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4/08/09 18:24

 

NEIS 반대, 정보인권 수호를 위한 공대위에서 배포했던 움직이는 배너였죠.

(왠지 느낌이 삼보일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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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18:24 2004/08/0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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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08/08 03:04
문화사회  제96호
최영화 / 문화사회 편집위원 sobeit2000@hanmail.net

 

절대로 엄마처럼 살기 싫다고 생각했어요

“니가 고아인 게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줄 알았지? 나도 고아였으면. 아무리 찾아봐도 한번도 아름다웠던 기억이 없어. 그 사람들 부모될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야. 결혼? 나도 자신 없어. 나 혼자 살 거야.”

태어나서 자기 부모 욕 한번 안 해본 사람 없듯이, 나영(전도연)은 고아인 남자친구 앞에서 20년간 억눌러왔던 불만을 죄다 털어놓는다. 억척스러운 욕쟁이 엄마(고두심)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리숙한 순둥이 아빠(주진모) 때문에 나영은 단 하루도 맘껏 웃어보질 못했다. 착하기만 한 아빠는 빚보증을 섰다가 나영의 대학등록금을 날려버린 ‘전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열혈목욕관리사(때밀이)인 엄마가 가만히 넘어갈 리 없다. 빚 떼어먹고 죽어버린 사람 집에서 한바탕 험악한 곡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영의 엄마가 칼이라면, 아빠는 방패다. 그러므로 나영이가 보기에는 이 결혼 자체가 모순(矛盾)적이다. 시퍼렇게 날이 서 있는 엄마는 욕설과 독설로 매번 아빠의 가슴을 찔러대지만, 둥글둥글한 방패같은 아빠는 그저 죽지 않을 정도로만 방어할 뿐이다. 아빠에 대한 애정이라곤 조금도 없어 보이는 엄마는 무방비 상태의 아빠를 보기에 처참할 정도로 공격한다. 집 안팎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이제 일상사가 되었다. 이쯤 되면 의문을 가질 만도 하다. 도대체 결혼은 왜 한거야? 어쩌다가 결혼하게 된 거야? 나영은 거의 확신한다. ‘아마 결혼도 그냥 때가 돼서 중매로 만나 대충 했을 거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엄마, 아빠에게도 '좋은 시절'이 있었다
일상이 지루하고 비루하게만 생각되던 나영에게 드디어 지긋지긋한 집을 떠날 기회가 찾아온다. 나영이 일하는 우체국에서 실시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뉴질랜드에 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출국 전날 새벽에 나영 대신 아빠가 ‘가출’을 해 버린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 병을 앓고 있었던 아빠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완전히 무관심하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에 가지 못했던 나영은 이번에도 여행을 포기하고 아빠를 찾아 나선다. ‘여행은 나중에, 나중에라도 갈 수 있다...’고 주문처럼 되뇌면서. 외삼촌으로부터 아빠가 유일하게 갈 만한 곳이라고 전해 들은 그 곳은 엄마의 고향이자, 엄마 아빠가 처음 만난 섬마을 ‘하리’.

낯선 섬마을에 도착해 지나가던 우체부에게 길을 묻고 돌아서니 계절은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어져 있고, 찾아간 주소지엔 나영보다 더 어린 스무 살의 엄마 연순(전도연)이 살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그 곳에 묵으며 나영은 지금과는 전혀 딴 판인 수줍음 많은 엄마를 알게 된다. 늘 해맑은 얼굴로 편지를 배달하는 아빠 진국(박해일)도. 우체부인 아빠를 보기 위해 동생에게 돈을 쥐어 줘 가며 집으로 편지를 부치게 하는 연순은 막상 편지가 오면, 손에 물을 묻히고 뛰어나간다. 매번 물이 묻어 수령인 싸인을 할 수 없다는 연순의 말에 진국이 대신 이름을 적고 편지를 건넨다.

