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캐기

from 10년 만천리 2010/10/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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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캐기 - 첫째 날(10월 11일/안개 14-19도)

 

이번 주는 내내 고구마 캐기다. 물론 고구마 줄거리도 부지런히 삶아 말려야 하고. 또 시간되면 김치도 담가먹고. 자전거로 날라야 하니 아무래도 아침, 저녁 두 번은 밭에 나와야 할 터이지만. 머 다 못 캐면, 아직 서리 내린다는 얘기가 없으니 쉬엄쉬엄 캐도 될 듯. 허나, 이제 슬슬 메주콩도 베어서 세워놔야 털 수 있으니 마냥 슬슬 할 수만 없는 노릇.

 

고구마 캐기 - 둘째 날(10월 12일/안개 13-21도)

 

오늘까지 캔 고구마는 자주고구마다. 생각보다 양은 많지 않지만 알이 굵은 것들이 많이 나와 무게로 따진다면 평년작 정도 될 듯싶다. 이제 한 이, 삼일은 메주콩을 베어 널고. 주말이나 다음 주 초부턴 다시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를 캐야 한다. 

 

메주콩 베어 널기 - 첫째 날(10월 13일/안개, 흐림 13-20도)

 

메주콩을 베어 널기로 마음먹고 밭엘 나왔는데 그만 낫을 가져오지 않았다. 도로 집에 다녀오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다른 일을 하자니 고구마 캐는 것밖엔 딱히 할일도 없고. 하는 수 없이 근처 철물점에 가 낫 한 자루를 사왔다. 헌데 집에 낫이 있으니 괜스레 비싼 거 살 필요 없어 싼 걸 샀더니. 싼 게 비지떡인가. 두 시간이나 낫질을 했으려나. 고만 낫이 자루 부근에서 동강나는 게 아닌가. 이런. 별 수 없다. 콩 베어 널기는 이만하고 대신 밭 둘레에 심지도 않았는데 잘도 나는 이름 모를 검은 콩이나 따 가야지.

 

고구마 캐기 - 셋째 날(10월 14일/맑음 12-21도)

 

어머니께 보낼 고구마 줄거리와 밤고구마도 캐고. 어제부터 시작한 메주콩 베어 널기도 하고. 떨어진 콩이며 일찍 여문 팥꼬투리도 좀 따고 하니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왔어도 금방 배가 고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메주콩 베어 널기 - 둘째 날(10월 15일/맑음 7-18도)

 

콩대를 뽑으면 뿌리에 달리 흙 때문에 나중에 콩 털어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해서 콩대 중간을 낫으로 베어 너는 것인데. 콩대가 가는 것들이야 쉽게 낫질이 되지만 두꺼운 것들은 이게 또 쉽지 않다. 두 서너 번은 내려쳐야 되고 그러다 보니 지난번처럼 낫이 혹은 낫자루가 부러질 수도 있고. 또 시간은 시간대로 많이 걸리니. 일이 진행되는 속도가 좀체 나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나중에 손이 좀 가더라도 빨리 콩을 널어야 하기에 뿌리까지 뽑아 넌다. 낫으로 했으면 한참 걸렸을 터이고, 또 그리하니 빨리 해서 좋긴 한데, 나중 일을 생각하니 이게 잘하는 짓인가 걱정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어영부영 하다간 금방 11월 되고, 또 그러다 서리라도 내리면 이것저것 다 망치니. 서둘러 고구마도 캐고 메주콩도 털고 팥도 수확해야 하기에.   

 

고구마 캐기 - 넷째 날(10월 17일/맑음 9-21도)

 

대략 한 이랑을 캐면 자전거가 휘청할 정도로 고구마가 나오고. 그렇다고 반 이랑을 캐면 조금 아쉽고. 날짜를 헤아려보면 다음 주 화요일 비 온 후부터 주말까지 대략 5일인데. 5일 안에 다 캐서 집으로 날을 수 있을까. 아무래도 아침, 낮 두 번은 밭에 나와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적어도 10월 마지막 주엔 메주콩을 다 털어야 하는데. 아직 서리 소식이 없어 다행이긴 하지만 이래저래 마음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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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16:19 2010/10/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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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야나 2010/10/19 18:44

    나 사는데만 정신 쏟느라고
    우리 에쁜이 이렇게 바쁜지 모르고 살고 있었네...
    미안해 형.
    도와주기는 커녕 모든 일을 형에게 떠넘기고 있었다니
    ...반성...반성...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