 화석연료에 대한 간접세 방식의 과세가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자연스럽게 물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알려진 것처럼, 간접세는 소득(또는 자산)이 적은 사람들에게 큰 부담이다. 그래서 다른 방식의 기본소득 구상을 하기 시작했는데, 생태기본소득이란 이름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일정한 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액수가 너무 적어 기본소득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외국의 정치적 아이디어가 큰 영감을 제공했다.
생태기본소득에서 무상대중교통으로
과거, 영국의 켄 리빙스턴(노동당 소속) 런던 시장이 시장선거 당시 무상대중교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결과적으로 리빙스턴은 무상대중교통을 실현하지 못했고, 일시적인 교통요금 인하에 그쳤다. 그러나 무상대중교통이란 아이디어는 생태기본소득의 효율적 변용을 가능케 한다. 생태기본소득 실현을 위한 재원으로 생태(환경)세를 강력하게 부과해, 그 재원으로 무상대중교통을 실시하는 것이다. 무상대중교통이 현실화되려면 서울메트로 등의 완전 공영화, 민영 버스회사들의 공영화 등이 1차적으로 필요하다. 2차적으로 현재의 대중교통요금을 계산해야 한다. 3차적으로 이를 지속해서 추진하기 위한 안정적 기금 조성과 확대가 필요하다. 4차적으로 도보와 자전거 중심의 도로 건설, 대중교통 전용도로 건설 등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
무상대중교통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다음과 같다. 만 13세에서 64세(65세 이상은 무료)의 인구는 4천만 명이 조금 넘는다. 서울을 기준으로 일주일에 10회 정도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다. 대중교통 1회 이용할 때 발생 비용을 1,000원으로 평균한다. 1년은 52주이니, 이를 모두 곱하면 다음과 같다. 40,000,000명 × 10,000원 × 52주 = 20조 8천억 원
현재 환경 관련 세금은 GDP 대비 1% 수준이다. 이 세금을 생태(환경)세로 단일화하고 OECD 수준인 GDP 대비 5% 수준까지 올리면 1년에 총 58조 원 정도의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하철(통근전철 포함)과 버스(시외ㆍ고속버스를 제외한 간선, 지선, 순환, 마을, 광역 등의 모든 버스) 회사의 공영화 비용, 안정적 기금 조성 등의 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여러 연구용역의 결과에 따르면, 자가용 승용차 배기량 등의 기준에 따라 환경부담금을 차등부과하면(이 세금을 탄소세라 해보자) 연간 1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지금까지 환경 관련 세금은 도로 건설, 자동차 및 정유 회사 지원 등에 쓰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엄격히 규제하는 조치 역시 동반돼야 한다. 환경에 대해서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탄소거래제도는 탄소시장 형성 덕분에 발생한 수입을 거대 자본 중심으로만 분배하는 효과가 있지만, 생태세를 정부의 수입으로 삼아서 무상대중교통 등의 기본소득 재원으로 쓴다면 전체 국민에게 배분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이동권 보장
무상대중교통은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친환경적 교통 체계를 수립하는 데 필요하다. 특히, (어떤 에너지원을 사용하든) 자가용 승용차 중심의 교통 체계는 커다란 문제점과 한계가 있다. 무상대중교통은 ‘모든 국민의 발’인 대중교통에서 상업성을 배제해 더욱 안전한 교통 체계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접근성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기존 교통체계의 낭비적ㆍ반(反)환경적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무상대중교통은 탄소세 등의 생태세 도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르다. 탄소세는 지구 온난화 방지라는 환경적 목적에서 화석 연료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에 부과하는 간접세이며, 탄소세 도입을 위해서는 자본이 그 비용을 제품 가격에 떠넘기는 것을 근본적으로 제어하는 장치가 동시에 필요하다. 그 방안 중 하나가 무상대중교통이다. 또한, 무상대중교통은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친환경적 교통 체계를 수립한다는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르다. 한편, 장기적으로 보면 무상대중교통의 재원이 지속해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자가용 승용차에 대한 과도한 세 부담은 석유 사용량을 줄일 것이며 동시에 재원 역시 감소한다. 기금 마련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또 다른 이유다.
