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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 한국사회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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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연구회, 서강대대학원총학생회, 서울혁신연대가 공동 주최하고 있는 사회민주주의 릴레이 강연회의 마지막 일정에 유팔무 교수가 발제를 한다. 사회민주주의 전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서울혁신연대가 사회민주주의의 새로운 보루가 되려나 보다. 유팔무 교수는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있다가 사민당 활동을 하기 위해 탈당하여 사민당에서 당직을 맡았었는데, 지난 총선 결과 사민당이 해산한 이후 다시 복당하였다.

 

사회민주주의에 대해서도 내 능력밖이지만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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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05년 2월 2일 18시 30분 - 20시 30분
- 장소 : 서강대 김대건관 301호
- 주제 : 사회민주주의, 한국사회 대안인가?

- 발제 : 유팔무
- 패널 : 김동춘, 윤도현


2005년 2월2일 서강대 대학원 동계강좌 종합토론 발표문


사회민주주의, 한국사회의 대안?

유 팔 무 (한림대교수, 사회학)

 

1. 사회민주주의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회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은 크게 세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째로는 보수 정치가나 일반인들의 이해방식으로서 좌파와 동일시하는 방식이다. 사회주의와 구별하지 않는다.1) (각주: 이들은 ‘진보’를 더 광범위한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둘째로는 진보 혹은 좌파진영의 일반적인 시각으로서 서유럽의 현실로 존재하는 사회민주주의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것도 사실은 어떤 측면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이념이나 운동세력으로 이해하면서 혁명과 사회주의를 포기한 개량주의라 보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서유럽식 사회체제, 즉 복지국가 자본주의체제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셋째로는 민주사회주의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사회주의는 목표, 민주주의는 수단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현실태로 나타나는 서구 사회민주주의(체제나 이념 및 운동세력)를 사회민주주의의 정체 혹은 후퇴로 평가하며, 이행의 전망을 갖는 입장이다.2) (각주: 민노당 주류나 좌파, 사회당 좌파의 경우는 이를 사회민주주의라 부르지 않고, 이와 구별하는 의미에서 민주사회주의 혹은 사회주의라 부르는 경향이지만, 필자 등의 경우는 이를 사회민주주의 좌파(즉, 사회민주주의 내의 좌파)라 동일시하여 사회민주주의 우파(즉, 현실 서구 사회민주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와 함께 사회민주주의로 포함시켜 이해하고 있다.)

 

1) 사회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사회주의나 민주사회주의와 같은가.


서구역사를 보면, 사회민주주의는 3단계에 걸쳐 그 의미가 변천해 왔다(이하 유팔무, 2001; 2004a 참조).


첫째, 19세기에는 사회주의 및 민중민주주의(=실질민주주의)와 동일한 의미를 지녔었다.


둘째, 20세기 초, 중반에는 민주사회주의. 즉, 민주적-개량적-의회적 방법을 통한 사회주의 실현 노선으로 정립되었고, 소련-동구 중심의 공산주의와 분리, 대립하는 경향으로 협소화되었다.


* 20세기 초 독일사민당의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 논의 및 볼세비즘 비판(베른슈타인, 1985 참조)을 통해 주류화해 갔음.

* 사회주의인터내셔널의 1951년 프랑크푸르트선언(사회주의 인터내셔널, 1985 참조)이 이정표가 됨.

 

셋째, 20세기 후반에는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선거정당을 통해 현실정치적으로 실용주의화해 갔다.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스템으로의 이행 전망과 국유화 정책을 포기해 가면서, 자본주의(시장경제)를 용인하는 한편, 사회주의적으로 수정 혹은 개혁하여, 노동자 및 사회적 약자층의 이익대변 및 보호를 주된 정책 목표로 삼아 복지국가제도를 확충, 유지해 나갔다.


* 독일사민당의 1959년 고데스베르크 강령(진보정당창당추진위원회 강령기초위원회, 1999)이 상징. 시장경제체제 수용.3) (각주: “전체주의의 경제통제는 자유를 파괴한다. 따라서 사회민주당은 자유로운 경쟁이 진실로 존재하는 곳에서는 자유시장 체제를 지지한다. 하지만, 시장이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지배되는 곳에서는 경제분야에서의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의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가능한 한 최대한의 경쟁과 필요한 만큼의 계획이 요구되는 것이다.”)

* 독일사민당의 라이프치히 강령(SPD, 1998); 공산주의의 일당독재 비판, 고데스베르크 강령 정신 유지(민주사회주의, 즉 사회민주주의란 민주화와 사회적-경제적 개혁을 통해 자유, 형평, 연대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제를 갖는 입장), 소유문제에 대한 언급회비, 형평성과 연대를 강조. 환경-평화-여성-문화 등에 대한 강조.

 

* 스웨덴 사회민주당 이론가들의 최근 입장(Carlsson & Lindgren, 1998),4) (각주: 필자가 발췌 번역하여 한국사회민주당 창당기념 대토론회(2003.3) 자료집에 수록됨, 후에 한국사회민주주의연구회 http://samin21.jinbo.net/  공개자료실,  민주노동당 평당원 모임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자율과연대 http://www.kdlpsds.org/  자유광장 게시판에 일부를 올렸음.)

“스웨덴 사회민주주의 운동에서는 ... 혼합 경제 제도를 주장한다. 이들은 소유권이 아니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더 강조한다.

...

사적 소유를 폐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력분배를 변화시키고 과거에 억압받았던 사람들에게 권력을 분배하는 방식으로도 문제가 해결된다. 사회민주주의는 1920년대와 30년대에 이러한 통찰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같은 새로운 방향설정은 1932년 전당대회에서 명확히 재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상은 예컨대 영국 페이비언협회와 같은 초기 사회주의자들 사이의 논의에서부터 연원한다.

그렇다면 이것이 사회민주주의가 자본주의를 수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만일 "자본주의"를 "사적 소유"라고 정의한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일 것이다. 그러나 사적 이윤이 다른 모든 이해에 우선하고 사회나 고용주 그 어느 측도 기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자본주의를 정의한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그러나 ... 사회민주주의가 이윤추구를 인정하지만 이윤추구가 다른 모든 이해들에 우선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다른 이해들에 이윤추구가 우선시된다면, 사람과 환경과 같은 생산의 다른 요소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취급될 수 있다. 이윤추구는 분명 정치 민주주의적 역량, 강력한 임금노동자 조직, 법률적 지원을 받는 소비자들과 같은 다른 이해들에 의해 균형이 잡혀져야 한다.

