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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ing Cambridge - tres

홍실이님의 [leaving Cambridge - dos] 에 관련된 글.

사무실에서 쓰는 마지막 글... 정말 세월 빠르기가 화살과 같구나. 벌써 2년이라니... 문득 현대물리학 기말고사에 출제되었던 문제가 하나 생각난다. "트윈 패러독스란 무엇인가?" 주관식 서술 문제였는데, 친구 하나가 답에다 이렇게 써서 나중에 교수한테 혼났다. "일명 쌍둥이 역설이라고도 한다" 그 노교수는 기말이면 학생들 주욱 불러놓고 면담하시길 즐겨했었던 듯... 앗, 그러고보니, 교과서 없이 멀뚱멀뚱 앉아 있다가 불려가서 반성문 쓴 적도 있다. 대학 가서 반성문 쓸 줄은 진정 몰랐었지.. ㅡ.ㅡ (사실, 더 기가 막힌 건, 해부학 실습 시간에 가운 더럽다고 꼭 빨아 입고 오라며 내 신발로 실습가운 등자락에 발자국 찍어주던... 백만년 전의 전설도 아니고... ㅡ.ㅡ) 하여간... 트윈 패러독스 (일명 쌍둥이 역설 ㅎㅎㅎ)는 낼 모레 한국에 돌아가도 적용될 거 같아. 아무니 여기서 시간이 빨리 간다 한들, 정신 못차리게 변화무쌍한 다이나믹 코리아에서의 생활에야 비할 수 있으랴? 돌아가면 친구들이랑 지인들이랑 모두 "낡아" 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ㅎㅎㅎ 근데, 수미쌍응의 구조라고... 어제 나름 충격받은 일이 있었음 비행기 티켓 확인 때문에 항공사에 전화했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음성 자동인식 시스템"이 반겨주더라. 2년 전... 처음 인터넷 개통 신청할 때, 저 음성인식 시스템 때문에 내가 얼마나 괴로워했던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내 발음을 못 알아듣던 그 고지식한 기계... 중간까지 가다가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고 되돌아가고.... 어제도 출발일자를 이야기하라고 해서 "오거스트, 써드"했더니, 젠장할 계속 못알아듣는 거다... ㅠ.ㅠ 이상한 날짜 대면서 이거 맞냐구 확인하고, 아니라고 하니까, 유쾌한 하이톤으로 "노 프라블럼" 하면서 계속 똑같은 거 물어보구..... 아... 2년 동안 영어가 거의 안 늘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 좌절이잖아... 흑.... 어제 토끼님 가족이랑 저녁 먹는데, 큰 아들인 윌리가 "사람들이 왜 들은 대로 발음하는 것도 못할까" 의아해해서, 두 번째 좌절을.... 나두 들은 대로 하구 싶어... 하긴, 예전에 철도회원 전화 예약할 때도, 음성인식 시스템이 어찌나 길고 복잡한지 중간에 "이런 젠장" 혼자말 했다가 "존재하지 않는 역이름입니다. 처음 메뉴로 돌아가겠습니다" 해서 환장했던 기억이.... 아.. 어쨌든.. 이런 것도 다 "아름다운(진정?) 추억이라 생각하고.... 마지막 짐을 챙겨 사무실을 떠난다. 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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