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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2/27
    동생이니까....!!(1)
    우중산책
  2. 2007/02/26
    사진찍고 증을 만들다.(3)
    우중산책
  3. 2007/02/22
    문화유적 답사 계획
    우중산책
  4. 2007/02/19
    정의의 세가지 차원.....?
    우중산책
  5. 2007/02/19
    설날....계획을 세우다...헤헤(2)
    우중산책
  6. 2007/02/13
    절망....풀이 눕다....[김수영시집]을 읽고(1)
    우중산책
  7. 2007/02/10
    그래 무엇이러도 하자.
    우중산책
  8. 2007/02/06
    시를 읽었다.
    우중산책

동생이니까....!!

  • 등록일
    2007/02/27 07:17
  • 수정일
    2007/02/27 07:17

 

 

긴 호흡님의 [동생에게 말 걸기] 에 관련된 글.

아마 동생이 가장 힘들었을때가 중학생때였을 것 같아여.

 

놈이 우는 것도 그때 봤으니까......!!

 

누나가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고등학굘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고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가출해서 인천으로 도망가 3년동안 연락도 없고

형이라는 놈은 그런 아버지를 용서 못해서

청주에서 혼자 자취하며 집구석에는 오지도 않던 시절....!!

 

그리고 대학교라고 가서 데모나 하고 있는 형이나

3년만에 연락해서는 노동운동한답시고 무서운 모습만 보이던 누나를 보면서

부모님의 그 많은 한숨과 그 많은 눈물을 혼자 감수해야 했던 동생은

지금도 나랑 누나가 있으면 딱히 말도 안하고 겉돌고 있으니......!!

 

강경대 열사가 죽었던 시절에

데모하다가 경찰서에 끌려갔다 집에 오던 날

동생이 저를 할이야기 있다며

뒷산으로 끌고가서는 뒤지게 패던 생각이 나네여....?...헤헤

 

놈이 나보다 덩치도 더 크고 힘도 쎄서

그야말로 비오는날 먼지 날리듯 맞았었는데....!1

놈은 반항도 못하고 얻어맞고 있는 나는 가만이 있는데

때리는 지가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나네여.......!!

 

아마 속썩고 있는 아버지 어머니 마음이 동생은 감당이 되질 않았나 봅니다.

 

나나 누나나 이젠 나름대로 사람구실하며 살아가고 있고

동생도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공장에 취업해서

지금껏 열심이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이 명절이면 혼자서 겉도는 모습을 보면서 못내 미안하고 .....!!

 

몇번인가

누나랑 나랑

동생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술 한잔하면서

대화하려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럴때마다 더 어긋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누나랑 나는 아니 매형까지도

서로 만나면

민노당 이야기니 아니면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며...뭐 그런 이야길 편히 하지만

막상 동생놈만 끼면 어색해졌었으니까여......!!

 

그래도

몇년동안

굳이 동생과 무리해서

대화하려고 하기보단

그냥 나나 누나나 얼마나 열심이 사는지

그리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고

놈을 얼마나 아끼는지

놈이 듣던 말던 잔소리에 ㄸ 잔소리를 한 덕인지

이제는 그럭저럭 인정해 주는 듯 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이

돈도 못벌면서도

이런저런 일들에 쫓기어

놈의 생각에 한심한 삶을 살긴 하지만

그래도

형이 바보같이 차카게(??..순전이 놈의 표현으로는...)

열심이는 산다는 것을 인정해 주곤하니

그나마 요즘은 나은 편인 것 같습니다.

 

요 며칠 전 설날에도 여전이

술 한잔하면서도 나랑 동생은 서로 벽보고 술먹듯이

고요하게(?) 서로 술잔에 술이나 가끔 따라주면서 묵묵히 술만 마셨지요.....!!...헤헤헤

 

그러다가 놈이 뜬금없이

놈이 다니는 공장에서 대의원 선거가 있는데

저번에는 형을 봐서라도

민노당 사람을 찍었다고....근데 이제는 절대 안찍는다고....

