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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역전만루홈런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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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역전만루홈런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한겨레, 서정민 기자, 2010-11-06 오후 01:05:39)
1인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6일 오전 숨거둬
지난 1일 자택서 뇌출혈로 쓰러진 채 발견돼
트위터 타고 시민, 동료음악인들 추모물결 넘실

 
'달빛요정'의 죽음을 알리는 한겨레의 기사가 눈에 와닿았다. 기사제목 자체로만 보면 야구에 관한 기사로 보일 수 있겠지만, 아는 이들은 모두 짐작했으리라. 얼마 전 공공운수노조(준)의 문화제에서도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되었는데,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어제 오전 숨을 거뒀다니, 참 아쉽다. 좀더 좋은 노래를 많이 불러줄 수 있었을 텐데...

 

한겨레의 기사는 치킨런 가사를 일부 옮겨놓았지만, 역시 나에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절룩거리네'로 기억된다. 네이버블로그에 아래 글을 쓸 때는 노래방에 간다면 '절룩거리네'를 부르겠다고 했었는데, 결국 그 노래를 한번도 부르지 못했다.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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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절룩거리네 2005/08/17 16:26

 

이 노래는 장애인 비하로 공중파 방송이 금지되었다고 한다.

신해철의 음악프로에서 떴고 알게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1인 밴드.

가사에서 언급되는 적나라한 현실은 민중가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대중가요와 민중가요의 경계는 어디일까.

3-40대에게는 왠지 모를 무거움을 안겨주지만,

20대에게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가는 앨범.

1집 Infield Fly, 그리고 1.5집 Sophomore Jinx.

Infield Fly에서는 절룩거리네, 361 타고 집에 간다, 스끼다시 내 인생, 행운아,

슬픔은 나의 힘, 유리, 어차피가 들을 만하고(너무 많나? ㅡ.ㅡ;;)

Sophomore Jinx에서는 어차피 난 이것밖에 안돼, showmethemoney가 귀에 익숙하다.

보너스트랙에 있는 곡마저 괜찮던데...

노래방에 혹시라도 간다면 이제 부를 노래를 바꾼다.

'절룩거리네'의 특이한 뮤직비디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절룩거리네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상처
보석처럼 빛나던 아름다웠던 그대
이제 난 그 때보다 더
무능하고 비열한 사람이 되었다네

절룩거리네
하나도 안 힘들어
그저 가슴아플 뿐인걸
아주 가끔씩 절룩거리네
깨달은 지 오래야 이게 내 팔자라는 걸
아주 가끔씩 절룩거리네

허구헌널 사랑타령
나이값도 못하는게
골방속에 쳐 박혀
뚱땅땅 빠바빠빠
나도 내가 그 누구보다 더
무능하고 비열한 놈이란 걸 잘 알아

절룩거리네
하나도 안 힘들어
그저 가슴아플 뿐인걸
아주 가끔씩 절룩거리네
지루한 옛 사랑도
구역질 나는 세상도
나의 노래도 나의 영혼도
나의 모든게 다 절룩거리네

내 발모가지 분지르고 월드컵코리아
내 손모가지 잘라내고 박찬호 20승

세상도 나를 원치 않아
세상이 왜 날 원하겠어
미친 게 아니라면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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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7 00:23 2010/11/07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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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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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기륭전자 협상이 타결되고, 그에 이어 동희 오토가 타결되었으며, KEC에서도 협상을 위해 공장을 점거하고 있던 노동자 40명이 나왔다. 몇년 며칠을 끌어온 투쟁들이 갑작스레 타결되고 보니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장기투쟁 사업장은 많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기륭전자 노사가 합의에 도달한 것과 관련된 기사만 올린다. 사실 기륭 구사옥에는 꽤 가봤는데, KEC는 물론 동희 오토에는 한번도 가본 적도 없고, 상대적으로 많이 신경을 쓰지 못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기륭전자 협상타결과 관련된 기사를 모은 것이다. 아무래도 한번이라도 기륭에 가봤던 이들이라면 그 투쟁을 잊을 수 없겠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에는 그간의 감상이라도 조금 덧붙여볼까 했는데, 눈이 너무 피로하다. 사실 그 헌신적인 투쟁(트위터에서도 얘기했는데, 구호 때마다 후렴구로 붙는 "결사투쟁!"구호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그 연장선상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이들을 보면 그냥 안타깝기만 하다. 왜 이 사회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꾸 촌스러움과 절박함을 강요하는 걸까)에 대해 내가 말을 보탤 자격이 있기나 한 걸까. 

 

타결된 사업장은 앞으로도 별다른 문제 없이 노조가 건재하기를 기대하고, 여전히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은 조속히 승리를 쟁취하길 바란다. 기륭전자 동지들이 보여준 것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박준의 노래대로 '질긴 놈이 승리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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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돌아온 합의, 많은 분들께 죄송" (레디앙, 2010년 11월 01일 (월) 16:14:40 정상근 기자)
기륭전자 노사 합의서 조인식…진보정당 "아쉽지만, 환영-비정규직 해결 물꼬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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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복직해야 하는데, 너무 길게 왔습니다” (참세상, 김도연 기자 2010.11.01 19:52)
기륭 보고대회, 투쟁 승리의 기쁨과 회한 교차해
 
“우리 문제는 해결됐지만 2년 미만 불법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없어요. 당장은 지친 심신도 챙기고 가족도 챙기고, 쉬는 동안 전국 순회를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파견법 문제로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산증인인 우리가 이야기해야죠. 폭로는 당사자밖에 할 수 없잖아요. 법이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할 수 있도록, 제2, 제3의 기륭이 나오지 않도록 할 거예요.”
 
“많은 동지들이 우스갯소리로 먼저 투쟁 시작한 우리한테 ‘똥차가 빠져야 우리도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소원 풀게 됐죠.(웃음) 우리 합의로 한 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힘냈으면 좋겠어요. 동희오토, 재능, GM 다 잘 될 거예요. 그리고 지금 힘든 KEC동지들 힘냈으면 좋겠어요. 정당하고 소박한 요구를 위해 목숨 걸고 분신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극복해야죠.”
 
