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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추가)세월호 1,000일 앞둔 11차 범국민행동, 광화문에 60만 촛불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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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7  21: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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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이틀 앞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60만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새해 첫 주말 촛불, 11차 범국민행동이 진행됐다. 촛불은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에서 총 64만 5,000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새해 첫 주말을 밝힌 11차 범국민 촛불이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이틀 앞둔 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60만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부산·광주·대구·대전 등 4만5,000명, 총 64만5,000여명이 함께 헸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3년 전 함께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친구들을 떠나보낸 9명의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은 그간 겪었던 마음고생과 먼저 간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오랜 세월 곱씹었던 고민과 다짐을 들려주었다.

이들은 먼저 “3년이 다 되도록 참사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밝혀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민들 덕분에 다시 한 번 제대로 된 진상규명의 기회가 생긴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사고 당시를 회상하면서 “배가 기울고 한 순간에 물이 들어와 머리끝까지 물에 잠겨 공포에 떨면서 친구들이 배안에 있으니 구조해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지나쳤다”며, “살아남은 우리가 모두 구조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답장이 오지 않는 걸 알면서도 계속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받지 못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괜히 전화를 하곤 한다며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말할 땐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대통령이 가만히 있으라는 말 대신 당장 나오라는 말만 해주었더라면 이렇게 많은 희생자를 낳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사생활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조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나중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 ‘너희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우리와 너희를 멀리 떨어뜨려 놓았던 사람들 다 찾아서 책임묻고 제대로 죄값을 치르게 하고 왔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 세월호 생존 학생들은 이날 3년만에 공개적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가족 부모들이 울먹이는 이들을 끌어 안아주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생존 학생들의 발언 이후 세월호가족협의회 2학년 10개 반 대표 부모들은 무대에 올라와 울먹이는 학생들을 안아주었다.

부모들은 “사고 난지 998일째가 되는 오늘까지 세월호 진상은 규명되지 않았고 인양도 되지도 않았으며, 책임자가 처벌받지도 않았다”며, “촛불이 꺼질까 두렵다. 잊지 말고 끝까지 촛불을 들어 3주기 전에 모든 것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박근혜는 탄핵 중에 신년 기자간담회라는 걸 열어서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게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헷갈려하는 망발을 늘어놓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월호 7시간이 탄핵소추 이유로 명기되는 등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물은 것은 역사적인 사건인데, 정작 박근혜는 왜 자신이 탄핵당해야 하느냐고 부인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더 이상 놀라울 것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미수습자인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 씨는 “3월이 되어 새로 선체 인양이 시도될 것인데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마지막 한 명까지 가족의 품에 돌려 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세월호 가족들이 지난 1,000일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지겹다’라는 말이었다. ‘죽은 자식 팔아서 돈 챙기는 시체장사한다’는 말까지 들었다”며, 그간 유가족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잔인한 압박이 있었음을 상기시켰다.

“우리 사회에는 사람 목숨도 돈만 있으면 그만이라는 통념이 있지만, 유가족들은 그걸 거부했다"며, "세월호 침몰 원인을 알려고 하고 왜 국가가 구조를 하지 않았는지 알아야겠다고 외칠 때 누군가 이들을 지독하게 짓밟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유가족들과 함께 했던 시민들의 힘으로 지금 그렇게 한 자들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우리가 옳았고 우리가 이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위원은 “우리는 지금 세상을 바꾸는 중”이라며, “이제 돌려주겠다. 지겨우니 그만 내려오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대회에서는 저녁 7시 30분께 세월호 1,000일을 상징하는 소등행사를 열어 1,000개의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냈다.

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세월호 가족들을 선두로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삼청동 총리공관 방향으로 행진을 한 후 저녁 9시 30분부터 다시 광화문 광장에 모여 집회를 정리했다.

   
▲ 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발족식. 김중배·노세극·이성미·황진 공동대표 등이 창립선언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본 대회에 앞서 오후 5시부터는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발족식이 진행됐다.

작년 9월 박근혜 정부에 의해 강제해산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2기 특조위를 구성하고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을 집중하기로 하는데, 그 과정까지 중단없이 유가족과 국민이 직접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박영래 상임연구위원은 “국민적 관심과 지지만이 진상규명을 위한 유일한 해답이며, 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의무이고 사명”이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자료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가능하니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촛불집회보다 탄핵반대집회에 더 많은 인원이 모인 것으로 집계한 결과를 발표해 편파적 인원집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저녁 7시 45분 광화문 일대에 최대 2만4,000명이 모였으며, 탄핵반대집회에는 오후 4시 5분 기준 3만7,000명이 모였다고 발표, 일부 언론은 이를 인용해 처음으로 탄핵반대 집회에 촛불집회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광화문에는 광화문 광장 양 도로와 사거리 및 시청 방향으로 시민들이 운집했다며, 주말을 반납하고 11주째 광화문에 오는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흠집내기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추가-8일 0:20)

   
▲ 세월호 유가족들이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사진을 앞세워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 드라마를 패러디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리인 서석구 변호사의 죄를 묻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청년정당에서 미래에 대한 자신의 다짐과 그 실현을 거래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세월호를 인양하다’ 노란리본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광장에서는 에어포켓에 시민들이 숨을 불어 넣어 뱃고동소리를 내는 세월호 추모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근혜 정부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들이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세우고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공연을 올리기로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는 경기도 양평군이 몽양여운형기념관 위탁운영자를 기존 기념사업회에서 마을 새마을회와 상명대 산학협력단으로 바꾸려한다는 규탄집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만18세 참정권 운동 서명.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근혜 끝내고 이루고 싶은 3가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근혜와 함께 헬조선을 만든 장본인으로 재벌이 지목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퇴진행동은 1월을 국민대토론의 달로 정하고 공식 홈페이지 등을 홍보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광화문 미술행동이 조성한 촛불시민 포토존,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국정교과서 폐기 서명운동에 시민들이 줄지어 참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근혜 퇴진 청년결사대가 운영한 ‘세월호 7시간 진실의 종을 울려라’ 코너.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세월호 9명의 미수습자를 상징하는 조형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추모콘서트 출연자들. 왼쪽부터 하이미스터메모리, 사이, 조동희, 말로, 정민아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가수 이상은씨는 애틋한 정서로 널리 알려진 '언젠가는'을 불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즉석에서 만든 '잊지말자 세월호 1000일' 모형.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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