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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단체들, '연석회의 준비 기획단' 구성키로

6.15남측위 간담회, 광복절 '전국대표 1000인 원탁회의' 추진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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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9  15: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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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원회는 28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2차 간담회를 갖고 '연석회의 준비를 위한 기획단'을 구성키로 했다. [사진제공 - 6.15남측위원회]

북측이 지난달 27일 공개 제안한 ‘조선반도의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북,남,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에 호응해 남측에서도 ‘연석회의 준비를 위한 기획단’이 구성된다.

또한 6.15남측위원회에서 제안한 ‘남북 대화 촉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국 대표 1000인 원탁회의>’도 광복절을 전후해 개최가 추진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원회)는 28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남북관계 개선 및 민간교류 복원을 위한 제 단체 및 인사 2차 간담회’를 개최, 이같이 결정했다.

6.15남측위원회는 29일 간담회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4일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날 간담회에는 6.15남측위원회,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소속 인도지원단체들, 참여연대,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등 시민사회, 조계종 민추본, 대종교 등 종교계, 노동,농민,여성,청년학생,언론,학술 등 부문단체, 서울,경남,부산 등 지역본부를 비롯하여 각계 60여 단체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2차 간담회에는 김상근 6.15남측위원회 명예대표와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북민협 부회장 박창일 신부 등이 참석했다.

   
▲ 48년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김우전 전 광복회 회장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6.15남측위원회]

1948년 4월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열린 ‘전조선 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김구 선생을 모시고 참석한 바 있는 김우전 전 광복회 회장은 이날 간담회 앞머리에서 ‘위기의 남북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각계가 적극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22~24일 중국 선양(심양)에서 열린 연석회의 관련 남북해외 실무접촉 결과도 공유했다. 이 실무접촉에는 6.15남측위원회 이승환 정책위원장과 한충목 공동대표, 6.15북측위원회 양철식 부위원장과 박성일 사무부국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6.15남측위원회는 “6.15남측위원회의 7월 실무접촉을 비롯하여 각계가 추진하고 있는 교류사업을 공유하고, 북에서 제안한 연석회의와 관련해서도 대화 재개 방안의 하나로서 관련 의견을 나누었으며, 남북관계 개선에 뜻을 같이한 각계의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 이날 2차 간담회에는 60여개 단체 대표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제공 - 6.15남측위원회]

간담회에서는 북측의 연석회의 제안이 갑작스럽지만, ‘6.15민족공동위원회를 비롯하여 각계가 함께하는 연석회의 성격의 회합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 온 측면’도 있다는 점을 고려, 이 제안을 각기 실정에 맞게 현실화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연석회의에 대한 우려와 반대 의견도 존재하는 만큼, ‘연석회의 준비를 위한 기획단’을 구성하여 관련 논의를 이어가되, 이 속에서 반대 의견도 충분히 토론하는 가운데 의견을 모아가기로 했다”며 “각계가 함께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도 필요에 따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또한 6.15남측위원회에서 제안한 ‘남북 대화 촉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국 대표 1000인 원탁회의>’ 성사를 위해 노력하자는데 뜻을 모았으며, 8.15 광복절 전후 공개적인 장소에서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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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조위 구조 '골든타임'은 "8월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7/30 10:47
  • 수정일
    2016/07/30 10: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부 9월말 특조위 사무실 폐쇄까지 예상돼 ,,, 박지원 "특별법 개정 노력하겠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위해 8월 임시국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여당과 제1야당이 반대해 임시국회 소집을 못했다"며 "힘이 부족해 죄송하다"고 자책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해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권영빈 세월호 특조위 소위원장은 "8월초가 특조위를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이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특조위는 침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당 의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하는 이석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찾아 격려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특조위 조사 기간 연장을 요구하며 27일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서울=연합뉴스)
 

이석태 위원장은 "특조위의 핵심은 조사관들이 조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7월1일부터 조사관들이 정상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다. 진상 규명이 제대로 안된 상태로 활동이 종료되면 국민들과 유가족에게 누가 된다"면서 "단식 투쟁에 돌입하게 됐다. 국민의당이 단식농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권영빈 소위원장은 "9월 말 정부는 특조위 사무실 강제폐쇄까지 할 생각"이라며 "특조위를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8월 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만약 여야의 합의가 9월 말이나 10월 초에 된다면 그때 특조위는 없다"며 "8월초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국민의당은 7월과 8월에 세월호 특별법 등 현안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임시국회를 여당과 제1야당에 요구했지만 이에 응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죄송한 표현이지만 우리가 단독으로 본회의 소집을 요구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민주나 새누리당을 강하게 설득해서 8월 임시국회를 소집, 특별법 개정 문제를 해결하도록 더 노력하겠다"면서 "이석태 위원장 단식이 다음 주 화요일 이전에 끝낼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당 의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향소에서 분향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당은 단식 농성을 하는 이석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찾아 격려했다(서울=연합뉴스)

같은 당 주승용 의원은 "세월호가 아직도 진도의 물 속에 갇혀있다. 어떻게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고 특조위 조사가 끝날 수 있냐"면서 "최소한 세월호가 인양되고 난 후 3개월에서 6개월 간 조사해야 국민의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특조위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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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씨 딸 “아버지 천천히 죽어가…강신명, 책임 안지고 퇴임?”

 

박원순 “백남기 농민 살아 있을 때 정부 사과‧청문회‧책임자 문책 진행돼야”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지난해 11월 박근혜 정부에 쌀값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직격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백남기 씨가 현재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남기 대책위와 가족들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남기 농민의 생명이 지난주부터 매우 상태가 악화돼 위중한 상태”라며 “예상 가능한 생존 시간이 2~3주가량 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네덜란드에서 급거 귀국한 백씨의 둘째딸 민주화 씨는 “아버지가 천천히 죽음에 이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어 고통스럽다”고 울분을 토하며 조속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 백남기 농민의 차녀 백민주화씨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청문회 개최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화씨는 “강신명 경찰청장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다음 달 퇴임하려고 하는지 묻고 싶다”며 “어떻게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덮고 명예롭게 경찰청을 떠날 수 있냐”고 분개했다.

또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같은 날 있었던 아버지 사건은 살인미수임에도 경찰은 가해자 경찰을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라고 어느 누가 말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백씨는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국민을 대신해 그 자리에 있지 않느냐”며 “생명에는 여야가 없는 게 정상적인 국가가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백남기 씨의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지자,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SNS생방송 ‘원순씨의 X파일 시즌 2’에서 “백씨가 살아있을 때 정부 사과와 진상규명 청문회, 책임자 문책이 진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공권력에 의해 사경을 헤매는 국민에게 국가가 사과의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백남기 농민을 배신한 것”이라며 “백남기 농민은 우리이고 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유재중 위원장(새누리당) 의원실로 청문회 촉구 탄원서를 보내는 온라인 페이지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 ‘백남기 청문회’ 촉구 탄원서보내기 참여>

다음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탄원편지 내용 전문

유재중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께,

지난 해 11월 14일 개최된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은 지금까지 의식을 회복하고 못하고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이 위중한 상태이며 날로 건강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가 병상에 누운지 250일이 넘게 지났지만 그에게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중상을 입힌 경찰 관계자 중 기소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닙니다.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또, 관계 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할 것을 촉구합니다.

- 책임자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

- 백남기 농민에게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책임이 있는 법집행공무원에 대한 적절하고 충분한 징계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

-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에게 경찰의 과도한 무력사용으로 인한 부상을 치료하는 데 소요된 의료비 일체와 제반 비용을 포함해 완전하고 효과적인 배상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공개 사과 등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처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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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는 왜 범고래에 쫓기는 바다표범 구해주나

혹등고래는 왜 범고래에 쫓기는 바다표범 구해주나

조홍섭 2016. 07. 28
조회수 2407 추천수 0
 

혹등고래, 새끼 잡아먹는 천적인 범고래 사냥 현장마다 출동해 방해

구하는 대상은 대부분 다른 종, 미스터리 행동의 원인은 '포식자 괴롭히기' 

 

John Durban_s_NOAA.jpg» 유빙으로 대피한 바다표범을 사냥하려는 범고래(위)와 이를 방해하려는 혹등고래. John Durban, NOAA

 

웨델바다표범은 운명이 다 한 것처럼 보였다. 작은 유빙 위에 올라 겁에 질린 바다표범 주위를 범고래 무리가 돌고 있었다. 늘 그랬듯이 범고래는 대열을 이뤄 유빙을 향해 다가서다 갑자기 방향을 틀 것이다. 일어난 물살에 쓸려 물에 빠진 바다표범을 범고래들이 사냥할 것이다. 

 

그러나 2009년 남극해에서 범고래의 사냥 행동을 조사하던 로버트 피트먼 미 국립해양어업국 박사 등 연구자들은 색다른 모습을 보았다. 물살에 휩쓸려 유빙에서 떨어진 바다표범은 근처에 있던 한 쌍의 혹등고래를 향해 필사적으로 헤엄쳤다.

 

Robert Pitman_s_NOAA.jpg» 범고래에 쫓긴 바다표범이 몸을 뒤집은 혹등고래의 가슴에 안긴 듯이 대피했다. Robert Pitman, NOAA

 

바다표범이 다가가자 혹등고래가 특이한 행동을 했다. 몸을 뒤집어 거대한 가슴지느러미 사이의 가슴에 바다표범이 올라오도록 했다. 범고래가 다가서자 혹등고래는 몸을 굽혀 바다표범이 물 밖으로 나가도록 했고 물에 떨어지지 않도록 자세를 고치기도 다. 결국 바다표범은 범고래를 피해 다른 안전한 유빙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그는 <자연사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혹등고래들은 바다표범을 보호하려 애쓰는 것 같았다”라고 적었다.

 

혹등고래는 왜 바다표범을 구한 것일까. 종은 다르지만 불행에 처한 동물이 가엾어 도와준 걸까? 범고래는 혹등고래의 새끼나 어린 개체를 주로 잡아먹는 포식자이긴 하지만, 왜 당장 아무런 이득도 없고 오히려 위험과 손해가 분명해 보이는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피트먼 박사는 이런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혹등고래와 범고래가 조우한 115건의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를 담은 논문이 과학저널 <해양 포유류학> 최근호에 실렸다.

 

1280px-Orcinus_orca_NOAA_Photo_Library.jpg»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 무리 지어 사냥한다. NOAA, 위키미디어 코먼스

 

범고래는 혹등고래의 천적이다. 덩치는 혹등고래가 훨씬 크지만 범고래는 무리를 지어 어린 혹등고래나 새끼를 어미로부터 떼어낸 뒤 잡아먹는다. 혹등고래는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낳고 먹이가 풍부한 남극이나 북극해로 이동하는데, 주로 이때 길목을 지키는 범고래의 공격을 받는다. 

 

이를 피하기 위해 혹등고래는 범고래의 습격이 잦은 구간을 피해 먼 거리를 우회하거나 해안에 바싹 붙어 이동하기도 한다. 새끼 혹등고래의 탄생 첫해 사망률이 18%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

 

그런데 사례를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두 고래 사이의 부닥침은 혹등고래 주도로 빚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충돌의 57%가 혹등고래가 일으킨 것이었다. 일방적으로 습격을 받고 도망을 치는 관계가 아니었다.

