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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1/11
    빼빼로데이(4)
    풀소리
  2. 2005/11/07
    북한산
    풀소리
  3. 2005/11/04
    가을 여의도 샛강공원
    풀소리

빼빼로데이

아내가 아침에 불쑥 빵 하나를 내밀었다.

 

'오늘 빼빼로데이 축하해!'

 

비닐 포장에 빨강 리본을 맨 빵이다.

얼떨떨 하다.

 

난 생일이고 결혼기념일이고,

하여간 기념일이란 기념일은 다 그냥 넘어간다.

아내도 그런 면에선 나와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아내가 주는 선물을 받고 얼떨떨할 수밖에...

 

그런데 묘하다.

별 거 아닌 선물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늙어가는 것일까?

아님 선물이 원래 그런 것일까...

 

아내가 준 빼빼로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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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1.

 

지난 주일부터 아내는 마지막 단풍을 보러 북한산에 가자며 이번 일요일(6일) 시간을 비워 놓으라고 했다.

 



금요일, 토요일. 일기예보는 불길했다. 비가 내리고, 추워질 거라고 한다. 아내는 거의 포기하려고 하는데, 후배 정석이 산에 가자고 채근한다.

 

일요일 아침. 그러나 날씨는 의외로 개어 있었다. 정석에게서 전화가 오고, 늦게 잠든 아내를 깨우고, 산행을 준비했다.

 

성연이는 함께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 '이번에는 떼어놔야지' 하고 억지로 가자고 하지 않는데, 아내 마음도 비슷한가 보다.

 

나와 아내 그리고 정석, 이렇게 셋이 북한산으로 갔다.

 

북한산 남쪽 사면은 어떨지 모르지만, 고양시쪽 북쪽사면은 단풍의 원색이 거의 없어지고, 갈색이 짙다.

 

그래도 함께 오르는 길은 즐겁다.

 

 

2. 점심

 

느지막이 출발한 덕택에 북한산에 들어서니 12시가 넘었다. 1시간 쯤 오르고 점심을 먹었다. 오르기 전 정석이 막걸리를 살 땐 덤덤했는데, 막상 점심을 먹으려니 막걸리가 제격이다.

 

 


 

 


3. 산행

 

난 북한산 산행을 결정하면서 이미 코스를 머리 속에 그렸다.

북한산성에서 대남문으로 이르는 길이다. 북한산 등산로 중 경사가 제일 작은 길이다. 물론 경사가 없는 대신 거리는 좀 멀다. 입구에서 대남문까지 5.5KM다.

 

그래도 난 이 길을 좋아한다. 계곡이 있고, 산책 나온 것처럼 여유 있게 산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정석이는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산에 오기 전부터 좀 더 험한 능선길을 가고싶은 눈치였더니...

 

 


 


 

4. 발굴

 

내려오는 길에 정석이 뭔가 발견했다.

오~~ 기억은 하려나. 배불뚝이 금복주!

우리는 고고학적 발굴이라 축하했고, 정석은 득의만만하게 발굴한 유물(?)을 챙겼다.

 

 


 

 

5. 가을은 가고

 

가을이 저물고 있다.

아쉽다.

 

난 겨울을 싫어하는 편이다.

예전엔 몹시 싫어했다. 가을이 되고, 해가 짧아지면서 우울해지기 시작했는데,

그런 감정은 여전히 몸으로 기억되어 있고,

진한 갈색 속으로 사라져가는 원색은, 어릴쩍 1주일을 기다린 일요일이 덧없이 가버리는 것을 확인하는, 일요일 저녁 어린이방송 시그널음악처럼 아쉽고, 안타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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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의도 샛강공원

 

어제 오후, 두통이 마구 밀려왔다.

말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우기는 관리와 한바탕 설전을 벌이고, 지극히 초보적인 것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조합원과의 통화가 끝나자 머리가 지끈 거린다.


할 일은 많은데, 도무지 일은 잡히지 않고,

머리는 온통 속을 석고로 채운 것처럼 도대체 작동을 하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난 사무실 앞 여의도 샛강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초입에 있는 산책로



내가 왜 화가 났을까.

내가 왜 두통에 일을 못 할 정도로 답답해할까.


공원을 가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문제 이전에 내 문제인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많이 변했다.


‘장군이 보초까지 서란 말인가?’


아하, 이런 심리가 내 마음 속에 깔려 있구나. 그런 오만(傲慢)이 상대를 설득하고, 상대의 고민에 경청하기보다 답답해하고, 화나게 하는구나.


여의도 샛강공원에 접어드니 가을이 한창이다.

민둥산에서도 보지 못한 화려한 억새꽃이 한창이다.


사람을 만나면 오히려 어색할 만큼 인적도 거의 없다.

억새와 갈대, 그리고 물가의 풀들과 버드나무들이 강가 비옥한 퇴적토양 위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10분이면 올 수 있는 곳이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별천진데,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인가, 맘 먹어도 이곳에 들리는 것은 1년에 한두번이 고작이다.

 

 

1. 길

 

 

 

 

 

2. 억새

 

 

 

 

 

 

 

3. 갈대

 

 

 

 

4. 들꽃

 

어쩌려고 이제서 꽃을 피우는가.

단 1주일이라도 서리가 내리지 않는다면,

그대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 길가 베어진 풀더미에서 돋아난 새풀들이 또 꽃을 피웠다.

 







 

5. 못가의 꿈꾸는 풀들

 

未覺池塘 春草夢

階前梧葉 已秋聲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이 가을을 알린다. - 주자(朱子)

 

살짝 비틀어 보았다.


階前梧葉 已秋聲

未覺池塘 草春夢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은 가을을 알리는데

연못가의 풀들은 채 봄꿈을 깨지 않았구나.

 

  주변은 가을빛이 완연한데, 물가에는 새롭게 풀들이 자라고 있다.
 

6. 데이트

 

 

7. 고독한 사냥꾼

 

뛰어난 사냥꾼은 총을 잘 쏘는 사람이 아니라, 잘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고독한 사냥꾼 해오라기가 못 가에서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

 

 

8. 또랑

 

또랑은 은폐가 주는 한적함과 편안함을 함께 준다.

 


 

 

9.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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