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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년, 철길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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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겨레신문에서 보았던 기관사 시인의 시가 [낭독의 발견]에서 시인의 목소리로 직접 낭송이 된다.

그 때는 김철향이라는 이름으로 만났었는데, 그리고 지금까지 김철향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온 듯한데, 오늘 TV 프로그램에서는 '김만년'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그는 지금은 3호선에서 일한다고 한다. 그래서 3호선 버터플라이도 함께 출연했다.

기차와 함께 살아온지 22년이 넘었다는 그에게서 나오는 시는 육중하고 둔감할 듯한 철마를 부드럽고 살아있는 생명체로 만들어놓는다. 역시 전태일문학상도 아무나 받는 건 아닌 모양이다.

 

검색해보니 이 기관사 시인의 시를 매일신문에 소개하는 이공순 시인의 글이 잡힌다.

그런데 지금 그 기관사 시인이 이공순 시인의 양말이라는 시를 낭독한다.

서로 밀어주기일까.

 

기관사 시인이 필명으로 쓰는 철향은 '철의 향기'의 줄임말이다.  그는 정말 기차, 철길을 사랑하나 보다.

김만년 시인이 쓴 '철길의 여정' 연작 중에서 검색에 잡히는 시 몇 개를 담아온다.

모두 2005년도에 '철향'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시들이다.



철길의 여정
 
            김철향/철도청 일산승무사무소
   
철길은 오래된 연인들의 뒷모습이다
 
먼저 앞서거나 뒤쳐지지 않고
 
넘치거나 모자람도 없이
 
언제나 은밀한 거리를 유지하며
 
어깨 걸고 나란히 걸어간다
 
애초에 마주설 일이 없기에
 
성냄도 없고
 
 
 
각자의 영역이 있기에
 
침범하는 일도 없이
 
한 쪽이 기울면 함께 기울고
 
한 쪽이 굽으면 함께 굽으며
 
바람찬 먼길을 동행한다
 
손닿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그리울 만큼의 여백을 키우면서
 
오직 한 곳만을 바라보며
 
정해진 그 길을 숙명처럼 함께 간다
 
자식처럼 나란히 누운 침목을 따라
 
은륜(銀輪)의 세월을 여여히 걸어가는 철길은
 
어느 오래된 부부의 아릿한 뒷모습이다
 
 
 
철길의 여정 2 
  
                                   김 철 향
 
차가운 대지에 뿌리내리고
 
검은 혈맥으로 흘러 왔지
 
상처 같은 세월 나란히 베고 누워
  
달빛 따라 쉼 없이 은륜을 굴려 왔지
 
한 뼘 거리에 그대를 두고도
 
차마 범할 수 없었던,
 
육중한 무게에 압사 당한
 
두 줄기 그리움
 
먼 기적 소리 흩날리며
 
사람 사는 마을 굽이굽이 돌아 왔지
 
 
 
철길의 여정3-서시
 
                                             金 滿 年
 
자책하지 마라
 
직각으로 꺾여 보지 못한
 
단조로운 삶이었다고
 
정해진 길 위에 붙박힌 생애
 
불변의 거리에 누워 평행선만 달려 왔다고
 
후회하지 마라
 
어느 남루한 모퉁이에서 문득 시작한 길
 
멈추지 않고
 
가파른 길 우렁우렁 돌아
 
여기까지 오지 않았느냐
 
천 갈래 혈맥 이어오지 않았느냐
 
생각해 보라
 
네 완곡한 고집
 
너를 통하지 않고 어느 人情
 
어느 그리움엔들 닿을 수 있었더냐
 
비가 오고
 
또 어느 바람 부는 날에도
 
육중한 무게 떠받치고 있는 
 
네 단단한 심지
 
돌아보라
 
걸어 온 길 모두가 상처이어도 
 
부딪히고 찍혀야 비로소 빛나는 것임을
 
두 줄기 철길
 
지금 네가 말해 주고 있지 않느냐 
 
 
 