자기가 보기에 그 사람은 선거철에만 인사하고 막상 선거가 끝나면

자기 잘난척만해서 이제 싫다고......

그런 이야길 하는 동생을 물끄러미 바라 봤습니다.

 

이제까지 민주노동당이니 노조운동이니 하면 학을띄며 싫어하던 놈이

2년전에는 그래도 형을 보고

그런 사람을 찍어주었다는 이야길 들으면서

아 ! 이 놈이 이젠 나나 누나를 조금은 인정해 주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 물론 그 공장에 다닌다는 그 민노당원 사람에겐 짜증이 아니 분노가 울컥했지만 말입니다.

 

이제까지 근 15년 이상을

전혀 다른 생각과 전혀 다른 상황에서

서로 다른 아픔들을 가지고 자란 나나 동생이나

여전히 진지한 대화를 하거나 서로를 완벽히 이해한다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저 일상적인 삶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서로의 삶을 솔직하게 인정해주며

그저 그렇게 서로의 삶에 조그마한 자리라도 서로 자리잡을 수 있으면

그러다 보면 우리가 가족이고 서로 소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서로 납득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나가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 손을 잡는데 10년이 걸렸듯이

나나 누나나 동생놈 손잡고 씨익 한번 웃는데

그 정도의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몇마디 말이 아니라 그저 같이 웃으며 살부대끼고 살아가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한들 큰 무리는 없을듯하고.....

 

그래도 요즘 가끔 드는 생각은

그날

동생놈에게 개패듯 맞을때

참 많이 아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쁜 노무쉬끼.....!!

형인데...좀 봐주며 패지.....헤헤헤

 

며칠 후면

아버님 생신인데

간만에 누나, 나, 동생놈이 술한잔 하겠네여.....!!

그날 진지한(?) 대화나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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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고 증을 만들다.

  • 등록일
    2007/02/26 18:54
  • 수정일
    2007/02/26 18:54

 

간만에..........!!

근 8년만에 증명사진이라는 것을  찍었다.

 

그냥 편하게 사진이나 찍는다는 가벼운 마음과는 달리

이런 저런 요구사항에 점점더 뻣뻣하게 굳어지는 몸의 불편함이란....!! 

 

사진사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나의 몸을 이리저리 옮기고

고개의 각도와 어깨의 각도를 요리조리 틀어줄 수록 점점더

땀은 나고

왠지 더욱더 기분이 나빠지고

결국엔 그나마 애써 지어보이던 웃음도 사라지고....

그야말로 고약한 마음이 되어버렸다.

 

아 ! 이런 것이

누군가의 요구대로 조작되어는 신체일까 ?

이런 속박을 참는다는 것은

어쨋든 천방지축 마음대로 살아오던 나에게는

근래에 보기드문 경험인 것 같다.....에구구

 

그래서

참다참다 아저시께

"그냥 대충 찍어주세요...네 ?.."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진을 찾고

바로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증 분실신고하고

새로 발급 받기위해 사진이랑 5000원을 내고

또 다시 요구하는 엄지손가락 지문을 채취하는데 또 말썽이 났다.

 

요즘은 지문채취도 첨단화의 과정이라더니

조그마한 인식기에

엄지손가락을 이리저리대어보이더니

잘 안되는가 싶었다.

 

몇번을 실랑이를 벌이며

내 크지도 않은 엄지 손가락을

이리저리 대어 보고 꾹 눌러도 보고

위쪽 ...약간 아래쪽...옆면....약간 내리고 약간 올리고....

한참을 하다가 갑자기 얼굴에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던 동사무소 직원이

결국 포기하고 검은색 잉크를 들이댔다.

 

별....쯧쯧....

 

손에 묻은 잉크를 닦아내면서

엄지 손가락을 무심이 쳐다보았다.

