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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7/21
    호박꽃, 그리고...(3)
    풀소리
  2. 2005/07/21
    학교 급식업체 선정하기
    풀소리
  3. 2005/07/15
    후배(5)
    풀소리

호박꽃, 그리고...

임시 대의원대회 날이다.

우리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연맹노조 중 여성연맹, 대학노조 다음으로 작은 노조다. 작다고 해도 전국단위 노조연맹은 평균적 일감이라는 게 있다. 일을 소화하는 흉내를 내는 것도 벅차다.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우리 노조는 조직국과 미조직비정규실 이외에는 국실장 자리가 공석이다.

그 공석인 자리가 할 일을 총무와 편집 빼고 거의 모든 일이 내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직국장과 미비실장도 지방에 있는 관계로 난 그 국실의 일에서 꼭 해방된 것도 아니다.

 

잡화상. 말 그대로 잡화상이다.

어떻게든 집중점을 찾아야 하는데, 하고자 하는 분야(노조에서 제일 절실한 분야)가 있는데, 그 일에 집중하는 것도 '결단'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임대대. 오히려 홀가분하다. 대의원대회 동안에 회의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래서였을까. 아침 출근길에 호박꽃이 보였다.

어제도 있었고, 그저께도 있었을 터인데, 오늘 첨으로 눈에 들어온다.

 

 

1. 호박꽃

 

넝클로 자라는 호박. 길죽한 호박이 아니라 둥그런, 전통적인 호박을 구경할 기회가 많지 않다.

예전에 시골에 살 때는 울타리나 담장에 으례 덮인 게 호박넝클이었는데...

 

막 수정된 아기호박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호박꽃 속에 벌이 있다.

예전에 흔히 보던 뚱뚱한 호박벌은 아니다. 꿀벌이다.

그러고 보니 호박벌은 정말 본 지 오래된 것 같다.

 

호박꽃 속에 들어가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꿀벌
 


2. 나팔꽃

 

카메라를 넣으려 하는데, 옆에 나팔꽃이 있다. 물론 정확한 이름은 있겠지만, 통칭 나팔꽃이라 불러도 상관은 없으리라.

 

나팔꽃도 오늘 처음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은 있으면서도 없었다. '있음'과 '없음'은 그렇게 '실제'이기도 하고 '관념'이기도 한 것 같다.

 

나팔꽃/ 색이 너무나 곱다.

 


3. 매미

 

장마가 그치고 요즘 매미 울음소리가 부쩍 커졌다. 특히 특유의 금속성 굉음(?)으로 공해에 가까운 말매미 소리가 9층 우리 사무실에까지 울린다.

 

우리 사무실이 있는 민주노총 건물 뒤 중마루 공원이 있다. 출근길에 여지 없이 매미들이 운다. 어디 있나 살펴보니 여러 마리가 몰려 있다.

 

말매미/줌 기능이 떨어져 상태가 좋지는 않다. 한마리는 어디에 숨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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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업체 선정하기

풀소리님의 [학교급식 납품업체 설명회 참가기] 에 관련된 글.

학교 급식업체 선정하기
학교운영위원인 난 당연직 급식업체 선정위원이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원당초등학교에서 말이다.
J사 보관창고 

나는 수산품 선정위원조에 속했다. 우리 조는 정경화 급식소위위원장(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 부위원장), 유상백 선생님(학교운영위원), 박영선 1-8반 학부모 대표, 그리고 나로 구성됐다. 이래저래 모두 다 아는 사람들로 구성된 환상적인 조 구성인데, 그렇게 된 데에는 조 구성권을 가지고 있는 정경화의 역할도 지대한 것이었다.

급식업체 선정이라~.
난 학교운영위원도, 급식업체 선정위원도 처음 하는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유상백 선생님은 경험이 있었지만 수산물은 처음이다.
‘수산물은 바다에서 잡히니 바닷가까지 가야해요.’ 조 편성을 할 때 옆에 있던 다른 운영위원의 농담 섞인 주문대로 바다까지 가야하나?

우리는 우선 업체 방문을 시작하기로 한 첫날인 11일(월)부터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오후 1시, 1학년 8반 교실에 모여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나온 결론은 대리점을 먼저 들러보기로 했다. 그러고도 안 되면 공장을 들러보고...

 

 



 


영하 20도 냉동창고에서 떨고 있는 선정위원
1차 예선을 통과한 2개 업체 중 한 업체의 공장이 성남에 있다. 만약 공장을 봐야 한다면 성남까지 가야한다. 성남까지 다녀오려면 오고가고 시간이 만만찮을 것 같다. 하루만에 다 돌아볼 수 있을까?

우선 학교에서 가까운 F업체 대리점을 방문했다. 대리점에는 볼 게 없었다. 냉동창고가 있긴 하지만 학교 급식은 공장에서 매일 직접 배송하기 때문에 대리점만 봐서는 안 된다. 결국 공장까지 가야한단 말이쥐~~

두 번째 J업체를 방문했다. J사는 지금 원당초등학교에 급식을 제공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고양시에 공장이 있는 업체다. 그 공장은 공장에서 제공한 약도대로는 절대 찾아갈 수 없었다. 우리는 업체 근처에서 전화를 했다. 업체 사장 왈 ‘사람을 보낼 터이니 기다려 달라’고 한다. 5분이면 온다는 사람이 10분이 훨씬 지난 다음에 왔다. 그러고도 업체 가는 길은 그들이 제공한 약도와는 딴판이다.

