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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22
    민주노총이 공공의 적인가?
    풀소리
  2. 2005/12/17
    참혹하다(2)
    풀소리
  3. 2005/12/15
    아내 생일상 차리기(3)
    풀소리

민주노총이 공공의 적인가?

민주노동당 부문할당 조정(안), 정확하게는 당헌 당규 개정(안)이 반려되었다.
민주노동당 비대위에서 안건을 제출하고, 또 반려(안)을 제출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은 부문할당 조정문제 때문이다.

 

현재 부문할당 중앙위원 또는 대의원은 지역 선출직의 50%이고, 그 중 노동부문이 56%, 농민부문이 28%이다. 나머지 장애인, 빈민, 학생 등이 16%이다. 당연히 노동, 농민을 제외한 부문에서는 부문할당을 늘리려했고, 그 방법으로는 전체 할당을 늘리지 않는 한 노동, 농민 할당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부문할당 문제를 전면 개편하지 않는 한 노동, 농민을 제외한 9개 부문이 16%만을 가지고 할당을 정해야 하는, 그래서 이쪽을 배려하면 저쪽이 소외되는 구조다. 답답하다. 노동이 양보를 하면 될 텐데...

 

그렇다. 노동이 양보하면 된다.
그러나 동지들. 부문할당을 양보의 문제로 접근할 것인가?

 

지난 6차 중앙위원회에서 부문할당을 단순한 누군가의 양보의 문제로 보지 않고 근본적으로 재조정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시군구당 개편 때처럼 특위를 구성하고, 지역 및 부문 토론회를 거쳐 성안을 하여 중앙위에 안건을 제출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번 제7차 중앙위원회에 안건이 제출되기 전에 지역 및 부문 토론회는 일체 잡히지 않았다. 실제로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몇몇이 토론하여 성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난 근본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부문할당 문제를 몇몇이 조정할 문제인가? 나아가 비대위에서 결정할 문제인가?
당장 중앙위원, 대의원을 다시 선출해야 하니 급하긴 급하다. 그러나 급하다고 하여 바늘에 실을 동여서 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많은 동지들이 부문할당 문제를 민주노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런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문할당의 문제는 정확히는 '당'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당'이 제 역할을 안 하니 '민주노총'이 욕을 먹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노총 정치담당자들이 억울해 하고, 나아가 화를 내는 것이다. 배타적 지지를 하고, 자금을 대고,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욕은 욕대로 먹는다고 말이다.

 

부문할당 문제는 당의 문제다. 당이 미래를 내다보고, 부문할당 정신을 살려 최선의 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런 안을 위해서 토론해야 한다. 당이 그동안 그런 역할을 해왔는가? 민주노총이 무서워서 그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왜 중앙위원회마다 노동과 여타 부문이 대립하도록 만드는가!

 

무산된 지난 7차 중앙위원회(연대에서 개최 예정이던)가 열리기 전에 민주노총 정치담당자들이 모여 이 안건에 대하여 토론한 적이 있다. 난 정치담당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번에 올라온 안건처럼 노동할당을 줄이는 문제에는 동의하는가 하고. 참석한 모두는 안건대로 할당을 줄이는 문제에는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확실하게 토론하고, 원칙을 정하여 논란의 소지를 없애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당이 자꾸만 노동과 여타 부문을 대립시켜 결국은 민주노총이 '공공의 적'으로 내몰리는 데 대하여, '노동자 중심성'이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데 대하여 우려들을 하였다.

 

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부문할당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토론하자. 6개월이고 1년이고 시한을 정하여 지역과 부문에서 토론하자. 의견을 모아보자.

 

논의를 위해 부문할당에 대한 안을 내 보면
① 부문할당은 지역 선출의 50%로 한다.
② 부문 배정은 2원화 하여 할당의 50%는 계급과 부문에 할당 정신에 맞게 할당하고, 나머지 50%는 계급과 부문의 당원 수에 비례하여 배정한다.

 

현재 농민 당원은 총 당원의 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14%의 할당을 받고 있다. 분명 과대대표다. 그렇다고 3%만 할당하라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왜냐하면 계급 대표성이 있기 때문이다. 계급 대표성도 가지면서 과대 대표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할당 안이 합당하지 않을까 해서이다.

 

위와 같이 할당을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은 무수히 많다. 예를 들어 계급과 부문 할당의 비율은 어떻게 할 것인가. 노동할당을 민주노총으로 할 것인가 또는 노동 전체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다. 노동할당도 지역에서 할당을 하자는 안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어찌됐던 열어놓고 논의해보자.

 

당원들이 볼 때 민주노총이 하는 것도 없으면서 우대만 받는 것처럼 비춰지나보다. 세액공제나 정치자금을 무기화한다고 분개한다. 나도 그것을 무기화한다면 분개하고, 내부투쟁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많은 당원의 분개는 사실에 기반하기 보다는 오해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을 '배타적' '조직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노동이 뭇매를 맞는 데 대하여 일부에서는 '민주노총이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라는 말이냐?'는 항변이 있었고, 그것이 오해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동지들. 근거 없이 민주노총을 매도하지 말자. 오히려 당을 채근하자. 연구하고, 토론을 조직하고, 보다 합리적인 안을 만들라고 말이다.

