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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지만 한국 현실 반영" 봉준호는 왜 제과회사 사고 언급했나

[인터뷰] < 미키17 > 봉준호 감독

25.02.24 06:49l최종 업데이트 25.02.24 06:49l 이선필(thebasis3)

영화 < 미키17 >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타임 테이블(시간표)이 중요합니다. < 미키17 >은 2021년에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2022년에 촬영을 끝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유독 시간 순서를 강조했다. < 미키17 >이 영국 런던을 비롯,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된 직후 나왔던 반응 때문이다. 특히나 마크 러팔로와 토니 콜먼이 연기한 마셜-일파 독재자 부부의 모습을 두고 각국 기자들은 무솔리니(이탈리아 독재자), 차우셰스쿠(루마니아 독재자)를 언급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파가 귀엣말로 마셜을 조종하는 장면을 두고 12.3 내란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현 대통령 부부를 언급하는 단평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듯 의도했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난 봉 감독은 각국 기자·평론가들의 반응을 소개하며 < 미키17 >으로 구현하고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을 제법 자세하게 언급했다.

< 미키17 >은 알려진 대로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쉬튼의 < 미키7 >을 원작으로 한다. 워너브러더스 측이 소설 출간 전 요약본을 배우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제작사 플랜B에 보냈고, 왠지 봉 감독이 좋아할 것 같다는 이유로 그에게 건너갔다. <옥자> 때 인연 덕이었다. 마침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한 실화 바탕 영화를 준비하다 접기로 한 직후였던 그에게 '휴먼 프린팅'이라는 소설 소재는 매력적이었다.

"작품의 절반이 SF... 나도 신기하다"

소재만 놓고 보면 영락 없는 SF다. 마카롱 가게가 망하면서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미키가 지구를 떠나 우주 공간에서 '익스펜더블(소모품) 프로젝트'에 자원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몸은 물론이고 기억과 성격을 그대로 프린팅할 수 있는 기술 덕에 미키는 매번 죽음을 경험하면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17번째로 프린팅된 미키17이 죽은 걸로 알고 18번째를 프린팅했다가 두 존재가 마주치게 되면서 주요 사건이 벌어지는 설정이다.

"미키는 굉장히 불쌍한 청년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그가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원작은 좀 더 먼 미래고, 미키의 직업도 역사학자잖나. 영화에선 2054년으로 끌어당겼고, 미키도 극한 노동자 계급으로 표현했다. 마샬의 아내 일파는 원작에 없는 인물인데 만들었다. 독재자가 한 사람이 아닌 커플일 때 뭔가 더 시너지가 나오지 않나 생각했다. 역사적으로도 그 사례가 꽤 되지 않나. 루마니아 차우셰스쿠의 부인인 엘레나도 그렇고,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내도 구두를 무슨 천 켤레나 가지고 있었다고 하고.

미국 시사에서도 자기들의 그분(도널드 트럼프)을 언급하는 등 각자 자국의 정치적 상황을 투사해서 질문하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모델로 삼은 정치인들이 있다. 마크 러팔로와 얘기할 때도 그는 미국 어느 주의 정치인을 말했고, 저도 한국의 과거 정치인을 말했다. 다 과거 인물인데 현재에도 이어진다는 게 아이러니다. 미국 기자들은 제게 크리스탈 볼(미래를 본다고 하는 도구)이 있냐고 묻는데 진짜 우연이다. 역사가 반복되니까 사람들이 현재나 미래를 계속 말하는 것 같다."

영화 <미키17>의 주요 장면.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독재자와 그들을 옹호하고 부추기는 주변 캐릭터들이 있다면 감독 입장에선 미키를 각성시키고 그 시스템에 대항하는 캐릭터 설정이 중요했다. 감독 스스로도 첫 멜로 장면을 찍었다고 표현한 나샤(나오미 애키), 마셜이 새 정착지로 점찍은 행성의 원주민 크리퍼라는 외계 생물이 그렇다. 원작에도 등장하는 나샤를 통해 봉 감독은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대부분 투영한 모양새다.

"미키17이 찌질하고, 너무 착하지 않나. 주변 상황이 가혹하고 무자비한데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나샤 때문이다. 영국 상영 때 나샤가 마샬에게 '쟤네 입장에선 우리가 외계인인데 왜 그들을 파괴하려 하냐'라며 대꾸하는 장면에서 사람들이 박수를 치더라. 그만큼 막힌 곳을 뚫어주는 캐릭터랄까.

미키는 소위 계속 죽어야 하는 직업이다. 잔인하게 표현하면 산업재해 전문인데 아무 것도 보상받지 못하고 죽기만 한다. 사람들은 그 한 명에게 모든 힘든 일을 몰아주고 열 몇 번씩 죽게 하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안 느낀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젊은 노동자들 사망사고가 이어졌잖나. 스크린도어 사고, 제과회사 사고 등. 그 일은 다른 누군가가 지금 또 하고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미키가 전담하는 셈인데 참 무섭고 서글픈 일이다. 이 영화가 SF로 포장돼 있지만, 사실은 우리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관객들 핸드폰 보지 못하게 하고 싶어... 그게 영화의 힘"

영화 <미키17>의 주요 장면.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원작 소설에서 크리퍼는 지네처럼 외형이 묘사돼 있다. 봉 감독은 이를 변형해 한 존재를 구하고자 집단행동을 불사하는 존재로 표현했는데, 크루아상과 아르마딜로, 순록 무리의 습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크리퍼는 그 모양만 놓고 보면 혐오스러울 수 있지만 인간보다 오히려 고등한 존재로 묘사된다. <괴물>과 <옥자>에 참여했던 장희철 디자이너가 이번에도 참여해 직접 크리퍼를 디자인했다.

사실 나샤와 크리퍼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봉준호 감독이 보다 구체적으로 계급사회가 작동하는 원인을 포착해 제시했다는 점이다. 바로 혐오의 정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만연한 혐오라는 정서가 곧 이 세상을 위기에 빠뜨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하는 것. 기자 질문에 그는 '맞다'며 응수했다.

"마샬을 위시한 인간 집단과 정반대인 게 크리퍼들이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과 달리 한 크리퍼를 구하기 위해 집단으로 움직이고 심지어 우주선 앞에서 시위를 한다. 크루아상을 앞에서 바라보면 생물체 같다. 라인이 묘하다. 크리퍼들이 소용돌이 모양으로 뭉치는 모습은 동물 다큐에서 순록 엄마와 새끼들이 함께 도는 장면에서 착안했다. 인간보다 장엄하고 위엄있는 모습이라 해야 하나. 그걸 묘사하고 싶었다.

마샬과 일파가 엄청난 혐오의 말을 쏟아내잖나. 특히 크리퍼들에게. 미키도 완전 루저에 쓰레기 취급한다. 본인들이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미키를 경멸하는 게 웃긴 건데, 그렇게 무시당하고 경멸당하는 애들끼리 서로 돕는다. 나샤가 그런 통찰을 미키에게 준 거다. 크리퍼들이 알고 보니 미키를 구한 거 아니냐는 말을 통해서 말이다. 그 경멸의 대상들이 서로 도와서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 혐오를 극복하는 게 이 영화에선 중요한 메시지다."

그러면서도 봉준호는 결국 중요한 건 영화적 재미임을 다시 한번 짚었다.

"핵심 목표는 극장에 앉아 있다고 가정하는 두 시간 내내 관객들이 절대 핸드폰을 못 들게 하는 것이다. 알프레드 히치콕도 그게 평생 목표였더라. 개봉하고 일반관 맨 뒷줄에 앉아 있곤 한다. 누가 핸드폰을 켜면 '누구지? 어디에 살지? 몇 살이지?' 하는 생각이 들며 상처가 되더라.

영화적 흥분으로 관객을 끌고 가고 싶다. 그리고 나서 그분들이 자려고 누웠을 때 몇몇 대사가 아른거리거나 주인공이 처한 처지가 왠지 본인과 비슷하게 느껴진다거나 어느 장면이 왠지 모르게 지난 뉴스에서 본 것과 겹친다거나 하면 좋은 거다. 하지만 극장에서 2시간만큼은 재밌어했으면 좋겠다."

영화 < 미키17 >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미키17 >이 봉준호 감독의 전작과 달리 보다 희망적인 이유였다. 이 말에 봉 감독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기생충> 땐 시스템 안에서 슬프게 주저앉는 사람이 나오잖나. 안타깝지만 그걸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다. <설국열차>는 좀 더 만화적이고 직접적이었다. 아예 기차 옆면을 뚫고 전복시켜 버리니까. 이 영화는 뭐랄까. <설국열차> 못지않게 가혹한 상황이지만 주인공의 죽음이나 파괴로 끝나지 않는다. 조건을 개선해 나간다. 일부 시스템을 파괴하면서 말이다. 그런 긍정적 모습을 맺고 싶었던 게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그렇기에 감독 스스로는 이미 호불호가 갈리는 것, 그리고 평단이나 영화제 수상에 대해 이미 초연한 상태였다. "<살인의 추억> 개봉 때도 엄청 혹평이 이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 바뀐 경우였다"며 "영화는 완성하면 손을 떠나는 것이고 어떤 분들을 만나 어떤 부침을 겪을지 지켜보면 된다. 사실 제 주 업무는 다음 작품 준비"라고 말했다.

인터뷰 중간에도 현재 작업 중인 애니메이션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에 봉준호 감독 특유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내 여덟 번째 작품 < 미키17 >은 봉팔이가 만든 것이고, 그 전엔 봉칠이, 봉육이였다"며 "오스카상을 받은 게 만 50세였는데 그 전후로 저는 바뀐 것 없이 비교적 침착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도 작업을 어떻게 이어가는지가 내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봉준호의 재치도, 영화적 에너지도 그렇게 꾸준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봉준호#미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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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탄핵 기각 땐 나라 망해…‘원죄’ 정당 정권 재창출 맞지 않아”

[한겨레 인터뷰]

“기각 땐 ‘준전시상태’ 계엄 선포할 수도…제2의 시리아”
“당 승패만 보는 전쟁터…한동훈·유승민 때 되면 힘 합쳐야”

서영지기자
  • 수정 2025-02-24 01:02
  • 등록 2025-02-23 21:00
    •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상 갈무리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오는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이뤄진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이 기각되면 “대한민국은 망한다. 상식을 가진 국민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12·3 비상계엄 뒤 국회 본회의에 참여해 계엄해제 요구안에 찬성하고, 이후 당론과는 달리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도 찬성했다. ‘소신’대로 행동한 결과는 ‘탈당하라’는 압박(권성동 원내대표 등)으로 돌아왔고, 탈당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울산시당위원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김 의원은 이런 현재의 당 상황을 “진영 논리에 고착돼 있다”고 진단했다. “옳고 그름을 보는 게 아니라 승패만 보는 전쟁터와 똑같다”는 것이다. 그는 “옳고 그름을 생각하지 않고, 어떤 일이 있어도 승복하지 않는 사람이 영웅이 되는 이 전쟁터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처럼 잘못했어도 고개 숙이지 않고 강하게, 맹목적인 목소리 내는 사람만 대접받고 있다”고도 했다.

    • 김 의원과의 인터뷰는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 “제가 헌법재판관이라면 탄핵 기각 판결문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만약 기각 판결문을 쓴다면 대한민국은 망한다. 국민은 받아들일 수 없고, 상식을 가진 국민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 독재시대를 눈 뜨고 볼 수 없으니까. 수백만 군중이 나오면 경찰이 막을 수 없고, 그때는 ‘준 전시 상태’라고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군이 응하겠냐. 그러면 계엄군과 반란군 간에 충돌이 생기고, 계엄군과 시민들 간 충돌이 일어나 내전 상태가 된다. 그러면 미국·중국·일본도 개입할 수밖에 없고…‘제2의 시리아’처럼 될까봐 걱정이다.”

       

      ―현재 당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진영 논리에 고착돼 있다. 진영 논리는 옳고, 그름을 보는 게 아니라 승패만 본다. 전쟁터와 똑같다. 전쟁터에선 옳고 그름을 생각하지 않고, 어떤 일이 있어도 승복하지 않는 사람이 영웅이 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처럼 잘못했어도 고개 숙이지 않고 강하게 맹목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만 대접받는다. 그러다 보니 당 지도부도 맹목적인 성향을 띄고, 오롯이 승패에만 매몰된다.”

      ―당이 극우화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강성 지지층을 모으고, 본인을 따르게 함으로써 정치적 힘을 갖게 되고, 또 당권을 선거에 사용할 수 있는 게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더 이득인지 계산해 ‘세력을 강화할 수만 있다면 거짓선동도 괜찮다, 사회갈등도 괜찮다’는 (건데 그런) 생각을 갖는 건 정말 위험하고 나쁘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상 갈무리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상 갈무리

 

―김문수 장관을 언급했는데, (또다른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홍준표 대구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 “홍준표 시장은 이해관계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자신에게) 무엇이 도움되는지만 보고 있는 것 같아 대선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 오세훈 시장은 입장이 항상 모호한 거 같아서 판단이 어렵다. 기본적으로 ‘12·3 비상계엄은 분명히 잘못됐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건 당위 명제다. 그 앞에서 이해득실 때문에 할 말을 못한다면, 옳음을 추구해야 할 대통령 자리에 어울릴지 조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도울 생각인가

    “12·3 사태는 국민에 대한 심각한 역사적 죄다. 12·3 사태의 원죄(를 가진) 정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건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권 재창출을 얘기하려면 혁명적 변화, 쇄신 의지를 보여야 정당성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 중에서 한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정도가 떠오른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실력과 경험이 검증돼 있는데, 당내 세력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당의 변화를 이룰 수 있을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때가 되면 (두 분이) 충분히 힘을 합쳐야 된다고 본다.”

    ―지난 15일 울산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울산시민집회’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참석했고, 김민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부정선거’를 언급했다.

    “부정선거 주장은 민주주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다. 물론 선거가 완벽할 수 없고,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 한다. 그럼에도 승복하는 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본질이다. 의혹을 제기해서 신뢰를 훼손하는 건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작은 잘못을 큰 잘못으로 포장하는 건 정치하는 사람의 근본 자세도 아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상 갈무리

    ―김 의원의 주장은 국민의힘과 다른 측면이 많아 보인다

    “저는 국민의힘이 정통 보수정당이고, 저는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국민의힘이) 병들었지만,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다. 김영삼 정부 이후에 군부 추종 세력, 반민주적 세력이 제거되고 민주 보수의 기틀을 닦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방향성을 상실하고 원래 보수의 색깔이 많이 희석됐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이후 당에 맹목적, 극단적 색깔을 집어넣었다. (윤 대통령이) 정통 보수를 제외하고 극우 인사를 배치했다. 국민의힘이 정통 보수당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그 기능을 못하고 병들어 있다. 병들어 있으면 고쳐야 한다. 고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 분위기면 울산에서 공천받기 어려운데, 그럼에도 당에 남아서 당을 지키겠다는 생각인가

    “긴 고민을 해보진 않았다. 저는 ‘하루만 산다’고 얘기하는데, 무엇이 본인에게 이득인지 앞세워 고민하다 보면 비겁한 선택을 하기 쉬워진다. 지금은 국민의힘에서 건강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건강한 보수정당이 될 수도 있고,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할 정도로 극단화될 수도 있다. (그럼) 그때 가서 생각할 것이다.”

