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콩 타작

from 10년 만천리 2010/11/08 19:11

서리태와 팥이 수상하다(11월 1일/맑음 4-18도)

 

지난 주,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탓에 결국 서리태와 팥이 매우 수상하다. 한참 여물어야 할 시기에 새벽엔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얼었다, 한낮엔 10도가 넘는 따가운 가을 햇살에 녹았다 했으니. 여물기는커녕 잎이 다 떨어지고 꼬투리가 어는 바람에 영 조짐이 이상스레 진 것이다. 아무래도 남은 팥은 반도 건지기가 어려울 듯하고. 서리태는 일단 베고 널어놔봐야 대충이라도 짐작하겠지만. 팥만큼도 못 건질 듯. 일이 이렇게 되니 이거 참, 심란하기 이를 데 없다.   

 

메주콩 타작 - 첫째 날(11월 2일/바람 셈 영하 1-11도)

 

지난달 13일에 콩을 베어 널었으니 벌써 보름이 훌쩍 지났다. 그 동안 비나 눈, 서리도 오지 않았으니 햇볕에 잘 말린 셈이다. 더 날이 추워지기 전에 거두어야겠는데. 때마침 오늘, 내일은 바람이 좀 분다고 하니 제때인 것 같다. 하지만 작년 경험에 비춰보면 이틀 반짝 한다고 다 하긴 어림도 없고. 아무래도 이번 주는 내내 콩 타작하다 끝날 듯.    

 

메주콩 타작 - 둘째 날(11월 3일/맑음 영하 5-13도)

메주콩 타작 - 셋째 날(11월 4일/맑음 0-16도)

메주콩 타작 - 넷째 날(11월 5일/안개 후 맑음 2-14도)

메주콩 타작 - 다섯째 날(11월 6일/안개 후 맑음 5-15도)

 

월요일 팥꼬투리 따고 그 후론 쭉 메주콩만 털었으니. 꼬박 6일이 걸린 셈이다. 농사일지를 보니 작년엔 많이 심기도 했지만 요령이 없어서였는지. 근 열흘 가까이 콩만 털어냈다. 게다가 무신 일 욕심인지. 털어온 콩을 그날로 바로 밤늦게까지 돌, 쭉정이 골라내느라.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반면 올해엔 메주콩 대신 팥과 서리태를 절반 넘게 심었는데. 느닷없이 불어 닥친 한파에 서리태며 팥 수확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그나마 메주콩만 털어내느라 딱 작년에 비해 절반만 일을 했다. 물론 이제부터 털어온 콩을 골라내는 일이 남았긴 하지만. 이제 얼어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검은콩과 팥만 잘 걷어오고. 마지막으로 지주만 챙겨놓으면 올 농사도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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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8 19:11 2010/11/0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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