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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하이서울 락 페스티발

대추리 때문에 우울한 마음을 달랠 겸,

이라는 핑계로 자기합리화를 하며 락페스티발을 다녀왔다.

 

공연장안에서 담배를 못피우게 해서

-담배불을 붙이자 마자, 검은 양복입은 아저씨가 달려오는 시츄에이션-,.-

하이~튼 하이 서울...하면서 욕하다가,

그날이 어린이 날이라 그런지 주위에 아이들이 많아서 참았다.

 

짧게 나마 후기를 남기자면,

 

뷰렛은 뷰렛답게 파워풀한 무대를 보여주었는데 중간에 "락은 비주류가 아니라, 주류의 음악입니다."라는 멘트에 흥이 확 깨버렸다.

 

델리스파이스는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는데 사운드가 별 차이 없어 왜 했나 싶더라.

 

사실 그날 공연에서 가장 기대했던건 '못'과 푸른새벽 한희정의 듀엣이었는데,

그냥 따로하지 싶었다. 같이 부른 '스무살'은 도저히 못 들어주겠더라.

 

이외에도 여러 공연이 있었는데, 잘 기억은 안나고,

그중에 가장 인상에 남은건 '강허달림'이라는 연륜있는 여성이 부르는 블루스와

'이상은'이었다. 이상은의 공연은 실제로 처음보았는데,

무심한듯 하면서도 그 특유의 아우라가 있더라.

 

앵콜곡으로 '언젠가는'을 들으면서 담배 피우며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이런게 인상에 남은걸 보니 나도 나이를 먹은건가 싶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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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캠페인 때 쓸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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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살아남은자의 슬픔 - 박일문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베르톨드 브레히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 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어차피 '라라'처럼 살 수, 혹은 죽을 수 없을걸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강해져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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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피와 뼈

(스포일러 전혀 없음.)

 

광화문에서 열린 평택촛불집회 갔다가 돌아와서 꿀꿀한 기분에, 꿀꿀한 영화나 볼까 해서, 이 영화포스터에 다케시아저씨 표정이 만만치 않게 꿀꿀했던 기억이나, 보았다가 제대로 꿀꿀해졌다. 참새 짹짹, 돼지 꿀꿀.

 

여기서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그나마 겨우 얻을 수 있는거라고는, 어차피 구원 따위 없다는 거다.

생각이란건 하면 할 수록 하지 않는게 좋다.

언젠가 누가 나에게 다시 태어나면 어떻게 태어나고 싶냐고 물었을때,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자살은 구원도 도피도 아닌, 죽는거다. 죽는다는건, 그냥 죽는거다.

쓰레기통에서 아무리 잘나봤자, 잘난 쓰레기다.

그래, 태어난게 죄라면 죄다.

 

오오냐, 그렇다면.

이 모든 괴로움, 외로움, 서러움, 더러움들 다.

꾸역꾸역 입속에 쑤셔 넣어, 우걱우걱 씹어서, 꿀꺽꿀꺽 삼켜주리다.

그리하여 나, 무럭무럭 자라나리라.

 

 




No Religion - 한대수

 

No religion can ever heal you
No thoughts nor pain can ever release you

It's just a photograph a photograph of ancient summer's
breeze Life's a mirage
No Marx nor Lenin can ever free you
NO stocks nor bonds can ever secure you
It's just a stream of tears of young girls virgin
fears Life's a mirage
No cause or might can ever assure you
No Tao no how can ever teach you
It's just a dusty trail of old man's broken dreams Life's a mi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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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씨발.씨발.

pc방 알바중에 잠깐 정전이 됐었는데, 사장은 전화통 붙잡고, 손님들 다 나갔다느니 손해배상청구하겠다느니, 아주 난리, 부루스 리다. 원래 나갈려 했던 손님 2명 나갔다.

 

....

 

"동북아군사재편"이니, "신자유주의"니, 뭐니,

다 집어치우고.

난 그냥

윤광영 국방부장관 개새끼야, 행복하냐고.

