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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 초기증세...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온다"


<남북관계 개선 촉구 릴레이 1인 시위 12> 최병모 변호사/ 전 민변 회장
정성희 기획위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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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30  11: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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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저물고 있다. 내년이면 분단 70년이다. 일제 수난기의 무려 두 배. 이 장구한 세월을 남북갈등으로 허송하고 있다. 그래서 이 추운 겨울날, 사회 각계 인사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거리에 나섰다.

“분단 70년 오기 전에 남북관계 풀어라! 삐라 대신 대화를! 인권공세 대신 인도적 지원을! 5.24조치 대신 남북경협 금강산관광을! 통일대박론 대신 6.15 10.4선언 실천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2월 16일부터 30일까지 매일 12시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부에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통일뉴스> 기획위원인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매일 12시, 1인 시위에 임하는 사회 각계 인사들을 만나 미니 인터뷰도 진행한다. 29일은 그 열두 번째 날로서 최병모 변호사(전 민변 회장) / 편집자 주

 

   
▲ 남북관계 개선 촉구 릴레이 1인 시위 열 두번째 날에 참가한 최병모 변호사. 최 변호사는 "지금 민주주의와 남북관계가 후퇴되고 있지만, 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오듯이 새로운 전기가 오리라 믿는다"며, "모두 힘 내시기 바란다"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사진 - 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정성희 소장 : 올 한해를 보내는 마음이 어떻습니까?

최병모 변호사 :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렇게 끔직한 해는 처음인 것 같네요. 4월 세월호 참사, 12월 정당 강제 해산 등. 정말 힘들었던 이명박정권 5년 보다 박근혜정권 2년이 더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성희 소장 : 종북몰이의 결정판으로 12월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및 의원직 박탈을 선고했는데, 법률가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최병모 변호사 : 유일하게 반대했던 김이수 재판관의 의견에 모두 집약되어 있지요. 정당 해산을 결정하자면 그 정당의 정강, 설립목적, 전체 구성원의 성향과 지향을 판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강은 그렇지만 마음 속은 다르다는 식의 독심술로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이건 사회의 현상과 행위에 대한 법률가의 판단이 아니지요. 점술가도 아니고. 정말 잘못된 판결이라 생각합니다. 박근혜정권의 압박에 굴복한 결과이지요.

이석기 사건도 항소심에서 내란 예비음모 무죄, 아르오 실체 불인정이 나왔고 내란선전선동을 유죄로 인정해 대법원에 가 있습니다. 사실 내란 선전선동죄도 어떤 모임에서 선전선동한다고 성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근거가 되는 조직, 행동 등이 있을 때만이 유죄가 될 수 있어요. 내안예비음모가 무죄이면, 내란선전선동도 무죄입니다. 박정권의 눈치를 살핀 타협적 판결이예요. 그럼에도 헌재가 대법원에서 결론이 나기도 전에 정당부터 해산시킨 것은 참으로 실망스럽습니다.

정성희 소장 : 몇 일 후면 광복-분단 70년인데 남북관계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데요.

최병모 변호사 : 현정권만이 아니라 역대정권들이 권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북한을 적절히 이용해온거지요. 반공반북을 지렛대로 사용해왔습니다. 지난 민주당정부 10년 이후 보수정권들은 남북화해협력 분위기에서 위기감을 갖는 탓인지 종북몰이, 대북 삐라, 북 인권공세 등 더욱 집요하고 직접적으로 북한을 이용하고 있어요. 70년 동안이나 이러고 있는 것은 광복 이후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일파들이 대를 이어 우리사회의 기득권을 장악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분단체제를 교묘히 악용하고 있는 것이죠.

정성희 소장 : 미국 주도로 유엔에 대북인권결의안이 올라가고 이에 한국정부가 동조하여 북미-남북관계가 더 꼬이는 것 같은데, 인권의 법률적 개념이 무엇입니까?

최병모 변호사 : 인권은 여러가지로 해석되고 광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인권은 자유권에서 출발해 정치적 권리, 사회적 권리로 발전해왔어요. 미국의 인권상황도 흑백갈등, 빈곤문제, 의료실태등에서 엄청나게 낙후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관타나모와 유럽의 여러 비밀 수용소에서 고문, 감금 등의 전쟁범죄를 자행하여 인권을 유린해왔쟎아요. 사상의 자유라는 측면에서도 반자본주의 사고나 사회주의 경향은 전혀 용납되지 않는 미국사회 구조이고 분위기 입니다. 한국도 이러한 미국을 그대로 쫒아가고 있지요. 이런 미국과 한국이 북한 인권문제만을 유엔에서 다루는 것이 적절하지 않지요. 출연금을 가장 많이 내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유엔의 구조가 문제입니다.