오석순 조합원은 “아직 얼떨떨하다”며 쉰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뗐다. “세 시에 조인식이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도 머리가 텅 빈 듯 특별한 감정이 안 생기다가 ‘이 조인식 때문에 세 번씩 단식하고 고공에도 올라갔어야 했나. 우리 사회가 이런 사회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우리 승리가 완벽한 당장 정규직 복직 아니지만 2년 이하 파견직 노동자가 승리를 얻어냈다는 데 만족하겠다. 이렇게 6년 동안 올 수 있었던 건 여러분들이 정말 많이 힘 써주고 마음 써준 덕분이다. 많은 분들이 연대한 것처럼 나 역시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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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일의 승리, '직접고용' 쟁취 성과 (레디앙, 2010년 11월 01일 (월) 14:49:17 이은영 기자)
[기륭합의 의미] 재정압박, 회사 후퇴…"비정규 투쟁에 자신감"
 
기륭전자 측은 그간 직접고용만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 2008년과 2010년 2차례의 교섭에서도 잠정합의까지 이끌었으나, 매번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의 ‘직접고용 반대’ 입장에 부딪혀 백지화됐다. 때문에 이번 기륭노사의 직접고용 합의를 이끌어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륭전자 측은 노조의 농성이 장기화됨에 따라 외부 투자가 원활치 못했고, 주가도 떨어지는 등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노동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가산동 기륭전자 옛 부지를 매입한 코츠디앤디가 아파트형 공장 건설이 지연됨에 따라, 시공사인 한라건설로부터 손실 보전에 대한 압박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자, 기륭전자에 손해배상 청구 의사를 밝힌 것도 노사 타결을 압박하는 직접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10월 13일 잠정합의 번복과 이후 강행된 굴삭기 투입으로 기륭사태가 또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회사는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같은 직접적인 사유의 배경에는 노동조합이 기록적인 장기 투쟁을 어려움 속에서도 이어왔으며, 이와 함께 지속적인 연대가 이어져왔다는 사실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번 기륭전자 노사 합의의 가장 큰 성과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둔 점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미 대공장은 물론 중소영세업체에서 간접고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는 실질적이며 동시에 상징적으로도 중요한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기륭전자의 합의가 당장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나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이끌어내는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직접고용 투쟁에 한 획을 그었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이번 기륭전자 노사 합의에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으로 이명박 정권 하에서의 승리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현 정권 집권 이후 강도 높게 밀어붙인 노동유연화 정책, 공공부문 선진화 정책, 개정 노조법, 파견범위 확대시도 등 계속된 반노동정책에 노동계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도 못했다. 이런 가운데 6년간의 싸움을 이어온 기륭전자의 합의가 장기투쟁 사업장의 또 하나의 희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투쟁 당사자들에게는 ‘끝까지 싸우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이 많이 허물어진 게 사실”이라며 “기륭 합의를 계기로 반전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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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쉽게 될 일, 왜 6년을 끌었나"…기륭 노동자들의 허탈한 눈물 (프레시안, 김윤나영 기자, 2010-11-01 오후 8:14:50)
고용 합의 조인식…비정규직 조합원 10명 정규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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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등 각계각층 ‘연대’… 네티즌 자발적 후원모임도 큰 힘 (경향, 최명애 기자, 2010-11-01 22:15:31)
ㆍ기륭과 함께한 사람들
 송경동 시인은 지난 몇 년간 시인보다 기륭노조 조합원으로 살아왔다. 2006년부터 농성장을 드나들던 그는 2008년 기륭전자 공동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맡아 현장을 지켰다.
네티즌 모임 ‘함께 맞는 비’도 기륭 여성 노동자들의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8년 촛불집회를 계기로 결성된 이 모임은 기륭 농성을 지지하는 릴레이 동조단식으로 출발했다. 단식이 끝난 뒤에도 농성장을 잊지 않고 찾았다.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연대 사업을 나온 학생들이 직장인이 되어 농성장을 다시 찾는 일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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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파견노동자들, ‘직접고용’ 끌어낸 첫 사례 (경향, 유정인 기자, 2010-11-01 22:20:15)
ㆍ‘기륭 투쟁’의 의미
ㆍ200만명 달한 간접고용… 제도적 개선 공감대 이뤄
ㆍ비정규직에 ‘작은 희망’… “법 개정 여론 확산 돼야”

 
◇ 2년 미만·불법파견 노동자 ‘작은 희망’ = 기륭전자가 직접고용키로 한 10명의 기륭분회 조합원은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2년 미만의 노동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행 파견법은 2년 동안 같은 업무에 파견노동자를 사용한 경우에만 직접고용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기륭전자와 같은 제조업 생산공정은 파견직을 사용할 수 없지만, 불법파견이라 해도 과태료를 물리는 것 외에 정규직 전환 의무는 부과하지 않는다.
 
기륭전자 분회의 이번 합의는 사측의 해고에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이 투쟁을 통해 사측의 직접고용 합의를 이끌어낸 첫 사례다. 유흥희 기륭전자분회 조합원은 “불법파견에 대해 과태료 납부 후 아무런 고용책임을 지지 않던 사측이 결국 직접고용을 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는 것이 비슷한 현실에 처해 있는 비정규직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서울남부지회 구자현 지회장도 “작은 사업장이지만 파견·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를 만들어 간접고용이 만연한 한국사회 고용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 간접고용 실태 개선될까 = 기륭 노사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실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간접고용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파견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센터 소장은 “만연한 불법파견·간접고용 문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직업안정법을 통해 간접고용을 활성화하고 파견업종과 임시직 단시간 근로를 늘리는 방향의 정책을 강하게 펴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장기투쟁 사업장이 생기지 않도록 간접고용, 파견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전 사회가 성찰과 대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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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이 정규직 되는 데 걸린 시간, 1895일 (참세상, 김도연 기자 2010.11.02 00:20)
기륭분회 6년 간의 투쟁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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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 사태 타결,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남겼나 (프레시안, 김봉규 기자, 2010-11-02 오후 6:53:48)
장기투쟁 사업장 성과…제도는 여전히 미비
 
기륭전자 노사 합의가 남긴 성과는 여러 가지다. 우선 수년간의 싸움으로 노사가 평화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여겨졌던 사업장에서 '대화'를 통해 결말을 지었다. 부속 합의서 내용에서도 노사가 양보한 흔적이 보인다.
 
