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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한철, 낙지 뺨치는 주꾸미

소박한 맛 (10)

바야흐로 주꾸미가 제철이다. 서해안의 포구와 도회의 수산시장마다 주꾸미 축제를 내걸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봄 한철 알을 배는 주꾸미는 2월말 즈음부터 5월 초순경까지 살이 통통하고 연하다. 특히 몸통을 삶으면 쌀밥처럼 하얗게 익는 알과 먹통이 어울려서 쌉쌀하고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주꾸미는 칼로리가 낮은데도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이른바 참살이 해산물로 꼽힌다. 불포화지방산과 DHA를 함유하여 두뇌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좋으며,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서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주며 근육의 피로 회복에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봄철의 주꾸미는 값이 싸다. 1킬로그램에 1만원 안팎으로, 알이 탱글탱글하게 꽉 찬 주꾸미 8-9마리를 살 수 있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몇 주 전이었나, 동해안에 살아서 낙지나 주꾸미라고는 좀처럼 보지 못하는 처가 식구들이 왔을 때, 주꾸미는 훌륭한 반찬과 안주로 한 몫을 든든히 했다. 주꾸미 몸통은 데치고 낙지만한 다리는 매콤하게 볶아서.

 

재료


생물 주꾸미: 1킬로그램(큰 것 8-9마리)
채소류: 양파 1개, 대파 1뿌리, 청홍고추 2-3개... 앗, 요즘 홍고추는 너무 비싸다. 이런 것이 없더라도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꺼내어 쓰면 된다. 당근이나 피망, 봄동, 배추, 깻잎 등등, 모두 채썰어 준비한다.
양념: 고춧가루 6큰술(매운 것 좋아하면 1-2큰술 더), 마늘 1큰술, 깨소금 1큰술, 생강 1작은술, 설탕 1큰술, 참기름 약간,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주꾸미 손질하기

1) 주꾸미에 굵은 소금을 약간 뿌리고 흐르는 물에 씻는다. 특히 흡반에 묻은 것들을 잘 닦아낸다.
2) 주꾸미 몸통(머리같이 생긴 것)을 잘라내어 따로 끓는 물에 데친다. 충분히 데쳐야 속까지 잘 익는다.


3) 주꾸미 다리는 한 입에 먹기 좋을 크기로 손질하여 데친다. 이 때 물은 쓰지 말고 마른 냄비를 뜨겁게 달구어 짧은 시간에 데치는 것이 중요하다. 뜨거운 냄비에 주꾸미를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에 잠시 후 열어보면, 냄비 바닥에 자주색 국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곧바로 불을 끄고 주꾸미를 휘저어 전체를 고루 데친 다음 체에 받쳐 국물만 따로 받아둔다.


주꾸미 볶음

1) 주꾸미를 데쳐서 받아둔 국물에 고춧가루를 개어 불린다.
2)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생강 다진 것을 볶는다. 마늘과 생강은 기름이 뜨거워지기 전에 넣어야 향이 제대로 난다.
3) 마늘과 생강 냄새가 그윽하게 퍼질 때 주꾸미 데친 국물에 불린 고춧가루를 팬에 모두 넣어 볶는다.


4) 불린 고춧가루를 충분히 볶고 나서 준비한 채소류를 모두 쏟아넣어 한꺼번에 볶는다.


5) 채소류가 어느 정도 익으면 데친 주꾸미를 넣고 소금, 설탕, 후추 등 양념을 넣어서 입맛에 맞게 간을 맞춘다. 설탕, 소금, 후추 등의 양념은 준비된 분량을 일단 넣고 맛을 본 다음에 취향에 따라 더 넣으면 된다.

6)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마무리한다. 주꾸미를 넣고 나서 볶는 시간은 짧을수록 주꾸미가 연하고 국물도 적게 생긴다.


주꾸미볶음과 주꾸미몸통 데침 완성된 것

 

미디어충청(http://cmedia.or.kr)에 기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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