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지-대다: 한 가지 일을 단락 지어 치우다
 
겨우내 든 촛불이 끝내 이겼습니다. ‘바람 불면 꺼질 거’라던 그 ‘촛불’이 말입니다. 끝까지 문 걸어 잠그고 제 하고 싶은 말만 하던 박근혜가 청와대에서 쫓겨났고. 국정을 농단했던 자들은 하나, 둘 법정에 서고. 앞장서 ‘창조’니 ‘정상화’를 소리쳤던 이들은 숨죽이고 있으니. 이만하면 ‘잘 했다’ 등 토닥이며 ‘박근혜 없는 봄’을 만끽할 만합니다. 하지만요. 쫓겨나가는 와중에도 끝까지 사과는커녕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 난데없는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감싸고 울고 있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려니요. 이제 겨우 ‘탄핵’이라는 한 가지 일을 단락 지어 치웠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요. 지난 10여 년 간 줄곧 ‘잃어버린 10년’을 외쳤던 이들이니 어디 쉽게 물러나겠습니까요. 게다가 아직 감추고 폐기하지 못한 것들이 어디 한, 두 가지 여야지요. ‘블랙리스트’도 그렇고, ‘세월호’도 그렇습니다. 또 곳곳에 남아 있는 부역자들도 어디 한, 둘이어야지요. 국정원에도 그렇고 검찰에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아직 ‘촛불’을 꺼서는 안 되겠습니다. 권력 뒤에 숨어, 권력을 앞세워 떵떵거렸던 이들을 모두 야무지게 몰아내 메지대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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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16:39 2017/03/23 16:39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보고서와 관련해 대통령이 입을 열었습니다.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것이 어떤 의도인지 모르지만,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말입니다. 게다가 “누구든지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조치할 것”이라며 엄포까지 놨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 나도는 근거 없는 풍문을 모은 ‘찌라시’라고 폄하하던 것과는 너무나 생청붙이입니다. ‘찌라시’라면 기왕에 법적 대응한 걸로 충분할 터인데. 대체 무슨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저런 말들을 쏟아내는 건지 모르겠단 말입니다. 혹시 지난 해, 남북정상회담록과 관련해 ‘찌라시’를 봤다고 무혐의 처리 받았던 당 대표가 생각나서였던 건 아닐까요. 회담록 공개 땐 나서서 ‘알 권리’라며 부채질하던 게 아직도 생경한데. 저리도 모순되는 말을 시치미 떼고 하는 걸 보니. 정말 뭐가 있기는 한 건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생청붙이다: 모순되는 말을 시치미 떼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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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5:17 2014/12/08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