이 밖에도, 사회민주주의 관점에서 볼 때 사적 소유기업, 생산자 연합, 소비자연합과 같은 소유의 다른 형태들이 함께 공존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상이한 동기와 상이한 목표를 가진 행위자들이 시장의 발전과 역동성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상이 사회민주당에 의해 채택된 기본입장이다. “

 

2)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구성요소 -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가)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첫째, 개인주의와 반대되며 결합한 집단주의; 사회 전체라는 집단의 이익과 가치 및 판단을 우선시하는 집단주의 입장으로서 개인주의5) (각주: 개인주의란 개개인의 이익과 가치 및 판단을 우선시하는 입장이다.)와 반대되는 의미를 지녔으나, 개인에 바탕을 둔 집단주의로서 단순한 집단주의 혹은 집체주의를 뜻하는 공산주의와 다르다.


둘째, 경제체제; 생산수단의 공동소유에 기초한 사회적-계획적 생산 및 분배 시스템과 그것을 향한 이념적 지향을 뜻하며, 공산주의와 같다.

그러나, 소련, 동구 사회주의 나라들에서는(스탈린의 영향을 받아) 사회주의를 공산주의 사회체제의 초기단계 혹은 초급단계로 이해하는 체제로 이해하는 시각이 정립되기도 하였다.


셋째, 이행의 수단 혹은 방법; 사회주의는 혁명이나 개혁을 모두 포함하며, 이행방법에 대한 제약이 없다.

칼 맑스는 공산주의를 여러 사회주의들 중에서 혁명적-국제연대적 사회주의 및 진보세력으로 국한하여 이해하였으며, 이런 인식은 후에 소련-동구 사회주의 노선으로 이어졌다.

반면, 서유럽에서는 20세기 들어 이런 공산주의적 사회주의와 대조적으로 사회주의가 혁명이 아니라 개혁이나 합법(의회주의)적 방법론을 취하는 입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좁아졌다.


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사회민주주의는 어떤 민주주의인가.


첫째, 그리이스-로마 시대의 고전적 의미와 서양 근대 계몽사상에서는 인민의 자유, 평등한 참여 및 토론, 의사결정을 통한 지배의 원리로 이해되었다.


둘째, 근대 서구의 대의민주주의 체제 하에서는 금권정치 및 1인1표제 대의 민주주의를 통해 제약되고 왜곡되고 형식화하였다.


셋째, 이로 인해 사회적-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비판과 대안이 제기되었다.

민주주의 = 부르주아, 소수, 강자층의 지배 = 부르주아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 민, 다수, 사회적 약자층의 지배가 진정한 민주주의 = 프로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


넷째, 사회주의적 인민민주주의의 현실과 몰락; 사회주의 체제로의 이행 이후 소련-동구의 현실사회주의 나라들의 사회주의적 인민민주주의는 직능대표제, 민주집중제로 특징지워졌다. -> 당간부(특히 서기와 정치국원)의 자립화, 특권층화, 독재로 이어졌고, 집단적 찬반 공개투표제를 통해 왜곡되어 인민으로부터 통제 안되는 집단독재 시스템이 되었다. 다시 형식적 민주주의로 현실화되었으며, 경직성, 비능률성의 문제도 발생하여 스스로, 그것도 인민봉기에 의한 몰락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다섯째, 사회주의적 인민민주주의에 대한 서구의 사회민주주의 혹은 민주사회주의의 비판과 대안; 다원적 정치 및 다당제, 사회주의의 수단 및 운영의 측면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강조하였다.


다) 서구 사회민주주의 평가 - 성과와 한계, 그리고 한계극복을 위한 노력.


- 사회민주주의를 이념적인 운동노선과 정치세력, 체제 등 세 가지 면에서 볼 때,

첫째, 맑스-레닌주의와 공산주의의 결함을 비판, 새로운 노선, 특히 안정국면에서의 대중노선을 정립하였다는 점에서 적절했고, 성과를 낳았다.

둘째, 경제적으로 자본주의의 약점(특히 시장실패)을 견제, 보완하고, 노동자를 비롯한 장애인,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층을 위한 안전망과 복지제도를 도입, 확충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셋째,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확장, 유지하는데 기여하였다.


- 서구 사회민주주의의 한계; 성장 및 고용의 한계. 노동자의 체제 내화 및 이질화 심화. 의식발달정체. 조합주의에 함몰하여 주변집단 및 신빈곤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소극적이었다.


- 한계극복을 위한 노력; 1990년대 이후, 서구의 사민당들은 이런 문제들을 탈피하고자 제3세력의 요구와 신자유주의 정책을 부분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함으로써 활로를 개척하려고 해 오고 있다. 적녹동맹 및 적극적-생산적 복지정책으로의 전환이 그 대표적인 예들이다. 영국적 ‘제3의 길’, 독일적 신중도노선 등.


<-> 전진인가 후퇴인가? 우리라면 어떻게 해야할 것일까.


* 참고; 서구 사회민주주의 내에는 좌파와 우파, 신좌파와 신우파가 있으며, 이들 간의 헤게모니 쟁탈의 결과로서 이러한 노선들이 정립되었다.

 

2. 한국에 필요하고 적합한 사회민주주의는?


1) 한국에 필요한 대안.

 

가) 대안을 필요로 하는 한국적 상황.


- 경제적인 면에서, 성장과 경제대국화, 그리고 성장둔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본주의화 및 세계화 압력이 지속되고 수용된 결과이다. 고용 및 노동 문제는 imf 이후 계속 심각한 상태에 있다. 이와 함께 경제주권과 안정성도 상실되어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대졸 신규취업희망자들을 포함한 여타의 사회적 약자층에 대한 보호정책은 커다란 진전을 보고 있지 못하며, 분규가 지속되고 있다. 그 사이 열린우리당이 집권했고,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밝지 못한 상태에 있다.

 

- 정치적인 면에서, 과거사규명, 보안법폐지 등 개혁정치가 시도되고 있으나, 자유민주주의의 지평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금권정치, 부르주아민주주의에 대한 제도개혁은 커다란 진전을 보고 있지 못하다. 좌파의 이념, 사회주의의 이념 등도 공식적으로 수용되고 있지 못하다.6) (각주: 민노당은 비공식적으로, 공식적인 선거제도 때문에 할 수 없이, 불가피하게, 억지로 수용되고 있을 뿐이다.)