 
2012년 대선 김순자 후보의 공약 2: 생태세를 재원으로 하는 무상대중교통
- 생태세를 재원으로 하는 무상대중교통 도입과 점진적 확대
;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정치적 과제로 무상대중교통 계획 수립
;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 모든 국민의 발인 대중교통을 더 싸게, 더 나아가 무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로드맵 수립
; 산간, 도서 지역부터 시작해 버스 등의 대중교통 체계 수립
; 모든 버스, 지하철, 전철 등을 무상대중교통화: 서울메트로, 민영 버스회사 등의 완전 공영화 ->
탄소세로 무상대중교통 기금 마련 -> 도보와 자전거 중심의 도로 건설, 대중교통 전용도로 확충
- 무상대중교통 재원은 연간 총 20조 8천억 원
; 만 13세에서 64세의 인구는 4천만 명
; 서울을 기준으로 1인당 10회 정도 버스와 지하철 이용
; 20조 8천억 원 = 4천만 명 × 1만 원(1주일 교통비) × 52주(1년)
; 환경 및 에너지 관련 세제 통폐합하고 생태세로 단일화하며 GDP 대비 4%까지 확대한다. 연간 40조 원의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 지하철(통근전철 포함)과 버스(시외ㆍ고속버스를 제외한 간선, 지선, 순환, 마을, 광역 등의 모든 버스) 회사의 공영화 비용, 안정적 기금 조성 등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여러 연구용역의 결과에 따르면, 자가용 승용차 배기량 등의 기준에 따라 환경부담금을 차등부과하면 연간 1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지금까지 환경 관련 세금은 도로 건설, 자동차 및 정유 회사 지원 등에 쓰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엄격히 규제하는 조치를 동반한다.
환경에 대해서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탄소거래제도는 탄소시장 형성 덕분에 발생한 수입을 거대 자본 중심으로만 분배하는 효과가 있지만, 생태세를 정부의 수입으로 삼아서 생태친화적 농업인프라 및 무상대중교통 등의 재원으로 쓴다면 전체 국민에게 배분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 버스, 지하철, 택시를 완전공영제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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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사회당 정책 제안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모두에게 깨끗하고 편한 서울 (환경, 교통 정책)
가. 서울시 대중교통 현행 제도
1) 서울 버스
- 서울을 운행하는 버스는 총 4가지 종류(간선, 지선, 순환, 마을버스)로 나뉘어지고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광역버스가 별도로 있음.
- 버스요금은 초등학생, 청소년, 일반으로 나뉘어져 차등적용됨. 초등학생은 만 7세부터 12세까지, 청소년은 만 13세부터 18세까지이고 그 이외에는 모두 일반요금이 적용됨.
- 만 65세 이상 노인과 1급부터 5급의 장애인, 그리고 국가유공자는 무료임.
-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서울ㆍ수도권, 부산시와 인천시에서 교통카드를 사용하여 환승할 경우에는 요금이 할인되고 있음.
- 환승할인은 최대 4회까지 적용됨. 10km 이내에서는 환승이 무료이지만, 10km 초과 시에는 매 5km마다 100원이 가산됨.
2) 서울 지하철
- 지하철의 경우에는 서울을 운행하는 지하철과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지하철, 그리고 천안까지 운행되는 지하철 등이 있음.
- 지하철 요금은 어른, 학생ㆍ청소년, 어린이로 나뉘어져 차등 적용됨. 단 1회용 교통카드를 이용할 경우에는 어른과 어린이로 나뉘어짐. 어린이는 만 36개월 이상부터 만 6세까지, 학생ㆍ청소년은 만 7세부터 18세까지이고 그 이외에는 모두 어른요금이 적용됨.
- 만 65세 이상 노인과 1급부터 5급의 장애인, 그리고 국가유공자는 무료임.
- 교통카드를 사용할 경우 요금이 할인되고 있으며, 이용거리에 따라 요금이 차등 적용됨.
나. 정책제안
1) 핵심제안
“버스·지하철 완전공영제 및 무료화”
- 서울 시민들이 버스와 지하철을 무상으로 이용한다.
- 2013년에는 수도권 지방자치 단체와 협의하여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다.
2) 추가제안
가) 사람과 자전거 중심 대중교통 중심의 도로체계 구축
나) 북한산 케이블카 전면 백지화
다. 정책 제안 해설
1) 버스·지하철 완전공영제 및 무료화
- 대중교통 무료화는 두 가지 근거에서 정당화할 수 있다. 하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이동권의 보장이며, 다른 하나는 친환경적 교통 체제의 수립이다.
