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3일 제주 동쪽 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연합공중훈련. B-1B가 참가했다. [사진-합참]
한·미 양국이 20일 한반도 일대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동참했다.
국방부는 “이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시행된 ‘미국 전략폭격기 전개 하 한미 연합공중훈련’”이라며 “우리 공군의 F-35A, F-15K 전투기와 미국의 F-16 전투기 등이 참여했다”고 알렸다.
“이번 훈련은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을 현시하고 한미 연합전력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했다”며, “한미 양국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연합훈련을 지속 확대하여 한미동맹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조만간 연례 연합군사연습 ‘프리덤실드’를 실시할 예정이다.
19일 한국군이 백령도 등에서 실시한 1분기 해상사격훈련. [사진-합참]
이에 앞서, 지난 19일 한국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가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K-9 자주포 등을 이용해 1분기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전투준비태세 유지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고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 소속 국제참관이 참관하여 정전협정 규정을 준수한 가운데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서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사전 항행경보를 설정하고 주민간담회를 개최했으며 훈련 전 안전문자 및 안내방송 실시와 우발상황에 대비하여 주민대피 안내조를 배치하는 등 국민 안전조치를 선행한 가운데 안전하게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12·3 내란’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현 정권이 실시하는 군사훈련에 대한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일당이 ‘북풍 유도’를 통해 비상계엄을 명분을 얻으려 한 정황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홍장원 메모의 신빙성을 흔들기 위해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서 ‘탄핵 공작’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홍장원이 메모 실물을 직접 공개하며 체포 지시가 실제 존재했음을 입증했고, 윤석열의 해명은 점점 모순으로 가득 차고 있다.
윤석열은 "체포 지시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격려 전화였다", "간첩 색출을 의미한 것이었다"라고 말을 바꿨다. 그리고 이번 변론에서는 "홍장원이 해임되자 탄핵 공작을 기획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탄핵 공작’ 주장했지만… 홍장원, 메모 실물로 반박
윤석열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나와의 통화를 왜곡해 내란과 탄핵 공작을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장원은 메모 실물과 작성 과정을 요약한 A4 용지를 직접 증거로 제시하며 반박했다.
홍장원은 "이 메모는 계엄 당일 방첩사령관이 직접 불러준 체포 명단을 기록한 것"이라며, "체포 명단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윤석열의 지시 이후 체포 작전이 진행될 계획이었다"고 증언했다. 체포 명단의 내용이 방첩사 내부 문건, 여인형 전 사령관의 포렌식 자료, 조지호 경찰청장의 검찰 진술과도 일치한다.
국민의힘의 ‘CCTV 공개’… 체포 지시를 덮으려는 시도
윤석열 측은 이날 국민의힘이 공개한 국정원 CCTV를 근거로, 홍장원의 메모 작성 장소가 ‘공관 앞 공터’가 아니라 ‘국정원 청사 사무실’이었다고 주장했다.
CCTV 화면에 따르면, 홍장원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43분 국정원장 공관에 도착해 오후 10시 56분 공관을 떠난 후 10시 58분 국정원 청사 로비를 지나갔다. 즉, 홍장원이 ‘공관 앞 공터’에서 메모를 작성했다고 증언한 시각과 약 8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장원은 "기억을 보정해보니 사무실에서 적은 것 같다"며 장소에 대한 착오는 인정했지만, "체포 명단이 존재하고,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방첩사령관이 이를 전달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CCTV가 입증하는 것은 홍장원의 동선 변화일 뿐, 체포 명단의 존재 여부와는 무관하다.
국민의힘이 CCTV 영상을 공개하며 홍장원의 신빙성을 흔들려 했지만, 이는 본질을 흐리려는 전형적인 물타기 전략일 뿐이다.
그러나 홍장원은 이에 대해 "12명은 확실히 기억하고 1~2명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리고 2명이 더 있었던 것 같아 추가했을 뿐, 핵심 내용은 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즉, 체포 대상자 일부가 추가됐을 뿐 체포 작전 자체는 계획된 것이며, 이는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결국, 윤석열의 말 바꾸기가 ‘체포 지시’를 입증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정원이 홍장원의 신빙성을 공격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체포 명단과 윤석열의 내란 시도 정황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체포 지시’는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마지막까지 체포 명단을 부정하려 하고 있지만, 이미 계엄 당시 체포 작전이 실제로 진행됐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체포 명단은 방첩사 내부 문건에서도 발견되었고,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포렌식 자료, 조지호 경찰청장의 검찰 진술과도 일치한다. 윤석열이 아무리 말을 바꿔도, 체포 지시는 결국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윤석열 정부의 내란 시도와 이를 은폐하려는 권력 남용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선생님이 지난 2월 16일 97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길원옥 선생님은 단지 피해자가 아니었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고 여성 인권을 옹호하고 반전 평화의 가치를 강조한 활동가였다. 힘겹게 세상과 싸우는 사람들을 돕고 연대하는 데도 큰 관심이 있었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길원옥 선생님은 2011년에는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당한 시민들을 돕는 후원 활동을 제안했었고, 2012년에는 세계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 활동을 시작해 콩고와 우간다 내전 등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을 지원했고,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고 학업을 지원하는 것에도 열심이었다.
길원옥의 투쟁과 삶은 윤미향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사진 출처 윤미향 전 의원 페이스북
그런데 지금, 길원옥 선생님을 추모하고 기억하자고 말하는 수많은 언론이 대부분 침묵하고 외면하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길원옥 선생님이 2020년 족벌언론과 정치검찰이 주도한 '윤미향 마녀사냥'의 핵심적 피해자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당시에 마녀사냥꾼들은 '윤미향이 치매에 걸린 길원옥 등을 끌고 다니며 활동을 하고 기부를 하도록 강요했다'라고 했다.
실제로 당시 '윤석열 검찰'은 2020년 9월에 '길원옥의 심신장애를 이용한 기부 강요' 등을 이유로 윤미향 당시 민주당 의원을 준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윤미향 마녀사냥의 핵심을 이루며 족벌언론과 정치검찰이 짜놓은 이러한 프레임은 윤미향 전 의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 이중의 의미로 잔인하고 악랄한 모독이었다.