회사 매출이 2004년 1711억 원에서 2009년 222억 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당장 이들을 고용할 생산라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후 고용하기로 했다. 2008년 당시 자회사 소속으로 직업훈련을 거친 후 고용하겠다는 사측 안보다 누그러진 유예 사유였고 노조 측도 이를 수용했다. 대신에 지난 5년간의 농성과 유예 기간 동안의 임금을 '노사화해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복직 예정자들에게 전달키로 했다. 사측은 경영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1년6개월을 더 유예할 수 있지만 임금은 계속 지급된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은 "사측 입장에서 단기 파견직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G20을 개최하는 입장에서 사측의 불법 파견 책임이 분명한 사안을 내버려두는 것도 정부와 집권 여당 차원에서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에 알린 최초의 싸움이 해결됐다는 의미도 크다. 사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합의일 뿐이라고 의미를 한정지었지만, 기업이 불법 파견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의식하고 일부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KTX 여승무원의 복직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이어지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격'에 더해 기륭전자의 합의 소식이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5년이 넘게 농성을 지속한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이 성과의 원동력이 됐다. 2006년 30일에 이어 2008년 94일에 달하는 목숨을 건 단식을 벌였고, 각종 고소, 고발과 벌금, 법원의 집회 제한 명령에도 이들은 기륭전자 구 사옥 부지를 떠나지 않았다. 이들의 농성으로 부지를 매입한 업체가 사업에 지장을 겪었고, 공사 지연에 따른 이자 압박이 기륭전자가 협상장에 다시 나온 원인이 됐다는 배경도 이들이 만들어냈다. 이러한 사실은 한편으로 정당이나 민주노총 등 '조식의 힘'이 기륭전자 사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기륭분회를 대신해 협상한 금속노조 등 노동단체 역시 승리를 자축하기 전에 "이렇게 쉽게 될 거였으면 왜 6년을 끌었나"라는 조합원의 질문을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부소장은 "기륭전자 싸움을 겪으면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역량에 대한 논란이 생겼고 진보정당 역시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당장은 기쁜 소식에 축하를 보낼 일이지만 '구로공단 파견 노동자들이 한 번 싸우려면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을 수 있다'는 사례를 남긴 데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거론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기륭전자 사례와 별개로 파견 노동자들이 여전히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현실도 남은 과제다. 최근 현대차 대법원 판결에 비춰 봐도 기륭전자 조합원처럼 단기 파견직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망은 여전히 요원하다.
 
회사의 복직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지 여부도 관심사다. 회사의 의지를 떠나 산업 환경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용전략2010'에서 파견업종 확대를 밝혔고, 제조업에서도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재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기륭전자 비정규직의 싸움이 진정으로 '끝'날 수 있을 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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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4 03:29 2010/11/0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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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도 후지고 매력 없으면 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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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 실린 박노해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가 "진보도 후지고 매력 없으면 지는 겁니다"라고 하는 말 속에 나오는 후지다라는 표현을 보는 순간 홍헌호씨가 말한 '촌스럽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 말이다.

 

어제 전국공기업노조연맹 주최의 정부 경영평가제도의 진단과 과제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온 홍헌호씨는 경영평가를 성과급과 연계시키는 것 자체가 촌스런 거라고 하면서 줄곧 정부의 공기업 정책들을 예로 들어 촌스럽다는 말을 연발했다.

 

박노해는 이렇게 얘기한다. "새로운 진보는 ‘삶의 총체적 진보’이고, 영혼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영적 진보’이고, 사회구조악을 직시하는 사회과학적 진보이고, 자연친화적이고 대지에 뿌리박은 생태적 진보이고, 지구시대를 살아갈 글로벌 진보입니다. 그런 진보를, 생각을 품어내지 못하면 낡고 후진 것이고, 후지면 지는 것입니다. "

 

이 말을 보는 순간 박노해도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들처럼 자기 나름의 진보를 얘기하려는 건가 싶어서 냉소적으로 기사를 봤는데, 그 바로 뒤에 나오는 그의 말에 얼어붙고 말았다.

 

"저와 함께 사노맹을 했던 서울대 출신들에게는 어떤 비판도 나오지 않잖아요?" 사실 그런 것 같다. 백태웅, 조국 등 많은 이들이 있는데 왜 우리는 박노해에 대해서만 색안경을 끼고 봤을까.

 

물론 아직은 그에 대해, 그의 시에 대해 뭐라고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시를 무작정 거부하고 비판적으로 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한겨레의 인터뷰는 나에게만은 유의미했다.

 

참고로 "진보도 후지고 매력 없으면 지는 거"라는 주장에 절반 정도만 동의한다. 어떤 진보인지, 후지고 매력 없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가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절망 속에서 다른 어떠한 길도 보이지 않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감행하곤 하는 단식과 분신에 대해 그런 방식은 후지고 매력 없다고 말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후지고 매력 없는 걸 좋아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박노해 “진보도 후지고 매력 없으면 지는 겁니다” (한겨레, 이인우 기자, 2010-11-01 오전 08:20:50)
[한겨레가 만난 사람] 12년 만에 새 시집 낸 박노해씨
98년 특사뒤 2~3년간 시 못쓰고 고뇌의 삶
5000여편 중 300여편, 젊은층 겨냥 시집 내
“실패한 혁명가가 발로 쓴 목숨 건 희망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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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03:48 2010/11/03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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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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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블로그에 썼던 걸 다시 퍼나놓는다. 2004/09/11 12:13에 쓴 것으로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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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민중가요를 불러도 부담스럽지 않는 자리에서 각자 노래부르는 시간이 돌아왔을 때 예전에는 내 이름이 들어가는 노래를 자주 불렀다. 민중가요를 잘 아는 사람들이 있으면 '철의 기지'를 부르고, 그렇지 않으면 '철의 노동자'를 불렀다. 이런 노래를 '나의 기지', '나의 노동자'라고 농담삼아 얘기했는데, 어법도 말이 안되고, 그런 농담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

 

철의 노동자!

