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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날짜 : 2005.01.10

 

 

김포 변두리에 살고 있는 작은 누나네에 다녀왔다.

가족은 참 좋다.

물론 서로가 서로의 삶을 존중하기만 한다면....

그래서 참 좋다.


혹, 가족이기 때문에 존중이 가능한건지 모르겠다.

한번 되돌아 볼 일이다.

가족에게 만큼 다른 이들에게,

난 존중의 마음을 보내고 있는지.


어쨌든 가족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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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핌

날짜 : 2005.01.20

 

 

서정적으로,

혹은,

영적으로.....


나쁠 건 없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투쟁적이고,

육적인 것들을

갑자기 싫어하는 건 또 뭘까?


나부터 살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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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에 대해 이야기 하다

요즘 통일운동 흐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지역 골수 통일 운동가와 꽤 긴시간 통일을 이야기 했다.

 



날짜 : 2005.02.17

 

한반도 통일에 대한 좀 긴 대화를 나누다.

- 통일 방향
- 통일에 대한 남한 자본의 이해
- 지역 통일운동 평가와 과제

대충 이런 주제로....
마음 담아 참여해보지 못한 내용이라서 어색하긴 했다.


사람들의 마음,
사람들의 고민,
사람들의 기대,

뭐, 그런것들.....

잘 들어서 상대의 생각을 알겠다는 자세만 있다면,
얼마든지 길고 의미있는 대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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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논리

작성일 2001-05-28

 

시장은 본래 물물교환으로부터 시작된 것일텐데요. 그쵸? 맞죠?

 

그런데 오늘 우리의 시장엔 돈이 득세를 하는군요.

 

하물며, 돈만 오고가는 시장도 있으니............

 

 

오늘도 한 후배로부터 '룸싸롱 접대' 부터 '골프접대'까지,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돈까지 오고가는 영업활동

경험을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잘만든 물건이 돈이 되는 세상이 더이상 아니더군요.

 

하긴 그저 평범한 사람들도 집에 가만히 앉아 몇억대의 CF 접대를 받고,

상품을 선택하는 세상이니까요.

 

정말 흥이 나지 않습니다.

 

몇몇일 뿐이라고, 양심적인 기업인들도 많다고..........그렇게 누가 내게 이야기한다면.....

저는 욕을 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씨발, 그래 양심적인 사람도 있지, 아니 대다수의 사람이 양심을 지키려고 애쓰지.

그런데 그 양심적인 사람들이 기업해서 성공하는 것 봤어!'

 

우리집, 그리고 사무실 어디를 둘러봐도 양심적인 기업가가 만들었음직한 물건은 보이질 않는군요.

혹 잘 찾아보면 어느 구석에서 하나쯤 나오려나 모르겠지만.............

 

대중성을 획득한 예전의 민중가요 가수는 5.18 기념 행사에서 몇백만원씩 챙겨가는데,

아직도 낮은 자리에서 노래하길 즐기는 동년배 가수들은 같은 행사에서 일률적으로

차비와 밥값 정도를 받고, 감사하지 않으면, 운동의 대의를 저버린 나쁜 사람으로 몰리는

처참한 우리 문화판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어느 누가 남아 낮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계속 부르게 될까요?

 

운동이 그런거지, 좋은 일을 할려면 그정도 고통은 감내해야지..........이렇게 누가 내게 이야기한다면.......

저는 또 욕을 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씨발, 그 마음을 지켜주기 위해서 생존은 책임져야 할꺼 아냐! 자존심은 지켜줘야할꺼 아냐!'

 

혹시, '애수'니, '연가'니 하는 어처구니 없는 돈지랄 음반을 사들고 다니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한다면, 저는 이렇게 할지도 모르겠군요.

 

 

'하~악!  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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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히..........

이제보니 '금연' 역시 나에겐 오래된 욕망인가 봅니다.

 

.....................................................................................

 

 

작성일

2002-11-01

 

 

 

금연실패 후 사기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물론 이런 저런 말로 핑게는 대고 있지만서도........