    ―오는 24일 광주 금남로에 간다고 했다. 어떤 생각이고 누구와 가나

    “혼자 결정하고, 혼자 가는 것이다. 광주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광주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금남로는 불법 비상계엄에 저항했던 광주 시민들을 계엄군이 학살한 현장이고,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형제와 자식을 잃은 5·18 유족들 입장에서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반대 집회가 2025년 열리는 게 반인륜적이고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그걸 넘어서 송구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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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사태 이후, 극우세력 추적한 기자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2/24 07:26
  • 수정일
    2025/02/24 07: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국일보, 부정선거 음모론과 ‘돈줄’ 추적…경향·연합, 극우 세력 여론 확산 집중

기자명노지민 기자

  • 입력 2025.02.23 19:49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등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앞세우며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고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이 폭동까지 일으키면서 소위 ‘극우’ 세력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언론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혼란상 속에서 음모론을 부추긴 이들의 네트워크를 추적하고, 여론이 움직이는 패턴을 분석한 기사들이 눈에 띈다.

윤석열과 태극기, 전광훈 그리고 애니 챈까지

한국일보는 이달 들어 극우 세력과 한국 정치, 종교 집단 간 네트워크를 드러낸 기획을 연달아 보도했다. ‘부정선거 음모론 한미 커넥션’ 연속 보도는 한미 양국 보수진영에서 보폭을 넓히며 세력화한 애니 챈(Annie M.H.Chan, 김명혜)이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회장 직함을 바탕으로 헌법 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요직을 꿰찬 정황 등을 밝혔다.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이 2022~2024년 최소 네 차례 챈과 조우했고, 윤 대통령의 최측근 석동현 변호사가 챈의 민주평통 초대 글로벌전략위원장 임명 과정에 역할했다고 보도했다. 챈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확산시킨 ‘우파 유튜버’들에게 막대한 후원을 했다는 정황에 더해, KCPAC 대표 박주현 변호사가 부정선거 음모론이 제기된 2020년 총선 관련 선거무효소송 25건을 대리했으나 모두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애니 챈의 국내 첫 인터뷰도 실렸다.

▲한국일보 갈무리

[한국일보: 부정선거 음모론의 배후]

이어진 ‘전광훈 유니버스’ 기획은 선동가적 면모가 부각된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씨가 소위 ‘애국시민’ 헌금을 종잣돈 삼아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실태를 해부했다. 교인들의 헌금이 전광훈씨 자녀가 운영하는 자유일보를 통해 미국 로비업체(프라임 폴리시 그룹)로 흘러 들어갔고 이렇게 쓰인 돈만 최소 한화 약 5억 원(38만5000달러)이라는 것이다. 한국일보 기자는 전 목사가 2022년 9월 우파 논리를 설파하려 3500개 읍·면·동 단위에 만든 풀뿌리 공동체 조직 ‘자유마을’ 주민으로 활동해 그 실상을 들여다봤다. 전 목사의 열렬한 지지자로 활동하며 생업을 중단하고 노숙 농성까지 나섰던 이영화(가명)씨 목소리도 전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을 운운한 발언 등이 자유통일당 강령과 어떻게 점차 유사해졌는지 분석했다.

▲한국일보 갈무리

[한국일보: 전광훈 유니버스]

오픈채팅-유튜브 타고 퍼지는 음모론과 혐오

윤 대통령 지지 세력의 특징으로 부정선거 음모론 외에 반중 혐오 정서가 꼽힌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19일부터 18일까지 약 한 달 간 극우 성향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5곳에서 접한 대화를 관찰했다. 경향신문은 한 달간 관찰한 대화방에서 ‘사실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가짜뉴스가 난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이들의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폭력 사태(서부지법 폭동) 직후에는 “명찰이 없는 경찰은 중국인”이라는 내용의 허위 정보가 떠돈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71.2%로 급등했다는 근거 없는 유튜브 영상이 참가자들 호응을 받기도 했다. 급기야 음모론은 대전 지역 교사의 초등학생 살해 사건까지도 이어졌다. 지난 17일부터는 이진 전 헌법재판소 공보관이 ‘중국인’이라는 주장까지 급격히 확산했다.

경향신문은 주요 사건이 발생하면 곧장 허위 정보가 퍼지며 ‘대안사실’이 구축됐고, 이들의 대화가 현실 행동으로 이어질 조짐이 다분했다고 했다.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 일부 등 제도권 정치가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힘을 실으며 극우 세력의 확산에 기여한 바 크다”며 “참여자가 많은 카카오톡 채팅방의 경우 공익적 성격을 고려해 혐오 표현 규제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극우 카톡방’ 5곳 잠입 취재해보니…“명찰 없는 경찰, 중국인” “탄핵 죽음으로 막자” 선동 만연]

▲경향신문 갈무리

커뮤니티 속 ‘폭동 모의’, 어떻게 현실이 됐나

실제로 폭력적 언동은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았다. 연합뉴스는 지난 1월 서부지법 폭동 이후 ‘극우 커뮤니티’로 꼽히는 디시인사이드의 ‘국민의힘 갤러리’(국힘갤),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비대위갤), ‘미국 정치 갤러리’(미정갤) 등 3곳을 분석했다. 이 3곳에 윤 대통령 체포일인 1월15일부터 서부지법 폭동이 벌어진 19일까지 27만4000건 넘는 글이 올라왔다. 윤 대통령 체포 이튿날인 1월16일 서부지법에서 구속영장 청구를 저지하자는 글과 서부지법 구조 분석 글이 올라왔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전날인 17일 공수처 차량의 차종과 번호, 18일 사진과 법원 담장 위치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게시됐다. 19일 새벽 구속영장 발부가 임박한 가운데 “폭력시위를 준비하자”는 글이 올라와 270여명 추천을 받았고, 이후 내부 진입 과정이 시시각각 게시글로 공유됐다.

[연합뉴스: 尹지지자 커뮤니티, ‘난동’ 사흘 전 서부지법 답사 정황]

▲연합뉴스 보도 제목 갈무리

해당 커뮤니티의 급성장 추이도 확인됐다. 일례로 미정갤 게시글 수는 지난해 11월 2547건에서 12월 2만3377건, 올해 1월 33만501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7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 사이트에 공개된 ‘국내 체류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특혜 근절 요청에 관한 청원’은 디시인사이드에서 빠르게 퍼졌고, 일주일 만인 14일 5만여명 동의를 받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연합뉴스는 이들 커뮤니티가 일본 극우 단체 ‘재특회’(재일조선인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모임)와 유사점이 적지 않은 지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과격행동 거듭하는 ‘디시의 청년들’…한국판 ‘재특회’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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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미국의 간섭에 자포자기하면 안 돼”…박준의 상임위원장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5/02/23 [16:20]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와 내란을 옹호하는 성조기부대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 한쪽.

 

여기서 국민주권당과 청년촛불행동,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 여러 단체가 ‘내정간섭 저지, 주권 수호 미 대사관 앞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어떤 주장을 하면서 농성하는지 박준의 국민주권당 상임위원장을 만나보았다.

 

박 상임위원장은 “(미국의 내정간섭이 분명히 있는데) 이게 괜찮다고 보는 건 사실상 미국이 간섭하고 개입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포자기, 굴종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 박준의 상임위원장. © 문경환 기자

또 “미국이 한편으로는 이재명 대표를 거부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패권 전략에 부응하도록 끌어당기는 면도 있는 강온 양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의 내정에 대해서 어느 때건 간섭할 수 있고 그러면 민주당만의 실패가 아니라 이 나라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일로만 보지 않는다”라며 농성 취지를 설명했다.

 

대담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 ‘미국은 내정간섭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들고 농성하고 있는데 지금 미국이 어떤 내정간섭을 하고 있나?

 

답: 내란사태 이후에 한덕수, 최상목이 권한대행이 되자마자 미국이 ‘지지한다, 함께 일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며칠 전에도 트럼프 정부의 루비오 국무부장관이 또 최상목을 신뢰한다고 했다. 지금 우리나라 내정은 굉장히 예민한 상황이다. 또 한덕수, 최상목 국무위원들은 전부 윤석열이 계엄 할 때 국무회의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윤석열은 지금 그 국무회의가 정상적인 절차였다고 우기는데 그러면 거기에 참가했던 국무위원은 모두 내란 공범일 수 있다. 그래서 사실 어느 나라도 한국의 이런 상황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신중하게 대하는데 미국만 유독 여러 차례 얘기하고 주한 미국 대사 대리 등이 굳이 권한대행이나 국회의장, 여야 대표를 만나고 다닌다. 이건 당연히 국내 정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남의 나라 내정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고 볼 수 있다.

 

문: 과거 윤석열은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을 두고도 동맹끼리 그 정도는 괜찮다는 식으로 말했다. 한미관계 특성을 보면 미국이 한국 정치 현안에 대해 그 정도 발언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답: 이게 괜찮다고 보는 건 사실상 미국이 간섭하고 개입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포자기, 굴종적 태도가 있다고 보인다. 아무리 친미 국가라 해도 미국이 도청하면 독일이나 프랑스나 굉장히 항의했다. 그게 당연한 거다. 보통의 나라 사이에서는 간섭이나 개입에 대해서는 주권 침해 문제로 보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게 상식적인 일인데 유독 한국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게 내정간섭을 그냥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제는 그래서는 안 된다.

 

© 문경환 기자

문: ‘이재명 대표 범죄인 취급 사과하라’ 이런 구호도 있는데 그러면 미국이 이재명 대표가 다음 대선에서 집권하는 걸 반대한다고 보는가?

 

답: 12월에 내란사태가 일어나자마자 급하게 미국 의회조사국이 보고서를 냈다. 여기는 미국 의회의 공식적인 연구기관이고 의원들이 보고서를 받아서 참고하는 그런 곳이다. 이 보고서의 평가가 명백하다. 윤석열이 미국 중심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너무 잘 해줬는데 이재명은 이런 대외 정책, 친일 행보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이었다고 평가를 했다. 이렇게 숨기지 않고 윤석열이 미국에 유리하고 이익이었는데 야당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매우 큰 우려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거기다 이재명 대표가 재판받는 것을 적시한 것이 누가 봐도 미국이 이재명 대표를 거부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문: 최근에 미국의 유력 외교 잡지 포린폴리시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해 긍정적인 서술을 한 걸 보면 민주당과 미국이 관계가 나빠 보이지 않는다.

 

답: 아무리 미국이 윤석열의 정책을 계승하는 정권을 원한다고 할지라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봤을 때 정권교체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그래서 미국이 한편으로는 이재명 대표를 거부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패권 전략에 부응하도록 끌어당기는 면도 있는 강온 양면이 있다고 봐야 한다.

 

문: 민주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에 추천한 건 어떻게 보나?

 

답: 가당치도 않고 세계가 웃을 일 아닌가?

 

문: 그래도 트럼프가 전쟁을 두 개나 끝내려고 하지 않나?

 

답: 우크라이나를 자기들이 거의 식민지화하겠다는 거고 가자지구를 미국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식인데 평화를 원하는 걸로 볼 수 없다. 트럼프 정부가 앞으로 펼칠 대외 정책도 무슨 평화와 호혜 이런 거랑 멀 거라는 점은 당연하다.

 

문: 그럼 민주당은 왜 노벨평화상에 추천했을까?

 

답: 민주당도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가 나왔을 때는 당황스럽고 걱정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 말도 안 하고 조심하다가 미국에 잘 보이면 그래도 미국이 용인해 줄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 것 같다. 이것만 봐도 미국의 내정간섭이 매우 크고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영향을 받는 걸 알 수 있다.

 

© 문경환 기자

문: 민주당은 한미동맹을 중요하게 여기며, 미국하고 대립하면 집권하는 데도 불리하고 집권한 이후에도 계속 미국과 마찰이 생길 수 있으니 차라리 미국에 잘 보여서 지지를 끌어내는 게 낫지 않냐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그런데 굳이 국민주권당에서 내정간섭 문제를 부각하는 이유가 있나?

 

답: 민주당이 집권하면 단순히 한 정당, 한 정파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그 당의 정강 정책이 어떻든 집권하는 순간 이 나라를 대표하고 우리 국민을 대변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권당이 어떻게 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고 잘 못 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해서라도 교정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또 이 나라의 운명을 고민하는 하나의 정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근 몇 년만 봐도 미국이 한국의 내정에 대해서 어느 때건 간섭할 수 있고 그러면 민주당만의 실패가 아니라 이 나라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일로만 보지 않는다.

 

문: 국민주권당 내에서 혹시 내란 진압과 윤석열 탄핵에 집중해야 할 때 갑자기 무슨 반미운동이냐는 반응은 없나?

 

답: 농성 내용에 공감은 하지만 지금 미국이 그렇게까지 심하게 간섭할 수 있겠냐, 대중이 호응하겠냐 그런 우려가 있다. 파면에 집중해야 할 때 아니냐는 반론도 일부 있다. 물론 눈앞의 일도 중요하다. 윤석열 파면은 우리도 매일 헌재 앞 촛불집회 참여하고 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어떻게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하며 정권이 교체된 다음에 어떻게 국정 운영 동력을 만들어낼 거냐다. 또 거기서 미국의 영향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외교 정책이 정상적으로 국민의 의지에 부합하게 가도록 하려면 미국의 영향력, 간섭 시도를 얼마나 차단하느냐가 더 결정적일 수 있다.

 

문: 한국 실정에서 반미 얘기하는 게 사실 쉽지 않다. 색깔론 공격도 당할 수 있고. 주변 반응은 어떤가?

 

답: 굉장히 유심히 보면서 지나가는 분들이 많고 당연히 응원해 주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어떤 분은 굉장히 유심히 보더니 ‘윤석열이니까 그렇게 미국이 간섭하고 마음대로 한 거 아니냐. 윤석열이 끝나면 이제 안 그럴 거 아니냐’ 이렇게 질문해서 한참 토론했다. 그분 역시 미국이 한국에 대해 늘 내정간섭을 해왔고 정권교체가 되면 더 개입하려고 할 거라는 점에 공감했다. 촛불시민들은 응원해 주고 성조기부대는 ‘북한으로 가라’, ‘중국인 아니냐?’ 이렇게 시비를 걸기도 한다.

 

문: 농성은 언제까지 할 계획인가?

 

답: 농성은 무기한으로 한다. 미국에 최상목 지지 철회할 것, 의회조사국 보고서에서 이재명 대표를 범죄인 취급한 부분을 철회,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에 대한 답을 들을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다.

 

© 문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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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직격] 국회 해산하고 장기집권, 내란의 진짜 목적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2/23 17:24
  • 수정일
    2025/02/23 17: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노상원 수첨에 담긴 3선 개헌 등 장기 집권 시도와 관려한 한겨레와 MBC의 보도 ⓒ인터넷 캡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 25일로 예정된 최종변론이 끝나면 선고만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탄핵심판의 결과는 ‘윤석열 파면’일 수밖에 없다.

윤석열을 파면시키지 않으면,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와 선관위를 침탈해도 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니 헌법재판관들로서는 윤석열을 파면시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것은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성향을 떠난 얘기이다. 민주공화국이 존립하려면, 윤석열은 파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은 내란죄로 처벌도 받게 될 것이다. 이것 역시 예정된 결론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훼손된 헌정질서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내란의 동기와 기획을 밝혀내야


아직까지도 내란의 진정한 동기는 규명되지 않았다. 단순히 ‘김건희 지키기’를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까지도 윤석열은 여전히 검찰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리고 내란은 위험부담이 매우 큰 일이다. 그런 일을 단지 ‘김건희 지키기’만을 위해 했을 리는 없다. 김용현이나 여인형 등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단지 김건희 한 명을 지키기 위한 내란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이유는 없다. 더 큰 동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부정선거’ 얘기도 내란의 진짜 동기는 아니다. 내란세력의 진정한 목표는 국회를 해산시키는 것이었고, 그 명분으로 ‘부정선거’를 활용하려고 했던 것일 뿐이다. 국회를 해산시키려면, ‘지난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정도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란의 진정한 동기는 ‘장기집권을 하는 독재정권 수립’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정도의 목표가 있어야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사실상 해산시키려는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래야 내란에 가담한 자들이 나눠 먹을 권력이 커진다.
 