엄마가 가엽고, 엄마가 불쌍하고, 자꾸 엄마 생각이 나요

연순이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진국은 선생님을 자처한다. 밤새워 직접 만든 한글교본과 학용품들을 건네주며 그는 연순에게 ㄱ, ㄴ부터 가르친다. 연순은 그에게 잘 보이고 싶어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나가 열심히 한글을 익힌다. 20점을 받아도 ‘참 잘했어요’라고 써주며, “연순씨가 100점 받으면 나중에 공부 열심히 하겠어요?”라고 말하며 미소 짓는 진국.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진국을 좋아하는 연순에게 나영은 “착하다고 다 좋은 게 아니”라고 충고한다. 그 말에 연순은 발끈한다. “언니, 그러는 거 아니예요. 사람이 우선 착하고 봐야지라.” 전에 후배보고 “착하다”고 했다가 핀잔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말이 “어리숙해서 이용해먹기 좋다”는 뜻으로 들릴 수도 있다고. 20년 전만 해도 ‘착한 것’이 미덕이었지만, 무한경쟁시대인 지금, 그것은 ‘어리석은 것’이 되고 말았다. 진국은 세상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했던 반면, 여리고 순진했던 연순은 ‘살기 위해’ 똑똑하게, 그리고 독하게 변했던 것이다. 누가 이 두 사람한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나영은 비로소 엄마와 아빠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오라~이, Alright!

연순이 진국의 자전거 뒷좌석을 타고 다니며 동네 곳곳에 쓰여져 있는 글자들을 큰 소리로 읽어내며 뿌듯해 할 무렵, 진국이 육지에 있는 근무처로 배정을 받는다. 이 소식을 듣고 나서 무리하게 일에 매달리다가 몸져 눕게 된 연순을 위해 진국은 밤새워 바위 밑의 ‘약물’을 길어 나른다. 이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나영은 아빠 보기를 원수 보듯 하는 엄마에게 이런 시절이 있었다면 세월과 세상이 두 분에게 상처를 많이 입혔다 하더라도 화해할 여지는 있겠구나 생각한다.


시공간이 다시 흐트러진다. 연순이 살던 그 집엔 병색이 완연한 아빠가 누워있다. 아빠를 찾았으니 만나러 오라는 나영의 전화에 엄마는 언성을 높이며 전화를 끊지만 결국엔 하리로 찾아오고,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사랑을 했던 그 곳에서 화해가 이뤄진다. 아빠는 돌아가셨고, 결혼하지 않을 거라던 나영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아이에게 앨범을 보여주던 나영이 목욕탕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 왜 그 사진 있잖아. 버스 처음 들어왔을 때 기념사진 찍은 거. 그 사진에 아빠가 있게, 없게?” “바쁜데 그런 걸 왜 물어? 있어, 이년아” “근데 아빠 얼굴이 잘 안보이는데, 아빠가 웃고 있는 거야?” “아, 몰러 이년아, 바빠, 끊어.”전화를 끊고 나서 엄마는 피식 웃는다. “으이구, 싱거운 년. 그럼 찍고 잡아서 찍으면 웃겄지. 안 웃겄어?” 처음으로 연순과 진국이 서로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던 버스개통식 날을 회상하며 엄마는 미소를 짓는다.

# 에필로그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50대 아저씨들 만큼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나의 아빠. 그런 아빠가 엄마에게 "다시 태어나도 나와 결혼하겠느냐"고 물었었다. 그때 엄마는 웃으시며 "아니오"라고 답해 아빠를 충격에 빠뜨렸었다. 어릴 적에 두 분이 싸우신 후, 엄마에게 "나는 괜찮으니까 이혼해"라고 말했다가 혼난 적이 있었다. 성격차이가 많이 나는 부모님을 보며 가끔 두 분이 왜 결혼하셨는지 나영이처럼 의문스러울 때가 있었다.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은 두 분은 중매로 결혼하셨지만, 아빠를 먼저 '찍은 것'은 엄마였다는 것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하늘색 셔츠를 입고 학생들과 거리에서 자원봉사 중이셨던 아빠를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었다고. 내가 모르는 엄마, 아빠의 옛 이야기. 나영이처럼 직접 확인해 볼 수는 없겠지만 '좋았던 그 시절'을 두 분이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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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8 03:04 2004/08/0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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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8/08 02:44

( * 이 글을 읽기 전에

이야기 동양신화 2- 천지개벽의 시대 도래 http://blog.jinbo.net/jineeya/?pid=59

이야기동양신화-천지개벽 이전의 시대 http://blog.jinbo.net/jineeya/?pid=54

를 읽으면 좋을 듯 싶어요.)

