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분단과 전쟁', '전쟁과 분단'을 전혀 다르게 기억하는 두개의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1953년 비극적 전쟁의 일시정지로 인해 갈등과 분단이 해소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공고하게 유지되어 온 지난 70년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전쟁상태의 종식과 평화로운 미래를 계획하려는 분단극복의 의지가 있다.
한편엔 지금까지 70년간 이룩한 성과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걸 위협하는 상대에게 결코 굴복할 수 없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금껏 함께 해 온 한미동맹 70년을 더욱 공고하게 해야 한다는 '과거 지향, 현실 유지'의 태도가 있다.
이들은 "누가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적인지, 그 적에 대항하여 우리의 편에 서 줄 나라는 어느 나라인지에 대해서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국가안보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적과 아를 분명히 하라고 윽박지른다.
사실상 여기저기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이들에게 자칫 '반국가세력'으로 몰릴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의연히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분단을 뛰어넘는 '의식의 혁명'을 꿈꾸는 예술가들이 있다.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27일까지 35일간 독일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장벽'(Die Berliner Mauer)을 배경으로, 34년 전 거기선 사라졌지만 우리에겐 남아있는 철조망을 설치하고 그걸 뛰어넘는 초유의 전시회가 열린다.
설치미술가인 차주만 작가가 대표로 있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예술가들'(평통예모)이 2년전부터 계획해 독일측 '베를린장벽기념재단'(Stiftung Berliner Mauer), '베를린 브란덴부르크궁전과 정원재단'(Stiftung Preußische Schlösser und Gärten Berlin-Brandenburg), 포츠담시, '프리데 스프링어재단'(Friede Springer Stiftung), '브란덴부르크주 시민정치교육센터'(Brandenburgische Landeszentrale für politische Bildung), 'SED독재청산재단'(Bundesstiftung zur Aufarbeitung der SED-Diktatur)등의 초청을 받아 실현된 일이다.
독일에서 그 자체가 냉전과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장벽'을 전시공간으로 허락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한다. 독일측은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1년전에 후원과 초청 등 절차를 이미 마무리했다.
평통예모와 독일 '아트 프로젝트 베를린-브란덴부르크'(KuBB, Kunstprojekte Berlin-Brandenburg gUG)가 공동 주최하는 전시회의 명칭은 '한국전쟁 정전 70주년-베를린 평화 프로젝트', 주제는 '유토피아 ? ! 평화. 코리아-독일-그리고 세계'
무너진 베를린장벽과 바벨스베르크(Babelsberg)궁전, 포츠담미술관(Kunstraum Potsdam-Waschhaus)에서 야외 설치미술이 전시되고, 포츠담미술관에서는 회화, 사진, 판화, 영상, 퍼포먼스 등 실내전시가 이뤄진다.
철거된 베를린장벽에 전시되는 한반도의 철책이라니. 어떤 모습일까.
'믿음만 있다면 건널 수 있다'
세곳의 전시장 야외에 설치되는 차주만 작가의 작품이다. 휴전선 '철조망'을 고무로 만들었다. 실제 철조망보다 더 위협적이어서 누구나 접근을 꺼리지만 막상 가짜 철조망임을 알고 난 후에는 의식적으로 철조망을 벌리고 넘나드는 행위를 하게 된다.
"나는 실제보다도 더 실제 같은 가짜 철조망 '장벽'을 통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어떠한 장벽들' 에 대해서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나는 이 작품으로 인해 관념화된 의식이 깨지고 각자의 일상에서 삶에 대한 소소한 혁명이 일어나 개개인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작가는 베를린장벽처럼 한반도의 휴전선도 무너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극성이던 2년전 오두산전망대에서 채 3 세제곱미터가 되지 않는 크기로 전시했던 것을 이번엔 50m(베를린장벽), 40m(바벨스베르크 궁전), 10m(포츠담미술관)로 대폭 늘려서 작업했다.
'그어지다. 지우다'
일제 식민지시절 와세다대학을 나와 기자생활도 했던 한 엘리트 청년이 한국전쟁 직후 보도연맹에 연루돼 학살당했다. 유복자로 태어난 그의 자식은 '빨갱이'로 손가락질하는 험악한 사회를 견디지 못해 술과 가정폭력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등지고 깊은 산속에서 은둔하고 있다. 또 그의 자식은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이혼한 어머니와 형편없이 무너진 가정으로 이어지는 삼대의 비극을 온몸으로 뒤집어쓴 채 비틀거리며 살아 왔다.
