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세 얼간이

2011/08/15 16:57

먼저, 나 이 영화 아직 안봤다. 따라서 이 글은 이 영화에 관한 것은 아니다.

 

어떤 글을 읽었다. 이 영화에서 뮤지컬 4개를 짤랐다는 것이다. 원래 상영시간 3시간이 너무 길어서 노래 4곡을 잘라 2시간 반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를 망쳐놨다 어쨌다... 답글들도 대부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

 

인도 영화 원래 길~다. 중간중간 뜬금없이 노래 나온다. 인도영화 특징이다. 문제는 이를 상영하는 상업적 공간에서 어떻게 실현되느냐의 문제다.

 

다른 이야기 해보자. 우리가 원래부터 에스프레소 마셨나? 아니다. 첨에는 커피둘, 설탕둘, 프림 둘 넣어서 마셨다. 그러다가 초이스라는게 나왔다. 제법 향이 좋았다. 그리고 원두커피라는게 나왔다. 뭔가 멋있어 보였다. 그리고....마침내 지금처럼 동네 곳곳에 커피전문점, 온갖 종류의 커피들이 판을 치고 있게 되었다. 문화라는게 이런거다. 피자 이야기 해보자. 우리가 처음부터 마리게리따니 고르곤졸라 먹었나? 피자헛 스타일의 두껍고 느끼~한 것 먹다 어째어째해서 조금씩 이것저것 먹다보니 지금처럼 엄청 다양한 피자집들이 들어서게 된거다. 세상이 이런 거다.

 

originality 그래 인정한다. 보통사람들은 모르는 어떤 깊은 것을 아는 사람들은 자꾸 상업화되고 단순화된체 세상에 소개되는 게 참 싫을 것이다. 나도 그런 부분 있다. 아니, 아주 많다. 인도 영화. 그래 나름 묘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도영화를 울나라에 안착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인도영화를 극장에 그냥 들입다대면 되는 걸까? 현재의 상황에서 첨부터 오리지날 인도영화를 틀어대면 사람들이 뿅! 갈까? 위험한 생각이다. 어쩔 수 없다. 첨에는 타협할 수 밖에 없다. 대중들을 조금씩 교육시키고 길들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과정을 성공리에 진행하면 나중에는 짜르라 해도 짜르지 않게 된다. 노래 4곡을 짤랐다고 비판하는 대신 2시간 반으로 줄일 수 있는 다른 방식을 제안하는 게 더 좋다.

 

좀더 큰 틀에서는 일종의 쿼터제가 도입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독점금지 뭐 이런거 말이다. 한 영화의 스크린 점유율을 제한해야하고, 권역별(예를들어 북미, 유럽, 아시아 같은) 스크린 쿼터제 같은 것도 나오면 좋겠다. 지금 우리 사회 분위기에서는 꿈같은 이야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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