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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빅 UB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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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IK 유빅 | 필립 K. 딕 지음 | 한기찬 옮김 | 2010(1969), 문학수첩

 

“죽은 이가 살아나고 생명연장이 가능한 첨단사회,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는 물질 <유빅>을 둘러싼 음모와 반전”. 이것만으로는 잘 설명이 안 되는 소설이다. <타임>이 선정한 100대 영미소설이라는데, 다 읽고 나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각 장의 머리에 나와 있는 유빅에 대한 광고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던 것이 마지막으로 가면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다가 막판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유빅이라는 만병통치약에 대한 설명과 함께 썰렁함으로 마무리. 물론 그 반전은 이해못할 것도 아니지만, 앞부분에서 워낙 헤매서리... 그래도 다시 읽기는 귀찮고... 덧붙여 엘라는 나름 역할을 하지만, 조 칩에 버금가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패트가 아무런 존재감이 없는 것으로 끝나는 걸 반전이라고 해야 하나.

 

또한 어색한 표지도 짚고 넘어가자. 읽고 난 후에는 대충 표지의 일러스트가 감이 잡히지만, 읽는 도중에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해설에 보면 존 레논이 <유빅>을 영화로 제작하고 싶어했다는 걸 보면, 그 묘사가 치밀할 듯한데, 번역은 이를 살리지 못하는 듯 싶다.

 

자본이 지배하는 지금의 사회상을 예견하는 듯한 딕의 1990년대 일상사의 묘사는 정말 놀랍다. 현관문이나 냉장고 문을 여닫는 데에도 모두 돈을 지불해야 하고, 건물의 관리회로가 집 주인의 신용 상태를 파악하여 신용 결제를 거부한다. 돈을 집어삼키고 열리지 않는 아파트 문짝에 열받아서 이를 고정한 볼트를 풀기 시작하자 현관문이 소송 위협을 가한다. 우리 현실도 이러하지 않은가. 신용결제 시스템, 음성제어장치, 무인경비 시스템, 화상전화 등은 이미 현실화되었다.

 

다만 1966년에 가상현실, 시간 역행, 반생(half life) 인간들의 냉동보관, 프리콕(텔레파시 능력자)과 일반인들이 함께 살고 있고, 프리콕들의 능력을 제거하는 관성자들도 존재하는 세상과 같은 내용은 소설의 배경인 1990년대를 지나 반백년이 다된 지금 시기에도 현실화되지 못했고, 앞으로도 시간이 걸릴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생각해내는 걸 보면 정말 딕은 따라가기가 힘든 천재적인 작가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필립 K. 딕이 다루는 사건 배경은 대부분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세상인데, 유빅은 상당히 경쾌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죽은 자들의 세상과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이들 반생인들을 잡아먹고 사는 넘이 등장하는 걸 보면, 전반적인 분위기를 밝다고 할 수는 없겠다.

 

반생인으로라도 살 수 있다면,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반생인으로 살더라도(죽어 있는 상태라도) 어떻게 사는 게 중요할 듯하다. 죽은 뒤의 세상에서도 권력과 자본이 작용한다면, 그걸 어떻게 설명할까. 죽어서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빼앗기고 완전히 죽을 자유만이 있다면? 그런 반생은 살지 않는 게 좋으리라.

 

“헤르베르트(반생인들의 관을 관리하는 회사의 대표)는 조리의 가족으로부터, 그 애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두고 그렇게 하는 그럴싸한 이유를 짜내는 대가로 매년 막대한 비용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어느 모라토리엄에나 조리 같은 자들이 있게 마련이에요. 반생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이 싸움은 계속될 거예요. 그것이 우리 같은 존재의 진실이며 규칙인 셈이죠.” (348쪽)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감을 잘 잡지 못해서인지 인상적인 문장을 찾지 못했다. 그냥 줄거리만 옮겨놓는다.

