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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지 레이코프의 <자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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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서 이 책 서평을 처음 봤을 때는 이것도 봐야 하나 했는데, 옮긴이가 쓴 서평을 보고 오히려 책을 볼 맘이 떨어졌다. 그 이유가 뭘까. <자유전쟁>이 말하고자 하는 함의가 너무 없어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자유전쟁>에서도 예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와 <프레임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비유, 즉 국가를 가정으로 비유하여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과 자애로운 부모 가정 모형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 모형에서 각각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가치관이 기원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구분이 타당한가. 진보주의자라고 해봤자 progressive가 아니라 liberal일 뿐이다.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그 사상적 기반이 되는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사이에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이런 차원에서 프레임 이론 자체는 현안을 분석하는 데 의미가 있겠지만, 그 기반이 되는 가정 모형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진보주의 가치관이 자애로운 부모 가정 모형에서 비롯된다면 좌파와 자유주의자의 가정 모형은 같은가.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더 비슷할 것이다. 레이코프와 같이 인지언어학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한다면, 좀더 엄밀해져야 한다.
 
<자유전쟁>에서 말하고 있듯이 자유, 공정성, 공공성, 평등의 이해는 그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이해될 것이다. 한국에서 이미 자유의 경우에는 뉴라이트와 시장지상주의적 이데올로그들이 공세적으로 치고 나오면서 그 개념히 많이 훼손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 평택의 쌍차 투쟁을 가지고 누군가와 토론을 할 때 물리력으로 저들과 대적할 수도 없고, 가면 갈수록 소위 기동전이라는 게 불가능하게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다면 그람시의 말대로 이 사회에서 진지전으론 자본주의 변혁이 가능할까 의문을 표시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다. 따지고 보면 진지전을 통해서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저들이 순순히 내주지 않을 것이고, 거의 기동전을 방불케 하는 갈등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념 전쟁이라는 것도 그리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다른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선거와 정당을 그나마 의미 있는 교두보로 상정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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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유능한 보수 vs 무능한 진보'를 내세우며 정권을 탈취하는 데 성공한 후,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frame) 이론'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회도서관의 발표를 보면, 17대 국회 때 정치인의 필독서였던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 이어서 최근 나온 <자유 전쟁>도 대출 순위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레이코프와 그의 이론에 관심을 가지는 반면, 그의 핵심 주장에 대한 이해는 깊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의 '프레임 이론'을 일종의 홍보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하는 것은 그 예이다. 레이코프의 책이 화제가 된 지 수년이 되었음에도 정작 민주당 등이 그의 조언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자유 전쟁>뿐만 아니라 레이코프의 책 대부분을 국내에 소개한 나익주 박사가 <프레시안>에 글을 보내왔다. 이 기고에서 나 박사는 <자유 전쟁>의 내용을 한국의 상황과 연결시키면서 레이코프로부터 우리가 정말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꼼꼼히 정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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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절대로 공짜가 아니다!" (프레시안, 나익주 전남대학교 영미문화연구소 연구원, 2009-08-14 오후 5:27:16)
[화제의 책] 조지 레이코프의 <자유 전쟁>
   
'자유'는 얻는 것도 힘들지만 지키기는 더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저서가 있다. 바로 미국 진보 진영의 뛰어난 지성으로 평가 받는 레이코프의 최근 저서 <자유 전쟁(Whose Freedom?)>(나익주 옮김, 프레시안북 펴냄)이다.
 
<자유 전쟁>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이념에 대한 전쟁'이라는 부제가 암시하듯이 미국의 진보와 보수가 '자유'를 두고 벌이는 개념 쟁탈전을 다룬 정치 평론이다. 캘리포니아 대학(버클리) 언어학과의 교수이자 저명한 언어학자 겸 인지과학자인 저자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창시자답게 인지언어학 분야에서 뛰어난 학문적 성과를 내어놓았다. 특히 은유가 본질적으로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 과정의 문제이며 인간의 인지 과정의 많은 부분이 본질상 은유적이라고 주장하는 개념적 은유 이론이 유명하다. 은유가 한 개념(예 : 사랑)을 다른 개념(예 : 불)의 측면에서 이해하는 우리의 사고 기제라고 주장하는 그의 은유 이론은 법과 음악, 신경과학, 수학,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적용되어 왔다.
 
레이코프는 자신의 개념적 이론을 미국의 정치와 미국인의 정치적 사고를 분석하는 데 적용하였다. 그는 국가를 가정으로 이해하는 은유('국가는 가정')가 미국인의 정치적 사고에 깔려 있으며, 미국인의 보수주의적 가치관은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에서 비롯되고 진보주의적 가치관은 '자애로운 부모' 가정 모형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에서는 도덕적 권위인 아버지가 정한 일련의 가치에 자녀들은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반면에 자애로운 가정 모형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등하며 두 사람이 함께 감정이입과 책임감으로 함께 자녀를 양육하면서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주장은 이미 1996년 <도덕의 정치(Moral Politics)>에서 이론적으로 정립되었지만, 인지언어학자들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레이코프가 많은 미국인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0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펴낸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Don't Think of an Elephant!)>가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덕택이다. 이 책에서 그는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 이후 미국의 진보 진영이 잇달아 보수 진영에 패하고 있는 이유가 두 가지 가정 모형에 근거한 프레임 형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프레임 형성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예를 들어, 보수주의자는 '세금 인하'를 '세금 구제' 프레임으로, '상속세'를 '사망세' 프레임으로 재구성하여 '세금은 모든 납세자에게 고통을 주는 해로운 무기와 같은 것'이므로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통해 부시를 비롯한 보수 진영은 자신들은 영웅이며 세금 인하에 반대하는 진보주의자들은 악당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하면서 선거에서 계속 승리를 거두었다. 뒤이어 2006년 펴낸 <프레임 전쟁(Thinking Points)>에서는 공평성과 정의, 평등과 같은 미국의 소중한 진보적 가치들이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본질적인 의미가 훼손당하고 있는 현실을 주지시키면서 진보주의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가치와 원리에 충실한 프레임을 재구성함으로써 이러한 가치의 전통적인 의미를 지켜나갈 수 있다고 조언하였다.
  
프레임의 위력은 한국에서도 확인되었다. 한나라당은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아마추어적인 운동권 세력들이 지난 10년 동안 나라의 경제를 최악으로 망쳐놓았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이다. 망가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선진화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경제' 프레임을 선점하였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러한 '경제' 프레임과 '선진화' 프레임은 그들을 유능한 전문가 집단으로 돋보이게 하며 동시에 진보 진영을 전문 지식이 부족한 아마추어 집단으로 낙인찍었다. 심지어는 '무능한 청렴보다 유능한 비도덕이 낫다'라는 가치관 전도 현상마저 별다른 거부감 없이 수용되었다. 그리하여 한나라당은 대통령선거는 물론 이어진 총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었다. 이것은 "사실과 프레임이 충돌할 때, 사실은 무시되고 프레임만 살아남는다."는 레이코프의 진단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결과였다.
 
<자유 전쟁>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개념인 '자유'의 의미를 보수주의자들이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에서 레이코프는 '자유'가 미국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며, 노예 제도 철폐와 여성 참정권, 노동자의 권리 신장, 시민적 권리의 확대, 기회의 평등, 환경운동 등을 가능케 했던 것은 바로 (자애로운 부모 가정 모형에 근거한) '자유'에 대한 진보적인 해석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레이코프는 현재 이 소중한 '자유'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을 위대한 정의의 나라로 만들어준 '진보적인 자유'를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이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출판되었던 2006년 부시 대통령 재임 당시에서 쓴 이야기이지만, 이 명제는 오마바 대통령이 취임한 현 시점에서도 유효하다.) 그는 미국의 보수 우익이 이 '자유'의 의미를 자신의 구미에 맞도록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이 개념을 훔쳐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 위험은 단지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즉 의미에 대한 재담이 아니다. 이것은 개념 전쟁이다." 만일 '자유' 개념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 때까지 알고 있던 '자유'를 빼앗기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개념을 바탕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개념은 추상적인 대상이 아니다. 개념은 행동의 요소이다. 개념은 이상을 정의하고, 행동의 규범을 만들어내며, 옳고 그름의 특성을 규정한다." 이에 따라 개념은 과거와 현재에 대한 우리의 이해, 미래에 대한 우리의 전망, 그리고 심지어는 나라의 법률도 바꾸어 버린다. '자유'라는 낱말을 소유한다는 것은 이 낱말에 동반되는 개념을 소유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이 개념이 정의하는 문화를 지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그래서 "자유를 잃는 것도 두려운 일지만, '자유' 개념을 잃는 것은 훨씬 더 두려운 일이다."
 
레이코프는 '자유'에 대한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정의가 구체적으로 경제와 종교, 외교 정책, 개인적 자유와 관련하여 얼마나 다른 의미를 함축하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 연설문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보수주의자들이 어떻게 '자유'나 '해방'이라는 낱말을 사용하여 보수주의자는 물론 진보주의자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주목한다. 한 마디로 부시의 연설은 자유에 대한 보수적인 정의를 청중들에게 정말로 교묘하게 주입하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역사에는 또한 자유와 자유의 창조자가 정한 분명한 방향이 있다"라는 문장에서 보듯이, 부시는 자유를 하나님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그리고 민주주의를 종교 없이는 작동할 수 없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공정성이나 평등, 책임, 해악 등 거의 모든 사회적 정치적 개념과 마찬가지로 자유도 프레임과 은유로 구성되며, '본질적으로 논쟁적인 개념'(essentially contested concepts)이다. '논쟁적인 개념'은 단 하나의 해석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개념을 가리킨다. '공정성'은 모든 사람이 동일한 의미로 이해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의미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된다. 실제로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는 '공정성'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한다. 진보주의자는 사회적 약자 우대조치를 광범위한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한 바른 정책으로 이해하지만, 보수주의자는 단순히 불공정하고 비도덕적인 정책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자유'도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에게 완전히 동일한 의미로 이해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다. '자유'는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완전히 합의된 핵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의 중요한 부분은 여백으로 남아 있다. 이 여백이 진보적인 방식으로 채워지는가 아니면 보수적인 방식으로 채워지는가에 따라 동일한 낱말인 '자유'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이 나오게 된다.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둘 다 '~으로부터의 자유'와 '~을 향한 자유'를 사용하여 자신들의 가치 체계에 따라 '자유'를 정의한다. 예를 들어, 진보주의자들은 궁핍과 공포로부터의 자유와, 국민을 감시하고 가족의 의학적 결정에 개입하는 정부로부터의 자유에 초점을 맞추며, 인생에서 교육과 의료 서비스 기회를 제공받아 자신의 목표를 성취할 자유에도 초점을 맞춘다. 반면에 보수주의자들은 정부의 시장 개입(예 : 규제)으로부터의 자유는 물론 자신들의 마음대로 재산을 사용할 자유를 강조한다. 따라서 당연히 진보주의자들은 사회보장제도나 복지제도, 공공의료보험이 자유를 신장한다고 보는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그러한 제도에 사용되는 세금이 납세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간주한다.
 
레이코프가 <자유 전쟁>에서 보여준 가장 뛰어난 통찰력은 이라크 전쟁, 낙태, 과세, 사회보호 프로그램 등 다양한 쟁점이 어떻게 '자유' 개념에 연결되는지를 '국가는 가정'이라는 은유로 설명한 것이다. 그는 보수주의자들과 진보주의자들이 이러한 쟁점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이유가 이상적인 가정 모형에 대한 상반된 이해 방식에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의 정치적 사고는 엄격한 아버지의 절대적 권위와 자녀의 무조건적 순종을 강조하는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에 근거한 반면, 진보주의자들의 정치관은 자애로운 부모의 감정이입과 개인적·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자애로운 부모 가정 모형에서 비롯된다.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에서는 아버지가 엄격하고 절대적인 권위이며 자녀는 미숙하기 때문에 자녀는 아버지의 명령에 순종함으로써 절제력을 길러야 한다. 반면 자애로운 부모 가정 모형에서는 부모가 자애로운 감정이입을 통해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책임감이 있는 것이고 도덕적인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자녀들도 자신을 보살피는 책임감과 타인을 보살피는 자애로운 감정이입을 배우게 된다.
 