 

결국 의지 부족임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뭐든지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이 더많은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하긴 내 삶 자체가 실패의 연속이었으니,

 

미리부터 잘 알고 있었던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군요.

 

그 모든 실패가 내 의지가 부족한 탓이겠지요.

 

 

오늘 아침 한겨레에 '올해의 저축왕' 상 받은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칼럼이 있더군요.

 

벌이도 많지않은 노점상이 매일 2-3만원씩 저축하여 모았다는

 

1억 얼마의 돈에 대해 장하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그게 모두가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선례들로 빈부격차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었던가.......?

 

(이런 한나절도 지나지 않아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는군요.....아 서글퍼라......아 이놈의 담배여.....)

 

 

어쨌든 그 글을 읽으며.......

 

개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참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같은 놈들에게는 엄청난 금액이긴 하지만, 요즘 1억이 어디 돈 축에나 끼나요.

 

없는 사람이 꼴 같지 않게 1억을 모았으니 이야기 거리가 되는 것 뿐이겠지요.

 

 

모든 사람이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 참아가며

 

매일 2만원 씩 저축할 의지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이 분명한데.......

 

있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살지 않을 거면 차라리 죽으라고 합니다.

 

 

지들은 39억 짜리 아파트를 사면서도 세금을 깎거나 띠어 먹고,

 

사회의 지도급 인사로 서기에 군대 3년이 아까워 요령 피우고,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배신을 밥먹듯이 하고,

 

지 새끼 평생 고기 먹이려고, 필요없는 수술을 해대고, 필요없는 항생제를 퍼먹이면서

 

그러면서.........

 

그러면서.........

 

 

가난한 주제에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사는 의지 박약한 인간들은

 

그 약 먹고 일찌감치 죽어버리라 합니다.

 

 

오늘은 괜시리 열받는군요.

 

결국 실패할 금연때문에 사들인 비싼 쑥담배 한보루,

 

맛도 없는 것이 더럽게 비싼 이놈의 쑥만 연신 피워대야 할까 봅니다.

 

쑥담배 떨어지고 나면, 다시 88라이트 사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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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보잘 것 없다!!!

작성일 2002-08-01

 

 

 

첫 여성총리 서리 임명, 인사 청문회 그리고 지난 1960년 이후 첫 총리인준 부결..........임명 15일 만에 첫 여성 총리 후보 사퇴.......

 

참 그럴듯한 절차를 거쳐, 참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TV로 생중계되는 인사청문회를  잠시 볼 기회가 있었지요.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서 어렵사리 TV에 출연하게 된 신인가수 처럼,

국회의원들은 그렇게 긴장하고 있더군요.

 

사실 조그만 지역을 기반으로 국회에 들어온 의원들에게는 TV로 생중계되는 청문회 자리는

총리 서리의 자격을 검증하는 자리이기 이전에 국민 앞에 자기의 사람됨을, 자기의 자격을 검증받는 자리로 더큰 의미가 있었을테니까요.

 

어느 모임, 어느 조직에서나 볼 수 있듯 이들 가운데는 생각없이 말만 잘하는 이도 있고,

생각도 없고, 말도 못하는 이도 있더군요.

잠시동안이었지만 그래도 생각있는 이도 있길 바랬지만.........없는듯 하더군요.

 

이런생각 해봤습니다.

 

똑같은 것들끼리 모여 앉아 누군가의 자격을 검증하고 있는 자리........

어디서 여론조사를 하던 부패의 핵으로 지목되는 정치권이 누군가의 자격을 도덕적으로 판단한다는 웃지못할 코미디 !

아무리 숨기고, 고쳐 써도 이번 총리후보보다 더 높은 도덕 점수를 받을 사람은 몇 없다는 사실!

 

그러니 생각을 가지고 청문회에 임한 의원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쑥쓰럽고, 부끄러워서 어디 그 자리에 나와 앉아 있을 수나 있나요.

