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from 09년 만천리 2009/06/15 13:24

고추밭 김매기(6월 8일/안개 후 맑음 14-25도)

 

고추는 비닐 멀칭을 해 풀 걱정은 안하겠다, 싶었는데 지주끈을 묶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곳에 풀이 쑥쑥 자라고 있다. 고추를 심으려면 비닐 일부를 오려내야 하는데 바로 거기서 풀이 나고 있었던 게다. 덕분에 하루 종일 고추밭 김매느라 또 손목이며 무릎이 저리다. 그래도 부쩍 자란 상추를 한 바구니 따와서 저녁 밥상이 모처럼 풍성해 힘든 줄 모른다.

 

비(6월 10일/차차 맑음 17-23도)

 

어제와 그제 비가 내렸다. 덕분에 드문드문 싹이 나지 않은 콩 밭에 다시 콩을 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콩 밭이며 고추 밭 김매기를 이틀이나 하지 못한데다 비 오면 한 풀 더 자라는 풀들을 보니 막막하다.

 

비는 새벽에 그쳤는데 어찌된 게 해질녘에 나갔는데도 잡초에 물기가 가득하다. 땅이 촉촉이 젖었으면 잡초 뽑는데 편하기는 한데 장갑을 껴도 금세 장갑이 젖어 손톱에 흙이 잔뜩 낀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급한 게 김매기니. 그렇게 두어 시간 또 풀들과 놀다 저녁 밥상에 올릴 상추며 고추 잎을 따니 아니나 다를까 손톱에 흙이 새카맣다.

 

몸살(6월 13일/맑음 13-25도)

 

엊그저께 저녁 밭에 갔다 온 후로 때 아닌 몸살 기운에 어제와 그저께는 종일 쉬었다. 그리고 오늘도 낮에 잠깐 학교에 들렀다 중앙로 헌책방 들른 거 빼곤 또 쭉 쉬다가 저녁에야 겨우 밭에 나갔다. 삼일을 쉬고 나오니 몸은 한결 좋은 데 골 사이 풀이 무릎까지 올라오고 호박이며, 가지 덩굴이 무성한 게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이 많아졌다. 대충 급한 것들 손봐주고 몸살 나기 전까지 김매기 하던 콩 밭 풀 뽑아주니 금세 해가 진다. 서둘러 저녁 밥상에 올릴 상추며, 풋고추를 따서 자전거에 오른다.

 

쉬엄쉬엄(6월 14일/맑음 17-24도)

 

주말엔 쉬자는 다짐이 계속 어긋난다. 예기치 않은 비 때문에도 그렇고 몸살 때문에도 그렇다. 그래도 아침엔 쉬고 저녁나절 선선해질 때에만 나간다. 그리고 할 일이 쌓여 있어도 쉬엄쉬엄, 채 두 시간도 안 하고 풋고추 몇 개 따서 곧 집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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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5 13:24 2009/06/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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