이 두 종류의 가치 체계가 자유와 연결될 때,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는 '자유'에 대해 아주 다른 해석을 내리게 된다. 진보주의자들에게 자유는 권리와 기회의 확대를 의미하며, 개인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와 상호 의존적이다. 이 자유는 '~을 향한 자유'(즉, 긍정적인 일을 수행할 자유)는 물론 '~으로부터의 자유'(즉, 궁핍이나 공포 등 부정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날 자유)를 포함한다. 반면에 보수주의자에게 자유는 도덕적 권위인 아버지가 나누어주는 것이며, 이 자유는 도덕성과 명령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권위나 명령에 순종하지 않는 것은 비도덕적이다. 비도덕성과 혼란은 사회(즉, 가정)를 심하게 위협하기 때문이다. 보수주의자의 관점에서는 낙태나 동성결혼은 '엄격한 아버지' 가정(사회)이라는 개념 그 자체에 대한 위협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자유'에 대한 위협이 된다.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에는 단 하나의 강력한 지도자만이 있으며, 모든 구성원은 자신이 누구인가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 따라서 도덕성은 도덕적 권위에 대한 절대적 순종이며, 순종은 하나님이나 자유시장의 보상을 받게 되지만 불순종은 지옥의 형벌과 가난의 굴레라는 벌을 받게 된다. 사람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기제는 어떤 제약도 없는 시장만능 자본주의이다. 이 기제에서는 자기 절제력이 있는 사람만이 자연스러운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유를 부(富)와 별로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참이 아니다. 부유한 사람은 궁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궁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부는 자유와 불가분의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레이코프는 부를 빼앗기는 것을 자유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간주한다. 그는 경제적 자유에 관한 논의에서 보수주의적 경제 원리는 서민 납세자의 돈이 부자에게로 넘어가는 것을 끊임없이 승인한다고 단언하면서, 수많은 서민 납세자의 돈이 엄청나게 부유한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에게 넘어갈 때, 자유도 또한 다수의 서민들에게서 소수의 부자들에게로 넘어가고 있음을 심히 우려한다.
 
레이코프의 우려는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우려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되었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썼던 2006년 당시의 저자의 우려와 달리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후 '부자증세 빈자감세' 정책을 지향함으로써 미국에서는 이러한 자유의 전이가 많이 개선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반대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보수적인 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가 부유한 소수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논리로, 또한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해 주어야 투자도 하고 소비도 해서 어려운 내수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로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폐지하고 종부세로 걷어 들인 세금을 2% 정도의 국민들에게 다시 돌려주었으며, 또한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하했다. 이로 인한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모든 국민들이 함께 감당해야 할 다른 세금을 신설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자유 전쟁>에서 저자가 말하는, 대다수 서민의 부를 부유한 소수에게 넘겨주는 자유의 전이에 해당한다. 또한 국민 2%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세금을 깎아주어야 국내 내수 시장이 살아난다는 논리도 허구이다. 재래시장과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을 늘려주는 사람들은 주로 부유한 소수가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이기 때문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유 시장에서는 충분한 절제력을 지닌 사람은 모두 자수성가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자수성가하지 못한 사람은 충분한 절제력을 기르지 못한 사람이므로 자신이 벌지 않은 것은 받을 자격이 없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이것은 신화일 뿐이지 결코 사실이 아니다. 자수성가하지 못한 4500만 미국인들이 동시에 자수성가해 성공적인 기업가가 될 수 없으며, 자수성가할 수 있는 일자리도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주 낮은 임금으로 대다수 미국인의 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백 가지 일(예를 들어, 과일 따기와 야채 따기, 도살장 일, 햄버거 뒤집기, 식당의 잡일, 파출부일, 유모, 날품 노동, 잡초 뽑기, 세차 등)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그들은 결코 절제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더욱이 절제력을 기른다고 해서 그들에게 번영의 기회가 오는 것도 결코 아니다. 단지 그들은 상위 4분의 3의 생활을 지탱해주는 저임금 노동의 덫에 걸려 있고 앞으로도 계속 저임금의 덫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따라서 그들은 현재 경제적 자유를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노동 자원을 저임금으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실업률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특정한 계층만을 위한 도구가 되는 이러한 시장은 결코 공정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생계비를 벌어서 노동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시장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저임금의 덫에 빠져 들고 있다. 문민정부 시대와 외환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이론에 근거한 노동의 유연성과 경영의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구조 조정의 공포와 비정규직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교적 서민과 중산층에게 감정이입을 하고자 지난 10년의 두 정부마저도 신자유주의를 경제 운용의 기조로 삼으면서 경제적 양극화는 심화되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저임금의 덫에 빠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유통과 시장의 현대화를 명분으로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도 세워진 대형 할인점으로 인해 전통 시장과 골목의 영세 상점이 거의 고사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라. 예전의 시장 상인과 영세 상점의 자영업자들은 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로 고용되어 있다. 레이코프는 이러한 상황을 '지역에 대한 비윤리적 습격'이며 따라서 '지역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라도 나아질 희망이 보이는가? 그렇지 않다. 경제 살리기를 최대 명분으로 집권한 현재의 정부가 서민에게 진정으로 감정이입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보수 언론에서는 지난 두 정부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잃었던 '잃어버린 10년'에서 해방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는 물론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생계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은 늘어가고,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는 것이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정부는 투자 증대와 경기 부양을 통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가 늘어나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도 자연스럽게 혜택이 돌아가고 결국 국가 전체의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 복지가 향상된다는 적하이론에 따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의료 산업화를 명분으로 민간 의료보험의 활성화와 영리 의료법인의 허용을 서두르고 있으며, 물과 전기, 통신 등의 공공 분야마저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다. 만일 이러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미국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서민들은 의료비와 생계비 부담이 늘어나 질병과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더욱 억압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이 레이코프의 이른바 '자유'에 대한 보수적인 해석을 주창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으로 인해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고통과 목숨을 걸고 생존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외침에 감정이입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그들에게 용산 참사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타인의 재산권 행사를 방해하는 부도덕한 사람이기 때문에 전혀 감정이입할 필요도 없다. 6명의 무고한 죽음을 초래한 무리한 진압도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난 불행한 일일 뿐이다.
 
'엄격한 아버지 도덕성'의 모형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절제력이 부족해서 자수성가하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규정할 뿐 결코 감정이입을 할 필요가 없다. 한 마디로 '누가 가난하라고 그랬냐? 절제력이 부족해서 가난한 것이지.'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정치적 세계관을 스스로 바꾸지 않을 것이다. 레이코프가 주장하듯이, 서로의 삶에 관심과 애정을 갖지 않는다면, 즉 '자애로운 어머니 도덕성'의 사고를 통해 서로에게 감정이입을 하지 않는다면, 남은 우리들은 결코 '우리의 자유'를 지키지도 되찾지도 못할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진보 진영은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담을 수 있으며, 또한 진실을 전달하면서도 자신들의 가치와 정체성에 충실한 프레임을 만들어내야 한다. 한나라당이 '선진화' 프레임의 선점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현대화' 프레임을 들고 나온 뉴민주당 플랜은 전통적인 지지자들에게조차도 배신감만을 안겨 줄 것이다. 그리고 보수 언론을 앞세워서 보수 진영이 우리에게 덧씌우고 있는 프레임이 숨은 의도를 지니고 있지 않은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함으로써 보수적인 프레임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
 
서민 복지 예산을 축소하면서도 서민의 삶이 최우선 관심사라고 외치는 '민생' 프레임이 과연 서민의 삶에 유익할 것인지, '학교 다양화 계획'과 '학교 자율화 조치'가 학생들에게 창의성과 유연한 사고와 서로를 대한 배려를 길러줄지 아니면 획일적인 사고를 강요하고 무한 입시 경쟁과 학교 서열화로 이어져 결국 특정 계층의 학생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이 될지, 날치기로 통과시킨 미디어 법안이 정부의 주장대로 미디어의 '선진화'를 가져다줄 것인지 아니면 보수적인 언론이 여론을 독점하여 특정한 세계관에 충실한 정보만을 제공할 것인지 등을 생각하면서, 프레임이 무엇을 드러내고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가려낼 수 있도록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소중한 자유의 개념을 지키기 위해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했는지 더 늦기 전에 반성해 보아야 한다.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레이코프의 경고를 되새겨야 할 때이다.  

 

2009년 12월 03일 07:20

이 책은 이전에 저자가 펴냈던 <코리리는 생각하지 마>와 비슷한 류의 책이 아닐까. 자유에 좀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튼 여유가 되면 읽어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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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자유는 내것” 진보와 보수간 개념 쟁탈전 (경향, 김진우기자, 2009-06-12-17:37:30)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두 번째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자유’와 ‘자유로운’ 그리고 ‘해방’이라는 낱말을 20분 동안 49번이나 사용했다. 43단어마다 한 번꼴이었다. 물론 그가 말하는 ‘자유’는 진보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와 다르다.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이자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프레임 전쟁>으로 유명한 저자는 “ ‘자유’나 ‘해방’이라는 낱말을 반복하는 것은 우파가 자유 개념을 훔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기제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자유’ 개념을 두고 벌어지는 진보와 보수의 개념 쟁탈전을 파헤친다.
 
왜 ‘개념 전쟁’인가. 사람들은 자신의 개념을 바탕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자유’라는 낱말을 소유한다는 것은 이 낱말에 동반되는 개념을 소유한다는 것이며 또한 이 개념이 정의하는 문화를 지배하는 것을 뜻한다. 저자는 자유가 “본질적으로 논쟁적인 개념”이라고 말한다. 자유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핵심이 있지만 다른 중요한 부분들은 여백으로 남아 있다. 이 여백을 진보주의자가 채우느냐 보수주의자가 채우느냐에 따라 자유에 대한 해석이 다르게 도출된다.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의 정치관은 엄격한 아버지의 절대적 권위와 자녀의 무조건적 순종을 강조하는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에 근거하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의 정치관은 자애로운 부모의 감정이입과 개인적·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자애로운 부모 가정 모형’에서 비롯된다. 이들 가치 체계가 자유와 연결될 때 진보주의자들에게 자유는 권리와 기회의 확대를 의미하며 타인의 자유와 상호의존적이다. 반면 보수주의자들에게 자유는 도덕적 권위인 아버지가 나눠주는 것이며 도덕성과 명령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책은 또 자유와 부(富)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논증한다. 저자는 “보수주의적 경제 원리는 서민 납세자의 돈이 부자에게로 넘어가는 것을 끊임없이 승인한다”면서 “수많은 서민 납세자의 돈이 부유한 소수의 사람에게 넘어갈 때 자유도 또한 다수의 서민들에게서 소수의 부자에게로 넘어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문제는 개념이다. 미국에서 ‘자유’가 위기에 처한 것도 보수 우익의 개념 공세 때문이다. 저자는 이 같은 개념 침탈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프레임과 개념적 은유를 바탕으로 사고해야 하며, 그러한 사고의 영향을 명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더 높은 차원의 합리성을 지녀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유를 잃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자유 개념을 잃는 것은 더 가슴 아픈 일이다.” 저자가 재삼 강조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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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전쟁에서 지면 자유를 잃는다” (한겨레, 이세영 기자, 2009-06-12 오후 07:17:39)  
  
“자유를 잃는 것은 무서운 일이지만, 자유의 개념을 잃는 것은 훨씬 더 끔직한 일이다.”
<자유전쟁>은 ‘개념의 전쟁’을 위한 전략지침이다. 책을 쓴 조지 레이코프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변형생성문법 이론으로 알려진 노엄 촘스키 밑에서 공부했다. 하지만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언어의 형식 구조에 매달렸던 스승과 달리, 개념화나 범주화 같은 인간의 사고능력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2006년 펴낸 <프레임 전쟁>은 그의 학문적 문제의식을 현실 분석에 적용한 결과물이다. 여기서 그는 미국의 진보진영(liberal)이 지리멸렬에 빠진 것은 보수진영과의 ‘프레임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글쓴이는 프레임을 “제한된 범위의 정신구조”로 정의한다. 중요한 것은 대중의 정치적·경제적 판단 대부분이 이 프레임의 범위 안에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2008년 촛불정국에서 보수진영이 의존했던 ‘괴담론’을 보자. 이 담론은 ‘과학’에 대한 보수적 신념에 바탕한다. 여기서 전문가(전공자)의 검증과 통계적 확률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진술은 ‘비과학’이요 ‘괴담’이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만들어낸 괴담론은 맹위를 떨쳤고,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고 있다. 프레임 만들기에 성공한 것이다.
 
글쓴이는 프레임을 다시 ‘심층 프레임’과 ‘표층 프레임’으로 구분하는데, 도덕체계나 세계관을 구조화하는 게 심층 프레임이라면, 이것이 특정 낱말이나 어구로 표출된 것이 표층 프레임이다. ‘광우병 괴담’은 표층 프레임, 그 기저에 자리잡은 ‘과학’에 대한 보수적 태도는 심층 프레임인 셈이다.
 
이 책이 문제 삼는 것은 ‘자유’ 개념과 관련된 심층 프레임이다. 글쓴이가 볼 때 미국에선 ‘자유’를 둘러싼 두 개의 프레임이 경합중이다. 보수주의 프레임, 진보주의 프레임이다. 경합은 자유가 본질적으로 논쟁적인 개념이란 사실에서 기인한다. 물론 모두가 동의하는 자유의 핵심은 있다. ‘~으로부터의 자유’ ‘~을 향한 자유’라는 관념이다. 하지만 진보주의자가 궁핍과 공포, 권위적 정부로부터의 자유와 사회의 보호 아래 자신의 목표를 성취할 자유에 초점을 두는 반면, 보수주의자는 정부의 시장개입으로터의 자유,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할 자유를 강조한다. 그 원인을 글쓴이는 진보와 보수가 의지하는 상이한 ‘가정(家庭) 모형’에서 찾는다.
 
