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국회·정부·산업·언론에서 자취 감춘 AI 부작용 "기술 환상부터 걷어내야"
손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3.21. 06:30:07
한국 사회의 주류 공론장이 AI 기술의 급속한 개발과 장밋빛 전망에만 경도된 채, 그 뒤에 가려진 생태 파괴와 자원 착취라는 부작용은 외면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의 AI 담론이 기술만능주의에 편향돼 있고, 소수 전문가 집단에 의해 폐쇄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 김지연 고려대 과학기술학연구소 박사, 김혜린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대표,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등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열린 '첨단 AI가 지불하는 거대한 생태 비용'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광석 교수는 "한국에서 AI는 마치 청정기술이나 고된 노동과 비효율로부터 인간을 해방하는 도구, 문명사적 발전의 상징처럼만 다뤄진다"며 "그러나 이는 허상에 가깝다. 우리는 AI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AI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 "요새는 연구자들조차 책을 덜 읽는다. 외국 서적 전자파일을 AI에 집어넣어 요약해달라고 하는 식"이라며 "독서, 요약, 정리, 생각을 AI가 대신하면서 생기는 사고의 공백, 이게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노동 면에선 "주류 언론이나 공학자들은 '인간해방'이라나 일자리가 사라질 거란 관망적 평가로 일관하나, 현실에서 진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끄러운 AI 자동화 환상 뒤엔 보이지 않는 노동, '유령 노동'이 있다"며 "데이터 라벨링, 콘텐츠 필터링 등 AI 시스템 유지를 위해 저임금으로 수행되는 불안정한 노동"을 말했다.
김병권 소장도 "'소수의 천재'만 동원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막대한 노동이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리적 문제가 없도록 AI 시스템에 들어갈 막대한 데이터를 정제하는 노동은 주로 케냐 등의 남반구 국가 노동자들을 시급 1~2달러 저임금으로 대거 고용해 이뤄지고 있다.
이 교수는 나아가 "AI의 '스마트함'은 지구의 '고통'을 연료로 삼는다"며 "과거 산업공해는 눈에 보였지만, AI의 독성은 당장 눈에 안 보인다. 그러나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탄소 배출, 수질 오염, 전자 폐기물 등의 생태·기후 파괴와 전력 에너지 과다 소비, 무차별적인 광물 채굴 등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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