한국의 근현대사가 가한 고통과 상처는 나와 나의 조국 한반도의 현재 상황이다. 관객은 먹물과 붓으로 예술가의 신체에 색을 칠하고 예술가는 자신의 의지로 그 얼룩을 닦아내면서 상처를 지워 나간다.
이현정 작가의 퍼포먼스는 지금 현재 우리의 상황을 세계인과 함께 인식하려는 몸짓이고 맹성을 촉구하며, 희망을 찾으려는 몸부림이다.
예술가의 행위가 이렇듯 삶의 반영이고 자신의 이야기일때 설득력이 배가된다는 건 한국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바이다.
작품과 소통하는 작가, 관객의 여러 행위들은 전시기간에 영상으로도 송출할 계획이다.
전시기획자이자 총감독, 대표작가의 다역을 해내며 후원, 협찬을 이끌어내고 작품준비도 하느라 분주한 차주만 작가를 출국 전인 지난 4일 광화문 [통일뉴스] 사무실에서 만나 전시회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통일뉴스 : 전시명을 '한국전쟁 정전 70주년-베를린 평화 프로젝트'라고 하고 주제는 '유토피아? ! 평화 코리아-독일, 그리고 세계'라고 명명했는데, 우선 전시회 취지랄까 의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차주만 작가 : 전시명은 제가 보낸 걸 그대로 썼는데, 주제는 저도 제안을 했지만 독일측에서 고집한 내용이 반영된 겁니다. 독일 분위기는 모든 기성 제도와 경향을 부정하는 반(反)예술적, 반(反)문화적 전위운동인 '플럭서스'(FLUXUS) 운동의 영향이 있어요. 주제가 구체적이지 않고 전위적인 걸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어떤 '기호'같은 느낌이 들죠. 뭐라고 명명하기 애매모호한 부분들이 있지만 예술을 제한하지 않고 확장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작명한 것 같습니다. 저는 무너진 베를린장벽에 한반도의 철책을 세우려는 발상으로 시작했는데, 주제에 대해서는 독일측에서 놓치고 싶지 않다며 고집을 했어요.
□ 베를린장벽과 바벨스베르크궁전, 포츠담미술관에서 야외설치, 포츠담미술관에서 실내전시가 있습니다. 장르도 설치미술, 회화, 영상,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하고 작가만 국내외에서 20여명이 참가하는데, 규모가 굉장히 큰 전시회죠.
■ 처음엔 제안을 하면서도 실현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그 장소가 본래 전시공간도 아니고 공공장소여서 초대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죠. 예를들어 서울 광화문광장에 철조망 작품을 35일간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특히 이번에 전시가 이뤄지는 베를린장벽은 독일인들이 신성한 느낌을 갖고 있는 장소여서 독일측에서 오히려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전 전시주제에 대해서도 말했지만, 전시현장이 독일이고 여러 상황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우리 방식대로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감안해야죠. 중요한 건 전시 목적을 실현하는거니까요.
참여 작가가 국내에서만 12명이 되는데 그것보다는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40대에서 90대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하게 독보적인 내용을 가지고 작업을 해 온 분들이고 실제로 대단한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에요.
전시 참여 국내 작가
차주만 (설치미술)
차주만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2회의 개인전을 국내·외에서 개최했다. 2022년 창원 국제 조각 비엔날레, 2021년 여수 국제미술제, 2016년 스위스 몽튀르 조각 비엔날레, 2014년 모스크바 비엔날레, 2014년 9회 상하이 국제예술제, 2006년 부산비엔날레 조각 프로젝트, 2002년 부산비엔날레 바다 미술제, 2007년 상하이 Zhao gallery개관 기념전 '한·중 현대미술전' 외 다수의 국내· 외 전시회에 참여했다.
2010부터 2014까지 DMZ 민통선 예술제 국제미술전(민통선 예술제 운영위) 미술감독, 2015부터 2019년까지 DMZ순례 국제미술전 (사단법인 남·북 강원도 협력협회) 미술감독, 2018평창 문화올림픽 DMZ 아트페스타 (문화 체육 관광부, 강원문화재단) 미술감독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 6개 대학에서 강의했다.
2016년 통일부 민간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예술가들' 을 조직하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승택 (설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각가를 졸업한 이승택은 "한국 전위미술 선구자",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2009)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렸고, 80이 넘은 늦은 나이에 세계적인 전위작가로 떠올랐다.