 

 

그렇다고 해도,

대다수의 시민단체들의 논평처럼,

아무리 좋게 볼려고 해도, 이미 여러가지 좋지 못한 전력이 만천하에 공개된 사람이

총리가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내심 아쉬움을 내비치는 여성계의 반응은 한편 이해는 가지만,

그것만으로는 여성총리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은듯 합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또 이런 생각 해봅니다.

 

이 나라의 총리 후보로 지명될  정도의 학력과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땀한방울 흘리지 않고 인사청문회에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한걸까요?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을 가지고 백반도 지어내고, 비빔밥도 만들고 하는 것은 아닌지요.

 

14억원을 부부 중 한사람의 월급을 꼬박 저축해서 15년 만에 모을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 나라의 총리로 인준받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거라고.....결국 그렇다고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그래도 또 그들 가운데 누굴 임명하고.........이번엔 살살 다뤄서 국회에서도 인준해 주고 그러겠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저 또 속아주거나, 모른채 하거나, 체념하거나 그러겠지요.

 

조승수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98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 최초의 기초단체장(울산북구청장)으로 당선되고,

'신동아'라는 보수 언론까지 '전국 기초단체 베스트 13'에 올려 놓았던 사람이지요.

또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에서만 2명의 기초단체장과 43명의 지방의원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전국 8.1%의 지지까지 이끌어 냈습니다.

민주 노동당이 다 옳은 것은 아니고, 또 공직에 진출하는 것이 진보의 유일한 대안도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으로 느낄만한 일이기는 합니다.

 

물론 우리에게 절망은 너무 깊고, 희망은 실낱보다도 보잘 것 없습니다.

 

그런데 혹시 아십니까?

희망은 꽃으로 피어나기 전까지는 항상 그렇게 보잘 것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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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합니다.

작성일 2002-05-01

 

 

어제 목사님 한분을 뵈었지요.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제가 말했습니다.

 

'노무현이 대통령 되긴 되야 할텐데.....'

 

사실 저는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지만

제가 하고 있는 사회복지 일과 관련해서는 이회창 대통령보다

노무현 대통령이 많이 나을 것이라는 기대는 있거든요.

 

그랬더니 그 목사님 말씀이

 

'김영삼이나 만나고 다녀서야........참 잘되겠다'

 

참 이상했습니다.

사실 그 목사님은 그런대로 노무현 지지에 성의를 보였던 분이었거든요.

 

그런가 봅니다.

노무현을 지지하지만,

그것이 민주화, 개혁 등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

노무현에 대한 지지였던 분들에게는

이미 반민주 인사의 하나가 되어버린 김영삼과의 화해는

대단히 큰 실망이었나 봅니다.

 

그렇다해도 목사님의 반응은 쉽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어차피 노무현에 대한 지지가 '이상'보다는 '현실'을 쫓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현실 속에는 김영삼과의 화해도 이미 예견된 일 아니었던가?'

 

참 이상합니다.

그 목사님은 그것을 몰랐던 것일까요?

하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요.

 

노무현에 대한 기대를 그 목사님 보다 일찍 접었던 저로서는

노무현이 누굴 만나든 놀랄일도, 새삼 실망할 일도 아니지만,

어쩜 지금도 기대를 다 버리지 못했을 목사님께는

큰 실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참 이상'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목사님에게 노무현은 '이상'이었을까요? '현실'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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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친절, 그리고 약간의 사랑

난생 처음 사랑 받아본 사람을 사랑했고, 친절을 베풀 이유가 없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푼.....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이렇게 나를 소개하게된 그 영화... 파이란...

 

글이거나 영화거나 공연이거나 느낌만 남고 장면장면은 물론 줄거리까지도 쉽게 잊는 내가

아직도 여러 장면과 줄거리를 꿰고 있는 영화.

 

그 영화를 보고 무척이나 많이 울었다.

 

 

.......................................................................................................

 

작성일 2001-09-06

 

 

 

파이란을 막 보았습니다.

 

한없이 슬프다는 것은 이럴 때 하는 이야긴가 봅니다.