 

나)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 경제적인 면에서는 사회주의 원리가 도입되어 자본주의와 병립, 혼합, 조절되는 유연적 혼합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혼합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 또 어느 정도이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은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유동적, 가변적으로 두어야 할 것이다.


- 정치적인 면에서는 첫째, 자주-평화의 입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고, 둘째로는 돈 안드는 선거제도의 확립, 참여민주적 발의, 소환제 도입, 확립, 직능대표제 같은 인민민주주의 제도의 부분 수용 등이 필요하다.7)

 

- 사회문화적인 면에서는 자주, 평화, 환경, 여성, 문화 등 민족적-시민적 과제와 이슈에 대한 근본적-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대안이 채택, 수용되어야 하며,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 대안의 종합; 자주적, 평화적, 참여민주적 녹색사회민주주의.


2) 민주노동당은 적합하고 가능한 대안인가.


가) 민노당의 기본 이념과 핵심정책들.


강령 전문에서 민주노동당은 "외세를 물리치고 반민중적인 정치 권력을 몰아내어 민중이 주인되는 진보정치를 실현하며,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 모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평등과 해방의 새 세상으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시작하고 있다(이하 유팔무, 2004b 참조). 이 '평등과 해방의 새 세상'이란 노동자, 민중이 직접 참여하여 통제하는 '자주적-민주적-사회주의적 시장경제'라고 요약할 수 있다. "외세를 물리친다."고 하는 것은 비단 미국과 일본 등의 정치적 간섭과 지배에 대하여 저항하고 자립을 도모하는 것 뿐아니라 경제적인 지배와 종속으로부터도 자립해 나간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정치적-경제적으로 자립적이고 자주적인 정부와 경제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정치적인 차원에서의 '자주'에는 '자주-평화-통일'이라는 한반도 통일이라는 목표와 자주-평화라는 방법이 수반되어 있다. 여기에는 외세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이 담겨져 있으며, 평화통일의 입장이 담겨져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남쪽에 의한 일방적인 흡수통일'에 대한 반대하면서 '북한식의 연방제 통일'에 대해서도 찬성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통일체제는 남한 자본주의의 천민성과 북한 사회주의의 경직성이 극복되면서 민중의 권익과 민주적 참여가 보장되는 체제여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이 양쪽 체제의 문제점을 극복, 지양한 민노당의 대안이 바로 자주적이면서도 '민주적-사회주의적인 시장경제' 체제이다.


민노당은 강령에서 "국가사회주의의 오류와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인류사에 면면히 이어져 온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시켜, 새로운 해방 공동체를 구현할 것"이라는 식으로 대안적인 경제체제의 윤곽을 다소 모호하게 그려놓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민주적-사회주의적 시장경제"이다. 이는 사회주의적 소유 및 경영의 경제질서가 중심을 이루면서도 노동자 중심의 민주적 참여와 통제가 이루어지는 범위 내에서 시장경제질서와 사유재산권이 ‘수용’되는 그런 시스템이다. 이런 방향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재벌기업의 해체 및 일부 공기업화, 노동자의 기업소유 참여 및 경영참여, 협동조합기업과 한겨레신문사와 흡사한 ‘국민주’ 기업의 설립 및 육성, 노동자, 시민이 참여하는 각급 단위의 경제(조절)위원회 설립, 운영 등 커다란 변화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국가 사회주의의 오류'에 대해서는 민주적 참여와 시장에 대한 소극적 활용을 통해서, '사회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해서는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의 계승'을 통해서 극복하는 '진보적인 제3의 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은 사회주의적 색채가 더 강하기 때문에 영국이나 독일식의 '중도적 제3의 길'과 뚜렷한 차이를 지닌다. 유럽식의 중도적 제3의 길이란 현대판 자본주의에 해당하는 '신자유주의'의 기조와 정책을 일정부분 수용하는 가운데 사회민주주의보다 오른 쪽에서 제3의 길을 찾는 것, 따라서 왼쪽에서 출발한 중도노선인 반면, 민노당은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보다 왼쪽에서 제3의 길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은 그러나 사회주의 못지 않게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있으며, 당의 의사결정이나 활동의 면에서도 민주주의를 철저히 지키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당내의 ‘저항’과 ‘심판’을 받는다. 그래서, 민노당의 대표나 원내에 진출한 ‘드림팀’조차도 리더쉽이나 자율성과 정치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제약’이 따른다. 말하자면, 민노당 간부와 활동가들은 민노당의 이념과 정책을 실현하는데 ‘복무’한다는 자세로 갖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


정치분야의 강령 중 전문에 표현된 것으로는 "국민이 공직 대표자를 소환, 탄핵, 통제하고 발의권을 가지며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것"이라는 항목이 대표적이다. 강령 본문에서는 "국가보안법의 철폐, 완전한 비례대표제의 도입과 선거공영제의 실현, 국민의 소환권과 발안권 등으로 직접 민주제를 적극 실시"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당 강령의 기조 속에서 만들어진 지난 4.15 총선에서의 주요 공약들 중 주목할만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 국민소환제 및 국민발의제 즉각 도입.

-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을 1대 1로 하는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도입.

- 지역평등세제(역교부세제)를 도입하고, 주민이 자치단체 예산을 짜는 참여예산제 도입.

- 이라크 파병부대를 귀환시키고, 침략전쟁 파병을 결정한 전범을 처벌.

- 부유세 도입.

- 노동자소유기금을 설치하고 노동자경영참가법을 제정하여, 재벌과 대기업을 민주적 참여기업으로 전환.

- 아파트 원가공개,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비 보조.

-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단계적으로 폐쇄하며, 핵없는 대안에너지 체제로 전환을 추진.

- 공공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 중심 교통정책으로 전환.

- 서울대학교를 해체하고 모든 국공립대를 통합하여 특성화.


나) 대안으로서의 민주노동당 - 그 적합성과 가능성에 대한 평가.

 

첫째, 민주노동당은 어떤 정당인가.

강령과 주요정책을 통해서 볼 때, 사민주의 정당인인가, 아닌가. 그렇다면 어떤 정당인가. “자주적 민주적 시장사회주의” 정당(유팔무, 2004b)인가.

