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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얼마나 대단하길래?

  •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3.06.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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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아들 학폭 논란’ 덮을 수 있을까

국정원 문서에 드러난 이동관의 언론장악 음모

반대여론 무릅쓰고 방통위원장에 앉히려는 이유

오는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내정 전부터 ‘아들 학폭 논란’으로 만신창이가 된 이 특보임에도 윤 대통령의 총애는 절대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길래 적잖은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임명을 강행하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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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학폭 논란’ 덮을 수 있을까

이 특보는 아들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와 이미 화해’했고, ‘자사고인 하나고에서 전학’ 갔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라 4명인 데다, 전학 전 학폭위가 열리지 않은 사실이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폭위를 열지 않는 조건으로 전학함으로써 학폭 흔적을 제거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낙마할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 변호사의 인사 검증 통과와 관련해 “아들 학폭 의혹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실이 재조명된다.

정 변호사와 달리 이 특보 아들의 학폭은 사전에 알았으므로 인사 검증을 통과하면 안 된다. 한 장관은 이와 관련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들 학폭보다 더 심각한 문제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아들 학폭’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이명박 정부 시절 이 특보가 보인 언론장악 논란을 이른 말이다.

이 특보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전 인수위원회 대변인,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비서관, 언론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하며 홍보 라인을 총괄했다. 이 과정에 언론을 과도하게 통제하고, 강제로 장악하려고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언론장악을 시도한 사실은 나중에 공개된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기록물, 국가정보원 작성 문건들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동관이 요청해 작성된 국가정보원 문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방송사가 선거기획단 구성 등 선거 방송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바, 공정보도 분위기 조성을 위한 계도 활동 강화 필요

좌 편향 PD와 진행자가 4대강 등 현안을 왜곡 보도해 대책이 시급하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출근길 민심을 호도한다

좌 편향 진행자 퇴출과 출연자 교체를 권고

▲문제 프로그램 폐지와 변경을 끌어내겠다

KBS의 좌 편향 간부, 무소신 간부를 반드시 퇴출하거나 보직을 변경해야 한다

당시 작성된 문서 내용을 보면 단순한 방송 장악 수준이 아니라, 청와대와 국정원이 주도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내용이다.

 

이 때문에 이 특보가 하마평에 오르자 각종 언론사,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언론인 80%가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을 반대하고, 종편 기자들도 75%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 대정부질문 과정에 위 국정원 문건을 공개하며,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내정을 극구 만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MB정권 시절 이동관 특보가 국정원을 동원해 언론인 사상을 검열하고, 인사에 부당 개입한 거 아니냐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지적한 인사 개입은 이 특보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하던 2010년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 홍보수석실이 국가정보원에 KBS 내 ‘좌편향’ 인사를 파악하라고 지시한다. 이후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생산된 국정원 문건에 따라 KBS 일부 간부의 보직이 실제로 변경된다.

이 특보가 청와대 재직 시절 공영방송 조직개편에 간여한 정황이 국정원 문건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2008년 청와대 대변인 시절 이 특보는 개인적인 일로 언론과의 마찰을 일으킨 적도 있다.

이 특보가 농지법 위반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 서류를 제출했는데 이 사실을 국민일보 기자들의 취재에 걸렸다. 이 특보는 편집국장과 사회부장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했고, 결국 보도되지 않았다. 당시 이 특보는 이에 대해서 해당 편집국장과 친분이 있어 봐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지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이 특보는 또 MBC ‘PD수첩’의 광우병 방송에 대해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사회의 공기가 아닌 흉기, 음주 운전자에게 차를 맡긴 셈, 저질 방송, 도덕 불감증”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공영방송인 MBC를 겁박했다.

지난 2019년 유튜브 영상 ‘신의한수’에 출연해선 “보수 우파의 제대로 된 분들은 지상파 안 보니까.”라고 말해 편향된 언론관을 그대로 드러냈다.

최근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이동관이 방통위원장에 지명되면 공영방송 없애버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방통위원장의 주요 자질 중 하나가 미디어에 대한 균형감각을 갖췄는가 하는 것인데, 언론을 정치 진영 논리의 유불리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 특보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통위원장에 앉히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정청래 의원은 “MB 정권 시절 언론계 저승사자 이동관씨를 거센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임명하려는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실정을 덮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얄팍한 꼼수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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