 

얼마나 많은 인생들이 자기를 찾지못하고 허망하게 살아가는지,
또 그런 자신을 가리기 위해 얼마나 또 많이 허풍을 떨거나, 객기를 부리며 살아가는지,
그러다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았다는 것이 남이나 등쳐먹고 살아가는 것인지,

 

 

왜 우리는 강재를 사랑하지 못하고,
파이란에게 친절할 수 없는지,

 

 

오늘도 우리들은 그저 그렇게 하루를 살고 있고,
또 뻔한 수작들을 부리며 나를 내세우기에 바쁘고,
또 그걸 무슨 큰 배울 거리라고, 쫓아가지 못해 안달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골목길의 개미를 밟듯,
오솔길의 들꽃을 밟듯,
또 우리들은 그것이 살아가는 이치인냥,
사람들을 밟아대고, 또 잊어가고,

 

 

정말 우리는 용식이로만 살아야 하는지.......

정말 우리는 소장으로만 살아야 하는지.......

 

 

정말 한없이 슬퍼지는 밤입니다.

 

 

그래도 말이지요, 그래도 말이지요,

 

조금은 더 친절할 수 있겠지요?

조금은 더 사랑할 수 있겠지요?

 

 

파이란에게, 강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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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이렇게 고지식한 걸까?

작성일 2002-04-01

 

 

 

'2, 3층에서는 뛰지 말랍니다'
'우~우~'
새로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경희대 '평화의 전당'은 멋진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는 윤도현 밴드를 사양할 것 같다.

같이 간 친구 얘기로는 4500석이라고 하던데, 내 짐작으로는 그 이상 모여든 것 같다.
'무붕 콘서트' 1탄 '크라잉 넛'과 '윤도현 밴드',
젊은 청춘들은 그야말로 놀고 있었다. 신나게 놀고 있었다.
잠시 잠깐 '역시 노래의 어원이 놀이라는 게 맞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이층 맨 앞자리에 유일하게 앉아서 네 시간을 버틴 나(물론 친구 놈도 내 눈치를 보느라고 일어나지 못했다)는 강도 높은 지진을 느끼면서, 조금은 불안해하며, 나름대로 즐기고 있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것은 아니지만 짧게라도 '무붕'이라는 콘서트 제목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주최측의 홍보자료에는 '없을 무와 립싱커 붕'이란다. 그리고 더 쉽게는 이번 기획 콘서트에는 '붕어'가 없단다. 정말 재미난 발상이다. 딴지일보다운 발상이다.

'우리 어릴 적에 이런게 좀 있었으면 좋았잖아'
친구 놈은 무척 즐거웠고, 또 부러웠나 보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생각이 났다.
'우리도 있었어. 들국화, 산울림 그리고.......'
그러고 보니 우리 때도 있었다. 물론 항상 머뭇거리기만 하다가 한번도 가지 못했지만.......
그 머뭇거림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생각해본다.
지금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가격이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당시로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입장료가 나를 머뭇거리게 한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주변에서 맴돌기만 했어도, 스스로를 운동권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사실 서울 시내에 비하면 공짜나 다름없는 학교 앞 당구장에 드나드는 것도 엄청난 눈치와 용기가 필요했었다. 그런 내가 들국화 콘서트에 가서 '무붕'에서 구경하고 온 청춘들처럼 뛰고 흔들 수 있었을리 만무하다.
친구는 내 이야기에 100% 동의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난 결론을 그렇게 내렸다.

'우리는 가난했고, 또 고지식('경직'이라고 심하게 이야기할 사람도 있고, '순수'라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할 사람도 있겠지)했다.'