 

어느 날 초능력에 의한 사생활 침해를 막는 회사인 런사이터 어소시에이츠의 감시를 받던 초능력자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회사 대표인 런사이터는 이들을 찾기 위해 프리콕들이 숨어 있다고 판단되는 달로 능력이 뛰어난 관성자들 12명과 함께 뛰어든다. 하지만 그곳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이후 모든 것이 불분명해지면서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지구로 귀환했지만, 시간이 역행하면서 자신들과 세상이 쇠퇴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모든 게 계속 거슬러 올라간다. 살아남은 이들도 하나둘씩 뭔가 알지 못하는 것 때문에 죽어나가고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조 칩도 죽을 운명을 맞이한다. 그 과정에서 조 칩은 달에서의 폭파 사고 당시 사망했던 런사이터로부터의 메시지를 각종 경로(화장실 벽의 낙서, 교통신호 위반 딱지, 텔레비전 광고 등등)를 통해 끊임없이 받게 되는데... 런사이터의 메시지는 시간을 역행시키는 것을 비롯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궁극의 물질 유빅만이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전한다. 과연 의문의 폭발 사고는 무엇을 의도한 것이며, 사건의 숨은 배후는 누구일까. 조 칩은 진실을 알아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불확실성과 혼돈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조금씩 드러나는 유빅의 정체는 더욱 충격적이다.

 

자신의 존재는 물론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고 불확실한 상황. 도대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프라이버시 문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더 이상 언급하기 귀찮다.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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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7 23:18 2012/06/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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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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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행정학이다 보니 전국공무원노조에서 발행하는 공무원U신문에 칼럼을 써야 하는 일도 생긴다. 이미 다른 사람이 쓴 글에 내 의견을 보태거나 지적질을 하는 건 쉬운데, 내가 글을 쓰는 건 여전히 어색하다. 억지로 쥐어짜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가장 어려운 건 제목 정하는 거다. 제목을 뭘로 할까 하다가 "공무원에겐 영혼이 없어야 하나" 이런 식으로 밋밋하게 보냈는데, 이명희 샘이 페북에 올려놓은 사진을 보니 "영혼없는 공무원들의 시대"(뒤에 또 뭐가 있나?)라고 조금더 그럴싸하게 되어 있다. 실제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초고는 이렇다. 다시 보니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을 재정경제부장관이라고 해놨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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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행정논총」 제49권 4호에 실린 박천오 교수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미와 인식’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간ㆍ고위직 공무원들은 정치적 중립을 직업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의무로 의식하면서도 실천에는 소극적이어서, 소신 있는 정책 입안ㆍ집행보다는 정무직에 대한 충성을 더 우선시한다고 한다. "국민에 성실봉사 의무와 책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영혼이 없는 존재보다 영혼이 있는 존재가 돼야" 하겠지만, "공무원이 정책수립ㆍ정책집행 과정에서 자기주장을 집권당이나 대통령의 뜻까지 거슬러 가며 유지하는 ‘전문직업적 접근’은 현실적으로 어렵거니와 타당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행정학자 랄프 험멜(Ralph P. Hummel)이 1977년에 펴낸 『관료적 경험(The Bureaucratic Experience)』에서 관료제를 비판하면서 공무원은 생김새가 인간과 비슷해도 머리와 영혼이 없는 존재라고 언급한 데서 유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인 2008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국정홍보처 업무보고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한 인수위 전문위원이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을 따지면서 국정홍보처 폐지를 강조하자,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우리는 영혼없는 공무원들”이라고 하소연한 데서 비롯되었다. 공무원 스스로 별칭을 단 것이다. 이후 ‘영혼 없는 공무원’은 일종의 관용구처럼 회자되기 시작했고, 실제 공무원들이 스스로에게 영혼이 없다는 걸 보여준 사례는 수두룩하다.
 