 

혹등고래는 일부러 범고래 무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때로는 2㎞ 이상 먼 곳에 있는 범고래 무리를 향해 가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범고래 무리가 내는 소리를 단서로 삼는 것으로 추정했다. 

 

범고래는 은밀하게 먹이에 접근하지만 공격할 때는 무리의 소통을 위해 소리를 낸다. 다시 말해, 범고래가 누군가를 공격하는 소리가 들리면 혹등고래는 만사 제쳐놓고 그 현장으로 달려간다.

 

Cornelia Oedekoven.jpg» 범고래의 사냥현장에 도착한 혹등고래는 마치 번식기의 수컷처럼 큰 소리로 울부짖고 가슴과 꼬리 지느러미로 바다 표면을 치는 등 격렬하게 움직인다. Cornelia Oedekoven, 위키미디어 코먼스

 

범고래의 사냥 현장에 도착하면 혹등고래는 흥분해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고 거대한 가슴지느러미와 꼬리를 마구 흔들고 물 표면을 때린다. 대부분의 경우 범고래는 자리를 피한다.

 

비록 어린 개체가 종종 먹잇감이 되지만 다 자란 혹등고래는 애초 범고래의 상대가 아니다. 특히 가슴지느러미는 몸길이의 3분의 1에 해당하며 길이 5m, 무게 1t에 이르는데 유연하게 휘두를 수 있기 때문에 가공할 무기가 된다. 게다가 지느러미 가장자리에는 따개비 등 날카로운 껍질을 지닌 고착동물이 우둘투둘 붙어있어 여기에 맞으면 살이 찢겨나가기에 십상이다.

 

혹등고래 행동의 미스터리는 범고래의 사냥을 가로막기 위해 ‘출동’하는 구조 대상의 대부분이 다른 종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혹등고래는 11%밖에 되지 않았다. 그밖에는 바다표범, 다른 고래, 물고기 등이었다.

 

wh1.jpg» 범고래의 사냥을 방해하는 혹등고래의 다양한 사례. A, C, D는 바다표범, B는 귀신고래를 사냥하는 현장이다. Robert Pitman(2016), <Marine Mammal Science>

 

혹등고래는 공격을 받는 피식자의 소리가 아닌 포식자인 범고래의 소리를 듣고 나서기 때문에 현장에 도착해서야 피식자가 누구인지 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혹등고래의 행동은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혹등고래는 먹이 찾기, 짝짓기, 휴식 등 일상활동을 포기하고 몇 ㎞ 떨어진 곳까지 찾아가 보통 1시간, 길게는 7시간 동안 격렬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데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혹등고래의 행동을 ‘피식자의 포식자 괴롭히기’ 행동의 일종으로 설명했다. 이런 행동은 까치가 독수리를 괴롭히고 쫓아내는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새, 곤충, 물고기, 포유류에서 흔하다.

 

약자가 강자를 괴롭히는 이런 행동은 언뜻 이해되지 않고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거기엔 이유가 있다. 먼저, 포식자에게 들켰음을 경고하고 동료에게 포식자가 왔음을 알려 힘을 합쳐 쫓아내는 효과가 있다. 어린 개체들은 포식자에 관해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런 괴롭히기 행동은 작고 빠른 약자가 크고 느린 포식자를 상대로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반대도 있다. 아프리카코끼리는 아프리카에서 최강자이지만 새끼를 종종 사자에게 잡아먹힌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코끼리도 사자를 괴롭히는 행동을 한다. 혹등고래는 이런 예에 속한다고 연구자들은 보았다.

 

Whale_tail_flip.jpg» 혹등고래가 꼬리로 바다표면을 내리치고 있다. 큰 덩치로 충격량이 크기 때문에 접근하는 범고래에는 큰 위협이 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구자들은 이런 행동의 이점을 혈연선택, 호혜, 이타주의 등 3가지로 요약했다. 혹등고래는 태어난 뒤 1년 동안 어미와 함께 생활한다. 젖을 뗀 뒤에도 태어난 곳과 먹이터를 기억하고 찾아간다. 

 

따라서 도와주는 다른 혹등고래는 자신의 친척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데 기여한다(혈연선택). 새끼와 함께 이동하는 암컷 혹등고래는 종종 수컷 혹등고래가 호위한다. 이 혹등고래가 범고래의 습격을 물리치면 나중에 이 암컷 혹등고래의 짝짓기 상대가 되는 대가를 얻을 수 있다(호혜).

 

wh2.jpg» 새끼를 데리고 이동하는 혹등고래 암컷. 범고래 공격에 가장 취약한 때이다. M. Lynn, NOAA

 

그렇다면 전체 사례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다른 종을 도와주는 행동에는 무슨 이득이 있을까. 연구자들은 “혹등고래가 심각한 상처를 입을 위험은 거의 없지만 쓴 시간과 에너지에 견줘 명백하게 얻는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범고래 괴롭히기가 혈연선택과 호혜 효과를 통해 전체적으로 득이 된다면 이런 행동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말하자면, 다른 종을 돕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라는 것이다. 혹시 지적인 동물인 혹등고래가 약한 피식자가 잡아먹히는 것에 공감해 돕는 ‘맹목적 이타주의’가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wh5_J. Totterdell_s.jpg» 습격을 받아 죽은 혹등고래 새끼를 범고래들이 뜯어먹고 있다. J. Totterdell, 피트먼(2015)

 

피트먼 박사는 이런 주장에 회의적이다. 그는 <사이언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혹등고래는 훨씬 간단한 규칙으로 행동한다고 봅니다. ‘범고래의 공격 신호가 들리면 가서 깬다’는 식이죠. 이런 개입은 범고래에게 혹등고래 공격을 재고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Robert Pitman et. al., Humpback whales interfering when mammal-eating killer whales attack other species: Mobbing behavior and

interspecific altruism? Marine Mammal Science, DOI: 10.1111/mms.1234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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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사회 “김석준 교육감 나서라”


‘강제전보 철회’ 요구 학비노동자들 8일째 단식농성을 모르쇠
  • 부산= 이기훈 담쟁이기자
  • 승인 20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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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 간부들이 부산시 교육청의 강제전보에 반발해 21일 항의 단식에 돌입한 데 이어 25일 삭발을 결행했다.[사진 출처 : 부산학비연대회의]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강제전보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설 것을 28일 촉구했다.

무더위 속에 여성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이날 현재 8일째 노상 단식농성 중인데도 교육청은 대화조차 나서지 않아 사태가 장기화될 기미가 보여 단식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를 우려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중재에 나선 것이다.

이날 회견엔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부산민중연대, 민주부산행동, 부산여성단체연합,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여성회, 부산학부모연대,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등 많은 단체들이 참가해 이번 사태에 관한 관심과 장기 단식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6월1일 임금협약 조인식 때 김석준 교육감은 ‘강제적으로 전보하지는 않겠다. 충분히 노사협의해서 풀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그 약속은 어디 갔나? 당사자는 배제한 채 관리자들과 담합해 강제적으로 진행하는 전보는 무효다. 즉각 철회해야한다. 여성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불볕더위에 벌써 8일째 단식 중이다. 사실 무척 힘들다. 그러나 우리보고 개·돼지나 다름없이 살라고, 노예의 삶을 강요하는 이 강제전보는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이필선 부산학비노조 지부장)

“왜 이리 교육현장에 강제라는 말이 난무하나? 교육감은 왜 이리 대화에 인색하나? 학교현장에서 관리자들이 비정규직을 대하는 태도는 연차나 휴게시간 등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것도 문제 삼고 있고, 교총 공문에 비정규직은 배구대회에서 수비만 하라는 등 차별이 심각하다. 교육현장에서 차별을 없애가는 행동에 함께 연대하겠다.”(김재민 부산여성회 비정규노동센터장)

“오늘 단식자들 건강을 체크해봤다. 다행히도 아직까진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단식기간이 늘어나면 점점 심각해질 것이다. 문제는 식사를 끊으면서까지 절규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전혀 얘기를 듣지 않으려하는데 있다. 교육감이 휴가라도 전화는 할 수 있지 않나? 당장 대화에 나서야된다. 교장들이 비정규직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민중은 개돼지’라고 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 문제는 간단한 전보문제가 아니다. 노조를 인정하느냐 마느냐, 학교 현장에서 민주주의가 지켜지느냐 마느냐의 가늠자이다.”(고창권 민주수호부산연대 대표)

“박봉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2~30년을 헌신한 비정규직을 이렇게 마구잡이로 강제전보를 돌리겠다니 정말 서글프고 분노스럽다. 이것은 부산교육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산교육을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졸속적이고 강제적인 전보는 학교현장에 큰 혼란을 일으켜 우리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재앙이다. 뜨거운 날씨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하겠다.”(도애란 부산학비노조 노조원)

부신시교육청의 강제전보 논란은 지난 20일은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공문 없는 날'이었는데도 퇴근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각에 부산시교육청이 9월1일부로 670명의 과학·교무·전산실무원을 전보하겠다는 공문을 기습적으로 시달해 촉발됐다.

이에 반발한 부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 노조원들은 강제전보 철회를 요구하는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이어 부산학비노조는 21일부터 집단 단식에 돌입했으며, 25일엔 임원 및 집행부 집단 삭발식도 갖는 등 투쟁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학비연대회의가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번 전보 방침이 노사합의를 파기하고, 당사자들을 배제한 채 부산 초등교장회,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학교 관리자들과 합의 아래 진행됐기 때문이다.

부산교육청과 학비연대회의는 ‘전보 등 인사원칙을 노사협의로 정하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전보를 명하기 전에 현재 제각각인 학교별 업무환경을 통일하기 위해 업무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노사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운영해왔고 다음달 4일 회의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부산교육청은 근무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려면 학교비정규직의 전보를 의무화해야한다는 학교관리자들의 압력 속에 부산교총과 ‘학교비정규직을 전보한다’는 협약을 맺었고, 결국 이 협약의 이행을 위해 학비연대회의와 합의는 저버린 채 9월1일부 강제전보를 시행한 것이다.

이날 회견에 함께한 단체들 대부분은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김석준 교육감을 지지했고 직접 선거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개혁교육감이 아니라 보수교육감도 이럴 수는 없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단체 성원들은 물론 일부 언론 노동자들도 “부산시교육청이 갈 데 까지 간 게 아니냐”며 술렁거렸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현재 여름휴가 중이며, 이날 오후 농성 중이던 이필선 지부장은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부산= 이기훈 담쟁이기자  news@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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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가 '김영란법' 판결하며 세월호 언급한 까닭

 

[김영란법과 언론인②] '김영란법 합헌' 헌법재판소 결정문 읽어보니

16.07.28 18:28l최종 업데이트 16.07.28 18:2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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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직원이 청탁금지법시행준비단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4개 쟁점에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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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언론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포함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왜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가 김영란법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지 조목조목 밝혔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에는 언론인이 보면 뼈아플 대목이 많다.

언론인은 부정 청탁과 촌지 수수라는 나쁜 관행을 자성하고 이를 끊을 수 있을까. 한국기자협회는 이날 낸 성명에서 대부분의 내용을 헌법재판소 결정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기자 사회 내부에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다 할 것이다'라는 주장은 뒤로 밀렸다.