 

둘째, 한국사회를 진보화시키는데 적합한 대안인가.

 

- 이념의 측면에서 보면, 기본은 좋으나, 구사회주의의 색채가 강한 것이 문제이다. 이 점에서 표 떨어지고, 지지층 확대에 부적합하다. 보다더 대중적인 언어로 표현할 필요가 있고, 내부에서의 논의는 내부용으로 가지고 갈 필요가 있다. 대외용/대내용을 분리 사고할 필요가 있다.


- 조직과 지지기반, 세력의 측면에서 보면, 세가 튼튼한 것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세력의 기반이 협소하고 취약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노동자’ 정당임을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조합원 다수와 한국노총 조합원조차도 적극적인 기반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개혁적 중산층과 시민들도 지속적-적극적인 지지층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유팔무, 2004b 참조)

 

셋째, 어디로 가야할까. - 전환의 필요성.


- 대중성 있는 사회민주주의 정당으로, “자주적, 평화적, 참여민주적 녹색사회민주주의”로 가야하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솔직하고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회민주주의로 가야하지 않을까. 이것이 대중적 지지를 획득하는 길이자, 집권을 했을 때, 소련-동구의 사회주의나 서구 사회민주주의의 ‘오류와 한계를 극복“(민노당 강령)하는 길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라면, 서구의 사회민주주의에서도 배워야 하지 않을가. 조합주의, 노동자계급의 개량화, 새로운 지지층 확보하고 넓히기 위한 국민정당으로의 전환 등.


3. 종합 및 토론.


- 사회민주주의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


- 서구 사회민주주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사회민주주의는 한국사회 진보의 대안인가.

 

- 어떤 사회민주주의가 필요하고 적합한가.

 

- 민주노동당은 적합한 대안이라 할 수 있는가.

 

- 사회민주주의의 세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이, 혹은 어떤 전환이 필요한가.


* 몇 가지 참고문헌;

베른슈타인(1985) “마르크스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양호민(편), {사회민주주의}, 종로서적.

사회주의 인터내셔널(1985) “프랑크푸르트선언 - 민주 사회주의의 목적과 임무”, 양호민(편), {사회민주주의}, 종로서적.

유팔무(2001) "왜 사회민주주의인가“, 한국사회민주주의연구회(편), {한국 사회민주주의 선언}, 사회와연대.

______(2004a) "왜 사회민주주의인가“, {한국의 시민사회와 새로운 진보}, 논형.

______(2004b) “민주노동당, 진보적 이상과 보수적 현실 사이에서”, {한국의 시민사회와 새로운 진보}, 논형.

진보정당창당추진위원회 강령기초위원회(1999) {강령기초용 참고자료집 - 국내외 정당 강령과 관련자료 모음}

Carlsson, Ingvar & Anne-Marie Lindgren(1998) What is Social Democracy. Swedish Social Democratic Party. Stockholm.

SPD(1998) Grudsatzprogramm der Sozialdemokratischen Partei Deutschlands. (독일사민당 기본강령, 라이프치히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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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31 17:19 2005/01/3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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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노조 천국'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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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의 현황은 어느 정도는 사실이 아닐까 싶은데, 그 분석도 맞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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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노조 천국' 옛말

공장들 속속 해외로 떠나자 임금 양보, 고용 유지 급급, 노조 가입률 계속 내리막길

 

'노조 천국'으로 불려온 유럽에서 최근 노조의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유럽 기업들의 제조업 공장이 동유럽과 아시아로 이전하면서 고임금에 안주해온 노동계의 입지가 축소된데 따른 것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0일 유럽에서 노조의 힘이 최근 몇 년 사이 썰물처럼 퇴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감하는 노조 가입률=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노조 조직률(가입률)이 최근까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젊은 노동자 층에서 노조 가입률은 특히 낮다.

1980년대 초만 해도 50%대였던 영국의 노조 조직률은 최근 30% 선으로 추락했다. 프랑스는 지난 20년 사이 유럽에서 노조 조직률이 가장 낮은 10%로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에 이탈리아의 경우 50%에서 35%로 조직률이 줄었다. 이처럼 노조 조직률이 떨어진 데는 노조에 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프랑스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노조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이 50%로 2년 전(42%) 보다 높아졌다. 독일에서는 "노조의 힘이 더 약화돼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전문가들은 노조의 영향력 하락의 근본 원인을 노조가 급격한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데서 찾고 있다.

독일금속노조의 하르트무트 메인 사무국장은 "가장 큰 문제는 노조가 유럽의 단일시장에 적응하지 못한데 있다"고 말했다. 회원국이 15개에서 25개로 유럽연합(EU)이 단일 경제권으로 통합되고 기업들이 임금이 싼 동유럽과 아시아로 공장을 옮겨가는 동안 노동계가 적절한 대응을 못 했다는 것이다. 즉 상품과 자본은 국경을 뛰어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여전히 국경의 한계에 묶여있다.

이렇다보니 독일 하노버의 자동차 공장 노동자는 같은 제품을 만들면서도 10%의 임금만 받고 일하는 폴란드 포츠난 공장의 노동자들과 경쟁해야할 처지가 됐다. 사측으로서도 노사협상에서 고임금을 받는 독일 노동자들을 효율적으로 압박하기가 쉬워진 것이다.

◆고용 유지에 안간힘=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노동자들의 관심은 임금이 아니라 이제 단순히 고용을 유지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노동자들은 자동차 판매가 줄어 회사의 수익이 급감하자 올들어 임금을 지난해보다 9% 감축하는 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받기로 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지멘스.도이치텔레콤.보쉬 등 다른 유럽 대기업에서도 유사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기업 노동자들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상여금 반납.노동시간 연장.탄력근로제 등 악조건을 받아들이고 있다.

IHT는 "지금 추세라면 유럽도 미국처럼 산별노조 등 상급 단체 대신 기업별 단위 노조 차원의 노사 협약이 확산되고 사측이 유리한 협상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정 기자<zhang@joongang.co.kr>  

2005.01.10 18:11 입력 / 2005.01.10 20:09 수정

 

출처: http://news.joins.com/money/200501/10/2005011018114155015000510051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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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3 15:05 2005/01/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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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데리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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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04/11/3에 실린 문광훈 교수의 자크 데리다에 관한 글.

아직 자크 데리다의 글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앞으로는 읽을 가능성이 있을까?