 

한쪽엔 굳은 살이 박혀 있고

다른 쪽은 지문이 거의 닮아 있었다.

뭐 이런 정도도 인식못하나 싶어

그 첨단기계라는 것을 째려보다가

갑자기

이 참에 주민등록증 거부운동이나 할까 ??하는 맥없는 생각을 해 봤다.

 

과거에 몇번 그 문제점을 듣기는 했으나

그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했으나

'증'없음의 불편함에 금새 손들고 말았던 내가

이제는 증만드는 것의 불편함에 증을 거부해 볼까하는 간사한 생각이나 하고...

역시 사람은

아니 나라는 놈은

언제나  불편함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즉물적인 속성이 있나보다

 

오늘하루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등록 국민이 되기위해서

거금 15000원을 써가며

말을 듣지도 않는 몸을 애써 고생시키면서

그러면서도 앞으로 20일 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증을 받는다.

 

자랑스러운가 ????...글쎄..?

 

뭐 그나마 "증"하나 생겼잖아...자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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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적 답사 계획

  • 등록일
    2007/02/22 16:31
  • 수정일
    2007/02/22 16:31

보은을 가야겠다.

선병국 가옥도 보고

동학유적지도 보고

시간이 되면 상주 남장사도 잠깐 들르고.......크크

 

언제 ?

3월이 되면.....크크

 

누구랑 ...?

혼자서........!!

 

왜...?

최근에 돌아다닌 적이 없어서 좀 지쳐간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던 측면도 있지만

실제로는 마음이 허락하지 않은 것 같다.

 

새로운 일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어느새 나를 채찍질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좀 놀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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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세가지 차원.....?

  • 등록일
    2007/02/19 18:44
  • 수정일
    2007/02/19 18:44

 

[ 볼 BOL ] - 004 겨울... 정의 justice 을 드디어 읽고 있다.

 

 전지구화하는 세계, 정의의 재구성     -- 낸시 프레이저

 

  - -  이제까지의 정의는

           근대적 영토국가 내부의 사회경제적 재분배와 법적 혹은 문화적 인정에 대한 주장

           동료 시민들 사이의 관게에 주안점

  - - 이제까지 정의의 문제에서 '무엇'에 집중된 토론의 결과 '누구' 와 '어떻게'가 제와됨

 

  - -  정의라는 사안을 두고서 공동체 성원이 책임질바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만 배타적으로

       초점이 맞춰지곤 했던 논쟁들이 이제는 급속하게 누가 성원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이 사안의 해당공동체가 어떤 것인가를 둘러싼 논의로 전환

 

  - -  정의의 가장 일반적인 의미는 참여의 동등성

 

  - -  제도화된 위계질서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 -  대의란 사회적 소속성의 문제

         우리에게 정당한 분배와 상호인정에 관련된 유자격자로 포함되는 사람이 누구이며

         배제되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말해준다.

 

  - -  질문

        1) 실제로 대의되어야 할 유자격자들이 정치적 공동체의 경계선으로 인해서

                               배제되는 것은 아닌가 ?

        2) 공동체의 의사결정의 규칙은 모든 성원들에게 공적 심의에서의 평등한 발언권을

                              허용하며 공적 의사결정에서의 공정한 대의권을 보장하는 가 ?

 

  - -  현재의 근대적 국가영토 라는 틀은

           멸시받고 가난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억압하는 세력들에게 도전하는 것을

                           가로막는식으로 정치적인 공간을 구획 

  - -  현재의 정의

           가난한 자들과 멸시받는 자들을 희생시키면서 정치적인 공간을 기만적으로 구획하는

                부정의의 강력한 수단

 

  =>> 분배와 인정에 대한 요구를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이 대의 관계에 의존하는 바로 그 정도만큼

            어떤 사람이 정치적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은 계급관계와 신분관계에 의존한다. 