글쓴이가 볼 때 보수주의 정치관은 아버지의 절대적 권위와 자녀의 무조건적 순종을 요구하는 ‘엄한 아버지 가정’ 모형에 의존한다. 반면 진보주의의 바탕은 자상한 부모의 감정이입과 개인적·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자애로운 부모 가정’ 모형이다. 따라서 보수주의자에게 자유는 도덕적 권위인 아버지(정부·교회)가 나눠주는 것이며 도덕성과 명령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인 반면, 진보주의자의 자유는 권리와 기회의 확대이며, 각자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와 의존적이다. 문제는 보수주의자의 자유가 도처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쓴이는 이런 보수주의자들의 세계관을 명확히 이해하고 전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자유라는 개념을 보수주의자의 수중에서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싸움의 중요성을 글쓴이는 이렇게 표현한다. “자유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변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자유는 빼앗기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개념을 바탕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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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것들…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한국, 유상호기자, 2009/06/13 02:58:55)
전통적으론 진보적 개념이었지만 근래 대량해고·증여세 완화 등
보수주의자들의 '무기'로 둔갑… 좌 · 우파 '자유' 개념 놓고 쟁탈전
자유전쟁/조지 레이코프 지음ㆍ나익주 옮김/프레시안북ㆍ356쪽ㆍ1만5,000원

 
자유란 무엇인가. 많은 일들이 '자유의 이름으로' 행해진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부르카를 입은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 극빈국 어린이에게 빵과 책을 제공하고, 제3세계 반정부 인사의 석방을 위해 콘서트를 연다. 동시에, 이런 일들도 '자유의 이름으로' 정당화된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량 해고를 실시하고, 증여세율을 낮춰 빈부격차를 확대시키고, 모래와 가난뿐인 나라에 순항 미사일을 날린다.
 
<자유전쟁>은 자유라는 오래된 개념어의 이처럼 넓은 외연을 무대로, 진보와 보수가 격돌하는 미국 사회의 오늘을 그려낸 책이다. UC버클리대 언어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지언어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다. 세계적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의 제자다. 그러나 언어의 형식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스승과 달리, 그는 언어의 본질을 해명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지 구조라는 입장을 취한다. 저자는 특히 정치적 사고를 읽어내는 도구로 인지언어학의 틀을 사용한다. '프레임 분석'이라 이름 붙인 이 틀을 다룬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은 2006년 국내에 번역돼 학계와 정치권에서 화제를 모았다.
 
<자유전쟁>은 자유를 인지하고 해석하는 두 가지 관점의 역학관계와 도덕적ㆍ정치적 세계관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전통적인 자유 이념을 진보적인 것으로 파악한다. 정치적 참여권 확대, 노동환경 개선, 공공보건 강화 등 "지난 두 세기 동안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변화의 방향"이 자유라는 개념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빠른 속도로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수많은 보수 정당들이 자유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자유무역협정이나 자유시장 같은 용어에 '자유'가 등장한 데서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진보, 보수 진영이 자유라는 개념을 쟁탈하기 위해 격돌하는 이유를 "자유는 본질적으로 논쟁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자유 개념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도 있지만, 그밖의 큰 부분은 여백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진보주의자들은 우파가 자유를 말하는 것을 순전히 위선으로 여기고 있지만, 극우파들은 바로 이 자유 개념을 재정의하려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유를 잃는 것은 무서운 일이지만, 자유의 개념을 잃는 것은 훨씬 더 끔찍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사고를 결정하는 것은 논리 법칙이 아니라, 프레임이나 은유'라는 인지언어학의 틀을 자유 쟁탈전을 이해하는 돌파구로 제시한다. 진보와 보수가 추구하는 서로 다른 자유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그가 내놓는 프레임은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과 '자애로운 부모' 모형이다. 자애로운 부모 모형에서는 각 개인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야 하고, 도덕적 인간이 되려면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보살펴야 한다. 이런 가치체계가 자유와 연결될 때, 자유는 권리와 기회의 확대를 의미하고 타인의 자유와 상호의존적이다. 반면 엄격한 아버지 가정 모형에서 자유란 도덕적 권위자가 나눠주는 것이며, 도덕성과 명령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이 모형에서는 단 하나의 강력한 지도자만 있으며, 도덕성은 도덕적 권위에 대한 절대적 순종이다. 낙태나 동성결혼은 이 도덕적 권위를 부정하는 것이므로, 보수주의자들에게 이런 행위는 곧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된다.
 
저자는 부(富)와 자유의 관계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그는 "보수주의적 경제 원리는 서민 납세자의 돈이 부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끊임없이 승인하는데, 이때 자유 또한 다수의 서민에게서 소수의 부자에게 넘어간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자유를 보수주의의 개념 속에 가두는 프레임들을 지적한다. 그것은 '누가 가난하라고 했나' '가난은 제 탓이니, 남을 탓해선 안 된다'와 같은 것들이다. 2009년 한국사회의 일상에서도 매일 부딪히게 되는 프레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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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6 01:22 2009/08/1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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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피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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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지 나서서 김민선 피소논란에 대해 언급하고 싶진 않았는데, 하다 보니...
 
김민선이 갑자기 이렇게 화제의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 한 동안 활동이 뜸했는데, 일부러 이슈를 만들어주려고 그랬나. 그런 내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프라 윈프리의 사례를 떠올린다면 에이미트가 김민선을 고소한 것은 정신적 타격을 줄 것임에 틀림 없다. 그래서 정진영이 오마이뉴스에 일부러 기고를 해서 에이미트와 전여옥을 비판했던 것이고...
 
에이미트 회장은 인터뷰에서 김민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는 것이 자신의 뜻이라고 했다. 배우는 블로그 등에 그런 비유를 하는 글을 쓰면 안되는 건가. 단지 배우라는 이유로? 남들보다 더 유명하다는 이유로? 아마 검찰이 미네르바를 구속한 것과 비슷한 논리일 텐데, 참 어이 없고 황당하다. 내가 여기 블로그에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것은 청산가리를 먹는 것과 같다고 써서 그 글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알게되면 내 버르장머리를 고치려고 할까.  
 
아니 납덩이가 든 중국산 생선에 대해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수입업자들도 에이미트 회장이랑 비슷하게 발끈해야겠구만. 내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김민선의 발언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또한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는 대부분의 이들이 김민선의 글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 터인데, 이런 황당한 논리가 말이 된다고 하는 저 머리 속에는 뭐가 들었을지... 
 
전여옥, 변희재는 왜 낄 때 안 낄 때를 가리지 못하고 나오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이런 일에 등장해서 헛소리를 해대는 게 자신들의 본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니,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낄 것인가'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을지도...
   
한편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진중권의 감각은 역시 녹슬지 않았다. 언론이 그의 블로그글에 주목하는 이유도 그런 데 있을 것이고... 그런 그가 중앙대에서 겸임교수직을 박탈당해 문제가 되고 있다. 사건들은 계속 연결된다.
 
김민선에게 힘내라고 하고 싶지만, 이를 사회적 논란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넘들에게 판을 키워주고 싶지도 않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날 일에 대해 협박을 하는 저들을 어떻게 봐야 하나. 누가 말한 것처럼 요즘엔 자폭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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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피소' 빗발치는 비난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 2009-08-12 오후 3:56:09)
시민단체 "엉뚱한 데 분풀이" vs 전여옥 "한 마디에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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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과 오프라 윈프리의 공통점은?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 2009-08-12 오후 5:36:52)
[기자의 눈] '닮은 꼴' 소송…美 쇠고기 비판은 '금기'?
 
미국 축산업자들이 오프라 윈프리를 고소하는 근거가 됐던 '먹을거리 비방법'은 미국 농식품 산업의 실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김종덕 경남대 교수는 "법을 통해 제품에 대한 비판이나 비방을 억제하고자 한 농기업과 식품 산업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이라며 "미국의 농기업이나 식품 산업이 기아 해결이나 건강 증진보다는 이윤을 위해 소비자들의 불만이나 비판을 약화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여전히 이 법이 13개 주에서 발효 중이다.
 
어쩌면 김민선 씨를 고소한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 역시 미국의 이 법을 참고했는지 모를 일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 또한 승산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외면하는 원인을 쇠고기에서 찾지 않고, 배우의 말 한 마디로 돌리는 그들의 주장은 아무리 봐도 궁색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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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민선과 오프라 윈프리 (한겨레,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09-08-12 오후 08:16:45)
 
법률가로서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드는 감정은 황당함이었다. ‘광우병 사태’의 근본 원인은 나라의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위태롭게 만든 정부의 졸속 협상이었고, 지금 이 순간도 미국은 오스트레일리아(호주)와 같은 ‘경미한 위험국가’가 아니라 ‘통제된 위험국가’이며, 일본과 유럽 각국은 미국 쇠고기에 대하여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소송은 헌법상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황당함에 더해 위기감을 느낀다.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사태’ 당시 미국 쇠고기는 “질 좋고 값싼 고기”라고 말하며 미국산 쇠고기를 선전하였다. 필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할 표현의 자유는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김민선씨는 미국산 쇠고기를 청산가리에 비유하며 맹비난할 표현의 자유가 있다. ‘청산가리’라는 표현을 문제 삼는 이도 있겠으나, 이는 그가 자신의 사적 공간에 툭툭 던져놓은 독백의 일부일 뿐이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릴 때 정제되고 품격 있는 용어만을 사용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김민선씨의 미니홈피 글과 ㈜에이미트의 영업손실 사이의 인과관계가 극히 희박하다. 예컨대 필자를 포함한 상당수의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 않고 있지만, 그 원인이 김씨의 글 때문은 아니다. ‘광우병 사태’ 전후로 많은 학자와 언론이 광우병의 위험을 알리는 글을 발표했다. 야당 시절의 한나라당과 ‘광우병 사태’ 이전 보수언론도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을 역설하였다. 이상의 사람과 단체가 ㈜에이미트의 영업손실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것처럼, 김씨도 법적 책임을 져서는 안 된다.
 
김민선씨에게 소송을 건 회사나 그 법적 대리인도 오프라 윈프리 사건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먼저 김씨에게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어 본때를 보이고, 다음으로 예상되는 많은 비판자들에게 까불지 말라는 경고를 주려는 것이다. 정부가 ‘촛불시위’ 참여자를 형벌권을 사용하여 처벌하는 것에 더하여, 이제 기업이 나서서 민사소송으로 금전적 위협을 주려 하고 있다. 이런 소송은 소송 오·남용의 전형적인 사례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이번 소송 제기에 대하여 법원은 실체를 검토할 것도 없이 기각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소송은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모욕이자 사회적 자원의 낭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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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진영, 전여옥에게 일침…"연예인 입조심하라고?" (프레시안, 채은하 기자, 2009-08-13 오후 6:16:40)
후배 김민선 옹호…"모든 시민은 자기 견해를 밝힐 권리 있어"
 
정 씨는 13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전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에서 전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연예인의 한마디-사회적 책임있다'는 글을 놓고 "모든 시민은 자신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다. 물론 연예인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그는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논리에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백번 양보하여 그렇다 하더라도 공인인 연예인이 한 말은 모두 정치적 견해인가? 자기가 먹을 것이 위험하다 우려해도 정치적 견해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시민으로서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여러 현안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권력을 쟁취하려는 정치 행위가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기본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 라는 말은 소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병들고 시들어가는 반문화적인 언어라고 생각한다"면서 "의원님께서는 최소한의 자기 방어에도 미숙한, 직업이 배우인 한 시민에게, 그녀가 최근에 겪고 있을 심리적 공황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너무 엄혹한 충고를 주시는 게 아닌가라는 야속함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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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버르장머리 고치는 게 내 뜻, 10대 계속 미 쇠고기 안 먹으면 체력 저하" (오마이뉴스, 09.08.13 18:48  장윤선)
[인터뷰] 여배우· 'PD수첩' 상대로 '3억 소송' 제기한 박창규 에이미트 회장