첫째, 위안부 피해자들과 연대해 온 수십 년의 활동을 ‘할머니들을 이용하여 사욕을 챙겨 온’ 것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윤미향과 정의연 활동가들에 대한 지독한 모독이었다. 둘째, 일본의 전시 성범죄에 맞선 역사적인 저항을 ‘치매에 걸린 할머니들이 윤미향에 속아온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지독한 모독이었다.
이것은 수십 년간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투쟁해 온 사람들의 인간적 관계를 갈라놓고 파괴해버린 용납할 수 없는 비인간적 시도였다. 그러나 족벌언론들과 정치검찰이 앞장서고 나머지 대다수 언론이 그 뒤를 따라가고, 친윤석열·친검찰 지식인과 정치세력들이 나팔수가 되면서 거대한 마녀사냥의 쓰나미가 모두를 휩쓸었다.
길원옥 선생님의 시. 선생님은 농담과 노래를 즐기고 주변 사람들을 웃음짓게 해주는 분이었다. 윤미향 전 의원 페이스북
그 속에서 윤미향 의원은 '희대의 위선적 사기꾼'으로 낙인찍혀서 십자가에 매달리고 끝없는 돌팔매질을 당했다. 윤미향을 도와서 고령과 노환의 위안부 피해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봐온 정의연 마포쉼터 손영미 소장은 ‘할머니들을 속여서 돈을 빼돌렸다’라는 음해와 모독을 도저히 견뎌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난데없이 '윤미향과 손영미에게 속아서 돌아다닌 치매 걸린 불쌍한 할머니'가 돼버린 길원옥 선생님은 인생의 막바지에 오랫동안 정든 정의연 마포쉼터를 떠나서 양아들의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그 후 세 사람(길원옥, 윤미향, 손영미)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막상 재판이 시작되면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년 전부터 정의연(정대협)에서 길원옥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자원활동가는 '모든 게 본인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고 증언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여느 할머니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셨다.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오는 날 주변에서 수요시위 참석을 만류해도 내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면서 참석을 강행하셨다." ('김복동의 희망' 운영위원 A씨)
길원옥 선생님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직접 간병한 요양보호사 A씨도 "할머니가 (치매로 인해) 헛소리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다"라고 증언했다. 치매 전문의사인 신경과 전문의도 '길원옥 할머니는 중증치매환자로 인지 및 의사결정 능력이 없었다'라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며 '정상 생활이 가능했다'라고 확인해 줬다.
특히 검찰에게 유리한 보고서를 써주고 나서 검찰 측의 증인으로 불려 나온 전문의들조차 법정에서 길원옥 선생님의 활동 영상을 보고 나서는 당황하며 ‘의사 판단이 명료해 보인다’라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검사들은 길원옥 선생님의 양아들 부부를 증인으로 불러서 어떻게든 '길원옥의 치매와 윤미향의 사기'를 입증하려 했다.
윤미향 재판에서 길원옥 선생님에 대한 언론과 검찰의 프레임은 무너지고 진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두 사람도 길원옥 선생님이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활동에 열심이셨고 행복해 하셨다"라고 인정했다. 또 두 사람은 매주 길원옥 할머니를 찾아와서 만나고, 수시로 통화하면서 길원옥 선생님의 정신 상태에 대해서 어떤 문제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론 양아들과 그 부인은 검사들의 목적과 주문대로 앞뒤가 안 맞는 진술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는 2014년부터 치매였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의연과 윤미향에게 이용당해 온 것이다. 북한 동포와 재일조선학교 등에 기부금을 낸 것도 정의연에 물들어서 그런 것이다.' 검사들은 자신들이 마구잡이로 압수해 간 수많은 자료와 윤미향-손영미 간의 사적인 문자 대화 등을 짜깁기해 이를 뒷받침하려고 했다.
그런데 검사들의 이러한 프레임과 두 사람의 진술은 지독한 논리적 모순이었다. 왜냐하면 그 증언이 맞다면 길원옥 선생님이 검찰의 부추김 속에 양아들 부부와 함께 '윤미향에게 속았다'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도 ‘치매에 걸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한 행동’이 되기 때문이었다. 검찰은 ‘선택적 치매 효과’라는 논리로 모순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즉, 길원옥 할머니가 더 젊었을 때 반전 평화와 여성 인권을 위해 한 활동은 전부 ‘치매에 걸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한 일’이고, 더 나이가 들어 노환이 심해진 상황에서 검사들의 프레임에 맞게 행동한 것은 전부 ‘가끔 제정신이 돌아오면 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논리는 당연히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2023년 2월에 나온 1심 판결에서 법원은 다른 대부분의 혐의와 함께 이 부분을 무죄로 선고했다. 같은 해 9월에 나온 항소심 판결과 지난해 나온 대법원 판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길원옥 선생님의 양아들이 형사 재판과 별개로 윤미향 의원에게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과 위자료 청구' 민사소송의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초에 나온 판결에서 재판부는 '인권 옹호 활동과 기부행위 등은 길원옥 할머니의 의사에 의한 주체적인 행위'라고 판결했다. 이런 결과들에 대해서 당시 윤미향 의원은 누구보다도 기뻐하고 안심했다. 자신이 겪은 부당한 수사와 재판이나 마녀사냥의 지옥 같은 고통보다 길원옥 선생님에게 갈 피해를 더욱 걱정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 정부는 결코 사과하지 않고, 한국 정부는 제대로 노력하지 않는 속에서 고령에 접어들고 육체적으로 쇠약해진 길원옥 선생님의 정신도 갈수록 쇠약해진 것은 사실이고 자연스러웠다. 윤미향과 정의연도 이것을 숨긴 적이 없었다. 이미 2019년에 나온 영화 <김복동>의 마지막 장면은 길원옥 선생님이 김복동 선생님을 기억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거기서 길원옥 선생님은 김복동 선생님과의 추억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괴로워했다. "요즘에 갈수록 기억이 안 나요. 잊어버리는 약을 먹었나, 까맣게 몰라." 길원옥 선생님 양아들 부부는 지난 재판 과정에서 '어머니가 그토록 의지했던 손영미 소장님이 목숨을 끊은 것도 모르는 것 같다. 그게 차라리 나은 일일지 모른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길원옥 선생님의 부고를 접하고 윤미향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랑하던 이들에 대한 기억을 잃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그러나 더욱 비극적인 일은 마녀사냥꾼들이 짜놓은 프레임 속에서 길원옥 선생님이 검찰과 언론이 떠드는 ‘당신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동지라고 믿었던 윤미향과 손영미에게 이용당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인생의 마지막 나날을 보내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김복동, 길원옥, 윤미향, 손영미는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면서 세계를 움직인 역사적 운동을 함께 만들었던 사람들이었다. 이 네 사람이 이제는 운영이 중단된 정의연 마포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함께 찍은 사진은 빛바랜 추억으로 남았다. 이 사진 속에서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 중에 3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남은 것은 1명뿐이다.