취임일성으로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은 영혼을 가져도 좋다"고 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2010년 초 당시 고용장려세제가 세수만 축내고 효과는 없다고 극구 반대하다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고용증대투자세액공제제도를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국회의 질책이 쏟아지자 그는 "그래서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중앙부처 뿐 아니다. 무상급식 문제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시의회와 대립각을 세우던 무렵 서울시 공무원들은 온갖 무상급식 반대 논리를 만들어 보고하던 이들이었다. 시의회가 무상급식 지원 조례를 제정하자 권한 밖의 일을 시장에게 떠넘긴다며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의뢰하기도 했고, 대법원 소송까지 제기했으며, 2010년 말에는 시의회에는 예산 편성권이 없다는 이유로 무상급식 지원 예산 집행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시장이 바뀌자 태도를 하루아침에 바꿔 그동안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이유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첫 결재로 무상급식 예산 지원안을 내밀었다.
 
최근 행정고시 출신의 한 공무원이 17년간의 공직생활 끝에 도달한 3급 부이사관 자리를 버리고 4급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하향지원'하기로 하면서, 공무원 생활 마감의 직접적인 계기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들었다. 그는 “행시 출신의 이른바 ‘공무원 엘리트’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민간인 사찰에 가담한 걸 보고 같은 공무원으로서 자괴감을 느꼈다”며, 참여정부 때 대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정책을 비판하던 고위직 공무원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하지만 국민에게 영혼을 맞추면 된다”고 했다.
 
영혼이 없는 공무원의 극단은 'VIP께 절대충성하는 친위조직', 'VIP에게 일심(一心)으로 충성할 비선'이었던 '친이(親李)세력'과 '영포라인'의 비선 공무원들일 것이다. 최근 공개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2008년 8월 28일 작성) 문건에 따르면, '정부의 모든 권한은 대통령이 위임하기 때문에 (비선 조직에) 정당성이 있고 형식적 업무분장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고 되어 있다. 머리와 영혼이 없는 이들 공무원들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니 국정이 잘 돌아갈 리 없다.
 
이유야 어떻든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용어가 무소신 공무원을 비꼬거나 자기합리화하는 도구가 된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분석과 이를 풀어보려는 노력 없이 영혼 없는 공무원만 탓해서는 안 된다. 사실 영혼 없는 존재가 어디 공무원뿐인가. 공무원 보고 영혼이 없다고 질타하는 언론사 기자들이나 일반 기업에 종사하는 회사원들은 과연 영혼이 얼마나 있을까?
 
영혼 없는 공무원이 양산된 데에는 관료사회의 고질적인 권력추종적인 문화와 함께 역대 정권의 공무원 사당(私黨)화ㆍ도구화가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공무원으로 하여금 정권과 여당의 충복이기를 요구하고, 영혼 없는 공무원으로 살도록 강요하는 현실 자체가 문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정치적 독립성을 의미하는 것일 뿐 정치적 무권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무원들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정치적 기본권을 제약당하고 있다. 2009년 개정된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이 집단이나 연명, 또는 단체 명의를 사용하여 국가 정책을 반대하거나 국가 정책의 수립ㆍ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영혼 자체가 없는데 어떻게 국민에게 영혼을 맞춘단 말인가? 이를 바란다면,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공무원 복무규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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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4 00:02 2012/06/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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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정보인권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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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공연구소의 연구위원들은 공공운수노조·연맹에서 발행하는 공공운수노동자에 돌아가면서 칼럼을 써야 한다. 이번에는 내 차례였는데, 저번에 나왔던 공공기관 체제전환 보고서의 내용이나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글을 쓰라는 압박(?)이 가해졌다. 그래서 쓰게 된 것이 검찰의 통진당 당원명부 압수수색에 대한 내용. 물론 저번에 블로그에 썼던 것을 조금 수정한 것이고, 다른 이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기에 그냥 밀어부쳤다. [공공운수노동자] 8호 12면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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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정보인권 불감증

  
얼마 전 질병과 신체적 특징 등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 기한을 초과한 1억6000여만 건의 개인정보를 파기하지 않고 불법 보유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건보공단은 개인별 건강검진 정보 2억1255만 건을 컴퓨터 파일 형태로 만들어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364만 건이 정부가 규정해놓은 보유기간 5년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이 보유한 개인정보에는 사생활 침해 등 치명적 내용이 많기 때문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보존 기한 관리나 정보 관리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건보공단의 개인정보 불법 보유가 논란이 되었던 것도 이러한 악용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는 그 동안 정보인권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의 노력이 작용하였다.
 