정성희 소장 :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도 반북단체를 지원하는 내용의 북 인권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키려하고 있습니다만.

최병모 변호사 : 북 인권법을 제정하면 남북관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요. 말로는 통일대박을 외치면서 종북몰이를 통해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북 인권문제을 부각해 남북갈등을 조장하고 극우보수세력을 결집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한 것이지요. 진지하게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복지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민족의 통일에는 관심과 노력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에 대한 인권법을 국내법으로 제정하는 것은 내정간섭으로 잘못된 거지요. 미국도 한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 지인들이 자리를 함께해 1인시위에 힘을 보탰다. [사진 - 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정성희 소장 : 5.24조치를 고수해 남북경협을 차단하고 남북경제 모두 큰 손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최병모 변호사 : 저도 남북경협 활성화와 북방경제 개척이 한국경제를 재도약시키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IMF경제위기 이후 17년 동안 신자유주의 개혁이 초래한 사회양극화가 심각합니다. OECD 33개국 중에서 양극화가 가장 심한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고 있어요. 이것이 국제적 요인과 함께 우리경제 침체의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비정규직이 850만명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데 어떻게 돈을 쓰겠어요.

양극화 완화와 함께 남북경협을 활성화하는 것이 우리경제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면, 한국이 중국에 수출할 때 인천항에서 중국의 어느 항구로 싣고 가는데, 북한 철도를 이용하면 물류비용이 1/3로 절감된답니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이익이지요. 저는 노무현정부 때부터 북한 철도를 개보수해주고 그 비용의 절반은 10년 거치 20년 상환 저리 차관으로, 나머지 절반은 운송비로 갚는 방식으로 하면, 남과 북이 모두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동남아, 인도, 방글라데시 등지로 많이 나가는데, 가장 큰 문제가 언어랍니다. 제2, 제3의 개성공단이나 남북합작으로 경협을 하면 말이 잘 통하고 교육이 잘된 우수한 값싼 노동력으로 남과 북이 모두 최대의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그 효과로 북한이 부자가 되면, 인권과 자유가 증진됩니다. 과거에 남쪽도 가난했을 때 민주주의를 찾을 여유가 없었지요. 앞으로 한국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경제가 계속 어렵고 절망과 좌절에 빠져 자기 앞가림에 급급하면 파시즘이 득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그 초기증상을 보이고 있어요.

정성희 소장 : 방금 파시즘을 우려하셨는데, 임기 3년에 접어드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방식은 어떨까요?

최병모 변호사 : 경제와 고용 사정이 어려워지니까 복지를 후퇴시키고 노동자의 추가 양보를 강요하는데, 당연히 저항이 있지요.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공안탄압과 노동 연금 공공 금융 개혁을 밀어부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매우 독선적이고 자기중심이며 강압적인 그 분의 스타일이 그렇고, 또 이런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는 방법을 강구할만한 참모들도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파시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정성희 소장 :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 독주한다면, 국민을 대변하는 야권을 어떻게 정비하는 게 좋을까요?

최병모 변호사 : 민주와 진보의 야권 정비방안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와 대통령 단임제는 최악의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제도를 유지하는 한, 여야 양당체제에서 벗어날 수 없고 보수여당에게 개혁야당이 끌려다닐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정치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정치개혁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례대표제로 가고 궁극적으로는 의원내각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 요구는 독일식, 나아가 100% 비례대표에 광역단위 선거구의 스웨덴식 비례대표제가 가장 바람직합니다.

정성희 소장 : 2015년 남북관계 일대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민간통일운동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국민에게 당부의 한 말씀도 해주세요

최병모 변호사 : 저는 현재 정부가 통일논의를 독점하고 있어 민간 차원의 노력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강력하게 정부를 압박해서 반통일적 자세를 바꾸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국민들이 지난 70년 동안 온갖 고생을 해왔습니다. 6.25전쟁으로 400만명이 죽고 가난과 독재를 헤쳐왔어요. 지금 민주주의와 남북관계가 후퇴되고 있지만, 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오듯이 새로운 전기가 오리라 믿습니다. 모두 힘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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