2명은 끝내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고 죽어서도 친일 극우파들에 의한 '자발적 매춘부'라는 식의 비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명(손영미)은 '길원옥의 돈을 빼돌렸다'라는 공격을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고, 살아남은 1명(윤미향)은 지금도 '위안부 팔아서 앵벌이질한 마녀'라는 낙인과 멍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생 서로 믿고 사랑하던 동지들을 갈라놓는 것이 2020년 윤미향 마녀사냥의 가장 악랄하고 잔인한 측면이었다. 그토록 윤미향을 믿고 좋아하던 길원옥 선생님은 같은 하늘 아래 있으면서도 결국 끝내 윤미향을 다시 만나서 저들이 갈라놓은 오해와 불신의 매듭을 풀지도 못하고 떠났다. 이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결코 아물지 못할 상처와 한으로 남을 것이다.
2017년 8월 1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왼쪽)가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열린 음반 제작 발표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자 윤미향 정대협 대표가 웃고 있다. 2017.8.10. 연합뉴스
길원옥 선생님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언론의 수많은 기사와 사진들 속에서도 윤미향의 존재는 철저히 삭제되고 있다. 도저히 분리하기 어려운 게 두 사람의 관계와 함께 한 활동과 순간이었는데도 말이다. 오로지 조선일보만이 길원옥 선생님의 별세를 알리면서 또다시 '윤미향의 사기 혐의'를 언급하며 낙인을 찍을 뿐이었다.
이 마녀사냥을 일으켰던 자들, 주도했던 자들은 결코 용서받기 어렵다. 그 마녀사냥에 동참하던 이들, 침묵하고 방관하던 이들도 돌아봐야 한다. 이것은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이들이 거대한 벽을 무너뜨리고 다시 새로운 벽에 부딪혔던 감동적이면서도 슬픈 이야기다. 길원옥 선생님의 고달프면서 고귀했던 삶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미국의 야욕에 철저히 맞춰진 윤석열의 내란
윤석열 내란에 대한 미국의 깊숙한 개입
내란 종식은 미국의 간섭을 벗어나야 가능
2024년 12월 4일, 여의도 국회 앞에 군 장갑차가 진입하고 있다. ⓒ뉴시스
12.3 비상계엄, '경고성 조치'가 아니라 '전쟁을 위한 계엄'
노상원 수첩에서 드러난 내용을 보면 12·3 비상계엄이 단순한 ‘경고성 조치’가 아니라 철저하게 계획된 ‘쿠데타 시나리오’였음을 보여준다. 또한 단순한 정권의 위기 탈출이 아니라 사후 조치를 통한 영구 집권을 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첩에는 계엄을 장기화하고 영구 집권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담겨 있었으며, 야당과 진보 진영을 제거하기 위한 ‘예비 검속’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예비 검속은 반정부 세력으로 규정된 이들을 미리 체포해 계엄 이후의 저항을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다. 이승만의 보도연맹 학살, 1972년 박정희 유신독재, 그리고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에서도 활용된 이 방법은 독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장치였다.
ⓒ뉴스타파
체포 대상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행정관 및 장관, 정책보좌관, 민주노총, 전교조, 정의구현사제단, 김어준 등 언론인, 김제동, 차범근 등으로, 이들을 A~D 등급으로 분류하고 ‘수거(체포)’한 뒤 ‘수집소’로 이송하는 구체적인 단계별 실행 방안이 기록되어 있었다. 특히 “포승줄 활용”, “그룹별로 묶지 말고 섞어서 이동” 등의 표현은 조직적인 검속 작전이 계획되었음을 보여준다.
체포 이후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무인도 수용 후 제거’, ‘GOP에서 사살’, ‘수장(수몰)’, ‘폭파’ 등 물리적 제거 방안이 포함되었고, 북과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일부를 ‘북에서 조치’할 가능성까지 검토한 정황도 드러났다.
또한 출국 금지 조치, 계엄 장기화를 위한 ‘3선 개헌’, ‘국회의원 수 축소’ 등의 계획도 포함되어 있어, 계엄이 단순한 일시적 조치가 아니라 독재 체제 구축을 위한 시도였음을 보여준다.
윤석열 정권의 전략은 계엄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필연적인 선택으로 몰아가는 것이었다. 북과의 충돌을 필연적인 상황으로 조성한 뒤, 이를 명분으로 국내를 철저히 군사적 통제하에 두려 했던 것이다. 예비검속 명단이 사전에 작성되었고, 탄핵이 진행되기 전부터 주요 인사들에 대한 감시와 군사적 대비가 진행된 사실은 이 전략이 단순한 권력 유지 차원이 아니었음을 방증한다.
윤석열 내란과 미국의 깊숙한 개입
윤석열의 내란은 미국의 정치적 의도와 관련이 있다. 미국은 한국의 군사작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군사정보 감시 시스템과 정보망을 통해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가 계엄을 준비하는 동안 미국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비상계엄 좌절 이후 미국의 개입에서도 드러난다.