 

  - -  대의에서의 틀구성은

                      '영향받는 모든 이들 원칙(all-affected principle)'

                      사회적 효과성이 국가영토성 보다 우위

                    틀구성의 범위 --  현행의 관행과 제도에 의해 인권을 침해당한 사람들

                                                   삶에 대한 기대와 기회에서 중대한 영향을 받는 사람들

 

민주적 결정과정은 정의의 무엇에만 적용되어서는 안되며 나아가서 정의의 누구와 어떻게까지 적용되어야 한다.

 

정의 == 불균등 분배, 불인정, 부당한 대의에 대한 투쟁 

      특히 이제까지 등한시한 부당한 대의에 관한 인식 필요.

       참여적 동등성은 과정개념이며 내재적 반성의 특성을 가짐

 

 

낸시 프레이져의 정의를 읽었다.

이제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다소 낯선 주제이지만

정의라는 것이 알게모르게 우리들 삶에서 진실만큼이나 많은 영향들을 던져주는 것이기에

나름 새롭게 생각하고 많은 고민들을 던져주는 주제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흔히 정의사회구현으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에서

우리는 너무도 쉽게 정의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부당한 정의의 관념에 손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특히 이제 정의가 참여적 동등성의 문제이며

결국 대의의 문제라는 사실은 우리가 최근의 민주노동당의 논란( 개방형? 진성당원 ?)속에서

다시한번 우리들의 운동을 반성하게 하는 지점이 아닐가 ?

 

진보정당을 원하고

그 창당에서부터 함께했던

많은 동지들이

이후 무기력해지는 당만큼이나

스스로들 무기력해진 것은

어쩌면 이 제도적 대의에 대한 의존이 결국 각자의 활동들 마저도 그 속에

편재 시키면서 스스로 무기력해지고

정치라는 공간에서 배척되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참에 정의니 대의니 제도적 정치제도라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한번 공부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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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계획을 세우다...헤헤

  • 등록일
    2007/02/19 15:44
  • 수정일
    2007/02/19 15:44

올해도 어김없이 설날이 왔다.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명절이지만

이렇게 혼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이곳저곳 블러그들을 살펴보면서

나도 특별한 명절을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선 하는일에 충실...???....헤헤헤

 

맨날 이러니 별반 다르지 않은 시간들이 되어 버리는 것 같아서

무엇인가를 결심해 본다.

 

우선..책읽고 공부하기

        -  고전읽기.....!!

        -  정치관련서적 읽기..(정의...대의...체제....등등..)

        -  철학서적 읽기.....(네그리....하버마스....스피노자.....등등)

        -  시 읽기....??...헤헤

        -  저널읽기....(신문....잡지....등등)

 

우선 세상과 소통하기

        -  단체 만들기( 그 것이 작은 동아리 모임이 되는 한이 있어도....크크)

        -  상반기 공부방 수업하기 

        -  사진 혹은 홈페이지 혹은 편집배우기.....( 올해 안에...??...헤헤)

 

우선 여행하기

        -  3월 부터 청주 돌아다니기....(답사의 시작은 내집부터...크크)

        -  테마 답사 다니기......(적어도 2달에 한번은...꼭꼭...크크)

 

우선 글쓰기

        -  글쓰는 것은 결국 내 생각 정리하기가 아닐지.....

        -  남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가장 우선은 열심이 살아가기

        -  회사....??.... 열심이 다니기...크크

        -  나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  그러면서도 모르는 누군가를 새롭게 사랑하기......??....!!

 

다 할 수 있을까 ?

아니 적어도 하나라도 완성할 수 있을까 ?

멋있게 행하는 과정이 곧 완성이라고 해볼까나 ???/...변명변명...크크

 

우선은 해 보자...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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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풀이 눕다....[김수영시집]을 읽고

  • 등록일
    2007/02/13 07:34
  • 수정일
    2007/02/13 07:34

 

간만에

정말 간만에

거의 잊고 지내다가 간만에

김수영 시집을 샀다.

