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캐기 - 다섯째 날(10월 18일/맑음 5-20도)

 

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고구마 캐내기가 쉽지 않다. 굳은 땅을 호미로 파내려니 힘 조절이 쉽지 않고. 그러다 보니 힘은 힘대로 드는데 고구마에 상처는 또 잘도 난다. 아무래도 한 차례 비가 쏟아지고 난 다음에 캐야 할 듯하다. 내일 밤 비 소식이 있기는 한데 지금으로선 영 기대하기 어렵고. 다음 주 초에 비가 온다고 하니 이번 주는 팥 수확하고 메주콩이나 좀 털어야겠다.

 

감자도 캐고 팥꼬투리도 따고(10월 19일/안개, 맑음 7-21도)

 

하루가 다르게 여기저기 팥꼬투리가 여문다. 고구마 캘 때, 메주콩 베어 널 때 틈틈이 따가기는 하지만. 잠시 고구마 캐는 거 쉴 때 부지런히 팥을 따가야겠다. 무릎으로 기다시피 두 이랑에서 팥꼬투리도 따고 여름에 캐다 남겨둔 감자도 좀 캐고 하니 금세 1시다. 집에서 나올 땐 추워서 점퍼까지 입고 나왔는데 지금은 덥다. 당분간은 이런 전형적인 춘천 날씨가 계속되겠지. 

 

팥 수확 - 첫째 날(10월 20일/안개, 맑음 10-20도)

 

며칠 전부터 틈틈이 팥꼬투리를 따긴 했지만. 누렇게 익어가는 팥꼬투리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간다. 아무래도 눈에 밟히는 데로만 따기엔 안 될 듯싶어. 오늘, 내일은 다른 일 덮어놓고 팥만 수확해야겠다.

 

팥 수확 - 둘째 날(10월 21일/맑음 9-21도)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침엔 팥꼬투리 따고 오후엔 따온 팥꼬투리에서 팥 털고. 이틀을 내리 그리했더니 그 좋아하는 팥만 봐도 속이 미식미식 거린다. 윽.

 

고구마 캐기 - 여섯째 날(10월 22일/안개, 맑음 8-22도)

 

큰일이다. 다음 주 월요일에 비가 온 후 영하로 떨어진다니. 월요일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하니 대략 4일 정도 시간이고. 그때까지 고구마를 다 캐서 나를 수 있을까.

 

고구마 캐기 - 일곱째 날(10월 23일/안개, 맑음 8-18도)

 

어제도 한 이랑을 다 캐서 갔고, 오늘도 한 이랑을 다 캐서 가져왔다. 자전거 짐받이에 실으니 무게가 장난이 아닌데. 어쩔 수 없다. 안 그러면 화요일 전까지 다 캐낼 수 없으니. 덕분에 이제 세 이랑밖에 남지 남았는데.

 

내일하고 모래까지 한 이랑씩 해도. 이런. 그래도 한 이랑이 남는다. 아무래도 내일은 오후에도 한 번 더 가야하지 않을까. 헌데 캐고 자전거로 옮기고 하니 힘이 부친다. 아~ 모르겠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고구마 캐기 - 여덟째 날(10월 24일/맑음 14-23도)

 

며칠 단조로운 일상이다. 해 떠있을 땐 밭에 나가 고구마 캐고 팥꼬투리 따와서. 해지고 나면 팥꼬투리 털어 팥 고르고. 하는 수 없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다는 데 무슨 수가 있으려고. 부지런히 고구마 캐서 나르고, 틈틈이 팥도 따오고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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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6 10:22 2010/10/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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