 

 

하늘과 땅이 생겨나고 호수와 산이 생겨나자,

대지의 여신 '여와'는 황토를 뭉쳐 자신의 상반신을 본뜬 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 출처 : 이야기 동양신화

원출처 : 섬서성 수덕의 한나라 화상석

여신 여와는 사람 형상의 상반신과 뱀 형상의 하반신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여와는 그만 기운이 빠지고 말았다.

 

보다 쉬운 방법을 고민하던 여와는 바닥에 떨어져있던 노끈 한가닥을 발견하였다.

여와는 황토에 물을 잔뜩 푼 다음, 노끈에 적셔 사방에 뿌리기 시작했다.

 

뿌려진 황토물은 꿈틀거리더니 하나씩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나갔다.

이때 뿌려진 황토물은 서로 모양새가 틀려 사람들은 모두 다른 형상과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한편 여와는 변신에도 능하여 다른 신들사이에 분쟁이 생기거나 자신이 창조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여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그러나 세상이 안정되자 곧 거대한 응룡(應龍)이 이끄는 수레에 몸을 싣고 구름속 하늘나라로 초연히 사라졌다.

 

그러나 간혹 지상에 다른 신이나 사람이 해결하지 못하는 중대한 문제가 생기면 바로 내려와 문제를 해결해주곤 하였다.

 

한번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져 더이상 세상이 존재할 수 없게 되자,

여와는 홀연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여와는 제일 먼저 구멍 뚫린 하늘을 깁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나서 곧 지나가는 자라를 잡아 4발을 잘라낸후 꺼져버린 땅의 네귀퉁이를 궤어 지탱하도록 하였다.

세상은 세상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기 시작했으나 아직 맹수들이 날뛰며 사람을 죽이고 있었다.

여와는 거대한 이무기로 변하여 맹수들을 잡아 진정시켰다.

 

세상이 평화로워지자 여와는 다시금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蛇足 보기--------------------------------------------------------------

 

두말 필요없이 여와는 대지모신~!

여와는 사람 얼굴과 뱀의 다리를 하고 있는데

뱀은 자고로 변신의 귀재로 불리우기 때문인 듯하다.

창조의 어머니이기에 여와는 세월이 지나면서 어여쁜 모습으로 많이 그려졌단다.^^

(* 출처 : 이야기 동양신화

원출처 : 중국고대민간복우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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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8 02:44 2004/08/08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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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08/07 01:54

 

라이브 공연 활성화 캠페인 '가서 놀자'의 배너입니다.

2002년과 2003년에 콘서트가 있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별소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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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7 01:54 2004/08/0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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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08/06 17:56

아~ 괴로워.
괜히 진보블로그 뒤지다가 'LG정유' 글자가 눈에 띄는 바람에 벌써 몇시간째 온라인에서 'LG정유' 뒤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있다. 시간 깨진 건 전혀 후회스럽지 않으나, 글을 읽어가면서 열받는 정도가 심해지는 건 이 무더위에 치명적이다.

 



진보블로그부터 시작한 이 행보는 곧바로 상업 포탈 D*** 의 뻑적지근 플래쉬로 넘어갔고,
'LG정유 노조원 최종 복귀 시한 8월 6일 오후 5시까지'

다시 google의 검색을 통해 총 29000여개의 검색결과중 몇개만 추려가며 보았으며,
'...공장가동 중단에까지 이른 가장 큰 쟁점은 노사간 ‘고임금’ 줄다리기 싸움이다...'
'회사 측은 고임금을 받는 노조가 턱없이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
'정유업계 초유의 대량 해고사태가 우려되는 상황'
'LG정유 파업 설득력 없다'
'LG정유파업사태가... '

결국 LG 정유 노동조합의 페이지에 종착하기 까지...
'일자리 늘리기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주 5일 주 40시간제'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를 통한 사회정의 실현'
...