그렇다면 우리 안의 정보인권 수준은 어떠할까. 지난 5월 22일 <통합진보당, 어디로Ⅱ>라는 주제로 열린 MBC 100분토론에서 한 토론자는 구 민주노동당의 경우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하고 있어서 실명인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된 입장은 정보인권 척도 중의 하나였기에 이 발언은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비례대표후보 경선 부정 논란에 이은 검찰의 당원명부 압수수색의 와중에 통합진보당이 범했던 더 큰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바로 구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던 이들을 포함한 20만 명이 넘는 이들의 개인정보를 집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검찰의 당원명부에 대한 압수수색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점은 따로 말할 필요는 없으리라.
 
사법부마저도 당원명부와 같은 정보는 일반 개인정보보다 높은 수준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는데, 통합진보당은 그 관리를 제대로 하기는커녕 이미 없어진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개인정보, 아니 민주노동당을 탈당했던 이들의 개인정보까지 그대로 보관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언론에 공개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13년 동안 입ㆍ탈당한 20만 명이 넘는 기록을 탈취해 간 것”이 문제라고 했는데, 탈당한 당원들의 개인정보를 바로 삭제했더라면 20만 명이나 되는 이들의 개인정보가 검찰로 넘어갈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련의 논란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신경쓰는, 정보인권에 노력하는 진보정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의 기본법으로선 미흡한 측면이 많다고 시민사회로부터 비판받는 「개인정보보호법」의 관련조항을 어긴 것이기도 하다. 동법 제21조 제1항은 “보유기간의 경과,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 달성 등 그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되었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개인정보를 파기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간 정보인권운동진영에서는 국가기관이 개인정보에 효율성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박하다고 비판해왔다. 기본적인 정보인권 개념조차 탑재하지 않은 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한 수십만 명의 개인정보를 언제 다시 이용할 줄 모르니 집적해 놓는 것이 정치활동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통합진보당의 마인드 또한 그들이 바꾸고자 하는 지배권력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통제하고 있으면, 제대로 관리할 능력이 있으면 개인정보를 집적해도 괜찮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이러고서도 대기업이나 포털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비판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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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1 00:05 2012/06/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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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의 대세 속에서 읽은 '화성의 타임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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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K. 딕 걸작선 1. 화성의 타임슬립(Martian Time-Slip), 1965.
김상훈 옮김, 폴라북스. 2011.
 
필립 K. 딕의 소시민적 주인공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갈등은 거의 언제나 현실 인식과 직결된 개인 정체성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이런 불확실성은 플롯을 통해 해소되기보다는 현실 자체의 다중화를 유발하고, 나아가서는 현실 붕괴로까지 이어진다. 딕이 전세계적으로 공감을 얻는 이유는 그가 부조리한 미래 사회를 정확하게 ‘예언’해서가 아니라 편집증과 분열증으로 상징되는 20세기 과학문명사회 특유의 ‘일그러짐’을 SF 작가의 입장에서 성실하게 직시했기 때문이다. 그런 성실함의 끝자락에서 제시되는 것은 예정조화적인 카타르시스와는 거리가 먼 모호하고 불만족스러운 철학적 비전[啓示]의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설 중에서)
 
전반적인 줄거리를 해설에서는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1994년, 물 부족에 허덕이는 화성 식민지에서는 인구 증가와 환경오염이 극에 달한 지구를 떠난 이민자들이 관할 당국인 UN으로부터 최소량의 물을 배급받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던 과거의 아픈 경험을 잊기 위해 화성의 한 거류지에서 수리공으로 근무하는 잭 볼렌은 우연한 기회에 화성의 수자원노동조합장인 어느 코트와 만나 그의 피고용인이 되고, 권력자인 어니의 생활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한편, UN이 화성의 아무 쓸모도 없는 황야를 구입해서 거대한 복합 거주지를 세울 작정이라는 경천동지할 사실을 알게 된 어니는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자폐아 만프레드 슈타이너의 특수한 예지능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나 모든 일상성으로부터 차단당한 채 생지옥과도 같은 현실 속에서 살아가던 만프레드는 어니의 예상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
 