철길의 여정8-협궤선
   
                                              /김 철 향
 
송도에서 소래 가는 풀 섶에서 그를 보았다
 
단단한 완력 한 치의 예각도 허용하지 않던
 
그가 차츰 무너지고 있었다
 
완강하게 버티던 결기 조용히 꺾고
 
외진 풀밭에 엎드려 쇠 울음을 운다
 
낡은 관절 위로 툭툭 몇 올의 짜투리 햇살이 떨어진다
 
푸른 시간이 빠져 나간 자리
 
휘어진 정강이 마디마디 산화된 각질이 붉다
 
뼛마디 휘어지도록 흙만 고집하다가
 
어느새 퇴물이 된 아버지, 공명한 헛기침처럼
 
물기 빠진 풀들이 옅은 신음소리로 돌아 눕는다
 
새벽마다 짠물 실어 나르던 고동소리
 
까나리 액 젖 같은 웃음 아지매 입방아 소리마저
 
구조조정 바람 길로 떠나가고
 
떠나지 못한 고집 하나 완곡한 곡선으로 누워 있다
 
좁은 길 에둘러 찾아 올 기차는 없다
 
기다릴 일도 불볕에 엿가락처럼 휘어지던
 
애태울 그리움도 없다
 
한 떼의 쇠뜨기 풀들이 그를 밟으며 지나간다
 
제 울음을 가둔 망각의 곡선
 
기적소리처럼, 저 울음을 끝으로
 
이제 그도 곧 지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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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1 01:17 2007/09/2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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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10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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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끼어 있어서 참 편안하게 보내야 하는 기간인데, 올해 나에게는 그렇지 않다.

 

우선 저번에 기한을 맞추지 못해서 미끄러진 논문 프로포절을 9월말에 다시 하게 된다. 그 동안 논문내용을 발전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외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저번에 쓰다가 만 거기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포인트는 잡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게다가 논문심사규정의 변화로 깐깐하신 교수 한분이 떨어져 나가고 맘에 맞는 교수들로 진용이 채워서 오히려 다행이랄까.

 

그래도 추석이 되기 전에 다시 한번 숙독하고 어색한 부분은 수정하거나 빼고, 그 동안 그나마 넓혀놓은 지식들을 집어넣을 생각이다. 그리고 내일 오후에는 행자부의 재정정책팀에서 일하면서 참여예산제를 담당하고 있는 후배녀석을 만날 예정이다. 그러려면 우선 자체 내공을 쌓아야 하는데, 시간이 있으려나 몰라.

 

추석연휴가 끝나기 전에 서울로 올라와서 논문계획서를 마무리한 후 제본을 맡기면 되는데, 시간대로 착착 맞아떨어질지 의문이다. 안되도 되도록 해야지. 같은 실수를 두번 반복할 수는 없지 않겠나.

교무조교가 저번에 공개심사를 했다고 이번에는 이를 생략해도 된다고 한다. 고마워라.

 

정부조직 개편 보고서 작성도 추석기간 중에 마무리를 해야 한다. 이번 주에 지출 확인을 하고 10월 초 정도에 팀 구성원 뿐 아니라 외곽의 다른 이들도 함께 불러서 안을 검토할 것이다. 그러려면 다음 주에 전선생이 원고를 주면 이를 편집해야 하는데, 논문계획서 마무리 후 발표 때까지의 시간에 하면 되겠다. 아직 집어넣어야지 하면서 체크만 해놓고 보고서에는 반영하지 않은 많은 글들이 있는데, 이것은 어떻게 하지?

이틀이면 충분한가? 날짜 확정이 쉽지 않네.

 

모 정부조직 미래발전전략 수립 프로젝트도 9월 30일까지 내가 맡은 외부환경분석을 작성해야 한다. 28일 논문계획서 발표 후부터 이틀 정도 시간을 내면 충분히 할 수 있겠지. 오늘 회의에서도 하루 날새니까 10여페이지 작성되더라. 물론 짜집기이지만....

 

여기에 다른 부처와의 중복기능을 구체적인 조직의 내역, 인력배분, 예산까지 적시하여 전반적인 내용을 작성하는 것도 내가 담당했다. 문제없다고 말했지만, 이것도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닌 듯한데... 어떻게 되겠지.

 

그리고 9월 29일 오후 3시에 전진 지회모임이 있다.  한참 바쁠 때인데, 그래도 조직의 규율인데, 이 정도는 준수해야지. 어쩌면 조직의 진로와 관련된 얘기를 하다가 길어질 수도 있는데... 물론 시간상으로는 짧게 끝낼 수도 있을 듯하고...

 

10월 3일부터 2박3일간 일본에 간다. 위의 프로젝트 일환이다. 일본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형편에 무슨 일본이냐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에 짧게 나마 가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싶다. 내 돈 들이는 것도 아니고... 내가 얻을 것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자. 이 기회에 짧게 일본어를 배워봐? 아서라.

 

여권 유효기간도 지나서 이번에 재발급을 받았다. 1년이내라서 만오천원에 해결. 27일에 수령증을 가지고 오란다. 28일인가. 벌써 치매가... 