평택주민 다 몰아내고, 지킴이들 다 때려잡고,

주민들이 손수 지은 대추분교, 비닐하우스 다 때려부수고,

논 밭 다 갈아엎고,

그 자리에 철조망쳐서,

너 씨발 존나게 행복하냐고.

휘갈겨 쓰고 싶었다.

 



대추리에 평화의 비를 내려주세요...

 

5월4일 새벽,
 결국 국방부는 약 1만5000여명의 경찰, 용역, 그리고 군대를 동원하여 평택에 있는 대추분교를 침탈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120여명의 평택주민들과 평택 지킴이들이 부상당했고, 500여명이 강제 연행되었습니다. 그날 대추분교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고, 어떤 이는 “1980년의 광주를 보는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실제로 시위현장에 군인이 투입된 것은 광주5.18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민주주의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군인과 민간인의 충돌은 피하겠다는 당시 국방부의 통보와는 달리, 곤봉을 든 군인들은 민간인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습니다. 주민들이 손수 지었던 대추분교와 주민들이 촛불집회를 이어가던 비닐하우스는 경찰을 앞세운 포크레인에 의해 무참히 부서졌고, 대추리에는 철조망이 쳐졌습니다.

 

올해도 농사짓자!
 농촌에서 봄이 되면 모내기를 하는 것이 당연할진데, 지금 대추리에서는 “올해도 농사짓자”는 당연한 말이 너무나 절실합니다. 국방부가 평택에 있는 285만평의 땅을 추가로 미군기지에 편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로 평택주민들은 600백여일이 넘는 시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대추분교 앞에 있는 비닐하우스에 모여 매일 밤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에 각종 언론들은 보상금을 운운하며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한 평당 얼마 하는 식의 자본주의적 사고로 대추리의 논밭에 가격을 매길 수 없습니다. 그 땅은 이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가족입니다. 대추리 주민들은 그저 자기 땅에서 농사짓기 위해서 힘든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추리에 비를 내려주세요.
 지금은 비옥한 농지이지만 원래 대추리는 갯벌이었다고 합니다. 그 갯벌을 주민들이 손수 둑을 쌓고 물을 막아서 지금의 비옥한 농지로 일궈냈습니다. 지금도 비만 오면 옛날처럼 땅이 질퍽해져서, 비오는 날엔 경찰과 용역이 들어올 수 없다고 합니다.
 

대추리에 비가 내리길 기도합니다. 봄비가 내려서, 군인들이 쳐놓은 철조망들 다 떠내려 갈수 있도록, 군화발에 짓밟힌 새싹들이 다시 허리를 펴고 무럭무럭 나라날 수 있도록, 그래서 올해도 벼들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가을엔 황금빛으로 넘실대는 들판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매일 저녁 7시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국방부의 평택에 대한 군병력투입과 폭력적인 강제집행을 규탄하기 위한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광화문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촛불들이 모여서 평화의 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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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비넷 싱얼롱즈.




언덕길 공간열기.

케비넷 싱얼롱즈. 옥상 공연.

2006.4.22.

photo by 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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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알바를 하면서

가장 짜증이 나는건, 카운터 근처에 앉아서 음악(같지도 않은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사람들이다. 소위 알앤비라고 불리는 -에스.쥐.와사비, 하늘로날라리 등 같은- 음악들을 듣고 있노라면 책도 안 읽히고 정말이지 미처버릴 지경이다. 특히나 워우워우~하며 바이브레이션이 극대화된 부분은 더욱 그렇다. 알바를 하러 버스를 타고 오는데 라디오 방송에서 꽤 옛날 가요가 흘러나왔다. 촌스런 멜로디에 유치한 가사, 뽕짝같은 가벼운 리듬이었지만 거기엔 어떤 '진정성'같은게 있었다. 지금의 가요는 기교만 남고, 진정성은 사라졌다. 그렇다고 좋지도 않다.