헌법재판소는 왜 세월호를 언급했을까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거론했다. "공공부문의 부패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의 부패도 세월호 참사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면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국회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안을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키면서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 민간부문 중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포함시켰다"라고 밝혔다. 

언론의 문제가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할 수 없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기자와 쓰레기를 합친 '기레기'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언론은 편향 보도 등으로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언론계는 민간부문 중에서 왜 언론과 교육만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부패가 문제되는 민간부문은 많이 있다, 하지만 교육과 언론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이고, 국민들은 이 분야의 부패 정도가 심각하고 그로 인하여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런 인식이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되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시랍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이 포함된 것을 지지하는 여론이 이를 반대하는 여론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언론인에게 공직자에 버금가는 높은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편파적 기사임이 나중에 밝혀지더라도 해당 보도 내용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제거하거나 이를 원상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어렵다, 언론인은 보도를 통해 국민의 의사소통과 여론 형성을 위한 통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언론계의 자정노력에만 맡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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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직원들이 헌법재판소의 부정청탁금지법 합헌 판결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4개 쟁점에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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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부패와 청탁에서 자유롭지 않은 언론의 현실을 거론하면서 뼈아픈 일침을 가했다.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고 외부의 충격을 받아야 하는 언론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교육 및 언론 부문에 상당기간 동안 형성되어 온 청탁이나 금품수수 관행에 대한 의식 개선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전문적 인력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 등의 수수를 공직자와 같이 법률로 금지하고 위반하는 경우 제재를 가하는 것이 교육계와 언론계에 남아 있는 부패를 근절하는 유효하고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교육계와 언론계에 부정청탁이나 금품 등 수수 관행이 오랫동안 면연해 왔고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각종 여론조사결과와 국민 인식 등에 비추어 볼 때, 교육계와 언론계의 자정노력에만 맡길 수 없다는 입법자의 결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부정청탁이나 금품 수수를 하지 않은 언론인에게는 김영란법이 적용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종래 받아오던 일정한 금액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 등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이런 불이익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권익의 침해라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대다수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은 부정청탁과 정당한 이유 없는 금품 제공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정당하고 떳떳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어 권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는 언론 자유 침해 주장도 물리쳤다. "아직 시행되기도 전의 법률을 국가권력이 남용하거나 악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언론인 등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미리 추상적으로 단정하여 판단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김영란법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수언론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공직자 등의 금품 등 수수를 금지함으로써 이런 관행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 분야에 일정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부패가 감소하면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은 여러 나라에서 실증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고 부패를 줄이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패의 원인이 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관행을 방치할 수 없다."

☞ [클릭] 김영란법과 언론인 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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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재단' 출범, 돈다발 흔들며 '화해'

기자간담회 앞두고 반대 시위..김태현, 캡사이신 세례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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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8  14: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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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28합의'에 따라 '화해치유재단'이 28일 오전 공식 설립됐다. 이날 현판식에서 윤병세 외교장관, 유명환 전 외교장관, 김태현 재단 이사장, 강은희 여가부 장관(왼쪽부터)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지난해 일본군'위안부' 합의(12.28합의)에 대한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 주도의 '일본군'위안부'재단(화해치유재단)'이 28일 출범했다. 일본 정부가 오는 8월 중 출연할 것으로 보이는 10억 엔(약 107억 원)은 배상금이 아닌 치유금이라는 인식은 여전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바비엥스위트3에 위치한 '화해치유재단' 사무실에서 첫 이사회를 갖고 현판을 달았다. 이어 약 350m 거리에 있는 바비엥스위트2 지하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재단 이사장을 맡은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는 일본 정부가 출연할 10억 엔이 지금까지 정부가 설명한 사실상 배상금이 아닌 치유금이라는 인식을 확인했다. 지난 5월 재단 준비위원회 발족 당시에도 "배상금이 아닌 치유금"이라고 말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 바비엥스위트 2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단 출범을 공식화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김태현 이사장 "10억 엔으로 할머니 삶 좋아질 것"

김태현 이사장은 "지난 5월 준비위 출범 이래 총 3차례 회의 개최등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최근 재단 등록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며 "오늘 1차 이사회 및 재단 출범 현판식을 가졌다"고 재단 출범을 공식화했다.

그리고 "지난 한일간 합의로 피해자분들의 상처를 치유할 희망을 불씨를 찾았다. 어렵게 찾아낸 불씨를 합의를 둘러싼 논쟁으로 마저 꺼트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피해자를 중심에 놓고 희망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노력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또한, "재단 설립의 목적은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존엄을 회복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라며, 일본 언론이 제기한 장학사업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그는 특히 "합의내용에도 소녀상과 10억 엔은 전혀 별개"라고 강조했다. "소녀상과 연계해서 10억엔이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위안부' 피해자의 희망'은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이 아니라 '10억 엔'을 치유금, 일종의 '목돈'으로 활용하기 원한다고 했다. 사업 내용 관련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할머니들이 쓰고자 하는 게 다르다. 할머니마다 정말 하고 싶은 게 있고 그걸 통해서 삶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각각 용도가 다르다. 그런 것을 채워서 하나의 소망이 생기고 희망이 생긴다. 할머니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지원해야 위로받고 소망도 생기고 긍정적으로 사시는게 목적이다. 용처 파악을 위해서 맞춤형 지원을 할 것이다."

그는 '12.28합의'를 반대하는 피해자들에게도 '돈'을 줘서 마음을 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처음에 반대하시는 분도 구체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지원을 해드리자 재단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달라지셨다. 무엇이 부족한지 성심성의껏 해드렸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됐다. (반대하는 분도) 언젠가는 저희와 함께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재단 출범 기자간담회에 앞서 대학생 10여 명은 행사장에 들어와 재단 설립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그는 재단 설립에 반대하는 피해자가 '소수'라고 주장했다. 나눔의 집을 방문한 사례를 언급하며, 자신이 만난 피해자 2명 중 1명이 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운영하는 '쉼터' 거주 피해자와의 만남은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김 이사장이 주장한 찬성했다는 분은 손님이 와서 반갑다고 한 것뿐이지 찬성한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지난달 28일 김태현 이사장이 방문했을 당시, 구체적으로 '12.28합의'나 재단에 대한 설명을 하지도 않았는데, 93세의 피해자가 무엇을 알고 찬성 이야기를 했겠느냐는 것.

안 소장은 "찬성과 반대를 떠나서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힘든 것 아니냐. 그 분들은 정치적으로 정부관료에 가깝다. 민간재단이면 중립성이 있어야 하는데, 외교부와 여가부의 눈치만 보는 것 아니냐. 솔직히 무늬만 민간이지 속은 정부기관"이라고 꼬집었다.

정대협 측도 지난달 29일 김태현 이사장의 면담 요청에 대해 피해자들이 거부한 것일 뿐 정대협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쉼터에 거주하는 김복동 할머니는 "합의를 파기하고 대통령이, 일본정부가 우리에게 사죄한다는 답변을 가지고 오면 만날 것이다. 파기하지 않으면 절대로 만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발족한 '화해치유재단' 이사진에는 김교식 아시아신탁 회장,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심규선 <동아일보> 대기자, 이원덕 국민대 교수,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소장,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과 당연직으로 장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 이정심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이 이름을 올렸다. 준비위에 참여했던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작년 12월 한일 양국 정부 간 합의에 따라서 재단이 출범하게 된 만큼 오늘 출범한 재단을 통해서 모진 인고의 세월을 견뎌 오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시는 동안 이분들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재단이 출범한 만큼 사업실시 과정에서 피해자 분들의 의사가 보다 명확하게 표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대협 등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화해치유재단' 사무실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읽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재단 발족 첫 날부터 진통..대학생들 시위에 김 이사장 '캡사이신' 세례

'화해치유재단'이 발족한 이날도 반대 목소리는 여전했다. 대학생들은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와 시위를 벌였으며, 김태현 이사장은 '캡사이신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경 대학생 10여 명은 기자간담회장으로 들어와 "할머니들은 25년간 사죄받기 위해 싸워오셨다. 그깟 10억 엔 필요없다.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지키는 소녀상을 지켜주세요"라고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김태현) 위원장님 어디계십니까. 재단설립을 위해 거들먹거리며 졸속으로 만들어진 사무실에 현판을 달고 이곳에 와서 기자들 앞에 이 문제는 해결되었다. 한일관계 모두 청산되었다. 일본은 이제 전쟁할 수 있도록 보통국가가 되었다고 자랑스럽게 선포하려고 하셨습니까"라고 질타했다.

30여 분간 진행된 이들의 시위는 경찰의 강제해산으로 마무리됐으며, 기자간담회는 당초 계획된 시간보다 늦게 열렸다. 대학생들의 구호 속에서 외교부와 여가부 관계자는 팔짱을 끼며 비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재단 설립 반대를 외치다 여경들에 의해 끌려가는 대학생.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김태현 이사장은 캡사이신 세례를 받아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30분간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마친 김태현 이사장은 건물 후문으로 나가다 20대 초반 남성으로부터 캡사이신 세례를 받아 긴급 후송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화해와치유재단'이 공식 출범한 이날 사무실과 기자회견장 건물 밖에서는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이 모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강덕경, 강순애, 김순덕, 황금주, 이옥선,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의 피해증언을 읽었다. 그리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어이 박근혜 정부는 역사정의를 저버리려 하는가. 10억 엔으로 거래를 끝낸 정부의 막장 질주가 오늘 화해치유재단 출범 강행에까지 이르렀다. 정의도 인권도 올바른 과거사 청산도 모두 실종되었다. 피해자의 권리를 한낱 돈의 문제로 전락시키며 제 손으로 살아있는 역사를 봉인하는 박근혜 정부의 광기가 낳은 화해치유재단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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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 건 ‘중국의 뒤끝’ 작렬

 
중국이 보기에 한국 내 사드 배치는 주요 강대국 간 전략균형을 파괴하고 국제정치에서 미국의 패권주의와 독단주의를 심화시키는 조치다. 향후 중국이 취할 대응은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조회수 : 4,860  |  변한수 (국제안보문제 전문가)  |  webmaster@sisain.co.kr
 
 

 

 

한국 정부가 사드(THAAD) 배치를 공식화함에 따라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고 표명했고 사드 배치와 관련한 작업을 중단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중국의 이와 같은 격한 반대는 한국 내 사드 배치가 자국의 대외 전략과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기인한다. 중국은 사드가 대륙간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설계돼 북한의 미사일 요격에는 실효성이 적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국 한국의 사드 배치는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을 빌미로 중국의 핵과 재래식 무기의 억지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로 본다. 다시 말해,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회귀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국가 싱크탱크인 국방과학기술정보센터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다. 미국은 최근 자국 본토 및 동맹국에 지상·해상·공중·우주 등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해 통합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사드 시스템은 중간단계 요격 시스템인 지상발사형 중간단계 미사일방어체계(GMD), 종말단계의 패트리엇(PAC-3) 시스템과 함께 지상 미사일방어 시스템의 주요 구성 요소이다.