참으로 기나긴 여정이었다. 에휴~.


이 긴 여정속에서 엄청난 언론의 상황 해석력과 여론몰이에 감탄을 고하고 싶다.
주5일사수를 위한 주40시간제도, 적정인원 확보도, 비정규직 철폐와 고용안정도, 조합활동 보장도 단 하나의 절대 명제! '고임금 인상 투쟁' 으로 정리해내는 저 현란한 문장의 나열들을 보라~!

'.... 그리하여....LG정유 노조 파업은 하나의 쟁점으로 정리를 할 수 있다. 임금인상!...
왜냐고? 일자리를 늘리면 임금이 늘어나거든...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만들어봐라 임금 늘지...에또에또...
파업을 무기로 한...국민을 볼모로 잡은...'


그래도 나 참 선입견의 골이 깊은 가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5일 실시하면서 늘어나는 인력 충원 고려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대충 납땜질한다는 발상을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노동자의 무기인 '파업'에 맞서 사측이 들고 나오는 '해고, 손배가압류, 공권력투입 요청'등의 다양한 무기를 보면 마치 '칼'들고 지상에 서있는 자에게 '핵무기'들고 비행기탄 자들이 무서우니 안내려놓으면 떨어뜨리겠다고 외치는 형상이다.

조용히 일만 하고 싶어도 자다깨면 기본급 삭감, 연봉제 시행, 비정규직화로 내몰면서,
적당한 workholic 이데올로기 이용하면서,
자꾸 노동자 뭉치게 만들면서,
'뭉치지 마라'고 소리지르지 마라.

새삼 불뿜는 진보네가 부러워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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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6 17:56 2004/08/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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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08/05 09:33

곧 갖고 싶어지는 음반

 

출처 : 씨네21

 

소설과 음악의 내적 교감, 〈Music for Paul Auster〉

 


책과 음반이 하나의 패키지로 나오는 건 낯설지 않은 일이다. 예컨대 김윤아의 첫 솔로 음반 〈Shadow of Your Smile〉은 가수 자신이 쓴 에세이집과 음반을 묶은 것이다. 시 노래 모임 나팔꽃은 시를 바탕으로 만든 노래들과 관련 글들을 북시디로 엮어 두 차례 내놓은 적이 있다. 최근 발매된 음반 〈Music for Paul Auster〉(2CD) 역시 책과 음반의 결합이란 측면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 다른 점이라면 책 한권과 음반 한종을 물리적으로 묶어놓은 게 아니라 내적으로 연관지은 것이라는 점.

 

쉽게 말해 이 음반은 폴 오스터에 헌정하는 음반이다. 다만 일반 트리뷰트 음반과는 다른데 헌정 대상이 소설가라는 점, 그리고 이 소설가(의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한 새 음악이 아니라 음반 기획자가 기존 곡들 가운데 임의로 고른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폴 오스터는 발랄한 언어 구사와 우화적 상상력을 추리소설 스타일의 얼개에 교직한 독특한 소설들로 각광받아온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스모크> <뮤직 오브 챈스> 등 여러 편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폴 오스터의 팬이라면, 음반 수록곡들에서 현대인의 도회적 고독이라든가(맬 월드론의 〈Left Alone〉), 사랑의 상실과 크리스마스처럼(로의 〈Blue Christmas〉) 그동안 폴 오스터가 제시한 키워드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혹여 폴 오스터란 이름이 금시초문이라면? 그렇더라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수록곡들이 두서없지 않고 아귀가 맞는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언젠가 폴 오스터가 “세계란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하나의 장(場)이며, 세계에 대한 막연한 확신이 한순간에 산산이 부서진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는 이 음반에 담긴 24곡을 느슨하게 엮어주는 면으로 연결해도 무리 없다.

