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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연준의 금리 인하…치솟는 단기채금리

이태경 편집위원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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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6.03.22 07:56

  • 댓글 0

중동전쟁으로 연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

인하는커녕 인상 가능성 높아진 미국 금리

인플레이션과 중동전쟁 여파로 불안 부채질

파월 연준 의장 “전쟁 경제영향 아무도 몰라”

글로벌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와 네타냐후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하게 달라붙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확전일로로 치닫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사실상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진 가운데 심지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급부상 중이다. 만약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다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제가 여의치 않은 가운데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글로벌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사실상 매우 희미해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능성, 영국도 매파적 금리동결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19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를 제기하며 금리를 동결하면서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 기대가 사실상 사라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잉글랜드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오는 12월까지 미 연준이 현 3.50∼3.75% 금리 수준을 유지할 확률을 약 76%로 반영했다. 나아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확률을 3%로 새로 반영했다.

시장은 전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때만 해도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약 47%로 반영했는데, 불과 하루 새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거의 소멸된 것이다.

한편 잉글랜드은행은 이날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제기하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영국 소비자물가에 미칠 더 지속적인 영향에 (통화정책이) 대응해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금융시장 및 경제 전문가들은 잉글랜드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내 2차례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다가 전쟁 발발 직후 연내 금리 인상 관측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미슐러 파이낸셜 톰 디갈로마 매니징디렉터는 “이 모든 게 잉글랜드은행의 금리 결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장은 이제 올해 (잉글랜드은행의) 50bp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유럽 채권시장이 자유낙하 중이며, 미국 채권 금리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작가 제인 오스틴 타계 200주기인 2017년 영국중앙은행은 새 10파운드짜리 지폐에 그의 얼굴과 그 아래에 그의 작품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글귀 "결국 독서 같은 즐거움은 없다고 선언하노라"(I declare after all there is no enjoyment like reading)를 새겨넣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단기물 국채금리도 폭등하는 중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이날 장중 3.9%대까지 오르며 금리 인상 기대감을 반영했다.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이 전쟁 발발 직전 3.4%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3주 새 금리가 0.50%포인트 오른 셈이다. 미·이란 전쟁으로 고유가가 장기화하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따를 것이란 우려가 미국채는 물론 글로벌 채권 금리를 밀어 올렸다.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단기에 안정될 것으로 기대될 경우 중앙은행은 이를 일시적 충격으로 보고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유가가 굳어질 경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긴축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코다 웰스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파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시장에 인플레이션 압력 탓에 연준이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재개돼야 유가 상승 압력이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도 버거운데 중동전쟁까지 덮쳐

한편 연준이 1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 회의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성장 둔화 및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동시에 커짐에 따라 향후 경제 여건 변화 추이를 좀 더 기다리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다수 위원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FOMC 결정에 앞서 시장은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할 것을 기정사실로 예상해 왔다.

전쟁 개시 후 세계 원유 해상운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배럴당 107달러에 마감해 전쟁 시작 직전보다 47% 올랐다.

유가 상승은 주유소의 휘발윳값은 물론 각종 석유화학 제품, 비료, 운송요금 상승으로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준거로 삼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근원지수 기준 1월 3.1%로, 연준의 물가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11일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태국 국적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2026. 03. 11 태국 왕립 해군 제공. [EPA=연합뉴스]

지난 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한 달 전보다 0.7%나 오른 것으로 나타나 전쟁 발발 이전부터 이미 미국에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임을 보여줬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의 성장률도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4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0.7%(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작년 3분기 성장률(4.4%)에 비해서 크게 둔화한 상태다.

지난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9만 2천명 감소,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12월(18만 5000명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이는 등 시장에서는 고용 약화에 대한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성장세 약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성장률 하락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물가가 일차적으로 관세 탓에, 이제는 전쟁 탓에 상승하고 있는 반면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 경제 환경은 통화정책 당국인 중앙은행을 딜레마 상황에 놓이게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고, 성장 및 고용 촉진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는 탓이다.

중동 전쟁이 언제까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연준의 정책 변화를 신중하게 하는 요인이다.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PG)[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글로벌 경제를 절벽으로 몰고 있는 트럼프와 네타냐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의 영향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SEP)은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작년 12월 전망에서와 같은 3.4%로 유지했지만, 파월 의장은 이 같은 수치가 위원들이 확신을 가지고 적어낸 결과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전망에 대해 “뭔가는 적어야 하니까 위원들이 적어낸 것”이라며 “지속 기간이나 경제 영향의 규모에 관해 토론할 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상반기는 물론 연내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할 것이란 기대를 이미 크게 높인 상태다.

파월 의장은 “지난번 회의와 마찬가지로 오늘 회의에서도 다음번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논의됐다”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대다수 참석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경제 환경 불확실성 속에 이날 FOMC 결정은 투표권을 보유한 12명 위원 중 1명의 제외한 다수의 찬성 속에 이뤄졌다.

1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에 반대해 인하 의견을 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동결 결정으로 돌아섰다.

이날 FOMC 결정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1월에 금리 인하 의견을 냈던 마이런 이사와 월러 이사 외에 추가로 미셸 보먼 이사까지 인하 의견에 가세해 연준 내 균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전쟁으로 증폭된 경제 불확실성을 앞두고 내부 균열은 오히려 좁혀진 모습이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본 인플레이션 지표가 3%를 웃돌고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표를 행사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논리적으로 정당화하기 어려운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풀린 천문학적 유동성이 덜 회수된 상태에서 글로벌 벨류체인 공급망이 예전만 못하다보니 인플레이션이 심화됐고 여기에 트럼프발 관세전쟁 여파까지 겹쳐 인플레이션이 여전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이란을 불법침공해 유가를 천정부지로 밀어올리고 있다. 게다가 중동전쟁이 어디까지 전개될지 누구도 모른다. 이쯤되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은 트럼프와 네타냐후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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