중국은 사드 시스템의 미사일 요격 능력보다는 기술 정보 수집 능력을 더욱 우려한다. 중국 공군장비연구원 장원창(張文昌) 원장에 따르면, 사드 시스템의 AN/TPY-2 X밴드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2000㎞에 달해, 한국 내 사드 배치가 현실화하면 중국 내륙의 미사일 실험과 로켓 발사 활동이 미국의 감시에 전면적으로 노출된다. 이뿐만 아니라 AN/TPY-2 레이더는 미군 우주기지의 적외선 조기경보 시스템과 연동돼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조기경보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다. 이는 미국의 지상발사형 중간단계 미사일방어체계(GMD)의 요격 능력을 대폭 높여준다고 본다. 한편 ‘제1도련(오키나와-타이완-남중국해를 연결한 지역)’ 내 미국 해군기지의 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서는, 사드는 이지스함 발사형의 SM3 요격미사일 및 패트리엇(PAC-3)과 연동돼 중간단계 저층, 종말단계 고층과 저층의 미사일방어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 결과 중국은 미군기지와 미국 항공모함 전단에 대한 미사일 억지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Xinhua</font></div>7월8일 중국 해군의 구축함 윤청호가 하이난 도와 시사군도 사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Xinhua
7월8일 중국 해군의 구축함 윤청호가 하이난 도와 시사군도 사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결국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로 미국의 핵공격에 대응할 대미 핵 보복 능력이나 미래에 가능할 ‘대(對)타이완 통일전쟁’ 수행 시 미군의 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 Area-Denial)’ 능력이 상당히 무력해지리라 본다. 동시에 중국은 자국의 항공우주 활동에 대한 미국의 일상적 감시로 이 분야 안보가 크게 위협받을 것을 우려한다. 결론적으로 중국이 보기에 한국 내 사드 배치는 글로벌과 지역 차원에서 주요 강대국 간 전략균형을 파괴하고, 국제정치에서 미국의 패권주의와 독단주의를 한층 심화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동안 시진핑 국가주석과 왕이 외교부 부장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 정부에 사드 배치 문제를 신중하게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중국의 적극적인 외교 노력에도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에 중국 정부와 민심은 큰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7월11일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은 미국의 사드 배치에 동의함으로써 사실상 스스로 이 지역의 전략적 균형이 파괴되는 비상 국면에 휘말려들어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사드 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는 의견을 공식 표명했다. 이에 더해 앞서 언급한 사드에 대한 중국의 인식, 최근 지역안보 이슈에서 보여준 중국의 행보를 종합해볼 때, 향후 중국이 취할 조치는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Xinhua</font></div>중국 외교부는 한국의 사드 배치에 강한 반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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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한국의 사드 배치에 강한 반대를 표명했다.

정치·경제·사회 영역까지 뻗칠 중국의 ‘보복’

앞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조치들은 중국이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군사적 전략균형 유지에 초점을 둘 것이고, 이러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전례 없는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천안함 사건 당시 미국 항공모함의 서해 진입이나 일본 순시선의 중국 어민 나포 사건이 발생했을 때 중국의 조치는 관련 사건의 해결에 국한된 것이어서 국면 전환이 상대적으로 쉬웠다. 반면 사드의 경우 배치 취소나 시스템 철수 이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데다 한국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현 시점에서 중국의 조치는 일단은 ‘억지’와 외교적 담판을 통한 문제 해결을 포기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기존 지역 안보 이슈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외교나 국방 영역 외에도 정치·경제·사회 제반 영역에서 대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드 배치와 관련된 지역의 기관·기업·인물에 대한 직접적 제재, 한·중 간 경제교류와 협력에 대한 비협조, 한국 기업의 대중 투자 제약이나 주요 대중 수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 설치, 주요 외교 일정의 취소나 중단, 북·중 고위급 교류의 활성화와 경제교류 강화, 중·러 연합군의 군사적 시위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이 밖에 사회교류 영역에서 반한(反韓) 분위기의 방관이나 조성을 통해 중국 관광객의 한국 여행이나 중국 내 한류 확산을 차단하려 할 수 있다.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국제법과 기존 국제적 합의에 크게 위배되지 않는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형식은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지만, 내용은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큰 셈이다.

나아가 만일 중국이 외교적 협상을 통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거나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한 미국의 대중 압박을 정면 돌파하려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택할 경우, 중국은 한·중 관계의 근본을 뒤흔드는 더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럴 때 중국은 군사적 전략 균형 유지 이상의 목적 달성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단행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조치에는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사드와 연관된 전략 목표물에 대한 직접 타격 준비가 기본적으로 포함될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는 이이제이(以夷制夷) 관점에서 북한과의 군사협력 강화와 북한에 대한 군사지원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다. 결국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은 북핵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고, 경제 등 비전통 안보 위협까지 가져올 수도 있다. 게다가 군사 강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과 같은 더욱 심각한 안보 위협까지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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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검사 사망', 검찰은 왜 꼬리만 자르나?"

Why뉴스] "'김 검사 사망', 검찰은 왜 꼬리만 자르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검찰이 고 김홍영(33) 검사의 사망과 관련해 직속상관이던 김대현 부장검사에 대해 해임을 법무부에 청구했다. 김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70여일 만이다. 

검찰은 그러나 남부지검에 대해서는 김진모 검사장에 대해 지휘책임을 물어 서면 경고 조치하는 데 그쳤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사과도 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부장검사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묻고 끝내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고 김홍영 검사 사망', 검찰은 왜 꼬리만 자르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직속상관인 부장검사를 해임하기로 했는데 그게 꼬리만 자른거냐?

= 검사에 대한 징계는 가장 무거운 게 해임이다. 파면은 탄핵을 받았거나 금고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을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해임은 법정최고형을 선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아주 무거운 징계인건 맞다. 

그렇지만 고 김홍영 검사의 사망과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한 책임이 부장검사 1명에게만 있을까?

김진모 남부지검장에 대해 경고하지 했지만 서면경고는 정식 징계가 아니다. 검찰에서는 검사장이 경고를 받으면 승진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며 상당히 강력한 징계에 해당한다고 하지만 그건 검찰 내부의 논리에 불과하다. 

현직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검찰의 자체 감찰에서 폭언과 폭행이 이었다고 확인했다. 그런데 해당 부장검사 1명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낸다는 게 타당한 일일까?
 

(사진=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캡처)

▶ 부장검사 외에도 책임질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거냐?

= 그렇다. 임은정 검사는 지난 6월 27일 페이스북에 "검찰의 눈부신 내일이었을 참 좋은 후배의 허무한 죽음에 합당한 문책을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는데 부장검사 1명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게 합당한 문책일까? 

검찰 안팎의 의견을 들어보니 첫 번째 서울남부지검의 직속상관인 지검장과 차장검사가 분명하게 지휘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일어난 '피의자 구타사망 사건' 때 주임검사가 구속됐지만 윗선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묻지 않았다. 당시 차장검사와 지검장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결국 이명재 검찰총장이 사퇴했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검사장과 차장검사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장검사에게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지만, 부장검사가 검사를 학대하고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서 대처했어야 하는데 검사장이나 차장검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사건결재만 하라고 부장검사 위에 차장검사와 검사장을 두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두 번째는 검찰이 유족의 문제제기 후 사회문제가 된 뒤에야 감찰에 나섰다. 왜 감찰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는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검사가 사망한 게 지난 5월 19일이다. 그런데 검찰은 서울남부지검에 자체 조사를 맡겼다가 유족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김 검사의 연수원 동기들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여론이 비등하자 뒤늦은 7월 1일에서야 대검에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부장검사를 해임까지 해야할 중대한 사안을 남부지검 자체조사에 맡겨서 사건을 적당히 덮으려 한 게 누군지 그걸 파악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이 일어난 남부지검에 조사를 맡긴건 적당히 넘어가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누가 그런 결정을 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검찰내부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진단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장검사는 부산지검 공안부장 재직시절에도 그랬고 법무부 법조인력과장 재직시에도 그랬다. 그런데도 다시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장으로 영전을 했고 결국 사고를 쳤다. 이는 검찰의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다. 

한 중견검사는 "김 부장검사가 검찰내에서 후배검사들을 심하게 다루는 간부 중 1명이긴 하지만 가장 악질적인 간부라는 평을 받는 건 아니었다. 그냥 성질 더러운 간부 중 1명이었다"면서 "김 부장이 그렇다는 건 검찰내에서 다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어떻게 법조인력과장으로 가고 남부지검 부장으로 갔느냐? 인사에서 걸러내지 않고 묵인했던거 아니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인사평정을 제대로 하고 인사를 잘 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윗사람 말 잘듣는 검사들을 발탁하고 영전시키다보니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 검찰이 김 부장검사를 희생양 삼아서 사건을 끝내려 한다는 거냐?

= 김 부장검사의 잘못이 감찰조사에서 드러났으니까 '희생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부장검사 1명에게만 책임을 묻는 걸로 끝내려 한다면 희생양으로 삼아 꼬리를 자르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전현직 검찰간부들에게 김 부장검사를 해임하는 게 맞느냐?와 부장검사 1명 해임만으로 끝내는 게 맞느냐?고 물었더니 해임에 대해서는 검찰내부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외부에서는 찬반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김 부장검사 1명에게만 책임을 묻는데 대해서는 검찰내부나 외부 대부분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검찰의 생리 잘 알지 않느냐? 희생양이 필요할 때는 기꺼이 내 놓는다"면서 "파면 안시키는게 다행이라고 해야 않겠나?"라고 말했다.

검사의 신분은 법률에 보장돼 있으니까 불가능하지만 검찰의 속성상 파면조건이 되도록 만들어서라도 파면을 할 수 있을텐데 해임만 하기로 한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는 얘기다.

수도권지역 검사장 출신의 중견변호사는 "여론을 의식해서 너무 과하게 징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휘부가 책임을 부장검사 1명에게만 떠넘기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 검찰이 사과하지 않았나? 

= 대검 감찰본부장이 감찰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과했다. 정병하 대검 감찰본부장은 "감찰본부장으로서 이번 사건에 대해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본부장은 "고 김 검사의 부모님 등 유족과 국민여러분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검찰은 앞으로 고 김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사후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기자들이 '검찰총장이 사과안하나?'라고 물으니 "총장도 간부회에서 의견 여러 차례 표명했다. 총장도 발표 내용과 동일하다"고 답했다. 기자들이 다시 "사과는 총장의 사과냐?"라고 물으니 "제 발표 내용과 총장님 의견이 똑같다"고 말했다. 대독사과를 한 셈이다. 

사과를 대독으로하면 그게 사과일까? 김수남 검찰총장은 진경준 검사장이 구속된 뒤 사과문을 냈다. 당시에는 김현웅 법무부장관이 사과를 했으니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신분이 보장된 부장검사를 해임해야할 중대한 사안인데 대독사과로 그친다면 그게 옳을까? 

그런데 이런 대독사과 어디서 많이본 장면 아니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2013년 3월 30일 허태열 비서실장 명의의 사과문을 김행 대변인이 '17초 대독' 한 적이 있고 이남기 홍보수석이 한밤중에 긴급 기자브리핑을 열어 "윤 전 대변인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국민과 대통령에 사과드린다" 사과를 해야할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코메디 같은 일도 있었다. 

