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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 ‘G7 초청’ 응한 한국...문 대통령 “회피할 필요 없어”

청와대 “G7 초청, 세계 리더국 된다는 의미...중국 반발 않을 것”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0-06-02 17:57:03
수정 2020-06-02 17: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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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청와대 
 
이르면 9월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하고 싶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에 문재인 대통령이 "환영할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G7 초청을 두고 "조금도 회피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현재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한국은 G20에 포함돼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를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생각은 어떠시냐"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금년도 G7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한국을 초청해 주신 것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금년도 G7의 확대 형태로 대면 확대 정상회의가 개최되면 포스트 코로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대면 회의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세계가 정상적인 상황과 경제로 돌아간다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만약 추진되고 있는 일정대로 연내에 문 대통령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이는 G7의 옵서버 자격으로 가는 일회용이고 일시적인 성격이 아니다"라며 "한국이 G11 또는 G12라는 새로운 국제 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G20에 가입한 것도 외교적 경사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G11 또는 G12의 정식 멤버가 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격 상승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전화통화 말미에 문 대통령에게 "이 통화를 대외적으로 언급하시고, 긍정적 발표문을 내시면 좋겠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 한국 국민들도 기뻐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외에 4개국,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 등으로 참여국을 확대할 의사를 밝힌 뒤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온 곳이 문 대통령"이라며 "한국의 발표로 G11 또는 G12으로의 확대를 공식화하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무역을 비롯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갈등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G7 정상회의에 참여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이 한국에 등을 돌린다면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문제에도 자칫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정상 통화에서 중국 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홍콩 문제도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일단 (지금도) 반발하지 않고 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G7 확대 정상회의를 두고 "포스트 코로나의 이정표가 될 것", "세계가 정상적인 상황과 경제로 돌아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겨냥한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내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G7 회의를 확대할 경우의 의제에 대해서는 (전화통화에서) 나오지 않았다"며 "일단 확대 문제 자체가 큰 사안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정상 간의 의견 교환, 의사 표시가 있었던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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