 

음악 스타일에서 재즈 및 뉴 에이지가 한축을, 인디 팝/록(특히 슬로코어와 새드코어)이 다른 한축을 이루고 있다. 티어리 랭 트리오, 재지뇨 등의 곡들이 전자에 해당한다면 엘리엇 스미스, 로, 페드로 더 라이온, 마그네틱 필즈 등이 후자에 해당한다. 물론 무게중심은 후자에 쏠리는 편이지만, 어느 쪽이든 또 어떤 음악적 외투를 걸치고 있든 삶의 더께로 무뎌진 감성에 아련한 통증을 남긴다는 공통점은 있다. 책과 음반은 ‘자매편’이 될 수 있을까. 〈Music for Paul Auster〉는 그렇다고 말하는 듯하다. 스노우 캣의 일러스트, 성문영의 가사 번역, 시인 진은영의 발문을 담은 36쪽짜리 부클릿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 시대 정성스레 편집한 녹음테이프와 함께 건네던 진심어린 연서(戀書)를 마주한 기분이 든다. 한국 인디밴드 옐로 키친의 실험적인 일렉트로니카 신곡 〈Three Swirling Stars〉가 실려 있다는 건 단순 보너스 이상의 반가움일 테고.

이용우/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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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5 09:33 2004/08/0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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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08/05 09:02
시청앞 서울광장 푸르게 푸르게

문화사회  제84호
최영화 / 문화사회 편집위원 sobeit2000@hanmail.net

※ 다음은 서울광장 이용 수칙입니다. 더 자세한 수칙은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참고하세요.



 

1. 매주 월요일을 '잔디가 쉬는 날'
정기휴일이니까 오시면 헛걸음 치는 거예요.

2. 입장료가 있어요.
1㎡당 1시간당 10원 밖에 안 해요. 싼 편이죠?

3. 잔디는 절대 밟으시면 안 되요.
자그마치 16억짜리 잔디거든요.
손상되면 원상회복시키거나 배상하셔야 해요.
정 잔디공원 안으로 들어가고 싶으시면
경공술이라도 배워두세요.
최고 경지에 이르면
허공답보(허공을 날아다님)도 가능하다고 하니까요.

4. 애견, 음료수 가지고 입장하시면 안 되요.
개 풀 뜯어 먹으면 아주 큰일나요.
콜라는 잔디에 아주 안 좋대요.

5. 하이힐, 킥보드도 안 되요.
잔디에게 힐이랑 킥보드는 흉기랍니다.

6. 노숙인, 잡상인 출입 금지.
도시 미관을 해치면 안 되요.

7. 집회를 하고 싶으면 시장님께 허락 받으세요.
정치적 목적의 집회나 대규모 시위는 허용하지 않으니까 그런 줄 아세요.

16억짜리 잔디는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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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5 09:02 2004/08/0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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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08/05 08:48

토론방에서 쓰여진 글입니다. ­ ­

 

뭡니까 이게? 부시 나빠요! <화씨 911> ­

­문화사회 제95호

­최영화 / 문화사회 편집위원 sobeit2000@hanmail.net ­ ­ ­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감독은 <볼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 2002)>에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총기사건ㆍ사고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해 보여줬었죠. 매년 경이로운 수치로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미국의 총기사건ㆍ사고. 그가 제시한 원인은 “공포효과”였어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을 총으로 위협해서 땅을 빼앗은 미국인들이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자기가 한 짓의 결과가 두려워 스스로를 방어할 필요를 느꼈다 이거예요. 남북전쟁으로 말미암아 개나 소나 총기를 소유하게 된 후부터는 총잡이들이 설쳐대고, 피는 피를 부르고, 총은 잘 팔리고, 사람들은 점점 더 공포에 떨고, 방어가 살인이 되고. 왜, 헐리웃 영화에서 많이 보는 장면 있지 않아요? “꼼짝마(Freeze)!”라고 했을 때, 손을 재킷 주머니 안에 넣는다던지 ‘꼼짝’만 하면 바로 쏴버리잖아요. 총 맞을까봐 무서워서 먼저 쏘는 거예요. 이렇게 우리는 ‘얼음땡!’ 놀이할 때나 써먹을 법한 말이 미국에 가면 생사를 좌우한답니다. ­




