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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 가득히 겨울바다, 매생이국

2주 전에 <꼼꼼>에 기고한 글....뒤늦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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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 가득히 겨울바다, 매생이국


봄이 오나 했더니 다시 영하의 강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이맘때면 아무리 추워도 산과 들은 이미 봄을 맞을 채비를 합니다. 양지바른 곳마다 쑥이며 냉이며 달래, 새순들이 파릇파릇 돋아납니다. 농업기술의 발달로 사시사철 식탁에 오르는 나물들이지만 제철에 나는 것에 어찌 견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봄 오는 소식은 안타깝게도 매생이의 계절이 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매생이는 겨우내 남도의 잔잔하고 싱그러운 바다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천혜의 건강식품입니다.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을 가진 매생이는 생육조건이 까다로와서 물살이 잔잔한 청정해역 연안에서만 자랍니다. 12월에서 2월까지, 남도 해안 중에서도 완도, 장흥, 고흥, 강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채취된다고 합니다.


해조류는 대부분 끈적끈적하고 미끈한 성질을 갖는데, 이는 알긴산이라는 다당류 성분 때문입니다. 알긴산은 부드러운 섬유질로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각종 노폐물을 배출시켜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 피부 건강에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매생이는 칼슘과 칼륨 같은 미네랄이 듬뿍 들어있어 골다공증과 고혈압, 성인병 예방에도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스파라긴산이 콩나물보다 3배쯤 많이 들어있어 술 마실 때 안주로도 좋고 술 마신 다음 날 숙취 해소에도 좋습니다.


남도의 바닷가로 1박 2일 가족여행을 다녀온 일요일 저녁, 겨울이 가는 것이 못내 아쉬워서 시장에서 매생이 한 재기(매생이를 세는 단위)를 샀습니다. 굴을 넉넉히 넣은 매생이국과 조랭이떡과 매생이가 어우러진 떡국이 저녁 식탁 위에 남도의 바다내음을 그윽하게 실어왔습니다.



<재료>

매생이 한 재기: 400-450그람

굴: 200그람

양념: 마늘 3쪽, 소금 약간


<매생이국 끓이기>

1) 매생이를 고운 체에 받쳐 씻습니다. 매생이를 통과한 물을 가만히 두었을 때 갈색 침전물이 생기지 않으면 깨끗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러번 씻는 것보다는 1-2회 정도 가볍게 헹구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번 씻으면 매생이 특유의 향이 사라집니다.


2) 묽은 소금물로 굴을 깨끗이 씻어서 바구니에 받쳐 둡니다.


3) 매생이에 굴과 마늘 채썬 것을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서 끓입니다. 끓으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바로 불을 끄면 됩니다. 끓일 때에도 불이 너무 강하면 녹아버리기 때문에 약한 불에서 조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신선한 매생이는 굴과 소금만으로 감칠 맛을 내기 때문에 굳이 다른 양념이나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도 취향에 따라서는 국간장으로 간을 하기도 하고 참기름을 살짝 넣어 먹기도 합니다.


※<매생이떡국> 가래떡 썬 것이나 조랭이떡을 불려서 적당량의 물에 먼저 끓이고, 떡이 익으면 매생이, 굴, 마늘을 더해서 한 소끔 더 끓입니다. 매생이떡국은 국간장을 약간 넣으면  맛이 더 좋습니다. (2009. 2. 15)

 <매생이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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