MBC뉴스가 공개한 윤석열에게 최상목 부총리가 받았다는 쪽지 사본. 내용엔 국가비상입법기구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MBC캡쳐

그리고 그 단서가 노상원 수첩에서 나왔다. 한겨레신문이 2월 14일 보도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헌법개정(3선-재선)’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단어는 내란의 진정한 동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이다.

이 단서와 최상목 권한대행이 윤석열로부터 받았다고 하는 ‘지시문’에 적혀 있던 ‘비상입법기구’를 조합하면, ‘비상입법기구를 통해서 헌법개정’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물론 말이 비상입법기구이지, 정확하게 표현하면 불법 입법기구이다. 이런 불법 입법기구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3차례나 있었던 일이다.
 

국가재건최고회의, 국보위


1961년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세력은 국회를 해산시켰다. 그리고 1961년 5월 19일 ‘국가재건최고회의’라는 불법적인 기구를 설치했다. 불법적인 기구일 수밖에 없는 것이 헌법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기구이고, 자기들 마음대로 구성한 기구였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이 불법적인 기구의 부의장을 맡았다가 곧 의장이 되었다.

그리고 국가재건최고회의는 1963년 12월 16일까지 무려 2년 7개월간 존속되었고, 그 기간 동안 자기들 마음대로 법률도 통과시키고 헌법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이른바 ‘3공화국 헌법’은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통과시킨 헌법개정안이었다.


박정희가 제안하고 국가재건최고회의가 통과시킨 3공화국 헌법
 
박정희가 제안하고 국가재건최고회의가 통과시킨 3공화국 헌법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검색
 
그리고 박정희는 자신의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 1972년 10월 17일 친위쿠데타를 일으키고 국회를 해산시킨다. 그리고 국회 대신에 ‘비상국무회의’라는 기구를 통해서 입법을 했다. 역사상 두 번째 불법 입법기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비상국무회의는 1972년 10월 18일부터 1973년 3월 11일까지 국회를 대신하여 입법활동을 했다. 그리고 비상국무회의가 유신헌법도 통과시켜서 국민투표에 회부했다. 유신헌법은 국회의원 3분의1을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하게 하는 등 노골적인 장기독재를 보장하는 것이었다.

박정희 정권이 비상국무회의를 열어 유신헌법 추진을 위해 통과시킨 특별법
 
박정희 정권이 비상국무회의를 열어 유신헌법 추진을 위해 통과시킨 특별법 ⓒ자료

역사상 존재했던 3번째 불법 입법기구는 전두환이 1979년 12.12. 군사반란과 1980년 5.17.쿠데타 이후에 설치한 국가보위입법회의이다. 국회를 해산하고 설치한 국가보위입법회의는 1980년 10월 28일부터 1981년 4월 10일까지 존속하면서, 각종 법률을 제정ㆍ개정했다.

전두환은 국가보위입법회의를 설치하기 전에 먼저 헌법 개정부터 했다. 이른바 5공화국 헌법을 만든 것이다. 이 헌법 개정은 국회의 의결도 없이 곧바로 국민투표에 붙여졌다. 그리고 5공화국 헌법 부칙 제6조 제3항에서는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제정한 법률과 이에 따라 행하여진 재판 및 예산 기타 처분 등은 그 효력을 지속하며, 이 헌법 기타의 이유로 제소하거나 이의를 할 수 없다”라는 조항을 뒀다.
 

헌법개정 통한 장기집권이 내란의 진짜 동기


12.3 내란은 박정희식의 국가재건최고회의나 전두환식의 국가보위입법회의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를 사실상 해산한 후에, 불법 입법기구를 만들어서 자기들 마음대로 법률 제정ㆍ개정을 하고, 헌법개정까지 추진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1980년 11월 열린 국가보위입법회의 첫 회의 모습 ⓒ대한뉴스 캡쳐

그리고 5년 단임제 조항을 바꿔서 윤석열이 재선, 3선을 한 후에, 후계자에게 정권을 물려준다는 구상이었을 것이다.

또한 국회를 해산하고 불법 입법기구를 구성하더라도, 언젠가는 총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기집권에 유리한 선거제도까지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도를 바꿔서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파를 차지할 수 없도록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문제는 노상원 혼자서 이런 기획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노상원 수첩도 누군가의 얘기나 회의 결과를 메모한 것일 수도 있다. 내란을 기획한 단위는 별도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만약 그런 단위가 존재했다면, 그 단위에서 포고령 초안이나 각 부처 장관들에게 지시할 지시문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용현이 그 모든 것을 주도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아무리 엉성한 친위쿠데타라고 해도, 김용현이 정무적 기획과 물리적 실행 모두를 맡았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이다.

그래서 내란의 동기와 기획 단위에 대한 수사가 시급하게 필요하다. 이 부분의 진상이 규명되어야 12.3 내란의 실체가 규명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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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최종변론' 앞둔 시민들 "120% 탄핵 인용"

  • 12·3 내란

  • 입력 2025.02.22 22:45

  • 수정 2025.02.22 22:51

  • 댓글 0

촛불문화제, 범국민대회, 시민대행진 등 열려

10만 여 시민들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외쳐

"최후 진술이 윤석열 생전 마지막 외출될 것"

"3월 헌재서 8대 0 전원일치로 윤석열 파면"

"국힘이 헌재 막말하는 건 파면 100%라서"

"200%, 300% 윤석열 '탄핵' 인용 확신해"

"탄핵 인용하고 '찬란한 봄' 함께 맞이하자"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128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 2025.2.22. 사진 이호 작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기일(25일)을 앞둔 주말,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앞과 광화문 앞에서는 '내란 정국' 조기 종식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22일 오후 2시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는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8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주최 쪽 추산 2만 여 명의 시민들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정범 국힘당을 해산하라" "내란범들을 철저히 단죄하자" "특급범죄자 김건희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여는 발언'을 통해 "다음 주 윤석열의 이른바 최후진술 일정이 있다. 감옥밖에서 하게 될 최후의 진술이 될 것"이라며 "지난 3년 동안 폭정 저질러온 윤석열이 살아생전 밝은 세상을 보게 될 날은 결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역죄인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일당들의 내란음모는 헌재 재판을 통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들의 증언은 바로 단 하나 인물, 윤석열을 똑바로 가리키고 있다"고 했다.

김 상임대표는 "내란주동자들이 세운 민주세력 수거, 폭사, 사살 계획은 그냥 나온 계획이 아니다. 친일 매국 세력들이 이 나라에서 저질러온 학살 역사의 종합판"이라며 "친일매국 극우파쇼의 본질은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을 적으로 삼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재는 민주주의를 지키라는 국민의 뜻과 명령에 복종해야 할 것"라면서 "우리의 힘을 최대로 모아 내란 세력을 완전히 제압하자"고 외쳤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128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 2025.2.22. 사진 이호 작가

인천 부평에서 온 서경희 씨는 "22년 5개월 동안 육군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일반 시민에서 군인으로 변모하기까지, 특전사 707 특임단 정예 요원으로 거듭나기까지 그 과정에서 겪었을 그들의 숱한 고통들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반란군이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까지 각인시킨 자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현실이 참담하고 또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은 '윤건희'(윤석열+김건희) 정권과 그들을 옹호하는 국민의힘이야말로 역사에 대한 반역자이자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실질적 반국가세력"이라며 "친일매국 왕조 윤건희 정권의 종말을 역사의 이름으로 심판하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불법 계엄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외쳤다. 시민들도 그와 함께 구호를 따라 외쳤다.

2020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절차를 주도했던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도 촛불문화제 연단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1월 발간한 <검찰의 심장부에서>라는 자신의 책을 통해 "만일 육사에 갔더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언급한 바 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128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서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2.22. 사진 이호 작가

한 전 부장은 "윤석열 총장은 검찰권을 사유화해 특수활동비로 검사들을 부려 자신을 마치 공정과 상식의 대변자인 양 세상을 속였다"면서 "그러나 인권과 생명을 지키려는 깨어있는 민주 시민들이 윤석열 검찰 정권, 부패한 정부를 밀어뭍였고, 이에 당황하고 겁 먹은 윤석열이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헛발질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부장은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장 때부터 대통령 야욕을 품었듯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그 욕망을 멈추지 못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장기 집권을 획책한 것"이라며 "이번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월 헌법재판소 8 대 0 전원 일치로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온 국민이 생방송으로 듣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희생으로 쌓아올린 민주주의 제도를 다시 회복시키자"고 외쳤다.

국회의원들도 촛불문화제 연단에 올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 곧 탄핵심판 결론이 나온다"며 "120% 탄핵 인용"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은데, 헌법에 비추어 봤을 때 당연히 탄핵"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선관위에 군을 투입할 권한을 줬냐, 헌법이 그런 것을 용납하고 있느냐"며 "지난 12월 3일 윤석열은 바로 그런 헌법의 골간이나 기본원칙을 침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데도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리 있느냐"며 "100% 아니 200% 아니 300% 인용된다"고 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128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윤석열을 파면하라' 손팻말을 높이 들고 있다. 2025.2.22. 사진 이호 작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하나다. 장기집권을 하기 위해서였다"며 "우리는 비상계엄이라고 하는데, 그는 비상대권, 비상조치라고 한다. 72년 유신헌법에 있었던 긴급조치가 80년 전두환 헌법에는 비상조치라고 돼 있는데, 윤석열은 비상계엄이 아니라 사실 비상 조치나 긴급 조치를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 적에게 관용을 베풀지 말자"며 "3월에 있을 예정인 윤석열 파멸 결정 때까지 힘내서 싸우자"고 했다.

촛불문화제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민주당이 주최하는 '내란종식·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범국민대회에는 시민과 당원 3만 5000여 명과 당 지도부를 포함해 80여 명의 국회의원이 참가했다. 시민과 당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 "헌정파괴 극우세력 규탄한다" "내란동조 국민의힘 심판하자"고 외쳤다.

국회 탄핵소추위원인 박범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태도와 헌법재판관에 대한 끝없는 공세에서 저는 (대통령) 파면을 예감한다"며 "파면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들은 헌법재판관들에게 온갖 아양을 떨고 머리를 조아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인민재판소'니 '헌법개판소'니 이야기한다"며 "파면 가능성 100%기 때문에 막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명태균과 김건희가 나눈 육성이 만천하에 공개되면 자기 부인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설 것을 두려워해서 감히 군인을 동원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내란주범 윤석열을 파면하자"고 외쳤고, 김병주 최고위원은 "윤석열을 파면하고 내란 잔당들을 발본색원하지 않으면 내란은 종식되지 않는다"면서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헌재의 주문을 외쳤다. 시민들도 "윤석열을 파면한다"라고 함께 외쳤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내란종식·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손을 맞잡고 들고 있다. 왼쪽부터 한준호, 전현희 최고위원, 박찬대 원내대표, 김병주, 홍성국 최고위원. 2025.2.22. 사진 이호 작가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폭동을 선동하는 극우 세력들 앞에 굽신대고 '전광훈 사당'처럼 움직였다"며 "헌재를 흔들고 재판관에 대한 인신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또 "권영세 당 대표는 12월 3일로 돌아가도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탄핵과 특검을 당론으로 반대한 것도 모자라 헌재를 앞장서서 흔들고 있다"며 "내란 동조 정당 국민의힘은 지금도 윤석열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12·3 비상 계엄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6조 3000억 원이 날아갔는데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을 지키자고 떠들고 있다. 국민이 죽든 말든, 나라가 망하든 말든 관심이 없다. 오직 자기들 밥그릇에만 관심"이라며 "국민에게도 나라에게도 아무 쓸모없는 무쓸모 정당"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 동조 극우정당 국민의힘 심판하자"고 외쳤다.

시민들은 촛불문화제와 범국민대회를 마친 뒤, 광화문 앞으로 향진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12차 범시민대행진'(범시민대행진)에 합류했다. 오후 5시부터 종로구 경복궁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열린 12차 범시민대행진에는 헌재 앞에서 촛불문화제와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까지 합류해 주최 쪽 추산 10만 여 명의 시민이 모여 들었다.

광화문 앞에 모인 시민들은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모두 광장으로 모이자" "헌재는 시간끌지 말고 내란수괴 윤석열 조속히 파면하라" "내란동조 폭동옹호 국민의힘 해체하라" "계엄위한 전쟁유도 전쟁세력 척결하자" "우리 힘으로 사회 대개혁 완성하자" "민주주의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촛불문화제와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광화문 앞으로 모이고 있다. 2025.2.22. 사진 이호 작가

윤순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사회대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여는 발언'에서 "내란의 잔당들은 지금 윤석열의 복귀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헌재는 윤석열을 파면하여 내란의 책임을 확실하게 물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윤 공동위원장은 "헌재(탄핵인용)는 3월로 예상되지만 3월도 너무 멀다. 3월이 오기 전에 즉각 윤석열을 파면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직 더 할 일이 있다. 윤석열을 파면하고 윤석열이 망쳐놓은 경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대개혁 특위는 지난 두 달 동안 우리 사회를 바꿀 100가지의 과제를 만들었다"며 "3월 9일 서강대에서 시민들과 함께 대토론회를 열 것이다. 여기 광장에 계신 모든 분들이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광장에는 윤석열 파면 이후 사회대개혁을 꿈꾸는 다채로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학생 조세연 씨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마주한 폭력과 혐오를 일삼는 세력들과 "서부지법 폭동이 겹쳐보인다"면서, 얼마 전 세상을 떠나신 인권운동가 길원옥 할머니를 추모하며 "무너지는 세상을 지탱할 수 있도록 연대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22일 오후 종로구 경복궁역 4번 출구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12차 범시민대행진. 2025.2.22. 사진 이호 작가

건설노동자 박세중 씨는 "윤석열 정권의 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양회동 열사의 염원대로 '못된 놈 윤석열' 얼른 끌어내리고 안전한 건설현장을 건설하는 게 절실하다"며,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에서 옥외·연속공정 및 특수고용 노동자가 배제돼 있다면서 서명 캠페인에 함께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민 윤선주 씨는 인권단체에서 트렌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와 짧게 인연을 맺었다며 2월 27일은 고 변희수 하사의 4주기가 되는 날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윤석열이 임명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소수자 인권은 외면하고 변희수재단 설립은 방해한다"며 "용감한 태읔 조종수 변희수를 기억하는 마음으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윤석열이 망가뜨린 모든 것들을 바로잡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시민들의 다채로운 목소리와 함께 문화공연도 이어졌다. 록밴드 '다브다' '전기뱀장어'와 재즈보컬그룹 '카리나 네뷸라', DJ제제 등이 공연을 했다.

10만여 명의 시민들은 본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에서 출발해 안국동 사거리, 종각역, 을지로 입구를 거쳐, 한국은행 사거리까지 행진했다. 이은정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전국여성연대)은 '대표발언'을 통해 "헛된 장기집권을 꿈꾸던 윤석열의 탄핵이 인용되고 합당한 역사적, 법적 책임을 질 날이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면서 "찬란한 봄을, 따뜻한 승리를 함께 맞이하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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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홍장원 밟으려 김용현·여인형까지 밟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윤갑근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윤석열 대통령 쪽은 다급해지고 있다. 법률대리인단은 '체포 지시' 증언의 신빙성을 무너뜨리고자 2월 20일 다시 부른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집중 공격했다. 하지만 그들이 꺼낸 '디테일'들은 판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 오후 10시 53분경 윤석열 대통령과 비화폰으로 통화하며 '방첩사를 지원해서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후 그는 10시 58분과 11시 6분 두 차례에 걸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체포 대상자의 명단을 전달받았다.