검찰내부에서는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 책임을 지지않고 책임을 묻고 있다"며 책임지지 않는 검찰수뇌부를 질타했다. 김 검사의 부친 김진태씨는 "김 부장검사에 대한 형사처벌과 검찰총장의 정식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남부지검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57)씨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김 부장검사에 대해 형사처벌을 할 수는 없는 거냐?

= 유족들이 형사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고 김 검사의 동기회 회장인 양재규 변호사는 "김 부장을 해임한다면 지휘감독책임 등 징계에 대해서는 수용하고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폭행 등에 관해 김 부장을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유족의 의사표명이 있으므로 이 부분에 관해 유족을 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검사 사법연수원 동기(41기)인 김기태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의 비위행위가 여러 건이 적발됐다는 점에서 향후 형사 고발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 "감찰 내용을 잘 살피고 유족과 협의해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형사처벌은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정병하 감찰본부장은 형사처벌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형사사처벌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면서 "술자리에서 목격할 수 있는 것처럼 격려차원에서 '잘해봐'하면서 등을 쳤다는 행위가 몇번 있었지만 형사처벌의 폭행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도 "형법의 제1원칙이 예측가능성이다. 예측가능성이 없는건 처벌하지 못한다"면서 "김 부장의 폭행이 죽을 정도이거나 죽으라고 때린건 아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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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태, 단식농성 돌입..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 계속돼야”

 

“정부의 특조위 강제종료, 위법‧부당한 행위…미수습자 문제 등 할 일 산적”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정부의 조사방해활동 중단과 특조위 조사활동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석태 위원장은 27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특조위 강제종료는 위법하고 부당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내년 2월까지 활동 기간 보장을 위해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무실을 뛰쳐나온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유가족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고뇌어린 결단”이라는 심경을 전했다.

단식농성은 이석태 위원장을 시작으로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회 위원장과 박종운 안전사회 소위원장 등 상임위원들이 릴레이로 이어간다. 특조위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단식농성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출처=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는 6월30일로 활동기간이 끝났다고 하지만 별정직 일부를 채용해 인적 토대를 갖춘 지난해 7월27일로부터 이제 정확히 1년이 됐을 뿐”이라며 특히 “정부는 지금까지 특조위를 지원하기보다 오히려 방해활동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당초 90여명의 조사관‧공무원으로 구성됐던 특조위에는 현재 별정직 조사관 54명만 남아있는 상태다. 게다가 정부의 일방적 특조위 활동 종료로 예산이 중단돼 특조위 활동비는 물론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미수습자의 수습과 선체조사를 포함해 아직 조사해야할 것이 적지 않게 남아있다”면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활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안전한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에 전향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동시, 국회에는 신속하고 올바른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4.16연대 이태호 상임운영위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석태 위원장이 단식농성중인 광화문광장 소식을 전했다. 그는 “비가 계속 내려서 비닐을 치려니 경찰들이 매트리스 위에까지 난입해 비닐 가림막을 몸으로 막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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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야당이 ‘박근혜 탄핵’ 발의할 때

‘박근혜탄핵 범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해서 야당을 지원하는 것도 민주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기사입력: 2016/07/27 [16:54]  최종편집: ⓒ 자주시보
 
 

 

박근혜의 대통령 임기가 19개월 남은 이 시점에 그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지금 같은 자세와 ‘믿음’으로 임기를 마치게 된다면 국가와 민족은 어떻게 될 것인가?” 세 야당을 향해서는 이런 질문을 해야겠다. “헌법을 서슴없이 유린하면서 ‘총체적 국란(國亂)’을 빚어내고 있는 박근혜의 대통령직 수행을 더 이상 방임하는 것이 대다수 주권자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먼저 이 글의 결론부터 말하겠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국회의원들은 하루라도 빨리 박근혜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와 민족이 파멸의 수렁에 더 깊이 빠지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론’은 새삼스런 주장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짚어보기로 하자.

 

지난 4·13 총선 선거운동 첫날인 3월 31일, 서울 서초을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 김수근은 선거벽보에 자신의 사진을 싣지 않고 ‘박근혜 탄핵소추안’이라는 큼지막한 제목의 긴 글을 올렸다.

 

 

내용은 이렇게 시작된다. “주문: 헌법 제65조 및 제130조의 규정에 의하여 박근혜의 탄핵을 소추한다. 피소추자: 성명 박근혜, 직위 제18대 부정선거 대통령.” 김수근은 탄핵소추 사유로 다섯 가지를 열거했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제2의 을사늑약인 한일 ‘위안부’ 합의로 국권을 팔아넘김”, “권력기관이 총동원된 부정선거에 의한 당선은 무효”,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자”, “불법·위헌적인 개성공단 전면 중단”, “불법적 선거 개입으로 민주주의 파괴.”

 

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는 그 벽보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상으로 해당 벽보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는 것이었다.

 

▲ 지난 4·13 국회의원선거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서울 서초을 선거구 선거벽보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나붙었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달성구(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석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공약으로 내걸고 24%의 득표율을 올렸다. 박근혜의 ’정치적 철옹성‘이라는 대구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청와대 전 홍보수석 이정현이 KBS 보도국장에게 ‘보도지침’을 내린 사실이 폭로된 지 얼마 뒤인 지난 7월 7일자 한겨레 사설 제목은 ‘대통령이 사표 받으라 했다면 탄핵감 아닌가’였다. “방송법 위반은 물론 정치적으로 탄핵감”이라는 것이었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 김동철은 지난 7월 5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박근혜 정부가 ‘선거탄핵’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무능한 국정 운영으로 국가 위기가 심화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가 18대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것들 가운데 파기해버린 사항들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영남 신공항 건설’, ‘지역 균형발전과 대탕평 인사’, ‘모든 국민 100% 행복한 경제민주화’, ‘전시작전권 전환’, ‘만 5세까지 무상보육 및 무상 유아교육’, ‘대학생 반값 등록금’, ‘4대 중증질환 완전 국가책임’ 등. 김동철은 박근혜가 취임한 뒤 2년 동안 공공기관 임원 318명을 ‘낙하산’으로 보낸 사실도 지적했는데, 이 수치는 이명박의 245명보다 30%나 많은 것이었다.

 

전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은 지난 2월 15일 정의당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 출연해서 “박근혜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는 헌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야당이 다수였다면 명백한 탄핵감”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김상곤(더민주 전 혁신위원장)은 실질적으로 ‘박근혜 탄핵론’을 주장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우가 잘못된 특권층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인데 그것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국민이 뽑아준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도 국민들이 회수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까지 할 수 있다.”  

 

"박근혜 탄핵이 대안이다!" 피켓을 들고 사드반대 시위하는 성주군민

 

박근혜가 최근 가장 강력한 비판과 저항에 부닥치게 만든 사건은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결정이다. 박근혜는 국회의 동의나 비준도 없이 국무회의의 ‘합의’(외교부 장관 윤병세는 강력히 반대했다고 함)만으로 그것을 기정사실화해 버렸다. 이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을 자의적으로 어긴 행위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현직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가 저지른 온갖 위법행위와 부정축재가 사실로 입증되었는데도 박근혜는 단 한마디 질책이나 문책도 하지 않은 채, 그가 참석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고난을 벗 삼으라”는 투의 ‘격려사’를 했다. 실질적으로 검찰을 총괄하고 공직자들에 대한 사정을 지휘하는 민정수석의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당장 해직하는 것이 대통령의 정당한 직무 행사인데 박근혜는 정반대 길로 간 것이다.

 

박근혜를 탄핵하기 위한 사유를 나열하면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수시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 일과 지난 총선에서 노골적으로 새누리당의 ‘진박’ 후보들을 지원한 사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2004년에 소추를 당한 당시 대통령 노무현의 ‘탄핵 사유’를 여기서 되돌아보면 박근혜는 열 번도 넘게 탄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그 해 3월 12일 야당인 새누리당과 새천년민주당, 그리고 자민련 의원 159명이 서명해 국회에서 발의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의 요지는 이랬다. “노 대통령은 불성실한 직책 수행과 경솔한 국정 운영으로 인한 정치 불안 때문에 국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러 국민을 극도로 불행에 빠뜨리고 있으므로 나라를 운영할 자격이 없음이 극명해져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게 되었다.” 탄핵 사유에서 가장 핵심이 된 부분은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국가원수가 특정 정당을 위한 불법선거운동을 계속했다”는 것이었다.

 

그해 2월 18일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 가진 합동회견에서 “개헌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나도 정말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말하고, 2월 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 “대통령이 뭘 잘해서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발언한 일이 바로 ‘불법선거운동’이라는 뜻이었다. 5월 14일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는 ‘결정 주문’을 낭독했다.

 

당시 국회에서 노무현 탄핵에 앞장섰던 의원들이 지금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서 ‘지도자’나 중견 정치인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 의원들은 당시의 쓰라린 패배와 좌절 때문에 ‘탄핵’의 ‘탄’자만 들어도 진저리를 칠 것이다. 그들은 그렇다 치고 박근혜가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나라와 겨레를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믿는 다른 의원들은 마땅히 탄핵 소추안을 발의해야 옳지 않은가? 현재 의석 분포는 더민주(121석)와 국민의당(38석), 정의당(6석)을 합치면 165석이고 야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이 4명쯤 된다. 탄핵 소추안 의결에 필요한 과반수를 훨씬 넘는 수자이지만 실제로 소추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는 한참 모자란다. 새누리당에서 20여명이 가세한다면 모르지만.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세 야당이 ‘박근혜 탄핵’을 현실적으로 관철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근혜의 악정과 실정을 나라 안팎에 널리 알리면서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정권교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탄핵 발의권은 없지만 뜻있는 주권자들과 시민단체들이 ‘박근혜 탄핵 범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해서 세 야당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민주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자유언론실천재단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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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서울대에서 '나라 망했다' 생각한 까닭은?

 

국회 교육희망포럼 초청, 신작 <풀꽃도 꽃이다> 토크콘서트

16.07.27 18:36l최종 업데이트 16.07.27 18:3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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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래 작가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육희망포럼, 조정래 작가와 함께 하는 교육 토크 콘서트, "풀꽃도 꽃이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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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으로 150억 원을 부정 축재한 그 사람(진경준 건 검사장), 서울대입니다. 머리 좋은 자들이 겸손하지 않으니 다 그 꼴이 되는 거예요."

조정래 작가가 "암기만 시킨 교육이 서울대를 망쳤고, 그것이 대한민국도 망쳤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을 주제로 한 소설 <풀꽃도 꽃이다>를 발표한 조 작가는 27일 국회를 찾아 "1등만 하면 되는 거라고 가르치다 보니 한 명의 엘리트를 기르기 위해 수만 명을 버리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국회 교육희망포럼(공동대표 도종환·안민석 의원)이 주최한 토크콘서트에 초대된 조 작가는 자신이 서울대를 찾았던 일화를 소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서울대에 가서 학생들 모인 곳에서 물었어요. '너희가 머리가 좋아 서울대에 왔는데 그게 너희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그랬더니 90%가 손을 들어요. 아, 이 나라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들은 0.01%의 행운을 타고난 거예요. 머리 좋은 건 자신의 능력이 아니고 머리 나쁜 자를 대신해 받은 행운이에요. 그러니 나머지를 무시하면 안 되는 겁니다. 재능에 대한 겸손이 없으면 인간이 아닌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걸 가르친 적이 없어요. 1등만 하면 되는 거라고 가르쳐요. 그러니 암기만 하다 망한 거예요. 그나마 서울대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4.19혁명 이후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의 현대사가 있기 때문인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서울대 선배들이 이 나라 망치는 일에 앞장서기도 했어요. 여러분이 (뉴스로) 보고 계시는 그분들도 다 서울대입니다."

