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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님의
[‘오바마’라는 환상을 횡단하기] 에 관련된 글.
1. 뭐 논쟁을 하자고 트랙백을 한 것은 아니다. 단지 하나의 현상에 대해 나와 다른 반응에 대해 수집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하는 것일 뿐.
2. 이상하게도 나는 윤삼님의 비평에 100% 동의한다. 그런데도 나는 그래서 '오바마를 특별하게 볼 필요가 없다'는 글의 결론으로 미끌어들어가 못한다. 이런 이유로 해서, 오묘한 동시성의 결과로 그와 다른 맥락에서 비슷한 시기에 '오바마 현상'이라는 글을 쓰도록 했다.
3. 재미있는 것은 윤삼님의 글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드나들고 있는
박노자 블로그에서 본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간단하게 보자면 혁명의 실존성에 대한 논쟁일 수 있겠는데, 박노자는 '혁명은 전제한다했을 때 지금은 뭘할거냐'고 묻는 셈이고, 반대편은 '지금 뭘할거냐고 묻는 것 자체가 혁명의 폐기이자 곧 개량'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4. 마찬가지로 윤삼님이 말한대로 오바마의 당선은, 지금껏 미국을 미국이게 만들었던 그 상징체계를 다시금 구체화한 것에 불과한 것일 수 있겠다. 그리고 바로 그가 지금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이를테면 신자유주의나 전쟁 들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을 기대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그런면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신임 대통령인 오바마가 우리의, 세계의 희망일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5. 그럼에도 매케인이 아닌 오바마는 다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엄청난 투표률과 지지율은 최근 2~30년간 미국 현대사에선 보기 드문 현상이다. 또한, 보통의 생각과 반대로 '경제'자체로 당선했던 클린턴과는 다르게 오바마는 '새로운 미국'이라는 가치를 전면에 걸었다. 그래서 나에겐 오바마는 하나의 현상이었던 셈이다.
6. 사족이지만, 현상학적 전통에서는 '사물 그자체로'라는 판단중지는 도구적 개념보다는 정언적 명령에 가깝다고 본다. 오바마를 내 입장에서 뭔가 추출해서 전유하려면, 그렇게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7. 애써 윤삼님의 글에 비해 선명하지도, 굳건하지도 못한 관점을 가진 스스로에 대한 자격지심일까? 흐흐흐 (나중에 이런 자격지심을 기억하자...^^) 암튼 생각은 써야 자극을 받는다는 말은 사실인 듯하다. 써놓으니깐 윤삼님의 글도 찾아보고 그러잖아?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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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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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에 대해 아직 정리가 채 끝나지 않은 입장에서 두 분의 글들을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습니다. ^^부가 정보
윤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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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발님/ 안녕하세요? 윤삼입니다. ^^ 평발님의 글에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생각을 하게 됐는데요. 클린턴의 '경제'와 오바마의 '새로운 미국'이라는 그 차이점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오바마 현상에 대해 경계해야 할 목록이 더 추가되지 않나 싶어요. 이를테면 미국의 유권자들은 클린턴 집권 당시에는 '자기 자신'을 단위로 해서 경제적/사회적 처지를 얘기했다면, 지금의 경우에는 '국가'라는 매개를 통해서 자신의 요구를 표현한다는 거죠(물론 두 경우 모두 선거라는 일차적 매개를 통한 것이겠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바마는 ... 글쎄요. 더 경계하게 되네요. ^^평발님하고 저하고 시각 차이 때문에 서로 결론이 엇갈리는 거 같아요. 이를 테면 저는 '오바마가 우리의 삶 자체를 전환시키겠느냐'는 좀 추상적인 시간대에서 얘기하는 셈이고, 평발님은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건 분명한 거 아니겠냐'는 구체적인 시간대에서 얘기하는 거 같아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의 시각을 고수하자면, 부분적인 변화를 가지고 마치 전체적인 변환인 것처럼 스펙터클화하는 신화들이 가장 큰 문제인 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 보자면, 가장 이데올로기적인 신화들인 셈이죠. 그냥 '오바마가 집권하면 이 정도쯤은 개선될 거 같아'라고 담담히 말하는 거 하고 그렇지 않은 거 사이에는 중요한 문제가 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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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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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님/ 별도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드렸습니다. 저도 충분히 윤삼님의 글 의도를 이해하고 있습니다(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좀 더 생각이 치밀해 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