이 노래는 영화 '파업전야'에 삽입된 노래로, 안치환이 작사. 작곡한 노래이다.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1990년 광주에서 방위받던 시절 전남대에서 파업전야를 상영할 때였다. 그 영화를 보고 나오자마자 백골단들이 영화상영장소를 침탈하여 한바탕을 소란을 피웠던 것이 기억난다. 이 영화의 상영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는 헬기를 동원하는 입체적인 작전을 폈는데, 그것이 오히려 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내가 '파업전야'를 방위받을 때 봤다고 얘기하면 자신은 일반학우들이 안전하게 볼 수 있도록 사수대를 했다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그렇게 보았던 '파업전야'는 그 어느 영화보다 생생한 현실을 전달해주었다.

 

아무튼 파업전야를 보면서 나왔던 이 노래를 잊을 수 없어서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안치환 작사, 작곡임을 알게 되었고, 이는 곧 내 18번이 되었다. 하지만 이 노래의 대중적 인기가 워낙 빨리 확산되는 바람에 18번으로서의 매력이 곧 사라지게 되었다.

 

이 노래가 처음 앨범으로 나온 것은 1990년 예울림의 [출정전야]에 삽입되었을 때이다. 하지만 이 음반은 안치환의 목소리로 나오는 특유의 분위기를 전달하지 못하였던 것 같다. 안치환 또한 자신의 음반에 이 노래를 실었는데, 1991년 발매된 안치환 2집 <안치환 노래한마당>에서였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사전검열로 인해 가사가 일부 변경되어 있어 노래의 의도를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마 이 때부터 이미 안치환을 민중가수로 부르는 것에 대해 냉소적인 사람들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이 앨범은 당시 사지 않았다면 구할 수 없다고 한다. 사실 레코드사가 망했다)

 

'파업 전야'의 분위기를 살린 '철의 노동자'가 음반에 실린 것은 안치환이 3집(소금인형, 귀뚜라미 등이 실려 있다)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난 후 1집과 2집의 노래 중 몇개를 추려 묶은 <안치환 1+2>에서였다. 운동진영에서 주로 쓰였던 것은 안치환의 목소리가 아니라 전국노동조합협의회에서 1991년 제작한 앨범 <철의 노동자>에 실린 버전이다. (내가 소중하게 간직했던 이 테입을 도대체 누가 가져갔을까?) 

 

사실 이 노래에 대해 글을 쓸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민지네의) 비파님 덕분이다. 당시 노동자문예창작단에서 활동했던 비파님을 민지네 전국 오프에서 보고 바리케이트 음반 및 그 '원색적인' 공연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1992년 전국을 순회하면서 공연하였던 노문창의 모습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거의 없다. 최근에 앨범 복각작업을 하던 사람들이 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이다.

 

이 앨범 복각작업을 하면서 만든 블로그에 노문창의 철의 노동자 공연실황이 있다. 이 공연은 나에게 약간은 충격이었다.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와 함께 1991년 강경대 열사 투쟁이후 운동은 계속 침체일로에 있었고, 1992년에 전국을 순회하면서 '바리케이트' 공연을 한다는 자체가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시대착오적으로 비추어졌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그 음반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사회의 다른 모든 분야는 급속하게 변하고 있으면서도 노동현장에서만은 시계가 90년대 초반에서 멈춰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아니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그것은 변증법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공연이 말하고자 했던 투쟁의 미학이 지금 시기 필요한 것이 아닐까. 바리케이트 앨범 복각을 위한 블로그에서 '철의 노동자' 동영상을 올린 hey님의 언급대로 "처절하게 싸우지 않는다면 언제나 모든 것을 박탈당하는 현실은 지금 이 순간도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노동자는 이 사회의 모든 모순을 자신의 과제로 안고 싸워나가야 한다. 이 노래를 부를 때 시작하는 아지(Agitation)처럼...

민주주의의 전위투사, 철의 노동자! 투쟁! 투쟁! 투쟁! 투쟁! 투쟁!

  

노동자문예창작단, 공연 <바리케이트>(1992) - 철의 노동자

 

철의 노동자


민주노조 깃발아래 와서 모여 뭉치세
빼앗긴 우리 피땀을 투쟁으로 되찾으세
강철같은 해방의지
와서 모여 지키세
투쟁 속에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껴보세

단결만이 살길이요
노동자가 살길이요
내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아~ 민주노조 우리의 사랑 투쟁으로 이룬 사랑
단결투쟁 우리의 무기
너와 나 너와 나 철의 노동자

너와 나 너와 나 철의 노동자

 

전노협, 앨범 [철의 노동자](1991) - 철의 노동자


 

 

<안치환 1+2>(1994) - 철의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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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01:18 2010/11/03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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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기간제 강의전담교수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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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23:15

저번 조선대 시간강사의 자살을 계기로 사회통합위원회에서 시간강사 처우개선방안을 내놓는다며 뭔가 하더니 아예 교수 비정규 노동자를 양산하는 쪽으로 교과부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나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비정규교수노조에서 뭐라고 하고는 있지만, 시간강사 처우문제에 대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아왔고, 앞으로도 내지 않을 게 분명한 대부분의 시간강사들은 '그마나~' 하면서 좋아할 것 같다. 물론 이런 현실은 단지 시간강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안들이 그러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여의도에서 농성하고 있는 분들에게 죄송할 뿐이고...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진 않겠지만, 관련기사를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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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기간만 늘리면 시간강사 처우개선? (매일노동뉴스, 김봉석 기자, 2010-07-30 오전 6:08:17)
교과부, 기간제 강의전담교수제 도입 … 고등교육법 개정안 입법예고 
 
교과부는 29일 각 대학이 우수 시간강사를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로 채용해 최장 5년까지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시간강사 가운데 강의능력이 우수한 이들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1~5년) 강의만 전담하는 교수로 채용해 고용을 보장하고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강의전담교수제 도입을 위해 고등교육법 개정안에 교원의 임무(15조) 중 하나로 '교육만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고등교육법상 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로 정해진 교원의 범위(14조)에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를 새롭게 추가해 신분을 보장했다.
 
그러나 기간제 강의전담교수의 임용기간은 5년을 초과할 수 없고, 임용기간이 끝나면 퇴직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강사 처우개선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교과부는 국립대 교원의 경우 현행 교육공무원법상 전임강사 이상이면 교육공무원으로 분류하지만, 기간제 강의전담교수의 경우는 이 범주에 넣지 않기로 했다.
 