 

원래는 다른 책들을 구경갔다가

거의 충동적인 구매욕이 들어서

집에 분명 김수영 시집이 한 권 있는데도

참을 수가 없어서 샀다.

 

역시 좋았다.

눈물나게 좋았다.....큭큭

 

 

   그 방을 생각하며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나의 사지일까

일하라 일하라 일하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나의 가슴을 울리고 있지만

나는 그 노래도 그전의 노래도 함께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나는 인제 녹슨 펜과 뼈와 광기 ------

실망의 가벼움을 재산으로 삼을 줄 안다

이 가벼움 혹시나 역사일지도 모르는

이 가벼움을 나는 나의 재산으로 삼았다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었지만

나의 입속에는 달콤한 의지의 잔재 대신에

다시 쓰디쓴 담뱃진 냄새만 되살아났지만

 

방을 잃고 낙서를 잃고 기대를 잃고

노래를 잃고 가벼움마저 잃어도

 

이제 나는 무엇인지 모르게 기쁘고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아 ! 넘 좋지 않나 ?

마치 나의 이야기인것처럼

시는 그렇게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 같다.

시가 사람을 바꾼다면 아마도 이성이 아니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일 것이다.

아니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심성이 아닐까 .......^^;;

 

김수영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때이다.

뭐 처음 읽은 것은 중학교 3학년때

도서부장 하면서

도서관의 책이란 책은 다 읽기 시작했을땐데

그때는 뭔 소린지 몰라도 그냥 아 ! 좋군...뭐 이따위 생각으로 읽었었는데

 

고등학교시절

한창 까뮈를 읽고 있을때 시 한편이 아 ! 난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막막한 느낌을 주었을때 그 이후로 시집을 사서 읽고 읽고 또 읽고 ...........

그렇게하면서 좋아졌다.

 

그때 시가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다.

한없이 소심하고 한없이 쪼잔하기만 했던

그 쪼잔함에 그 소심함에 기가죽어 자취방에 틀어박혀 지낼때

아 ! 뭔가 울컥하는 것이 느껴진 시다.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王宮 대신에 王宮의 음탕 대신에
五十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越南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二十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情緖로
가로놓여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第十四野戰病院에 있을 때
정보원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있다 絶頂 위에는 서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二十원 때문에 十원 때문에 一원 때문에우습지 않느냐 一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1965. 11. 4>

 

항상 자신의 조그마한 이익에 분노하면서

항상 중요한 일들에 비껴서서 묻어 가기만 하는 삶

두렵기도 하고 뭔가 용기도 안난다는 이유로

괜히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 화내고

사소한 것들을 무시하면서 가는

어쩌면 내가 증오해 마지않는 자본주의의 전형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눈이 마음이 시큰하지 않는가 ?

 

그때 그렇게 결심했던 것 같다.

용기있게 살자고

조금만

단지 한 발자국 정도 라도

남의 아품에, 시대의 아품에,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단지 한 발자국이라도 용기있게 다가가는 삶을 살자고........

 

지금 생각하고 반성하고...골똘이 골똘이 챙겨보아도

과연 이 나이되도록

그렇게 살아 오기는 했는지....한숨만 나온다.

 

               절 망

 

 風景이 風景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速度가 速度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拙劣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救援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絶望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1965. 8. 28>

 

솔직히 요즘 그동안 해오던 시민사회단체일들을 정리하고

하루벌어 하루먹는

돈벌어야 사는 삶을 살고 있는 요즘은

왠지 스스로 의기소침하고 누구말대로

너 ! 절망했냐 ? 라는 식의 말을 듣는 지금

어쩌면 나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그동안 해왔던 활동들에 대한 정리들 없이

너무나 성급히

너무나 생각없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퍼득 들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

우리가 꿈꾸던 사회

자본과 재벌과 모든 독점과 차별을 철폐하는

진정한 자유와 인간다움과 연대와 활력이 있는 사회

그런 사회에 대한 꿈과 필요성...살고싶은 욕구가 줄어들기는 커녕

한국사회에서 나날이 이런 사회로의 발전가능성이 줄어들고

사람들은 극단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나란 인간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싸워야 할까 ?