내용을 요약하자면, UN의 화성개발계획으로 인해 화성에서의 자신의 기득권을 상실할 처지에 놓인 권력자 어니가 인구 6명당 1명이 걸릴 정도로 만연하는 분열증에 걸린 잭 볼렌과 자폐아 만프레드 슈타이너의 예지능력을 이용해서 부동산 투기를 하려 하지만, 결국은 실패하게 되고, 잭 볼렌은 집으로 돌아간다는 얘기.
 
해설에서도 정체성, 다중 현실, 시뮬라크라, 약물에 의한 의식의 변용, 융 심리학, 불안감, 편집증, 음모론, 거대 기업, 전체주의 등이 딕의 작품세계를 묘사할 때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라고 하는데, 『화성의 타임슬립』에서도 어김없이 이러한 내용들이 나타난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화성이고, 시대적 배경은 1964년이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바로 지금 서울의 변두리 얘기를 옮겨놓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부동산 투기는 전형적인 사례이고... 게다가 등장인물들 중에서 제대로 된 사람이 거의 없다. 다들 어느 한 구석은 문제를 가지고 산다. 어쩌면 이게 현대인의 일반적인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편집증과 분열증으로 상징되는 20세기 과학문명사회 특유의 ‘일그러짐’”을 잘 묘사했다는 해설의 표현에 동의가 된다.
 
소설에는 화성인이 나오지만, 상투적인 SF에서처럼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고, 어느 지역의 토착 원주민 정도라고 해야 하나. 그 정도의 의미만 부여된다. 그래서 약간은 아쉬웠다는...
 
요즘 부쩍 타임슬립(time-slip)이라는 단어를 자주 보게 된다. 예전엔 그냥 시간여행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타임슬립이라는 용어가 이를 대체한 듯하다. 드라마는 타임슬립의 전성시대다. SBS <옥탑방 왕세자>에 이어 tvN에서는 <인현왕후의 남자>가 방영되고, MBC에서는 일본만화를 리메이크한 <닥터진>이 방영되면서 타임슬립은 드라마 제목에까지 등장했다. 괜시리 SF에 가깝다는 생각에 이러한 드라마에 더 관심이 간다.
 
해설은 『화성의 타임슬립』이 딕 중기의 최고 걸작이라고 평가받는다지만, 나에게는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다. 이런 피곤한 현실을 SF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나는 게 썩 내키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냥 딕의 걸작선 하나를 읽었다는 정도?
항상 그렇듯이 인상적인 내용 발췌.

 
슈타이너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것도 깊은 곳까지. 강렬하고, 예리한 느낌. 직감이라고 불리는 것. 직접 얼굴을 맞댔을 때조차도 한두 마디 이상 얘기를 나눈 적이 없는 사이였다. 그러나…… 망자의 존재는 어떤 상황에서든 압도적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죽음이라는 현상 자체가 하나의 권력이며, 생에 맞먹는 외포를 불러일으키는 대격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죽음은 생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힘들다. (111쪽)
 
잭 자신은 티칭머신에 대해 저항감을 느끼고 있었다. 예의 ‘공립학교’의 이념 자체가 그의 기질과는 상반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학교’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거나 가르치는 장소가 아니라, 아이들을 일정한 틀, 그것도 지독하게 제한적인 틀에 넣어 새로 찍어내는 곳이다. 따라서 ‘학교’는 아이들이 이어받은 문화에 대한 연결고리였고, 그들을 상대로 문화 전체를 조금씩 잘라 파는 도구에 불과했다. 아이들을 문화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일도 당연히 정당화되었다. 문화의 계승이야말로 ‘학교’의 지상과제였다. 엉뚱한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개인의 성향은 가치 없이 교정된다.
이것은 ‘학교’라고 불리는 복합정신과 아이들 개개인의 정신 사이에서 벌어지는 투쟁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리고 이 투쟁에서 중요한 패를 모두 쥐고 있는 것은 물론 전자다.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동은 자폐증 진단을 받는다. 바꿔 말해서, 그 아동의 객관적 현실감각에 우선하는 주관적 인자에 순응하도록 다시금 유도받는다는 뜻이다. (118쪽)
 