국회 교과위 소속인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교과부가 밝힌 개정안은 미봉책이라고 부르기에도 부끄러운 안"이라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시간강사 처우개선의 핵심은 교원지위 확보에 있는데, 교과부는 고등교육법상 교원에 강의전담교수를 포함하기는 했지만 국립대에서는 교육공무원으로 인정하지 않아 문제의 핵심을 비켜 가는 방식으로 개정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임용기간을 5년으로 한정하면서 시간강사의 계약주기만 조금 늘려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간강사 모임인 한국비정규교수노조도 "시간강사 제도는 그대로 둔 채 강사 중 일부를 기간제 교수를 뽑겠다는 방식은 문제 해결은커녕 교수 비정규 노동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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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시간강사 `기간제 강의교수'로 채용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김연정 기자, 2010/07/29 05:35)
고등교육법 개정안 입법예고
시간강사들 "처우 개악안" 반발

 
교육과학기술부는 시간강사 처우 개선책의 하나로 기간제 강의전담교수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고등교육법 제14조에 규정돼 있는 교원의 범위(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에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를 신설한다.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란 말 그대로 일정 기간을 정해 강의만 하는 교수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개정안에는 `고등교육법 제15조 교원의 임무 중 교육만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간제 강의전담교수의 임용기간은 1∼5년으로 한 학교에서 5년을 초과할 수 없고 임용기간이 끝나면 당연 퇴직하게 된다.
 
국립대 교원의 경우 현행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전임강사 이상이면 교육공무원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는 교육공무원 범주에 넣지 않기로 했다. 교과부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원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대학 입장에서는 다양한 통로로 교수를 채용할 수 있게 되고 시간강사들은 법적으로 신분을 보장받게 된다고 보고 있다. 또 향후 시행령에 담을 기간제 강의전담교수의 보수 규정을 `조교수의 50∼60% 수준'에서 정하도록 할 계획이어서 시간강사들의 보수가 인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강사들은 이번 개정안이 시간강사 처우 개선책이 아닌 `개악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국회 통과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임순광 사무처장은 "시간강사 제도를 그대로 둔 채 강사 중 일부를 기간제 교수로 뽑겠다는 것인데 이는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교수 사회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교수노조 등은 28일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과학기술부는 시간강사 문제에 대해 기만적인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주부터 교과부와 안병만 장관이 마치 시간강사 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이 가능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데 조금만 확인해보면 교과부 대책이 미봉책인 걸 알 수 있다"며 "교과부 대책 뒤에 대학사회에 비정규직과 불안정노동 확산을 꾀하는 비정규교원 확대 계획이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입시간강사제와 같은 시간제 교원제도나 기간제 강의 전담교원제 등 반쪽짜리 교원제도 도입 시도를 중단하고 교원 착취 제도의 원형인 시간강사 제도를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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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교과부는 시간강사를 두 번 울리려는가 (경향, 2010-07-29 23:00:29)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책이라며 고등교육법 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대학 교원에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를 추가하고, 전임교수 임금의 10~20%만 받고 강의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7만여명의 시간강사 가운데 일부에게 신설 교원 자격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시간강사의 불안정한 신분과 열악한 처우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교과부의 설명과 달리, 시간강사제 폐지론을 회피하려는 ‘언발에 오줌누기’식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개정안은 시간강사 문제에 대한 교과부의 해결 의지를 의심케 한다. 두달 전 조선대 시간강사의 자살을 계기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된 것을 상기하면 개정안의 남루함은 더해진다. 교과부는 우수 시간강사 중에서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로 흡수하고 보수 수준을 조교수 임금의 50~60% 정도로 하겠다고 했다. 전형적인 눈가리고 아웅이다. 나머지 절대 다수의 시간강사를 대학 교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강의교수의 임용기간도 최장 5년으로 제한했다. 계약 기간 내에 방학 중에도 월급이 나온다는 것 말고는 시간강사와 마찬가지의 비정규직이다. 가뜩이나 지금 대학들은 정년심사의 기회가 봉쇄된 채 다양한 이름을 붙인 비정년 교수 임용을 남발하고 있다. 교과부는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구실로 대학 교원의 비정규직화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강사 제도의 심각성은 대학교육을 황폐화한다는 데 있다. 전임교원은 군림하고 시간강사는 좌절하고 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대학은 장삿속으로 타락하게 만든다. 시간강사 문제가 교원의 대우도 못받고 노동자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석·박사 보따리 장수’의 개인적 참담함을 뛰어넘는 사회적 의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우리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에선 ‘일류’지만 수업의 절반을 시간강사에게 떠넘기는 ‘삼류’의 꼼수를 남발하고, 교과부는 대학들의 교원 비정규직화를 법으로 뒷받침할 궁리만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교과부의 시간강사 대책 개정안은 미봉(彌縫)도 아닌 개악(改惡)이다. 작은 구멍이라도 막기는커녕 더 큰 구멍을 뚫으려 하고 있다. 시간강사 제도의 폐지를 고민해야 할 때 교과부는 외려 비정규직 교원 양산책을 내놓은 것이다. 입법예고 기간은 잘못을 바로잡는 시간이다. 이런 개악을 걸러내지 못한다면 국무회의는 직무유기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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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고 있었는데, 아래 한겨레21 기사를 보면 교과부의 안은 이미 확정된 것이었다. 무엇을 노리는지도 여기에서 확실하게 나타난다.  
 
사회통합위는 친대학·반교수·반시간강사? (한겨레21 2010.06.18 제815호, 임인택 기자)
[이슈추적] 시간강사 처우 개선안에 반발해 소위 위원장 사퇴한 고형일 교수
“급료 개선돼도 교육의 질 떨어지고 교원 환경 후퇴는 여전할 것” 

 
정부는 올 상반기부터 사통위를 통해 ‘대학 사회의 노예직’이라 불리는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논의해왔다. 지난 5월25일 서정민 조선대 강사가 자살하면서 속도를 붙였고, 지난 6월8일 청와대에 개선안을 보고했다. △대학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업시간강사’를 고등교육법상 명기 △전업시간강사를 교원 확보율에 반영 △임금을 현재 전임강사의 4분의 1에서 2분의 1 수준으로 상향 조정 △국민연금·건강보헙 가입 추진 등이 뼈대였다.
 
