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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10
    연맹 선거 연설문 초안(8)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4/12/10
    하루가 짧구나(2)
    손을 내밀어 우리

연맹 선거 연설문 초안

* 이 글은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공공연맹 임원선거에 나간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아침에

차분하게 다시 한번 써 보았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3-4분,

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즉석에서 어떤 내용으로 바뀌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일단 준비는 끝난 셈이다.

오랜만에 고속버스를 타고 가면서

잠이나 자야겠다.

 

 



 

동지들, 안녕하십니까? 기호 2번 사무처장 후보 이성우입니다.


저는, 소위 먹물 꽤나 들고 가방 끈이 길다면 제법 긴 과학기술노동자입니다. 대학교 다닐 때는 결핵퇴치운동을 한다고 연극을 만들기도 했고, 연구소에 들어와서는 항암제 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항암제보다는 이 사회에서 암적 존재가 되고 있는 추악한 자본과 부패한 권력에 맞서서 싸우는 것이 더 급한 일로 생각되어, 지금껏 10년 이상 노동조합 활동에 매달렸습니다. 대학교에서 배우고 연구실에서 익힌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저는 노동현장의 조합원 동지들에게서 배웠습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제 인생에서 노동조합은 큰 스승이었고, 조합원 동지들은 언제나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과기노조 위원장을 세 번이나 했고, 공공연맹의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을 맡아 지역의 크고 작은 투쟁사업장과 열악한 노조 결성의 현장을 지켰습니다. 민주노동당 대전시지부장과 유성구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저는 많이 부족하고 동지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사무처장 후보로 나서기까지는 많은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연맹의 사무처장으로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저 자신에게 묻고 또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아래로부터 혁신하는 연맹과 사무처를 만들겠습니다. 현장의 요구를 잘 수렴하고, 실천으로써 조합원들에게 믿음을 주는 연맹 집행부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혁신을 주장하고 실천을 강조하는 것은 모든 후보들이 다 똑같은데, 당신에게는 그 약속을 이행할 특별한 무기라도 있냐고 저에게 물으신다면, 우선 지난 세월을 일관되게 살아온 제 인생 자체를 증거물로 바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10년 이상 쉴새없이 현장에서 배우고 익혔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면서 저 자신을 단련시켜 왔습니다. 선거운동을 하느라 서울과 대전을 오가면서, 저는 각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자료집들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여기 그 책자들이 있습니다. 제가 사무처장이 된다면 해야 할 일들이 저희들의 약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후보들의 공약과 자료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료만 겉치레로 읽는 것이 아니라 정파와 노선의 차이를 뛰어넘어 모든 동지들의 의견을 하나같이 소중히 듣고 챙기는 사무처장이 되겠습니다.


그래도 부족한 저를 돕기 위해서, 몇 가지 무기가 제 몸의 일부가 되어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여기 소형녹음기가 있습니다. 이 속에는 술에 취해서도 담아낸 현장의 동지들의 비판과 욕설과 요구들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리고 있는 약속들도 여기에 녹음되고 있습니다. 제 허리춤에는 디지털카메라가 있습니다. 유세 중에 처음 만난 동지들의 얼굴이 여기에 들어가 있고, 오며가며 집회현장의 목소리들이 여기에 동영상으로 보관됩니다. 이런 것들을 잠자기 전에, 기차와 버스를 타고 오고 갈 때, 다시 보고 들으면서, 동지들의 삶과 투쟁 자체를 곧 저의 것으로 소화할 것입니다.


동지들, 그래도 저에게 모자란 것이 있다면, 준비된 위원장 후보 양경규 동지와 연대와 실천의 모범 수석부위원장 후보 박정규 동지, 그리고 현장에서 다진 전문성과 투쟁성으로 무장한 6명의 부위원장 후보 동지들이 채워 주리라고 믿습니다. 민주노총에 거는 천오백만 노동자와 이 땅 민중들의 기대와 신뢰가 있고, 공공연맹 집행부에 바라는 10만 조합원의 희망어린 요구와 힘찬 함성이 있는 한, 저는 동지들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현장의 조합원들을 대리하는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저희 2번 진영 후보들에게 던져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04.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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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짧구나

아침 8시, ㅇ호텔 커피숍에서,

ㅍ연구원의 원장과 행정부장을 만났다.

만남을 애써 피해 왔었는데

발등의 불처럼 뜨거운 문제 하나 터지자

더 이상 피하기도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시간을 다투는 문제이긴 하지만,

해법에 대해서는 서로가 의견을 충분히 나눈 셈이다.

쌍화차 한 잔 마셨다.

 

아침 9시, ㄱ연구원으로 가서

막 출근한 ㅈ원장을 만났다.

우리 노조 전 위원장 동지의 복직과 관련하여

(민사소송에서 이겼는데, 사측은 항소할 움직임이 있다)

당연면직규정이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기관장협의회장이기도 한 ㅈ원장이

시대착오적인 이 규정을 개정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그래서 장 위원장의 복직결정을 놓고

여기저기 눈치를 보고 있는

KINS ㅇ원장의 짐을 덜어달라고 부탁했다.

말은 흔쾌했지만 어떻게 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ㄱ연구원에서,

아침 9시 30분부터 기관장들의 회의가 있었다.

 

10시 50분부터 12시 10분쯤까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일행과

우리 노조 간부들 열두어명이 간담회를 가졌다.

과학기술행정체계 개편, 연구회/출연연 혁신,

과학기술인공제회, 해고자 문제,

기관장 선임의 민주성 확보, PBS 등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고

혁신본부장의 대답은 비교적 꼼꼼하고 성실했다.

좀 더 토론이 필요한 혁신에 관한 문제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만나서 얘기해 보자고 했고

본부장은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노동조합의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

 

점심을 먹고

오늘 나에게 주어진 몫의 선거운동을 했다.

전화, 그리고 방문.

 

오후 3시부터

KAIST노조의 창립 17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러플린 총장과 신 부총장이 참석한 것이 이채로왔다.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의식 확산을 강조하면서

연대사를 했고,

최도은 동지의 언제나 힘차고 당당한 노랫가락을 듣고 나서

허기진 듯 떡 몇 개 집어 먹었다.

 

6시 직전에 마지막 선거운동랍시고

한 여성대의원에게 전화를 걸었고(여성에게는 처음이다),

곧바로, 요즘 익숙해진 KTX를 타고 서울로 간다.

 

선거대책본부가 있는 곳의 옆집은 중국집이다.

늦게 도착한 나는 혼자서 볶음밥을 먹었다.

다른 후보들 연설 준비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내가 좀처럼 하지 않던 '짓'을 한다.

유세용 원고를 쓴 것이다.

3-4분의 연설을 위해

하고 싶은 말들을 주르르 두들겨 쓰고는

1부 프린트했고, 파일은 저장해 두지 않았다.

내일 아침에 다시 한번 써 보고,

연설은 원고를 버리고 할 작정이다.

연설이 그다지 자신있는 것도 아니지만

원고는 자연스러움을 크게 해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연습하는 둥 마는 둥하다가

기차 시간을 핑계로 사무실을 벗어났다.

서울역에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한적한 기찻간에서 해묵은 메모들을 정리하다 보니 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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