 

          아 ....그림자가 없다

 

우리들의 敵은 늠름하지 않다
우리들의 敵은 카크 다글라스나 리챠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도 않다
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惡漢이 아니다
그들은 善良하기까지도 하다
그들은 民主主義者를 假裝하고
자기들이 良民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選良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會社員이라고도 하고
電車를 타고 自動車를 타고
料理집엘 들어가고
술을 마시고 雜談하고
同精하고 眞摯한 얼굴을 하고
바쁘다고 서두르면서 일도 하고
原稿도 쓰고 치부도 하고
시골에도 있고 海邊가에도 있고
서울에도 있고 散步도 하고
映畵館에도 가고
愛嬌도 있다
그들은 말하자면 우리들의 곁에 있다

우리들의 戰線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들의 싸움을 이다지도 어려운 것으로 만든다
우리들의 戰線은 당게르크도 놀만디도 延禧高地도 아니다
우리들의 戰線은 地圖冊 속에는 없다
그것은 우리들의 집안 안인 경우도 있고
우리들의 職場인 경우도 있고
우리들의 洞里인 경우도 있지만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들의 싸움의 모습은 焦土作戰이나
[건 힐의 昊齒모양으로 활발하지도 않고 보기좋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언제나 싸우고 있다
아침에도 낮에도 밤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거리를 걸을 때도 歡談을 할 때도
장사를 할 때도 土木工事를 할 때도
여행을 할 때도 울 때도 웃을 때도
풋나물을 먹을 때도
市場에 가서 비린 생선냄새를 맡을 때도
배가 부를 때도 목이 마를 때도
戀愛를 할 때도 졸음이 올 때도 꿈속에서도
깨어나서도 또 깨어나서도 또 깨어나서도 .....
授業을 할 때도 退勤時에도
싸일렌소리에 時計를 맞출 때도 구두를 닦을 때도 ...
우리들의 싸움은 쉬지 않는다

우리들의 싸움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차있다
民主主義의 싸움이니까 싸우는 방법도 民主主義式으로 싸워야 한다
하늘에 그림자가 없듯이 民主主義의 싸움에도 그림자가 없다
하…… 그림자가 없다

하…… 그렇다……
하…… 그렇다……
아암 그렇구 말구…… 그렇지 그래 ……
응응…… 응 …… 뭐?
아 그래 …… 그래 그래.

<1960. 4. 3>

 

그럴지도 모른다

신자유주의라는 것이 이젠 도입이 아니라 삶이 되어버린 한국에서

어딘들

내 가정 나의 인간관계속에서든

신자유주의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 곳이 있으랴

어디든 그런 버려야 할 것들이 넘쳐나지 않는 곳이 있으랴.................

 

적은 언제나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동지라고 생각했던

민주노동당 혹은 민주노총 혹은 시민사회단체에도

결국은 우리의 신자유주의자인 적들이 있을 것이다.

그냥 시집을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내 자신의 한심함과 내 자신의 소심함을 보며......................

 

오늘도 술한잔을 할 것 같다.

그래도 김수영 시를 읽었는데

이런 날 맘편이 술한잔 안하면 넘 슬프지 않겠나........!!

죽어서

너무나 갑작스럽게 죽어서

더욱더 시인이 되어버린 김수영의 마지막 시란다.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1968. 5. 29>

 

술먹고

그냥 누워서 자야 겠다.....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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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무엇이러도 하자.

  • 등록일
    2007/02/10 06:58
  • 수정일
    2007/02/10 06:58

공부방도 그렇고

일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민주노동당도 그렇고.................

 

근 10년 정도 나의 삶의 중심이었던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

그저 돈이나 벌어보자는 마음에 지금처럼 살아온 지도 2년이 흘렀다.