하지만 사통위에서 주무를 맡은 ‘대학 시간강사 대책 소위원회’(이하 소위) 위원장을 맡은 고형일 교수(전남대 교육학)는 이튿날 “고건 위원장이 제시한 방책 가운데 전업시간강사의 고등교육법상 명기 등은 소위에서 정식으로 논의된 적도 없는데 고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폐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고 교수는 “국공립은 물론 사립 대학에 편파적으로 이익을 주고, 시간강사뿐만 아닌 대학의 교수요원 전체에 막대한 불이익을 주려는 친대학·반교수·반시간강사의 음모가 있다고 의심케 한다”며 “(사통위의) 해결책 저지”까지 주장했다.
 
계층·세대 간 사회 갈등 조정을 목표로 정부가 의지를 담아 내세운 사통위는 출범 반년 만에 신뢰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사통위 개선안의 ‘독소 항목’은 교과부가 제공한 것으로, 사통위가 교과부의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 시간강사의 법적 교원화는 당사자들이 가장 강력히 요구해온 대목인데, 전업시간강사를 고등교육법에 명기하는 방안에 반발하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
= 전업시간강사를 정식 교원으로 인정하면 대학들은 전임교수요원을 뽑을 때 전임강사보다는 전업시간강사부터 채용하려 할 것이다. 전업시간강사의 급료가 다소 개선되더라도 전임 교원의 대다수가 전업시간강사부터 시작해야 할 테니, 전반적 급료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교수가 되는 길도 더 험난해질 것이다. 사회 일반이 모두 나서서 저지해야 한다.
(전임교수요원 수는 교육의 질과 직결된다. 현행법은 학생 20명당 교원 1명을 기준으로 하지만, 국내 140개 대학의 교원 충원율은 60%정도다. 교원 충원율을 토대로 대학 평가를 받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각종 연구 프로젝트를 따낸다. 개선안대로라면 시간강사로 교원의 몸통을 채워도 견제할 법적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 같은 교원일 경우, 전임강사보다 전업시간강사를 우선 채용할 거란 말인데.   
= 현재 고등교육법상 대학 교원의 직제는 교수·부교수·조교수 아래 전임강사를 두고 있다. (1977년 시간강사가 최하위급 교원에서 배제된 이후 유지돼왔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전임교수요원을 충원할 때 외국처럼 조교수급에서부터 채용하지 않고 전임강사급에서부터 채용한다. 교수 전체의 인건비가 훨씬 덜 들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특히 사립대가 문제 아닌가.
= 사통위 방책은 국공립 대학에 우선 적용해 막대한 재정 지원을 병행한다고 한다. 그런 돈이 있다 하더라도 사립대학은 문제다. 만성적 재정난을 겪고 있는 사립대학들이 대처하는 길은 전업시간강사로 교원을 충원하는 것밖에 없다. 수많은 일반 시간강사마저 알량한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릴 것이다.
(2010년 한국 대학 전임강사의 연봉은 5천만원대다. 반면 개선안에 따른 전업시간강사가 받을 연봉은 2천만원대가 된다.)
 
- 개선안에서 말한 전업시간강사의 대상은 누구인가.
= 주당 9시간 이상을 강의하는 박사급 1만1천 명이다. 현재 시간강사는 전체 7만2천여 명이다. 이 가운데 박사 학위 여부를 떠나 전업 강사(주당 9시간 이상 강의)만 2만3천 명, 마흔살이 넘은 박사 학위 소지 전업 강사가 5천 명, 이 5천 명 가운데 문사철(인문·사회) 전공자만 2천 명 정도 된다.
 
- 이런 개선안이 나오게 된 배경은 뭔가.
= 지난 5월 소위 회의에 교과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전업시간강사를 고등교육법상 명기하는 안을 설명했다. 교과부가 당시 회의를 비공식으로 하고, 발제 자료도 모두 회수해갔다. 그때 소위 위원들은 전부 반대했다. 아주 위험한 발상이고 개악이니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에도 기록돼 있다. 소위가 따로 보고서를 고건 위원장에게 제출하지 않았다. 사통위 계층분과위원회에서 회의록을 토대로 만들었을 것이다. 회의록은 고건 위원장도 보았을 것이다.
 
- 결국 교과부의 뜻대로 움직였다는 얘기인가.
=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않고, 소위를 들러리 세웠다는 점이 문제다. 교과부가 6월 안에 발표한다는 개선책이 사통위의 개선안과 연관된 것인지는 모른다.
(사통위는 청와대 보고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월 초 고형일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고 교육 전문가 6명이 참가하는 ‘대학 시간강사 대책 소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검토해왔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소위는 물론, 소위가 논의 대상으로 참여시킨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도 “우리도 결국 들러리였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형세가 됐다. ‘통합’이란 단어가 무색해진 것이다.)
 
- 개선안대로 하더라도 사립대에 정책을 강제할 방법이 적어 보인다.
= 예산 확보 방안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다. 정부가 2300억원가량을 마련해야 한다. 1만1천 명을 새 교원으로 뽑되, 전임강사 임금의 절반 가량을 줄 경우 필요한 예산이다. 국립대는 그중 500억원이면 된다. 이 돈을 대학에 줄 경우 1만1천 명이 시간강사로서 받았을 임금 900억원이 남는데, 이를 일반 시간강사의 4대 보험 가입, 강의료 인상 등 처우 개선에 쓸 수 있다. 그래서 예산이라도 확보하라고 압박하기 위해 위원장직을 사퇴한 것이다. 교과부는 가용한 예산이 400억원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 그래도 당초 지적한 교육의 질과 교원 환경의 후퇴는 그대로일 텐데.
= 이 구상이 최종 해법은 아니다. 당장 처지가 어려우니 거치는 중간 과정이다. 정부가 이를 지속할 예산도 없을 것이다. 10년 동안이면 2조3천억원이 필요한데, 가능할까. 앞으로 10년 안에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도 있다. 그때 고등교육법을 다시 개정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시간강사는 1시간당 3만5천~6만원대의 강의료를 받으며, 전체 대학 강의 시간의 33.8%를 떠안고 있다. 강의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교양강좌 10개 가운데 7개를 맡는다. 대학 자본이 비용 절감에 목맨 탓이 큰데, 개선안은 아예 법적으로 물꼬를 터준 셈이다. 일단 사통위는 개선안이 ‘방향’이며 ‘검토안’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건 위원장은 청와대 보고 뒤 이 대통령이 “국공립대부터 개선 방안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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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빈 ‘강의전담교수제’… 시간강사, 희망이 없다 (경향, 조미덥 기자, 2010-09-02 00:15:35)
ㆍ6만명 중 2000명만 선별, 권리도 제한돼 ‘반쪽교원’
ㆍ1~5년 기간 대학에 권한… “다수가 정부 압박 나서야”