그를 두고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디렉터는 "세계 미술사에 남을 독자적인 작가"라고, 토비아스 버거 홍콩 엠플러스(M+) 미술관 큐레이터는 "현대 미술사를 다시 쓸 작가"라고 평했다. 19회의 개인전을 서울, 베니스, 런던, 뉴욕, 도쿄 등에서 개최하였고 김세중조각상, 은관문화훈장, JCC 예술상을 수상하였다.
이건용 (회화)
이건용 작가는 미국 미술 매체 아트시(Artsy) 선정 '지금 주목해야 할 세계예술가 35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작가이다. 이건용 작가는 국내 1세대 행위예술 및 실험미술가로 캔버스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은 채 자신의 신체 가동 범위만큼 붓을 휘두르는 이른바 '신체 드로잉'으로 유명하다. 아트시 측은 "이건용의 작품 제작 과정은 최종 작품으로서 바라볼 가치가 있다"며 "그가 50년간 지속해 온 퍼포먼스 및 제스처 실험은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최근 더 많은 국제적 찬사를 받고 있다" 라고 평했다. 28회의 개인전을 서울, 미국, 호주. 중국에서 개최하였고 한민족 문화대상, 이인성 미술상, LIS 리스본 국제전 대상 등을 수상하였다.
이태호 (판화)
몽클레어 주립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한 이태호 작가는 멀티아티스트, 미술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후기조각회'와 '현실과발언' 등에서 그룹 활동하고 국내·외 6회의 개인전과 광주비엔날레, '예술과 언어 2020' 서울 학고재 갤러리, 2013년 독일 뒤셀도르프 제2차 파도 등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아시아의지금', '부산비엔날레 조각프로젝트', '낙산프로젝트', '입양인-경계인의시선' 등 기획 및 감독했다.
저서로는 '2020. 서울 나무미술의 자갈 현대사', '미술 세상을 바꾸다', '현대미술의 빗장을 따다-인상주의 다시보기' 등이 있고, 번역서 '포스트모더니즘', '미술비평-그림읽는 즐거움'이 있다.
작품집 '근대짱돌의 역사' 등이 출간되어 있다.
육근병 (영상)
아트선재, 일민미술관, 국제화랑, 독일, 일본, 벨기에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육근병은 한국의 대표적 미디어 설치작가이다. 그는 9회 카셀도큐멘타에 한국 작가로는 백남준에 이어 두 번째로 초대되어 국제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게 된다. 상파울로비엔날레, 리옹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Echigo-Tshumari art 트리엔날레를 비롯 중국, 독일 스페인,호주,미국, 케나다,일본등의 중요한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일본 도호쿠예술공과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미술대학 교수를 지냈다. 문화예술상(일맥문화재단). ZKM수상, International Award for Video Art, 칼스루에 독일. 토탈 미술상, 예술평론가협회 최우수 작가상, 한국 미술기자협회 미술 기자상 등 수상하였으며, 현재 UN프로젝트(UN빌딩)를 준비하고 있다.
김재홍 (회화)
김재홍 작가는 사비나미술관을 비롯 한국과 프랑스에서 열한번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주요전시로는 '2019~2020 <더 스퀘어>'(경기도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2019 광장 전(국립현대미술관), '2017 균열 전(국립현대미술관), '청년의초상'(국립역사박물관), '2010 경기도의힘' 전(경기도미술관), '2009 UltraSkin'(코리아나 미술관), '2009 그리다 전' (서울시립미술관), '2008년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새크라멘토 대학교 도서관 갤러리', '2005 장면들'(서울시립미술관), 2001년 <환경과 예술, 새로운 아틀란티스의 꿈>(부산광역시립미술관), 1999년 서울 사비나미술관, 1999년 마이애미 컨벤션 센터(Miami Art Fair)등이 있으며 그 외 80여회 국내·외 전시회에 참여했다.
