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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환경..(나의 밤 직장)...ㅎㅎ

  • 등록일
    2010/01/13 07:20
  • 수정일
    2010/01/13 07:20

음....지난 가을에

몇몇 언론사들의 취재때문에 사진 촬영을 했더랬다.

딱히 새로운 것은 없고

그저 우리들이 일하는 내내 함께 다니며 이리저리 찍었었는데

며칠전 사무실에 놀러 갔다가 우리들이 하는 일이 기사화되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음...그래서 내둥 신경 안쓰다가

이리저리 찾아 보았다는....ㅎㅎ

 

여튼

취재는 경향신문이 했었는데

경향신문때문에 촬영한것이

이번에 미디어충청의 [사진만평]에 실린 모양이다.

 

 

내가 일하는 직장인

[삶과 환경]은 일종의 사회적 기업으로

몇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언론사가 취재를 오는 편이다.

이런 언론사들의 취재가 특별하지 않을 정도로 종종 있어 왔는데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사진이 실리기는 처음인듯 싶다.

조금은 뻘쭘하기도 하고 약간은 생소하기도 하고....ㅎㅎ

 

여튼

그렇다는 거다

 

경향신문 [사회적 기업이 희망이다] 시리즈 중의 한 꼭지로 실린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11011728325&code=210000&s_code=af079

 

 

그리고 미디어 충청의 [사진만평]에 나온 기사....ㅎㅎ

 

 

http://www.cmedia.or.kr/news/view.php?board=photo&id=3174&category1=1

 

 

 


집집마다 김장이라는 연례행사를 치르던 지난 11월말,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언젠가 밤길에서 본 듯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들의 노동은 말 그대로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들의 노동이 항상 밤부터 새벽까지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와 세상의 주위를 끌기에 마땅치 않은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1.
익숙하고 담담한...


 


 


많은 이들이 하루 일을 마쳤을 시간, 그들의 노동은 시작 됩니다. 부쩍 쌀쌀해진 밤 날씨와 김장 쓰레기가 많아진 것 말고는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세상에는 쉬운 노동과 어려운 노동, 몸이 좀 더 편한 노동과 힘든 노동, 더러움을 감내해야 하는 노동과 깨끗한 환경에서의 노동, 안전한 노동과 위험한 노동이 사람마다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불합리한 차별을 만들어내기고 하지만, 세상에 소홀히 치부해도 될 노동은 없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겐 그저 삶을 위한 지극히 익숙하고 담담한 노동입니다.

2.
골목길...


 


 


 


담당하는 동네 골목골목을 하나하나 다 뒤져가며 뛰고 또 뛰어 다니는 사이 어느새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한 명은 이 골목, 한 명은 저 골목, 또 다른 한 명은 차를 몰고 다른 골목으로, 마치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박자 맞춰 돌아가듯이 팽팽한 짜임새로 일이 진행됩니다. 골목 하나하나를 다 외우지 못해도, 체력이 약해 다른 노동자와 박자를 못 맞춰도, 매순간 서로의 역할을 눈빛으로 잘 알아채지 못해도 하기 어려운 노동입니다.

 



3.
노동 & 쉼


 


 


 


쉬는 시간이 많아지거나 뛰는 시간보다 걷는 시간이 많으면 그만큼 일을 마치는 시간도 늦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쉬는 장소와 시간은 따로 없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과 길거리에서 일하면서 태우는 담배 한 대가 바로 쉼이고 노동입니다.

4.
돌아오는 길


 


 


 


쓰레기처리장에서 마지막 쓰레기를 부리고 차량을 씻어내는 것으로 그날 일은 마무리 됩니다. 새벽 3~4시까지 꼬박 8시간을 정신없이 뛰어다녀야 하는 노동, 그것이 사무실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의 커피 한 잔과 담배 한 대로 풀어질 피곤은 아니겠지만, 이를 위로삼아 뒤늦은 하루 노동을 마감합니다.

5.
백밀러 속의 노동...


그들의 움직임이 한창일 시간, 음식물쓰레기 수거 차량의 백밀러에 담긴 그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바로 그 백밀러 속에 그들과 그들의 노동이 있었습니다.

 



이 세상을 만들고 움직이는 수많은 노동자와 그들의 노동은 항상 백밀러 속에 갇혀있습니다. 자동차라는 세상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그들과 그들의 노동은 항상 주위 깊게 뒤를 돌아보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습니다. 수많은 경제지표에는 알지 못할 숫자만 있을 뿐, 그들의 노동은 없습니다. 공장을 멈춰 세상이라는 자동차를 세워도, 그저 밟고 지나가버리면 백밀러 속으로 멀리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 그들의 노동이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노동자, 그들의 노동도 그렇습니다. 생산하고 소비하고 버려진 찌꺼기를 맨 뒤에서 수거하는 그들의 노동이 백밀러 속에 비친 그들의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현실이 자꾸만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꿈꾸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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