 
지난 5월 조선대 시간강사 서모씨(45)가 교수 임용 탈락을 비관해 목숨을 끊은 뒤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시간강사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교과부는 ‘기간제 강의전담교수’ 제도를 신설해 시간강사들을 교원으로 흡수하는 법안을 마련해 7월27일 입법예고했다. 기간제 강의전담교수는 학교에서 1~5년의 기간을 정해 임용하되 5년이 지나면 퇴직한다. 2011년부터 국립대에서 매년 400명씩 5년간 2000명을 뽑을 예정이고, 연봉은 2600만원 정도다.
 
시간강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임순광 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사무처장은 “기간제 강의전담교수가 돼도 사실상 1년마다 계약하는 비정규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산이 확보될지도 불투명하다”면서 “무엇보다 6만명이 넘는 시간강사 가운데 2000명만 선별하겠다는 건 너무 적다”고 비판했다.
 
교원 지위 회복을 위해 국회 앞에서 3년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동애씨는 “강의전담교수에게는 강의 외에 다른 교원의 권리는 제한된다. 실질적 의미의 교원으로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은 비용을 문제 삼지만, 건물 하나만 덜 지어도 충분히 해결된다”고 꼬집었다.
 
지난 30일 사회통합위원회에서 시간강사 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지만 교과부 안과 비정규직교수노조의 입장차가 워낙 커 조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임성윤 비정규직교수노조 성균관대지부장은 “사회통합위원회를 거쳐 새로운 안이 나와도 기존 안에서 크게 나아지리라 기대하는 강사들은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교수노조는 오는 6일부터 ‘교과부 개악안 철폐’를 위해 교과부 앞에서 농성과 1인 시위를 벌이는 한편 이주호 교과부 장관에게 새로운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한나라당 의원이던 2007년 17대 국회에서 시간강사를 교원화 하는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임순광 사무처장은 “이 장관은 이후 정치논리에 휩쓸려 구체적 대책은 외면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시간강사들은 신분의 불안정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 대학 교육의 질이 걸린 문제인 만큼 사회구성원 다수가 참여해 정책 입안자들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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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26
사회통합위원회가 내놓은 안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무임승차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다른 여러 비정규노동자들과 비교했을 때 딱히 무슨 말을 덧붙이고 싶지는 않다. 그냥 그저 그렇다.
 
대학 시간강사에 교원지위 부여(종합)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2010/10/25 11:35)
강의료 인상..4대보험 사용자분담분 정부 지원
사통위 "정부정책 입안시 이해관계자 참여"