 

그 가요들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매년 어떤 날에 혓바닥에 초콜릿 쳐발라가며 "사랑해"라고 말하는 그들이 하는 연애란, 어차피 성별로 고정 역할화된 "밀고 당기기" 사회적 게임일 뿐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거 엄청 위험하다는거 안다. 그리고 그건 타인이 절대로 판단 할 수 없는 거라는 것도 안다. 그거 다 감수하고 하는 말이다. 적어도 서로에게 솔직해지자는 말이다. 아니면 최소한 상처라도 주지말자. 상처도 적어도 한쪽이 진정성이 있을때 발생하는것이겠지만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내가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뭔가 아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래도 인간은, 프로이트적 무의식으로도, 라깡적 결핍으로도 절대 설명해낼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다고도 생각한다.

또, (무겁게시리) 어깨에 손올리고, (쪄죽는데) 손 꼭 잡고 쌍쌍이 지나가는 인간들 보면 그래도 부러운거 사실이다.

그냥 23년동안 살면서 그 흔한 연애 한번 못해 본 솔로의 푸념이었다.고 웃어넘겨주길 바란다.

사실 나는 누군가에 대한 환상만 가지고 몇 년 동안 끙끙 앓는 순정파(?)일 수도 있다. 

 

....

요즈음은 그냥, 혁명이고 뭐고,

집에서 책보다 담배피고, 영화보다 맥주먹고,

사람들과 실없는 농담이나 주고 받다가,

피곤하면 그 사람 품에 안겨서 곤히 잠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는 실없는 생각따위를 하곤 한다...

 

이야기가 왜 이렇게 빠졌는지 모르겠다.

암튼 결론은,

소음공해!

 

사족1. 또, 그렇다고 나의 음악적 취향이 그리 심오한 것도 절대 아니다!

 

사족2. 혹시나 위에서 언급한 음악들을 좋아하시는 분이 이글을 읽고 상처받지 않으시기를 바란다. 어차피 취향은 개인적인 것이니. 하지만 '그것이 과연 진정으로 개인(주체)적인 것인가',하는 문제는 남아있다. 이에 대해서는 동재형과 꽤 긴 논쟁을 벌인 적이 있는데, 지금 여기서 다 언급하기는 힘들고 담에 기회가 있으면 한번 써볼 생각이다. 공부도 좀 더 해야하고ㅋ.



조 PD - 소음공해
[ Politics & Social change Pt.1  2004 ]

 

 

나는 숨을 참 듯이 한참을.. (inhale)
말을 참았다가 비트에 다 뱉지.
삶의 up and down 엔 익숙치 못해.
아직 나에겐- 인내심이 부족해. 나 어젠,
두통에 시달렸지.
요즘 사회엔- 소음 공해가 너무 심해. 욕 나오네
나의 정신건강을 위한 음악치료는
들을 때가 아닌 뱉을 때-만 가능한데
알 카포네-와 비토 꼴레오네- 마피아
또는 테러분자 빈라덴- 도 아닌 내가 어떡하면
이런 소음공해-를 없앨 수 있을까?
종일 고민 했네

난 tv에서, 길에서, 시장과 옆차에서,
편의점과 아파트 경비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를 피해가기 위해
외출시 헤드폰을 모자같이 쓰네.
마치 할머니에게 틀니처럼,
할아버지에게- 보청기처럼...
내겐 귀마개가 필요해.
소음공해 때문에 노래 같지 않은 노래.
내 귀를 고문해.
과대평가와 평가절하 사이
황색언론에만 기댄 시각

낼름 삼키고 해치운 조작.
상위 5%만의 꿈일 뿐인 대박
꿈깨라 꿈깨 세상이란 굴레-
한손에 쥐려면 어떻게 하는데?