흐음... 그럼 <볼링 포 콜럼바인>과 <화씨 911(Fahrenheit 9/11, 2004)>, 두 영화에서 보여지는 공통점에 대해서 좀 얘기해 보죠. 총기장사 한참 잘 하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콜럼바인고교 총기난사사건, 고딩 둘이 BB탄처럼 수퍼에서도 살 수 있는 총이랑 수류탄 좀 가지고 가서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퍼 부은 사건이었죠. 미국인들이 SF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지목한 이 사건의 배후 조종인물은.... 두구두구... 옙! 바로 락 가수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이었습니다. 얘가 좀 무섭게 생겼어요? 저승사자마냥 입술도 검게 칠하고 공연하잖아요. 람보랑 코만도처럼 중무장한 그 애들이 즐겨듣던 음악이 맨슨 거였대요. 맨슨이 음악을 통해 걔네들한테 총기난사사건을 사주한 거라는 얘기죠. 그렇게 맨슨만 졸지에 ‘악의 축’이 돼버렸죠. 그래야 다시 총을 팔아먹거든요.

그렇담, 9/11테러는 어떤가요? 이번엔 스케일이 좀 컸죠. 고딩 둘이 아니라 비행기 두 대가 쌍둥이 건물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렸잖아요. 화성인의 침공도 물리치는 경기도 사령관님, 손학규라면 범인만 잡아서 혼내줬을 텐데, 안타깝게도 미제국의 대통령 조지 부시는 능력이 많이 딸렸어요. “국가가 공격받고 있다”는 보좌관의 말에도 불구하고 멍하니 『나의 염소(My Pet Goat)』만 읽고 있었죠. 그가 뭘 할 수 있었겠어요? 제 생각엔 그가 대통령직을 맡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국가의 위기’가 아닌가 싶네요.


자... 이제 범인을 지목할 차례입니다. 그에게 물먹인 녀석은 누구? 두구두구... 옙! 오사마 빈 라덴(Usama Bin Laden), 그리고 또 한명이 더 있었네요. 후세에도 길이 남을 그 이름,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근데 이를 어째요. 빈 라덴 일가는 아빠 부시, 아들 부시를 먹여 살리는 최고의 ‘친구’인데. 우정을 발휘해야죠. “우리 친구아이가”. 공항을 전면적으로 폐쇄한 그 비상사태 때에도 유유히 하늘을 가로지른 뱅기들이 있었으니. 누가 타고 있었을까요? 옳거니! 과연 빈 라덴 일가와 사우디 사람들이었어요. 유력한 용의자 후보 142명이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고, 백악관의 승인 하에 미국을 떴다는 말씀. 대단한 우정이지요. 울나라에서 일부 사람들이 의문사진상규명이나 친일파규명을 막는데 다 이유가 있는 것처럼, 3천명이 죽었는데도 부시는 9/11조사위원회가 생기는 걸 막으려했어요. 뿐만 아니라 500명이 넘는 유족들이 사우디 왕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부시 일가의 전속변호사가 사우디 국방장관 변호를 맡았다네요. 이 정도면 오사마 빈 라덴이 아니라 조지 부시를 구속수사해야 하는데 참 안타까워요.

과연 미제국의 정보기관은 세계 최고를 자랑할 만 해요. 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만인 9월 12일. 부시는 9/11배후에 이라크가 있다는 소식을 널리 전하라 명령했대요. 와우~ 하루 만에 조사 완료! 이제 남은 것은 공격개시뿐!
자, 빈 라덴가에서도 유독 삐딱한 오사마 빈 라덴만 잡으면 됩니다. 근데 문제는 그가 도망칠 시간을 2주도 아니요, 2달이나 준 다음, 풀도 잘 나지 않는 아프가니스탄을 완전 사막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거예요. 두 번째 표적은 그때까지 미국을 공격한 적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적도, 단 한 명의 미국인도 죽인 적이 없는 ‘악의 축’ 이라크. 이어폰으로 Drowning Pool의 'Let the Bodies Hit the Floor'랑 'The Roof Is On Fire'를 들으며 미군들은 이라크인들에게 아낌없이 총질을 해댔죠. 많이 쏠 수록 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거든요. 군수회사, 석유회사를 갖고 있는 부시도 돈 많이 벌구요. 근데 이라크에 분명히 있다던 대량 살상무기는 어딨는 거죠? 아... 히치콕 감독이었다면 “그게 바로 맥거핀(MagGuffin)이었어”라고 말했을 법하네요.