 
'보따리 장사' 시간강사, 33년 만에 없어진다 (프레시안, 윤태곤 기자, 2010-10-25 오후 12:01:49)
고건 사통위원장 발표 "교과부와 합의…대통령께도 보고"
사회통합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대학시간강사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회, 교과부,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전국교수노조, 전국대학교교무처장 협의회 등과 연쇄적으로 논의했고 공개토론회를 거쳐 이같은 대안을 마련했다.
고 위원장은 "그동안 시간강사들의 숙원이었던 법적 지위 확보를 위해 법 개정을 통해 강사를 고등교육법상의 교원으로 인정하되, 채용조건과 신분보장 복무 등 교원으로서의 지위와 신분의 본질적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로 규정하는 방안을 교과부에서 검토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는 강사도 연구 책임자로 인정해 연구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연구재단 등 국가연구비 지원 사업 참여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게 된다.
도시 근로자 최저생계비보다 낮고 전임강사 대비 1/4 수준인 시간강사 처우에 대해 고 위원장은 "국공립대의 경우 2013년까지 현재 4만3000원에서 8만원까지 인상토록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안이 실현되면 주9시간 수업 기준으로 1012만원인 강사료는 2200만원 까지 오르게 된다. 전임강사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사립대 시간강사료 인상을 위해선 연구보조비를 예산에 반영해 처우 개선 인센티브로 지원하는 방안밖에 제시되지 못했다. 고 위원장도 "(전체 7만 명 중) 1만 3000명에 달하는 국공립대 시간강사 처우개선부터 시작된다. 사립대는 약 1년 간의 시차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학교 시간강사 33년만에 폐지…대량 해고 우려도 (경향, 디지털뉴스팀 손봉석기자, 2010-10-25 15:01:34)
온라인을 중심으로 시간강사 폐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2배로 인상됐으니 시간강사 반을 자르겠네. 시간강사 수당 올라갔다며 등록금 또 왕창 올리겠지. 학교는 남는 장사’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다. 열 사람이 하는 일 두 사람이 하게 하고 여덟 사람 짤라낸다. 그리고 들어가는 총 비용은 10할에서 오히려 6할로 줄어든다. 이것이 진실”이라며 비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시간강사 7만명 ‘교원’ 인정…신분보장안 빠져 ‘빈껍데기’ (한겨레, 이유진 기자, 2010-10-25 오후 07:38:51)
강의료 인상·연구비 지원 등
대학 자율 맡겨 실효성 의문
‘초빙교원’ 풍선효과 우려도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사통위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대학 시간강의를 하는 분들은 고급인력이다. 이런 고급인력이 최소한의 생활 안정이라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에 제안한 것을 잘 정착시켜 달라.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사립대까지도 확산되고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사통위 개선안에 대해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적잖이 나온다. 사통위가 이번 개선안에서 강사의 채용이나 신분 보장 같은 ‘본질적인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별도의 법률로 규정하는 방안을 교과부가 검토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채용·신분 보장을 뺀 나머지 사항들은 각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적절한 대우가 이뤄지도록 정관이나 학칙에 규정하도록 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교원지위 보장의 핵심은 대학운영 참여와 면직·권고사직을 당하지 않을 권리 등인데, 이번 개선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교과부가 추후 법률 정비에 나선다고 하지만, 법적으로 교원으로 인정만 해놓고 앞으로 ‘기간제 교원화’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들이 시간강사 대신 1년 미만의 초빙교원을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사무처장은 “강의료에 민감한 사립대에선 강사를 줄이고 초빙교원을 늘려 임용하는 ‘풍선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사설] 여전히 미흡한 시간강사제도 개선안 (한겨레, 2010-10-25 오후 08:27:28)
1년 단위 계약은 고용안정성과 거리가 멀다. 사통위는 일시에 시간강사들을 전임교원과 동등하게 대우하면 대학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고, 계약기간을 2년 이상으로 할 경우 학사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는 대학 처지를 지나치게 배려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 교육당국이 법령으로 정해진 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만 강제해도 시간강사의 상당수가 전임이 될 수 있다. 또 계약기간을 2년 이상으로 함으로써 생기는 학사운영의 어려움은 강사의 고용안정성 확보라는 대의에 비해 작은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교원지위 보장이 안 되는 초빙교원을 1년 미만 기간으로 고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다. 비정규교수노조는 대학들이 초빙교원을 현재의 시간강사 대용으로 활용할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초빙교원 등의 정의를 명확하게 하고 그 악용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존 시간강사제도 변형 우려” (매노, 조현미 기자, 2010-10-27 오전 9:45:01)
비정규교수노조, 사회통합위 제도개선방안 한계 지적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원회가 지난 25일 발표한 ‘대학시간강사 제도개선 방안’이 시행돼도 겸임·초빙교원 제도로 얼마든지 기존의 시간강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위원장 윤정원)는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통합위의 제도개선방안의 문제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사회통합위 방안은 기존의 시간강사를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기에 과거 정부 안에 비해 확실히 진일보한 것”이라면서도 “법적으로 교원이 아닌 겸임교원과 초빙교원제도로 얼마든지 기존의 시간강사를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통합위의 제도개선방안이 기존 시간강사제도를 변형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비정규교수는 시간강사를 포함해 겸임교원·초빙교원·연구교수 등 10여개 직군에 이른다. 사회통합위 개선방안은 이 가운데 시간강사만 교원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반면 노조는 10여개 비정규교수의 형태를 연구강의교수로 단순화한 후 이들에게 담당 강의시수에 상관없이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회통합위는 그러나 일시에 모든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고 기존 전임교원과 동등한 대우를 할 경우 대학의 재정, 인사·노무, 학사 운영상 단기간 내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학들이 재정 문제를 이유로 강사사용을 회피해 강사시장 규모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간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내용상으로는 총장 선출권 같은 교육공무원법상 대학 운영 참가와 면직·권고사직을 당하지 않을 권리 등은 포함되지 않아 “교원 껍데기만 부여했지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연봉을 여전히 시간급으로 지급하면서 ‘시간강사제도가 폐지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정원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상의 법정 교원을 충원해 전임교원의 수를 증가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올바른 방안”이라며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정부가 고등교육재정을 확충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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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장수' 없어진다고? 비정규 교수들 '공장' 될 뿐 (프레시안, 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아시아평화인권연대 공동대표, 2010-11-01 오후 4:16:51)
시간강사 개선 방안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는 강사의 계약기간이 1년이라는 것은 비정규직을 제도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실현가능성이 약하며, 교원지위보장이 확실치 않고, 여전히 시급제를 유지하는 것이며, 강사들의 노동 (즉 연구성과물) 강도만 높일 뿐이라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일부 간부는 사립대학이 고비용의 강사를 채용하지 않고, 저비용의 겸임교수나 초빙교수를 채용하는 편법을 부릴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방안은 언론이나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진일보'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 이유는 이번 방안의 핵심은 교원 지위를 부여한 강사의 비율을 법정교원확보율에 20%까지 인정한다는 내용이다. 20%라는 숫자의 논리는 현재 비정규 교수인 겸임교수 3인이면 정규직 교수 1인 즉 법정교원으로 쳐서 산정하되 그 한도가 20%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규정과 동일한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전혀 타당치 않으면서 치명적인 독소조항일 뿐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겸임교수 3인을 정규 교수 1인으로 인정받아 법정교원확보율을 20% 한도 내에서 확보하고 있는 대학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교육계 바깥에서 전문직 (변호사, CEO, 정치인, 방송인, 예술인, 부동산감정사, 의사 등) 인사를 그렇게 많이 초빙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에 '시간강사'는 거의 모든 대학에서 강의 수로는 36%, 강사 수로는 5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시간강사의 처우라든가 교원 신분 부여, 교원 신분의 구체적 권한 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고 비정규 교원을 법정 교원 확보율에 20% 포함하여 결국에는 대학 교원을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바꿔 채우겠다는 발상에 있다. 그렇게 되면 1년짜리 (설사 계약 기간을 2년으로 하자는 일부 주장을 받아들여 2년으로 하더라도) 계약의 신분이 불안한 비정규 교수들이 대학 교육의 1/3을 차지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결국 대학 교육은 인간 계발에 바탕을 둔 교육의 질 향상이 아닌 기업체가 요구하는 상품을 찍어내는 공장이 될 수밖에 없다.
 
교원 지위를 회복한 강사는 반드시 법정 정원 외로 계산해야 한다. 이것은 결코 협상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번 사회통합위원회의 방안은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번 방안은 단순한 '반대'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적극 '저지'해야 하는 문제다. 강사들에게 허울 좋은 교원 지위만 부여하고, 교수 되는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리는 이런 방안은 적극적으로 반대하여 법제화 되는 것을 저지하여야 한다.
 
아울러 정규직 교원과 비정규직 교원의 모든 권리가 동일해야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여전히 비정규직의 불안한 신분과 열악한 처우에 시달려야 한다. 다만 한 가지 연구하고 강의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교원의 지위를 당연히 받는 것일 뿐이다. 그렇지만 그 교원의 지위가 정규직 교수가 되는 가능성을 갉아 먹는다면 그런 교원의 지위를 받고자 하는 시간강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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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6 22:38 2010/10/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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