첫째, 윤석열의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미국 국무부는 "한국 과도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한덕수 총리 대행 체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발언이 아니라, 미국이 한국의 내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또한 국회가 추진한 특검법안에 대북 전단 살포, 확성기 가동, 우크라이나 파병이 포함 된 것에 대해 딴지를 걸었다.
둘째,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은 한국의 군사 쿠데타와 계엄령을 묵인하거나 지원해 왔다. 1961년 박정희의 5.16 쿠데타 당시 미국은 사전 정보가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했고, 쿠데타 성공 이후 박정희 정권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 및 5.18 광주학살 당시에도 미국은 한미연합사의 작전통제권을 활용해 전두환의 군 병력 이동을 승인했다. 이번 윤석열 내란 사태에서도 미국이 계엄을 묵인하거나, 최소한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내란 종식의 관건은 미국의 내정 간섭 배제
윤석열의 1차 비상계엄은 실패했으나, 문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친미극우 정권의 영구 집권과 전쟁 시도는 바뀌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극우들의 왜곡과 폭력은 윤석열 내란의 연장선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은 언제든지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한국의 정치 상황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과거 쿠데타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 지금도 미국은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세력을 보호하고 있으며, 그들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한국 정치의 향방을 조정하려 하고 있다.
내란 세력을 빠짐없이 척결하고,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 주권을 온전히 쥐는 것이 내란의 진정한 종식이다.
“기자는 특종을 좋아한다”는 명제는 사실일까?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명제가 있다. 첫째, 기자는 특종을 못하는 것(낙종)보다 남들 다 쓰는 기사를 못쓰는 것(물먹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특종은 하면 좋지만, 못해도 중간은 간다. 그러나 남들 다 쓰는 기사를 나만 못 쓰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옛날 같으면 욕을 먹기도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사는 특종을 못 해서 쓴 기사가 아니라 물먹기 싫어서 쓴 기사다.
예를 들어보자. 17일 다수 언론은 근로소득세 비중이 법인세와 비슷해졌다는 뉴스를 전했다. 이를 ‘직장인들만 봉’(세계일보)이라는 표현부터 ‘직장 다니는 게 죄’(매일경제)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법인세수가 줄어드니 유리지갑이나 다름없는 직장인 호주머니만 털어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로소득세 대비 법인세 비율’이라는 개념은 별 의미가 없다. 근로소득세수가 늘었다면 원인은 두 가지다. 근로소득이 증가해서 세금이 늘 수도 있고, 세율이 늘어서(또는 공제가 줄어서) 세수가 늘 수도 있다. 직장인이라면 전자는 좋은 거고 후자는 좋지 않다.
그런데 최근 세율은 정체하고 공제는 오히려 늘었다. 즉, 근로소득세수 증가는 근로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 증가는 직장인이라면 다다익선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2024년 근로소득세수는 전년보다 3.2%만 증가했다. 2024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이 5.9%인 것과 비교하면 근로소득 세수는 경상성장률보다도 하회했다. 즉, 경상성장률만큼 근로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의미도 된다. 안타까운 일이다.
세금이 증가할까 봐 연봉 인상을 반대하는 근로소득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근로소득세수와 법인세수를 비교하는 기사는 별 의미 없는 기사다. 정확히 말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통해 기사 조회수만 늘리는 나쁜 낚시성 기사다.
그러나 내용 비판보다는 왜 이 시점에 거의 대부분의 언론사가 이 기사를 썼는지 이유가 더 중요하다. 2024년 소득세, 법인세 마감 결과는 이미 2월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했다. 일주일이나 지난 ‘뒷북’ 뉴스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출처는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보도자료다. 일주일이나 지난 이슈에 대한 의원실 보도자료가 왜 갑자기 언론에 인용된 이유는 바로 연합뉴스 기사 받아쓰기다.
연합뉴스는 17일 오전 6시 임광현 의원실 보도자료를 받아썼다. 그럼 많은 언론은 반사적으로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한다. 임광현 의원실 보도자료를 인용하기보다는 연합뉴스가 해석한 논리와 표현이 확대 재생산된다. 많은 언론이 연합뉴스를 받아 쓰면서 쓰지 않으면 ‘물먹을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다. 기사 가치에 따라 인용이 되기보다는 단순히 물먹지 않고자 ‘연합 받아쓰기’가 들불처럼 번진다. 급기야는 임광현 의원실이라는 출처조차도 빠지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이 출처인 기사도 많아진다.
기자는 특종을 좋아한다는 명제보다 더 중요한 두 번째 명제가 있다. 특정 프레임 내에서 특종을 추구하나 프레임을 벗어나는 특종은 좀처럼 기사화되지 않는다. 김새론 자살이라는 프레임 속에서는 김새론 관련 특종만을 찾고자 한다. 마찬가지로 일주일전 기재부가 근로소득세, 법인세 등 2024년 국세 마감결과를 발표할 때 프레임은 ‘세수 결손’이다. 언론은 세수결손이라는 프레임 속에서만 특종을 찾는다. 그러나 2024년 세수 결과에서 ‘세수 결손’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세수 감소’였다.