 
"김민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고 이 소송을 진행한다. 말조심하라는 경고다. 청산가리라니. 미국산 쇠고기가 청산가리냐? 과 김민선은 촛불집회를 만든 장본인이다. 전체 피해규모는 4200억원 정도다. 사과? 해도 안 받을 거다. 미국산 쇠고기 홍보대사가 되거나, 학교 쫓아다니면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 마케팅을 해준다면 (소송 취하) 생각해보겠다. 앞으로 소송은 줄줄이 이어질 것이다. 내가 첫 번째 당사자일 뿐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 박창규(57) 에이미트 회장(전 한국수입육협회 회장)은 "지난해 촛불집회로 업계 전체가 4200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영화배우 김민선씨와 MBC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박 회장은 13일 서울 금천 시흥동에 위치한 개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미국산 쇠고기=청산가리' 등식을 만들어낸 배우 김민선씨와 MBC를 응징하지 않으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 같은 소송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에 나왔던 청소년들이 향후 15년~20년간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으면 국민체력에 단백질 부족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업계에 큰 타격이 생긴다"며 "미국산 쇠고기 구매고객이 대부분 30세 이상이기 때문에 장사에 상당한 차질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여배우와 MBC를 상대로 한 첫 번째 민사소송이지만 향후 수많은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줄줄이 소송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며 "수입육 업계는 이 소송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 "MBC PD 4명, 작가 1명, 김민선씨 등 6명에 대한 업체의 고소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며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청산가리 같은 극단적인 용어를 쓰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민선씨도 자신이 한 말 때문에 고소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사회적 공인인 연예인들에게 말조심하라는 경고도 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선동적이고 폭력적인 언사가 정화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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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에이미트, 적반하장도 유분수…불매운동 해야"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 2009-08-14 오후 12:15:05)
"미 쇠고기 수입업자 할 일은 철저한 검역 요구하는 것"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제가 보기에는 고소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 차원에서는 쇠고기가 안 팔리는 데에 대한 한풀이와 일반적으로 교양과 재수가 부재한다고 여겨지는 어느 여성의원이 때맞춰 몸소 입증해주신 것처럼 비판적인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보수진영의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가 잘 안 팔린다는 뉴스를 접한 바 있다"며 "첫 번째 이유는 정부의 엉터리 협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믿지 못할 음식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업자라면, 아무리 장사꾼이라도 소비자에 대한 도리를 다 해야 한다"며 "일례로 한국에서 촛불집회가 벌어지자, 외려 미국의 도축업자들이 제 정부에 반대해서 수출하는 모든 소에 대해 전수검사를 받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제대로 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 교수는 "수입업자가 할 일은 분명하다"며 "자기 고객의 안전을 위해 미국측에 철저한 검역을 요구하고, 정부를 향해서도 더 철저한 검사를 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으면 자기가 떼다 파는 물건에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진중권 교수는 "이번 사태는 그냥 불량한 상도덕의 문제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에이미트에서 고기 떼다 파는 업체들 대상으로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런 양심 없는 업체들의 물건은 절대로 사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교수는 소송을 두고서도 "김민선의 발언을 축어적으로 해석하는 모양"이라며 "쉽게 말하면 싼 값에 노트북을 샀는데, 거기에 달린 주변기기가 너무 비쌀 경우 흔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말하게 되는데, 제조회사에서 '배꼽이 뭔줄 아느냐. 배에 달린 조그만 부위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게 배보다 더 크단 말이냐. 명예훼손이다' 뭐 이러면서 손해배상 청구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게다가 그 문장은 자기의 주관적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령 내가 '납덩이 넣은 중국산 조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중국산 조기 수입업체들이 '청산가리가 뭔줄 아느냐? 고로 명예훼손이다, 판매에 지장을 받았다, 손해배상 청구하겠다' 이렇게 나오면 매우 황당하지 않겠나. 지금 에이미트 사장님이 이런 코미디를 하고 계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수 논객을 자처하는 변희재 <빅뉴스> 대표는 지난 13일 <빅뉴스>에 글을 올려 "배우 김민선은 공인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매우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또한 김민선은 물론 정진영조차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만한 자기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배우 정진영 씨는 "모든 시민은 자신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다. 물론 연예인도 마찬가지"라며 김민선 씨를 비난한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에게 반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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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설전, 전여옥->정진영->변희재->진중권 (경향닷컴, 2009-08-14 16:36:46)
ㆍ변희재 “김민선·정진영, 의견 개진할 지적수준 안된다”
ㆍ진중권 반박 “전여옥은 정진영이 적절히 씹어줬다”

 
전여옥 의원은 지난 11일 김민선을 “연예인 김모씨”라고 칭하면서 “지난 광우병 파동 때 연예인의 한마디가 마치 화약고에 성냥불을 긋듯이 가공할 만한 쓰나미를 몰고 온 것을 기억한다”며 “막강한 영향력에 대해 ‘자기책임’과 ‘자기책무’를 확실히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배우 정진영은 한 인터넷 매체에 공개편지 형식으로 전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미디어워치의 변희재 대표가 끼어들었다. 그는 “김민선은 물론 정진영조차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만한 자기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은 안 된다”며 “지적 수준이 안 되는 자들이 인지도 하나만 믿고 자기들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할 때, 대한민국의 소통체계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민선의 발언에 대해 “김민선은 미국산 쇠고기가 청산가리 정도로 위험다는 사실 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설전의 바통을 이었다. 수입업체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를 팔아 먹는 사람이야 물론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하겠지요. 아니, 장사꾼이 자기가 파는 물건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거 봤습니까?”라면서 “하지만 그게 ‘내’가 먹기에 안전한지 안 한지는 어차피 소비자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또 김민선을 비난한 전여옥 의원에 대해 “전여옥은, 정진영이가 적절히 잘 씹어줬다”며 “김민선씨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9. 08. 16

김주하가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가 공인의 도리 운운하는 논란에 빠졌던 것에 대해 민경배 교수는 오프라인 활동과 트위터에서의 글쓰기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는 달리 트위터에서 140자 쓸 수 있다고 사적 공간처럼 대략 쉽게 쓰곤 하는데, 이를 공적 매체가 인용보도할 경우 그 책임은 기고문과 같다고 변희재가 그랬다. http://tinyurl.com/lvxrc8 블로그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는데, 현행 저작권법이나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변희재의 의견이 법적으로는 타당한 것 같다. 그렇다면 블로그나 트위터에서도 소위 허위나 명예훼손성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는 건데... 더욱이 유명인들은 블로그나 트위터에 글을 쓰면 안될 것이고, 쓰더라도 아무런 흠이 남지 않는 무덤덤한 글을 써야 한다는 건데, 참 삭막하겠네.
 
얼마 전에 트위터 대화 중에 자신이 사는 아파트가 문제 있음을 과장하여 표명했다가 그 아파트를 시공했던 회사와의 소송사건에서 그 발언이 법정에서 채택되었던 미국 여성 사건이 겹쳐서 생각난다(확실한 기억인가?). 물론 그 때는 공적 매체로는 전파되지 않았음에도 회사에서 인지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리 되었다. 이젠 명확한 기억이 나지 않아서 대충 썼다가 그게 틀린 것이면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받을 수 있겠다 싶더라.
 

많은 사람들이 김민선 피소 사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블로그나 트위터에 남겼다. 전여옥 뿐만 아니라 많은 정치인들도 이에 대해 언급을 했고, 우리가 모르고 있지만, 연예인들 중에서도 이와 관련한 글을 블로그나 트위터에 남긴 이들이 적지 않게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의견들은 대부분은 공적 매체에 나오지 않았기에 우리가 모를 뿐이다. 하지만 진중권이 블로그에 썼던 글이나 박중훈이 트위터에 썼던 글은 보도가 되었고, 논란을 확대재생산하는데 공헌하고 있다. 변희재도 자신이 운영하는 매체인 '빅뉴스'에 다시 이에 관한 글을 썼고...
 
미국산 쇠고기 논란과는 무관하게, 인터넷 매체, 블로그, 트위터의 성격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겠다.
 
암튼 나같이 핵심을 짧게 요약하지 못하고 쓸데없이 글을 길게 쓰는 인간에게는 트위터보다 블로그가 더 유용하다. 140자 제한은 너무 압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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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5 23:45 2009/08/1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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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스를 통합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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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인정보 실태조사 프로젝트에서 교육기관도 포함시켜 다루기로 하면서 NEIS를 주로 살펴보려고 했다. 그런데 주민등록번호나 CCTV, 포털 등 다른 영역의 작업이 많아서 자료를 조금 찾다가 중지했는데, 갑작스레 교과부에서  네이스를 시도교육청 단위로 통합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래서 전교조 쪽에서는 부랴부랴 대책회의를 했다고 하고...
 
관련기사나 문헌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최근에 네이스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들이 드물었다. 전교조조차 네이스 저지투쟁을 통해 교육영역에서의 정보인권을 고취하는데 상당한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역량이 지나치게 소모되었고, 정부와 각을 세워 투쟁하는 과격한 이미지만 박혔다고 볼멘 소리를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판국이니 교과부가 슬며시 여기에 손을 댈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또한 요즘 전교조가 이런 것까지 대응할 여력이 없을 것이고, 대응한다 하더라도 정보화에도 뒤떨어진 구태의연한 집단으로 매도하면서 전교조를 고립시킬 수 있는 무기 중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최근에 4대강 사업을 비롯한 토목공사 쪽으로 MB정부의 관심이 쏠리면서 과거에 정부의 전자정부 사업에 함께함으로써 제법 짭짤한 맛을 보았던 IT업계쪽에서 돌파구로서 NEIS 사업을 부추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버 교체비용만 해도 엄청날 테니 말이다.
 
과거에는 NEIS의 명칭 하나를 가지고도 대립했었는데, 교과부는 자연스럽게 '나이스'라고 명명하고 있다. 상징적인 개념 조작부터 하고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이것부터 지적할 필요가 있겠다.
  
세부추진계획은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방식으로 수립한다고 하지만, 여기에 기존에 네이스에 반대했던 이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런지 궁금하다. 이런 것을 말하기 전에 지난 4년간의 운영에 대해 엄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단지 교과부에서 내놓은 보도자료 하나로 평가가 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 평가라는 것도 가관이다. "지난 4년간 그룹서버를 시범 운영하는 과정에서 단 한건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보안침해 사고가 없었고, 오히려 서버가 학교단위로 분리 운영되는 단독서버의 경우 시설유지비용, 공간문제, 시스템간 연계 어려움 등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단다. 저들은 뭘해도 비용효율성밖에 보지 않는다. 하긴 그렇게 말하면 정보인권단체들은 개인정보 보호만을 핑계로 트집을 잡는다고 하겠지. 
 
아마 엄청난 서버 교체비용이 들 것이 분명하다면 좀더 중립적이고 교육을 고려하는 방식의 평가가 행해질 필요가 있다. 최근에 철저한 준비없이 무작정 시도된 대형 국책사업이 대표적인 정책실패 사례, 예산낭비 사례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네이스 통합 역시 그 일환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네이스 사업에 대한 평가부터 요구하고, 예산낭비의 문제에 있어서도 좀더 멀리, 크게 보는 게 맞다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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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ㆍ도교육청 단위로 통합 (대한민국정책포털, 교육과학기술부 정보화담당관실 보도자료, 2009. 8. 6.)
- “현행 단독(고등학교), 그룹(초ㆍ중등,20개교단위)서버로 운영되는 나이스 서버를 시ㆍ도교육청 단위로 통합하여 운영비 대폭 절감“ - 
8-6(목)조간보도(교육행정정보시스템_시도교육청_단위통합).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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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4 22:46 2009/08/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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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Girl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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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임희선 옮김. 『Girl 걸』. 북스토리. 2006.
 
헌책방에 가서 소설책을 사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예외가 있는 게 바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다. 물론 소장가치가 있어서는 아니고, 그의 소설은 일단 재미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서 나름의 교훈을 이끌어낼 수도 있으나, 그렇게 소설을 보기엔 넘 삭막하지 않은가.
 
『Girl 걸』은 2006년에 일본에서 나오자마자 번역되었다. 이는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의 인기에 따른 후광효과일 테지만, 그렇게 나온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들은 다 재미있더라.
 
여기서는 단편 소설집 형태로, 다섯 가지 얘기를 묶어 30대 여성들의 삶을 다룬다. 라라피포나 공중그네는 단편들의 모음이면서도 서로 연결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다 제각각이다. 그래서 호흡이 짧은데, 좀더 길게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은 한 때 잘 나갔던 ‘걸’들이다. 물론 단편집 내에 ‘걸’이라는 단편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현직 ‘걸’에 대해 다룬다고 할 수 있다.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나면서 나름의 여운을 남겨 준다. 생각할 꺼리가 있다는 거다. 이를 경쾌한 유머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 이것이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 빠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거기까지이고, 전작들보다 더 나아간 면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은 것으로 족하다.
 
모두 일본의 30대 여성 삶을 다루었지만, 한국적인 현실에도 들어맞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워킹맘’에서 얘를 가진 여성에 대한 배려는 확실히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나머지는 30대 여성들이 다 접할 만하고,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도 당연히 인상적인 구절들을 발췌해놓았다. 나는 30대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지만 공감이 되는 바가 꽤 있었다.  