그런데 조태용 국정원장은 지난 13일 헌재에 나와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11시 6분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에서 명단을 받아적었다던 시간에 홍 전 차장은 본인 집무실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20일 윤 대통령 쪽은 이를 발판으로 홍 전 차장을 공격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12월 3일은 겨울이다. 바깥에서 메모한다는 건 이례적이고 추운 상황이었다"며 "장소를 혼동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반칙

그는 홍 전 차장이 당시 첫 메모를 보좌관에게 옮겨 적으라고 했고, 이튿날 다시 한 번 더 쓰라고 한 메모에 '딴지일보'가 들어가고, 권순일 전 대법관이 두 번 등장하며,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추가된 점에도 의문을 표했다.

또 홍 전 차장의 검찰 진술을 들이밀며 그의 행보에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부각시키려고 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반칙'에 가까운 무리수였다. 윤 변호사는 홍 전 차장이 검찰 조사 당시 검사가 메모의 원본 제출을 요청했지만 거부했다면서 "(당시 거부하며) '당분간 제가 사용해야 해서' 라고 했는데, 어디에 사용하는 건가"라고 추궁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실물화상기로 제시된 검사의 질문은 '메모 원본'이 아니라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해줄 수 있는가'였다. 즉 홍 전 차장의 답변은 '메모를 사용해야 해서 임의 제출이 어렵다'는 뜻이 아니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헌법재판소 제공

의미 없는 디테일 공격

홍 전 차장은 기억의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내용이 조금 혼동된 부분이 있어서 (저의 지난 증언을) 정정할 필요가 있다. 22시 58분과 23시 06분에 중요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쪽은 질문만 쏟아내며 사실상 그의 해명을 차단하는 등 공격을 이어갔다.

홍 전 차장은 국회 쪽 신문 과정에서야 당시 상황을 설명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조서를 보니까 여인형 사령관도 제가 일반폰으로 전화했고 보안폰으로 바꾸자고 했다던데, 처음에 전화해서 (여 사령관이) 국회 본회의 얘기, 위치 추적, 체포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받아 적으려다가 가만 생각해보니까 일반폰으로 통화하고 있더라. 그래서 '이거 좀 예민한 거니까 보안폰으로 바꾸자'고 했다. 그런데 바꾸고 보니까 제 비화폰에는 (통화 가능 대상자에) 방첩사령관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건 개인이 입력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담당 부서에서 입력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보안폰으로 전화할 수가 없었다. 최종적으로 다시 일반전화로 전화한 거고, '보안폰으로 연결이 안 되니까 사람을 보내라'고 했고, '바쁘니까 사람을 보낼 수 없다'고 해서 그냥 불러주는 명단을 받아 적은 거다."

홍 전 차장은 또 12월 4일 보좌관에게 '기억나는 대로 메모를 재작성하라'고 지시한 이유도 밝혔다.

"12월 4일 오후에 그 명단을 쭉 보고 있으니까 계속 두 명이 생각 안 난 부분이 머리를 맴돌았고, 한두 명 정도 더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다시 여인형 사령관한테 물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야 너 머리 좋으니까 다시 써봐' 했고. 첫 번째 메모(전날 보좌관이 옮겨적은 것)를 두 장에 나눠 썼는데, 빽빽하게 써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메모라서 '이름만 시원시원하게 써봐' 이런 식으로 얘기한 것 같다. 그래서 한 10명 정도를 기억해서 썼던 것 같다. (12월 3일 메모의 명단과 12월 4일 메모의) 명단은 다 동일하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을 '호수에 비친 달 그림자 쫓기'에 빗댄 적이 있다. 하지만 정확한 비유는 '강물에 돌멩이 던지기'이다. 강물에 던진 돌멩이는 파문을 일으킬지언정 물의 흐름을 바꾸진 못한다. 이들은 홍 전 차장의 행적 하나하나를 분초 단위로 따졌지만, 정작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윤 대통령과 통화한 다음 여인형 사령관과 전화하며 체포 명단을 메모한 사실 자체를 뒤흔들지는 못했다.

메모 작성 경위를 두고 '다른 목적'을 운운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제시 못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메모를 정서시켰다는) 보좌관이 현대고 졸업한 한동훈 대표 친구 아닌가"라고 물었지만 "보좌관 친구들이 어떤 사람인지까지는 제가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는 홍 전 차장의 답변이 돌아왔을 뿐이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2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비상계엄 당시 통화한 내용을 정리해서 기록한 메모를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홍 전 차장이 공개한 메모. 2025.2.20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합뉴스

쪼잔함과 발뺌 사이, 길 잃은 윤석열

윤 대통령도 약 9분간 발언을 쏟아내며 직접 나섰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도리어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무지를 탓했다. 체포 시도는 두 사람이 벌인 일이며 "정말 불필요한 일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12월 4일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조지호 경찰청장한테 위치 확인, 체포 이런 것을 부탁했다는 기사를 보고 저도 김용현 국방장관이 그때는 구속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두 사람(김용현, 여인형) 다 수사나 이런 것에 대해서, 특히 여인형 사령관은 순 작전통이고 해서 도대체 수사에 대한 개념 체계가 없다 보니 위치 확인을, 좀 동향 파악을 하기 위해서 했는데 '경찰에서 그건 현재 사용하는 휴대폰을 알지 않는 한 어렵다'고 딱 잘랐다고 이렇게 얘기를 해서,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불필요한 일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중략) 여인형은 경찰에 물어보니 경찰은 어렵다고 하니, 국정원은 미행이라도 하고 뭘 하니 그거 위치 확인하는 데 좀 도움이 될까 해서 한 얘기를 이렇게 엮어서 대통령의 체포지시로 이걸 만들어냈다는 게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거듭 "뭘 잘 모르는 사람(여인형)의 부탁을 받아서 '미친 놈 말도 안 되는 소리하네'라고 했다면서 그걸 또 한 번, 또 한 번 계속해서 메모를 만들어 갖고 있다가, 자기가 12월 5일 사표 내고 6일날 해임되니까 대통령의 체포지시라고 이걸 엮어낸 것이 바로 이 메모의 핵심"이라며 '홍장원은 거짓말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용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 권우성

그런데 이 말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윤 대통령은 재차 여인형 전 사령관의 '명단'은 인정하고 있다. 자신의 책임만 모면하려고 할 뿐이다.

하지만 김용현과 여인형 두 사람이 '명단'을 만들 이유가 있었을까? 백 번 양보해 자발적으로 작성했더라도, 명단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여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14명을 특정해 체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비상계엄 직후 (김용현) 장관님으로부터 처음 들었던 것이 맞다"면서도 "대통령께서 평소에 인물들에 대한 품평회를 많이 하셨다고 말씀드렸는데 '비상대권, 비상조치권을 사용하면 이 사람들에 대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4일 헌재 증인신문에서도 이 진술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검찰 12.3비상계엄특별수사본부가 2024년 12월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기소 당시 공개한 비상계엄 당일 방첩사의 '체포조' 관련 단체대화 내용 ⓒ 검찰 제공

여인형-홍장원-조지호-김대우... 다 겹치는 명단을 어쩔 것인가

국회 쪽은 20일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2024년 11월 9일자 메모도 공개했다. 이 명단은 홍장원 전 차장의 메모,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이 각각 수사기관 등에서 진술한 내용과 대부분 같다. 특히 홍 전 차장의 경우 12월 11일 검찰 조사를 받으며 '조해주·양정철'을 추가했다고 밝혔는데, 이 두 사람을 추가하면 그의 메모는 여 전 사령관 휴대전화 메모와 더욱 일치한다. (아래 명단에서 짙은 색 표시는 여인형 메모와 홍장원 메모 중 공통된 명단이다.)

- 여인형의 11월 9일 휴대전화 메모 : 이재명, 조국, 한동훈, 정청래, 김민석, 우원식, 이학영, 박찬대, 김민웅, 양경수, 최재영, 김어준, 양정철, 조해주

- 홍장원의 12월 4일 메모 :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딴지일보(김어준), 조국, 박찬대, 정청래, 김명수, 김민웅, 민노총위원장, 권순일, 조해주, 양정철

- 조지호의 12월 24일 검찰 피의자신문 : 이재명, 우원식, 박찬대, 정청래, 김명수, 권순일, 김동현 등 총 15명

- 김대우의 12월 10일 국회 증언 :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조국, 정청래, 양정철, 박찬대, 조해주, 이학영, 양경수, 김어준, 김민웅, 김민석, 김명수(김 전 단장은 '14명'만 확실히 기억한다고 했지만, 명단을 불러준 안규백 의원에게 '대략 맞다'고 답변 – 기자 주).

국회 쪽 김선휴 변호사는 지난 18일 9차 변론에서 "김용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 사령관에게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줬다. 이재명, 조국 등 총 14명"이라며 "여인형은 (검찰 조사에서) 명단 대다수는 평소에 피청구인이 부정적으로 말하던 사람들이라고 했고, 워낙 자주 부정적 평가를 들었던 사람이라 명단을 외우기 어렵지 않다는 말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배신]

① '중국·민주당·부정선거'...음모론으로 뒤덮인 '윤석열 변론' https://omn.kr/2bxle

②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다 https://omn.kr/2c039

③ 윤 대통령이 절대 찢지 못하는 '큰 그림' https://omn.kr/2c5j1

④ 윤석열·김용현·이상민만 우기는 그날의 회의 https://omn.kr/2c97f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윤갑근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윤석열 대통령 쪽은 다급해지고 있다. 법률대리인단은 '체포 지시' 증언의 신빙성을 무너뜨리고자 2월 20일 다시 부른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집중 공격했다. 하지만 그들이 꺼낸 '디테일'들은 판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 오후 10시 53분경 윤석열 대통령과 비화폰으로 통화하며 '방첩사를 지원해서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후 그는 10시 58분과 11시 6분 두 차례에 걸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체포 대상자의 명단을 전달받았다.

그런데 조태용 국정원장은 지난 13일 헌재에 나와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11시 6분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에서 명단을 받아적었다던 시간에 홍 전 차장은 본인 집무실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20일 윤 대통령 쪽은 이를 발판으로 홍 전 차장을 공격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12월 3일은 겨울이다. 바깥에서 메모한다는 건 이례적이고 추운 상황이었다"며 "장소를 혼동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반칙

그는 홍 전 차장이 당시 첫 메모를 보좌관에게 옮겨 적으라고 했고, 이튿날 다시 한 번 더 쓰라고 한 메모에 '딴지일보'가 들어가고, 권순일 전 대법관이 두 번 등장하며,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추가된 점에도 의문을 표했다.

또 홍 전 차장의 검찰 진술을 들이밀며 그의 행보에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부각시키려고 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반칙'에 가까운 무리수였다. 윤 변호사는 홍 전 차장이 검찰 조사 당시 검사가 메모의 원본 제출을 요청했지만 거부했다면서 "(당시 거부하며) '당분간 제가 사용해야 해서' 라고 했는데, 어디에 사용하는 건가"라고 추궁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실물화상기로 제시된 검사의 질문은 '메모 원본'이 아니라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해줄 수 있는가'였다. 즉 홍 전 차장의 답변은 '메모를 사용해야 해서 임의 제출이 어렵다'는 뜻이 아니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헌법재판소 제공

의미 없는 디테일 공격

홍 전 차장은 기억의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내용이 조금 혼동된 부분이 있어서 (저의 지난 증언을) 정정할 필요가 있다. 22시 58분과 23시 06분에 중요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쪽은 질문만 쏟아내며 사실상 그의 해명을 차단하는 등 공격을 이어갔다.

홍 전 차장은 국회 쪽 신문 과정에서야 당시 상황을 설명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조서를 보니까 여인형 사령관도 제가 일반폰으로 전화했고 보안폰으로 바꾸자고 했다던데, 처음에 전화해서 (여 사령관이) 국회 본회의 얘기, 위치 추적, 체포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받아 적으려다가 가만 생각해보니까 일반폰으로 통화하고 있더라. 그래서 '이거 좀 예민한 거니까 보안폰으로 바꾸자'고 했다. 그런데 바꾸고 보니까 제 비화폰에는 (통화 가능 대상자에) 방첩사령관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건 개인이 입력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담당 부서에서 입력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보안폰으로 전화할 수가 없었다. 최종적으로 다시 일반전화로 전화한 거고, '보안폰으로 연결이 안 되니까 사람을 보내라'고 했고, '바쁘니까 사람을 보낼 수 없다'고 해서 그냥 불러주는 명단을 받아 적은 거다."

홍 전 차장은 또 12월 4일 보좌관에게 '기억나는 대로 메모를 재작성하라'고 지시한 이유도 밝혔다.

"12월 4일 오후에 그 명단을 쭉 보고 있으니까 계속 두 명이 생각 안 난 부분이 머리를 맴돌았고, 한두 명 정도 더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다시 여인형 사령관한테 물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야 너 머리 좋으니까 다시 써봐' 했고. 첫 번째 메모(전날 보좌관이 옮겨적은 것)를 두 장에 나눠 썼는데, 빽빽하게 써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메모라서 '이름만 시원시원하게 써봐' 이런 식으로 얘기한 것 같다. 그래서 한 10명 정도를 기억해서 썼던 것 같다. (12월 3일 메모의 명단과 12월 4일 메모의) 명단은 다 동일하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을 '호수에 비친 달 그림자 쫓기'에 빗댄 적이 있다. 하지만 정확한 비유는 '강물에 돌멩이 던지기'이다. 강물에 던진 돌멩이는 파문을 일으킬지언정 물의 흐름을 바꾸진 못한다. 이들은 홍 전 차장의 행적 하나하나를 분초 단위로 따졌지만, 정작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윤 대통령과 통화한 다음 여인형 사령관과 전화하며 체포 명단을 메모한 사실 자체를 뒤흔들지는 못했다.

메모 작성 경위를 두고 '다른 목적'을 운운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제시 못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메모를 정서시켰다는) 보좌관이 현대고 졸업한 한동훈 대표 친구 아닌가"라고 물었지만 "보좌관 친구들이 어떤 사람인지까지는 제가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는 홍 전 차장의 답변이 돌아왔을 뿐이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2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비상계엄 당시 통화한 내용을 정리해서 기록한 메모를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홍 전 차장이 공개한 메모. 2025.2.20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합뉴스

쪼잔함과 발뺌 사이, 길 잃은 윤석열

윤 대통령도 약 9분간 발언을 쏟아내며 직접 나섰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도리어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무지를 탓했다. 체포 시도는 두 사람이 벌인 일이며 "정말 불필요한 일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12월 4일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조지호 경찰청장한테 위치 확인, 체포 이런 것을 부탁했다는 기사를 보고 저도 김용현 국방장관이 그때는 구속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두 사람(김용현, 여인형) 다 수사나 이런 것에 대해서, 특히 여인형 사령관은 순 작전통이고 해서 도대체 수사에 대한 개념 체계가 없다 보니 위치 확인을, 좀 동향 파악을 하기 위해서 했는데 '경찰에서 그건 현재 사용하는 휴대폰을 알지 않는 한 어렵다'고 딱 잘랐다고 이렇게 얘기를 해서,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불필요한 일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중략) 여인형은 경찰에 물어보니 경찰은 어렵다고 하니, 국정원은 미행이라도 하고 뭘 하니 그거 위치 확인하는 데 좀 도움이 될까 해서 한 얘기를 이렇게 엮어서 대통령의 체포지시로 이걸 만들어냈다는 게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거듭 "뭘 잘 모르는 사람(여인형)의 부탁을 받아서 '미친 놈 말도 안 되는 소리하네'라고 했다면서 그걸 또 한 번, 또 한 번 계속해서 메모를 만들어 갖고 있다가, 자기가 12월 5일 사표 내고 6일날 해임되니까 대통령의 체포지시라고 이걸 엮어낸 것이 바로 이 메모의 핵심"이라며 '홍장원은 거짓말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용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 권우성

그런데 이 말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윤 대통령은 재차 여인형 전 사령관의 '명단'은 인정하고 있다. 자신의 책임만 모면하려고 할 뿐이다.

