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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옥-'시다의 꿈'

최근 박노해씨 시집 '노동의 새벽' 20돌 헌정앨범이 제작돼 발매를 시작했다.

 

한 기자는 "2004년 대중음악계는 김민기씨의 노래극 '공장의 불빛'이 새로운 음반으로 제작됐다는 것과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이 노래 앨범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두 가지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문화일보).

 

'노동의 새벽' 앨범에서 발견한 정말 뜻밖이자 반가운 이름. 전순옥.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자 국내에서 드물게 여성 노동자의 삶을 연구하는 학자인 그가 '시다의 꿈'을 불렀다.

 

내가 전순옥씨를 만난건 지난 5월. <대화>라는 대담을 기획하면서 첫 번째 손님으로 그를 모셨다. 

 

여전히 종로구 창신 2동, 동대문 시장 골목을 떠나지 않은 그는 말도 많고 잘 웃는 사람이었다.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웠다.




기자란 인간들이 늘 그러하듯 바쁘다는 핑계로 '단물'만 쏙 빼먹고 연락도 못 드리고 있다.

 

인터뷰가 끝난 뒤 동대문 시장통에서 그의 소개로 찾은 막걸리집에서 먹은 부침개와 막걸리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게다가 말도 못하게 싸다.)  전순옥씨가 남편 크리스의 전화로 약간 술이 오른 나, 강양구 기자, 조주은씨(이대 여성학과 박사과정.<현대가족이야기> 저자)를 남겨두고 먼저 가서 더 아쉬웠다.

 

해가 가기 전에 다시 동대문을 찾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막걸리 한잔 할 수 있을까.    

 

다음은 <대화>에 실렸던 전순옥씨 소개글.

 

동대문 창신동 '참여성노동복지터' 소장인 전순옥(50)씨에게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전순옥씨 인생에도 큰 전환점이었다. 당시 16살이었던 그녀는 어머니 이소선씨와 함께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전씨는 22세까지 봉제의류 공장에서 일했고 그 후 노동조합 활동, 지역운동을 했다. 그녀는 35세의 늦은 나이에 영국 유학길에 올라 지난 2001년 런던 워릭대에서 70년대 여성노동운동을 다룬 <그들은 기계가 아니다(They are not machines)>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은 그해 워릭대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최근 출간된 <끝나지 않은 시다의 노래>(한겨레신문사 펴냄)는 이 논문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이 책은 동일방직노조·청계피복노조 등 70년대 여성 노동운동가 1백여명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1970년대 여성 노동운동, 또 그녀들의 삶에 대한 재해석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전씨는 유학을 떠나기 전 바로 그 자리로 돌아왔다. 영국 대학과 성공회대 교수직을 마다하고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실이 있는 동대문에서 가난한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신 사회에 알려주는 역할이 바로 내가 할일"이라고 생각하며 "저소득층 여성노동자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를 만드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전씨는 또 지난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의뢰를 받아 고 조영래 변호사의 〈전태일 평전〉(A Single Spark)을 영어로 옮긴 데 이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의문사진상위원회 등의 한국 민주화운동사 영문 번역 작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작업에는 뒤늦게 그녀의 인생의 반려자가 된 남편 크리스 조엘(61)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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