 

참고로 난 노동부문 중앙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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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하다

전쟁 상황이 이럴까.
4달이 지난 파업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집회 모습은 '죽음'이 겨우 종이 한 장 뒷면에서 아른거리는 고통이 묻어 나온다.

 

난 지난 14일 집회를 올린 동영상을 보면서 한 동안 멍해있었다.

그러나 어제(16일) 현장에서 본 그들의 집회는 동영상과 또 다른 것이었다.

 


▶ 채 돌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가게에서 산 찬 우유를 먹이는 엄마는 행여 아이 손이 얼까 자신의 언 손으로 감싸고 있다.



날은 왜 이리 추운지. 한겨울 혹한이 초겨울에 한꺼번에 닥친 것 같고, 바람은 매섭다.
남쪽 지방이라지만 대구의 추위 또한 만만찮은 것 같다.
스치로폼 방석에 장갑으로 중무장했건만 덜덜 떨리기만 한다.

▶ 거리 행진을 위해 조합원들이 웃통을 벗고 있고, 어린 아들이 그런 아빠를 보고 있다.

 

▶ 이런 조합원을 보고 아내는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표현만 하지 않을 뿐 여기 울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집회가 끝나고, 행진이 시작되기 전,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조합원들은 웃통을 벗는다.
맨몸이 드러나고 그 위에 얇은 투쟁조끼 하나를 달랑 입고 거리행진에 나선다.
옷을 벗고 거리로 나선 그들은 가족들에게 '못나서 미안하다'고 한다.
그 광경을 본 가족들은 끝내 울음을 터트린다.

 

춥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혹한의 거리에서 그들은 행진을 하고 삼보일배를 한다.
그들 표현대로 이렇게 '엽기적'으로 거리에 나서니, 이제 시민들이 그들의 집회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철저하게 외면하던 언론들도 관심을 보이고, 취재를 시작한다.

 

▶ 함께 거리 행진하는 아내들과 어린 아이들

 

최근 국일여객을 소개한 기사 및 블로그들 경북대신문 다음 허틀의 블로그 그리스로아 거북산

 

대구 시내버스업체인 (주)국일여객은 2005년 8월 30일 부도가 났다. 돌아온 겨우 4,000만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해, 아니 막지 않아 부도가 난 것이다. 고의부도 의혹이 짙기만 하다.

 

이 회사 사장은 2005년 들어 3월 말에 회사의 유일한 재산이랄 수 있는 차고지를 몰래 매각했다. 차고지는 시가로 약 35억원 가량 한다고 하는데, 장부에 기록된 판매가는 15억원이다. 도대체 20억원은 어떻게 된 것일까.

 

그 뿐만이 아니다. 회사 법인 소유였던 질량공단 소재 공장부지를 사장 개인명의 바꿔놓더니, 이것도 친누나에게 판 것으로 되어 있다. 사장의 집도 마찬가지로 2005년 들어 다른 사람의 명의로 바꿔놓았다. 철저하게 재산을 도피한 의혹이 있다.

 

그리고는 한편으로 임금을 체불하기 시작했다.
3개월치 임금과 상여금을 체불하였다. 그러다 결국 사장은 8월 30일 부도를 내고 잠적해버렸다.
노조에서 나서서 부채와 재산을 조사해보니, 부채는 나날이 늘어나 현재 확인된 것만 약 80억원(임금채권 35억원 포함)에 이른다. 재산은 차량 56대 뿐이다. 이 차량의 가격이라야 영업권 약 4,000만원과 약간의 찻값 등 기껏 25억원 정도이다.

 

사장은 현재 구치소에 갇혀 재판을 받고 있다. 노조와 전혀 협상에 나서지도 않으면서 재판에서는 노조와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거짓을 말하고 있다.

 

문제는 대구시다.
버스 사업은 현재 대부분은 민간에서 맡아 운영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공공사업이다. 허가권을 건설교통부장관(광역 지자체에 위임)이 가지고 있고, 건설교통부장관과 지자체장은 법률에 따라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

 

대구시는 국일여객 사업주가 회사 주차장을 팔아먹고, 임금을 체불하여 노사분규가 발생하는데도, 이를 단순한 노사문제로만 미루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관리감독의 책임은 전혀 지지 않았다. 회사가 부도가 난 이후에도 면허취소, 공영제 운행, 제3자 공모, 고용승계 등등 노조에서 요구하는 사항에 대하여 외면으로 일관했다. 이제 뒤늦게 와서 부채를 안고 노조에서 운영을 해보라고 한다. 대구시가 제시한 안대로 한다면 조합원들은 1인 당 1억원이 넘는 부채를 떠 안아야 한다. 사업주가 싸질러놓은 똥인 부채를 말이다. 그 많은 부채를 안고 어떻게 정상적인 사업을 할 수 있을까.