홍이현숙 (영상)
2005년 이후 9번의 개인전을 서울, 부천, 노르웨이 등에서 개최했다. 2018년 태화강 국제아트페스타, 2018년 <경기자료실_나우> GMOMA 특별전, 2017년 <공간 속의 먼지> 문화창고기지, 2015년 <마고할미의 판파이프> 영화 전시회 'DMZ' 아트선제, 2014년 미국 시카고 한인문화원 <엄마의 눈> 2011 리퀴드 문 II, 서울-뒤셀도르프 교류전, 금천아트팩토리 ps333, 2010년 뒤셀도르프-서울교류전, 독일 뒤셀도르프, Plan-D 갤러리 등 실험적 작업을 영상과 설치, 퍼포먼스 방식으로 왕성한 작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한편, 노르웨이, 몽골, 모로코, 우즈베키스탄, 뒤셀도르프, 사마르칸트, 타슈켄트, 런던, 리버풀 등지에서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참여 및 창작여행과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매리 (설치, 영상)
2022 산폴로 갤러리(베니스), 'Poetry Delivery 2017',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광주), 'The Next Step', 2017, 엘가위머P.C.C(뉴욕,), 'Expanding the Paradigm', 'Walking the Truth', 2015, 크레타 국립 현대미술관(그리스) 외에 39회의 개인전을 국내·외에서 개최했다.
2022 아시아 문화의 전당 'The 4th Today's Documents_A Stitch in Time', 2019 투데이 아트 뮤지엄(베이징), '2018 광주비엔날레: 핀란드 파빌리온 프로젝트', 무각사(광주), '2015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2012 광주비엔날레'(광주,) 'DMZ 아트 페스타 2017-2019'(DMZ, 한국), '2015 고베 비엔날레'(고베, 일본), '2011 소피아 비엔날레'(소피아, 불가리아) 등 약 500회 이상 참가했다.
강혜정 (회화)
강혜정 작가는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한국화과)를 졸업했으며, 6회의 개인전과 2023 LA아트쇼 및 스페인, 홍콩, 중국 등 100여 회의 국내·외 아트페어와 그룹전에 참가했다. KPAM 대한민국미술제 대상과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아시아 태평양 미술대상전 우수상, 2021 여성작가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인사아트미술대전 심사위원, 도시문화공공예술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작품은 메가MGC커피, 삼안산업(주), 스페이스 신선(주), 한국환경연구소(주), 세종한의원, 유앤팜스뱅(주) 등에 소장되어 있다.
안세권 (사진)
안세권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사 및 전문사로 졸업하고 6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사진, 필름 설치로 참여하여 국가관 상인 영광스러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2005년 가나아트 1회 공모전 대상 수상, 2003 서울시립미술관 청계천프로젝트 <물 위를 걷는 사람들> 전시를 시작으로 동강 국제사진전, 2008년 대구 사진 비엔날래, 2007~2009년 <메가시티>프랑크푸르트, 베를린, 에스토니아, 스페인 팜플로나 등 건축가들과 유럽 순회전을, 휴스턴현대미술관, 런던문화원, 베트남, 상하이, 홍콩, 캐나다등 문화원 순회전으로 국제적인 전시회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미술관, 대구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성곡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이현정 (설치)
이현정작가는 6회의 개인 전시회를 CIKA 미술관 및 대안공간 이포 등에서 개최하였고 갤러리 호호 1호 레지던시 작가로 선발되어 6개월의 레지던시 및 결과 보고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열린 2018 DMZ 평화순례 국제미술전, 2018 평창문화올림픽 DMZ아트페스타, 2018 평창 패럴림픽 DMZ아트페스타에 참가했으며 두개의 대형입체 작품은 DMZ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후 2019 제주국제실험예술제, 2019 카투만두 '나마스테 네팔', 2021 여수 국제미술제, 2021 DMZ 땅의 숨결(양평군립미술관), 2021 서울아트쇼기획 설치미술 6인 초대전 등에 참여했으며 그녀가 제작한 특별한 그림책 '씨발' 은 한국에서 두 번의 Artbook 전시회와 싱가폴 Book 전시회에 초대되었다.
오순미 (설치)
오순미 작가는 2021 바람이 불지 않는 거울연못 (부천아트벙커B39) 외 인도, 노르웨이등에서 7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8 Mauser EcoHouse 국제 예술가레지던스참가(코스타리카), 2017 PINEA-LINEA DE COSTA (로타, 스페인), 2016 KUNSTNARHUSET MESSEN (ALVIK, 노르웨이), 2013 제주 현대 미술관 창작스튜디오(제주도, 한국), 2010 The Vermont Studio Center (Vermont, 미국)에서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2021 미술관은 진화한다 (양평군립미술관, ) 5·18 40주년 기념 특별전(광주시립미술관), 청주 공예 비엔날레(청주시), 2019 족쇄와코뚜레(OCI 미술관, 서울), La reunificacion pacifica de las dos Corea (부에노스아이레스현대미술관), 2016 Proverommet (베르겐국립미술관, 노르웨이) 등 기획전에 참여했다.
