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꽃 피다

from 09년 만천리 2009/06/07 00:13

늦은 옥수수 심기(6월 1일/무더움 11-28도)

 

열흘 넘게 비가 오지 않더니 갑자기 모래 비가 온다는 예보다. 안 그래도 이번 주에 비가 오지 않더라도 옥수수며 내일쯤 도착할 고구마를 심으려 했는데 잘 됐지 싶다. 해서 아침엔 남겨두었던 옥수수를 심는다. 다른 이들 옥수수는 벌써 무릎높이까지 자랐지만 부러 늦게 수확해서 늦게까지 옥수수 맛을 보려 남겨두었던 거다. 저녁엔 몰라보게 부쩍 자란 토마토를 지주에 묶어주기 위해 잠시 지주대를 손보고는 또 잡초 뽑기에 매달렸다. 요 며칠 호미질만 했더니 손목이 시큰시큰 하다.

 

잎들깨 심고 나니 폭우(6월 2일/흐린 후 비 15-27도)

 

옥수수 씨앗을 보내주신 분이 잎들깨도 함께 보냈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 열흘 전에 참깨며 들깨를 심었는데 하도 싹이 나오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었는데 어제 옥수수를 심다가 그걸 발견한 거다.

 

오후 늦게부터는 비가 온다고 해서 어젠 옥수수를 심었고 오늘 아침엔 그렇게 발견한 잎들깨를 심는다. 지난번 깨들이 줄뿌림이라면 이번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점뿌림으로 한다. 나중에 싹이 트면 솎아 주는 건 마찬가지이나 아무래도 줄뿌림보단 점뿌림이 쉽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씨앗이 그리 많지 않아서다. 한 시간 동안 들깨 심고는 또 잡초 제거를 하니 금세 해가 중천에 뜨고 후덥지근하다. 당체 비 올 날씨 같지 않다.

 

해도 피하고 점심도 먹을 겸 잠시 집에 오니 며칠 전 주문한 호박고구마 모종이 배달됐다. 급한 마음이지만 늦은 점심에 낮잠까지 달게 한 숨 자고 일어나 밭으로 나가려니 어째 하늘이 어두컴컴한 게 심상치가 않다. 서둘러 호미며 괭이를 챙겨들고 일어서는데 아뿔싸, 후두둑 비가 쏟아지는데 곧 번개에 폭우다.

 

고구마 심기(6월 3일/비온 후 맑음 16-24도)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아침 내내 내린다. 그것도 번개까지 동반한 폭우로. 지난주에 배수로를 손보긴 했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음은 이미 밭에 가있으나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가기엔 좀 많이 심하다.

 

엊그제 주문했던 매실이라도 닦아 놓을까 했는데 습도가 높아 그러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시간만 보낸다. 점심을 먹고도 한참이나 지나서야 겨우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해가 잠깐잠깐 보인다. 서둘러 삽자루 챙기고 어제 도착한 고구마 모종도 챙겨 자전거에 오른다.

 

옥수수도 그랬지만 고구마도 부러 늦게 심는다. 물론 때맞춰 심은 것들도 있으니 올 여름 주전부리는 걱정 없다. 지난번에 100개 심었고 오늘 또 100개를 심으니 잘하면 겨우내 먹을 수도 있겠다.

 

지난 번 배수로를 파 놔서 그런지 물 고인 곳이 많지 않다. 그래도 한 번 고인 곳은 또 고여 있으니 아무래도 손을 크게 보긴 봐야할 듯하다. 급한 김에 대충 물길을 내놓고는 고구마를 심는데, 어째 다 심고 나니 원래 심으려고 남겨둔 곳이 절반도 넘게 남았다. 모종 파는 곳에서는 6월 중순까진 고구마를 심으면 수확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더 주문을 해야 하나. 아님 다른 걸 심어야 하나.

 

콩밭 김매기(6월 4-5일/무더움 16-27도, 무더움 13-28도)

 

어젠 아침에 방울토마토 지주끈 묶어주고 오후에 매실 닦기 말고는 종일 콩밭 김매기고 오늘도 역시 오후에 매실액 담근 거 이외엔 콩밭 풀 뽑기다. 이틀을 매달렸는데도 이제 절반 정도 했으니 또 이틀은 꼬박 호미질만 해야 한다. 이젠 손목도 시큰시큰하다.

 

고추꽃 피다(6월 6일/맑음 15-26도)

 

이번 주도 주말에 쉬지 못한다. 모래 비가 온다고 하니 콩밭에 듬성듬성 싹이 나지 않은 곳은 다시 심어줘야 하겠고, 하루가 다르게 덩굴을 뻗어내는 오이와 애호박에 지주대도 세워야 하겠고, 이틀을 뽑았지만 아직도 다 뽑지 못한 풀들도 뽑아줘야 하겠고, 아무튼 하루도 쉬지 않고 밭에 나오는데도 자꾸 일이 밀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낮엔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아침, 저녁엔 선선하니 일하기엔 딱 좋아 다행이다. 해서 오늘 아침엔 또, 또, 김매기하고 저녁엔 아무리 바쁘더라도 잠깐 쉬어가자며, 김매기 대신 고추에 지주끈만 묶어주었다. 고추와 콩은 사이짓기로 심었건만 콩밭 김매기 할 땐 몰랐는데 고추도 많이 컸다. 벌써 꽃도 피우고 있고 어떤 것들은 고추도 매달고 있다. 조만간 첫 풋고추를 수확할 수 있겠다.

 

         

 

 

<맨 위 고추부터 시계방향으로 감자, 고구마, 상추, 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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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7 00:13 2009/06/0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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