 

대구시에서는 이른바 준공영제 도입을 계기로 버스 차량 수를 줄이겠다고 한다. 약 150여대를 줄이는데, 대구시내버스 사업주들은 국일이 사라지고, 같은 계열사인 창성이 사라지면 굳이 구조조정 할 필요가 없다고 좋아한다. 국일 노동자들이, 창성 노동자들이 혹한의 아스팔트에서 얼어죽든 말든, 그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뒷구멍으로 돈을 헤아리며 음흉하고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고 있다.

 

이런 사업주들의 잔인한 치부행각에 대구시도 맞장구를 치는 것 같다. 2006년 2월 대구시 준공영제 출범 이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일과 창성 2개 회사를 배제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대구시의 입장은 사업주들의 바람과 한치의 오차도 없다.

 

대구시내버스는 현재 29개 회사다. 국일과 창성을 빼면 27개 회사다. 겨우 27명 사업주의 이익을 위해 약 1000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혹한의 아스팔트로 내몰리고 있다. 300만 시민의 교통권이 침해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여전히 겨우 27명의 사업주의 편을 들고 있다. 그것이 그들의 본질이다.

 

▶ 오늘 출근하면서 본 한강은 사나운 파도가 인다. 혹한에 매서운 칼바람까지... 조합원들은 저 바람을 맞으며 오늘도 거리에 나서겠지...

 

도대체 얼마나 더 싸워야 하는가. 얼마나 더 굶어야 하는가. 어떤 조합원은 얘기한다. '우리 중 누군가가 죽어야 바뀔 것 같다'고. 대구시는 대구시장은 정녕 그런 사태를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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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생일상 차리기

오늘은 아내 생일이다.

난 기념일에 대해 매우 무심한 편이다.

아내도 그런 편이었는데, 올핸 웬일인지 미역국이라도 끓여 달라고 하였다.

‘그까이꺼’ 하며 난 흔쾌히 ‘그러마’했다.



어제 저녁 회의 끝나고, 함께 저녁만 먹고, 지역의 술자리에서 연락이 오는데도 거절하고 집으로 갔다. 가는 도중 화정에서 내려 마트에서 장을 봤다.


‘밥만 해주는 건 뭔가 허전하지?’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래 조그만 선물이라도 하나 사자.’

뭘 살까 잠시 망설이다 목도리를 사기로 했다. 마침 아내는 목도리가 없다.

마트 옷 파는 코너를 가니 의외로 목도리를 파는 곳이 없다. 거리에는 목도리 두른 사람이 넘쳐나 목도리가 대 유행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닌가보다. 다행이 맘에 드는 목도리가 있었다.


이제는 식품코너. 아내가 생일인 오늘 저녁은 당 행사가 있어 아침만 함께 먹을 수 있다고 하였는데, ‘미역국 말고 뭘 사지?’ 하고 고민하다 아내가 좋아하는 잡채를 하기로 했다. 당근을 사고, 노랑 피망(파브리카? 라고 써 있다.), 시금치는 할아버지 제사 때 썼던 것을 재활용하고, 버섯은 사려고 했는데 까먹고 못 샀다. 잡채용 고기를 사고, 미역국에는 고기 대신 아내가 좋아하는 바지락을 넣으려고 샀다. (케익은 이미 아내가 사다놨다고 문자가 왔다.)


이렇게만 사면 성연이가 삐지겠지. 뭘 살까 둘러보니 ‘치즈 안심 돈까스’를 늦은 시간이라 대폭 할인하여 판다. ‘옳거니’ 하고 난 그걸 골랐다.


집에 오니 성연이가 사 온 물건들을 모두 헤쳐 놓았다.


‘내 선물은 없어?’ 아내는 지나가는 말투로 물었다. ‘왜 없어!’ 자신 있게 대답하면서 난 목도리를 꺼내 주었다. 음~. 선물은 좋은 것 같다. 왜 지금껏 모르고 살았을까. 아내는 얼른 목도리를 목에 둘러본다. ‘돈이 어디서 났어?’ 밝게 물으면서 말이다.


아침을 하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아내는 미덥지 못해서인지, 아님 꼭 해달라는 당부를 하고자 함인지 ‘정말 일어날 수 있겠어?’ 하고 거듭 묻는다. ‘난 할 수 있어’ 속으로 다짐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시간의 제약이 있다는 게 서두르게 되고, 익숙하지 못한 난 조금(?) 헤맸다.


미역국을 끓이는데, 별로 맛이 없다. 평소에 끓인 것보다도 더 맛이 없는 것 같다. ‘제길.’ 약한 불에 우려 바지락의 국물이 우러나오기만을 기다릴 뿐.


잡채를 하는데 도중에 아내가 나왔다. 막 볶으려고 후라이팬에 야채를 가득 담아놨는데, 아내는 야채도 순서대로 볶아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야채보다 고기를 먼저 볶아야 하고. 이제 나는 주방장에서 조수로 전락했다. (이럴 땐 감비님의 선견지명이 부럽다.)


어쨌든 아침이 만들어졌다. 아내는 늦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어준다. 특히 함께 만든 잡채는 굉장히 맛있다. 다행이다. 성연이 돈까스도 맛있다. 다행이다.


케익을 꺼내 촛불을 켜고, 드디어 밥을 먹기 시작했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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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촐한 생일상과 생일기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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