□ 2년간 준비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오는 23일부터 전시가 시작됩니다. 어떤 계기로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나요.
■ 1999년에 경기도 연천군에서 민통선예술제가 처음 열렸는데, 그전까지 DMZ 관련 문화행사가 간헐적으로 있긴 했지만 이때 처음으로 연례적으로 시작된 겁니다. 규모는 좀 작았지만 그래도 매년 지속적으로 열린 예술제거든요.
제가 2010년부터 예술제 미술감독으로 활동을 했는데, 그때까지 국내작가들만 참여하던 이 예술제를 국제전으로 확장을 했어요.
해외작가들을 불러서 같이 전방 투어도 하고 전시도 했죠. 민통선 예술제를 한 5년하고 난 뒤에는 강원도에서도 5년정도 미술감독으로 외국작가들과 작업을 했으니까 10년 정도 활동을 한 셈이죠.
그때 느낀게, 전방 현장에서 그런 예술행위를 하는 것이 의미는 있는데 그 이상의 효과가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일단 대중들과 접촉이 제한이 있다보니까, 그렇게 열정을 쏟아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소득없이 사라지는게 너무 아쉬운 거에요.
2010년 처음 미술가들과 의기투합해 평통예모를 만들었다가 2016년부터는 범 예술분야로 확장해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는데, 이때부터 해외 활동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작가들이 작품에 쏟은 열정만큼 대중들과 만나길 원했어요. 그래서 해외에서도 되도록이면 대중들과 만날 수 있고 화제를 일으킬 수 있는 광장에서 전시를 하려고 했죠.
2019년에 미국 보스톤시청에서 전시가 거의 결정됐다가 코로나때문에 무기 연기된 적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해마다 기회가 되는대로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 그럼 다음번 해외 전시도 준비를 하고 계시겠군요.
■ 지금 로마 바티칸쪽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획은 계획일 뿐 그대로 잘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3년 걸릴 수도 있구요.
뉴욕 유엔본부를 고무 철조망으로 감아서 최소한 유엔본부 직원들이 하루정도는 철책을 벌리고 평화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강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차 작가는 "여러 단체들이 있는데 자기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뭔가 협력해서 일하는 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며, 연방 "되게 힘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성과를 남기려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호흡하듯이 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정부의 기조 변화같은 것으로부터도 좀 자유롭게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이야기다.
그러기 위해선 "주도하려고 하지 않고 먼저 서로 존중하고 양보부터 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 앞으로 지속적으로 세계인들과 만나면서 이런 작업을 계속할텐데, 이제부터는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많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이 더욱 커진다고 했다.
"뭔가 재밌어야 관심을 갖잖아요." 식상하지 않게,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좀 더 열정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 생각하신대로 전시가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그런데 해외 전시에는 비용도 많이 들지 않나요. 이번 전시회 비용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 이번에 저희가 독일측에 참 감사한 것이..사실은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가지고 독일 현장에서 전 세계에 말을 하는 건데, 독일에서 전체 비용의 절반을 자기들이 부담하겠다고 나서준거에요.
전시 비용에 대해 묻자 차 작가는 착잡한 표정으로 처음엔 주저하더니 이내 마음을 비운 듯 그동안의 속앓이를 털어놓았다.
독일측에서 성의껏 준비해준데 대한 고마움, 작가들을 충분히 대우하지 못하데 따른 미안함, 전시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서운함, 오히려 인색하고 배려가 부족한 정부에 대한 섭섭함, 그러나 그 와중에도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고 도와준 분들에 대한 믿음.
처음 기획할 때부터 첫째 적정규모의 합리적(?)인 예산, 절약해서 어떻게든 진행할 수 있는 최소 규모의 예산, 그리고 전시가 취소되기 직전 억지로라도 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까지 세단계로 나누어 예산을 계획했다.
지금 상태는 일단 전시를 할 수는 있는 상황. 그렇지만 작가들이 자비로 독일까지 가게한 것, 스탭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못내 아쉽다.
2,500만원을 협찬으로 받았고 나머지 9,000만원~1억원은 차 작가가 작품을 팔아서 마련했다.