길가에 나뒹구는 시체들, 조각난 사람들, 누군가의 가족이고 연인이었을 그 사람들... 브리트니(Britney Spears), 이래도 “우리는 대통령의 결정을 믿고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거니? 생각은 하고 사는 거니? 전쟁은 문명 발전의 ‘필요악’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아마 이런 광경을 평생 보지 못했을 거예요. 그들은 분명 아들도 군대에 안 보내고, 자신들도 군대에 안 갔을 테니까요.


종전을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계획대로 되지도 않고, 병력은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지고. 새로운 지원자들은 어디에서 구할까요? TV토론에 나와서 “신용불량자같은 사람들을 이라크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던 한나라당 송영선의원 기억하시죠? 미국 국방부 브레인들도 딱 그 수준 밖에 안 돼요. 엄마가 아들에게 “엄마 아빠는 네게 돈을 줄 수가 없어. 널 대학에 보낼 수도 없어. 군대도 좋은 선택이야”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곳, 경제적으로 파탄난 빈민가에 가서 모집관들은 아이들에게 신용카드를 보여주네요. 대학에 가서 농구하고 싶다는 애들에게는 해병대 농구팀엔 NBA농구선수 데이빗 로빈슨(David Robinson)도 있다고 꼬시고, 음악을 하고 싶다는 애한테는 샤기(Shaggy)가 전직 해병이었다고 꼬시구요(근데 지금 육군 모집하는 거지 해군모집하는 거 아니잖아요?). 혹시 3천명의 한국 자이툰부대원들, 당신들도 그렇게 모인 건가요?

이제 결론을 말해 보죠. 그래요. 이번에도 “공포효과”예요. 위험한 분위기를 끊임없이 조장한 탓에 미국에선 비상탈출 낙하산과 총기류가 아주 잘 팔린대요. 덕분에 부시도 신났죠. 무기 잘 팔리지, 석유 잘 팔리지. 이라크 석유만 완전히 차지하면 그동안 욕 먹었어도 뿌듯하겠죠. 이라크 아이들에게 총질해서 부시에게 돈 벌어주려고 준비 중인 자이툰부대원들에겐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없네요. 대신 이라크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은 마이클 패더슨 하사의 말을 전해드릴게요. 그는 죽기 일주일 전에 엄마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냈어요.

“안녕하세요, 안녕 엄마. 전화 못 드려서 죄송해요. 7일 전에 전화기가 치워졌어요. 그래서 편지를 써 보냅니다. 장남이 태어난 날에 첫 손자를 보셨다니 정말 멋지네요. 모두들 잘 지내요? 저는 잘 지내요. 우리는 폭풍이 몰아치는 사막에서 이제 막 벗어났어요. 조지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나요? 아버지를 닮으려고 하는 부시 말이예요. 그가 쓸데없이 우리를 여기에 보냈죠. 전 지금 좀 화가 나 있어요. 엄마, 저는 솔직히 정말 그 바보가 재선되길 바라지 않아요ㆍㆍㆍ 모두 잘 지내시길 바래요. 그리고 꼭 편지 보내주세요, 이곳의 나날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보내게 해주거든요. 자러 가는 길이예요. 또 편지 쓸게요. 모두들 사랑하고 그리워요.”

파병방침을 고수한 탓에 무고한 김선일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죽은 패더슨 하사의 엄마가 감독에게 한 말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알 카에다는 내 아들을 이라크에 보낼 결정을 하지 않았어요.”

파병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면, 당신도 수많은 어머니들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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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5 08:48 2004/08/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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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08/04 20:06

언제더라? 2002년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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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4 20:06 2004/08/0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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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08/03 18:53

이날의 충격, 정말 쉽게 잊지 못할 겁니다.

WTO 반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농민운동가 이경해 열사추모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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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3 18:53 2004/08/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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