"교육민주화 못 이루면 나라 망할 거라고..."

최근 조 작가는 국회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조 작가가 2012년 대선에서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는 트위터에 <풀꽃도 꽃이다>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제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더 깊고 묵직한 시선으로 바라본 책이다. 교육이 기회를 막는 담벼락이 아니라 기회를 주는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고쳐 나가겠다"라고 썼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다음 달 1~5일 휴가 동안 읽을 도서 목록에 조 작가의 <허수아비춤>을 포함시켰다. 김 대표의 아내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직접 골랐다는<허수아비춤>은 이날 조 작가가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썼다"라고 소개한 책이다.

<허수아비춤>이 경제민주화를 위해 탄생한 책이라면 이날 토크콘서트에 올려진 <풀꽃도 꽃이다>는 조 작가가 "교육민주화를 이루지 못하면 나라가 망할 거라고 생각하며 쓴 책"이다. 이날 조 작가는 "우골탑이란 말이 생길 만큼 우리는 교육의 힘으로 국민소득 2만5000달러라는 위대한 성취를 이뤄냈다"라며 "그런데 국민소득 5만달러를 넘어가려고 한다면, 현재 교육 방식으로는 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작가는 "우리나라는 암기하고, 주입해서 선진국의 기술을 흉내 내며 지금까지 왔다"라며 "우리나라가 엘리베이터, 자동차, 선박 등을 많이 수출하지만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건 몇 개나 되나. 원천기술은 창의력에서 나오지 암기에서 나오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작가는 "주입식 교육을 토론식 교육으로 바꾸고, 암기와 오지선다형 시험을 완전히 폐지한 뒤 논술을 생활화해야 한다"라며 "지금 진행하고 있는 논술은 다 서울에 가서 돈 500만 원씩 주고 한 것 아닌가.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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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래 작가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육희망포럼, 조정래 작가와 함께 하는 교육 토크 콘서트, "풀꽃도 꽃이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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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나향욱 보며 막중한 책임감 느껴"

조 작가는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거론하며 "어떻게 대한민국이 그런 줄 아셨는지 (교황께서) 광화문에 와 '무한경쟁이 있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고 말하더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작가는 "지난 정권에서 대통령이 무한경쟁을 강조하지 않았나. 유한한 인생을 사는 인간이 어떻게 무한경쟁을 하나"라며 "경쟁은 상대를 원수로 삼는 거다. 교육은 인간을 서로 다독이고 사랑하는 것인데 서로를 원수로 삼고, 노트 찢어버리는 무한경쟁이라니. 아, 무섭다"라고 혀를 찼다.   

이날 조 작가와 함께 토크콘서트 무대에 오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청주흥덕)은 "소설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늘 조 작가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가라앉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도 의원은 "(최근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 중 1대 99의 불평등 문제를 어쩔 수 없다고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라며 "연민과 철학이 없는 교육이 교육정책을 설계·집행하는 사람들이 신분제 공고화가 당연하다고 기자와 논쟁하는 그런 사회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 의원은 "이러한 교육 속에서 죽어가거나, 죽지 못해 사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조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만난 혁신학교 교사들에게서 가능성을 봤고, 결국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다"라며 "아래에서부터 바뀌고 있으니 도 의원을 비롯한 국회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전체가 바뀔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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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삼성이고 이건희 회장이었다

 
동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영화 <내부자들>을 떠올리게 했다. 기자라면 흥분할 수밖에 없는 자료였다. 하지만 이걸 과연 보도할 수 있을지 헷갈렸다. 영상을 분석하고 현장을 확인했다. 그리고 확신을 얻었다.
  조회수 : 39,118  |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  |  webmaster@sisain.co.kr
 
 

 

 

지난 4월 어느 날, 어버이연합 관련 취재로 머리가 아프던 날 저녁이었다. 책상 건너편의 후배 기자가 어딘가에서 온 제보 전화를 받고 있었다. 표정이 심각했다. 몇 차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는 것이 바빠 보였다. 그러더니 내게 말했다. “선배, 담배 한 대 피웁시다.” 덕수궁이 내려다보이는 저녁 옥상은 선선했다.

후배는 대뜸 휴대전화에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뭔가 ‘야동스러운’ 동영상을 갈무리한 화면이었다. “응? 이게 뭐지?” “누군지 모르겠어?” 목소리가 낮아졌다. “이거 이건희야?” “응.” “뭐야 도대체 이 사진은?” 누군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원본을 가지고 있다며 제보를 하겠다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했다. 그러고는 이 사진을 보내줬다고 한다.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담배 불빛은 빨갛게 오래 타들어갔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뉴스타파 영상 갈무리</font></div><뉴스타파>가 보도한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의 한 장면.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뉴스타파>가 보도한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의 한 장면.

동영상은 충격적이었다. 누구나 그렇듯 영화 <내부자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사회 최고위층의 난잡하고 불법적인 사생활. 근엄하고 믿음직스러운 무대 뒤의 민낯. 기자라면 흥분할 수밖에 없는 자료였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정말 그런데 말이다. 우리가 이걸 과연 보도할 수 있을까, 삼성인데. 헷갈렸다. 이 뉴스를 볼 독자들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가. 공공의 이익이라는 것이 있는가. 황색 저널리즘의 사생활 까발리기와 무엇이 다른가. “선배, 이거 할 수 있을까.” “음… 이런 걸 확보하고도 어떻게든 뉴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건 소스의 문제가 아니야. 능력의 문제지.”

막상 분석에 들어가니 영상은 길고도 지루했다. 젊은 여성들이 떼로 등장하고, 이건희 회장의 얼굴이 비치고, 살색 육체들이 얽혀 있는 장면들이 보였다. 일이 끝나면 관리자는 그 여성들과 함께 오랜 시간 그날의 서비스를 혹독하게 평가했다. 어떻게 하면 회장님을 만족시켜드릴까 고민하고 토론했다. 성매매의 정황은 뚜렷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어느 하나 확실한 것이 없었다. 상대는 삼성이고 이건희 회장이었다. 이 동영상은 진본일까. 영상 속의 인물은 이건희 회장이 맞는가. 장소는 어디인가. 날짜는 언제인가. ‘화대’는 얼마인가. 누가 찍었을까. 왜 찍었을까. 의문의 연속이었다.

먼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영상과 음성을 분석했다. 편집과 위·변조의 흔적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화면 속의 인물이 이건희 회장이 아닐 확률은 ‘매우’ 낮았다. 다음으로,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확인했다. 간혹 우연히 찍혀 있는 야외 화면에는 건물들의 자투리가 걸려 있었다. 판독이 어려운 간판 글씨가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수없이 펼쳐진 전봇대와 전선들. 방법이 없었다. 그냥 하나하나 확인해보는 수밖에. 서울 시내를 헤매고 다녔다. 전봇대마다 사진을 찍었다. 뭔가 수상한 빌라에는 경비 아저씨가 졸 때를 기다려 들어갔다. 어떤 때는 2층에도 경비가 있었다. “거기 어디 가세요?” “20X호요.” “왜요?” “친구네 집인데요?” “거기 노인분들만 사시는데.” “아, 여기가 아닌가?” 강남 졸부의 아들로 코스프레하고, 동료 여기자를 아내처럼 대동하고, 와이셔츠 단추를 2개쯤 풀고, 몇 년 만에 구두에 광을 내고, 30억원짜리 고급 빌라를 구매하겠다며 돌아다녔다. 결국 두 달 만에 장소를 특정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이건희 회장(앞)이 삼성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사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희 회장(앞)이 삼성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사옥을 둘러보고 있다.

인물은 뚜렷하고, 영상은 확실하고, 장소는 특정됐고, 성매매의 정황은 뚜렷했다. 성매매는 불법이다. 성매매의 양태도 매우 난잡했다. 매우 영향력 있는 공인이 수년 동안 불법행위를 계속했다. 자, 이제 충분한가.

하지만 ‘사생활’이라는 강력한 방어 논리가 남아 있었다. 성매매는 매우 논쟁적인 사안이다. 성매매를 당연시하는 한국적인 풍토도 걸림돌이었다. 사생활을 침해하는 몰래카메라라는 점도 문제였다. 이건희 회장은 성매매라는 불법을 저지른 범법자이지만, 몰래카메라에 찍힌 피해자이기도 하다.

돌파구는 뜻밖의 곳에서 발견했다. 이건희 회장이 ‘안가’로 사용한 서울 논현동 빌라 등기부등본에서 삼성 관련자가 등장했다. 전세권자로 ‘김인’이라는 사람이 등장했다. 김인씨는 전 삼성SDS 사장이고 현재는 고문이다. 회장 비서실 출신이다. 입사 4년차에 비서실로 발탁됐다. 비서실에서 인사팀장이라는 핵심 보직을 역임했다. 이건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인사였다.

이 회장의 성매매는 개인 일탈을 넘어서

취재진은 의심했다. 김인 고문이 집을 빌려서 이건희 회장에게 제공했을까. 이건희 회장이 김인 고문의 동의를 얻어 명의를 차용해 집을 빌렸을까. 이건희 회장이 김인 고문의 동의 없이 몰래 명의를 도용해 집을 빌렸을까. 김인 고문을 수소문해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이 취재에서 ‘잭팟’이 터졌다.

김인 고문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명이인일 것이다”라고도 했다. 그는 등기부등본을 보더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아마도 삼성SDS에서 외국인 임원들에게 제공할 집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대표였던 자신의 이름으로 집을 빌린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물론 삼성SDS에서는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회사 용도로 집을 빌리면서 개인 명의로 하는 회사는 없다.

이제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섰다. 회사가 관여한 개연성이 나타난 것이다. 누군가 회사 임원의 명의를 도용해서 집을 빌렸고, 이 집을 이건희 회장이 성매매 장소로 사용했다(삼성그룹 취재를 시작하자 김인 고문은 자신이 빌렸다고 말을 바꿨다).