출처: http://www.khan.co.kr/news/artview.html?artid=200411021755511&code=9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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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는 세상] 자크 데리다의 죽음

〈문광훈 고려대 아세아연구소 교수·독문학〉

 

어떤 행동이 바른 것인가를 아는 것은 깊게 생각하는 데서 오고, 이런 생각은 우선 넓게 느낌으로써 가능하다. 넓게 느끼고 깊게 생각할 때, 실천도 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 그러니까 사고는 감각과 행동을 이어주는 다리 구실을 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감각과 사고 그리고 행동은 무엇으로 나아가는가. 그것은 아마도 자유 또는 자유로운 삶일 것이다. 지난 10월 초에 세상을 떠난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는 참으로 자유로운 사고를 자유로운 언어 속에 표현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지 않았나 여겨진다. 뛰어난 학자치고 감각과 언어와 사고가 두루 자유롭지 않은 이가 있으랴만은 그의 저작은 철학과 문학, 정치와 예술의 경계 위에서 이 경계를 부단히 허물면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유를 실천했던 증거가 아닌가 한다.

 

학계는 그를 두고 한편에서는 해체론의 입안자로서 서구철학의 형이상학적 전통을 일거에 무너뜨린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사상가의 하나로 생각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학문적으로 연대감이 부족하고 정치적으로도 미심쩍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 경계 허물며 자유 실천 -

그의 글은 이런 면을 부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체로 역설적이고, 기존에의 비판은 전복적이며, 문체 역시 자주 유희적이다. 그러나 그는 정의나 법의 문제를 집요하게 주제화하기도 하였고, 팔레스타인의 권리나 망명자의 문제와 관련하여 현실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나는 그를 무엇보다 풍부한 착상 속에서 사고의 빛이 번득이는, 그래서 그 어디에서도 상투성의 외피를 던져버린 창의적 사상가로 이해한다. ‘차연(差延)’이나 ‘의미의 잉여’와 같은 많은 독창적 개념을 통해 그가 알려주는 것도 흔히 있는 구분의 근거가 얼마나 허약하고, 언어는 얼마나 불안정하며, 존재란 얼마나 취약하며, 세계는 또 얼마나 이질적인 것인가였다. 이것을 우리는 사변적 진술로서가 아니라 일상적 차원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데리다의 철학을 단순히 ‘입장 바꾸기와 이를 통한 포용’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그의 사고는 하나의 입장으로 굳어진 이념과 원리의 폐해를 지적하고자 하였지 그 스스로 무입장적 혼돈 속에 빠졌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누구보다 확고한 신념 속에서 독자적 철학을 펼쳐갔다. 이라크 붕괴 이전에 미국을 ‘불량국가(rogue state)’로 불렀던 것도, 하버마스와 더불어 유럽의식의 각성을 촉구하면서 ‘새로운 인터내셔널리즘’을 주창한 것도 다름 아닌 데리다였다. 그의 글이 창의적인 것이라면, 이 창의성은 감각의 개방성과 사고의 자유로움이 아닐 수 없다. 그 글의 신선함도 여기에서 올 것이다. 열린 감각이 자유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이런 사고가 언어에 의해 가감없이 전달될 때 철학은 꽃피어 난다. 상상력의 해방이 학문의 한 존재이유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기 아닌 것에 열려 있을 때야 가능하다. 그래서 타자에의 열림은 그 자체로 사랑의 표현이 된다. 결국 사랑이 없다면 학문도 사고와 행동의 묵은 관습을 변모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런 열림을 말할 수 있는가. 말해도 좋을 만큼 녹록한 것인가.

 

시인 김수영이 우리 문단과 현실의 낙후성을 지적한 것은 40년 전의 일이지만,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헌재의 판결을 보면서 어쩌면 앞으로 그만큼 더 지나야 우리 사회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되지 않을까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500년 전 왕조의 관습헌법으로 민주정체 아래의 지금 헌법을 진단한다? 이보다 개탄스러운 일은 그러나 아직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거짓이 현실의 많은 질서를 이룰 때, 타자에의 개방 이상으로 절실한 것은 분명한 판별력이다.

 

- 현명하게 사는길 알려줘 -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합리적이고 무엇이 야만적인지에 대한 구분의 능력이 없다면, 사랑이나 연민은 물론 양보나 합의도 어렵다. 우리는 개혁과 민생의 문제에 대해, 그것이 동전의 양면과 같음을 아직 합의조차 못했다. 한 철학자의 죽음은 자유로운 사고와 현실의 간극 이외에 거꾸로 ‘절차적으로 사고’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집단의 이기로부터 벗어나 ‘모두가 현명하게 사는 길’을 찾는 데에도 사고의 여러 단계는 있고, 이 단계에서 구별의 능력은 그 바탕이 된다. 구별을 통한 자기입장의 규정 없이는 사랑도 오래가지 못한다.


입력: 2004년 11월 02일 17:55:51 / 최종 편집: 2004년 11월 02일 17: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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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8 23:39 2004/11/2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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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모델 한국적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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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신문 2004년 10월 22일자에 실린 시민과 세계의 특집 '한국 자본주의 개혁논쟁'과 관련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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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모델 한국적용 가능할까?

‘시민과 세계’ 특집 ‘한국 자본주의 개혁논쟁’

한국 진보진영에게 스웨덴은 이제 새로운 ‘러시아 혁명’이다. 20세기 말, 진보를 꿈꾸었던 이들이 러시아 혁명에 대한 논쟁을 한번씩은 거쳐야 했듯이, 21세기 한국사회의 미래를 말하는 대부분의 사회·경제적 논쟁은 거의 예외없이 스웨덴이란 스펙트럼을 거쳐 분화된다. 그 체제에 대한 긍정·부정부터 시작해, 어느 대목을 어떻게 인용할 것인가의 문제가 함께 녹아있는 화두다.

참여사회연구소가 펴내는 반년간지 <시민과 세계>(편집인 이병천·홍윤기) 최근호(제6호)는 스웨덴의 사회협약 모델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소개한다. 진보진영의 유력한 경제학자인 이찬근 교수(인천대)와 신정완 교수(성공회대)는 ‘한국 자본주의 개혁논쟁’이라는 특집기획을 통해 스웨덴 모델의 한국적 접목의 길을 살폈다.

