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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은경 혁신위에 "폭탄 던져" "혁신 시늉만" 혹독한 비판

  •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3.08.11 07:55
  •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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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지구 끓게 됐으니 태풍 이상해져…인간 자초한 뉴노멀”

김은경 혁신위에 “내로남불 극복 없이 팬덤정치 논쟁만”, “혁신 시늉” 지적

11일 개최 예정인 잼버리 K팝 콘서트에 안전 우려 제기돼

“잼버리 사태,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의 미래였다”

제6호 태풍 ‘카눈’이 지난 10일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11일 주요 아침신문은 1면에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 소식을 전하고 피해 사진을 실었다.

▲ 11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태풍 카눈의 이동 경로와 속도, 강도 등은 예측불허였다. 카눈은 대체로 북동진하는 일반 태풍과는 달리 북서진했고, 1951년 태풍 경로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 내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른 태풍이다. 태풍의 이동 속도도 평균의 절반에 불과했다. 카눈은 한반도 내륙에서만 33시간 가량 머물다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겨레 사진 갈무리.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기후변화’는 일반적 경로와 달랐던 태풍 패턴의 이유로 꼽혔다. 경향신문은 기사 <‘평균 절반’ 느린 속도로 동쪽 아닌 서쪽 진행, 14일 동안 태풍 구조 유지, 이례적 길게 ‘생존’>에서 “근본적으로 ‘카눈’이 한반도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기후변화일 수 있다”며 “태풍은 ‘뜨거운 해수’를 먹이 삼아 큰다. 통상 태풍은 깊은 바다의 차가운 물까지 끌어올리면서 약화한다. 카눈은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경로를 보인 게 두 차례인데, 모두 세력이 크게 약화하지 않았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기후변화가 모든 태풍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오병상의 라이프톡’에서 오병상 칼럼니스트는 “바다가 뜨거워지면 열대저기압인 태풍이 자주 발생하며, 수증기를 더 많이 빨아들여 강력해진다. 북극까지 더워지면서 적도 지역과 온도 차가 줄어들면 바람이 약해지고 태풍의 이동속도는 느려진다”며 “지구가 끓게 됐으니 태풍이 이상해진 건 당연하다. 인간이 자초한 뉴 노멀”이라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인재 재발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대한 기사도 이어졌다. 충북과 청주시는 침수 가능성이 있는 하천변 도로와 지하차도, 다리의 통행을 선제적으로 통제했다. 한겨레는 기사 <‘오송 참사 되풀이되지 않게…’ 충북, 지하차도 등 선제적 통제>에서 “지난달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지역은 카눈의 한반도 상륙이 임박하자 하천 범람과 지하시설 침수 대처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경북 예천군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했다. 지난달 중순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어 실종자 2명이 발생했는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 마을의 주민들은 추가 피해에 불안해하며 노인회관으로 대피했다. 동아일보는 기사 <산사태-침수 한달만에 태풍 덮쳐 예천 주민 대피, 오송은 제방 쌓아>에서 선제적인 임시제방 보강 작업을 진행한 청주시와 불안해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태풍 피해 상황을 제보하는 ‘시민 톡파원’ 사례도 공유됐다. 중앙일보는 기사 <“태화강 도로 침수” 시민 톡파원들 동네 상황 공유>에서 “시민이 전국 각지의 기상 및 도로 상황 정보를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으로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며 실시간 피해 상황을 공유하는 네이버의 오픈톡과 카카오의 오픈채팅방을 소개했다. 카카오는 다음 포털에도 ‘제6호 태풍 카눈’ 페이지를 만들고 기상청 특보 현황, 행동요령 등 정보를 제공 중이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김은경 혁신위에 “내로남불 극복 없이 팬덤정치 논쟁만”, “혁신 시늉” 지적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0일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때 대의원 투표를 없애고,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김은경 혁신위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마지막 혁신안을 발표한 후 출범 51일 만에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11일 아침신문에선 김은경 혁신위와 혁신안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에 해당 소식을 실었다.