- 현대 사회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체제의 수립과 운영은 긴급하고도 필수적인 일이다. 특히 자가용 승용차 중심의 체제는 커다란 문제점과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때 대중교통의 무료화는 첫째 상업성을 배제함으로써 더욱 안전한 교통 체제를 만들 수 있고, 둘째 대중교통 접근성을 확대함으로써 이용을 확대하여 기존 교통 체제의 낭비적, 반환경적 성격을 제어할 수 있고, 셋째 이를 위해 신설되는 탄소세와 탄소세 개념에 입각한 환경부담금 등 환경세의 도입 경험을 통해 향후 대안적 체제의 요소를 경험할 수 있게 할 것이다.
2) 사람과 자전거 중심 대중교통 중심의 도로체계 구축
- 종로를 24시간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 전용도로로 시범 운영
- 자전거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공공자전거를 도입하여 대중교통과의 연계망 확보
3) 북한산 케이블카 전면 백지화
- 환경부에 의하면 설악산국립공원, 지리산국립공원, 북한산국립공원,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9개 국립공원에 인접한 15개 지자체가 케이블카 사업을 검토·추진 중임
- 반면 국립공원제도를 만든 미국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가 한 곳도 없음. 일본에서는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 코마가타게 케이블카, 고츠토야 국립공원 케이블카 등이 폐지되는 등 국립공원 케이블카는 몰락하는 산업임.
- 국립공원의 생태적 가치를 보존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기 위해 케이블카 설치 계획은 전면 백지화되어야 함.
라. 예산 책정과 재원
1) 예산 책정
- 버스와 지하철을 한 주에 평균적으로 10회 이용함.
- 통계청 자료(2009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3세부터 18세까지는 792,954명임. 만 19세부터 64세까지는 7,241,659명임.
- 2009년 12월 기준에 따라 서울시에서 버스ㆍ지하철 무상 이용을 실시할 경우 매년 소요될 예산은 다음과 같음. (792,954명*720원*4주*12개월) + (7,241,659명*900원*4주*12개월) = 340,244,159,040원임.
- 서울시에 거주하는 인구수가 전체 인구수의 20.1%에 해당하므로, 전체 예산은 다음과 같음. (340,244,159,040원*5) = 1,701,220,795,200원임.
2) 재원
- 탄소세의 개념에 입각한 자가용 승용차에 배기량 등 기준에 따라 차등부과하는 환경부담금 인상으로 버스ㆍ지하철 무상 이용에 소요될 예산을 마련함.
- 탄소세 가능 추정치는 약 10조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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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9 21:09 2014/03/1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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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좌파, 토니 벤을 추모하며 (서영표,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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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표 교수가 토니 벤의 삶을 잘 정리하였다. 물론 토니 벤을 추모하면서 그가 얘기하고 싶었던 바도 있다. 자신이 서영표 교수가 얘기하는 '좌파 정치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러한 평가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어쩌면 이제는 토니 벤을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홉스봄, 홀, 그리고 벤이 떠나감은 이미 오래전에 막을 내린 한 세대의 종식을 완결짓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를 변혁하려고 했던 운동의 하나의 순환은 지적으로는 이미 끝났지만 생물학적으로도 종식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주의 운동의 순환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지만 한국의 진보운동을 돌아보면 암담하다. 스스로 토니 벤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몇몇 좌파 정치인들이 결국에는 토니 블레어를 베끼려 한 것에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토니 벤이 되고 싶었지만, 그리고 토니 벤을 이상으로 생각했지만 그들의 실천은 블레어 추종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블레어가 가진 권력을 가질 수 없었다.
 
결국은 토니 벤이 했던 좌파적 비판의 목소리도 낼 수 없게 되었고 블레어처럼 권력을 가질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여전히 블레어처럼 행동하면서 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희망은 없다. 실천 속에서 우리 시대 토니 벤이 출현해야 하고, 우리 시대 스튜어트 홀이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벤과 홀은 거대한 대중운동의 출현 속에서만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나저나 나에게 토니 벤은 무엇이었나? 켄 리빙스턴과 함께 그들의 당내 투쟁이 승리하지 못했던 걸 안타까워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한국의 상황은 또 다르기에... 한국에서의 벤은 어떻게 출현할 수 있을까? 거대한 대중운동의 출현과 동시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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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heguardian.com/politics/2014/mar/14/tony-benn-obituary
Tony Benn obituary
Veteran leftwing Labour politician who went from being 'the most dangerous man in Britain' to a national radical treasure
Brian Brivati, The Guardian, Friday 14 March 2014 07.32 G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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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edian.org/archive/68147
영원한 좌파, 토니 벤을 추모하며 (레디앙, 서영표 제주대 교수 / 2014년 3월 18일, 9:51 AM)
[기고] 그들의 시대는 끝났다. 새로운 그들을 기다리며
벤은 이 단기 20세기의 후반기 영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신좌파운동의 한 가운데 서 있었던 사람이다. 벤은 제국주의의 잔재, 급격한 경제적 쇠퇴와 좌파와 우파의 격렬한 투쟁, 1979년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 정부 등장 이후 추진된 신자유주의적 드라이브에 의한 전후 역사적 타협의 붕괴와 사회적 혼란으로 점철된 시대를 일관된 정치적 좌파로 견뎌낸 사람이었다.