짹짹짹 거려봐라 봐라 니네..
주는 대로 받아먹는 놈이 결국 손해.
니가 먹는 것-이 피와살이 되듯-.
니가 읽는 것-은 너란 놈의 그릇-
니가 듣는 것-은 너란 놈의 수준.
먹고 듣고 보는것은 말과 똥과 오줌

i want to , i want to.. 좀 음악 다운. 노랠 틀어
다오.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기에 시간이 짧아
it"s just pollution y"all turn that shit down..

i want to , i want to.. 좀 음악 다운. 노랠 들어
다오.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기에도 시간이 짧아
내 음악치료를 위해 turn that shit down..

다들 사랑의 패자들을 대변하는 노래 하네.
난 반항과 저항을 대변하는 노래 할래.
철없는 어린이들 중학교 다니는 애-
눈높이에 맞춰 줄선 음악과 노예
육체와 정신적 사랑을 대변하기 위해 라며
이슈 만을 위해 오바하네.

고독과 철학을 대변하는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난 기억하네..
아무- 고민 없는 한량들을 대변하며
음주가무- 타령-하는 도령-
맨날 놀아보자, 할줄알어? 워우..
작사하는 이들 수준들이 거의 뭐..
초등학생 아니신가 의심스러워.
초등학교는 나왔나 의심스러워.
조로증 들이신가 의심스러워.
더 깨는 사실은 그게 내심 부러워-
카피하는 일당. 삼류 제작자랑-
태생상 한량이 될수없는 wanna be,
건달 날라리 aka 밥벌레,
이거 듣고 보니. 참 좋은 부류네..

그런 부류들이 그런 노래 부르네.
그런 가수들이 tv화면에 구르네.
구르고 나니 그런 음악 또 나오네..
그러고 보니 인기순위가 오르네
그래 그렇다고 멈출수는 없네
그래도 지금 명확히 드러나는 문제-를 볼래?
뮤직 비즈니스는 쇼비즈니스에 산채- 먹혀버렸어.
제작자는 선심쓰듯 어린 가수에게-
작사작곡 프로듀스 기회를 주네-
어차피 음악은 상관없기에...
이렇게 만들어진다네 소음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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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연애의 목적

(* 늦게나마, 듀나님이 말한 의무감을 실천(?)하고자 한다.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봤겠지만.흠흠.)

 

몇 일간 계속 한 심각하는 영화들을 봤다. 오랜만에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은 나는, 머리나 식힐 겸 가벼운 영화 하나 보자는 생각에 <연애의 목적>을 보았고, 덕분에 지금 심기가 매우 불편하기 짝이 없다. 나는 영화 중후반까지 이유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감정 이입은 커녕, 도저히 정이 갈래야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영화는 중반부터 이 문제를 사람과의 관계와 소통의 문제로 '변질'시키고, 결국엔 사랑이라는 ‘포장’으로 이를 '정당화'한다. 영화 후반부에서야 이유림이라는 인물을 겨우 이해하게 되고 그를 동정하게 된다. 영화의 꽤 높은 완성도와 두 배우의 훌륭한 연기는 이 과정에 큰 힘을 보태준다.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무서움' 이다.

 

사족1. 이 영화에 대한 글들을 찾아보면 별 쓰레기 같은 것들이 다 있다. 그나마 읽어볼 만한 글은 이거다.

 

사족2. 이유림 같은 인간들이 학교 선생이랍시고 거기 붙어있는 한, 나는 설령 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다고 해도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무서운 것은 이유림보다 더 한 인간들이 학교에, 이 사회에 널려있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고등학교 자퇴한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좀 더 일찍 그러지 못한 것을, 그리고 자퇴이후에 나의 행보를 조금 후회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족3. 영화에 관한 사진을 하나 올릴까 하다가. 도저히 그러고 싶지가 않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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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방식에 대한 고민.

한심한 스머프...님의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에 관련된 글.