기사를 쓰고, 편집을 하고, 보도 날짜를 확정했다. 떨렸다. 잠이 오지 않았다. 솔직히 삼성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었다. 끊임없이 되물었다. 모든 팩트는 확실한가. 실수는 없었나. 윤리적으로는 옳은가. 소송이 시작되면 이길 수 있나. 다른 언론은 이 기사를 받을까. 아무도 받지 않는 저주받은 특종이 되지 않을까. 나는 기자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뉴스타파>는 존재할 수 있을까. 모든 게 충분해도 삼성 앞에서는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

보도가 나가고 <뉴스타파>에는 기자와 앵커의 ‘안위’를 걱정하는 전화와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비정상적인 비중과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가 없는 <뉴스타파>는 그나마 밥그릇에 대한 공포가 덜하다. 우리라도 삼성이라는 공포와 싸워야 한다. 최승호 PD의 말처럼 ‘시민의 가호’를 믿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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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포럼, 박근혜의 오판, 차기 지도자에 집권 가능성 열어줘

동아시아 포럼, 박근혜의 오판, 차기 지도자에 집권 가능성 열어줘
 
 
 
뉴스프로 
기사입력: 2016/07/27 [02:15]  최종편집: ⓒ 자주시보
 
 

 

동아시아 포럼, 박근혜의 오판, 차기 지도자에 집권 가능성 열어줘
-‘한반도 평화’ 한국인들만이 해낼 수 있다.
-한미 대북정책 ,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어
-미국, 북한 고립으로 항복 받아낸다는 환상만 가져

                                                                                 2016년 7월 22일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 심지어는 북미 관계까지도 한국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한국 내 사드배치를 둘러싼 한미일-북중러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동아시아 포럼은 20일 포럼의 자문위원인 스티븐 코스텔로의 ‘North Korea–US diplomacy needs Seoul-북한 대 미국 외교에는 한국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분석을 게재하며 한반도 문제, 북한 문제 나아가서는 동북아 긴장 완화 및 북미 외교 문제에 이르기까지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한반도 변화는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는 시점, 특히 그중에서도 한국의 차기 지도자가 바뀌는 시점에 더욱 크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스티븐 코스텔로는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는 것은 정책을 재검토하는 등 잠깐의 변화가 있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한국의 새 대통령은 ‘과감하게 정책을 수정하며, 권력과 이해관계에 보다 더 근접한 전략을 세워 이해 국가들 간 외교관계에 새로운 출발의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한국인들만이 이를 해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빌 클린턴 이후 미국의 대통령들은 1990년대의 대한반도 지역 계획으로 회귀할 통찰력이나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한반도에 충돌이 일어나면) ‘북한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는 국가는 바로 한국이다’고 상기시켰다.

 

스티븐 코스텔로는 ‘미국은 제재와 고립을 통해 북한을 몰아붙인 후에 북한의 항복이라는 환상을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대책도 제안하지 않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많은 오판에 대한 일반화된 인식은 야심 찬 새로운 지도자의 집권 가능성을 만들어 놓았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코스텔로는 미국이 1990년 이후 북한 문제를 해결할 외교적 능력도 비전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힐러리 클린턴은 매우 유능하다. 그러나 그녀 또는 그녀의 잠정적인 외교정책 보좌관들이 북한과의 기회를 포착하는 일에 있어서 빌 클린턴만큼 잘할 수 있으리라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광범위한 계획과 노력, 인력을 투입해 1994년 북미핵동결협약과 1998-2008 남북 관여라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돌아본 스티븐 코스텔로는 ‘그 이후로, 이와 비견되는 양국의 중요한 정책적 접근의 결여는 남북 논의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스테븐 코스텔로는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가 바뀌는 대통령 선거를 주목하며 미국보다는 ‘북한과의 외교로 진지하게 복귀할 주요 지역적 요소들 중, 한국 리더십의 변화가 가장 큰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한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한반도 변화의 키를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스티븐 코스텔로는 ‘아마도 차기 미국 대통령이 도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라’며 미국의 역할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는 해묵은 진리를 이 기사는 아프게 지적하고 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동아시아 포럼의 기사 전문 번역이다.

 

번역 감수 : 임옥

 

기사 바로가기 ☞ http://bit.ly/2a9LfcI

 

 

 

 

 

North Korea–US diplomacy needs Seoul

북한 대 미국 외교에는 한국이 필요하다

                                          20 July 2016


 Author: Stephen Costello, Asia East

 

 

US and North Korean diplomats attended the Northeast Asia Cooperation Dialogue (NEACD) in Beijing on 22 June. Despite having talked at dinner, the US State Department insisted they did not ‘meet’ with North Korean officials. Also in June, Han Song-ryol, Director-General of the department of US affairs at North Korea’s Foreign Ministry, reportedly met with retired US ambassador Thomas Pickering in Sweden. So do these diplomatic movements mean we should expect some change on the Korean peninsula? Unfortunately, they do not.

미국과 북한의 외교관들이 6월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북아시아 협력대화(NEACD)에 참석했다.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었지만 미국무부는 북한측 관료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6월 북한 외무성의 한송렬 미주국장이 전직 미 대사 토마스 피커링을 스웨덴에서 만났다고 전해진다. 그러면 이러한 외교적 움직임은 한반도에서 무언가 변화가 있을 것을 의미할까?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다.

 

 

To see why, the political atmosphere surrounding Northeast Asia issues and US policy needs to be more central to understanding policy. There is a profound deficit of consequential leaders with a vision and a realistic plan for progress in Northeast Asia, just when tensions are growing. Much discussion — even among government and policy experts — is dominated by assumptions and policy alternatives that are fundamentally political and short term. Any breakthrough before the US presidential election seems unlikely.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 동북아시아 문제와 미국의 정책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 분위기는 정책을 이해하는 일에 있어 더욱 핵심적이다. 긴장이 고조되는 이 시점, 동북아시아의 발전을 위한 비전과 현실적 계획을 지닌 결정적인 지도자가 현저히 부족하다. 정부와 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부분의 토론이 가정, 그리고 근본적으로 정치적이고 단기적인 정책 대안들로 채워진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어떤 획기적인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After the US election there may be a short window for a policy re-think, but the most important window will open 13 months later, when South Korea elects a new president. At that time, the country’s next leader could decisively change policy, signalling the beginning of a realignment of players that would see strategy more closely match power and interests.

미국 대통령 선거 후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는 짧은 기회가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기회는 13개월 후, 한국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할 때나 있게 될 것이다. 그 때에 한국의 차기 지도자는 과감하게 정책을 수정하며, 권력과 이해관계에 보다 더 근접한 전략을 세워 이해 국가들 간 외교관계에 새로운 출발을 신호할 수 있을 것이다.

 

Only South Koreans can lead this. China’s leaders cannot force the United States to provide acceptable channels for North Korea to evolve. And, since Bill Clinton, US presidents have lacked the insight or capabilities to return to the great Korea regional project of the 1990s. After North Korea, the country with the most at stake is South Korea.

한국인들만이 이를 해낼 수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북한이 점진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도록 수용 가능한 통로를 제공하도록 미국을 압박할 수 없다. 그리고 빌 클린턴 이후로 미국 대통령들은 1990년대의 대한반도 지역 계획으로 회귀할 통찰력이나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 북한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는 국가는 바로 한국이다.

 

China is in some ways the most predictable of the key players. It has never made sense for Chinese leaders to encourage or allow real instability in North Korea. Meanwhile, the United States has not matched Chinese cooperation on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by re-engaging North Korea on broad strategic issues. And those, rather than oil, food, or secret promises, are the only issues that matter. The US has also not suggested any endgame after squeezing the North through sanctions and isolation, except the fantasy of its capitulation.

어떤 면에서 중국은 주요 핵심 국가들 중에서 가장 예측 가능한 국가다. 북한이 실제로 불안정하도록 부추기거나 이를 허용하는 것이 중국의 지도자들로서는 전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한편 미국은 폭넓은 전략적 문제들에 북한 이슈를 다시 포함시킴으로써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들에 대한 중국의 협조에 상응하지 못했다. 원유, 식량, 혹은 비밀 약속들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문제점들이야말로 중요한 유일한 것이다. 또한 미국은 제재와 고립을 통해 북한을 몰아붙인 후에 북한의 항복이라는 환상을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대책도 제안하지 않았다. 

 

South Korea, for its part, is winding up a decade of post-democracy conservatism. It has been a divisive lost decade for politics, ideology and North–South interaction. Democratic institutions have been undercut and freedoms have been curtailed. Yet broader recognition of the multiple misjudgements of President Park Geun-hye has created the possibility for a newly ambitious leader.

한국으로 말하자면, 민주주의 이후 보수화의 10년을 마치고 있다. 이는 정치, 이데올로기 및 남북 교류에 있어 확연히 구분되는,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민주적 제도들이 약화되고 자유가 축소됐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많은 오판에 대한 일반화된 인식은 야심 찬 새로운 지도자의 집권 가능성을 만들어 놓았다.

 

The United States must be part of the solution to the destabilising pattern of statements, policies and politics surrounding the Korean peninsula. It controls much of the economic machinery required to integrate North Korea into global systems. North Korean leaders for at least 30 years have logically seen formal (as opposed to close or good) rel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as the key to their regional security. And the United States has diplomatic tools that — when wisely used — can induce cooperation or overcome stumbling blocks among China, Japan and the Koreas.

미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성명, 정책 및 정치 등 불안정을 기하는 동향에 대한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을 세계체제 안으로 통합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시스템의 큰 부분을 관장하고 있다. 최소 지난 30년 동안 북한 지도자들은 미국과의 공식적인 관계(가깝거나 좋은 관계에 대비해서)가 북한지역 안보의 핵심임을 이해해왔다. 그리고 미국은 –현명하게 사용한다면- 중국, 일본, 남북한 사이에 협력을 유도하거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외교적 장치들을 가지고 있다.

 

But there are limitations to US diplomacy that have grown since the 1990s. The Republican Party increasingly lacks interest in governing and problem solving, as the rise of Donald Trump demonstrates. The practical collapse of a Democrat foreign policy in Northeast Asia under President Barack Obama has also reduced, if not eliminated, the potential for Washington to attempt anything like another Iran nuclear agreement.

그러나 1990년대 이후로 미국의 외교는 그 한계가 더욱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공화당은 통치와 문제 해결에 점점 더 관심을 잃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권 하에 민주당의 동아시아 외교정책이 실질적으로 실패한 것 역시, 미국이 또 다른 이란 핵 협상과 같은 시도를 할 가능성을 완전히 없앴거나 감소시켰다.

 

The delays hampering the nuclear agreement with Iran one year after it was signed are revealing. James Durso argues that the US should either ‘put up or shut up’ and do more to help the promised economic aspects of the deal to go forward. The US administration’s timidity in making the deal work means that, at a minimum, the next US president will have to establish a full-time, multi-agency group that would have to work for at least the next three presidential terms for it to succeed.

서명한 후 1년 동안 이란과의 핵 협상을 저지하며 지연시킨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제임스 두르소는 미국이 “감내하거나 입을 닥치고”, 약속된 협상의 경제적 측면이 진전되도록 더욱 노력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이 협상을 실행함에 있어서의 미국 행정부의 소심함 때문에 미국 차기 대통령은 협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여러 기관과 협력하는 상근 단체를 설립해서 이 단체가 최소한 다음 세 번의 대통령 임기 동안 일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The political and institutional dynamics of the Iran deal are directly relevant to any US–North Korea diplomacy. What Durso calls the ‘Sanctions Industrial Complex’ built by the Bush and Obama administrations for Iran was also used for North Korea, and it will confound all but the most adept and prepared president. Hillary Clinton is very capable. But there has been no indication that either she or her presumptive foreign policy advisors are as good as Bill Clinton was at grasping the potential opportunities with North Korea.

