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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절차적·법적으로 문제 없다" 정당성 역설... 8~10일 전당원투표 뒤 합당 의결
18.02.04 18:11l최종 업데이트 18.02.04 18:17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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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은 4일 통합추진파의 '미래당(가칭)'과 통합반대파의 '민주평화당(가칭, 민평당)' 등으로 나뉘어 창당 일정을 예고하며 분당을 공식화했다. 민평당(현 창당준비위)은 오는 6일, 미래당은 오는 13일 각기 창당할 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일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위에서 만나 환담 중인 유승민(왼쪽) 대표와 안철수(오른쪽) 대표.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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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4일 통합추진파의 '미래당(가칭)'과 통합반대파의 '민주평화당(가칭, 민평당)' 등으로 나뉘어 창당 일정을 예고하며 분당을 공식화했다. 민평당(현 창당준비위)은 오는 6일, 미래당은 오는 13일 각기 창당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 총선 때 '녹색 돌풍'으로 화제가 되며 원내 제3정당이 됐던 국민의당(현 38명 의원)은 분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경우 국민의당은 창당 2년만에, 바른정당(유승민 당대표)은 창당 1년만에 각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관련 기사: '광주 싹쓸이' 호남은 왜 국민의당에 '몰표' 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통합파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무위·중앙위원회를 차례로 열며 당헌개정 등 우회로를 통해 합당 추진에 속도를 냈다. 신용현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전당원투표를 통해 합당 의사를 물은 뒤 이를 중앙위에서 의결하는 방식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앞서 당비대납·이중당적 등의 문제로 전당대회 개최가 불가능해지자, 이를 취소한 뒤 전당원투표→중앙위 의결을 통해 합당을 완료하기로 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중앙위 뒤 기자들과 만나 "안에서 절차적 문제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거듭 정당성을 역설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오는 8∼10일 '케이보팅(K-voting)'으로 전당원투표를 진행한 뒤 투표자 과반이 찬성할 경우 11일 중앙위에서 합당을 의결한다. 바른정당이 5일 전대를 통해 합당안을 의결하면, 국민의당-바른정당 오는 13일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 가칭 '미래당'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그러나 안 대표의 합당 추진에 대한 당 내외 비판도 만만치 않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에서도 안 대표가 당 중진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당헌당규 개정 등을 통해 합당을 추진하는 데 대한 비판이 있다고 했다.
현재 미래당 합류 의사를 밝힌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앞서 절차적 문제를 들며 "이성을 찾으라"고 주문했고, 안 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도 "절차적으로 꽤 미흡했다. 법률가가 보기엔 좀 지나친 부분이 있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재 노력하던 의원들은 어디로... 손금주·이찬열·김성식 등 거취는 아직
주로 호남에 지역구를 둔 당내 의원들은 안 대표의 통합을 당에서 저지·반대하다 결국 신당 창당에 뜻을 모았다. 이들은 오는 6일 창당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조배숙 민평당 창당준비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 로고·색상을 발표, "민평당이 국회 캐스팅보트를 충분히 쥘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민평당에 함께하는 의원들은 지역구(15명 천정배·정동영·조배숙·박지원·유성엽·장병완·김광수·김경진·김종회·박준영·윤영일·이용주·정인화·최경환·황주홍), 비례(3명 박주현·장정숙·이상돈) 등 총 18명이다. 그러나 안 대표 측이 앞서부터 비례대표 출당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해, 의석수로는 15석에 불과하다.
여기에 추가 합류가 점쳐지는 이용호 의원까지 오면 민평당은 16석이 된다. 반면 가칭 '미래당'은 통합정당 합류 의사를 명확히 한 국민의당 의원 14명, 바른정당 의원 9명으로 일찌감치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을 넘어섰다. 여기에 중재파로 불리던 박주선·주승용·김동철 의원도 합류하기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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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당 2주년, 촛불 끄는 안철수... 박주선 주승용 통합신당 합류 중재파 중 박주선, 주승용, 김동철 의원은 통합신당 잔류를 선언했다. 지난 2일 국민의당 창당 2주년 기념식에서 케잌 촛불을 끄는 박주선.주승용 의원과 안철수 대표.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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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손금주·박선숙·이찬열·김성식 의원 등 7~8명 의원은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이면 그에 따라 해당 지역의 시·구의원들도 영향을 받게 될 수밖에 없어, 탈당을 하거나 잔류를 선언하는 등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합당 결과에 따라 광주·전남 등 지역 정계도 술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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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호남에 지역구를 둔 당내 의원들은 안 대표의 통합을 당에서 저지·반대하다 결국 신당 창당에 뜻을 모았다. 작년 12월 31일, '보수야합을 중단하고 안 대표 퇴진하라'고 외치는 의원들(김경진 김광수 김종회 박주선 박주현 박준영 박지원 유성엽 윤영일 이상돈 이용주 장정숙 장병완 정동영 정인화 조배숙 천정배 최경환, 가나다 순) 모습. |
ⓒ 유성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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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뒤 지도체제 어떻게? "안 대표 나서야" vs. "이런 식은 안 돼"
합당이 가시화되면서 통합정당 출범 이후에 대한 지도체제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선 안철수·유승민 공동대표 체제보다는 이들이 앞서서 지방선거 인재를 영입하고 선거를 지휘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실제 이날, 회의장에 들어서는 안 대표를 향해 한 남성이 "(통합 뒤) 사퇴를 철회하고 지방선거까지 이끌어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전국 지역위원장 등 400여 명이 모이는 임시중앙위 회의에선 한 여성이 '중앙위 의결만으로는 합당에 관한 당헌 개정은 전혀 가능하지 않다'는 제목의 14쪽 문서를 참가자들에게 현장 배포하며 합당에 반대하기도 했다. 당원이라는 이 여성은 "이런 식의 개정은 불법이다.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를 합당에 유리하게 편법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합당 추진을 멈추라. 이런 정치를 없애자고 정치를 시작한 게 안 대표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같은 시각 여야는 발 빠르게 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민주당은 전현희 의원이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다고 밝혔고,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김민석 원장)도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전국순회 주민 목소리를 듣는 '경청투어'를 통해 지방선거 정책공약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알렸다.
자유한국당도 지난 2일 "분란 없이 하나가 되면 지방선거 이길 수 있다(홍준표 당대표)", "우리는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서 6·13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홍문표 사무총장)"며 전국위를 통해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등 지선을 앞두고 내부 재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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