공장은 주택 1층을 개조한 것이었는데, 이미 바닥 물청소까지 말끔하게 되어 있었다. 우리는 서로 처다 보며 싱긋이 웃었다. 모두 속으로 ‘청소할 시간 벌려고 늦게 나왔구만’ 하면서 말이다.
J사에서 설명 듣는 풀소리

어찌됐던 깔끔하게 관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급식을 위해 성의도 있는 것 같고. 우리는 주어진 평가항목에 따라 이것저것을 묻고 챙겼다. 뭔가 허전할 정도로 깨끗하다. 어쨌든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정상적인 급식을 먹어왔겠구나 생각이 드니 말이다.

J사를 나온 우리들은 곧장 성남에 있는 F사 공장으로 향했다. 월요일 오후임에도 우려와 달리 길이 많이 밀리지는 않았다. 약간 주저하기는 했어도 길 찾는 것도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F사 냉동창고에서 설명듣는 선정위원들 

J사는 수산물 관련 국내 급식 업체 중 제일 큰 업체다. 자체 선단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에서 잡히는 고등어의 60%를 이 회사에서 잡는다고 한다.

공장에 들어서자 J사와 너무나 다른 분위기다. 먼저 빔프로젝트를 통하여 회사 소개 영상을 보여주고, 각종 실험기기가 있는 위생실을 보여줬다. 요즈음 대부분의 급식업체들이 HACCP 인증을 받았다.

HACCP란? : 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는 원료 생산에서부터 최종제품의 생산과 저장 및 유통의 각 단계에 최종제품의 위생안전확보에 반드시 필요한 관리점을 설정하고,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식품의 위생 안전성을 확보하는 예방적 차원의 식품위생관리 방식 네이버 지식 바로가기

F사 위생사로부터 설명듣는 선정위원들 

그러나 이렇듯 실험도구를 갖춘 업체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TV에서나 봤던 실험도구와 균 배양 샘플을 보면서 J사는 경쟁이 안 되는구나 생각했다.
이어서 창고 방문이다. 창고에 들어서자 말을 이어가기가 힘들다. 엄청 춥다. ‘몇도에요?’ 물어보니 영하 20도란다. 세상에. 직업의식을 갖고 설명을 듣고 카메라 앵글을 돌리지만 추위 앞에선 너무나 힘들기만 하다. 그래도 확인할 것은 해야지! 물건이 들어오고, 관리되는 것 뿐만 아니라 폐기물 관리까지 알아봤다. 이곳에서는 폐기물이 나오는대로 박스에 담아 냉동창고에서 얼려 1주일에 2번씩 충주에 있는 처리업체(비료업체)로 보낸다고 한다. 그리고 페기물 박스를 보여준다.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한 컷! 


서둘러 냉동창고를 나온 우리 일행은 정경화 급식소위 위원장의 강력한 요구로 작업장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작업장에 들어가는 건 위생복으로 갈아입어야 하고, 위생장화에 멸균실을 통과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과해야만 했다. 평상시에도 이렇게만 한다면 좋을 것 같다.

작업장에 들어가니 작업과정이 생생하다. 먼저 번 J사의 경우 작업장에서 물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예를 들면 원양에서 잡힌 생선의 경우 냉동상태로 배달되는데, 작업을 하려면 한 마리씩 떼어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그러려면 부득이 물을 사용하여 언 생선을 떼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J사 평가서

이곳에서는 냉동 생선을 떼어내는데 유일하게 물을 사용하였다.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는 다른 곳과 달리 3개이다. 온수, 냉수, 냉각수 이렇게 3개다. 온도가 높은 여름날 일반 냉수 상수도 온도가 올라가는 것에 대비한 냉각수 수도가 하나 더 있다고 한다.

물이 나왔으니 말이지 배수시설 또한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채점기준에도 나와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배수가 잘 되고, 역류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일단 설명 상으로는 그런 요건을 채우고 있다. 이 부분도 J사와 다르다. 그곳에서는 아예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제대로 묻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생선 절단기는 위험해 보였지만, 가공된 생선이 포장되기 전에 금속 탐지기를 통과해야만 하는 것은 믿음직스러웠다. 납성분이 들어간 중국 수입어종에 대한 언론 보도 탓이기도 하지만, 낚시 등 생선에는 먹기에 위험스러운 금속성분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종 포장되기 전 검사하는 금속탐지기 
두 업체 모두 차량 관리는 잘 되고 있는 듯 하다. 적어도 차량 내부는 물건이 실리는 냉동칸 뿐만 아니라 사람이 이용하는 승용칸도 깨끗이 정돈되어 있고, 위생복도 비치되어 있다.

업체를 방문하고 오는 길에 우리 네 사람은 서로 소감을 얘기하자고 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서로 눈치만 봤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한 사람이 하자 두 사람이 동조한다. “시설 등이 너무 차이가 나지 않아요?” “맞아요.” 정말 시설에서 너무 차이가 난다.

난 쉽게 판단을 피력하지 않았다. 나도 F사가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자본력의 대립에서 경쟁이 되지 않지만 노력하는 소기업에도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동정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 누군가 위로하듯 하는 말이다. 맞다. 안전한 급식을 위해 현재 상황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면 F사가 절대 우위에 있지 않은가.

참으로 어렵게 급식업체 선정을 마쳤다.
그래도 기쁘다. 진보정당원으로서 학교 운영위원이 되었고, 급식소위에 배정되고, 더욱이 정경화 부위원장은 급식소위 위원장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다른 걸 떠나서도 학교 운영에 많이 참여해야 할 것 같다. 민주주의는 작은 노력에서도 채워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 힘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기도 하고...
F사 평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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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화일을 뒤지다보니 나왔다.

2년 전인가, 회의 중 후배가 그려 준 캐리커쳐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괜히 아픈 기억만 묻어나와

애써 외면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 그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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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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