 

이찬근 인천대 교수
“재벌자본보장-국민고용창출, 대타협 가능하다”

 

참여연대와 대안연대의 재벌개혁 논쟁을 접한 이들에게 이찬근 교수의 논지는 비교적 익숙하다. ‘국민경제의 민주적·자주적 발전대안 모색’을 기치로 지난 2001년 발족한 대안연대의 정책위원인 이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미국식 자본시장 개방이 오늘의 위기를 자초했다고 본다. 국내 자본시장을 잠식한 외국인 주주의 이익창출을 위해 국내 우량기업이 고용·투자 창출을 포기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재벌개혁을 위한 외국자본의 역할을 긍정하는 참여연대의 입장도 비판한다.

 

이 교수는 <시민과 세계>에 기고한 글에서, 발렌베리 재벌의 기업지배권을 인정하는 대신 높은 소득세와 고용창출 등을 얻어낸 스웨덴 좌파정부의 경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과잉패권주의와 자본시장의 폭주라는 엄혹한 현실에 비춰볼 때, (스웨덴 모델의) 원형적 적용은 불가능하다”며 절충적 형태인 ‘경쟁적 사민주의 또는 사회적 자유주의’를 한국판 제3의 길로 제시했다.

“국내의 보수진영(대자본)과 진보진영(노동) 간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는 것”이 그 핵심이다. 실물경제와 유리된 금융부문, 지배권을 위협받는 재벌자본, 고용전망을 상실한 국민대중, 정책적 운신의 폭을 잃은 정부 등의 처지가 “한국판 사회적 대타협을 가능케 하는 공간”이다. 결국 대타협의 고리는 재벌자본의 지배권 보장과 국민대중의 고용창출인 셈이고, 이 교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스웨덴을 적극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의 비상임연구위원이기도 한 신정완 교수는 “재벌총수들의 소유지배권을 인정·보호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스웨덴 모델을 활용하는 것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신 교수가 보기에 스웨덴이 거대금융가문의 소유지배권을 인정한 배경은 한국의 재벌개혁논쟁과는 그 맥락이 다르다. 스웨덴 사민당은 ‘생산수단 소유의 사회화’라는 사회주의적 문제의식 아래, 기업소유의 사회화를 단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한국의 계급간 세력관계를 고려할 때, 재벌총수의 소유·지배권 보장을 핵심고리로 삼아 계급타협을 이룬다면 동아시아적 발전국가주의만 전면화되고 유럽식 사민주의는 극도로 부차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겉으로는 사회협약을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론 재벌의 소유지배권만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
“재벌총수 소유권 보장은‥고용창출 큰 도움 안돼”

신 교수는 “대안연대가 주장하는 재벌총수의 소유지배권 보호와 국적자본 인정은 재벌과 정부 간의 타협일 수는 있지만, 노동운동까지 포함하는 계급타협으로 간주될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거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은 장기적으론 고용창출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그의 비판이다. 그의 글에선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의 꾸준한 역량강화”의 절실함을 제기하는 맥락에서 스웨덴 사민주의가 등장하는 셈이다.

 

‘제3의 길’ 찾아라
한국은 지금 자본주의 대안 논쟁중

 

‘스웨덴 논쟁’은 한국사회의 미래좌표를 밝히려는 노력과 잇닿아 있다. 노무현 정부 출범과 진보·개혁진영의 17대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가 뚜렷한 전망을 갖지 못하는 현실이 이런 논의를 촉발시킨 셈이다.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없지만, 여러 맥락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대안 체제’에 대한 논의가 학계에서 진행중이다.

 

이병천 교수(강원대)는 <시민과 세계> 최근호에서 ‘시민자본주의’의 개념화를 시도했다. 이 교수는 ‘시민적 사회원리’와 ‘시장자본주의 사회원리’의 (갈등적) 접합을 현대사회의 중심축으로 본다. 이제 그것은 “성장·효율·경쟁의 물신체제를 핵심으로 하는 자유시장 주주자본주의의 헤게모니로 귀결”되고 있다. ‘제3의 민주적 시민사회 이념’은 결국 배제되고 있는 또다른 축인 시민적 사회원리의 복원에 대한 기획이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정치학·경제학·사회학적 영역을 하버마스·폴라니·마르크스·아렌트 등의 이론을 통해 가로지르고, 일본형 기업사회와 미국형 시장사회, 그리고 독일·스웨덴의 사회적 시장경제를 살핀 뒤, “시민적 대안은 (유럽식) 사회적 복지시장경제의 경계를 반성적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런 모색을 근본주의적 입장에서 비판하는 견해도 있다. 전현준 <말>지 편집위원은 최근 인터넷 <디지털 말>에 기고한 글에서, 참여연대·대안연대·민주노동당 등이 제기한 한국자본주의 개혁론을 일일이 비판하면서 “근본모순을 해결하려는 진지한 대안논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일련의 대안논쟁과 관련한 ‘스웨덴 신드롬’이 “시급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초조감, 신자유주의적 광풍에 대한 무력감, 사민주의에 대한 상상적 판타지, ‘새것 콤플렉스’에 의한 언론의 이슈 따라잡기적 속성, 그리고 개혁적 (신)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 편집위원의 문제의식은 최근의 ‘대안논쟁’을 자본주의 체제 근본에 대한 비판으로 상승시키자는 데 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한국산업사회학회(회장 이종구)도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중앙대 대학원에서 ‘글로벌시대 자본주의 유형과 한국사회’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대회의 한 분과토론은 ‘민주화·세계화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대안적 체제 모형 연구’에 할애돼 있다. 이 토론의 사회를 맡은 조현연 교수(성공회대)는 “그동안 추상성 높은 이념적 논구로는 대안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서구의 경험은 우리의 교과서가 될 수 없다”며 “한국적 맥락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미진하다”고 말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출처: http://www.hani.co.kr/section-009000000/2004/10/0090000002004102119015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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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8 23:30 2004/11/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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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 중심의 당 조직체계를 과거의 소광역지부 형태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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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님의 글을 읽다가 당 조직개편에 관해 썼던 글이 생각나 담아왔습니다. 2004년 2월 3일에 진보누리와 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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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2002년도쯤 제가 속한 지구당에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회의를 진행하면서 비공식적으로 제출했던 문서에다 김백선 동지의 글을 추가하여 보완한 것입니다. 최근 정치개혁특위의 지구당 폐지 논의에 대해 당 내에서 많은 의견들이 제출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너무 당의 현실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고, 또한 총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웬 뜬금없는 소리냐 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고민은 항상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지구당 중심의 당 조직체계를 과거의 소광역지부 형태로 바꾸자!
  