하지만 김용현과 여인형 두 사람이 '명단'을 만들 이유가 있었을까? 백 번 양보해 자발적으로 작성했더라도, 명단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여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14명을 특정해 체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비상계엄 직후 (김용현) 장관님으로부터 처음 들었던 것이 맞다"면서도 "대통령께서 평소에 인물들에 대한 품평회를 많이 하셨다고 말씀드렸는데 '비상대권, 비상조치권을 사용하면 이 사람들에 대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4일 헌재 증인신문에서도 이 진술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검찰 12.3비상계엄특별수사본부가 2024년 12월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기소 당시 공개한 비상계엄 당일 방첩사의 '체포조' 관련 단체대화 내용 ⓒ 검찰 제공

여인형-홍장원-조지호-김대우... 다 겹치는 명단을 어쩔 것인가

국회 쪽은 20일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2024년 11월 9일자 메모도 공개했다. 이 명단은 홍장원 전 차장의 메모,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이 각각 수사기관 등에서 진술한 내용과 대부분 같다. 특히 홍 전 차장의 경우 12월 11일 검찰 조사를 받으며 '조해주·양정철'을 추가했다고 밝혔는데, 이 두 사람을 추가하면 그의 메모는 여 전 사령관 휴대전화 메모와 더욱 일치한다. (아래 명단에서 짙은 색 표시는 여인형 메모와 홍장원 메모 중 공통된 명단이다.)

- 여인형의 11월 9일 휴대전화 메모 : 이재명, 조국, 한동훈, 정청래, 김민석, 우원식, 이학영, 박찬대, 김민웅, 양경수, 최재영, 김어준, 양정철, 조해주

- 홍장원의 12월 4일 메모 :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딴지일보(김어준), 조국, 박찬대, 정청래, 김명수, 김민웅, 민노총위원장, 권순일, 조해주, 양정철

- 조지호의 12월 24일 검찰 피의자신문 : 이재명, 우원식, 박찬대, 정청래, 김명수, 권순일, 김동현 등 총 15명

- 김대우의 12월 10일 국회 증언 :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조국, 정청래, 양정철, 박찬대, 조해주, 이학영, 양경수, 김어준, 김민웅, 김민석, 김명수(김 전 단장은 '14명'만 확실히 기억한다고 했지만, 명단을 불러준 안규백 의원에게 '대략 맞다'고 답변 – 기자 주).

국회 쪽 김선휴 변호사는 지난 18일 9차 변론에서 "김용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 사령관에게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줬다. 이재명, 조국 등 총 14명"이라며 "여인형은 (검찰 조사에서) 명단 대다수는 평소에 피청구인이 부정적으로 말하던 사람들이라고 했고, 워낙 자주 부정적 평가를 들었던 사람이라 명단을 외우기 어렵지 않다는 말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배신]

① '중국·민주당·부정선거'...음모론으로 뒤덮인 '윤석열 변론' https://omn.kr/2bxle

②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다 https://omn.kr/2c039

③ 윤 대통령이 절대 찢지 못하는 '큰 그림' https://omn.kr/2c5j1

④ 윤석열·김용현·이상민만 우기는 그날의 회의 https://omn.kr/2c97f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윤석열#탄핵심판#홍장원#여인형#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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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윤석열'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

10만 시민 12차 범시민대행진...'윤석열은 곧 파면..진짜 싸움 시작된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2.22 23:24
  •  
  •  수정 2025.02.22 23:27
  •  
  •  댓글 0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22일 오후 5시 광화문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2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해 '윤석열 파면'을 거듭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22일 오후 5시 광화문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2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해 '윤석열 파면'을 거듭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2.25)을 앞둔 2월 마지막 주말에도 10만명의 시민들이 광화문에 모여 '윤석열없는 새로운 세상'을 노래한 뒤 도심 행진을 이어갔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22일 오후 5시 광화문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2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해 '윤석열 파면'을 거듭 촉구했다.

사전 공모한 '윤석열파면' 오행시와 '국힘해체' 사행시 입상작을 사회자와 함께 외치며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그만 사라지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석열이 열어준 민주주의 광장에서/ -양을 바라보며 응원봉을 흔드니/ -불나던 마음이 연대로 따뜻해진다/ -국을 막기 위해 우리 모두 일어났으니/ -책특권 바라지 말고 국민의힘과 윤석열은 그만 사라져라

-민에게 총을 겨눈 내란범죄자 윤석열을 옹호하고 '-들게 탄핵시킨 윤석열의 복귀를 바라는 국민의힘/ -도 해도 너무 하네/ -포하라! 국민의 힘도 

윤순철 비상행동 사회대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순철 비상행동 사회대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순철 비상행동 사회대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은 "윤석열이 계엄을 때리고 국민들에게 총을 겨눴어도 우리는 폭력으로 윤석열을 쫓아낸 것이 아니라 그가 파괴하려고 한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하나하나 내란의 실체를 밝히면서 심판하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의 광장 민주주의는 참으로 위대하다. 우리는 이렇게 오늘도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운을 뗐다.

반면 윤석열은 국민을 편가르기로 쪼개놓고, 자신의 무능함이 드러나자 아예 싹 쓸어버리려는 계엄을 시도했으며, 아직도 헛된 망상에 빠져 단 한번도 진실한 반성을 해 본 적이 없다고 일갈했다. 

나라를 이렇게 망쳐놓고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궤변에, 내란 책임을 부하들에게 떠넘기는 비겁함도 모자라 20일 밤에는 "빨리 직무 복귀를 해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겠다"는 망언이 또 나왔다.

윤 위원장은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며, "내란의 잔당들은 지금 윤석열의 복귀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나 지금은 책임을 지는 시간이다. 헌재는 윤석열을 파면하여 내란의 책임을 확실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망상에 빠져 궤변을 토하는 윤석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아닌 세상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가 만들고 있는 100대 과제를 시민들과 함께 토론하는 '3.9시민대토론회-당신의 선택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https://tally.so/r/wb6N20?utm_source=qrPrint)를 3월 9일 서강대에서 열 예정이라며, 광장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번에는 8년전처럼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끝까지 가보자"고 호소했다.

이종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대통령의 내란행위로 시작된 이번 겨울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며, "헌법재판소는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3월내에 선고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헌재는 결과적 정의만이 아니라 절차적 정의를 추구하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파렴치한 피청구인 윤석열에게도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였으나, 윤석열은 불출석과 선관위 서버에 대한 감정신청, 재판관 회피청구 등 절차에 대한 방어권을 남용하여 헌법재판을 유린하고 궤변과 비검함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힘은 헌재와 재판관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허위사실을 퍼뜨리며 재판관 사퇴를 요구하는가 하면 탄핵소추의결 불참부터 법원폭동에 대한 선동까지 매 국면마다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고 시민들을 속이는 또 다른 내란행위를 저질러왔다"고 비판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개혁, 공정성을 의심받는 검찰을 대신한 특검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석열의 헌법 및 법률위반 행위는 명백히 밝혀졌으며, 윤석열은 곧 파면될 것"이라고 하면서 "윤석열에 대한 파면과 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는 그 추종자들의 행동이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반헌법행위라는 점을 끊임없이 밝히는 진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짚었다.

자유발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평화통일시민행동 활동가 황남순씨는 "윤석열 일당의 반북 대결적 발언들을 그저 정치적인 수사로만 넘겼지만,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려 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나 공포스러웠다"며, "전쟁을 유도하여 전시 계엄을 선포하려 했던 그들의 시도를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들을 샅샅이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물풍선 원점 타격 지시 △부적합판정을 받은 시끄러운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북한의 공격유도 △군 심리전단이 직접 나선 대북 전단 살포 △노상원의 수첩에서 발견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한 공격 유도 메모 등의 진상이 철저히 밝혀져야 "다시는 분단상황을 악용해 전쟁을 도발하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건설노동자 박세중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건설노동자 박세중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선주씨는 변희수재단 설립을 방해하고 있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후안무치'를 고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선주씨는 변희수재단 설립을 방해하고 있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후안무치'를 고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건설노동자 박세중씨는 지난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에 옥외·연속공정·특수고용 노동자가 배제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서명 캠페인에 시민들이 함께 나서줄 것을, 오는 27일 4주기를 맞는 트랜스젠더 군인 고 변희수 하사와 인권단체에서 짧고 다정한 인연을 맺었던 윤선주씨는 변희수재단 설립을 방해하고 있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후안무치'를 고발했다.

시민 장유진씨는 "국회 앞에 목숨을 걸고 나오고 남태평과 한강진에서 폭설에도 굴하지 않는 시민들을 만나며 희망을 얻었다. 광장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며,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면서 "시민 동지 여러분께 경외와 감사를 표한다. 끝까지 함께 싸워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새 세상을 쟁취하자"고 다짐했다.

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광화문을 출발해 안국동 사거리, 종각역을 거쳐 한국은행 사거리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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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전쟁 유도 계엄시도..다시는 꿈도 못꾸도록 즉각 파면해야

자주통일평화연대, 시민사회 릴레이 기자회견 동참...'전쟁유도 내란범죄자 윤석열 파면촉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2.21 15:43
  •  
  •  수정 2025.02.21 15:44
  •  
  •  댓글 0
 
자주통일평화연대가 21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릴레이 기자회견'의 일환으로 '전쟁유도 내란범죄자 윤석열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자주통일평화연대가 21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릴레이 기자회견'의 일환으로 '전쟁유도 내란범죄자 윤석열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은 비상계엄 여건 조성을 위해 대북전단과 무인기 침투로 '조선'(북한)의 군사대응을 유도하여 국지전을 일으키려는 북풍공작을 시도함으로 전쟁위기를 부르는 외환죄를 저질렀다." -이홍정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계엄 선포 전에 북의 평양 상공에 드론을 날렸다. 또 오물풍선에 대해서 원점 타격을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것이야말로 전쟁을 통해 계엄을 합법화하려고 했던 저의가 담겨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충목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더욱이 군을 동원한 내란목적 전쟁기도에 대통령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자유의 방패를 비롯한 한반도 전쟁연습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북풍 공작을 통해 전쟁을 일으키려는 전쟁조작행위들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는 현재 우발적 충돌 단 한 번만으로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다. 바로 내란세력들이 바라는 것이다."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처음 윤석열이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그대로 방치할 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런가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뒤에서 표현의 자유 운운하면서 두둔하고, 국정원을 통해서 지원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국방부, 군을 통해서 직접 전단을 살포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평양 상공으로 무인기를 띄워 보냈다. 실제로 전쟁을 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전쟁 살상무기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이 무인기들이다."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이 오는 25일로 지정되면서 헌법재판관들의 토의 절차인 '평의(評議)'와 판결문 작성 등 통상적 절차를 거쳐 3월 첫째 또는 둘째 주에 '파면' 여부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탄핵소추결의(12.4) 이후 3달 남짓한 기간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비상계엄과 내란과정을 목격했고, 특히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주모자들이 비상계엄의 명분을 위해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 오물풍선 원점타격 시도, 특전사를 동원한 오물풍선 대응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이 폭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거짓말과 책임떠넘기기, 궤변과 변명으로 극렬 지지자들을 결집하며 오히려 역공을 꾀하고 있다.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이홍정)가 21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릴레이 기자회견'의 일환으로 '전쟁유도 내란범죄자 윤석열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홍정 상임대표의장은 "윤석열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끝내 헌법수호 의지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헌법질서와 주권자의 인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그의 파면을 촉구했다. "우리는 민주공화국의 헌법 수호자로서 윤석열의 파면만이 우리 민주공화국을 새롭게 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충목 대표는 "(윤석열의 의도대로) 만약 국지전이라도 일어났다면 한반도에서는 수백, 수천이 아니라 수십만, 수백만이 희생되었을 것이 자명하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이름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하루빨리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함재규 통일위원장은 "전쟁을 유도한 윤석열과 내란세력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외환유치죄에 대한 처벌은 필수적"이라며,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했다.

이진호 대표는 "(평양상공에 드론 침투한 부대로 의심되는)드론작전사령부에 난데없이 불이 나는가 하면 방첩사령관은 체포조 운용 관련 자료 삭제 지시를 내렸다가 간부들의 반발로 무산되는 등 증거인멸의 시도가 계속 밝혀지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이 전쟁세력들을 적발하기 위한 엄중한 수사와 심판이 필요하고 윤석열의 탄핵도 시급히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헌재에 보내는 의견서에서 △요건도, 절차도 갖추지 못한 12.3 비상계엄은 위헌 △내란주범 윤석열은 비상계엄 명분을 위해 전쟁까지 유도 △윤석열과 공범들의 전쟁유도 범죄는 그 죄질이 더욱 엄중함 등의 항목에 걸쳐 "헌법을 유린한 내란주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송두리째 파괴하려한 외환범죄자 윤서결을 신속히 파면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범죄를 시도조차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유도 내란주범 윤석열 파면 촉구 상징의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쟁유도 내란주범 윤석열 파면 촉구 상징의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평화연대에 이어 전국 360개 시민사회단체의 상설 연대체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 13개 지역 연대회의 및 27개 회원단체가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윤석열 파면 촉구 시민사회단체 릴레이 기자회견에는 앞서 20일 전국 272개 문화예술단체와 5,000여명의 문화예술인 연대조직인 '윤석열퇴진 예술행동', 기후위기비상행동·기후정의동맹·종교환경회의 등 기후환경단체가, 19일에는 전국민중행동과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소속 35개 청년단체, 전국비상시국회의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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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인용되면 ‘5월 중순’ 대선 유력…권한대행이 선거일 지정

이승준기자

  • 수정 2025-02-22 08:29
  • 등록 2025-02-22 06:00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변론을 25일 종결하기로 하면서 탄핵이 안용될 경우 5월 중순 ‘장미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헌법과 공직선거법 등을 보면 파면 등에 따라 대통령이 궐위됐을 때 60일 이내에 후임자 선거를 하도록 돼 있다. 공식선거법 35조 1항은 선거일에 대해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하되, 선거일은 늦어도 선거일 전 50일까지 대통령 또는 대통령권한대행자가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대통령 궐위 시에는 권한대행이 선거일을 정하고, 법에 따라 무조건 공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통상적인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 5월초 연휴 등을 고려하면 5월 중순 선거일 지정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헌재가 25일 변론을 종결하면 재판관끼리 의견을 교환하는 평의와 최종 표결 절차인 평결을 거치고 결정문을 작성하는데,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결정까지 2주 안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 뒤 결정까지 14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경우엔 11일이 걸렸다. 즉 3월10~14일 사이에 탄핵 인용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만약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대선은 그날부터 60일 이내인 5월 중순 이전에 치러야 한다.

    • 헌재가 예상보다 빠르게 결정을 내려도 4월말은 정당 입장에서 선거를 치르기에 빠듯한 일정일 수 있고, 5월초는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 연휴 때문에 선거일 지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고려하면 선거일은 5월 중순이 유력하다는 게 중론이다.

      공직선거법은 공직자의 임기만료에 따른 정상적인 선거의 경우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막론하고 선거일을 모두 주중인 수요일로 정하고 있다. 국민들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유권자의 투표 의사가 휴일의 영향을 덜 받도록 일주일의 중간인 수요일을 선거일로 정해놓은 것이다.

    • 하지만 대통령 궐위에 의한 선거는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지 않아 꼭 수요일로 선거일을 지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5월 첫째주의 경우 5일 월요일은 부처님오신날·어린이날, 6일 화요일은 대체공휴일로 3~6일이 ‘황금연휴’다. 사전투표 일정과 투표 참여율을 높이려는 공직선거법 취지를 고려하면 그 다음주에 선거일을 지정할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엔 2017년 3월10일 헌재가 파면을 결정한 뒤 정확히 60일 뒤인 5월9일 화요일에 19대 대선이 치러졌는데 그 전주에 5월3일 부처님오신날, 5월5일 어린이날이 있었다. 당시 사전투표는 5월4~5일에 진행됐다.