‘세수 결손’은 예상보다 줄어든 세수를 의미한다. 즉, 예산 대비 부족한 결산 금액을 말한다. 예상을 잘못했다는 의미다. 급변하는 경제 현실에서 세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요즘 주식, 금값, 환율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기재부가 세수 예측을 잘못해서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세수 감소’는 전년보다 줄어든 세수를 의미한다. 세수가 전년보다 줄어드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지난 1990년부터 2022년까지 세수가 전년보다 1% 이상 줄어든 적은 단 세 번밖에 없다. 첫째가 IMF 외환위기(1998년), 둘째가 금융위기(2009년), 셋째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2020년) 이렇게 세 번에 불과하다. 모두 대한민국 역사에 남는 엄청난 경제 위기 때만 발생하는 극단적인 예외에 불과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2023년에 세수가 13% 감소하고 2024년에도 세수가 2.3% 감소했다. 2년 연속 세수가 준 것은 코로나 위기는 물론 IMF 외환위기, 금융위기에도 없었던 일이다. 오히려 세수가 준 다음 해는 ‘기저효과’로 세수가 폭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년 연속 세수가 감소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 2024년 9월25일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오른쪽 두 번째)이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4년 국세 수입에 대한 재추계 결과, 올해 국세 수입은 전년 대비 6.4조 원 감소한 337.7조 원으로 예산 대비 29.6조 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특히,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때 세수 감소율은 -2.7%다. 2009년 금융위기 세수 감소율은 -1.7%다. IMF외환위기 세수 감소는 무려 -3%다. 그러나 놀랍게도 2023년, 2024년 2년간 세수 감소 규모는 무려 -15%다. 극도로 극단적인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전하는 언론이 없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기재부가 만든 프레임인 ‘세수 결손’ 규모만 전할뿐 ‘세수 감소’ 규모를 제대로 전하는 언론은 조세금융신문을 제외하고는 없다. 이런 극단적 세수감소 상황에서 모든 언론이 ‘세수 결손’만을 전하면 기재부 담당자는 가슴을 쓸어내리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최근 2년간 세수 감소 규모가 무려 -15%라는 사실, 그리고 -15%라는 극단적인 세수 감소는 IMF(-3%), 금융위기(-1.7%),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2.7%)에도 겪지 못했던 상황이란 사실은 국민은 알 수 없다. 기재부가 세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던 ‘세수 결손’이 심각했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왜 나를 가두었는지를 물었을 때 이우진(유지태 역)은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했다. 왜 나를 지금 풀어주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질문이 좋아야 대답이 좋아진다. 마찬가지다. 세수 결손이 아니라 세수 감소도 물어보는 언론이 많았으면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무역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방침을 밝힌 가운데 관세 외에 각국의 정책 등 '비관세 장벽'까지 관세율로 계산해 상호관세의 근거로 삼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도 상호관세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과 미국은 사실상 관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수입 제품, 해외 기업에 적용되는 국내 규제도 관세 대상으로 검토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에 대한 내용을 담은 '상호 교역과 관세'(Fair and Reciprocal Plan)라는 제목의 각서(Memorandum)에 서명했다. 각서 내용을 보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뿐 아니라 부가가치세 등 역외의 세금, 환율 정책을 상호관세의 검토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세금 외에 미국 제품 및 기업에 차별적인 규제 등 각국의 국내 규제 정책을 포함한 비관세 장벽도 상호관세를 위한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 상무부 등은 이 같은 고려 대상을 검토해 오는 4월 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검토 결과, 한국의 규제로 미국 제품이나 미국 기업이 한국 수출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판단된다면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과 미국은 한미FTA로 사실상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내법과 국제통상 기준을 통해 일정 부분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미국산 소고기다. FTA 체결 전에는 한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소고기에는 40%의 관세가 부과됐지만, FTA 체결 이후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해 내년에는 미국산 소고기에 부과되는 관세는 0%가 된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국민적 우려를 받은 미국산 소고기는 검역 기준을 이유로 30개월 미만의 소고기만 수입되고 있다. 한미FTA는 농축산물의 검역에 대해 WTO(세계무역기구)에서 합의한 SPS(동식물위생검역조치)를 따르도록 하고 있는데, SPS 규정은 해외에서 질병이 발생할 경우 이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사과, 배, 복숭아 등에 대한 해외 수입이 규제는 되는 것도 SPS에 근거한 것이다. 한미FTA로 인한 농업 부문의 시장 개방률이 약 98%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산 농축산물의 수입이 제한되는 이유다.
이 같은 '비관세 장벽'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부과하거나, 규제 완화를 요구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의 '30개월 미만 월령 제한 및 가공육 수입 금지'를 지적했으며, 사과, 블루베리, 체리 등 원예작물에 대한 시장 개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USTR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 대한 검역 절차를 비관세 장벽으로 꼽기도 했다. 한국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심사를 통과한 GMO만 수입·유통하고 있다. USTR은 이 과정에서 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농촌진흥청 등 최대 5개 기관의 검토를 받아야 하는 등 GMO에 대한 수입 절차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안(자료사진) ⓒ민중의소리
미국, 아직 논의 중인 '온라인플랫폼법'도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
특히 미국이 문제 삼을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온라인 플랫폼법'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애플, 구글,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유럽에서 불공정 행위로 벌금 등 규제를 받는 데 대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행위라고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상호관세 각서에 서명한 직후 유럽의 빅테크 규제에 대해 "그곳의 법원 시스템은 우리 회사들에게 그다지 좋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은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하는 법안을 아직 논의하는 중이지만, 미국 재계는 이에 대해 우려와 불만을 제기해 왔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 추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2월 미국상의 찰스 프리먼 아시아 담당 수석부회장은 성명을 통해 "특정 기업을 표적으로 삼으면서도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제3국에 있는 다른 경쟁업체는 (규제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도 지난 6일 한국을 포함한 해외 국가들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추진 상황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반대했다.
이와 관련,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안'(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공정위는 미국 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 17일 "플랫폼법 입법 과정에서의 통상 환경 변화가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하고 미국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구글 유튜브 등 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기업들에게 제기됐던 '망 이용료 부과법'도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해외 OTT들이 고화질 동영상을 서비스하면서 국내 통신망에 큰 부담을 주면서도 이에 대한 대가를 국내 통신사업자들에게 지불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회에서는 망 이용료 부과의 법제화가 추진된 바 있다. 당시 USTR은 망 이용료 부과 법제화가 한미FTA에 위배되는 등 통상문제가 될 수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백악관도 이번 상호관세를 설명하면서 캐나다, 프랑스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디지털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를 무역 장벽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자료사진 ⓒ뉴시스
"트럼프 상호관세는 한미FTA 위반...FTA 체제 재검토 계기 삼아야"
트럼프 대통령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선 한국의 자동차 배출관련 인증 절차가 비관세 장벽으로 꼽힌다.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은 자동차 배출 관련 부품이 변경될 경우, 자동차 제조업체나 수입업체가 이에 대한 인증을 받거나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중대한 변경일 경우 인증을, 사소한 변경을 경우 보고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USTR은 중대한 변경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관세가 예고된 의약품과 관련해서도 한국의 약 값 정책이 상호관세 검토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제약업계는 한국이 약 값을 책정할 때 미국의 혁신적인 제약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부가가치세를 꼽기도 했지만, 한국의 부가세를 상호관세 검토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유럽으로 수출되는 미국 자동차는 부가가치세와 관세를 포함해 약 30%의 세금을 부담하지만, 유럽산 자동차는 미국에서 2.5%의 관세만 낸다"며 부가세를 공격했다.