경향신문은 4면 기사 <‘내로남불’ 극복 방안 못 내고 ‘팬덤정치’ 논쟁 불씨만>에서 “혁신위는 ‘윤리정당 회복’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출범했지만 당의 비윤리성·내로남불 극복 방안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채 활동을 조기 종료했다”며 “혁신위가 실패로 끝나면서 이재명 대표 리더십은 상처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공천 개혁 하라면서 팬덤정치 못 끊은 민주당 ‘반쪽 혁신위’>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도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왜곡하는 팬덤정치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강성 권리당원들 의견이 과잉 대표될 수 있다”며 “내년 총선 공천과 관계 없고, 당내 분란만 키우는 대의원 문제가 지금 시급한 것인지 의문이다. 혁신위 존재 이유이자 온정주의·내로남불을 극복하는 뚜렷한 도덕성 회복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한겨레도 <쇄신 물꼬는커녕, 당내 세력 갈등만 부추긴 민주당 혁신안>에서 김은경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은 국민의 피부엔 그리 와닿지 않는 반면, 당 내부적인 폭발력은 강한 사안이라며 “혁신위가 잇단 설화와 논란으로 신뢰 상실을 자초한 데 이어, 민심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근본 원인인 ‘도덕성 문제’와는 무관한 답을 내놓은 탓 당 안에선 ‘혁신안이 혁신의 불쏘시개가 아니라 당내 갈등의 화약고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도 “대의원제는 친이재명계 쪽에서 계속 주장해왔던 것이기에 결국 혁신위가 대의원 권한을 축소해 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친명계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며 “무엇보다 국민이 바라는 건 민주당의 도덕적 반성, 윤리적 쇄신인데, 왜 혁신위가 당권 문제만 건드렸느냐는 의문 또한 커졌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기사 <개딸 뜻대로 혁신안 ‘폭탄’ 던지고…김은경 떠났다>에서 “혁신위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라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혁신안을 발표했다”고 했다. 사설에서도 “혁신위가 스스로 물의만 일으킨 채 좌초한 것은 출범 때부터 예정됐었다”며 “혁신위원 대부분이 ‘재야 친명계’로 구성된 가운데 핵심 현안인 ‘이재명 리스크’는 손도 못 댔다. 이런 혁신위로는 변죽만 울릴 뿐 진짜 혁신엔 손도 못 댈 것이란 예측이 실현된 셈”이라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는 “민주당은 해만 뜨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약자 배려를 외쳐 왔다. 하지만 168석의 의석을 갖고도 그런 가치들을 실현하는 입법 임무는 제쳐둔 채 국정 발목잡기식 대여 투쟁과 계파싸움으로 날밤을 보낸 끝에 국민에게 외면당하게 된 것 아닌가”라며 “국민은 대의원제 폐지 같은 ‘혁신안’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진정한 혁신은 대표의 사법리스크 희석을 위해 코드 인사를 내세워 혁신 시늉만 내는 ‘혁신 쇼’가 아니다. 내로남불과 입법 폭주, 방탄국회 등 민주당의 전유물이 된 모든 부정적 행태들을 청산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기사 <“대표 선출 때 대의원투표 폐지”…개딸 당원 권한 강화>에서 “친명(친이재명)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주장해온 대의원제 폐지와 비슷한 취지여서 당내에선 ‘사실상 대의원제 폐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했다. 이어 “지난 1년간 민주당 이미지가 나빠진 이유로 무당층 유권자들은 ‘비리 의혹’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런데도 혁신위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논란에 대해선 한마디도 지적하지 않은 것은 모순적”이라는 민주당 당직자의 발언을 전했다.

 

“잼버리 사태,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의 미래였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1일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린다. 폐영식과 콘서트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태풍 카눈으로 10일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 야외 프로그램이 모두 취소된 가운데, K팝 콘서트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겨레는 태풍 안전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급하게 무대 설치가 이뤄지고 있는 월드컵경기장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겨레는 <안전 우려에…잼버리 콘서트 ‘떨리는 무대’>에서 “경기장 내부에 설치될 예정이었던 이동식 화장실은 위치 지정이 늦어져 철수될 뻔했다”며 “컨트롤타워가 없으니 현장 상황도 모르고 결정도 늦다. ‘개판 5분 전’이다”라는 현장 업체 직원의 말을 전했다.

아울러 부처 간 소통이 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며 “여성가족부가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둘 공간을 서울시설공단에 물어봤지만, 공단 쪽도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어떻게 공간을 사용할지 통보를 해주지 않았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에 여가부 관계자는 ‘협조가 잘 안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공간사용이나 동선이 전날 오전까지도 확정되지 않은 탓”이라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기사 <뒷수습도 혼선·무능…여당선 ‘여가부 폐지’ 꺼내 책임 희석>에서 “잼버리 대원들을 새만금에서 조기 철수시킨 정부가 비상대피 과정에서도 혼선을 빚어 빈축을 사고 있다. 뒷수습 과정에서도 무능함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위기 대응 시 민관의 자원을 사실상 징발해 잼버리가 ‘민폐’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당 일각에선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수면 아래에 있던 여성가족부 폐지론을 다시 꺼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후 정치학자는 경향신문 ‘정동칼럼’에서 “잼버리 사태의 근본 원인은 중앙과 지방의 격차 심화, 근시안적 개발주의가 언젠가는 성공하리라는 시대착오적 오만에 있을 것”이라며 “잼버리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는 계통이 없었고, 책임감이 없었고, 상식도 없었다”고 했다.

이 정치학자는 그 이유로 “감사와 수사가 국정 기조가 되면 공무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현장의 합리적 건의가 계속 묵살되면 그다음엔 ‘알면서 무얼 했느냐’는 질책이 두려워 더욱 입을 닫게 된다”고 설명하며 “잼버리 사태는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의 미래였다”고 했다.

▲ 경향신문 칼럼 갈무리.

조선일보는 <잼버리 조직위 그 많은 자리 차지한 사람들 다 어디 갔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너도 나도 한자리 하고 싶어서 안달이던 사람들이 정작 일은 하지 않았다. 문제가 생기자 서로 서로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며 “국제 행사를 순전히 지역 예산 따기 용으로 무책임하게 유치하고, 일단 유치하면 본행사는 뒷전이고, 공직자들은 빛나는 자리 차지하기 경쟁을 벌인다. 문제가 생기면 자기 책임이 아니라면서 남 탓하기 바쁘다. 새만금 잼버리는 이런 악폐를 다 모아놓은 듯했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윤완준 동아일보 정치부장은 ‘오늘과 내일’ 칼럼에서 “여가부와 전북도의 부실 책임을 묻는 동시에 이런 황당한 부실 준비 실상이 개막 전까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고 뒤늦게 임시방편 대책에 나선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 장관들이 대통령 듣기 좋은 얘기만 하고 실상을 보고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며 “지금 대통령실과 정부에 진짜 민심과 여론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기능이 마비된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윤 정치부장은 “(윤 대통령의) 민정수석실 폐지로 국민 여론을 듣는 이런 기능까지 사라져 대통령실이 민심과 괴리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며 “윤 대통령은 구중궁궐에서 벗어나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었다. 잼버리 사태는 대통령실이 ‘좋은 얘기만 전하는 장밋빛 보고’가 아니라 진짜 민심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살려야 한다는 경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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