 

‘띠동갑’
 
어째서 지금까지 독신으로 있는지 요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자면 결혼으로 생활을 바꾸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과 자유와 연애, 그 중 하나라도 잃고 싶지 않았다. 서른넷이 된 지금은 이 나이가 되어서 타협하고 싶지 않다는 것과 슬슬 결혼하지 않으면 평생 독신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반반이다. 하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해서 그냥 일상생활에 묻혀 살고 있다. (57쪽)
 
신타로(주인공 고사카 요코의 띠동갑인 22살 미남의 신입사원)는 나의 현실도피처였구나……. 차분한 기분으로 생각했다. 현실을 마주보는 게 싫어서 나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남자를 짝사랑하며 시간을 잊어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결국 이게 모라토리엄이다. (66쪽)
 
‘히로’
 
결국 남자는 같은 남자의 기분만 생각해주려고 한다. 동성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동성의 원망을 살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기하라 부장을 잘못 보았다. 남자의 체면이 뭐 어떻다고? 그런 건 남자 말고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허상이다. 헌법에도 남자 체면을 인정하라는 조항은 없다. 그걸 권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130쪽)
 
(주인공 세이코가 나이많은 부하남성직원에게 무시당하자 하는 말) “여자랑 일하기 싫으면 스모협회(여기는 여성들이 출입할 수 없음)나 가서 일자리를 알아보지 그래. 안 그러면 어디를 가나 여자들이 있을 테니까. 보호받아야 하는 가냘픈 여자애가 아니라 당당하게 자기 몫을 하는 여성들 말이야.” (132쪽)
 
(술 취해 들어온 세이코와 그녀의 남편 히로키와의 대화)
“있잖아, 히로.” “응, 왜?”
“솔직히 대답해줬으면 좋겠거든. 혹시 마누라 월급이 더 많은 게 자존심 상하지 않아?”
히로키가 돌아보았다. 잠시 침묵이 돌았다.
“솔직히 말해도 돼?” “응. 그랬으면 좋겠어.”
히로키가 가만히 쳐다보았다. 취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나도 안 상하는데.”
그리고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세이코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쩜 이렇게 멋있을까? 어쩜 이렇게 기가 막힌 파트너가 있을까? 그렇다. 히로키는 ‘남자의 체면’이 어쩌구 하는 쫀쫀한 말은 꺼내지 않는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다. (134쪽)
 
‘걸’
 
신입사원 때는 서클에 20대 후반의 여자가 있다는 것조차 너무 놀랍고 이상했다. 결혼도 하지 않고 놀러 다니는 그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스물둘 때는 젊다고 할 수 있는 나이가 기껏해야 스물다섯까지였다. 하지만 금세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분명 환경 때문일 것이다. 오미츠(30대 후반 독신이면서도 20대 초반같은 감각을 지니려고 노력하는 여성, 여기서 말하는 ‘걸’이다.) 같은 연장자는 사내에 얼마든지 있다. 다 같이 힘을 모아 억지로 시간을 붙잡아두고 있었다. (171쪽)
 
유키코는 인생의 반은 우울하다, 라고 입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여자는 참 살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어떤 길을 선택해도 다른 길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188쪽)
 
평생 여자애. 아마 자기도 그 길을 가게 되겠구나 하고 유키코는 생각했다. 앞으로 결혼을 해도, 그리고 아이를 낳아도. 그렇게 살건 말건 내 마음이다.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뭐. (196쪽)
 
(요조숙녀였던 안자이 히로코가 아마추어 모델로 대회장에 선 직후)
“얼굴이 뜨거워서 불이 날 것 같아요. 내일부터 어떻게 출근하지?”
안자이 이로코는 대기실에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전에 신디 로퍼도 그런 노래를 불렀잖아요. ‘Girl just wanna have fun’ 이라고.”
유키코가 웃으며 말했다.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자는 남자의 눈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자기가 즐거워지려고 멋을 부리는 것이다. 젊게 있고 싶은 것이다.
“정말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
안자이 히로코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이자 유키코는 코끝이 찡해졌다.
여자끼리는 서로를 알아줄 수 있다. 개인적인 취향이 다소 다를 뿐이지 좋아하는 것은 똑같기 때문이다. (197쪽)
 
‘아파트’
 
자기도 결혼을 의식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큰 변화를 피해왔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도 게을리했다. 참 아깝게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지금 나이가 서른이라면 좀 더 충실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더 있었을 것 같다. (225쪽)
→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일본 회사들은 충성을 맹세하면 처지를 배려해주는 곳이구나. 개혁이니 능력 위주니 말로는 그래도 결국은 정에 지배되고 있는 것이다.
사쿠라이와 야마다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들에게는 생활이 걸려 있다. 지켜야 할 것이 많다. 그 속에서 살면서 머리를 숙이고, 위에서 내려오는 수많은 과제와 억지를 견디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 모습을 무사안일주의라고 놀리는 자기는 무책임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다. (236쪽)
→ 철드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닌데...
 
아파트 구입은 여러 가지 현실을 직시하는 작업이다.
“혹시 아파트를 사고 난 다음부터 회사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았니?”
“무사안일주의? 하기야 그 말을 들으니 그런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전직하려는 생각은 싹 없어져버렸으니까.”
그렇구나. 예전에는 우리 둘 다 정기적으로 “다 때려치울 거다” 하고 큰소리치곤 했다. 아파트를 사게 되면 나도 종신고용을 바라게 되겠지. (245-246쪽)
→ 이거 딜레마다. 이걸 해결해야 변혁도 가능하다. 
 
지금 이 순간, 자기의 우선순위를 분명하게 깨달았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이것보다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아파트는 그래도 사야지. 아오야마의 2LDK가 아니라 내 눈높이에 맞는 것을. 아무래도 ‘현상유지’ 코스가 최고다. 다시 한번 찾아보자. 멋도 부리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살고 싶으니까……. (267-268쪽)
 
‘워킹맘’
 
“아이를 낳으면 우선순위가 순식간에 바뀌어버리거든요. 자기 물건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어지고, 헤어스타일이나 화장도 우선은 간편한 것이 최고가 되고, 돈을 쓸 때도 내가 이걸 안 사면 아들 교육비에 얼마를 더 들일 수 있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한다니까요. 사이토 씨는 참 좋겠어요. 마음대로 돈을 쓸 수가 있어서.”
마지막에 강렬하게 비꼬는 말로 못을 박아주었다. (...)
밤이 되자 자기혐오의 감정이 생겨났다. 해버렸어……. 아사미가 말하던 ‘명분 내세우기’를 자기도 해버린 것이다.
그야 남자들은 신경을 써줄 것이다. 특히 육아를 아내에게만 맡기고 있는 사람들은 양심에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더욱 그럴지 모른다. 그리고 독신인 사이토 리카코도 그렇다.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에 초조감도 있을 것이다. 결혼은 그렇다 쳐도 출산에는 연령제한이 있다.
다카코는 한숨을 쉬었다. 비겁한 수단을 써버렸어. 특히 마지막에 한 말은 너무했다……. (327-328쪽)
 
“애를 키우고 있으면 말이죠, 가끔씩 내가 무슨 큰일을 하고 있다는 오만한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유모차를 밀면서 근처를 왔다 갔다 하는 주부들이 그렇잖아요. 남들의 보호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얼굴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게 싫어서 나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제 해버렸어요.”
“큰일 맞잖아요. 밖에서 돈 벌고, 집에서는 애 키우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나 같은 사람은 이 나이 되도록 집에 가면 나 혼자만 챙기면 되는데.”
“아무튼 반성하고 있어요. 어제는 그 뒤에 약간 우울해졌어요.”
“난 더 우울했는데요.”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신기하게 말이 필요 없었고, 둘이서 같이 그냥 웃었다.
사람은 제각기 다르다. 남이 행복한지 어떤지를 나의 잣대로 재겠다는 자체가 불손한 짓이다. (332-333쪽)
 

 

80년대 중반 마돈나 못지 않게 좋아했던 팝가수 중에 신디 로퍼가 있었다. 신디 로퍼는 84년도에 발매된 위의 데뷰앨범으로 5장의 싱글을 모두 차트 5위 안에 밀어넣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단지 하나의 앨범으로밖에 명을 누리지 못했지만, 우리가 아는 명곡들이 많다. 왁스의 리메이크곡 '오빠'로 얼마전 다시 인기를 끌었던 She Bop(이 노래는 조금 외설적이다.), 80년대 팝 발라드곡인 Time After Time 등. 왜 신디 로퍼는 계속 노래를 부르지 않았을까?
 
 
Cyndi Lauper - Girls Just Wanna Have Fun "언니들은 단지 재미를 원할 뿐이야!"
 
I come home in the morning light
My mother says, "when you gonna live your life right?"
Oh, mother dear, were not the fortunate ones
And girls they want to have fun
Oh, girls just want to have fun
 
The phone rings in the middle of night
My father yells, "What you gonna do with your life?"
Oh, daddy dear,you know you're still number one
But girls they want to have fun
Oh, girls just want to have fun
 
That's all they really want some fun
When the working day is done
Oh, girls they want to have fun
Oh, girls just want to have fun
 
Some boys take a beautiful girl
And hide her away from the rest of the world
I want to be the one to walk in the sun
Oh, girls they want to have fun
Oh, girls just want to have
 
That's all they really want some fun
When the working day is done
Oh, girls, they want to have fun
Oh, girls just want to have fun
They just wanna, they just wanna
They just wanna, they just wanna
Girls, girls just want to have fun
 

2008. 2. 19
위의 라이브는 신디 로퍼가 1987년 빠리에서 했던 라이브 공연이라고 한다. 20년 전의 것이건만 왜 이리 생생한 걸까. 동영상을 보면서 괜시리 흥겨워서 고개를 흔들면서(그것도 헤드뱅잉이라고...) 노래를 따라불렀다. 신나는 일은 하나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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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4 04:23 2009/08/14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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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비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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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는 휴대폰이 보편화되어 휴대폰 없이 생활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게 된 만큼 휴대폰 자체는 공공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기업인 이동통신사들은 자원을 낭비하면서 보조금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해서도 문제다. 게다가 민영화(사유화)의 본질이 경쟁 여건 조성에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충분히 경쟁적이지 않은 이동통신 시장은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이동통신사를 재국유화하는 것이 디자인의 다양성, 선택의 자유 보장보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후생을 주지 않을까.
 
2. 네트워크 산업을 사유화하면서 붙는 전제조건은 공공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규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에 그러한 규제장치가 있는가. 방통위는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공성이 보장되어야 할 이동통신 요금은 전혀 제어되지 못하고 있다.
 
3. 정책학에서 관료제가 이익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정책이 결정되는 상황을 묘사하는 사례가 많이 나온다. 지금의 이통사와 방통위 사이의 관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정책학자들은 이런 좋은 사례를 왜 분석하지 않는 걸까.
 
통신비 논란과 관련하여 나온 기사들을 모아보았다. 물론 이 기사들이 논란의 핵심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하는 데 도움은 된다. 특히 한겨레의 김재섭 기자의 기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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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 통신요금이 내려가는데 왜 우리만 올라가지? (프레시안, 김봉규 기자, 2009-08-07 오후 4:35:53)
[다시 불붙는 통신비 논란①] 소비자원 vs 통신업체ㆍ방통위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통신비 인하 논란이 3년 만에 재점화될 전망이다. 이전엔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인하 운동을 벌였다면 이번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산하 기관인 한국소비자원에서 먼저 문제를 제기한 점이 흥미롭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요금 인하 운동을 펼칠 태세다. 반면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사들은 조사 방법의 허점을 지적하면서 대응책에 골몰하고 있다.
 
이동통신비 인하 논란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음성통화량이 비슷한 15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음성통화요금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통화시간(MOU) 180분 이상인 나라 15개를 놓고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분당 통화요금은 0.1443 달러로 2004년 10위에서 2008년 1위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등 OECD 8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10개국에서 1위 사업자의 1분당 음성통화요금(RPM)을 비교했을 때도 SK텔레콤이 0.1456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4년 7위에 그친 것에 비해 해가 바뀔수록 순위가 상승했다.
 
이 같은 결과는 다른 국가의 통신요금이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탓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영국의 분당 통화요금은 2004년 0.2015 달러에서 지난해 0.1254 달러로 줄어들었고 프랑스도 같은 기간에 0.1715 달러에서 0.1209달러로 감소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2004년 0.1406 달러에서 2008년 0.1443 달러로 되레 증가했다. 소비자원은 "우리나라 나라 가계지출 중 통신비 비중이 4.81%로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으며 OECD 평균은 2.99%"라면서 요금 수준의 적정성 등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월 통화시간 180분 이상인 국가 15개국과 180분 미만인 14개국의 통화요금 변화를 한국과 비교한 표. 다른 국가가 요금이 점점 내려간 데 비해 한국은 오히려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사들은 다음날 한목소리로 반격에 나섰다. 그들이 주로 문제 삼은 건 통신비 조사 방식이었다. 소비자원은 원자료로 메릴린치가 발표한 '글로벌 무선통신 매트릭스 2009년 1분기 보고서'를 사용했는데, 보고서의 국가별 통신요금은 나라별로 다른 이동통신 사용 형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선 심(SIM) 카드가 활성화된 나라와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사용량을 비교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심 카드란 가입자 정보가 저장된 작은 칩으로 가입자의 단말기뿐 아니라 아무 단말기에나 삽입해도 자신의 단말기처럼 쓸 수 있다. 방통위는 그리스와 같이 심 카드 사용이 활성화된 나라는 가입자와 단말기 수가 달라 1인당 통화요금을 제대로 산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과금방식도 문제가 됐다. 발신자와 수신자가 요금을 각각 부담하는 착신 과금 방식을 사용하는 홍콩의 경우에는 평균 통화시간이 높게 계산돼 요금이 싼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원도 재반론에 나섰다. 분당 통화요금 계산 과정에는 총 요금 수익과 총 통화시간이 사용될 뿐 가입자 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과금방식의 경우 착신 과금과 발신 과금의 차이는 인정하면서도 메릴린치 보고서의 권장 사항에 따라 과금 방식 차이를 조정해도 조사 결과의 국가별 순위는 변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방통위와 이동통신사들은 국가별 통신 문화 차이와 지형적 요인을 들며 국가 간 비교로 요금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나라 통신비 지출이 높은 것은 사용자들의 '과소비 성향'이 있을뿐더러 국토 면적과 인구 밀집도를 비교했을 때 통신 시장의 경쟁 정도가 달라 요금이 다를 수 있다는 논리다. 우리나라 통신업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RPM에 포함되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역시 지난달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나라에서의 평균 통신비는 지난해 13만8000원에서 올해 13만4000원으로 줄었다"며 "우리나라 통신은 영상도 보내고 e뱅킹도 하고 교육까지 하는 종합 문화 플랫폼이기 때문에 외국과 비교해 싸다, 비싸다 하는 것은 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시각차를 드러낸 바 있다.
 