 

 지나가다가 우연히 스머프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덧글에서 '음'님과 '붉은늑대'님이 얘기하신 것 말고, 좀 더 본질적인 부분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그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은, 스머프님의 글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놓는 이분법적인 사고입니다. "몸 성한 이들이 몸 불편한 이들을 앞세우고 자기 몸을 사리는 꼴"로 그 때 상황을 묘사한 스머프님의 글은 어떤 사람들에게 굉장히 폭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몸 성하다(?)"고 해서 전경들과 더 잘 싸우는 것은, 또 그래야 한다는 것, 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구요. 실제로 제 친구들 중에는 그 운동의 주장에는 백분 공감하면서도 집회 때 전경들과 싸우는 양태를 보고서는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유는 다양하겠지요.) 그들을 통칭하여 "집회하러 나와서 싸움하나 제대로 할 기세를 보이지 않는 어린학생들"의 "안이한 행태"로 치부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좀 더 중점적인 문제인 투쟁방식에 대한 것입니다. 그날 서울역에서 시청까지의 행진 중에 발생한 충돌은 스머프님의 말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저는 비교적 집회행렬 앞쪽에서 걸어가고 있어서 그때의 상황이 어떻게 벌어진 것인지 보았습니다. 행진 중에 순간적으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분들이 앞서나가 일렬로 서서 도로를 막았습니다. 앞서나간 사람들은 그렇게 도로를 봉쇄했지만, 뒤따라오던 학생행렬은 전경들을 뚫지 못하고 봉쇄되었으며, 대열이 분리되어 더 이상 도로를 점거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즉, 그 상황은 도로를 '점거하려다가 실패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합법투쟁이냐, 불법투쟁이냐, 하는 논의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합법이든 불법이든 그것은 어차피 '그들'이 마음대로 갖다 붙이는 것이니까요. 다르게는 폭력투쟁이냐 비폭력투쟁이냐 하는 것을 말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서 어떤 투쟁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래서 그 당위성과 필요성이 투쟁의 주체들과 충분히! 공유되고 논의 된다면, 그래서 결정된다면, 저는 그렇게 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공유과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집회는 그 공유과정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속적으로 장애인운동에 결합해온 사회당 학생위원회 친구들과 집회를 함께 갔는데, 그 친구 또한 그날 벌어진 그 상황들에 대해 사전에 들은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만약 그날 집회에서의 계획을 제가 알고 있었다면 집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예상해서 집회 참가자에게 공유시키고 참가여부를 선택하도록 했을 것입니다. 또 참가여부가 결정되면 참여정도(?) -앞쪽에서 전경들과 싸울지, 뒤 쪽에 물러서있던지 등- 또한 선택하도록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사전에 공유가 된다면, 그 구성원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실제로 그날 집회에서 뒤따라오던 학생대오는 어찌된 상황인지도 몰랐기에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장애인 운동이 지금까지 그나마 이루어온 성과는 그만큼 끊임없는 고난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일년 중 하루인 4월20일에 사람들 좀 많이 모여서 전경들과 잘 싸우고 길 좀 잘 뚫어서 얼마간 도로를 점거했다고 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간단히 집회참가후기형식으로 쓴 글에 이렇게 '오버'하는게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은, 제가 다른 방식의 운동을 고민하면서 기존의 운동방식과 많이 부딪혔던 부분이고, 또 그만큼 고민도 많이 했던 부분이라서 제 생각도 정리해볼 겸,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생산적인 논의가 전개 될 수 있길 바라면서 미흡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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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한 상황

이 발생했다. 덕분에 나는 약속했던 참치회!를 사게 되었다. 판사가 참치회 한번 제대로 못 먹었던 용석형이 안쓰러워 보였나보다.ㅋㅋ 오늘, 같이 저녁을 먹고, 1000원짜리 생과일주스-그것도 이 시렵다고 얼음은 다 빼고- 하나씩 사서 학교 정문에 앉아 물고는, "전화번호만 주면 '잘되든 못되든 간에' 연애문제 자기가 다 해결(?)해 주겠다"고 자신만만해하는 그에게 "불구속 판결 난거 축하해야할지 말아야 할지..ㅋ"라며 농담하는 이 민망한 상황이,

무척이나 고맙고도 소중하다.

 


2005.5.15 평화수감자의 날 캠페인, 대학로에서.

병역거부선언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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