무붕에서 만난 청춘들은 모든 면에서 여유롭다.
사실, 데이트로 준비했다가 사정이 그렇지 못했던 친구 덕분에 신나는 놀이를 즐길 수 있었던 나로서는 아무리 가격에 비해 질과 양이 모두 만족스러운 공연이라고 해도, 거기에 사만원을 쉽게 투자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같은 날 발전노조의 파업을 지지, 지원하는 민중문예운동 진영의 문화공연을 배신(?)한 나로서는 그렇게 마음 편하기만 한 놀이는 아니었다.
그러니 오늘의 청춘들은 내 그 시절보다는 물론, 지금의 나보다도 모든 면에서 몇갑절 여유로운 것이 분명하다.

회기 역에서 출발한 지하철이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내가 시청 역에서 내릴 때까지 윤도현과 크라잉 넛 이야기로 넘쳐난다.
청춘들의 여유로움이 너무나도 부럽다.
그렇지만 이제 막 그날의 붕괴 공포에서 벗어난 나는 부러움보다 궁금한 것이 더 많아졌다.

이 땅의 모든 청춘들이 다 그 자리의 청춘들처럼 여유로울까?
'노래의 어원인 놀이'가 과연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놀이를 의미하는 걸까?
그리고 이런 궁금증까지.........
도대체 세종문화회관 축소판에 가까운 그런 공연장이 대학에 왜 필요한 것이며, 그런 공연장을 가진 대학들이 과연 경영난에 시달리고는 있는 걸까?
그리고 또,
이런 궁금증까지........
난 왜 이렇게 고지식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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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과 송강호

작성일 2001-07-27

 

 

오늘 출근길에 한겨레에 실린 인터뷰 기사가 새로운 기대를 줍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함게 작업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문학적으로 따져 하드보일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감독,

 

검증된 사건, 사람들의 진실이 좋아 공상과학영화도 싫고, 스타일 위주의 영화도 싫다는 배우.

 

며칠전 제가 일하는 곳에서 단체로 영화관람을 했습니다.

 

'슈렉'을 보았지요.

 

아마 '슈렉'이라는 영화가 꽤 보고싶었던 모양이지요.

 

이틀전에 이리저리 공문을 보내 만든 자리에 그럭저럭 10여명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참 좋은 영화, 꼭 보고싶었던 영화라고 시작 전부터 말이 많던 한 참가자가

 

영화가 끝나고 식사하던 자리에서 주저리주저리 펼쳐내는 영화이야기는

 

사실 나를 좀 힘들게 했습니다.

 

3D가 어떻다는 둥, 기발한 상상력이 어떻다는 둥, 대단한 기술력에 대한 찬탄과

 

계속 이어지는 에니메이션 강습...........

 

 

난 영화를 볼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영화가 나에게 주는 기쁨, 슬픔, 위로, 격려 등등 뭐 그런 감상(느낌 혹은 감정?) 정도로만 영화를 대하니까요.

 

물론 그런 느낌을 방해할 수도 있는 배우의 연기력이나,

 

감독이나 작가의 이야기 전개 방식에 대한 비평은 저에게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그건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만 나에게 중요합니다.

 

결국 그런것들이 잘 받쳐주지 못한 영화들은 그냥 쉽게 잊혀지고 마니까요.

 

많이 보면 다른 눈들도 뜨게 된다는데(앵글이 어떻고, 촬영기법이 어떻고 하는).....

 

사실 전 별로 그런것에 흥미가 없습니다.

 

영화든 소설이든 노래든...........

 

보고, 읽고, 듣는 사람으로서 나에게는 그 영화, 그 소설, 그 노래가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그것이 중요할 뿐입니다.

 

사실 자기의 이야기를 요령껏 남에게 전달하는 기술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지요.

 

물론 전문적으로는 아니라해도 나도 누군가에게 매체를 활용해 이야기해야 할때가 있겠지요.

 

그때 잘해내기 위해선 나도 뭔가 기술을 익혀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의 이야기를 듣기 보단 그 이야기하는 방식에만 몰두한다면............

 

 

 

 

이야기를 하다 보니 뭔가 좀 복잡해지는군요.

 

어쨌든 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것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은 박찬욱, 송강호의 인터뷰 기사가 좋았다는 겁니다.

 

그 기사 한번 읽어보실래요.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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