그는 유력한 자유당 정치인(나중에는 노동당)의 아들로 태어나 순탄하게 정치적 경력을 시작했지만 서서히 좌경화되었다. 자신의 정치적 경험 속에서 비민주적인 엘리트 정치와 자본의 힘을 보게 된 것이다. 그의 동시대 좌파들이 마르크스와 트로츠키를 통해 사회주의자가 되었다면, 그래서 매우 경직된 이론적 사회주의자들이었다면, 그는 실천을 통해 좌파가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일관된 좌파이면서도 경직되지 않을 수 있었다.
우파는 벤을 트로츠키주의자로 몰았고 완고한 동유럽식 사회주의 신봉자로 낙인찍었지만 벤과 리빙스턴이 공유하고 있었던 사회주의는 교과서에 있는 ‘완결된 형식을 갖춘 사회주의’가 아니라 계속 살아 움직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물로서의 정치’를 현실적응의 구실로 삼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벤은 결코 현실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이유로 사회주의자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버리지 않았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말하면서 1973년에 제시된 사회주의 공약을 배신했던 윌슨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이미 공식화된 마르크스주의를 잣대로 현실을 재단하려 했던 완고한 마르크스주의자들과 달리 역사 속에서 현실을 견뎌냈고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사회주의운동의 동력을 찾으려 했던 윌리엄스처럼 벤은 전사회적인 우경화와 지적 상대주의에 경도된 좌파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여기’의 정치적 현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벤은 20살에 조종사로 2차 대전에 참전했다. 전쟁에서 그는 형 마이클을 잃는다. 그 후 1950년 브리스톨에서 최연소 의원으로 선출되어 하원에 진출한다. 이 시절 벤의 정치적 입장은 노동당 내 중도 또는 연성좌파(soft left)였다. 
당시 노동당 내 좌파는 나이 베반(Aneurin Bevan)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베반은 광부출신으로 노동당의 대표적 정치인이 되었으며 1945년 구성된 클레멘트 애틀리(Clement Atlee)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에서 보건부 장관이 된다. 그때 그가 정치생명을 걸고 도입한 것이 전국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였다. 그래서 그 시절 좌파는 베반주의자(Bevanite)로 불린다. 베반주의는 노동당 내 강성좌파를 형성하면서도 법의 테두리를 지키려는 헌정주의에 충실했다. 그리고 1960년대 좌파 정치의 부흥을 불러오는 ‘밑으로부터의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는 위로부터의 사회개혁을 주장하는 인물이었다. 좌파였지만 벤이 평생 견지했던 ‘민주적’ 사회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젊은 벤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된다. 1960년 2차 대전 중에 남작의 작위를 받았던 아버지가 사망함으로써 귀족의 작위를 계승하게 된 것이다. 벤은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법적인 투쟁을 전개한다. 그의 투쟁은 1963년 제정된 작위를 포기할 수 있도록 허용한 법안을 통해 성공한다. 벤은 최초로 작위를 버린 귀족이 된 것이다. 이러한 벤의 선택은 아직 사회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급진적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있었던 젊은 정치인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벤의 정치적 전성기는 70-80년대였다. 베반주의를 잇는 벤주의(Bennism)가 노동당의 좌파블록을 의미하게 되었던 것이 바로 이 시기였다. 벤은 노동자 민주주의의 대변자였고 노동당을 의원단을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들이 아닌 당원의 의사에 따라 이끌자는 당 민주화 운동의 최선두에 있었다. 노동자운동을 넘어선 다양한 신사회운동의 힘을 정치의 토대로 생각했던 신좌파이기도 했다. 그리고 비민주적이고 자본의 논리에 충실한 공동시장 정책이었던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1960년대 말에 시작되어 1970년대 초 절정에 이른 현장 노동자들의 좌경화와 지역의 사회운동으로부터 새로운 동력을 얻은 노동당 지구당의 좌경화는 벤에게 기회를 가져다준다. 1970년 노동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아간 에드워드 히스(Edward Heath)의 보수당 정부가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드라이브는 노동자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혀 좌초했고 이 과정은 노동당을 더욱 왼쪽으로 밀고 간다.