 

참, 공기업경영평가와 관련된 글도 써야 하는구나. 깜빡했다. 젠장... 이건 언제쓰나. 하루만에 뚝딱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럴 시간에 쓰라고? 이런 시간하고 그런 글 쓰는 시간은 추상수준이 다르잖아.

 

다른 건수도 있는데, 이건 뒤로 연기해야겠다.

10월 중순이 되면 좀 숨을 돌릴 수 있을 듯한데, 그 때쯤에 생각해보자. 

블로그 업데이트는 생각나는대로 알아서 한다.  

 

쩝... 이런 글쓰기는 또 뭐라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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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18:45 2007/09/1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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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봄테 시에는 신호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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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펌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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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봄테 시에는 신호등이 없다? (한겨레, 김순배 기자, 2007-09-13 오후 08:47:39)
‘안전하지 않은게 안전하다’ 역설의 교통실험
사고 줄이기…아스팔트도 확 걷어 자갈길로

 
신호등이 없어지면 더 안전해진다?
독일 북서부 인구 1만3500명의 소도시 봄테가 12일 흥미로운 실험에 들어갔다고 〈슈피겔〉이 이날 보도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로의 모든 신호등과 교통법규를 없애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이 다니는 인도도 헐어낸다. 도로와 인도, 자전거 도로는 도로 위에 그어진 선으로만 구분된다. 그나마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자갈을 깔아 자동차의 통행속도를 줄인 게 ‘안전 대책’의 전부다.
 
얼핏 대혼란을 낳을 어처구니 없는 결정으로 보이지만, 과학적 연구에 근거했다. 도로 위에 자동차가 군림하는 게 아니라, 도로라는 공간을 여러 이용자들이 나눠 쓰는 ‘공간 공유’를 통해 평등한 통행권리를 갖게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 서로가 서로의 행동에 더 주의를 기울여 사고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결국 ‘안전하지 않은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는 네덜란드의 교통전문가 한스 몬더만이 주창하는 교통관리 이론으로, 유럽연합도 지지하고 있다. 봄테시는 이 ‘급진적’인 교통실험에 약 1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유럽연합 등도 같은 액수를 지원한다.
 
이처럼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앞서 비슷한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는 판단 때문이다. 네덜란드 북부 드라흐텐시는 지난해 말 ‘우측통행자 우선’ 원칙만 남기고 모든 신호등과 교통법규를 없앴다. 이후 ‘교통혁명’과 ‘교통지옥’의 논란이 벌어졌지만, 사고는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베를린 인근 퓌르스텐베르크도 신호등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네덜란드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독일에서도 성공을 거둔다고 보장할 순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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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00:44 2007/09/1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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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문제가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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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편집기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진보불로그에 음악을 링크하면 자동으로 나오지 않게 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서 autostart=false 태그가 먹지 않는 것이다.

 

원래는 아래 글을 네이버블로그에 올리려고 했다. 아니 네이버블로그에 올렸다.

프레시안에서 퍼온 글에 좋은 친구들이 부른 노래 'Labor is the one!'을 링크했기 때문에 이것은 펌글이고, 하여 네이버의 전용 펌블로그를 이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mms:// 형식의 주소는 올바르지 않은 형식의 주소라서 올릴 수가 없다고 나온다.

 

물론 그냥 물러설 수는 없었다.

다른 http://--.wma파일을 복사한 후에 소스에서 주소만 바꿔치기를 해서 이를 돌파하고자 했다.

하지만 올리고 나서 보니 에 들어있는 태그가 엉클어지면서 노래가 재생되지 않는다.

즉, 네이버는 http:// 형식이 아닌 한 외부에 있는 음악, 동영상 파일들은 올리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과거에 올렸던 mms:// 형식의 파일이 들어간 글을 수정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네이버블로그가 맘에 들지 않게 된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진보불로그는 다행히 음악파일을 링크해서 올릴 수 있다.

저장해서 올리는 것은 계속 실패했지만, 링크는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음악이 자동으로 재생된다는 것은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내 블로그에 왔다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갑작스레 음악을 듣게 되는 것은 그리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곡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래서 노래가 빨리 사라지도록 글을 도배해서 페이지를 넘어가도록 하는 방법을 쓰려고 이 글을 쓴다.

 

하지만 네이버블로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다가 의외로 글이 길어졌다. 

그 다음은 무슨 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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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00:40 2007/09/1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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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or is the one! - "피부색은 달라도, 노조활동은 같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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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들 - Labor is the one !!!
 
