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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생도들 5·18 묘지 참배가 민주시민교육 첫발

방학진 시민기자

vacationjin@empal.com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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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6.05.14 07:10

  • 수정 2026.05.14 09:13

  • 댓글 0

국방부, 자문위 보고서 내놓고도 실행 계획 없어

계엄 동원된 병사 국회 점거 주저했던 게

영화 '서울의 봄' 영향이라면 뼈아픈 얘기

장성 3명·대령 5명 내란 중요임무 등 기소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기본 자세 등 교육을

국가폭력과 민간인 학살 현장 답사도 긴요

국방일보와 국방TV 통해 민주화운동 소개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15일 앞둔 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전경. 2026.5.3. 연합뉴스

국방부는 지난 2월 12일 ‘12·3 불법 비상계엄’에 관여한 인원 180여 명을 특정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 의뢰와 징계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특별수사본부는 이 중 장성 3명과 대령 5명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들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결을 내릴지 의문인 데다 12·3 당시 국회 봉쇄와 침투에 관여한 혐의로 파면된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등 그야말로 내란 잔당들의 적반하장이 예사롭지 않다.

내란 청산과 극복은 내란에 가담한 군인에 대한 처벌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군인 본연의 임무를 끊임없이 교육해 다시는 내란을 꿈도 꾸지 못하도록 군대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국방부

그런 점에서 지난 1월 22일 국방부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보고서에는 ‘헌법적 시민성 교육으로 추진’(장병 대상),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기본자세 확립’(사관생도 대상)을 시의적절하게 제대로 제시했다. 다음은 보고서 중 해당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헌법적 가치수호를 위한 교육 강화>

◦(교육원칙) 헌법적 가치 수호를 위한 교육은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며, 군 문화를 개선하고 군의 전문성과 자부심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중장기적 로드맵에 따라 추진

◦(교육체계) 헌법가치를 기준으로 군 교육체계 재정비

∙현재 다수의 군내 교육(22개 국방부 통제과목)을 헌법가치를 기준으로 구조조정

∙지식 습득이 아닌 헌법 가치 내면화에 중점을 두어 병영문화가 개선되도록 하는 헌법적 시민성 교육으로 추진(외부 네트워크 협력 필요)

∙초급장교 교육을 위한 헌법 및 민주시민 교육과목 추가 * 사관학교 교육과정에 관련 교과목 편성 등

<사관학교 교육개혁 - 문제 인식>

◦ (교육과정) △기초소양교육 부족, △주입식 교육, △양학사 제도(일반+군사학) 로 인한 과다한 이수학점 등으로 양질의 교육 미제공

◦ (교육내용) △자군 중심 사고방식으로 미래전에 대비한 합동성 교육, △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 내면화를 위한 ‘제복 입은 시민’ 교육 부족

한마디로 국군장병 대상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자문위 보고서에 대해 아직 구체적 실행 계획과 일정 제시가 없을뿐더러 어떤 이유인지 이 보고서 자체도 비공개로 묶어두고 있다.

따라서 각 군 사관생도와 국군장병에 대한 민주시민교육이 전무한 상태라 이들에 대한 민주시민교육이 시급하다. 현재 22대 국회에 발의된 2건의 민주시민교육 지원법안(한병도 안, 신정훈 안)에는 민주시민교육의 대상을 ‘모든 국민’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군인의 특성상 민주시민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군인에 대한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정착되기 전이라도 국방부 차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세 방안을 제안한다.

 

광주 북구 효령동의 5·18 민주화운동 암매장 추정지에서 13일 발굴 조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첫날 작업에서는 유해나 별다른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5·18기념재단은 1980년 5·18 당시 효령동 공동묘지 인근에서 군용 트럭이 야산 기슭으로 이동해 피가 묻은 포대를 내린 뒤 군인들이 삽을 들고 옮기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제보자의 진술에 따라 전문가 자문을 받아 의심 구역을 설정해 다음달 30일까지 발굴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6.5.13 연합뉴스

첫째, 사관생도들의 국립민주묘지(국립3·15민주묘지, 국립4·19민주묘지,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이다. 특히 올해 5·18부터 각 군 사관생도 대표단만이라도 기념식에 참석하고 묘지를 참배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내란 극복과 민주 수호에 대한 군대의 강력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여순사건 희생자의 유가족이 지난 2020년 산내 골령골 유해발굴 현장을 지켜보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임재근

둘째, 군인들의 한국전쟁 전후 국가폭력과 민간인 학살 현장 답사이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기준으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 유해 매장 추정지는 총 381곳으로 이 가운데 발굴이 가능한 곳은 37개소(잠재적 발굴 가능지는 45개소)로 대부분 군경이 가해자이다. 따라서 향후 유해 발굴에 자원봉사자로 군인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발굴된 ‘유해’는 단순히 ‘물질로서의 뼈’가 아닌 특정 시기의 담론과 기억을 내포하고 있는 하나의 상징‘이기 때문이다.(「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용역 조사보고서」, 부경대학교 산학협력단·글로벌지역학연구소, 2022)

 

12·3 내란에 가담한 군 장병들을 비호한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그대로 옮긴 2024년 12월 13일자 국방일보 1면 ⓒ국방일보

셋째, 국방홍보원이 제작하는 국방일보, 국방TV 등을 통해 우리나라 독립운동은 물론 국내외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꾸준히 연재, 방송하여 병영에서 민주시민교육에 활용해야 한다. 참고로 윤석열이 임명한 채일 국방홍보원장은 내란에 가담한 군 관계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강변하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그대로 옮긴 기사를 2024년 12월 13일자 국방일보 1면에 게재하였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2월 20일 전역을 앞둔 육군 영관급 장교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해 눈길을 끌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왜 현역 군인이 엄연한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이 이례적이어야 하나. 과거 문재인 대통령 자신은 5·18에 진심이었겠지만 국군 통수권자로서 군인들에 대한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하지 못한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12·3 내란 당시 군인들이 국회를 봉쇄하고 점거하는 데 주저했던 것은 학교나 군대에서의 민주주의 교육 덕이 아니라 영화 '서울의 봄' 영향이었다는 주장은 뼈아프다. 이재명 정부는 군인을 포함한 ’제복 입은 시민‘에 대한 체계적이고도 강력한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현역 장교의 5·18민주묘지 참배를 보도한 2021년 2월 21일 서울경제신문 온라인 기사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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