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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사드반대' 성주주민 촛불 200일 맞다

"사드는 한반도에 도움 안된다카이"설날, '사드반대' 성주주민 촛불 200일 맞다
성주=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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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8  21: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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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가고 평화오라'. 성주군 주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가 설날인 28일 200일을 맞았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사드는 한반도에 하나도 도움이 안된다카이. 우리는 끝까지 촛불 들끼다"

지난 7월 13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지역으로 성주가 선정된 지 200일.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촛불을 든지 28일로 200일이 됐다. 기존 성주 성산포대에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으로 부지가 변경됐음에도 주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는 여전히 거셌다.

설날인 28일. 성주 주민 150여 명은 오후 7시 성주군청 앞 평화나비광장에 모였다. 성주 특산물인 참외농사는 겨울철이 농번기임에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촛불을 들었다.

지난 7월 13일 성주 성밖숲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같은달 15일 군청 앞으로 옮겼지만, 제3부지 결정이 나오고 군청이 발을 빼자 10월 6일부터 성주군청 앞 평화나비광장에서 이어가고 있다. 

200일동안 사드 반대 촛불을 든 주민들은 외부인이 생각하는 나약한 농민이라던가, 촌부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터전인 성주만 아니면 상관없다는 식의 이기적 생각도 아니었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사드 배치는 한반도 평화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 성주 할매들도 외친다. "사드 철회하라."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사드배치 결사반대'. 주민들의 목소리는 식지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을 들었다는 박옥술 할머니(72세, 성주 소성리)는 "하루저녁도 안 빠졌다. 비가 오고 눈이 와도, 허리를 다쳤어도 왔다"며 "사드 못 오게 하려고 한다. 사드가 오면 사람이 살 수가 없다. 오히려 전쟁을 불러온다카니께네"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주 벽진면에 거주하는 황해숙 씨(55세)도 "사드가 한국에 크게 필요없다는 생각이 든다. 괜히 남북간 의리만 상하지 않느냐"며 "크게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안 왔으면 좋겠다. 지금 현재로는 미국 하나 보고 놓는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미국 하나 보고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성주군 인근 왜관읍에서 온 원불교 박형선 교무도 "성주는 성주 자체가 성지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 전쟁무기가 온다는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 정말 안보를 위해 필요한다면 반대하면 안되지만 (사드는) 필요없다고 한다. 전쟁무기는 가고 평화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문 학생(21세, 성주 수륜면)도 "사드는 일단 검증이 되지 않았느냐. 북한 핵 위협 막을 수없다"며 "평화를 이야기하면 전쟁무기로 인해서 평화가 이뤄질 수 없으니까 아예 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성주뿐 아니라 한반도를 위해서 들어오면 안된다"고 말했다.

   
▲ 촛불로 그려진 사드반대 평화나비.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사드배치 결사반대'.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주민들의 사드에 대한 생각은 한반도 평화와 맞닿아 있었다. 그리고 남북간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어느 한반도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갖고 있었다. 200일 촛불의 힘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200일 촛불집회에 앞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는 그 동안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에 보답하고, 설 명절을 맞아, 사드배치철회 소원을 비는 소지태우기, 풍물패를 앞세운 길놀이, 줄다리기 등의 행사를 마련했다. 한켠에서는 원불교 교무들이 200개 호떡을 제공했고, 주민들이 함께 음식 '갱시기'를 나눠 먹었다.

   
▲ 200일 촛불집회에 앞서 주민들이 줄다리기 줄을 들고 길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사드가고 평화가 오도록 해주소서.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성주 참외를 꼭 지켜요!'.[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미니인터뷰]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

   
▲ 김충환 공동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통일뉴스 : 사드배치 철회 촛불집회가 200일을 맞았다. 그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 김충환 공동위원장 : 200일까지 하루도 빠지않고 이어오는 게 어디서 동력이 오는지 외부인들이 궁금해한다. 실제로 주민들이 사드 막아내겠다는 의지는 촛불을 통해서 '우리가 정말 막을 수 있겠는가', '정부가 하는 일에 우리가 뭐라고 해도 되는가', '무기가 뭔가' 등 교육과정을 거친 것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온 것 같다.

□ 국방부가 부지를 변경하기 전과 후의 과정에서 주민들이 변화한 것이 있는가?
■ 부지가 바뀌기 전에는 성주군, 관이 함께 싸웠다. 임진왜란으로 보면 관군과 의병이 함께 싸우다가 제3부지가 나오면서 관군이 빠지고 의병이 남은 것이다. 그때보다는 인원이 줄었다. 그래도 3백~5백 명 정도 오다가 참외 농사철 되고 겨울 오면서 150~200명. 하지만 2월부터 따뜻하고 참외철 지나면 3백-5백 명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동력은 계속 간다.

□ 성주군에서는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가?
■ 성주군과 장소 주고 안정된 공간에서 우리가 집회를 하고 활동하도록 합의를 했다. 협상을 통해서 이후 방해하지 않도록. 그런데 모르게 플랭카드 떼고 하는데. 크게 집회를 방해하지 않는다.

□ 국방부로부터 어떠한 설명이라도 들은 적이 있는가?
■ 국방부는 어떤 설명도 한 적이 없다. 일방적으로 최적지라며 성산포대를 결정하다가 롯데골프장으로 옮겼다. 최적지라고 하는 것이 거짓말이 된 것 아니냐. 성산포대는 레이다와 포를 놓을 면적도 안된다. 레이다만 놓겠다는 거였는데, 롯데골프장으로 바뀌면서 포대를 놓는다? 국방부 스스로 거짓말한 것이다.

□ 제3부지가 결정되면서 김천 주민들도 결합했다. 향후 어떻게 풀려야 한다고 보는가?
■ 지금 제3부지 되고 나서 성주만 싸우다가 김천과 원불교가 결합해서 3주체가 싸우는데, 성주주민으로서는 큰 힘이 된다. 사드 대안은 중국 보복이나 미국과 관계 등을 볼 때 사드 배치보다 대화를 해야한다. 북핵도 남북간, 북미간 대화로 해야지, 사드 배치하면 여기도 무기배치하고 저기도 무기개발하고 중국 보복하면 위기만 가져오니까 대화로 풀어야 한다.

□ 앞으로 계획을 설명해달라.
■ 지금 하루라로 쉬자는 소리를 투쟁위에서 주민들에게 하지 못한다. 주민들은 강고하다. 향후 대통령 탄핵 판결이 남아있고 대선까지 이어지고 그러면 사드 문제는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초기에는 사드 반대하는 분이 20%였는데, 지금은 거의 50%넘는 수준이다. 계속 여론화해서 탄핵되면 이전 정부 정책은 무효화하고 이후 정부에서 어떻게 풀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외교로 풀어야 한다. 북핵도 대화로 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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