우린 하나된 노동자
우린 하나된 노동자
비록 그이름은 달라도 우린 하나된 노동자
  
우린 평등을 원해
우린 평등을 원해
차별없는 세상 그날까지 우린 평등을 원해
  
We are laborers. labor ! labor is the one!
We are laborers. labor ! labor is the one!
We are different people, different name.
We are laborers. Labor is the one!

We  want equal labor! labor! right
We  want equal labor! labor! right
We are different people, different name.
We  want equal labor! labor! right
 
우린 하나된 노동자
우린 하나된 노동자
비록 그이름은 달라도 우린 하나된 노동자
 
우린 평등을 원해
우린 평등을 원해
차별없는 세상 그날까지 우린 평등을 원해
우린 하/나/된/ 노동자

  
좋은 친구들 - Labor is the one !!! 
레코딩 : 이형우
노 래 : 임정득/ 이은진/ 박경아/ 이형우/ 정구현/ 이수익
작사, 작곡 : 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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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다. 법과 제도에 의해서만 소외된 것이 아니다. 심지어 노동운동에서조차 소외된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구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삼우정밀의 경우,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유니온샵을 적용해 눈길을 끈다. (☞ 유니온샵이란?)
  
  피부색은 달라도, 노동자라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또 유니온샵은 단결권이 사실상 봉쇄돼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유니온샵 적용을 보장받는 과정에서 삼우정밀 노동자들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을 드러냈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지 않고, 한국인 노동자들만 임금을 올린다면, 순간은 임금이 오를지 모르지만, 회사는 더 손쉽게 사용하고 더 적은 임금을 줘도 되는 이주노동자를 이용하여 한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를 분리하고 노동자를 분할 통제하여 근본적으로 저임금 구조를 깰 수 없다. 노동조합이 노동자 권리확보를 위해서 낮은 곳의 문제를 덮어 두고, 몇몇만 더 좋은 노동조건을 갖춘다는 것은 사실상 허구"라는 것. 전체 노동운동에 큰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다음은 삼우정밀의 사례를 소개한 글이다. <프레시안 편집자> 
 

"피부색은 달라도, 노조활동은 같이 합니다" (프레시안, 김형계/금속노조 대구지부 수석 부지부장, 2007-09-18 오후 3:34:22)
[기고] 이주노동자에 '유니온샵' 적용한 삼우정밀 노조  
   
  삼우정밀은 전체 사원 100명이 채 못되는 규모의 자동차 부품업체입니다. 현대, 기아차에 엔진주변 부품을 생산하여 납품하는 1차 하청업체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경영 상태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원청의 저단가 정책은 고스란히, 영세 하청업체의 저임금정책을 낳고 있는 것이지요.
  
  "같이 고생하는 처지는 마찬가지인데…."
  
  이주노동자들이 삼우정밀에서 일하기 시작한 건 2003년 무렵입니다. 당시 3공단에서 성서공단으로 이전을 하면서 기숙사를 짓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현재 한국인 노동자들과 똑같이 현장 라인에 배치되어 프레스, 조립, 포장일 들을 합니다.
  

▲ 이주노동자들.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는면서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집단 현장

  당시에는 회사에서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든, 비정규직을 고용하든 삼우정밀 노동자들이 말할 입장이 못 됐습니다. 한국인 노동자들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특별한 이질감은 없었고, 지내면서 같이 고생하고 산다는 현장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한국인 노동자 중심으로 노조가 설립되면서 이주노동자들이 함께하지 못하고, 또 회사에서 방해하면서 일순 어색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삼우정밀에는 현재 22명의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산업연수생 취업비자로 근무하고 있고, 작년 10월경에 입사한 2명 정도만 고용허가제로 입사하였습니다.
  
  이들 중 최근에 3년 근무기간이 만료된 5명 중에서 결혼 때문에 인도네시아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라완을 제외하고 4명에 대해 계약연장을 노조에서 회사에 요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들 4명은 계약연장을 한 뒤 지난 월요일에 인도네시아로 출국했고 다음 달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들은 지금쯤 미등록노동자가 돼 있었을 것입니다.
  
  금속노조 삼우정밀 지회는 작년 12월 달에 설립된 대구지부 신규지회입니다. 2006년도 47명의 조합원으로 출발하여 현재는 43명입니다. 몇 명이 퇴사했거든요.
  