이란 협상의 정치 및 제도적 역동성은 북한 대 미국 외교와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두르소가 ‘공업단지 제재’라고 부르는, 부시와 오바마 정부가 이란에 대해 만든 제재는 북한에게도 사용되었으며, 이것은 가장 숙련되고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면 누구라도 난처하게 만들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매우 유능하다. 그러나 그녀 또는 그녀의 잠정적인 외교정책 보좌관들이 북한과의 기회를 포착하는 일에 있어서 빌 클린턴만큼 잘할 수 있으리라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Former presidents Kim Dae-jung and Bill Clinton put extensive planning, commitment and personnel into the achievements of the 1994 Agreed Framework and the 1998–2008 North–South Engagement. The lack of any similar overarching policy approach by either government has crippled discussions since. Discussions have remained exclusively transactional since 2001. This, combined with the electoral calendar, means that recent meetings are unlikely to deliver a change in positions.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광범위한 계획과 노력, 인력을 투입해 1994년 북미핵동결협약과 1998-2008 남북 관여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 이후로, 이와 비견되는 양국의 중요한 정책적 접근의 결여는 남북 논의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2001년 이후, 양측의 협의는 상업적인 영역에만 국한되어 왔다. 대선 일정과 부합되어, 이것은 최근에 가진 회의들로 어떤 입장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Still, there have been openings that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could explore in the future. If the next South Korean and/or US leader does the necessary planning, then negotiating structures should not be a problem. The Six-Party Talks are overdue for retirement. Their best aspects actually pre-date their creation in 2003: the US Agreed Framework and North–South Engagement projects already included robust regional consultation. They were replaced, in the Six-Party Talks, by a flashy substitute born of ideology, confusion and hubris.

 

하지만 미국과 한국이 앞으로 검토해볼 수 있는 기회들은 있었다. 차기 한국과 미국 대통령, 혹은 둘 중 어느 대통령이라도 필요한 계획을 한다면, 협상 구조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6자 회담은 진즉 끝냈어야 한다. 실제로 북미핵동결협약과 남북 관여 사업들은 이미 탄탄한 지역적 협의를 포함하는 등, 6자 회담의 최고의 측면은 2003년 6자 회담이 창시되기 전에 있었다. 이러한 일들은 6자 회담에서 혼란과 자만이라는 이념에 기인한 현란한 대체물로 교체되었을 뿐이다.

Most policy assumptions about what motivates the current North Korean leadership are highly speculative and badly analysed. As the North continues to advance its weapons development in a state of increasing isolation, new thinking is needed about how to open dialogue channels. Unfortunately,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n administrations are going in the opposite direction, as is North Korea.

 

무엇이 북한의 현 지도자를 움직이는지에 대한 대부분의 정책적 가정들은 상당 부분 추측에 근거하며 잘못 분석됐다. 북한이 점점 더 고립된 상태에서 계속적으로 무기 개발을 진행하는 가운데, 어떻게 대화 채널을 열어나갈지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요구된다. 안타깝게도 미국과 한국 정부는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북한도 마찬가지다.

This assessment is not encouraging. There are two elections and at least 18 months to get through. But, for now, a change in leadership in South Korea offers the most likely opportunity among the key regional players for any serious return to diplomacy with North Korea. Just possibly, the next US leader can help. But don’t count on it.

 

이러한 평가는 고무적이지 않다. 두 번의 대선이 있고, 그때까지 최소한 18개월이라는 시간을 헤쳐나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북한과의 외교로 진지하게 복귀할 주요 지역적 요소들 중, 한국 리더십의 변화가 가장 큰 가능성을 제시한다. 아마도 차기 미국 대통령이 도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라.

Stephen Costello is an independent analyst and consultant and the producer of AsiaEast. He was formerly director of the Korea Program at the Atlantic Council, director of the Kim Dae Jung Peace Foundation, USA, and Vice President of Gowran International.

 

스티븐 코스텔로는 독자적인 분석가이자 동아시아 포럼의 자문위원 및 프로듀서이다. 그는 미국 대서양위원회에서 한국 프로그램을 담당했고, 미국 김대중평화재단에서 전무이사, ‘Gowran International’에서 부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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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7분의 전투: EMP로 본, 방산비리 종합셋트는 어떻게 완성되는가

 

 

 

 

 

국방이라는 단어에 항상 묶여 등장하는 멋진 말이 있습니다. “군사기밀!” 그것도 왠지 빨간 도장으로 “TOP SECRET"라고 찍혀있으면 더욱 폼 나는 단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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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군사기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전시에 사용할 작전계획이나 군 수뇌부의 비밀 공간 등일 것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전면 가득 수십 개의 패널을 설치하고 몇 개의 전자 지도를 바라보면서 위성의 화면을 추적하는 ‘벙커’라는 곳의 실제 모습은 기밀 중에 기밀일 것입니다. 이까지가 국민이 생각하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합동참모본부의 설계도가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고, 국방부가 그것을 아직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믿으시겠습니까?

 

 

 

‘201사업’이라고 불리는 합참 신축사업은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을 위해서 전·평시 한반도의 전구작전 지휘를 전담하는 군 지휘시설의 필요성으로 인해 시작됐습니다. 2008년 8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설계를 진행하고, 2010년 2월부터 2012년 7월까지 공사를 진행하였지요. 총 사업비는 1,700억 원 규모입니다.

 

 

 

처음 군은 A업체에게 EMP 방호시설을 포함하여 추후에 정식 계약을 하기로 ‘구두 약속’하고, 일단 기술 자문과 합참의 설계도면을 의뢰합니다.

 

*편집자 주: EMP란 Electro Magnetic Pulse의 약자로, 전자기파를 뜻합니다. EMP 탄은 강력한 전자기파로 특정 지역의 모든 전자 장비를 무력화시키는 무기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사이언스 베슬이 쓰는 EMP 쇼크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 무기로부터 보호 가능한 시설을 EMP 방호시설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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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 설계도는 그 자체가 군사기밀이기에 당연히 비밀취급인가를 받은 자가 비밀인가를 받은 공간에서 제작해야 하고 도면이 완성되면 군이 원본을 보관하고 사본은 폐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니 당연히 비밀인가를 받은 공간이라는 곳이 존재할 수 없었고, 업체는 본인의 설계 사무소에서 도면을 작성합니다. 그 도면을 근거로 공사는 계속 진행되었습니다만, 최종 설계계약 단계에서 이 업체는 탈락하게 됩니다. 구두계약을 통해서 작성된 설계도와 동일하게 공사를 끝내고서도 합참이 설계비를 지급하지 않으니, 업체는 2012년 5월에 국민권익위원회에 설계비를 지급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게 됩니다. 권익위원회가 이 내용을 기무사로 통보해주고 나서야 기무사의 조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기무사는 뜻밖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 도면은 비밀이 아니고 군사비밀보호법의 적용이 제한된다. 시설본부에서 관련 자료를 회수하기 바란다.”

 

군사비밀을 생산하는 곳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당연히 비밀등급을 분류한 적이 없으니 비밀문서가 아니라는 논리인 것이지요. 솔직한 속내는 돈을 주고 의뢰한 내용이 아니니 기무사가 개인 업체를 조사할 법적 권한이 없어 제대로 조사할 수 없으니 계약에 관련되어있던 시설본부가 알아서 잘 해결하라는 것이였지요. 결론적으로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게 만들기 위한 수사종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대로 합의가 이루어졌으면 아무도 모르게 끝났겠지만, 합참은 다른 업체에 설계비를 다 지급해버렸으니 합의를 할 수 있는 예산이 남아있지 않게 되고 그것이 다시 2014년 5월에 언론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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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YTN>

 

어쩔 수 없이 2014년 5월에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에 착수하게 되지요. 당시 사업의 단장이었던 대령은 구속되었고, 사업을 총괄했던 중령은 자살을 하는 일까지 발생합니다.

 

 

 

시작부터 꼬였던 이 사업은 당연히 마무리도 잘 되지 못했습니다. 방산비리의 종합셋트로, 결국 그런 결과의 총체로서 우리 군의 수뇌부의 시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가슴 아플 뿐입니다.

 

 

 

방산비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ROC(Requirement Operational Capability:작전 요구 능력)을 계약 이후에 낮춰주는 것입니다. 이는 두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첫째는 경쟁 업체의 참여를 어렵게 합니다. 군이 100이라는 성능을 요구한다면 그 수준을 보유하지 못한 업체는 입찰 자체를 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계약을 성사시키고 나면 요구 성능을 80으로 낮춰주는 것입니다. 당연히 공사비를 줄일 수 있으니 큰 이익이 생기겠지요. 처음부터 80의 성능을 요구했다면 80이나 90정도의 성능을 갖추고 있던 다른 업체들도 입찰에 참가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배려해준 것이니 누군가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르겠지요.

 

 

 

2008년 12월 국방부 화생방 방호시설 설계, 시공 지침(p.186)에 따르면 “특급방호도 EMP차폐 효율 요구수준을 최소 100dB 이상의 요구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명시되어있으며, 2010년 7월 시공사(H건설)의 차폐시설공사 현장설명서 17번 시방서 내용에서는 “항파장/항전자 방호실은 100dB 이상의 성능을 보장한다”라고 송부되어있습니다. 또한 2011년 P모 시설본부장은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EMP 방호시설 전력화 계획을 보고하면서 “특급(전쟁 지도 본부)은 핵폭발 시 100dB 이상 차폐 효율 제공”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처음의 계획은 EMP 방호를 위해서는 최소 100dB이상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원청인 H 건설도 하청을 맡은 건설사도 이와 관련한 시공능력이 검증되지 않아 계획대로 공사가 어렵자, 핵심기능은 방호성능을 80dB로 낮춰버립니다.

 

 

 

80dB의 방호성능은 ‘마비수준’의 전자파는 차단할 수 있으나 ‘파괴수준’의 전자기충격파는 차단할 수 없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구축한 최첨단 방호시설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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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 신청사

 

 

 

우리 군의 상황을 보면 1995년도에 건설된 포항 해군 기지도 2003년에 건설된 국방부 지휘 시설도 1996년에 건설된 주한 미군 시설도 100dB의 기준으로 건설되었습니다. 민간 시설을 보면 2002년에 건설된 삼성전자 전자제품시험실, 2003년에 건설된 쌍용자동차 차량용 전자파 측정시설, 2008년에 건설된 LG전자 전자파 측정시설 등은 모두 110dB로 만들어져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결과적인 평가는 독자 여러분들께서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다들 의아해하실 것입니다. 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국방부의 EMP 방호 성능검증기관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시공사인 H 건설과 자문계약을 맺습니다. 1년에 1억에서 1억5천만 원 정도를 자문료로 받게 되지요. 성능 검증 기관과 시공사가 이런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되니 당연히 정상적인 성능검사는 어렵게 됩니다. 그리고 당시의 시설본부장이였던 P 소장은 퇴임 이후에 EMP 방호시설의 시공사였던 H 건설 임원으로 취업하게 됩니다. 대략 어떤 그림이 그려지시는지는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지난 기사

 

 

프롤로그

대한민국 군복은 왜 엉망진창인가

대우조선해양과 통영함 방산비리

 

 

 

 

김광진

 

편집 : 딴지일보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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