    • 헌재가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무회의를 열어 선거일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따라 예정보다 일찍 치러진 19대 대선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5일 뒤인 2017년 3월15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지정했다. 선거일 지정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으나 중요한 안건이고, 선거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려면 국무회의를 거쳐야 해서 이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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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가 12.3 내란에 꽂은 비수... 사관학교 교육과정 살펴보니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에 항의하는 독립운동가 후손(윤기섭 선생의 외손자 정철승 변호사,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 증손자 이항증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공동대표, 지청천 장군 외손자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들이 2023년 9월 15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육사 명예졸업증’을 반납했다. ⓒ 권우성

현재 대한민국 사관학교 교육 내용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역대 독재정권은 군인, 경찰, 정보기관 등 무력을 앞세워 국민을 통제해 왔고 여기에 더해 우상화, 우민화 정책을 곁들였다. 이승만은 서울시를 자신의 호인 우남시로 만들려 했고 동상은 물론 화폐, 우표에도 자기 얼굴을 박아 넣는 등 봉건적 방식으로, 박정희는 위인 동상을 세우고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게 하는 등 훈육적 방식을 택했다.

이승만·박정희가 모든 국민을 상대로 했다면 이명박·박근혜는 뉴라이트를 지원하고 교과서를 통해 직접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왜곡을 자행했다. 물론 국민들이 강력히 저항하여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국정 교과서를 학교현장에서 막아냈지만, 윤석열 정권은 학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듯하다. 바로 군대다.

2023년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시도는 신원식의 개인 일탈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군인들을 자신들의 역사관으로 묶어 놓으려는 친일뉴라이트 세력의 발버둥이었다. 1993년 하나회가 숙청되었지만 우리 군대 안에 뿌리 깊은 사대의식은 여전하다.

즉 독립운동가들은 해방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에 주역이 아니며 창군에 실질적 역할은 일본군, 만주군 출신이 맡았으며 비록 그들이 친일의 오점이 있더라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육군이 백선엽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공군은 김정렬(1917~1992)을 여전히 공군의 아버지로 추앙하는 세력이 적지 않다(*김정렬의 친일행적은 <친일인명사전> 참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다시 떠오른 독립군 정통론

물론 한국 군대 안에는 독립군을 국군의 정통으로 삼으려는 노력이 없지 않았지만 여전히 소수파이다. 그러던 중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군의 독립군 정통론이 다시 떠올았다.

"광복군과 신흥무관학교 등 독립군의 전통도 우리 육군사관학교 교과 과정에 포함하고 광복군을 우리 군의 역사에 편입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2017년 8월 28일 국방부 업무보고, 대통령 지시)

"지난 삼일절,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독립군과 광복군을 이끈 영웅들의 흉상이 세워졌습니다.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과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의 정신이 여러분들이 사용한 실탄 탄피 300kg으로 되살아났습니다."(2018년 3월 6일 제74기 육사 졸업 및 임관식, 대통령 축사)

"육사의 역사적 뿌리도 100여 년 전 신흥무관학교에 이른다."(2019년 2월 27일 제75기 육사 졸업 및 임관식, 대통령 축사)

"100여 년 전 신흥무관학교에서 시작한 육군"(2019년 10월 1일 제71회 국군의날, 대통령 기념사)

"신흥무관학교에서 시작해 광복군으로 결실을 본 육군"(2020년 4월 11일 제101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대통령 기념사)

지난 2018년 6월 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독립군과 광복군의 전신인 신흥무관학교의 107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신흥무관학교는 1911년 6월 11일 이회영 선생이 세웠고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기념식은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 이희훈

그 결과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2017년 12월 '독립군과 광복군 그리고 국군'을 발간했고 2018년 6월 신흥무관학교 설립 기념식이 오랜 시도 끝에 처음으로 육사에서 개최되었다. 육군은 2018년 9월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를 제작해 약 11만 명의 유료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공군은 창군 70주년을 맞아 2019년 11월 공군사관학교 교정에 광복군 출신 최용덕 장군(1898~1969) 동상을 건립했다.

그리고 2021년 8월 전 국민적 관심 속에 홍범도 장군 유해를 대전 국립묘지에 봉환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이 같은 한국군의 독립군 정통론은 다시 공격받기 시작했고 그 상징적 사건이 육사 내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흉상 철거 시도였다.

이제 윤석열 파면 이후 국군의 독립군 정통론이 다시 논의된다면 동상 건립 같은 상징적 방식을 넘어 교육과정 개편 같은 실질적 방안이 다뤄져야 한다. 최근 필자는 육사·해사·공사·간호사관학교의 '교육과정집'을 통해 우리 헌법 전문에서 명시하고 있는 독립과 민주주의 교육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지 검토했다. 그 결과 네 곳의 사관학교 모두 <한국사>라는 교과목이 1학년 교양필수로 지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를 한 학기 동안 교육하기에 그 안에서 독립운동사 교육은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 관련 과목은 해군사관학교와 간호사관학교에만 각각 전공필수, 교양선택으로 개설되어 있어 민주주의 관련 과목을 이수하지 않고 졸업하는 생도들도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사관학교 교육과정집 내용육사, 해사, 공사, 간호사관학교의 '교육과정집'에서 발췌 ⓒ 방학진

사관학교 교육과정 검토 과정에서 확인한 또 다른 사실은 2024년 1월 국방부 고위정책간담회에서 사관학교 교과 개정 방향을 논의하였고 그 결과 국가관·안보관 확립을 위한 핵심과목으로 전쟁사·북한학을 필수 과목으로 반영한 것이다.

신설된 전쟁사·북한학에서 어떤 교수가 어떤 내용을 교육했는지는 추가로 확인이 필요하지만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어떤 국가관·안보관을 심어주려 했는지 우려스럽다.

사관생도들, 수준 높은 민주시민 교육 받아야

공군사관학교 생도 당시 김정렬 동상 건립 반대에 동참했던 부승찬 의원은 독립군 정통론을 명확히 하기 위해 2024년 10월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바람직한 일이다.

제1조(목적) 이 법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군, 한국광복군의 역사를 계승하고, 국민의 군대로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국군의 조직과 편성의 대강(大綱)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부승찬 개정안)

하지만 진정으로 독립군을 계승한 군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민주 군대가 되려면 상징적 조치에 더해 사관학교 교육 전반에 대한 관심과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사관학교 설치법 제4조(교과)는 '사관학교의 교과는 군사학 과정과 일반학 과정으로 나누며, 군사학 과정에 관한 사항은 국방부장관이 정하고 일반학 과정에 관한 사항은 국방부장관이 교육부장관과 협의하여 정한다'고 하였다.

즉 사관생도들이 직업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질은 물론 수준 높은 민주시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되어 있다. 우리가 다시 만날 시대에는 사관생도들이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는 물론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현장을 찾아 유해 발굴을 돕는 모습을 보고 싶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족문제연구소 소식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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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학교#김정렬#신흥무관학교#독립군#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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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독일 총선, 트럼프 재선 충격에 비견되는 이유

  • 국제

  • 입력 2025.02.21 22:25

  • 수정 2025.02.22 08:10

  • 댓글 0

극우 정당 AfD(독일을 위한 대안)의 대두

보수CDU와 극우AfD 접근-유럽의 근심거리

극우 극좌 정당 득표 최근 20년간 최대 예상

그들 모두 우크라 지원과 러시아 제재 반대

거기에다 유럽을 흔드는 트럼프의 관세전쟁

흔들리는 극우정당 연립정부 배제 ‘방화벽’

23일 실시되는 독일 총선의 주요 정당들 후보(왼쪽 위에서부터) 독일 사회민주당(SPD)의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공동대표 알리스 바이델, 기독교 민주연합(CDU)의 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 (아랫 줄 왼쪽부터) 녹색당 소속의 독일 경제 및 기후행동부 장관 로베르트 하베크, 좌익 포퓰리스트 정당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의 자라 바겐크네히트 공동대표, 자유민주당(FDP) 지도자 크리스티안 린트너. 2025.1.13. AFP 연합뉴스

 

극우세력의 대두, 세계 무역 및 우크라이나의 미래: 독일 선거가 중요한 이유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예상대로 전 세계에 충격파를 몰고 왔다. 하지만 이번 독일 총선거도 그에 못지 않은 중대사일 수 있다.

23일의 독일 총선거 나흘 전인 2월 19일 <가디언>이 이런 제목의 독일 총선 기사를 내보냈다. 주로 지도와 그래프 등 시각자료들을 통해 “독일 총선이(그리고 그 결과가) 유럽과 세계 전체에 왜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를 쉽고 간단명료하게 보여 준다.

유럽의 지정학적 정치경제적 중심인 독일

먼저 독일이 지정학적으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인구, 국내총생산(GDP), 연간 성장률 비교, 국가별 역대 정권의 평균 지속기간 등을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유럽 주변국들과 비교하며 보여 준다.

그리고 독일 정치상황을 극우 극좌 정당들의 득표율, 각 정당들의 이념적 좌표와 총선 전후의 세력 변화 예측도를 통해 보여준 다음 독일 경제의 위상을 EU 예산에 대한 기여도, 자동차의 대미 수출 비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규모 비교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를 몇 가지 항목으로 나눠 정리한다.

극우 정당 AfD(독일을 위한 대안)의 대두

위치

독일은 유럽 무역 네트워크의 중심이자 정치의 중심이다. 영토의 크기 덕도 있지만 지난 수십년간의 경제적 성공, 정치적 안정 덕에 그렇게 됐다. 23일의 총선은 그런 독일의 신뢰성에 대한 도전이 될 것이다. 우익, 특히 지난 총선서 약진한 극우 AfD(독일을 위한 대안)가 이번 총선에서 더욱 세력을 확장하게 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그것을 예고한다.

 

유럽 중앙에 자리잡은 독일 가디언 2월 19일

독일 각 정당 지지율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위). 아래는 2021년 총선 당시의 지지율. 파란색이 극우 AfD, 검은색은 중도보수 기민련(CDU), 붉은색은 사민당(SPD), 녹색은 녹색당, 노란색은 보수 자유민주당(FDP), 보라색은 극좌 '좌파당' 기타. 사민당이 크게 줄고 AfD가 약진했다. 가디언

 

인구

EU(유럽연합) 최대의 영토국은 아니지만, 독일은 EU 국가들 중 가장 인구가 많다.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거의 2천만 명이 더 많고, 스페인과 폴란드의 2배인 8천 450만 명으로, EU의 작은 나라들 17개국 인구를 합친 것만큼이나 많다.

 

유럽 각국 인구 비교. 단위 1백만 명. 왼쪽부터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루마니아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가디언

 

가장 성공한 독일경제 최근 마이너스 성장세

경제

독일은 유럽 최대경제국이다. 단지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다. 인구는 루마니아의 4배지만 경제규모는 15배가 넘는다. 하지만 최근 독일경제는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과 달리 2023년에 GDP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2024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일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각국 국내총생산(GDP) 비교. 가디언

 

2016년 이후 주요국의 연간 성장률 추이. 빨간색이 독일, 노란색은 프랑스, 갈색은 영국, 검은색은 이탈리아. 독일이 2023년에 마이너스 0.3%를 기록했다.

 

극우와 극좌 정당들 득표 최근 20년간 최대치 예상

정치

독일은 다양한 정치세력들간의 연합으로 폭넓은 공감대와 안정을 달성한 나라다. 2000년대와 2010년대에 독일 역대 정부들은 각기 평균 3.8년씩 집권했다.(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 정부는 2005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총리대행기간을 포함해 16년간 집권했다) 독일을 제외한 유럽 국가들의 정부들은 불안정해 영국의 평균 집권기간 2.1년을 빼면 모두 1년 남짓에 불과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정부도 2년을 채우지 못했고, 벨기에 정부들은 평균 6개월 정도였다.

그런데 그 독일이 지금 이웃국들, 특히 주변 독일어 사용국들에서 불었던 (정치 불안정의) 바람을 느끼고 있다. 이번 총선은 중도 연립정권 붕괴와 양극단의 포퓰리스트 정치세력이 약진한 뒤 치러진다. 여론조사들은 극우와 극좌 정당들의 득표 합산이 최근 20년간을 통털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한다.

 

국가별 정권의 평균 지속기간

 

2000년대 이후 독일(빨강) 오스트리아(노랑) 이탈리아(검정) 네덜란드(갈색)의 극우 극좌 득표율. 독일 점선은 이번 총선 예상치.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는 이미 30%를 훌쩍 넘었고, 오스트리아와 독일도 30%를 향해 가고 있다.

 

약진할 AfD와 CDU의 접근, 유럽의 근심거리

특히 극우와 권위주의 색채가 짙은 AfD의 약진이 주목거리다. 2021년 연방선거에서 약진한 AfD의 약진이 이번 총선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AfD는 2025년에 독일이 유로(euro. 27개 EU 회원국 중 20개국이 사용하는 공동의 공식통화)를 버리고,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재개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메르켈 전 총리가 이끌었던 중도(보수)우파 기독교연합(CDU/CSU)도 득세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fD가 연방의회의 의석을 두 번째로 많이 확보해 제2당이 되고, 극좌당들도 득표율이 약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CDU가 제1당이 되겠지만 AfD의 주장을 수용해 가고 있는 CDU의 집권이 유럽의 중대한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독일 각 정당의 이념적 좌표와 이번 총선 전후의 세력변화 예상도. 실선은 현재세력, 점선은 이번 총선 뒤의 예상세력. 좌표 세로축의 위쪽은 권위주의적, 아래는 자유주의적. 가로축의 왼쪽은 좌파, 오른쪽은 우파. 중도보수 기민련(검은색)은 이번 총선에서 더욱 세를 불려 제1당이 되고, 제2당인 중도좌파 사민당(빨강)은 제3당으로 떨어지고, 극우 AfD(파랑)이 이번 총선에서 약진해 제2당이 된다. 리버럴 좌파 녹색당(녹색)과 극좌 좌파당(보라)은 현재세력을 유지하고, 자유주의적 중도보수 자민당(노랑)은 크게 위축된다.

각 정당의 연도별 지지율 변화 추이. 검은 선은 기민련, 붉은 선은 사민당, 파란 선은 AfD, 녹색 선은 녹색당, 노란 선은 자민당, 보라색 선은 좌파당

 

유럽을 흔드는 트럼프의 관세전쟁

재정

독일은 EU 예산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나라로, 유로 체제의 핵심축이다. AfD는 독일이 유로를 버리고 EU에 대한 재정 기여도도 줄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가 관세로 EU를 위협하고 있는 시기에 EU를 이끌어야 할 독일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있다. “수백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보내는 유럽”이라는 트럼프의 원망은 유럽 최대 대미 자동차 수출국인 독일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좋든 싫든 미국의 관세전쟁 최대 피해국이 될지 모를 독일은 미국 관세전쟁에 대처해야 할 유럽의 리더국이 될 수밖에 없다.

 

유럽 각국의 EU 예산 기여도.

 

유럽 각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 비교. 독일이 압도적으로 많다.

 

극우 극좌 모두 우크라 지원과 러시아 제재 반대

안보 군사

유럽과 세계질서를 흔들고 있는 트럼프에 대처해야 할 중심에 독일이 서 있다. 독일은 유럽 국가들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 지원국이며, 따라서 그와 관련한 발언권이 유럽 내에선 가장 크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EU 전체가 낸 지원금은 1150억 유로로, 미국 한 나라가 낸 1190억 유로에도 못 미친다. 극우 AfD와 신흥 좌파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 모두 우크라 지원에 반대하고, 러시아 제재에도 반대한다.