유럽의 부가세율은 20%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미국은 주별로 부가세 성격의 판매세를 걷고 있는데, 주별 판매세 평균은 6.6%다. 한국은 이보다 높은 10%의 부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유럽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특히 한미FTA 맺은 한국을 대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만큼 광범위하게 전개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한미 FTA는 미국이 합의했고, 이를 통해 미국도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면서 "한국의 부가세 등 국내 규제를 가지고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한미FTA의 핵심인 관세 철폐를 명확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도 사회적으로 미국의 상호관세가 한미FTA를 위반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공격적인 관세 정책 중 실현된 것은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뿐이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각국과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실행을 3월로 미뤘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예외 없는 25% 관세 부과에 대한 실행 시기도 오는 3월 12일로 예정하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도 관세율을 검토한 뒤 오는 4월부터 실행할 예정이다. 관세 정책의 실행시기에 말미를 두면서 오히려 협상으로 통상 문제를 풀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25%의 자동차 관세를 예고하면서 "그들(기업들)에게 시간을 주려고 한다"고 협상 여지를 열어 놓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정책을 가볍게만 봐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있다. 송 변호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협상을 위한 엄포로만 볼 수도 없다"면서 "한미FTA 체결 당시에는 미국에 많은 것을 양보하면서 자유무역 체제로 가야만 한다고 몰아붙여 왔는데, 현재에 와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에 한미FTA가 얼마나 무력한지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한미FTA에서 우리가 근본적으로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한미FTA 체제에서 국가의 역할보다 민간 기업이 시장경제 원리로 잘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의도 국회에 투입된 무장 군인들을 시민들이 막고 있다. ⓒ 연합뉴스/AFP
윤석열의 12·3 내란이 한국 사회를 건국 이래 최대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안에서는 윤석열 탄핵을 둘러싸고 나라가 찬성과 반대로 쩍 갈라졌습니다. 밖에서는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한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세계 정치·경제 지도를 수정하고 있는데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정부는 속수무책으로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 한국은 안팎으로 난세입니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면, 난세에는 영웅과 간신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인지라 중간의 회색지대가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순간적으로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하므로 평소에 닦고 간 품성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 때 확연하게 드러나는 인간의 품성
예를 들어, 조선 시대의 최대 국난이었던 임진왜란 때 선조는 도성을 버리고 의주로 피난하는 도중에 백성으로부터 돌팔매질을 받았습니다. 반면 이순신 장군은 간신의 온갖 모함에도 12척의 배를 끌어모아 결사 항전하며 나라를 구했습니다. 지금 이순신 장군의 동상은 광화문 광장에 우뚝 서 있지만, 선조의 무덤(구리시 동구릉에 있음)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2차 대전 때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자 샤를 드골은 영국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레지스탕스를 이끌며 항전했지만, 1차세계대전의 영웅이었던 필리프 페탱 장군은 나치 독일에 부역하는 비시 정권을 이끌었습니다. 드골은 1차 대전 당시 페탱 장군의 부관이었지만 순간의 선택이 둘을 영웅과 역적으로 갈라놨습니다. 이렇듯 역사는 위기 때 지도급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더 준엄한 심판을 내립니다.
12·3 내란에서 역적이자 소인배의 대표는 단연 내란 수괴 윤석열입니다. 그는 하루아침에 나라를 나락에 떨어뜨려 놓고도 한마디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의 계엄 선언에 따라 군인들이 총을 들고 국회와 선관위를 쳐들어간 광경을 거의 모든 국민이 생생하게 목격했는데도 온갖 거짓과 변명을 늘어놓으며 면피만 하려고 합니다. 심지어 헌법재판소 법정을 지지자 선동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망가지든 말든 저 한 목숨만 살면 된다는 졸장부의 전형적인 태도입니다.
윤석열, '7무-4비-4질'의 최악의 인물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저는 이제까지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인물이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악인 테나르디에인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아부와 협박, 거짓과 사기, 도적질과 강도질을 무시로 행하는 허구 속의 인물입니다. 그런데 12·3 내란 사태를 보면서 그보다 더한 악인이 현실 세계에 존재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바로 윤석열입니다.
제가 볼 때, 그는 7무-4비-4질을 두루 겸비했습니다. 7무는 무도, 무법, 무식, 무능, 무지, 무모, 무례를 가리킵니다. 4비는 비굴, 비겁, 비루, 비열입니다. 4질은 찌질, 뺀질, 악질, 구질을 말합니다. 찾아보면 추가할 게 더 있을 겁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있으면서 책임감도 품위도 도의도 갖추지 못한 그는 현실의 법정뿐 아니라 역사의 법정에서도 준엄한 심판을 모면하기 어려울 겁니다.