설치미술가의 작품도 팔리냐고 묻자 "연구를 많이 하죠. 판매용으로, '베를린 평화프로젝트' 한정판으로 100개를 만들어서 한 작품당 100만원씩, 1억원을 만들자. 뭐 그렇게 하는 거죠."라고 답한다. 배포 유하다.
불가리아 출신의 대지예술(land art, earthworks)가인 크리스토 자바체프가 자신의 아이디어 스케치를 전시 판매해 파리 개선문 포장 프로젝트 비용을 충당한 사례를 들려준다.
평화와 통일만한 가치가 있을 수 있겠느냐는 이 낙천적인 작가는 그러면서 "저도 크리스토를 거론하면서 작품을 팔았다는게 자랑스럽다"고 웃는다.
이번 전시가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도 않고 팔지도 않을 거지만 전시 참여작가중 이건용 화백을 비롯해 몇명의 작가가 혼쾌히 작품을 기증해주었다.
그렇게 비용을 만들고 어쨌든 지금 전시 작품들은 독일로 보냈고 현지에선 디스플레이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가지 끝내 아쉬운 건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극적 태도였다.
독일측 재단 세곳에서는 작년에 초청장을 보내주면서 통일부 명칭후원이라도 받아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통일부는 관행적으로 2~3개월 전에 하는 일이라며 전시를 한달 앞두고서야 후원 확정을 했다.
현지에서도 연방정부에 기금신청하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절차였고, 한국측의 관심과 지지가 있는 전시라는 걸 알리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아서 불편한 상황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 우여곡절이 참 많았군요. 이제 전시는 사전에 계획한대로 진행되겠죠.
■ 한국에서는 5명 작가 포함 12명이 독일로 가서 열흘정도 체류할 예정입니다. 오픈행사 참석자 명단이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는데, 독일측 각 재단 관계자들과 협찬했던 분들도 오실 겁니다. 현지 교민들도 많이 오시기를 바랍니다. 총영사도 오시기로 했고 현지 한인 예술가 공연팀의 공연도 있습니다.
□ 독일까지 못가는 분들은 어떻게 감상할 수 있나요.
유튜브 생중계까지는 계획을 못했구요. 아카이브 작업은 100% 합니다. 간단한 사진과 영상 자료, 전시 모습은 영상 작업을 해서 유튜브에도 올리긴 할 겁니다. 또 언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자료가 만들어지는대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통일뉴스] 유튜브 채널에도 올려주신다면 가장 빨리 제공하겠습니다.
1961년 8월 13일 구 동독은 동서 베를린 국경을 완전 봉쇄한 가운데 전격적으로 철조망을 설치하고 며칠 후부터 서베를린 방향으로 벽돌과 몰타르를 이용해 장벽을 구축했다.
1989년 11월 9일 국경제한이 풀려 동서 베를린 자유왕래가 허용되면서 철거될 때까지 베를린 장벽은 28년간 미쏘 냉전과 독일 분단의 상징이었다.
이듬해인 1990년 동서독은 경제, 통화, 사회 통합 협상을 통해 통일조약에 조인하고, 주변국들과 2+4협상을 통해 공식적으로 주권을 인정받는 과정을 거쳐 그해 10월 3일 동독 지역 5개 주가 서독으로 편입되는 흡수통일의 과정을 마무리했다.
높이 3.6m, 폭 1.2m의 견고한 콘크리트 장벽은 동서 베를린을 분단시켰다. 장벽으로부터 동베를린 방향에 설치된 철조망까지 15~150m 폭의 민간인 통제 구역을 두고 지뢰, 도랑, 감시탑 등 시설물이 설치되어 마치 남북의 '군사분계선'처럼 되었다.
처음엔 동베를린 방향의 철조망을 세우기 시작해서 수개월에 걸쳐 서베를린 쪽으로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했다.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 MDL)을 기준으로 남북이 양쪽으로 2km씩 남방 및 북방한계선(SLL, NLL)을 설정해 폭 4km의 'DMZ'를 두어 대치하고 있는 모습과 얼핏 흡사하게도 보인다. 허나 어디 그뿐인가. 우리는 지금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DMZ)라는 표현이 무색한 '중무장 DMZ'보다 더 두터운 '민간인통제선'(Civilian Control Line, CCL, 민통선)이 분계선 아래 10km까지 접근을 불허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그동안 출입이 금지됐던 브란덴브루크 문이 다시 열리면서 대부분의 장벽은 철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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