비록 안정적이지는 않았지만 과반을 넘긴 노동당은 1974년 윌슨의 두 번째 정부를 구성하게 되는데 이때 제시된 노동당 강령(1973년의 The Labour Programme)은 사회주의적 색채가 짙었고 이것을 내각에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벤이었다.
벤은 이 내각에서 산업부 장관이 된다. 이 시절 벤은 경제위기 속에 도산하는 기업을 노동자가 인수하여 노동자통제 기업으로 전환하는데 관심을 갖는다. 벤은 동시에 유럽공동체 참여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반대 캠페인을 전개한다. 국민투표의 결과는 공동체에 남는 것이었고 이 결과는 벤에게 정치적 타격을 준다.
1976년 통화위기가 IMF에게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것으로 귀결되면서 벤은 더 이상 내각에 머물 수 없었다. 이시기 벤이 당내에서 공론화시키려 했던 것이 ‘대안적 경제 전략’이었다. 벤은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었지만 의원단과 당지도부와는 등을 돌리게 된다.
정치적 이력에서 중대한 계기는 1981년에 찾아온다. 노동당이 분열의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다른 말로 하면 당 내 좌파의 도전이 거셀 때마다 당 지도부는 중도 좌파(soft left)로부터 당 대표를 선택함으로써 좌파의 도전을 무마시켰다. 윌슨이 그러한 경우였고, 당이 가장 큰 혼란에 빠져 있던 1980년에 당수가 되었던 마이클 풋(Michael Foot)도 그런 선택이었다. 풋은 반전운동으로 잘 알려진 좌파였다. 역사 속에서 반복되었던 수둔은 강경좌파와 중도좌파가 분리됨으로써 좌파블록의 힘이 약화되고 당지도부는 자신들의 우경적 노선을 지켜내는 것이었다.
풋이 당수가 된 후 부당수 선거가 이어졌다. 풋과 당 지도부는 우파였던 데니스 힐리(Denis Healey)를 부대표로 낙점한다. 풋은 당의 통합을 위해 힐리를 지지하라고 벤에게 종용한다. 하지만 벤은 거부한다. 힐리와 벤의 대결은 0.4%라는 근소한 차이로 힐의 승리로 끝났다.
연성좌파(트리뷴 그룹)의 지지를 기대했던 벤에게 돌아온 것은 그들의 조직적인 보이콧이었였다. 벤의 부당수 도전 좌절은 우파의 대대적인 좌파에 대한 마녀사냥과 민주주의의 후퇴로 귀결된다. 형식적으로는 노조의 블록투표를 약화시키고 당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의 외양을 띠었지만 그동안 노동당을 움직였던 조직화된 좌익분파들의 영향력을 무력화시키고 당대표 주변으로 권력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것이 당의 현대화(modernisation)전략이었다. 노동조합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지구당을 근거로 한 활동가들을 무력화시키며, 전국 집행위원회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것이 그 골자였다. 원내 노동당, 특히 당수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로 변화를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마녀사냥이 전개되었다. 당내 좌파의 대표였던 토니 벤은 정치적 힘을 상실했고 트로츠키주의자 의원 4명은 출당되었다. 이제 분란은 사라졌다. 하지만 당 내의 민주주의와 활기는 사라졌다.
그리고 1994년 당수가 된 토니 블레어는 당 강령 4조를 폐지해 버렸다. 그것은 생산, 분배, 교환 수단의 공공소유(common ownership)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현대화 전략의 정점이 바로 신노동당(New Labour) 노선이었다. 벤은 이 과정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었지만 반향은 크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노동당 신좌파의 저항이 신사회운동과 결합하여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전개된 짧은 부흥기가 있었다. 하지만 ‘철의 여인’ 대처는 이 도전마저도 광역시의회 폐지라는 강수로 돌파한다. 그리고 토니 블레어의 신노동당 정부는 대처주의의 품안으로 투항한다.
벤은 2001년 은퇴한다. 그는 50년 동안 노동당 의원직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중 반은 노동당 내 좌파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의 정치 경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3년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반전운동이 출현하고 벤은 그 선두에 선다. 그는 ‘전쟁을 멈춰라 연맹’(Stop the War Coalition)의 의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며 반전과 평화운동에 헌신한다. 하지만 짐작컨대 생의 마지막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처의 시장-자유주의를 사람들의 일상과 의식 속으로 밀어 넣어 뿌리 내리게 한 것은 노동당이었다. 다시 마르크스를 꺼내어 그의 주장을 곱씹었던 홉스봄에게 이러한 현실은 무엇을 의미했을까? 좌파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대처주의의 힘을 통찰했던 홀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그리고 벤은?