 

못내 아쉽기도 하고

못내 서글프기도 하고...............!!

 

최근에 부쩍

무엇인가 일을 시작해 보려는 생각들이 많이든다.

 

언제나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에게 진탕 술먹고 투정아닌 투정도 부려보고

미련이 남아서 과거에 내가 속했던 많은 것들에 무임승차하듯 은근슬쩍 묻어가기도 하고.......!!

 

최근 몇년동안

민주노동당 회비도 내지 않으면서도(거의 의도저으로...) 딱히 당원을 관두지도 못하고

공부방에 대한 확실한 애정도 없이

그저 남는 시간이니까 하는 허름한 맘으로 중학생들 수업을 여전히 하고 있고....

뭐 이러다 보니 친한 친구한테 구질구질하다는 이야기나 듣고..............!!!

 

뭐 그럭저럭 이렇게 시간만 죽이고 있는 것이 최근의 내가 아닌가 싶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은 것도 아니면서

왠지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보다는

여전히 과거의 향수에

한때의 포만감에 젖어 그렇게 버티고 있은지 벌써 2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이제 무엇인가

내가 할일

그리고 하고픈 일들에 대하여 결심하고 결정하고

그리고 어떻하든 저질러 볼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머뭇거리며 시간만 죽이고 있는 것 같아서

최근 며칠동안

몸이 몸살 걸린듯 삭신이 쑤시고 아프기만 하다.

 

한때는 닥치는 대로 저질러 보는 것이 유일한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헤헤.

 

이제 겨울도 막바진데

이 겨울 다 가기전에 시작하려는 결심을 해 본다.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그리고 과거와 일정정도의 거리를 두고

진정 내가 원하고 할 수 있는 일들에 신명을 바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습게도

어제 중학교 3학년 수업을 하면서

아이에게 이야기 했다.

내 자신의 초라함과

내 자신의 나태함에 대해서......!!

 

황당해 하는 아이의 표정도 재미있었지만

그 애를 데리고 뜬금없이 그런 이야길 해버린 내자신이 내가 보기에도 너무 우스워

한참을 멍하니 웃어 버렸지만.......!!

 

그렇게 애절하면 저질러 보면 될 것을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다들 일어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이 시간에

그렇게 내가 무엇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욕망으로 손가락을 놀리고 있다.

 

결심하면 할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지만

과연 이제 다시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가지면서 말이다.......!!

 

이제 자고 일어나면

내 손에 작지만 소중한 땀방울 자국이라도 남아서

이후 내가 살아갈 날들에 소금끼가 되어 주기를 바래 본다.

 

잘 되겠지....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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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었다.

  • 등록일
    2007/02/06 02:41
  • 수정일
    2007/02/06 02:41

 

알탕에 소주 한잔...크크크...

 

밤에만 일하다 보니

이런 안주에 술한잔하는 것이 참 낯설기도 하고......

 

간만이다.

블러그에 뭐라도 끄적거려야 겠다고 결심한지 1년만에

그 것도 이렇게 술 취한 김에 몇자 적으려니

막막해지는 것이 .........시간이 턱하니 막혀버린 듯 숨차다.........

 

오늘 시를 읽었다.

뜻하지 않은 만남 후에 가지는 여운이라고나 할까 ?.....크크크

그래서 민망하게 시를 몇 편 읽고 제법 행복했더랬다.

 

아이들이 어느 덧 어른이 되서

내가 살아가는 모습과 별반 차이없이

돈벌는 걱정과 돈 쓸 걱정을 하고...

아주 가끔 예전의 일들로 서로를 추스려주다보니

내가 잠시 그 시간과 공간에 녹아드는 듯 어리둥절 반에 미묘한 자만심 반에.....

어처구니 없는 아저씨의 회고담이 되어버렸다....어이없게...

 

시를 읽었다.

그렇게 자기 만족의 애뜻함에 젖어

세상밖으로 한 발짝 떨어져 나와 시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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