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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색한 변명" 특검이 평가절하한 이재용 감싸기

 

특검, 이 부회장에 징역 12년 구형... "챙겨야 할 것 제대로 못 챙겼다"

17.08.07 18:31l최종 업데이트 17.08.07 18:40l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호송 차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검팀으로 부터 12년 형을 구형 받았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호송 차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검팀으로 부터 12년 형을 구형 받았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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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의 공범일까, 아니면 최순실 협박에 못 이긴 피해자일까.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중법정에선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세기의 재판'이라 불린 이 자리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구형했고, 이 부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관련 기사: 이재용의 눈물 "다 내 책임이지만 너무 억울").

52차례 공판 끝에 열린 이날 결심 공판의 핵심은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관계자들이 '국정농단의 공범이냐, 아니면 강요와 협박에 못이긴 피해자'냐는 것이었다. 

특검 "전형적인 정경유착 범죄" vs. 삼성 "국가보안법 공소장 같아" 

 

먼저 특검은 이 전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이 국정농단의 공범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구형을 위해 직접 법정에 나온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러운 와병으로 인해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안정적 확보는 삼성으로서는 시급한 과제였다"며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 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자금 지원 필요와 접합돼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 부회장에겐 징역 12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삼성전자 전 사장에게 징역 10년형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 징역 7년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순간 이 부회장은 긴장한 듯 고개를 움직였다. 방청석에 있던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삼성에 대한 깊은 오해와 불신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맞섰다. 송우철 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공소장엔 피고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특검의 일방적인 추측만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런 공소장은 적지 않게 읽어 보았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삼성그룹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지원을 해준 이유는 "최씨의 강요 내지 공갈에 의한 것이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 결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변호사의 변론을 들으며 틈틈이 립밤을 바르거나 물을 마시는 등 울먹이던 최후 진술 때와 달리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박근혜 만난 건 이재용인데, 최지성이 "내가 다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호송 차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검팀으로 부터 12년 형을 구형 받았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호송 차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검팀으로 부터 12년 형을 구형 받았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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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삼성 관계자들은 끝까지 '이재용은 몰랐다'고 했다. 최지성 전 실장은 승마·K스포츠재단 지원 등 모든 과정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최 전 실장은 최후진술에서 "이번 일은 제 짧은 생각과 '내가 해야 한다'는 독선과 법에 대한 무지로 인한 것"이라며 "최순실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에 책임을 묻는다면 늙어서 판단력이 흐려진 저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대관업무를 담당해왔던 장충기 전 차장 또한 "미전실 실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해 회사에 큰 누를 끼치게 됐다"며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렸다. 

이에 박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총수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을 했다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군색한 변명"이라고 꼬집었다. 

박상진 전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는 뇌물죄 자체를 부인했다. 박 전 사장은 "뇌물이라고 한순간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고, 황 전 전무 또한 "승마지원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어떤 대가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챙겨야 할 것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면서도 "오해만은 꼭 풀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제 남은 건 재판부의 판단이다.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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