자폐증이란 수많은 성인들을 엄습하는 정신분열증의 유아적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정신분열증은 늦든 빠르든 거의 모든 가정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질병이며, 자폐증 환자란 요컨대 사회가 심어놓은 동인(動因)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분열증 환자들이 적응을 포기했거나 처음부터 아예 받아들이지 못한 현실이란 대인관계로 이루어진 현실이며, 특정 가치를 내포한 특정 문화 속에서 그들이 직접 살아가며 경험하게 되는 현실을 의미한다.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퇴학시키는 ‘학교’의 처사는 정당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학교’가 가르치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고, 돈 버는 방법도 아니고, 먹고 사는 데 유용한 기술도 아니다. 어린아이들은 그보다 훨씬 더 심오한 것을 배운다. 자신을 에워싼 문화의 일부는 그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지킬 가치가 있다고 교육받는 것이다. 그 결과 어린아이의 가치관은 실존하는 인간의 행위와 구체적으로 결부된다. 어린아이는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이어받은 전통의 일부가 된다. 살아가면서 그런 전통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살찌우기까지 한다는 뜻이다.
결국 진정한 자폐증이란 공공의 노력에 대한 완전한 무관심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가치관을 전달받고 보존하는 주체임을 외면하고, 마치 혼자 힘으로 모든 가치를 창조한 것처럼 행동할 경우 나타나는 존재의 한 양식인 것이다. 그러나 잭 볼렌은 타칭머신만을 가치 판단의 유일한 권위로 간주하는 ‘학교’의 시스템을 끝끝내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사회의 가치관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학교’는 그런 가치들을 안정시키고, 고착시키고, 방부 처리하려는 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20-21쪽)
→ 이상의 글들은 잭 볼렌이 생각하는, 학교의 기능과 자폐증에 대한 정의이다. 하지만 딕은 책의 시선을 통해서 체제 유지에 기능하는 학교를 고발하고 있지 않을까?
 
그러자 환각이―정말로 환각이었다면 말이지만―출현했다. 인사부장이 다른 모습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는 죽어 있었다.
피부를 통해 골격이 보였다. 뼈들은 가느다란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말라비틀어진 내장은 인공 신장이나 심장, 폐 따위로 대체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강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서로 연계해서 매끄럽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진짜 생명이라고 할 만한 것은 완전히 결여되어 있었다. 사내의 목소리는 테이프에 녹음된 소리였고, 앰프와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서 들려왔다.
과거의 어떤 시점에서 이 사내가 실제로 존재하고 살아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상태는 이미 끝났고, 아무도 모르는 새에 다른 것으로 교체되었던 것이다. 교체작업은 한 장기(臟器)씩 차례로 조금씩 진행되었다. 오로지 다른 사람들, 이를테면 잭을 속이기 위해서 말이다. (129-30쪽)
 
잭이 말했다. “실제적이어야 해. 모든 것은 언젠가는 닳기 마련이지. 영원한 것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 변화야말로 유일하게 일정불변한 거야. 안 그래, ‘상냥한 아저씨’?” (140쪽)
→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티칭머신 중에 ‘상냥한 아저씨’가 있는데, 난 처음에 이를 ‘상냥한 아가씨’로 보았다. 이것도 강박이라면 강박이다.
 