벤은 아버지의 귀족 작위를 거부하기 위해 법적 투쟁을 벌였고, 왕정폐지론자였으며 내각에 참여하고서도 끝까지 좌파의 정치적 신념을 버리지 않았던 거의 유일한 노동당 좌파 정치인이었다. 
그를 싫어했던 보수주의자들과 그들의 입이었던 타블로이드신문에게는 정신 나간 좌파(looney left)였지만 2007년 BBC의 여론 조사에서 그의 정치적 적수였던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를 제치고 영국(United Kingdom)의 ‘정치적 영웅’(political hero)에서 1위를 차지한 유명인사였다.
어쩌면 홉스봄, 홀, 그리고 벤이 떠나감은 이미 오래전에 막을 내린 한 세대의 종식을 완결짓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를 변혁하려고 했던 운동의 하나의 순환은 지적으로는 이미 끝났지만 생물학적으로도 종식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순환은 또 다른 시작을 내포한다. 홉스봄과 홀, 그리고 벤이 동시대 신좌파와 신사회운동과 공감했던 탈자본주의적 정치의 새로운 전망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주체로 또 다른 순환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주의 운동의 순환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지만 한국의 진보운동을 돌아보면 암담하다. 스스로 토니 벤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몇몇 좌파 정치인들이 결국에는 토니 블레어를 베끼려 한 것에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토니 벤이 되고 싶었지만, 그리고 토니 벤을 이상으로 생각했지만 그들의 실천은 블레어 추종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블레어가 가진 권력을 가질 수 없었다.
결국은 토니 벤이 했던 좌파적 비판의 목소리도 낼 수 없게 되었고 블레어처럼 권력을 가질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여전히 블레어처럼 행동하면서 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희망은 없다. 실천 속에서 우리 시대 토니 벤이 출현해야 하고, 우리 시대 스튜어트 홀이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벤과 홀은 거대한 대중운동의 출현 속에서만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스타 정치인과 이론가는 밑으로부터의 거대한 운동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럴 때에만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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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9 00:17 2014/03/1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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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 남태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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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23356.html
선거로 세상을 바꿀 순 없다 (한겨레, 허미경 기자, 2014.02.09 21:42)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 남태현 지음 | 창비·1만5000원
이 책에는 ‘선거 만능주의의 함정’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정치는 누가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문답에서 시작한 지은이가 책 밑바탕에서 제기하는 물음은 이렇게 요약된다. 우리는 민주체제에 살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풀면, 5년마다 대통령을, 4년마다 국회의원을 뽑는 나라의 주인인 ‘민’(대중, 인민)으로서 ‘나’의 ‘소중한 한 표’, 그 민의는 우리가 살고 있다는 이 민주체제에서 정말로,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가?
미국 솔즈베리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있는 남태현씨의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오늘날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채택한 민주정치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민의를 선거로 드러내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통치한다”는 데 있다. “민주주의는 드러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민의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여당 후보는 36.6%의 표를 얻어, 각각 28%, 27%를 얻은 야당의 김영삼,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됐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55%를 얻고도 패배했다는 탄식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달리 보면 선거제도 그 자체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대선이,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결선에서 재대결하는 방식이었다면 결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노태우·김영삼 결선에서 김대중 지지자들이 김영삼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보수당의 자크 시라크 후보는 19.9%를 얻어 극우파 장마리 르펜(16.9%)과 사회당 리오넬 조스팽(16.2%)을 미미하게 앞섰지만, 시라크와 르펜이 맞선 결선에서 사회당을 비롯한 좌파 정당 지지자들이 보수당을 지지함으로써 시라크가 82.2% 대 17.8%로 압승했다.
민의가 무엇이건 그것을 선거로 드러내는 것이 민주체제의 핵심이다. 87년 대선 결과는 다수(55%)의 민의가 그 민의를 드러내기 위한 도구인 선거제도로 말미암아 드러나지 못하고 좌절을 겪은 사례다. 지은이는 대선뿐 아니라, 한국의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득표율과 의석수가 비례하기보다는 한 선거구에서 1위 후보만이 이기는 승자 독식 체제인 탓에 소수 정당들의 국회 진출을 가로막고 있음을 적시하면서, 이런 점에서 “선거로 민의를 드러낸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정은 어찌 보면 살짝 코미디인 셈”이라고 말한다.
