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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 개발자 "억압 수단 이용" 폭로

국정원 해킹 개발자 "억압 수단 이용" 폭로
 
"PC. 휴대폰 100% 보안 불가능"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07/25 [05:45]  최종편집: ⓒ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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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해킹 사건이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해킹 프로그램 개발자가  
개인용 컴퓨터와 휴대폰 등이 백신을 설치해도 100% 보안을 장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지난 24일 단독으로 국가정보원이 구매·사용한 이탈리아 ‘해킹팀’의 RCS(Remote Control System) 프로그램 개발자가 “RCS는 스마트폰이나 PC의 통화, 문자메시지, 저장된 데이터를 모두 해킹할 수 있다”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목표물을 원격으로 실제 감염시킨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프로그램 개발자는 익명을 요구했으며 대담은 이메일로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또 "합법적으로 범죄자(마약 사범 등)를 추적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개발한 도구가 무고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렇지 않을 사람은 없다.”며 이런 사실을 알고 해킹팀을 떠났다고 소회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이 왜 해킹 자살에 이르렀는지 알 수 없다면서도 그의 죽음에 커다란 슬픔을 느낀다는 입장도 남겼다.

 

해킹 프로그램 개발자는(이하 개발자)국정원이 들여 온 것으로 알려진 소위 해킹프로그램인 RCS는((Remote Control System) 어떤 프로그램인가.라는 질문에 “RCS는 컴퓨터나 휴대폰을 감시할 수 있는 도구"라면서 "유출된 문서에 나와 있듯, RCS는 전화통화, 메신저 대화, 페이스북 채팅, 파일, 화면, 마이크, 사진, 키보드 조작 등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작업을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와 휴대폰 원격 감염에 대해서는 ”원격으로 감염시키려면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RCS를 사용해 해킹할 수 있는 장치들의 범위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감염시킬 수 있다."면서 "특정 환경에서는 아이폰도 가능하다."며 Mac OS, 리눅스, 윈도폰, 심비안도 가능하다. 일단 장치가 감염되면 모든 데이터가 위험에 처한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텔레그램도 대화 내용을 볼 수 있다.”고 말해 모든 PC와 휴대폰이 해킹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인했다.

 

국정원 직원이 삭제한 자료의 복구에 대해서는 “국정원 직원의 죽음에 커다란 슬픔을 느낀다. 지금도 왜 그가 목숨을 끊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뒤 "그가 데이터베이스에서 증거자료를 내려받아 삭제했다면 데이터베이스에 데이터가 남아 있을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자체에서 자료를 삭제했다면 디지털포렌식(디지털 정보를 분석하는 과학수사 기법)으로 복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삭제 후 서버의 전원을 곧바로 내렸어야 한다. 그러나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실제로 국정원 직원이 어떻게 삭제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복구 여부에 대해) 내가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개발자는 "컴퓨터를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는 마술 지팡이는 없다."면서 "강력한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게 좋지만 휴대폰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도 없다. 안드로이드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프로그램은 설치할 수 없도록 설정하고 iOS를 사용하는 휴대폰은 순정품으로 써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100% 안전하진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합법적으로 범죄자를 추적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개발한 도구가 무고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렇지 않을 사람은 없다.”며 해킹 프로그램이 인권을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악용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개발자는 해킹팀에서 7년간 일했으며 2년차 때부터는 모바일 연구·개발(R&D)팀의 책임자였다고 고백하고 RCS가 인권을 억압하는 데 사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다음에는 더 이상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없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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