오는 11일 OECD가 가입국의 이동통신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 이 같은 논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통신비 인하 논쟁이 현재는 조사 결과의 진위를 가리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만 전문가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소비자 운동을 이끌어낼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김진홍 호남대 정보통신대학 교수는 3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조사자료 일부에 대해 논쟁이 일고는 있지만 우리가 OECD 국가의 가계지출 중 통신비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과 1분당 음성통신요금이 한국만 불변하거나 증가추세인 점 등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논쟁은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논쟁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도 3일 성명을 내고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 이동통신 요금 20%를 인하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독과점 상태에서 통신재벌 회사들이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라며 "휴대 전화 요금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인하 여력이 충분한 점이 여러 정황상 분명한 지금이 바로 적기"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통신사들이 요금 인하 움직임이 없을 경우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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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서민 행보'…통신비 20% 인하 공약부터 지켜라" (프레시안, 김봉규 기자, 2009-08-11 오전 8:33:22)
[다시 불붙는 통신비 논란②]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 인터뷰
 
이명박 정부은 지난해 1월 인수위 시절부터 통신비 20% 인하를 거듭 약속했다. '서민 행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참 전이다. 통신비 지출이 가계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그 후로 전개된 양상은 조금 달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저소득계층과 차상위계층의 통신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을 뿐이었다. 이동통신 업체도 사용량에 따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요금 상품을 출시했지만 실제로 통신비가 내려간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예전에도 통신비 인하 운동을 벌였던 참여연대와 소비자 단체들은 정부가 애당초 약속했던 20% 인하라도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통신비 부담은 일부 계층의 문제가 아닌 전체 국민의 부담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가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소비자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경제 위기로 힘겹게 가계를 지탱하면서 공약 이행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이런 운동을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이미 8년 전에도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100만 명의 서명을 받아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20% 인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른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인하 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들은 거대 이동통신 업체가 취하는 폭리가 이젠 소비자의 몫으로 되돌아와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프레시안 : 참여연대는 이전에도 이동통신 요금 인하 운동을 여러 번 이끌어왔다. 그간의 성과에 대해 평가한다면?
안진걸 : 2001년 처음으로 시작했다. 당시 100만 서명운동에 성공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 그 이전까지의 소비자 운동은 점잖고 정태적인 형태가 많았다. 가끔 조사 발표하고 성명 내고 하는 것이 전부였다. 다른 나라가 급진적인 양상을 띠거나 전반적으로 행동지향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그전에 벌였던 낙선운동, 납세자 운동처럼 자기 목소리 한 번 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애초 30% 인하를 주장하다가 연말 즈음에 15% 인하로 끝났다. 끝마무리 단계에서 우리의 힘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통신 분야는 여러 측면에서 삶에 직결되는 문제인데 각종 통신 서비스나 시장 자체의 문제까지 연결해서 운동을 진행하지 못했다.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면도 있었다. 그 후 지금까지 녹색소비자연대, 서울기독교청년회(YMCA)에서 전문성을 높여가면서 그동안 잘 대응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이동통신 요금이 내려갈 때 우린 오히려 통신비 지출이 상승했다. 소비자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독과점 현상과 정보의 불균형으로 폭리가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다.
 
프레시안 :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업체는 우리나라 통화 요금이 높다는 소비자원의 발표에 조사 방식의 문제나 국가별 사용 환경의 차이 등의 이유를 들며 반발하고 있다.
안진걸 : 민간단체의 조사 결과에 정부가 반박하는 건 봤지만 정부기관끼리 그러는 건 조금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조사결과의 진위에 대해 소비자들이 그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부담이 OECD 가입국 중 최고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인터넷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 휴대전화 요금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한 글도 봤다. 우리나라 가계지출 중 통신비 비중이 4.5% 안팎으로 나오고 있는 사실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프레시안 : 이동통신사들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서 어쩔 수 없다고도 하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과소비 성향이 있다는 역공도 제기한다.
안진걸 : 그런 부분은 소비자 단체 내에서도 나오는 지적이다. 이동통신 사업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중·대 장치산업인건 사실이다. 하지만 통신요금은 준 공공요금의 성격이 있다. KT 같은 곳이 아무리 민영화 됐다 해도 국가기간통신망 사업 자체는 국민 세금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요금 역시 공공성을 고려해 정해져야 한다. 1990년대 중후반에 처음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해서 벌써 십여 년을 훌쩍 넘겼다. 투자비용 회수는 이미 지난 이야기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서 시장친화적이라 자부하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이 인수위 시절 20% 인하 공약을 내걸었다. 이들도 요금이 20%까지는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시장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 순이익이 연간 1~2조에 달하는데 20% 인하해 1조 원 안팎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연구개발에 차질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공약대로 해보고 결과를 보면서 조정하면 된다. 소비자들이 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측면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생활에서 통신이 가지고 있는 소통 기능, 정보의 교류 기능, 취업할 때 연락수단 등이 최우선이 놓여 있는 것을 고려하면서 봐야 한다.
 
프레시안 : 방통위도 이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에 발맞추는 차원에서 인하 요구를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 이미 최저소득계층, 차상위계층 통화 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동통신업체도 소비자가 요금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요금제나 망내 할인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실제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나.
안진걸 : 저소득계층을 돕는 것은 복지차원의 문제로 소비자 운동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회복지는 약자부터 돕자는 취지고 소비자 운동은 보편적인 소비자들이 느끼는 문제다. (통화 요금 지원이) 복지부가 한 일이라면 만족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방통위라면 이동통신사들의 막대한 수익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기업들이 폭리를 거두고 있는지,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저소득층 지원 이야긴 궁색한 논리다.
이동통신 업체 쪽을 보면 현재 시장의 독과점 상황에서 요금 문제를 시장에만 맡길 순 없다. 우스갯소리로 통신업체 임원들도 자기 회사 요금제가 몇 종류가 되는지 잘 모른다고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요금제 때문에 소비자도 헛갈린다. 망내 할인, 결합상품제가 가시적인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복잡성 때문에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그런 걸 잔뜩 내놓고 '할 건 다 했다'식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폭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에 화답해야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자본주의 속성을 잘 알고 있다. 요금에 대한 요구수준도 너무 점잖을 정도로 합리적이다. 기업들이 적정이윤을 얻는 걸 부정하면서까지 반감을 표출하지 않는다. 그게 20% 정도라는 거다.
 
프레시안 : 시장 독과점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의견도 있다. 경쟁을 활성화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은 어떤가.
안진걸 : 외국에서도 이동통신 업체가 국영으로 시작해 민영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경쟁 자체가 심화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도 통신회사가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다. 시장 성격상 독과점은 유지될 것이고 이걸 꼭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국민에게 적정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정부의 지원을 얻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동통신사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단말기가 빠르게 보급되고 소비자들도 과소비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로 사용한 탓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이 때문에 많은 이윤을 남겨 그 돈으로 연구·개발에 많이 투자해서 외국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성장했으니 이젠 이동통신사들도 국민이 보내준 기여에 보답하라는 거다. 서비스의 질 이외에도 소비자들의 신뢰·친숙함은 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동통신 요금을 낮추면 고객들이 이동통신 회사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다. 지금은 적어도 소비자들에게 보답할 때다.
 
프레시안 : 정부 쪽에서 보면 이동통신사가 와이브로 사업 투자도 늘리고 IPTV 콘텐츠 사업도 더 나서길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통화료 문제보다는 신규 사업 투자에 더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안진걸 : 통신회사들이 새로운 투자 부담이나 경쟁에 대한 부담이 있을 거다. 예를 들어 화상통화 같은 3세대 통신은 새로운 황금을 창출하려는 시도인데 가입자는 많아도 서비스는 잘 안 되고 있다. 그렇게 예상을 깨는 상황이 나올 수 있지만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하는 건 소비자들도 고려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기다려준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과도한 인하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SMS 요금 인하는 적절한 요구라고 생각한다. 기술 수준이 높아지고 가입자가 늘면 기본료도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유선전화도 맨 처음엔 기본료가 22만5000원에 시작해서 지금은 5000원 수준이다. 휴대 전화는 지금도 1만 원이 넘어간다.
 
프레시안 : 소비자 측면에서는 요금이 내려 지금 경쟁적으로 지급하는 보조금이 줄어든다면 오히려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안진걸 : 보조금, 번호이동성 제도 등이 생겨나면서 단말기의 수명이 짧아지고 바꾸는 속도가 늘어났다. 자원낭비 심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통신사 처지에서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악영향도 있다. 소비자들은 '무슨 광고를 저렇게 많이 하나, 저걸 우리한테 통신비 인하로 쓰지'라고 생각한다.
보조금 축소하라고 말하긴 쉽지 않지만 단말기 교체주기가 짧아지는 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다. 단말기도 소비자 보답차원에서, 또 자원 측면에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신규가입자가 아니라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단말기 비용을 보조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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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한국 통신 요금 비싸다" (프레시안, 김봉규 기자, 2009-08-12 오후 12:34:21)
[다시 불붙는 통신비 논란③] 방통위 "시장 손에"…이통사 "할 만큼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1일 가입국의 통신 요금을 비교한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2009'를 발표했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우리나라 통신비가 비싼 수준이라고 발표한 이후 방통위와 이동통신사는 OECD가 내놓을 보고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OECD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통화 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통신비 인하 논쟁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OECD는 각국의 통화요금을 각각 소량, 중량, 다량 소비자로 나누어 분석했다. 월평균 음성통화 44분, 단문메시지(SMS) 33건을 이용하는 소량층에서 우리나라는 30개 회원국 중 6번째로 높았다. 음성통화 114분, SMS 50건을 이용하는 중량층에서는 12위였고 음성통화 246분, SMS 55건을 이용하는 다량층에서는 17위를 기록했다. 다량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OECD 평균보다 높았다.
 
우리나라의 요금 수준은 2007년보다 약 14% 인하되었지만 순위가 올라간 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의 인하 폭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방통위와 이통사들은 OECD의 조사 방법이 우리나라의 실제 요금을 반영할 수 없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통위는 12일 "OECD의 요금 비교는 30개 회원국 1, 2위 사업자의 약관상 표준요금만을 비교하고 요금감면이나 할인상품은 제외되어 있다"며 "저소득층 감면, 가족할인, 결합상품 등 할인요금제가 발달한 우리나라는 (조사에서) 실제 지급액보다 요금수준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지난 2년간 재판매사업자(MVNO)를 통한 시장경쟁 활성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미흡하고 단말기 보조금이 요금에 반영돼 요금수준이 높다"며 "소량 이용자의 경우 선불요금제를 활성화해 요금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방통위는 앞으로도 "시장친화적인 정책 추진"을 통해 통화 요금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기관의 비교 결과는 우리나라 요금의 특수성을 들며 깎아내리고 상대적으로 비싼 무선데이터통신 요금을 인하하거나 재판매사업자를 시장에 진입시켜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시장'을 고집하는 이유로 사실상 이통사들의 요금을 강제할 수단이 없는 점을 들고 있다.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의 이영철 사무관은 "방통위의 요금인가제는 요금을 올릴 때만 허가를 받고 내리는 경우는 신고제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요금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한 방통위가 간섭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가입자의 통화를 10원 단위로 과금해 실제로 발생하지 않는 통화부분의 요금을 취하는 '낙진 요금'에 대해서도 "이통사들이 스스로 조정해야 할 문제지 개입할 순 없다"고 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시절 통신비 20% 인하를 공약한 것에 대해서도 방통위는 "현재 가계지출 대비 통신비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는 입장이다. 이 사무관은 "(20% 인하 공약 이후) 가구당 통신비 지출액이 3.8%, 약 4000~5000원 하락했다"며 "물가상승률 6.4%를 반영하면 실질 하락폭은 10.2%로 더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6.5%에서 2009년 1분기에 5.8%로 0.7%포인트 하락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통신비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GDP 규모가 낮은 수준이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방통위는 "이동통신이 단순 통신수단을 넘어 문화, 경제활동의 핵심이 돼 이용량이 최고 수준이 달해 상대적으로 요금이 높게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망을 임대해 가입자를 모으는 재판매사업자를 새로 시장에 진입시켜 독과점 시장에서 가격 하락을 촉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규제가 풀린 후 MVNO가 얼마나 들어올지는 방통위도 확실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신호"로 기대할 뿐이다.
 