  노동조합이 힘을 얻으려면, 이주노동자와 함께 해야
  
  삼우정밀은 대구지역 성서공단에 위치하고 있고, 성서공단은 100인 미만 영세사업장이 밀집한 공단지역입니다. 공단사업주들이 "노조 생기면 회사 망한다"는 반(反) 노조의식을 광범위하게 유포시키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을 지키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12월 달 노조를 설립하고 회사의 금형반출, 노조불인정 등 많은 악조건을 뚫고 2006년 12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장장 8개월간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교섭과 투쟁을 진행했습니다.
  
  노동조합 인정, 단체협약 체결(조합활동 보장,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40시간제, 고용안정 및 후생복지, 노동안전 등), 임금인상, 금속노조 중앙협약 및 지부 집단교섭 결과 수용 등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이주노동자 관련해서는 '유니온샵' 인정과 단체협약 동일적용, 임금인상 동일적용이 핵심 요구였습니다.
  
  특히 유니온샵 인정은 단체교섭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요구였고, 지난한 투쟁을 통해 이주노동자를 포함하는 유니온샵을 따내고, 단체협약 동일적용 및 임금인상 동일적용을 쟁취했습니다. 상여금 인상에서는 단계적 인상으로 최종 노ㆍ사 합의를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삼우정밀 현장근무 노동자는 약 80여 명입니다. 이중에서 이주노동자가 20여 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단체교섭에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라고 요구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계기가 있습니다.
  
  우선 지회를 설립하고 노동조합이 현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이주노동자와 함께해야 한다는 요구가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게 된 첫 번째 동기입니다.
  
  "노조와 함께하면 출국한다"는 협박
  
  우리가 밤마다 이주노동자들을 만나기 시작하자 회사 관리부장은 이주노동자들을 협박했습니다. 또한 "노조와 함께하면 출국 조치한다"는 송출업체의 한마디는 이주노동자들을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노조는 이주노동자와의 만남을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노동조합은 이주노동자 조직화가 한국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제도적인 문제와 회사 및 송출업체의 횡포에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이해하게 되었고, 단체협약 요구사항의 하나로 이주노동자까지 포함하는 유니온샵을 통해서 조직하는 것으로 확고한 방침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삼우정밀의 근무하는 모든 노동자들은 저임금의 구조에 놓여있고 저임금을 고착화하는 수단으로 회사는 이주노동자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삼우정밀에서 일하는 한국인 현장 노동자라 할지라도 조합원의 3분의 2는 법정최저임금에 묶여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에게는 법정 최저임금외에 상여금은 한 푼도 주지 않고 연차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 등의 불이익까지 주었습니다.
  
  "한국인 노동자 임금만 올려서는 저임금 구조 깰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지 않고, 한국인 노동자들만 임금을 올린다면, 순간은 임금이 오를지 모르지만, 회사는 더 손쉽게 사용하고 더 적은 임금을 줘도 되는 이주노동자를 이용하여 한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를 분리하고 노동자를 분할 통제하여 근본적으로 저임금 구조를 깰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노동조합이 노동자 권리확보를 위해서 낮은 곳의 문제를 덮어 두고, 몇몇만 더 좋은 노동조건을 갖춘다는 것은 사실상 허구"라는 입장정리를 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주노동자의 문제는 당연하게 핵심요구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삼우정밀에서 단체교섭을 약 8개월간 진행하면서 최대 핵심이 유니온 샵이었다는 것은 사 측이 그만큼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같이 한다는 것에 강력히 저항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주노동자를 '저임금 고착화' 수단으로 쓰는 회사, '유니온샵'은 끝내 반대
  
  우리는 교섭막판까지 유니온샵은 인정하는데 조합비 일괄공제는 할 수 없다고 했지요. 회사는 "유니온샵을 하더라도 이주노동자들이 노조에 참여하지 않으면 노조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은 9월 달에 조합비 일괄공제 서명을 해서 회사에 제출 했습니다. (참고로, 이주노동자들이 이국땅에서 뭔가에 서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 하나가 있습니다. 단체교섭 막바지에서 이주노동자 문제가 끝까지 쟁점이 되자. 회사는 "동등대우는 명문화하고 유니온샵은 안 된다"라고 했지만, 노동조합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결국은 전부를 잃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마지막까지 사측과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인식하에 추진한 이번의 단협체결 노력은 기존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반성의 산물입니다. 또한 이것을 가능하게 한 주요한 요인은 바로 공동의 노력과 행동이기도 합니다.
  
