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08년 5월 23일...

어제 밤늦게 집에 가다가 학생회 활동하는 친구들과 학생운동 하는 친구들을

우연하게 길거리에서 만났다.

근처 소주집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그들의 고민을 우연찮게 듣게 되었다.

 

학생회 활동, 동아리 연합회 활동 등의 지원비가 나왔는데,

어디다 어떻게 쓸지 몰라서 고민이라며 농 반, 진 반의 말을 서로간에 주고받더랬다.

무슨 사업을 해야 그 활동비를 잘 썼다고 동네방네 소문이 날 수 있을까의 문제...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 수업에 참여하는 한 친구가 이번 주 수업에 빠졌길래

왜 수업 안 왔냐고 하니까,

기륭전자 집회 가서 술을 엄청 먹어서 수업 못 왔다고 하더만...

그래서 내가 야 다음엔 거기 나도 좀 같이 가자 했더니,

담부턴 연락한다고 하더만...

그러다가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의 투쟁이 1000일을 넘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번뜩하는 것이 있어서 이 친구들에게 썰을 풀기 시작했다.

 

질긴 놈이 이긴다라는 말은 남성노동자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

여성 노동자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니겠느냐...

노동자의 투쟁이 제대로 되려면 여성 노동자들이 전면에 나서서 끈질지게

물고 늘어지는 투쟁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니겠냐고...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 노동자들이 맘 놓고 투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보급 진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여성 노동자들이 투쟁에서 가장 맘 아픈 것이 그분들의 자녀들이 아닐까...

투쟁에 전념하지 못하고 투쟁의 현장을 떠나도록 하는 게 바로 자녀들이 아니겠냐고...

누가 돌보는 사람 없이 혼자 불도 들어오지 못하는 방에서 촛불켜고서 엄마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자녀들이 눈에 밟혀 투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연대 투쟁이라는 게 직접 투쟁 현장에 결합하는 방식도 있지만

(그래서 수업을 못 나오지 않냐, 그럼 그 노동자들이 좋아하겠냐 했더니,

다같이 막 웃었다^^)

만일 학교 내에서 그 노동자들의 자녀를 일주일만이라도 맡아줄 수 있다면

그게 그 노동자들에게 훨씬 더 힘 나는 연대 투쟁이 아니겠냐고...

그 아이들과 같이 밥 먹고 같이 놀고 같이 공부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당장이라도 기륭 노동자들의 자녀들을 단 3일이라도 맡자고...

그리고 방학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방학 때 같이 놀고 같이 공부하는

사교육 체제(비제도권 교육을 일컫는다^^)의 기초를 만들고,

나중에 이를 모든 대학에서 상시화시켜 내면 어떻겠냐고...

그래서 새로운 노동자 계급을 교육 양성해 내는 진지를 각 지역 대학을 거점으로 만들면

아주 좋지 않겠냐고...

그리고 이것이 새로운 학생운동의 대안도 될 수 있지 않겠냐고...

 

같이 술 먹던 친구들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면서

낼부터 기획안 작성해서 같이 이야기해 보겠다고 하더만...

칭찬들어 기분이 좋았다.^^

 

그거 하게 되면 힘 닿는 데까지 돕고 같이 해 보겠다 했다!

 

잘 고민해서 잘 해 봤으면 좋겠다!

 

(어제 술 먹구 들어와서 쓰려고 했는데, 너무 졸리고 힘들어서 지금 썼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