▲구속중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헌법재판
▲조태용 국정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헌법재판소 제공
까마귀는 까마귀끼리 논다고 그의 주위에는 아직도 그를 감싸고 도는 간신배들이 득시글합니다. 위헌·위법의 내란에 적극 가담하고도 '경고성 계엄',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 '재판 중이어서 답변하지 않겠다"라느니 하면서 혹세무민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전·현직 장군들이 맨 앞줄에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발령 전날 대통령 부인 김건희로부터 흔치 않은 문자 두 통을 받고도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횡설수설한 외교관 출신 조태용 국정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12·3 내란 속의 4영웅- 홍장원·조성현·류혁·곽종근
불행 중 다행스러운 일은 이런 와중에서 몇몇 영웅들도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14명의 체포 명단을 가장 먼저 폭로한 홍장원 전 국정원 제1차장, 사령관의 국회의사당 진입 지시를 받고도 재고를 요청하며 거부한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대령), 계엄 발령 당일 불법·부당한 행위에 가담할 수 없다면서 고위 공직자로서 유일하게 사표를 던진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지시를 까발린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그들입니다.
그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기에 당당하고 거침이 없습니다. 선택적 기억도 없고 전과 후의 논지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표정에서도 주저함이나 어색함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 100번 이상 낙하 훈련을 소화한 베테랑 공수부대원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베테랑인데도 낙하 훈련을 계속하는 건, 유사시에 머리가 아니라 몸이 익힌 대로 망설이지 않고 즉각 뛰어내리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류혁 전 감사관이 계엄 당일 소집된 법무부 간부회의에 도착하자마자 사표를 던진 행위는 평소에 불법 부당한 명령은 따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 결과일 것입니다.
홍 전 차장은 1월 22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고요. 예를 들어 위원장님이 집에 가셔서 편안하게 가족들과 저녁 식사 하고 TV 보는데 방첩사 수사관과 국정원 조사관들이 뛰어들어서 수갑 채워서 벙커에 갖다 넣는다? 대한민국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게 매일매일 일어나는 나라가 하나 있습니다. 어디? 평양. 그런 일을 매일매일 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어디? 북한 보위부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제1경비단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헌법재판소 제공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직후 소집된 법무부 회의에 참여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낸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헌법재판소 제공
2월 13일 헌재에 증인으로 나온 조 경비단장은 윤석열 쪽 변호인이 자신의 증언에 대해 '사령관 지시가 불법이라 이행하지 않은 것처럼 의인처럼 행동한다'라고 비꼬자, "저는 의인도 아닙니다. 저는 1경비단장으로서 제 부하들의 지휘관입니다. 제가 아무리 거짓말해도 제 부하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일체 거짓말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담담하게 맞받았습니다.
저는 이 두 사람의 발언이 이번 내란 사태 와중에 쏟아진 수많은 말의 홍수 속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명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태도와 어조만 보고도 그들의 말이 진실이고 본심이라는 걸 충분히 느꼈습니다. 더구나 두 사람이 속한 조직의 우두머리가 전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터이기에 더욱더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윤석열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직접 받은 곽종근 사령관은 내란 주요 가담 장군 중에서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진실을 털어놨습니다. 그는 김용현으로부터 비화폰이라 녹음이 되지 않으니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서 잘못하면 부하들이 화를 당하겠다는 생각에 사실대로 밝히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억이 생생할 때 글로 당시 상황을 정리해 놓은 뒤 그것을 기준 삼아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쪽의 회유와 겁박에도 진실을 그대로 털어놓고 있다는 점에서 그도 의인입니다.
내란 종식하는 첫걸음, 선인에게 박수를
12·3 내란은 좋은 학벌,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곧 선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니 그런 사람일수록 국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소인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홍장원, 조성현, 류혁, 곽종근처럼 상식과 양심, 책임감과 정의감을 갖춘 사람들이 누란의 위기에 빠진 한국 사회를 무너지지 않게 지탱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지금도 내란은 진행 중입니다. 악인에게 철퇴를 가하고 선인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 내란을 종식하는 첫걸음입니다. 바로 깨어 있는 시민이 해야 할 일입니다.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트럼프는 유럽에서 미군을 일부 철수시킬 생각이 있지만, 미국이 유럽에서 철수할 생각은 없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서두르며 푸틴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 같지만, 트럼프는 러시아의 승리도, 우크라의 승리도 바라지 않는다. 미국의 승리를 추구할 뿐이다. 승리의 내용은 우아하게 표현해 국익이고, 쉽게 말하면 현찰이다. 우크라나 유럽 동맹국들의 협상 참여는 부차적인 문제. 어차피 타협은 미·러 간에 이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2일 통화를 하고 우크라전 종전 협상에 즉각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2018년 7월 16일 핀란스 헬싱키에서 이뤄진 미러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협상 앞서 드러낸 '속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속도를 내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골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첫 대면 협상을 시작한다. 지난 12일 "즉각 종전 협상"을 합의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통화 뒤 18일 미·러 외교 회담이 열리기까지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내놓은 미국의 입장은 위 문단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입장을 내보였다. 외교안보 현안을 다루는 트럼프 행정부의 패턴을 읽을 기회다.
이를 한반도 문제에 적용하면 어떤 윤곽이 드러날까. 일단 우크라 종전 협상 논의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의 속내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2일 하루는 우크라 종전 협상 논의가 급진전 된 날이었다. 트럼프는 푸틴과 통화 뒤 자신의 X 계정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우크라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밤 러시아가 억류 중이던 미국인 마크 포겔을 석방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
이 대목은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두고 2018년 5월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귀환 장면의 데자뷔다. 미국에선 대통령의 업적이 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3일 브뤼셀의 나토본부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2.13. AP 연합뉴스
"유럽 '안보주인의식' 가져라"
푸틴은 트럼프를 모스크바에 초청했고, 트럼프는 서로 상대국을 방문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이 내비쳤다. 중요한 건 미국이 노리는 이권 목록이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의 초기 군사 지원 대가로 우크라 희토류 광물의 50%를 제공하라고 요구했고 헤그세스는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유럽 회원국들의 '안보 주인의식(security ownership)'을 강조하며, 트럼프가 강조한 대로 각국의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5%로 인상하고, 방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토가 합의한 국방예산 목표는 GDP 2%(웨일스 가이드라인)이지만, 어차피 트럼프의 거래 방식은 기존 합의를 무시한다. 나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2개국 국방예산은 GDP 대비 2.71%였지만, 전체 나토 국방예산의 3분의 2를 점하는 미국(2.9%)을 제외하면 1.8%에 그친다.