이통사들은 OECD의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요금 인하 요구에 시달려 왔다. 그때마다 SMS 요금을 10원 내리거나 망내 할인요금, 결합 상품 등을 내놓으면서 직격탄을 피해갔다. 이번 OECD 발표가 있자 이통사들은 국가별 조사방식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지난달 소비자원이 과다 요금의 근거로 제시한 메릴린치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OECD 보고서의 측정방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OECD 보고서가 나온 11일 보도자료에서 "지난 메릴린치 보고서에서 요금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던 미국이 OECD 조사에서는 소량과 중량층에서 가장 비싼 국가로 나타나 조사 방법에 따라 순위가 크게 차이나는 만큼 객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LG텔레콤의 강신구 차장도 "우리나라 월평균 통화량이 313분으로 OECD 보고서의 다량 사용자층 기준보다 훨씬 많다"면서 "OECD나 메릴린치 등 현재 국가별 통화요금을 비교한 자료 중에 신뢰할 만한 기준을 세운 보고서가 사실상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내놓은 할인 요금제와 결합 상품이 실제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항변한다. 강신구 차장은 "망내 할인 요금제 시행에 따른 매출액 감소폭을 봤을 때 이통 3사가 할인한 액수가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결합상품 할인액이 2589억 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08년에만 1조147억 원의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거들었다.
 
반면에 신규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 출혈 경쟁은 여전히 심각하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영업실적을 보면 올해 2분기 순이익은 3120억 원으로 1분기보다 5억 원이 줄었다. 마케팅 비용은 6170억 원에서 8860억 원으로 44%나 증가했다. LG텔레콤도 2분기 순이익이 383억 원으로 1분기 1157억 원에서 67% 감소한 반면 판매 수수료는 2분기 4240억 원으로 1분기 2872억 원에 비해 48% 늘었다. KTF와 합병한 KT도 2분기 판매 수수료가 332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이 역시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KT의 한영진 대리는 "국내에서 1년에 2000만 대에 가까운 휴대 전화가 판매된다"며 "보조금 혜택이 일부에게만 돌아간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가입자가 4500만 명인데 어림잡아 절반 가까이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조금을 요금 인하 비용으로 전환하라는 소비자 단체의 요구에는 "보조금 지급은 정부 규제 완화에 따라 시작된 것인데 경쟁상황에서 먼저 나서기 쉽지 않다"면서 팔짱을 끼고 있다.
 
소비자 단체가 줄기차게 주장하던 단문메시지(SMS) 요금, 가입비, 기본료 인하 요구에도 이통사들은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SMS를 따로 분리해 원가를 추정하기 어렵고, 가입비와 기본료 수입은 추가 설비투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강신구 차장은 "신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새로운 통신망을 설치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있다"며 "우리나라 설비 교체 속도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잦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통사들은 가계지출 중 높은 통신비 비중의 원인은 통화료가 아니라 오히려 낮은 통화료에 비해 많은 통화량 탓이라며 방통위와 입을 맞추고 있다. 그 근거로 메릴린치 보고서에서 분당 음성통화료를 구매력이 아닌 실질 환율로 계산했을 때 0.08달러로 OECD의 29개 가입국 중 24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편으로 조사 결과의 타당성을 의심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는 가져다 쓰고 있는 셈이다. 업계 내부에선 통신 요금 인하 요구를 정부 산하기관인 소비자원에서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슈화가 아닌가"라며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친서민 행보'의 일환으로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통신 요금을 '제물'로 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통신 요금에 대해 지속적인 소비자 운동을 벌여온 서울기독교청년회(YMCA) 시민중계실의 한석현 간사는 "이통사들이 메릴린치나 OECD의 자료에 대해서는 조사 방법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요금이 낮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조사가 발표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반격하고 나서는 것 자체가 그들 스스로 요금 인하 여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통위와 이통사들은 조사 결과의 진위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통신비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해묵은 주장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인하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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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요금 비싸다" 93.3% (프레시안, 김봉규 기자, 2009-08-12 오후 3:18:50)
성별, 지역, 소득 상관없이 불만 표출
 
우리나라 휴대전화 이용자의 대다수가 통화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1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벌인 결과 응답자의 93.3%가 국내 휴대전화 요금이 비싸다고 답했다. 적정하다는 응답은 4.2%, 싸다고 대답한 이용자는 0.6%에 그쳤다.
 
지역별로 봐도 서울 95.1%, 전북 94.4%, 대구ㆍ경북 96.9%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 휴대전화 요금이 비싸다고 응답했다. 남성과 여성이 각각 94.1%, 92.5%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별로는 50대만이 비싸다는 의견에 88.2%를 기록했을 뿐 이를 뺀 전 연령층에서 95% 안팎의 응답자가 현재 이동통신 요금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득 수준별로 봐도 저소득층, 중산층, 고소득층 가릴 것 없이 각각 94.2%, 93.3%, 92.3%가 비싸다고 답해 성별이나 생활수준, 지역에 관계없이 현재 이동통신 요금이 과다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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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편드는 ‘요상한 방통위’ (한겨레, 김재섭 기자, 2009-08-12 오후 11:39:07)
한국 이동통신요금 비싸다는데… 소비자원·OECD 요금분석에 반박 급급
“할인제 등 반영안돼” 업체 논리 판박이, 무선인터넷 인하 등 엉뚱한 대책만 내놔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요금 인하 요구에 대해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하면서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외국보다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 물타기를 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소비자·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 “방통위는 통신업체 홍보팀이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요금은 다른 나라에 견줘 최고 수준으로 올랐는데도, 2004년 이후 한번도 내리지 않았다. 그동안 요금 인하 요구가 빗발칠 때마다 방통위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외면해왔다. 방통위의 논리는 ‘정부개입 불가’와 ‘시장 자율’로 요약된다. “이동통신 업체 스스로 요금을 내릴 수 있게 해야지, 정부가 개입하면 시장이 왜곡된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이런 논리를 내세워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추진한 ‘이동통신 요금인하를 통한 통신비 20% 인하 공약 이행’ 전략도 무력화시켰다.
 
반면 국내 이동통신 요금이 외국보다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 부인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이동통신 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 평균치보다 높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자, 방통위는 담당국장 브리핑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결과는 기본료가 높은 대신 통화료가 낮고, 요금감면과 할인이 많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제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이번 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결과의 최종본을 초안과 비교하면, 국내 이동통신 요금 순위가 2~4단계씩 내려가 있다. 이는 국내 이동통신 요금이 외국보다 비싸 보이지 않게 하려고 방통위가 애를 썼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지난달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세계 최고수준이란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가 발표됐을 때도 파장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담당과장이 브리핑을 통해 “통신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로 분석했고,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에도 오류가 많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조사결과에 대해 반박만 할 뿐, 국내 이동통신 요금 수준을 보여주는 다른 조사결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와 소비자원의 나라별 이동통신 요금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최근 2~4년 사이에 외국에 비해 크게 비싸졌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용량과 인구집중도 등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나라를 대상으로 비교했을 때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 대상 비교에서는 평균치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량 이용자 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여섯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왔다. 정부가 시장친화적 정책을 빌미로 요금 인하를 외면한 결과다.
 
더 큰 문제는 방통위의 반박 논리가 이동통신 업체들의 주장과 거의 똑같다는 데 있다. 이는 방통위가 소비자 권익보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이해와 손익을 더 따지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의 근거다. 상품이나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가 가격이나 이용료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도 ‘시장’인데, 굳이 방통위가 나서 공급자 편을 들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방통위의 이중적 행태는 반박 자료에 있는 이른바 ‘향후 대책’에서도 나타난다. 방통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조사결과에 대해 반박하면서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비싸게 조사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기본료가 높고 통화료가 낮은 요금제’를 꼽았다. 높은 기본료 때문에 이동통신 요금 순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대책’에서는 선불요금제 활성화 유도와 무선인터넷 이용료 인하 따위의 엉뚱한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 기본료 인하 요구가 나올 것을 우려해 초점을 흐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또 방통위가 소비자·시민단체·정치권 쪽을 향해 인위적인 요금인하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이동통신 업체들의 입맛에 맞춰 요금인하 기준을 주는 것이란 지적을 받게 하기에 충분하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국제기구나 전문기관의 통신요금 분석결과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반박하고 물타기를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일 것”이라며 “방통위 행태를 보면 이동통신 업체 홍보팀과 다를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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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방통위·이통사의 옹색한 변명 (경제투데이, 김태진 기자, 2009-08-12 16:01)
 
OECD가 30개 회원국의 이동전화 요금수준을 비교한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동통신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에 앞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말 OECD 12개국 및 홍콩·싱가포르와 비교한 이동전화 요금수준에서 한국이 가장 비싸다고 선수를 친 터라 이동통신업계의 긴장감은 더욱 컸다. 국정감사 시즌을 앞두고 국회와 정부, 시민단체들의 통신요금 인하 요구가 거세질 것을 우려해서다. 이 때문에 11일 OECD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보고서가 나오기 무섭게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동통신3사는 “OECD 요금비교의 객관성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반발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요금감면, 망내할인·약정할인·결합상품 등의 할인요금제가 제외돼 우리나라의 요금수준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OECD 보고서에 반영된 우리나라 요금제가 대표성을 갖기 힘든 KT의 패밀리 50% 망내할인 상품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7월 현재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서 요금감면 혜택을 받는 이용자는 각각 53만7000명과 18만5000명이다. 전체 4600만명에 이르는 이동전화 가입자의 1.5%에 불과하다. 아울러 7월말 현재 SK텔레콤과 KT의 유무선 결합상품 이용자는 각각 400만명과 104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0.9% 수준이다.
 
보편적 서비스의 보급이나 정부가 복지정책의 하나로 권고하는 요금감면이나 통신사가 가입자당 수익이나 해지율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결합상품을 전체 이동전화 요금수준에 반영해야 하는 지도 미지수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이통사가 발급한 카드로 할인혜택을 받는 금액까지도 요금수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특히 약정할인 상품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부득이 가입한 경우가 태반이다. 이마저도 이통3사가 약정할인 상품으로 고가단말을 저렴하게 구입하도록 현혹시켜 경쟁사의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해 부추킨 측면이 크다. 또 다량 이용자일수록 요금수준이 낮고 소량 이용자일수록 요금수준이 높게 나온 요금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방통위가 우리나라는 USIM이 발달 되지 않아 단말기 교체가 빈번하고, 고가단말기 보조금이 요금에 반영돼 요금 수준이 높다고 밝힌 것과 요금인하의 대안으로 가입비와 기본료가 없는 선불요금제 활성화를 언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USIM이 도입돼 3G폰을 구입할 때 소비자들은 약 1만원의 USIM 칩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호환성 등 효용가치를 떨어트려 무력화 시키고 있는 것도 이통사다. 이통사들은 이구동성으로 OECD 보고서가 우리나라의 가입 및 통화패턴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볼멘소리를 내지만, 다른 나라의 이통사들이 OECD 보고서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외신은 들리지 않는다.
 
결국 이동통신사나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OECD 보고서에 민감히 반응하는 이유는 이동통신3사로 고착화된 산업 구조가 요금수준이 높게 나왔다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을 부정하고 싶기 때문이다. 방통위가 이통사와 마찬가지로 OECD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스웨덴(1위)·핀란드(2위)·덴마크(3위)·노르웨이(5위)의 순위가 높게 나온 이유가 MVNO를 도입한 국가라며 MVNO를 요금인하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방통위 입장에서는 MVNO 도입안을 담은 재판매법이 국회로 넘어가 있다는 점에서 책임 전가의 득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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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록] 통신요금 딜레마 빠진 방통위 (한경, 박영태 산업부 기자, 2009-08-13 18:12)
 
"사실을 해명하려다가 의혹만 더 키우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 청사에서 만난 통신정책 담당자는 하소연부터 쏟아냈다. 수차례 해명에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사실 파악도 제대로 못한다는 여론의 질타가 끊이지 않던 터였다. 발단은 지난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30개 회원국의 휴대폰 요금을 비교한 보고서(2009 커뮤니케이션스 아웃룩)였다.
 
(해명은 했지만) 방통위가 소비자들의 통신요금 불만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한국의 휴대폰 요금은 OECD 국가 중에서 여전히 비싼 축이기 때문이다. 소량 사용자(월 음성통화 44분) 기준으로 한국이 여섯번째로 비싸다. 통신업체의 매출액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5%로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다.
 
방통위는 소량 사용자를 위한 선불요금제를 활성화하고 MVNO(가상이동망사업)제도 도입으로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3사 독과점 체제인 시장구조에서 자칫 공염불이 될 수도 있는 정책들이다. 방통위가 고민하는 이유다. 더구나 미국과 일본에도 있는 '요금 변경 명령제'가 규제완화 바람 속에 5년 전 폐지된 탓에 정부의 직접적인 요금 규제수단이 없어졌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휴대폰 기본료를 1000원만 낮춰도 연간 5400억원의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지만 수익에 민감한 통신사들의 의지에 전적으로 달렸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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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방통위가 통신업계 대변자인가 (경향, 2009-08-14 02:36:58)
 
문제는 방통위가 OECD의 최종 보고서 작성 때 낸 요금 자료가 표준요금제도로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해당 사업자도 “그 상품은 할인상품으로 표준요금제라고 할 수도, 대표성도 없다”고 밝혔다. 한국의 이동전화요금이 다른 나라보다 더 비싸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통위는 세계 각국의 이동전화요금 비교에서 국내 요금이 비싸다는 발표 자료가 나오면 어김없이 통신업계의 편을 들고 있다. “기준이 달라 분석 자료에 오류가 많고 객관성이 없다” “국내 요금제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식이다. 통신업계의 반응과 똑같다.
 