  1. 서론
  
  정치개혁협의회의 정치개혁안 중 법정지구당 페지와 관련해서 당 내의 대체적인 입장은 지구당 폐지가 정당과 유권자의 접촉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미국식 원내정당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는 것이다. 김백선 동지가 평등세상 2004년 1월호에서 언급한 것처럼 법정지구당 폐지 반대 입장은 그것이 갖고 있는 대중적 효과는 물론, 근본적으로 진보정당의 조직 형태에 대해서 당의 입장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며, 당의 정치개혁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인 완전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준비하지 않는 주장이다.
  
  당원들의 일상적인 정치활동이 가능하며, 진보적인 정치활동을 구현할 수 있는 당의 조직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재 민주노동당의 조직체계를 구성하는데 유의해야 할 핵심이다. 현재의 법정지구당 중심의 당 조직체계는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선거 대비를 위해서 필요할 수 있으나, 이는 지나치게 선거구 획정에 종속된 조직논리라고 본다. 아래에서는 현재의 당 조직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과거의 소광역지부 형태를 제시하고자 한다.
  
  2.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잘할 수 있는 조직체계
  
  앞으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에 의한 국회의원 선출비율이 늘어나고, 소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또한 이것이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추구하는 선거구 변화 방향이라고 할 때, 민주노동당에게 맞는 조직체계가 필요하며, 이에 맞추어 선거구 획정 방식 내지 대표체계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관악·동작지부, 노원ㆍ도봉지부의 경우와 같이 소광역지부의 활동방식이 현재의 지구당별 조직체계보다는 우리의 일상적인 정치활동에 훨씬 더 나은 방식이라고 본다. 우선 관악갑과 관악을 지구당이 별도의 정치적 실천이 따로 필요한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관악갑과 관악을이라는 구분은 단지 선거구 획정을 위한 구분일 뿐이다. 나아가 서울시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 인구유동성이 심하고 사람들의 활동범위가 대부분 지역구에 한정되지 않는다.
  
  더욱이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활동을 해본 동지들은 알겠지만, 관악ㆍ동작지역의 예를 들면 전교조의 경우도 관악ㆍ동작지부형태로 되어 있고, 민주노총의 경우도 남부지구협의회라는 틀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민주노동당의 경우에는 이 지역에 관악갑ㆍ을, 동작갑, 구로갑ㆍ을, 금천 지구당으로 나누어져 있어 실제 연대활동을 할 경우 상당히 곤란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 부분은 제가 실제 연대활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서 들은 내용으로 쓴 것이며, 다른 지역의 경우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당의 조직체계 개편에는 당의 현황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사회단체의 조직체계도 참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소광역지부 정도의 단위에서 할 수 있는 정치활동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현재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 반대투쟁이라든지 얼마 전 있었던 서울대 핵폐기장 유치문제가 그것이다. 그리고 서울시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 또한 관악ㆍ동작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법정지구당이 진보정당의 기층조직으로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김백선 동지가 지적한 것처럼 현재의 당 내 분위기는 지역의 기층조직과 법정지구당을 동일시하고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제는 좀더 창의적인, 진보정당에 맞는,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조직체계가 필요하다.
  
  3. 공세적 문제제기로서 법정지구당 폐지
  
  김백선 동지가 얘기한 것처럼 '법정지구당 폐지, 원내정당화'라는 정개협의 제안이 한국의 현실에서 상당히 개혁적인 것으로 일반국민들에게 수용되고 있는 지금, 단지 정당과 유권자의 접촉면 증대라는 이유로 법정지구당 폐지에 반대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수세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언론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어려운 민주노동당의 경우 - 사실 언론에 노출될 기회가 있다면 다른 좀더 효과적인 내용을 얘기하려 할 것이고, 법정지구당 폐지 반대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 보수정당의 법정지구당 폐지 주장을 훨씬 개혁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중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정치 의제는 먼저 제기하고 공세적으로 치고 나갈 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전국적인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제기해왔던 민주노동당이 이와 함께 단지 고비용저효율의 정치 기제로서가 아니라 실제 일상적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고 선거에만 집착하게 하는 요인으로서 법정지구당의 폐지를 먼저 제기하지 못했는지 안타깝기는 하지만, 보수정당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것이 의미가 있음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4. 상근활동가 확보와 관련된 문제
  
  국회의원 각 선거구에 해당하는 지구당을 각각 설치한다고 할 경우, 이를 원활하게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상근활동가가 필요한 바, 상근활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활동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 상근활동가의 채용에 따른 불필요한 잉여인력이 생겨나는 것은 아닌지 여부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즉 이러한 상근활동가의 증가는 현재 시민사회단체에서 요구하는 정치개혁방향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인트라넷 등 각종 정보기술의 활용을 통해 지구당에서 이루어졌던 과거 상근활동의 내용은 많이 변화되고 축소되었다고 본다. 이를테면 관악구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당원들의 관리나 사무실 유지문제를 본다면 관악갑과 관악을 지구당의 별도 상근자가 이를 나누어 관리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주민들은 선거시기에 출마하는 후보자를 제외하고 지구당(예, 관악의 경우 갑, 을)을 구별하지 않는다.
  
  또한 비용 문제도 검토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지구당에서 상근활동가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조건에서 지구당 내에 상근자가 1인일 경우 사무실을 비우기 곤란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대외적인 조직ㆍ연대사업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가외로 소요되는 거래비용, 행정비용 또한 엄청나며, 지구당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하는 데 따른 비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기존 보수정당이 경조사 중심으로 지구당을 운영하여 지구당이 위원장의 사조직처럼 운영되는 데 반하여 우리는 지구당 사무실이 일상적으로 주민들과 접촉하는 정치활동의 장이나 당원들이 결집하는 공간이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굳이 지구당별 조직으로 분할하여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5. 생활권 등 다양한 기준을 고려한 조직형태
  
  지금까지 당은 창당한 후 몇 번의 선거투쟁을 거치면서 기층 지구당 조직을 건설하는 등 선거를 조직확대의 주요한 계기로 삼고 있다. 분회를 기층의 핵심조직으로 상정하고 있지만, 분회는 지구당 소속하에서만 존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기본은 법정지구당이며, 이런 측면에서 법정지구당이 곧 당의 지역골간조직이 되고 있다.
  