 

유럽 각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금 비교. 독일 영국 네덜란드 순으로 많고, 프랑스는 4번째다. 단위 10억 유로

 

흔들리는 극우정당 배제 ‘방화벽’

총선과 그 이후 전망

23일 총선 이후 어느 정당이든 단독집권은 불가능한 것으로 예측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당수가 이끄는 중도보수연합 기민련(CDU/CSU)이 약 30%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돼, 그가 차기 독일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민련은 AfD 등 극우 정당과는 연립정권 구성하지 않는다는 ‘방화벽’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선거 캠페인 중에 메르츠가 AfD와 함께 연방의회에서 동의안을 통과시키려 했을 때 방화벽은 매우 위태로운 상태까지 갔다. CDU는 녹색당과의 연정 또는 사민당과의 ‘대연정’도 가능하지만, AfD와 그들의 입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표도 상당수 얻었을 것이다. 이는 기민련 중심 연립정권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AfD 지지자들에게 구애한 메르츠의 연정에 AfD가 배제될 경우 그것이 자유주의(리버럴) 엘리트들 탓이라는 포퓰리스트들의 주장이 거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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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옥중기고 "데스노트 만든 노상원 일당, 살인예비·음모로 처벌해야"

 "축구영웅 차범근, 조국 재판부에 탄원서 제출해 '수거' 대상 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른바 '노상원 수첩' 사건과 관련, 자신이 '수거 대상'으로 지목된 심경 및 이 사건을 수사기관이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형사법학자로서의 의견을 담은 기고문을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조 전 대표는 이 글에서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노상원 수첩'에 등장한 배경에 대해, 차 전 감독이 자신을 위해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썼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현재 서울남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 전 대표의 육필 기고 전문(全文)이다. 굵은 글씨와 밑줄은 편집자가 강조한 부분이다.

ⓒ프레시안

 

원제 : '데스노트'를 만든 일당을 살인 예비·음모로 수사·처벌해야 합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A급 수거 대상'으로 기재됐고, 체포팀 '2조'의 첫 체포 대상이었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입니다.

 

윤석열을 우두머리로 한 내란세력이 저를 체포·구금 대상으로 삼았음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의 증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조국은 물론 '조 씨 일가' 그리고 500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수거' 대상으로 분류했다는 보도를 보고 경악하고 분노했습니다.

 

'노상원 수첩'에는 '수거' 후 조치 내용이 세밀하게 기재돼 있습니다. 모두 죽이는 방법입니다. 구금시켜 놓고 구금시설을 폭파하거나 화재를 일으켜 죽이기, 수류탄 등을 사용해 사살하기, 막사 안 잠자리에 폭발물을 설치해 죽이기, 음식물과 급수에 화학약품을 타서 죽이기, 주먹으로 때려죽이기, 그리고 확인시살까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내란에 대한 수사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형법은 살인죄의 경우 기수와 미수는 물론 예비·음모도 무겁게 처벌합니다. '내란목적 살인죄'도 별도의 조항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실행의 착수가 없더라도, 살인을 예비·음모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처벌되는 것입니다.

 

이제 수사기관도 언론도 이 살인 예비·음모가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 누구와 함께 의논됐는지 파헤쳐야 합니다. 노상현의 '보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의 '보스'였던 윤석열까지 엄정하게 수사해야 합니다.

 

노상원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를 하면서도 '수거' 명단은 김용현이 불러준 것을 받아쓴 것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김용현은 혼자의 생각으로 이 '데스 노트'를 작성했을까요?

 

이와 관련, 정보사령관 불명예퇴직 후 무당으로 활동했던 노상원이 윤석열 정권의 공동 운영자이자 '앉은뱅이 주술사'였던 김건희와 '영적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노상원은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비화폰을 지급받았습니다.

 

이 끔찍한 범죄를 예비·음모한 자들은 광기에 사로잡힌 살인자들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고한 시민들을 각종 방식으로 죽이려 한 사이코패스들입니다.

 

한편 '노상원 수첩'에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님과 조국의 경우에는 '일가' 전체가 '수거' 대상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일가친척'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일가'라는 개념은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내란 일당'이자 '살인 일당'은 '문재인 일가'와 '조국 일가'를 '수거'해 씨를 말리려 했습니다. 이들이 문재인과 조국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동시에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사감(私感)이 느껴집니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지휘한 검찰은, 그리고 대통령 윤석열의 뜻에 충실하던 검찰은 문재인 '일가'와 조국 '일가'를 털고 또 털었습니다. 찌르고 또 찔렀습니다. 베고 또 베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두 '일가'는 고통받고, 모욕당하고, 갇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두 '일가'는 죽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수사를 받았고, 그 결과를 감당했습니다. 그러자 노상원 등 '살인 일당'은 아예 죽여버려야겠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시 말합니다. 이들에 의해 문재인, 이재명, 조국, 이준석, 이해찬, 유시민, 김어즌 등이 살해될 뻔했습니다. '문 씨 일가'와 '조 씨 일가'도 그럴 뻔했습니다.

 

'노상원 수첩' 명단이 공개된 후, 많은 분들이 왜 축구영웅 차범근 감독의 이름이 명단에 들어가 있는지 의아했을 것입니다. 이에 밝힙니다. 차 감독님은 '조 씨 일가'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셨습니다. '내란 일당', '살인 일당'은 이렇게 집요하고 치밀했습니다. 이 글을 빌려 차 감독님께 감사 인사와 함께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노상원 수첩은 윤석열이 이끈 내란 일당이 얼마나 광포(狂暴)한 집단인지 생생히 보여줍니다. 이들이 하려고 했던 범죄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악행을 다 모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혹독하고 폭압적인 '겨울공화국' 수립을 도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언급을 회피합니다. 한국의 보수는 급속히 극우화·파쇼화됐습니다. 정상적 보수라면 극우파쇼와 결별해야 합니다. 'A급 수거대상' 정치인들은 연대하고 단결해 극우파쇼를 물리쳐야 합니다.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세력은 보수가 아닙니다. 쿠데타와 학살을 도모한 범죄집단일 뿐입니다. 루쉰은 말했습니다. "사람을 무는 개라면 땅에 있건 물 속에 있건 때려야 한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전 국회의원·법무부 장관) 최근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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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변론 종결 눈앞, 동아일보 “이젠 결정과 승복의 시간”

[아침신문 솎아보기] 헌법재판소, 25일 변론 종결, 조기대선 가능성도

중앙 “승복의 시간”… 경향·한겨레 “파면 사유 차고 넘쳐”

여야정 협의체 빈손… 반도체 주 52시간 예외 적용 관건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국정원 개입설? 조선 “터무니 없어”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5.02.2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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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헌법재판소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5일 최종진술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3월 탄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국론 분열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판결에 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한겨레·경향신문은 파면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동아 “尹 변명으로 일관, 여론전 펼쳐”… 경향 “파면해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은 지난 20일 10차 변론에서 25일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 대리인단과 국회 대리인단에 약 2시간씩 최종 의견을 개진할 시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마지막 변론에서도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 체포 지시가 아닌 ‘동향 파악’을 명령했다고 주장했으며,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의 증언을 ‘탄핵 공작’이라고 하며 본인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도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 윤 대통령에 불리한 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한국일보 1면 <한덕수 “국무회의 흠결” 尹측 “비상상황”>에 따르면 한 총리는 20일 변론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는) 통상의 국무회의와 달랐고 실체적 흠결도 있었다”고 했다.

▲21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중앙일보는 결과에 대한 승복을, 한겨레·경향신문은 윤 대통령 탄핵을 주문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尹 탄핵 심판, 25일 최후진술… 이젠 결정과 승복의 시간>에서 “(윤 대통령은) 끝까지 본인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날까지 10차례의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은 ‘계엄령이 아닌 계몽령’ ‘의원이 아닌 요원’ ‘호수 위 달그림자를 쫓는 느낌’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계엄의 실체보다는 재판의 절차적 문제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일종의 여론전을 펼쳤다는 지적이 많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번 재판은) 또다시 이런 사태가 빚어져선 안 된다는 차원에서 향후 헌법적 판단의 기준이 될 역사적 심판”이라며 “헌재는 오직 헌법과 법률, 증거에 입각해서 공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떤 결정이 나와도 모두 승복해야 한다. 그래야 흔들리는 헌정 질서를 지금이라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사설 <탄핵심판 증인신문 마무리, 이젠 판결과 승복의 시간>에서 “계엄 사태의 충격과 혼란이 수습될지 많은 국민이 헌재를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헌재가 어떠한 결론을 내려도 승복하겠다는 공감대가 조성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헌재 결과에 대통령이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고 언급해 다행스럽긴 하지만, ‘다만 결정이 최대한 공정하고 적법하게 되기를 촉구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헌재의 최종 판단과 결론에 한 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21일 경향신문 사설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경향신문은 사설 <‘윤석열 궤변’ 끝까지 다 탄핵된 헌재 변론, 파면 뿐이다>에서 “총 16명의 증인신문과 헌재가 증거로 채택한 내란 사건 피의자들의 검찰 진술 조서를 통해 윤석열의 궤변은 족족 탄핵당했고, 12·3 비상계엄 위헌·위법성은 넉넉히 입증되었다”며 “대통령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마지막 양심과 예의도 아니고, 파렴치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목격한 그날의 진실을 궤변과 책임 전가, 모르쇠로 덮을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망상”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윤 대통령 탄핵 당위성 굳힌 마지막 증인신문>을 내고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침탈하고 경찰이 봉쇄하는 생생한 현장을 온 국민이 지켜봤다. 헌재 탄핵심판에서도 이젠 더 이상 확인할 게 없을 정도로 윤 대통령의 파면 사유는 차고 넘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3월 중순 탄핵을 인용하면 5월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동아일보는 2면 <尹 탄핵심판 3월 중순 선고 가능성… 인용땐 5월 대선> 보도에서 “헌재는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2004년과 2017년 변론 종결 후 각각 14일과 11일 후 기각, 인용 결정을 각각 내렸다”며 “헌재가 25일 변론을 종결하면 3월 중순에 선고가 내려지고 5월 중순에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하면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고 했다.

▲21일 중앙일보 5면

윤석열 대통령에겐 탄핵심판 뿐 아니라 형사재판도 남아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형사재판에 첫 출석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일보는 5면 <형사재판 첫 출석한 윤, 아무 말도 안 했다… 13분만에 종료>에서 “윤 대통령은 재판 내내 공식 발언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윤갑근 변호사는 ‘변호인들이 충분히 의견을 개진했고, 쟁점이 절차적 요건이어서 특별히 말씀하실 게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추가적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는 1면 <“국군통수권자 안전만 생각하라” 윤, 김성훈에 ‘방탄 문자’ 보냈다> 보도에서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영장 집행 방해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 김 차장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행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21일 한국일보 사설

조기대선에 중도보수 선언한 李

조기대선 국면이 찾아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밝혀 논란이다. 한국일보는 사설 <이재명 “중도보수” 선언… 속 빈 논쟁 아닌 실천 담보돼야>에서 “이 대표는 중도보수 선언이 지지층 확장을 위한 선택임을 감추지 않는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건전한 보수, 합리적 보수 역할도 우리 몫이 돼야 한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며 “속 빈 이념 논쟁이나 선거공학적 전략에 그치지 않도록 자신의 선언을 뒷받침할 구체적 정책을 내놓고 실천을 담보하길 바란다”고 했다.

세계일보 역시 사설 <李 “민주당은 중도·보수”… 말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를 내고 “조기 대선을 의식해 30%대 박스권 지지율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당내 공론화 과정도 없이 독단적으로 정강과 정책을 뒤집는 듯한 발언은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이 대표가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정체성부터 확립하고 반시장·반기업 행보부터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21일 조선일보 칼럼

최재혁 조선일보 정치부장은 칼럼 <이재명, ‘사법 리스크’ 못지않은 ‘신뢰 리스크’>에서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감세 등 중도를 겨냥한 정책을 쏟아낸다고 해도 ‘믿을 수 있나’라는 의심에 막힌다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못 믿을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것인지 여부는 결국 이 대표 하기에 달렸다”며 “입으로는 중도와 보수를 외치는데 ‘성장’의 뒷다리를 잡는 모순이 반복되면 ‘신뢰 리스크’ 해소는 요원하다”고 했다.

노동시간 단축에 반도체 경쟁력 약화? 경향 “편협한 인식”

지난 20일 여야정 4자회담이 빈손으로 끝났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회담을 진행했으나 추경·반도체 업종 주 52시간 예외 적용 문제, 연금개혁 등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여야 책임론이 불거지는데,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차이가 크다. 중앙일보·세계일보 등은 반도체 업종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경향신문은 노동시간 단축 때문에 반도체 업종 위기가 왔다는 건 편협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21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촌각을 다투는 시급한 사안인데도 여야는 정략과 정쟁에 매몰된 채 네 탓 공방으로 허송세월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며 “발등의 불인 반도체특별법도 연구개발인력의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에 발목이 잡혀 아무 진전이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권은 서로 손가락질하기에 바빴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시점에 궁지로 몰리는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며 “반도체특별법은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합의가 관건이다. 얼마 전 근로시간 유연 적용을 수용하는 듯한 전향적 발언을 내놨던 이 대표가 당내 반대와 노동계 반발에 급선회한 뒤 협의가 교착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세제 지원 등 합의된 것부터 입법하자는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힘은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 예외’ 규정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며 “구동존이(공통점을 추구하고 차이점은 그대로 둔다는 뜻) 자세를 버리고 끝내 전체 협상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유감을 표한다. 노동시간 단축이 반도체 위기를 초래했다는 편협한 인식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반도체 경쟁력 강화가 ‘주 52시간 노동 예외’ 법제화 문제로 좁혀질 수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21일 조선일보 2면

조선일보 북한군 인터뷰 국정원 공작설? “터무니 없다”

우크라이나 포로가 된 북한군을 인터뷰해 화제에 오른 조선일보가 2면 <키이우 4번 찾아… 대통령 인터뷰보다 값졌던 포로 인터뷰>에서 인터뷰 취재기를 전했다. 인터뷰를 위해 조선일보 내 인맥이 총동원됐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북한군 포로를 직접 만나기 위해 우크라이나 취재 경험이 있는 편집국 내 여러 기자들이 총동원됐다. 이들이 가진 우크라이나 내 인맥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언론, 재계 인사들과 전방위로 접촉하며 북한군 포로에 접근할 방법을 물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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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어렵사리 마련된 우크라이나군 고위 인사와의 만남에서 기회가 열렸다”며 “0대화 과정에서 ‘북한군 파병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인들도 있다’고 하니 그는 ‘여기 우리가 생포한 포로도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곁의 부관과 이야기를 나누더니 ‘직접 포로를 만나 보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인터뷰 과정에 한국 정부의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조선일보는 “이 모든 과정은 우리 정부에 비밀로 했다”며 “국내 정치 상황들이 빠르게 바뀌면서 관련 부처들이 북한군 포로 취재와 관련해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는 인상을 받아서다. ‘우리 정부가 연관되어 봤자 이 취재는 물론 정부에도 민폐가 된다’는 판단이 취재팀 내부에서 나왔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부제목에서도 “국정원 기획? 터무니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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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 대상' 신부의 예언 "'윤석열 파면' 선고가 귀에 들린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가 지난 19일 충북 음성군 생극성당 사제관에서 <오마이뉴스> 창간 25주년 기념인터뷰를 진행했다. ⓒ 권우성

'거리의 사제' 김인국 신부(62, 충북 생극성당 주임신부)가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윤석열 12.3 내란 사태 등에 대해 발언했다. ⓒ 오마이뉴스

"윤석열이 '윤석열' 했고, 우리는 우리답게 안과 밖에서 제 할 일을 했습니다."

'거리의 사제' 김인국 신부(62, 충북 생극성당 주임신부)의 '12.3 윤석열 내란사태'를 보는 눈은 명쾌했다.