대의제가 민의 왜곡할 때 많아 
다양한 정치참여 제도화 필요 
대중의 직접행동이 정치 개혁
 
요컨대 우리는 ‘제한된 민주’ 체제에 살고 있다. 현행 대의제도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더욱이 2012년 대선에서 국가정보원과 국가보훈처 등의 불법 개입은 자유롭고 경쟁적이며 공정한 선거라는 민주주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음으로써 민주체제 그 자체를 뒤흔든 사건이라고 지은이는 본다. “그런 제한된 민주체제 아래서는 민중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독재체제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그렇기에 민주주의, 곧 민의 지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선거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정치참여를 제도로써 보장해야 한다. 민에게 선거 외 다른 경로의 정치참여를 막아버리면, 이는 선거 외의 더 효과적인 기제(돈, 조직, 사상)를 가진 힘센 이들의 편을 들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한국에서 정치참여를 막는 큰 걸림돌로 국가보안법과 집시법을 예로 든다. “자본주의로부터의 해방”을 소명으로 밝히고 있는 프랑스 공산당도, 2012년 선거에서 6.2% 득표를 한 일본 공산당도 한국에 있었다면, 2008년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2012년 노동해방실천연대가 줄줄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철퇴를 맞았듯이, 감옥행이었을 것이라고 지은이는 야유한다. 또한 헌법은 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지만, 현행 집시법은 시위를 하려는 민이 정부의 허락을 구해야 할 뿐 아니라 그마저도 해가 지면(일몰 후 일출 때까지) 그 자유를 아예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지은이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한 경로일 뿐이며, 민주주의의 발전, 정치의 발전은 직접행동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1987년 6월항쟁, 1960년 4·19혁명으로 독재체제를 밀어낸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현대사가 보여주듯, 세상을 바꾼 것은 시위, 집회, 의견 공표 같은 직접적인 정치참여, 직접행동이었다.
책은 한국의 민주체제 아래서 돈(삼성 이건희 회장)과 종교(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한기총)가 어떻게 ‘숨은 정치’를 하면서 나의 한 표, 1인 1표 원칙을 깨는지를 드러내는 한편으로, 미국과 유럽, 아프간, 이스라엘의 주요 정치 사건을 훑으면서 민주주의와 정치가 어떻게 왜곡되거나 발전하는지를 알려준다.
지은이는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곤 그걸로 끝, “지금 체제를 그냥 소비하며 사는 개인의 선택은 건전한 정치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곤란하다”고 말한다. 정치란 정치인이나 힘센 자들의 소유물이 아니라 민의 정치여야 하기 때문이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라는 책 제목은 역설적으로, 수많은 개인이 정치적 무관심을 선택하여, 직접행동, 곧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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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6 21:44 2014/03/1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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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성장과 복지’ 담론 투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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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24365.html
스웨덴의 ‘성장과 복지’ 담론 투쟁의 역사 (한겨레, 안선희 기자, 2014.02.16 19:38)
성장과 사회보장 선순환 전제 속 
사민주의 좌파 “성장 부작용 심각”
우파 “사회보장, 투자 아닌 비용” 

경제성장과 사회보장 사이에서, 옌뉘 안데르손 지음, 박형준 옮김, 책세상·1만9000원.

우리나라에서 스웨덴이란 유럽 북쪽 먼 나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지도 꽤 오래다. 여러 측면의 조명이 있어왔지만, 국내에 ‘복지국가’ 담론이 확산된 뒤에는 복지국가의 모범적 모델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스웨덴 복지국가를 이끌어온 이념은 알려져 있듯 ‘사회민주주의’(사민주의)다. 이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혁명이 아닌 점진적 개혁으로 해소해나가고, 궁극적으로는 자본주의 자체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념이다. 스웨덴은 지금까지 서구에서 사민주의 이념을 가장 잘 구현한 나라로 평가받는다. <경제성장과 사회보장 사이에서>는 스웨덴 사민주의 세력 안에서 두가지 핵심 정책 목표인 ‘경제성장’과 ‘사회보장’의 관계를 둘러싸고 담론의 주도권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정리한 책이다. 스웨덴 사민주의 안의 ‘담론 투쟁의 역사’라고 할 만하다.
‘경제성장’과 ‘사회보장’의 관계는 국내에서 쓰이는 관용적 표현으로 하면 성장과 분배, 성장과 복지의 관계다. 국내에서는 ‘성장과 분배는 상충한다’고 보는 보수적 담론이 강력한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진보진영은 ‘성장과 복지는 보완적이고 선순환한다’는 담론의 확산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책의 논의가 시작되는 스웨덴의 1950년대는 이 후자의 담론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다.
