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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레이건 대통령, 대 이란 무기공급 시인, 경향091120

어제의 오늘,

1986년 레이건 대통령, 대 이란 무기공급 시인, 경향0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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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이란 - 콘트라 스캔들’ 사실로 확인

23년 전 오늘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테러국가’ 이란에 무기를 제공했음을 시인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몇 달간 워싱턴 정가를 떠돌던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미 정부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납치된 중앙정보국(CIA) 베이루트 지부장 등 7명의 자국민을 구해내는 대가로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에 미사일 수천 기를 은밀하게 제공했다. 당시 이란은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 이후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 사건 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극도로 나빴고, 더구나 미국이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는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레이건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테러집단’과의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깬 것은 물론 무기수출 통제와 관련된 유엔 결의안과 자국 법을 위반했다.

세상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이란에 무기를 팔아 번 돈으로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콘트라 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한 것이다. 이 역시 반군에 대한 군수 지원을 금지한 자국 법을 위반한 것이다. 쿠바 혁명 이후 반미의 기운이 남미 전반으로 퍼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믿은 레이건은 의회의 감시를 피해 콘트라를 도울 방법에 혈안이 돼 있었고, 결국 중동의 인질 사건과 남미의 반군 지원을 연결시켰다.

1986년 반군에 갈 무기를 가득 실은 비행기가 니카라과에서 추락한 뒤 레바논 언론이 인질과 무기를 거래하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이란-콘트라’ 스캔들은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미 의회 다수파인 민주당은 진상조사에 나섰고, 특별검사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레이건 정부는 이미 관련 증거들을 없앴고, 대통령이 직접 뒷거래를 승인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아 레이건은 임기를 끝까지 마쳤다. 대신 국가안보보좌관 존 포인덱스터와 그의 보좌관 올리버 노스 중령만 기소됐다. 이란과 이라크는 미국이 나눠준 무기로 10년 가까이 격렬하게 싸웠으며, 산디니스타 정부는 90년 전복됐다.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은 이전 정부에서 이어받은 이란과 북한의 핵개발 불허 원칙과 ‘테러집단’과의 비(非)협상 원칙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다. 하지만 군산복합체에 의해 돌아가는 세계 1위 무기 수출국의 과거사를 상기하면 이 원칙이 과연 얼마나 지켜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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