가족의 방문이 난감한 것은 바로 이럴 때다. 모르는 것이 없는데다가 현명한 어른이라는 옛 역할을 다시 한 번 수행하고 싶다는 유혹에 결코 저항하지 못한다. 레오에게 잭은 아내와 자식이 있는 어른이 아니라 그저 아들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203쪽)
 
흐음,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군. 잭은 생각했다. 소년은 앞으로 이곳에 존재할 건물들을 그리고 있었다. 현재 그들의 눈에 비치는 풍경이 아니라 미래의 풍경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 소년이 묘사한 것은 단지 건물만이 아니었다. 지금 소년이 그리고 있는 조합 주택의 거대한 아파트 건물들은 그들이 바라보는 동안에도 점점 불길한 느낌을 더해가고 있었다. … 낡은 건물들. 오래되어서 다 무너져가는 느낌이다. … 황폐하고 절망적인 풍경이었다. 생기와 활력이 결여된, 시간을 초월한 둔중함의 표상과도 같은 광경.
그렇다. 쇠락해가는 슬럼의 정경이다. 세워진 지 몇 년, 아니 몇십 년이 지난. 이미 전성기를 지나 황혼의 노년기로 들어섰고, 조락과 체념의 길을 밟기 시작한 건물들. 만프레드는 방금 자신이 그린, 거대한 아가리를 닮은 균열을 가리키며 말했다. “거비쉬.” (231-32쪽)
 
도린의 말. “만프레드는 단지 미래를 예지하는 것 이상의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들어. 어떤 의미에서는 미래를 제어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나 할까. 여러 가능성 중에서 최악의 결과를 불러오는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만프레드에게는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고, 현실이니까. 마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저 아이의 현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만프레드의 현실이 우리를 침식하고, 우리의 인식을 대체해버리는 거야. 그 결과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고 익숙해진 사건들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 내가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워. 미래에 관해 이런 느낌을 가져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 (261쪽)
 
완전히 미친 이 소년에게 내가 한 걸음씩 착실하게 다가간다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것 같다. 정신병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그것은 외부 세계의 사물을 지각하지 못하는 상태이며, 특히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세계로부터 완전히 격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뒤에 오는 것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몰려왔다가 후퇴하는 자기 속으로의 소름끼치는 몰입이다. 내부에 기인한 변화는 오로지 내부 세계에만 영향을 끼칠 뿐이다. 세계는 안과 밖으로 분열되고, 쌍방이 서로를 지각하는 일은 결코 없다. 양쪽 모두 계속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들의 길이 교차하는 일은 없다.
그것은 시간의 정지를 의미한다. 경험의, 새로운 것의 종말이다. 일단 정신병에 걸린 인간에게는 더 이상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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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31 23:56 2012/05/3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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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진 당의 탈당자 개인정보까지 보관하고 있는 게 자랑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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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문화일보 기사를 두고 구 당권파에 속하는 이가 심과 유를 비롯한 혁신비대위가 검찰의 당원명부 압수수색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엄청난 문제라는 식으로 페북에서 얘기하는 걸 봤다. 하지만 더 문제가 되는 건 이런 거다.
 
통진당이 이미 없어진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개인정보, 아니 민주노동당을 탈당했던 이들의 개인정보까지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언론에 까발렸다는 점.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13년 동안 입·탈당한 20만 명이 넘는 기록을 (검찰이) 탈취해 간 것”이 문제라고 했는데, 탈당한 당원들의 개인정보를 바로 삭제했더라면 20만명이나 되는 이들의 개인정보가 검찰로 넘어갈 일이 없었다. 이건 기본적인 정보인권의 문제이고, 최근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도대체 프라이버시 보호는 어디에다 팔아넘긴 건가? 이러고서도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비판할 수 있겠나?
 