  우리는 보수정당에게 있어 지구당이 국회의원이나 총선 출마후보의 개인사무소일 뿐이며, 지역구별로 선거에 대중을 동원하고, 유권자의 표를 관리하기 위한 철저한 선거용 조직 형태이라고 본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현실은 보수정당과 다른가? 말로는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운운하지만, 지구당은 조직확대의 수단이 되고 있고, 선거 때를 빼면 별로 하는 일이 없으며, 지역분회는 동원의 대상이 될 뿐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당의 지역골간조직인 지구당 조직이 보수정당과 다름없이 운영되고 있는 측면이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그리고 정책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은 서울시 및 수도권의 개편방향, 광역시의 존치 여부 내지 시·도통합의 문제 등에 대한 당의 입장과 정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에 입각하여 일관성 있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당의 조직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당의 조직체계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부르조아 정치논의를 따라가는데 급급한 인상을 준다.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당의 입장과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지구당 내지 지부 조직체계를 정비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승리 21 시기까지만 하더라도 법정지구당 중심의 조직재편에 대해 현장분회를 강조하면서 이런 식의 조직재편은 선거만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의회주의적 편향이라는 비판이 존재했던 것으로 기억하며,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창당되면서부터는 이에 대한 논란이 당내에서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이는 지구당의 건설이 바로 당원 확대, 조직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당원들이 경험적으로 확인한 것에 기인하기도 한다. 지구당 건설에 따른 실익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제는 당원 증가의 양뿐만 아니라 질에도 신경을 쓰자. 당원들이 당원으로서 잘 단련되고,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체계를 만들어나가자. 단지 지구당 건설에 따른 당세확대에 신경쓸 것이 아니라 이를 관리하는 것에도 의미를 두자. (이렇게 말은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총선투쟁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만큼 당장 더 많은 지구당 창당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에 더 붙일 말은 없다.)
  
  한편 수도권의 경우 거주지 외에 직장, 그리고 생활권, 주소(활동영역)의 이동상황, 당원의 분포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대도시의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보다는 오히려 출퇴근시의 교통문제나 주로 생활하게 되는 직장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분회에서 지역 사안에 관한 논의를 하기엔 곤란한 조건임에 유의해야 하는 것이다. 관악구의 예를 들면 학생이나 졸업 후 임시적으로 관악구에 거주하는 당원 등 유동성이 많으며, 좁은 시야에서 지역문제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감안하여 당연히 소선거구제에 기반하여 구성된 지구당보다는 생활권을 기준으로 한 소광역지부체계가 더 타당한 당조직체계라고 보며, 지역의 사안은 이 소광역지부에서 총괄 관리하고 관련된 분회를 이에 참여시키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당원들이 스스로가 참여하여 자발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기층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작년 당발전특위에서는 분회를 핵심으로 상정하고 지역분회, 직장분회 등의 활성화 방안을 내온 바 있다. 현재의 지구당을 뛰어넘어 당원들의 이해와 관심에 따라서 구성된 특별분회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각 주체별 다양한 부문조직, 문화예술인 조직이나 방위산업체 근무당원 조직, 또는 소위 온라인 분회(인터넷지구당)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어느 정도의 소광역지역, 이를테면 언제라도 연락을 하면 번개가 가능한 정도의 구역으로 나누면 될 것이다. 계속 지역분화를 해나가고 있는 민지네의 경우가 좋은 예이다. 현재의 지구당 조직체계는 이러한 예를 포괄하기에는 약간 경직된 감이 있다.
  
  물론 강원도와 같이 인구가 적고 광대한 지역을 포괄해야 하는 지역의 지구당은 지역단위 조직으로서 현재의 형태가 적당하거나 좀더 축소될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도 다양한 부분조직이 소광역지역 차원에서 건설되어야 할 것임은 당연하다.
  
  6. 지구당의 정파 장악 문제
  
  지구당 중심의 당조직체계가 된 데에는 혹시 당내 정파들의 이해가 작용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도 언급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지구당의 건설은 바로 당원 확대, 조직 확대로 이어지는 유용성이 있기도 하지만, 이 외에도 당내 각 정파들이 당 조직을 지구당체계로 바꾸었을 때 한 지구당을 자신의 정파가 장악하여 조직확대 및 재생산의 수단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고를 하였던 것도 이유가 아닐까 한다. 용산, 부평, 노원, 강남갑, 그리고 최근에는 송파 등의 지구당 창당 및 개편과정에서 나타났던 파열음도 각 지구당을 당내 한 정파가 장악하려 하거나 정파간의 타협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려는 시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실제 지구당을 한 정파가 장악하였을 때 주도 정파에 속하지 않는 평당원 내지 다른 정파 소속 당원의 경우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으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경우 왕따를 각오해야만 한다. 이는 2002년 대선과정에서 범추 반대 서명과정에서도 잘 드러난 바 있다. 일부 지구당 당원들의 경우 그 뜻에는 공감을 함에도 불구하고 지구당 내에서 자신이 소외될 것을 두려워하여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것을 고려하더라도 지구당보다는 좀더 넓은 범위에서 조직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최소한 인간관계 때문에 당원의 정치적 발언이 억제되는 사태가 진보정당에서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소광역지부 형태로 하더라도 지부 자체를 한 유력 정파가 장악한 경우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조직이 커진 만큼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 또한 생겨날 가능성도 좀더 높아지지 않을까? 이러한 문제제기는 '우리는 진보정당이니까 그런 내부 갈등은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하며, 우리 모두는 민주노동당파가 되어야 한다'라는 인식과는 달리, 어느 정도의 내부 분파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상정한 것이다.
  
  7. 결론
  
  결론적으로 법정지구당 폐지에 반대하고 있는 당의 모습은 우려할 만하다.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서 좀더 많은 득표를 획득하기 위해서 지구당의 확대에 노력할 수 밖에 없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정개협의 지구당 폐지 논의와 함께 당 조직체계 전반에 대한 좀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실 지구당 단독으로 행해지는 정치적 실천은 그리 많지 않다. 정치활동의 단위를 아래로는 분회, 위로는 광역시도지부, 그리고 하나의 생활권 내에 속하는 현재의 지구당 몇 개를 통합한 소광역지부로 하는 것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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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7 01:10 2004/11/2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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