스웨덴 사회민주당(SAP)은 이미 1932년 정권을 잡았고, 이때부터 1976년까지 ‘장기집권’하며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1930년대 정립된 사민당 사회정책 담론은 “사회보장이 곧 경제성장”이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당시 대표적 이론가였던 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은 “사회정책은 생산적 투자이며, 국가 차원의 수익 창출을 지원하기 때문에 사회정책을 비용으로 간주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회정책을 통해 사민당은 스웨덴 전체를 ‘국민의 집’(people’s home)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1950년대에는 국민의 집이 어느 정도 확립됐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여, 이것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강한 사회’ 슬로건이 제시됐다. 지속 성장을 통해 계속 높아지는 국민들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겠다는 것이다. 1930년대부터 이어진 “경제성장은 향상된 사회보장으로 이어지고, 사회보장의 확대는 경제팽창의 전제조건”이라는 전제는 변함이 없었다.
이런 양자의 ‘선순환’ 관계에 도전하는 관점은 1960년대 말 사민주의내 좌파세력으로부터 제기된다. 사회복지사들과 노동조합총연맹(LO, 노총) 소속 경제학자들이 중심이 된 이들은 실제 스웨덴의 현실은 ‘강한 사회’가 그리는 모습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많은 노동자들이 ‘극도로 적은 보수’를 받고 일하고 있었고, 많은 여성, 장애인, 노인이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이들은 “사민주의적 재분배와 복지정책이 계급 차별과 삶의 불안정성을 줄이지 못했다”며 “불행을 안고 태어난 가난한 노동자들이 상당한 규모로 존재하고, 합리화나 기계화 같은 생산의 구조 변화로 인해 무력감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장’ 자체가 삶의 불안정, 소외, 사회적 배제 같은 문제점들을 낳는다고 보았고, 사민당이 사회정책을 성장이라는 목표에 종속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민당은 초기에는 이런 비판을 애써 무시하려 하지만, 1970년대 들어서는 점차 이를 받아들여 당의 이념을 재정립하려고 노력한다. 1972년 나온 당내 보고서는 “경제성장은 진정으로 사람들의 삶을 풍요하게 만들 때만 유용하다. 성장의 비용은 아마도 경제적인 기준으로는 계산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어떤 기준에 의거해서라도 반드시 평가해야 하며, 무엇보다 취약집단들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밝힌다. 1970년대 말까지 사민당은 복지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확대해나갔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 진보와 사회 진보의 선순환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해간다.
같은 기간 당의 다른 한편에서 전혀 다른 방향의 비판이 준비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회보장은 투자가 아니고 비용이다”고 보는 우파적 관점이었다. 오일쇼크 등 1970년대를 덮친 세계적 불황, 이에 따른 스웨덴 경제의 침체라는 배경을 등에 업은 이런 관점은 점차 당내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시작한다. 성장의 우선성이 강조됐고, 민간부문이 생산성의 원동력이며, 공공부문은 비생산적이라는 사고방식, 공공부문을 ‘효율화’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번져나갔다. 결국 1980년대 사민당은 ‘제3의 길’ 노선을 채택한다. 당시 세계적 신자유주의 흐름에 조응하는 이 노선은 1990년대 영국 노동당 등이 추진한 ‘제3의 길’만큼 사민주의적 가치에서 이탈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개인의 해방에 이르는 길로서 정립되었던 사회보장과 연대라는 사민주의적 가치 위에 시장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덧칠했다.” 1990년대 사민당은 다시 전통적 복지국가 이념으로 복귀했지만, 지은이는 1980년대 제3의 길 실험의 그림자는 여전히 사민당 안에 남아 있다고 평가한다.
이 책은 어느새 ‘지상천국’ 이미지로 고착돼 있는 스웨덴 사회가 실제 그 내부에서는 강도 높은 긴장과 갈등을 거치며 복지국가를 유지해나가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경제·사회정책 담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정치투쟁의 과정은 ‘다른 사회’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보편적인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가 스웨덴 출신 연구자답게 외국인이 접하기 힘든 사민당과 노총의 각종 정책보고서와 회의록 등 스웨덴어 1차 자료들을 활용하고 있는 점은 미덕이지만, 스웨덴의 정치사회적 구조나 역사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은 생략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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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6 05:04 2014/03/16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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