  삼우정밀, 성서노조 이주사업부,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정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삼우정밀 이주노동자 대책회의'를 구성하고 매주 금요일 저녁 10시에 모여서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활동을 전개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글로 대자보 붙이고, 함께 팔 흔들며 격려하고…
  
  한국인 조합원들에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한국에서의 현실에 대한 교육사업을 추진하고 한편으로 교섭상황을 이주노동자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기숙사에 간단한 인도네시아 글로 대자보 붙이기, 투쟁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 전체와 간담회를 진행하는 사업들을 펼쳤습니다.
  
  특히 대책회의에서는 성서노조 이주사업부 인도네시아 활동가인 '페리'동지 덕분에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대책회의에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일상 활동에서는 한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간에 인사하기 등 현장 분위기에서부터 투쟁과정에 이르기까지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원칙을 세우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삼우정밀 지회에서 교섭이 난항을 겪고, 삼우지회 한국인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현장을 순회할 때는 이주노동자들이 파업대오에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작업장에서 함께 팔을 흔들면서 마음만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한국인 파업대오에 힘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끝으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삼우정밀 지회 조합원들이 교육과 조합원 총회를 통하여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할 때만이 노동조합을 지키고, 삼우노동자의 권리를 확보 할 수 있다는 확고한 인식을 가졌고, 총회를 통해 그 결의를 흔들림 없게 하였습니다.
  
  삼우정밀 조합원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한 아줌마 조합원은 대구지부 노보에 이렇게 글을 적었습니다. "내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입니다. 노동자의 눈을 갖고 노동자로 다시 태어난 것을 오히려 감격해 합니다.
  
  '유니온샵'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
  
  삼우정밀에서 이주노동자들은 법적으로는 조합에 가입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기업 내에서 산업연수생 신분이거나, 고용허가제 노동자들의 단결권은 사실상 구조적으로 봉쇄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우정밀에서의 유니온샵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유일한 출구입니다.
  
  아무리 유니온샵을 하더라고 노동조합은 자주적인 조직임을 확인하고, 자발적으로 노동조합에 참가할 때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질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삼우정밀 이주노동자들은 빠르게 주체적으로 노동조합의 주인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입국하는 노동자들도 조합원이 되냐고요? 당연합니다. 한국인, 이주노동자 할 것 없이 새로 입사하는 노동자는 조합원이 되는 것이니까요.
  
  "삼우메탈 유니온 짱!"
  
  삼우정밀 이주노동자들은 이제 금속노조 조합원이 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다른 이주노동자 친구들에 얘기합니다. 자부심이 상당합니다. 현장에서 이제는 눈치 안보고 일해, 임금도 같이 올라, 노동조합도 같이해, 앞으로 스트라이크도 같이 할 거라고 얘기합니다. 그들은 "삼우메탈 유니온 짱!" 이렇게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웁니다.
  
  최근에는 3년 근로계약이 끝나고, 회사가 계약연장을 거부하는 것을 노동조합에서 회사와 교섭을 하여 계약연장을 관철하였습니다. 이번에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오는 4명의 인도네시아 친구들은 조합간부들과 감포 바닷가에도 같이 갔다 오고, 삼우정밀조합원과 식당에서 환송식도 같이 했습니다.
  
  사진 찍고, 비디오에 다 담아서 인도네시아로 갔다가 한 달 후에 다시 돌아 올 겁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식구들과 친지들에 보여 주고 한국에서의 얘기를 하겠지요, 그들의 얘기들이 기다려집니다.
  
  통역 확보, 고용허가제 개정…. 민주노총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현장 작업에서의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일상적 소통에서 대화가 어렵다는 것이고요. 또한 노동조합 활동에서는 금속노조, 민주노총 차원에서 지원책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이 커다란 어려움입니다.
  
  단체협약을 체결해도 인도네이사아어로 번역이 되어야 하는 문제, 이후 조합원 총회나, 교육을 일상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통역의 문제 등 앞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행 고용허가제가 매년 계약을 갱신하도록 하고 있어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당장은 이주노동자 조합원 교육을 첫 번째로 진행해야 할 것이고, 한국인 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삼우정밀 최초의 조합원 총회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임단투 시기 같이 배웠던 노동가요 '노동자는 하나다'를 힘차게 같이 부를 것입니다. 또한 삼우정밀 이주노동자 대의원을 선출해서 노동조합 일상 활동과 의사결정에 함께 참여 하도록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하나가 되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하나로 단결하고 함께 연대 활동을 펼치는 과정으로 더 큰 노동자의 하나됨을 위해서 전진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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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00:18 2007/09/1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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