한국은 소득 대비 통신비 지출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가계 부담이 크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 대다수가 휴대전화요금이 비싸다고 했다. 방통위는 통신업계가 아니라, 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획기적인 요금 인하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현재와 같은 통신시장에서 ‘시장친화적’ 정책이 과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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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동통신 요금 인하 의지 없다” (경향, 임현주기자, 2009-08-17 03:31:24)
ㆍ이통사 ‘결합상품 등 대폭 인하’ 주장에 방통위 그대로 수용…“근거없는 뻥튀기”
 
통신업계 관계자는 16일 “한국은 이동통신 가입자의 통화량이 많아 요금이 높게 나오는 것”이라며 현재의 요금 수준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업계가 요금을 못내리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독과점 체제가 문제로 지적된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2004년 3659만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09년 6월 현재 4704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SKT, KT, LGT의 점유율은 5 대 3 대 2로 몇 년째 고착화돼 있다. OECD 회원국들은 평균 3~4개 통신 사업자를 갖고 있지만 특정 사업자가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시민단체들은 통신사들이 가격, 서비스 부문에서 이용자를 위해 제대로 된 경쟁을 했다면 어떻게 점유율이 고착화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또 결합상품 이용자가 전체의 7.8%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사들이 강조해온 결합상품으로 인한 요금 인하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는 통신료 20% 인하를 내걸었지만 1년6개월이 지난 현재도 변한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정부가 통신요금 인하에 노력하기는커녕 통신사 입장만 대변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방통위는 OECD 회원국 중 한국의 가계통신비 지출 비중이 최고 수준으로 확인됐는데도 “OECD 보고서는 요금비교의 객관성을 갖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편인지, 소비자편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최근 방통위가 “2008년 한 해 동안 결합상품, 망내할인 등으로 1조147억원의 가계통신비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밝힌 내용도 이통3사의 자료를 전달하는 수준이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처음에 제출한 자료는 절감된 수치가 너무 높아서 그나마 100억~200억원 정도 낮춘 금액이 1조147억원”이라고 말했다. 요금절감의 근거가 된 자료 제시를 요구하자 “확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이런 움직임에 소비자원은 “요금인가제가 독과점시장의 경쟁가격수준을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기능하기보다는 사실상 독과점 요금수준의 유지를 가능케 하고 있다”고 꼬집을 정도다.
 
기본요금 인하 요구에도 수수방관이다. 국내 통신요금은 2004년 이후 5년째 기본요금(1만3000원)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방통위는 기본료 인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방통위 신용섭 국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기본요금 1000원을 내리면 5400억원의 절감효과가 있다”면서도 “기본료를 낮추는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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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요금인하 방통위가 나서야 하는 이유 (한겨레, 김재섭 기자, 2009-08-18 오후 04:22:25)
업체 배불리기’ 이제 그만
통신산업 육성 위해 비싼요금 봐줘
매년 이익 느는데 설비투자는 감소
‘자율인하’는 꿈같은 소리
이통3사가 시장 나눠먹는 구조
정부 독과점 방치 요금경쟁 실종
 
 
이동통신 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확산되면서, 통신산업 육성에만 초점을 맞춘 정부의 산업 정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는 케이티(KT), 에스케이텔레콤(SKT), 엘지텔레콤(LGT) 등 세 업체가 제공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한국소비자원 분석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가 나온 뒤로, 요금 인하 압박 여론은 이들 업체보다 방송통신위원회를 겨냥하고 있다. 이동통신 소비자와 시민단체·정치권은 물론이고, 국가기관인 소비자원까지도 방통위에게 이동통신 요금을 내리라고 요구한다. 방통위가‘업계자율’ 운운하며 나서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방통위는 그동안 통신업체의 설비투자에 의지해 전·후방 산업을 키우는 정책을 펴왔다. 통신업체들이 요금을 비싸게 받아 이익을 많이 낼 수 있게 하는 대신, 정부 정책 덕에 더 남긴 이익으로 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한 것이다. 방통위는 이런 방식으로 정부 돈을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 통신 장비·부품과 콘텐츠 산업을 키우는 정책을 펴왔다. 지금도 방통위 관계자들은 이동통신 요금인하 압박을 받을 때마다 “이동통신 기본료 1000원이 이용자 개인에게는 커피 한잔 값도 안되지만, 업계 전체로는 연간 6000억원에 이르는 투자재원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방통위 주장은 설득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통신업체들이 정부 정책 덕에 남긴 이익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매출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데 비해 설비투자는 정체 내지 감소 추세다. 대신 배당과 성과급 잔치가 화려해지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는 해마다 이익의 50%를 배당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까지 한 상태다. 이용자 쪽에서 보면, 비싼 요금으로 배당·성과급 잔치 비용을 대는 꼴이다.
 
이동통신 소비자와 시민단체 쪽은 “기본료 대폭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적어도 통신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를 기대하며 비싸게 받게 해준 부분만큼은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장 상황으로 볼 때, 이동통신 요금을 업계 자율에 맡겨서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에스케이텔레콤이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로 돼 있다. 시장점유율을 몇년째 50.5%로 유지할 정도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이동통신 요금을 내리려면 가입자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업체는 스스로 시장점유율 상한을 정해 더 높아지지 않도록 ‘힘 조절’을 하고 있다. 케이티와 엘지텔레콤 역시 에스케이텔레콤을 상대로 요금인하 경쟁을 벌이기보다, 에스케이텔레콤 뒤에 숨어 짭짤한 수익을 챙기는 데 더 익숙해져 있다.
 
이런 상황은, 정부가 1997년 통신시장 개방 때부터 외쳐온 유효경쟁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반증이다. 이렇게 된데는 정부 책임이 크다. 무엇보다 당시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에스케이텔레콤이 3위인 신세기통신을 합병하도록 허용한 게 유효경쟁 정책 실패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정부가 에스케이텔레콤의 시장독점을 방치해 경쟁을 실종시킨 게 소비자 희생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방통위는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라도 이동통신 요금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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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경쟁 맡기겠다” 통신요금 인하의지 없는 정부 (경향, 임현주기자, 2009-08-20 18:01:47)
ㆍ기본료 인하없이 선불요금 활성화 주장
ㆍ방통위 정책세미나서 기존입장 되풀이

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이동통신 요금현황 및 향후 정책 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동통신 요금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으로 선불요금제 활성화, 재판매제도(MVNO) 도입, 무선데이터 요금개선 등의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세미나에서 기본료 인하에 대해 “과거에는 정부가 전기통신사업법상 사업자에게 기본료와 통화료 등 요금인하를 명령할 수 있었으나 법 개정 후 요금인가제가 사후 규제로 전환돼 정부가 규제할 법적근거가 없다”면서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요금이 인하될 수 있도록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이 규정을 들어 “정부가 인가요건을 내세우면 사업자에게 요금인하를 요구할 수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다”며 “법에서 부과하는 규제 책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재판매제도에 대한 효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이 재판매제도 활성화를 통해 이동통신 요금수준을 낮췄다며 한국도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스웨덴 등은 이동통신 보급률이 50% 미만이던 2000년 이 제도를 도입해 가격경쟁 효과를 거뒀다”면서 “한국처럼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는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요금인하가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부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정부의 통신요금 정책 방안이 아니라 비싼 기본료와 통화료 인하 등 통신요금을 실질적으로 내리는 것”이라며 “정부가 결합상품 등으로 수천억원대 통신비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왜 소비자는 요금이 인하된 것을 느끼지 못하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SKT의 이동통신 기본료는 2004년부터 5년째 1만3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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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요금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두 가지 거짓말 (미디어오늘 2009년 08월 21일 (금) 11:37:05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기고]요금인하 생각 없으면서 인하방안 내놓겠다?
 
또다시 이동통신 요금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논의가 나오는 이유는 현재 수준의 이동통신요금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이동통신사업자들이나 심지어 방송통신위원회까지도 이런 논의 자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
 
이동통신 요금문제 해결방안을 내놓으라는 사회적 압력을 의식해서 마지못해 열린 방송통신위원회의 토론회 발표 중에는 정말 엉뚱하게도 “소비자들은 요금을 더 낼 의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정도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얼마나 이런 토론을 꺼려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논의 자체를 꺼려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요금문제의 해결방안이라고 내놓는 처방에 제대로 된 약효가 있을 리 없다. 그 중에는 영문 모르는 이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거짓말들도 있다.
 
요금인하 논란만 벌어지면 요금인하 방안에 대한 설왕설래가 터져나온다. 언론은 일제히 무슨 요금인하 방안이 나오느냐 하고 눈과 귀를 쫑긋 세운다. 하지만 항상 겪어온 일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동통신요금에는 아무 것도 변화된 것이 없었다. 이쯤 되면 이제는 소위 “요금인하 방안”의 허구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도 규제당국은 선불제다, MVNO다, 저소득층 요금감면이다, 최근에는 단말기보조금과 할인요금제 선택방안이다 이런 저런 소위 “묘안”들을 이야기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런 모든 방안들은 사실 “요금인하”와는 무관한 방안들이다. 우선 우리나라는 사업자측이든 소비자측이든 선불요금제를 선호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사업자측에서는 후불연체자를 언제든지 가입시 수집한 주민번호를 이용하여 신용불량자로 등재할 수 있는 강력한 채권추심수단을 갖고 있고, 소비자도 외상거래를 선호하는데 선불제가 활성화될 이유가 없다.
 
망 없는 사업자가 망을 임차해서 이동통신 경쟁에 뛰어들게 한다는 MVNO 방안은 나쁘지 않은 방안이지만 새로운 사업자가 이미 성숙기에 도달한 시장에서 타사 고객 뺏어오기 경쟁에 임차료까지 내야 하는 판에 요금인하 경쟁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소설에 가깝다. 그리고 저소득층 요금감면은 복지정책적으로 해야 하고 바람직한 방안이지만, 저소득층이 이동통신을 이용할 때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해서 일반 소비자들의 이동통신요금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단말기보조금 대신 저렴한 요금제를 쓰게 하겠다는 또다른 기발한 착상은 기본적으로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이 아니라 이동통신사업자가 단말기보조금을 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묘안의 핵심은 “기존의 이동통신요금은 그대로 두고”, 다만 단말기보조금을 받고자 하는 고객 - 휴대폰 단말기 교체를 원하는 고객에게 “단말기보조금을 안 주고, 다른 ‘할인요금제’를 선택하게 해서 단말기 보조금을 줄이도록 하겠다”는 데 있다. 이제까지 규제당국은 요금인하 요구가 나올 때마다 “요금인하”가 아니라 (실제로는 거의 아무런 할인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는) “요금할인상품”이 나온다는 식으로 문제를 회피해 왔는데 본질적으로 이것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방안”이다.
 
요금인하에는 별다른 방안이 필요하지 않다. 그냥 요금을 내리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규제당국은 매번 그렇게 열심히 방안을 찾나? 이유가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요금인하 요구”에는 응답하는 - 도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 그야말로 마법과 같은 “묘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법의 본질은 “허구”이다. 그러므로 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것인지 “요금인하 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인지 구별해서 들어야 한다. 후자는 절대로 요금을 인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많은 이들이 “국가가 요금을 인하하라고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시장이 경쟁을 통해 자율적으로 요금을 인하할 수 있게 하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 하다. 그런데 지금도 이동통신요금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 않다. 예컨대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서비스는 정부가 요금수준에 아무런 규제를 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런데 현재 3세대 이동통신요금의 수준은 2세대 이동통신요금과 동일하다. 하지만 3세대의 음성통화에 필요한 기초적인 원가는 2세대보다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3세대 음성통화요금은 훨씬 더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실제로 3세대시장을 먼저 치고 나간 KTF는 3세대 음성통화요금을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3세대 음성통화요금은 2세대 음성통화요금에 맞춰져 있다. 바로 이게 규제당국이 말하는 “시장자율”이다.
 
현재 이동통신요금은 시장지배사업자인 SKT의 요금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인가를 받고 나면, 나머지 2개의 경쟁사업자가 약간 요금수준을 내리는 방식으로 결정되고 있다. 이미 그렇게 결정된 요금수준이 2004년 이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결국 국가가 요금을 인가하면서 제시한 요금가이드라인에 의해 이동통신요금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원가보상률 지표 등으로 볼때 이미 2004년 이전부터도 우리나라 이동통신요금수준은 독과점요금수준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도 요금인가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독과점 요금에 대한 규제권한”인 “요금인가권”이 엄연히 법에서 부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는 요금인하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시장경제체제에서 시장의 실패 - 독과점과 같은 시장의 실패에 대해서는 국가가 “인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은 자유주의 경제의 기본 원리이다. 그런데 지금도 방송통신위원회는 “국가에 의한 인위적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상한 궤변만 반복하고 있다. 그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동통신요금은 절대로 내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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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21:06 2009/08/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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