사실이 이러하다면, 내 개인정보도 검찰에게 털렸음에 틀림없다. 아니 민주노동당을 탈당한지 4년이나 지났고, 통합진보당은 나하고는 완전히 무관한 정당인데, 내 개인정보가 왜 검찰에 넘어가야 하나? 통합진보당은 과거 민주노동당 탈당자를 비롯한 당원 명부를 그대로 보관하면서 개인정보를 삭제하지 않은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도 져야 한다. 아마 개인정보보호법 상에 관련 처벌규정도 있을 것이다. 기본적인 정보인권조차 무지한 상태로 무조건 확보한 개인정보를 집적하는 게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그 마인드는 지배권력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통진당이 정치탄압이 어쩌고 할 자격이나 있는가?
 
이번 검찰의 당원 명부 압수수색이 교사·공무원의 정당 가입 문제로 논란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 또한 개인정보 집적의 문제다. 무능하고 무식한 통진당이 제대로 관리할 능력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했던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임을 잊지말아야 한다.
 
이와 함께 집적된 개인정보에 기반하여 손쉽게 온라인투표, 전자투표를 시행한 것도 지적될 필요가 있다. 그간 정보인권운동진영에서는 프라이버시 보호문제나 투표조작의 가능성 등을 들어 전자투표 실시에 대해 신중할 것을 촉구해 왔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익숙하다는 점을 들어 전자투표를 도입했던 것은 그렇게 비판해왔던 효율성만능주의의 산물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각종 선거를 당원 조직화 및 면대면 접촉의 기회로 삼지 않고 당원대상화로 전락시켰던 점 또한 문제였다. 이번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선출과정에서 그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고...
 
오해가 있을 듯하여 덧붙이는데, 검찰의 당원명부 압수수색 자체가 불법적이고, 이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당연한 것에 중언부언할 필요는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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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052201030123236002
진보당, 압수당한 당원명부 ‘살생부’ 공포 (문화일보, 김병채 기자, 2012년 05월 22일)
‘유령·불법당원’ 실체 드러난다
 
검찰이 22일 오전 통합진보당(진보당) 서버 관리업체로부터 당원명부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보당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당의 ‘심장부’로 여기는 당원명부의 검찰 입수로 그간 소문으로만 떠돌던 진보당 ‘유령당원의 실체’와 ‘교사·공무원 등 불법 가입’ 현황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보당의 당원명부는 전신인 민주노동당(민노당) 시절부터 한 번도 외부에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검찰의 손에 들어가면서 ‘유령·불법’당원의 전모가 밝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공공연한 사실로 인정됐던 교사·공무원의 불법 정당 가입이 이번에 확실한 물증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당원명부 서버를 압수한 ㈜스마일서브는 민노당 시절부터 진보당의 당원 관리를 해오던 업체로 지난 2000년 창당 당시부터 당원의 가입 및 탈퇴 현황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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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0&cid=893449&iid=404059&oid=003&aid=0004514319&ptype=011
검찰發 '세컨드 임팩트'…뒤통수 맞은 통합진보 (뉴시스, 박대로 기자, 2012-05-22 15:24)
 
사실 이번 압수수색 성공은 검찰의 어부지리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통합진보당 내 구 당권파(민족자주계열)와 신 당권파(국민참여당, 민중민주계열 등)가 당내 비례대표 경선 부실·부정사태 수습방안을 놓고 한달 가까이 치고 받았고, 이 틈을 활용한 검찰이 크게 힘들이지 않고 당원 명부를 챙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 모두 이번 당원 명부 압수수색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뺏긴 당원 명부를 통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당원으로 활동해왔던 공무원들의 신상정보가 드러날 경우 공무원법 위반으로 모두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 진영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당권파인 강기갑 혁신 비대위원장은 22일 BBS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당원 명부는 정당의 심장 같은 것으로서 모든 당원들의 정보와 활동들이 다 들어가 있다. (검찰이)아마 전부 다 복사해서 여러 가지로 탄압에 이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혁신 비대위에 반기를 들고 당원 비대위를 만든 구 당권파 소속 오병윤 당선자 역시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당원명부를 압수당한 상황에서 이 비대위니 저 비대위니 (갈등은)넘어서야한다"며 "모두가 함께 당을 지키고 당원의 자존을 지키는 일에 함께 나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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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2 18:19 2012/05/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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