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표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동교동계'로 꼽히는 김한정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해야 될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한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서는 여야 모두 좀 양보를 해야 한다"며 "그중 가장 뜨거운 감자 내지는 참 곤혹스러운 과거사가 바로 두 전직 대통령 문제"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또 이 대표가 먼저 사면이란 화두를 꺼낸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준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 1부속실장으로서 김대중 대통령 임기 말을 지켰던 경험에 빗대어, "문 대통령께서 (관련해) 참 답답하고 억울한 면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빈부격차, (아동)학대, 방역 대응 등 얼마나 일이 많냐"며 "대통령이 좀 편하게, 정파적 이해를 떠나서 일할 수 있도록 정치권도 (여건을) 만들어 드려야 한다"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가 손해를 감수하고 문 대통령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고 봤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최종판결이 나오는) 14일이 지나면, 여기저기서 (사면)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그러면 대통령은 사면하든 안 하든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걸 위해서) 민심과 당심을 읽는 데에 상당히 도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대표가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면 주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당 최고위에서 (논의가) 정리됐지만, 이낙연은 대표이면서 대선주자"라며 "자신이 신념이라고 말한 것을 철회한다면 대선주자로서의 지위가 흔들린다"고 말했다. 또 "이낙연 대표에게는 위기이면서 기회일 수 있다"며 "이걸 잘 풀어내면 정치력으로 인정받는다"라고 했다.
이낙연 vs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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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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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는 "저의 이익만 생각했다면 이런 이야기는 안 했다"(4일, KBS 9시 뉴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번 일은 '대선주자' 이낙연의 승부수가 될 수밖에 없다. 강력한 경쟁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입장이 갈리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는 사면 논란을 두고 "나까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대통령께 부담을 드린다"며 명확히 의견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3일 페이스북에서 다큐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를 언급하며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하기엔 기시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기득권 카르텔(담합)을 개혁하는 것이 곧 민생이며, 이들을 내버려 두고는 그 어떤 민생개혁도 쉽게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더 선명한 개혁을 강조했다.
이낙연 대표로선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국민 통합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면은 통합의 부분적 카드일 뿐"이라며 "국민 통합 이슈는 더 정리하고 강화하는 측면으로 간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 메시지는) 이념과 갈등, 냉소와 조롱을 넘어서겠다는 의제이고, 정치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의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만사가 정쟁으로 치달으면 아무 것도 진전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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