'윤석열이 윤석열 했다'는 건 윤 대통령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제 무덤을 팠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사태를 사목 일선에서 물러나 산골짜기에 은거하는 노(老) 사제로부터 들은 '줄탁동시(啐啄同時)'에 빗대기도 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부리를 모아 동시에 껍데기를 깨며 힘을 합치듯 시민들이 계엄을 막기 위해 안과 밖에서 제 할 일을 다했다는 얘기다.

김 신부는 '거리의 신부' '정의의 사제'로 불린다. 그의 시선과 몸은 늘 험한 곳, 고달픈 이들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가 함께했던 사람들도 미군기지가 들어선 평택 대추리 마을 주민들,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유가족들이었다.

김 신부는 최근까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아래 사제단) 50주년 준비위원장으로 대표직을 수행했다. 사제단은 윤석열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023년 3월, '윤석열 정권 퇴진'을 주장하고 매주 시국 미사를 벌여왔다. 이에 대해 그는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도화선이 됐다"라며 "기념사에 담긴 일본과 미국을 포함한 부자와 강자에 대한 지독한 편애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선을 넘었다고 봤다"고 말했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오마이뉴스> 창간 25주년 기념인터뷰를 통해 12.3 내란에 대해 "윤석열을 앞세운 수구 기득권세력은 '억지'로 우리에게 대들었고, 우리는 '순리'로 그들에게 응답하는 중"이라며 "결국 마음이 부드럽고 세상을 책임지려는 사람들이 승리하며, 기승전이 지나 결말이 오고 있다"고 예언했다. ⓒ 권우성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28일에는 천주교 사제 1466인과 함께 시국선언문을 통해 '헌법 준수와 국가 보위에서부터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다. 그래서였을까? 김 신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TV를 보다 갑자기 정규방송이 중단되더니 '뉴스 속보' 자막이 뜨자 "순간적으로 '윤석열이 사임하는구나!' 생각했다. 깨끗하게 물러나는 줄 알았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해 "뭐든지 제 맘대로 되지 않으면 못 참는 사람이고 총칼을 들이대고 세상을 무법천지로 만들지 않고서는 종래의 '개 버릇대로' 살 수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그랬던 것"이라며 "말하자면 쉬운 한 방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2.3 내란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인 노상원의 수첩에 사제단이 '수거 대상'으로 적시된 데 대해 "그동안 죽을 줄도 모르고 막 떠들고 다녔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라면서도 "명단에 들어갈 만큼 역할을 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내란 세력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굉장히 무서운 계획을 꾸몄는데 많은 사람들이 단지 '실행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잔인함을 못 느끼고 있다"며 "아직도 그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일부 개신교 단체들이 '반탄핵'을 외치는 사람들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이후 어떤 어둠이 밀려올지는 노상원의 수첩이 다 얘기해 준 거 아닌가?"라며 "기세 있게 민주주의의 진도를 나가고 그 효능을 보여주면 거기에서 얻어지는 결과에 따라 잡음도, 분열도 치유가 될 것"이라며 원칙을 강조했다.

탄핵 심판의 전망에 대해서는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선고가 귀에 들린다"고 단언했다. 아래는 지난 19일 음성군 생극성당 사제관에서 이뤄진 인터뷰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억지와 순리의 격돌

▲ "윤석열이 '윤석열' 했고, 우리는 우리답게 안과 밖에서 제 할 일을 했습니다." ⓒ 권우성

-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시작된 현 시국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윤석열이 '윤석열' 했고, 우리는 우리답게 안과 밖에서 제 할 일을 했습니다. 12·3 내란 당시 외국에 계시다가 내란수괴가 구속되고 헌재 변론이 시작된 다음 귀국하신 어떤 노장 스님은 '그건 윤석열의 회향이었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회향'은 자신이 마련한 공덕을 세상에 돌리는 일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윤석열이 알아서 제 무덤을 팠으니 맞는 말이지요.

사목 일선에서 물러나 산골짜기에 은거하는 노 사제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하셨습니다. 그가 비상계엄을 발령한 것도, 우리가 두 시간 반만에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시키고 여태껏 진행 중인 빛의 혁명도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부리를 모아 동시에 껍데기를 깼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이 '윤석열' 했고, 우리는 우리답게 안과 밖에서 제 할 일을 했습니다."

- 비상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 밤, 뭘 하고 계셨나요.

"평소라면 벌써 잠자리에 들었을 시간인데 그날 밤, KBS '시사기획 창'에서 산림청의 산림 파괴를 고발한다고 해서 시청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규방송이 중단되더니 '뉴스 속보'라는 자막이 떴어요. 순간적으로 '윤석열이 사임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깨끗하게 물러나는 줄 알았지요.

근데 웬걸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사제관에서 혼자 비상계엄 포고령을 듣고 있자니 소름이 돋았습니다. 서둘러 집을 나섰다는 사람으로부터 '신부님도 몸을 피하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그냥 있었습니다. 국회의장이 '안심해라,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고 했지만 끝내 눈을 붙일 수 없었습니다. 누군들 그러지 않았겠습니까."

- 왜 피하지 않으셨나요?

"당시에는 아무리 그래도 '우리 같은 사람까지 (어떻게 하겠어?)' 하는 생각도 했고, 신부가 성당을 지키지 않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 그런데 12·3 내란 사태의 핵심인 노상원 수첩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수거 대상'으로 적시돼 있었습니다. 등급을 나눠 500명 정도를 수거 대상자로 분류했습니다. 뉴스를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그동안 죽을 줄도 모르고 막 떠들고 다녔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실 중앙정보부 이래 웬만한 신부들은 늘 감시와 도청 대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뭐 잡아가면 잡혀가면 그만이지' 하고 쉽게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만일 (노상원 수첩에 있는 대로) 일이 벌어졌다면 피신하지 못한 걸 좀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명단에서 빠지지 않아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명단에 들어갈 만큼) 역할을 했다는 것 아닌가요?"

- 일시적으로 체포·구금은 하더라도 '수거 대상'까지 계획을 했다는 건 상상도 못 했던 일 아니었나요?

"그 점에서 우리가 아직도 그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너무 몰랐고 지금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사생결단으로 반드시 처단하겠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굉장히 무서운 계획을 꾸몄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단지 '실행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잔인함을 못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오마이뉴스> 창간 25주년 기념인터뷰를 통해 12.3내란의 실패 이유에 대해 "윤석열과 반란 세력들이 세상 물정을 몰랐고, 시민들과 군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런 모든 걸 고려하면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권우성

- 왜 계엄이 일어났다고 보십니까.

"윤석열로서는 그것 말고 다른 수가 없었다고 봅니다. 말하자면 쉬운 한 방을 선택한 것이지요. 윤석열은 뭐든지 제 맘대로 되지 않으면 못 참는 사람이고, 우리는 다른 건 몰라도 불의만은 못 참는 사람들입니다.

한국인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주면 주는 대로 받아서 먹고 입는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척사파도 싫다, 개화파도 싫다, 우리는 개벽파다' 하는 식으로 동학 이래 세상을 뒤집어엎는 실력을 키워왔습니다. 미련해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윤석열은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해서 계엄을 했습니다. 그런 걸 못 참는 우리는 우리 성품대로 맨몸으로 군을 막고 계엄을 무산시켰습니다.

비상계엄을 발령한 쪽은 총칼을 들여대고 세상을 무법천지로 만들지 않고서는 종래의 '개 버릇대로' 살 수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그랬던 것이니, 12월 3일 이래 지금껏 진압되지 않고 있는 '내란'은 그의 억지와 순리의 격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을 앞세운 수구 기득권세력은 '억지'로 우리에게 대들었고, 우리는 '순리'로 그들에게 응답하는 중입니다. 물론 그들은 계엄을 설렁설렁 준비하지 않고 철두철미하게 했습니다."

- 준비를 철두철미하게? 그랬는데 왜 실패한 걸까요?

"윤석열과 반란 세력들이 세상 물정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어떻게 반응할 건지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명령을 집행하는 군인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도 빠뜨렸습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하늘이 도왔다고 봅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도 단전이 이루어졌다면 5분 차이로 불가능했을 수 있다고 하지 않나요? 그 5분을 위해서 헬리콥터 출동이 30분 늦어졌고, 군인들이 좀 뭉그적거렸고, 시민들은 그야말로 초 단위로 달려왔고. 이런 모든 걸 고려하면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말할 수밖에 없죠."

가장 앞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친 이유

- 2023년 3월 20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평화를 염원하는 시국 미사'를 통해 윤석열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아 윤석열 정권 퇴진을 주장했습니다. 1년도 안 된 정부에 대해 정권 퇴진을 전면에 내건 이유가 무엇인지요?

"'3·1절 기념사'가 도화선이 됐습니다. 기념사를 들으면서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선을 넘었다'고 봤어요. 기념사에 담긴 일본과 미국을 포함한 부자와 강자에 대한 지독한 편애가 불러올 결말이 눈에 선했습니다. 빈자와 약자에 대한 하느님의 편애를 아는 우리로서는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3·1절 기념사'와 '강제동원 배상안'은 일본 극우들의 망언·망동에 뒤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역사적 면죄에 이어 일본으로 건너가 아낌없이 베풀었는데 빈털터리로, 그것도 가해자 일본의 훈계만 잔뜩 듣고 돌아왔습니다. 무례한 처신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대통령이지만 굴종·굴신으로 온 겨레에게 굴욕과 수모를 안긴 죄는 너무 무겁습니다.

사제단은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1974년 사제단을 창립하던 당시 독재자 박정희와 맞붙던 비상한 각오로 윤석열과 싸우자고 결의했습니다. 그래서 '친일매국 검찰 독재 윤석열 퇴진과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시국기도회'를 개막하고 그에게 실격을 선언하고, 퇴장을 명령했습니다.

그때가 사제단 출범 5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50년 전에 우리 선배들이 그랬듯이 목숨을 내놓고 싸워야 된다고 한 것이지요. 사제단은 윤석열 정부가 청사에 길이 빛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2022.8.29)했었어요. 이태원 참사로 퇴진 목소리가 드높아졌을 때도 우리의 생활 방식을 먼저 뜯어고치자(2022.11.14)며 기대를 접지 않았었지요."

▲ "결국 마음이 부드럽고 세상을 책임지려는 사람들이 승리합니다. 기승전이 지나 결말이 오고 있습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선고가 귀에 들립니다." ⓒ 권우성

- 이후 매주 월요일마다 시국기도회를 했습니다. 분위기는 어땠나요?

"덜덜 떨면서 한 건 아니지만 크게 긴장하고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국미사를 하며 돌아다니며 각 지역 교회의 반응은 '어서 오십시오!' 혹은 '잘한다, 고맙다' 보다 '도대체 신부님들이 왜 이러십니까?' 하는 소리를 더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눈에는 다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게 안 보이나' 했습니다. 그래도 '못되게 사람들을 무시하고 깔보는 저런 엉터리가 어디 있어' 하는 생각에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예언적인 몸부림'이 된 겁니다."

-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28일 천주교 사제 1466인 시국 선언문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에서 "헌법 준수와 국가보위부터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복리증진까지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합시다!"라고 일갈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치 계엄 사태를 예견했던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선언문에서 윤석열을 '거짓의 사람'이라고 규명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총 19건의 성명서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내란 직전에 낸 결론이 '사람이 어째서 이 모양인가!'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앨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은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 성경의 표현을 빌리면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다니엘서 7장 7절)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했습니다. 인간의 태생적 한계인 '탐진치貪瞋痴'(탐욕, 폭력성, 어리석음)를 이렇게 골고루 갖추기도 힘든데 참 특이한 인물이라 심법을 익히는 데 큰 공부 거리로 삼을 만하다고 봅니다.

사실 이 사람은 2016년 촛불 시민들의 '위력과시'에 놀란 기득권 세력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카드였습니다. 수구의 적자, '박근혜'가 끌려 내려가는 걸 본 유사 왕정 체제의 신봉자들이 한 번 더 밀리면 큰일 나겠다고 총결집해 수준 미달·함량 미달의 윤석열을 내세운 것이지요. 간발의 차이로 정권을 되찾았지만, 탐진치라는 자기모순에 빠져 결국 자승자박하고 말았다고 생각합니다."

- 탄핵 심판이 거의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과 이후를 전망한다면요?

"12·3 내란 이후 장편 오페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대 위에 올라온 갖가지 배역을 맡은 배우들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고, 이에 서로 다르게 반응하고 대응하는 기세도 흥미롭습니다. 선을 행사하는 사람들(發善)도 있고, 악한 기운을 쓰는 사람들(發惡)도 있습니다. 결국 마음이 부드럽고 세상을 책임지려는 사람들이 승리합니다. 기승전이 지나 결말이 오고 있습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선고가 귀에 들립니다."

폭정 속에 자라난 봄의 새싹

- 응원봉 집회와 남태령의 기적 그리고 키세스 시위까지 과거의 운동 양태와는 다른 시위들이 펼쳐졌습니다. 2030 여성들의 시위 참여가 광장을 뜨겁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 양상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국제사회는 '나라가 어두우면 집에서 가장 밝은 것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한국 시민들'을 찬탄하고 있습니다. 혼돈과 절망을 회복과 희망의 때로 바꾸었으니 참으로 놀랍고 고맙지요. 우리 교회가 늘 얘기하는 역설이 '죄가 많은 곳에 은총도 많다'는 것입니다. 윤석열의 죄로 응원봉을 든 청년들이 광장으로 나서서 타인의 어려움을 자기 이야기로 듣기 시작했다는 얘기입니다. 윤석열의 폭정 속에 자라난 봄의 햇마늘 싹 같은 것입니다."

▲ 지난 2024년 12월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투쟁단’과 시민들이 ‘윤석열 체포’'사회대개혁'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 또 한편에는 서부지법 폭동 등 헌법을 부정하는 파시즘적인 행태가 보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이런 행태들이 나타나는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요?

"시민들이 무지갯빛 응원봉을 노동자·농민·소수자와 연대하는 빛 혁명의 도구로 삼자, 반대편에서 경광봉을 들고나온 것도 참 웃겼습니다. 유사 왕정 체제를 지속하려는 사람들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자,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도약이 아니라 스스로 독약을 마시는 행동입니다. 경광봉은 개인의 행동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이죠. 전체주의, 유사 왕정 체제를 지속하려는 사람들다운 선택입니다. 나라가 두 쪽이 나서 싸우는 것 같지만 어느 쪽이 국제사회에 감동과 영감을 주는지는 분명합니다. 앞으로 나아갈 진로가 도무지 보이지 않고, 새로운 질서를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으니 자폭하는 수를 택한 것이라고 봅니다."

- 일부 개신교 단체들의 '반탄핵'을 외치며 대중을 규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고, 우려가 높습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이 극우를 제도권 안으로 깊숙하게 끌어들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앞으로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이들을 향해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보십니까.

"개신교만의 책임이 아닌 종교 전체의 책임입니다. 우리 종교가 민주주의에 기여할 바가 있나, 그런 부끄러운 생각도 상당히 듭니다. 종교마다 자기 살림만 하지 세상을 바꾸는 데 관심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덩달아 중립이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정치에 중립이 어디 있습니까, 강자 편을 드는 거지요.

싸움은 시작됐습니다. 물러날 수가 없습니다. 물러날 자리가 없어요. 여기서 밀리면 신부들은 백령도 가다가 퐁당 빠져도 괜찮은데, 우리 사회 전체가 그렇게 되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가만히 있으면) 이후 어떤 어둠이 밀려올지는 노상원의 수첩이 다 얘기해줬습니다. 제발 민주주의의 기본을 밀고 나가기를 바랍니다. 기세 있게 민주주의의 진도를 나가고 그 효능을 보여주면 거기에서 얻어지는 결과에 따라 잡음도, 분열도 치유가 될 거로 생각합니다. 지긋지긋한 중립이라고 하는 병에만 걸리지 않으면."

(*다음 기사 김인국 "한국사회 위기 해법? 종교만 정신 차리면 나라 산다"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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