헤그세스는 또 종전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으로 △우크라의 잃은 영토 복원은 비현실적 목표 △우크라의 나토 가입 반대 △미 평화유지군 파병 반대 등을 공개했다. 다음 날 헤그세스는 나토 국방장관 회의 연설에 우크라 영토 부분을 제외했지만, 우크라의 영토 양보는 트럼프가 대선 유세 때부터 공공연히 밝혀 온 입장이다. 미국의 요구는 우크라 희토류 50%와 헤그세스가 강조한 '안보 주인의식'에 방점이 놓여 있다.
2024년 6월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32개 회원국의 총 국방예산. 짙은 청색이 미국 예산이고 연한 청색이 나머지 31개국의 예산 총액이다. 2023, 2024년은 예상치. [나토 보도자료] 시민언론 민들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중 가이드라인인 국내총생산(GDP) 2%를 넘긴 국가의 수. 2024년 현재 전체 32개국 중 23개국이다. 캐나다와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부르그,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가 아직 2% 미만이다. [나토 보도자료] 시민언론 민들레
나토 국방예산 올리면 미 방산업체 호재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관리들은 미사일 시스템과 탄약 및 포탄, 인공지능(AI), 사이버 전쟁과 관련해 각국 군대 간 긴밀한 '상호운용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상호운용성은 결국 미국 무기의 기준에 맞추라는 것으로 유럽 국가들이 미국 방산업체와 더 많은 계약을 하라는 주문이다.
트럼프는 "수백만 명(실제론 수십만 명)이 죽은 전쟁을 되도록 빨리 끝내야 한다"고 되풀이 강조한다. 하지만 종전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감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와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의 폭탄선언에 경악했지만, 17일 파리에서 연 긴급 정상회의에서 공동의 뚜렷한 대응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더네이션은 트럼프와 헤그세스 연설로 드러난 미국의 접근 방식은 '깡패(gangster)외교'라고 비꼬았다. 전쟁의 직간접 당사국인 우크라와 유럽국가들은 종속 변수로 돌렸다.
모두에 미군 감축 문제를 거론한 건 트럼프에게 미군의 존재는 협상의 요긴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는 독일의 국방예산 증액을 둘러싼 이견 끝에 주독 미군을 3만 4500명에서 9500명을 감축하는 안을 승인했다. 전체 유럽 주둔 미군 병력 1만 2000명의 재배치 또는 본국 귀환을 목표로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뒤 백지화한 계획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트럼프가 보여 온 입장은 큰 틀에서 비슷하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디리야궁에서 마주 앉은 미국과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 왼쪽부터 미국의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사우디의 파이잘 빈 파르한 외교장관, 모사드 빈 모하마드 알아이반 국가안보보좌관, 러시아의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정책 보좌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2025.2.18. 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에 추파 던지는 트럼프, 왜?
우크라 종전 협상에서 유럽의 입장을 사실상 외면한 채 미-러 회담을 여는 것처럼 한국 빠진 북·미 회담을 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순위에 놓지 않았을 뿐이다. 트럼프는 가자지구→우크라전 순으로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당일(1.20)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핵보유국(nuclear power)라고 칭하고,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김정은에게 다시 손을 내밀 것인가'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의 희토류처럼 트럼프가 북한으로부터 직접 얻어낼 국익이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다. 북한 역시 희토류를 비롯해 광물자원을 갖고 있지만, 전력난 및 교통 인프라 부족 탓에 미국이 선뜻 탐내기 어려울 걸로 보인다. 아직은 어음 상태. "전임자들이 하지 못한 일은 내가 했다"는 외교적 업적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더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2018년 북미 대화 분위기 와중에 밝힌 것처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해안에 멋진 호텔을 지을 생각은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받아낼 현찰은 수두룩하다.
트럼프는 "미국이 사실상 유럽을 지켜주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처럼 "부자나라인 한국 방위비의 대부분을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는 억지 논리를 반복해 왔다. 나토에 대해 GDP 5%의 국방예산을 요구한다면, 한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줄곧 강조했다. 이번엔 '호가'가 더 높아졌다. 2019년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정 당시 8억 3000만 달러였던 분담금을 최대 50억 달러 이상으로 인상하라고 요구하다가 1기 임기 중 매듭을 짓지 못한 채 바이든 행정부로 넘어왔다. 이번엔 10배(100억 달러)를 내밀고 있다. 100억 달러는 세계 최대 호화 미군기지로 꼽히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과 같다. 트럼프의 셈법은 이미 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제외한다. 이 중 92%를 한국이 부담한 건 외면한다. 트럼프는 지난해 타임지 인터뷰(4.30.)에서 "부자나라를 다른 나라가 공짜로 지켜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2019년 판문점서 만난 트럼프와 김정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의 예상 청구서
한국의 국방예산 인상 요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59조 4240억 원(45.5억 달러)으로 GDP 대비 2.34%로 이미 유럽 평균을 웃돈다.
우크라전 관련 유럽 안보의 위협인 러시아와 직접대화에 적극적이듯 우리 안보의 위협인 북한을 들먹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크라 없는 미·러 회담'을 하듯, '한국 없는 북미 회담'을 한다면, 그 자체가 압력이 된다. 1기 트럼프 행정부는 SMA 협상에선 미국 전략 폭격기나 항공모함의 한반도 안팎 배치 비용을 주장했었다. 한미 워싱턴 선언(2023.4.26.)에 따른 미 전략핵잠함(SSBN)과 전략폭격기의 정기적인 '방문' 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다. 물론 조약이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맺은 합의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워싱턴 선언을 승계할지는 미지수다. 승계에 대가를 요구할 수도 있다. 주한미군 감축 역시 1기 행정부에서 검토했던 사안.
당시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의 반대로 실현되지 않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대외관계에 있어서 미국의 한 목소리(One Voice)'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을 발표,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외교권을 새삼 강조했다.
'우크라의 희토류'는 한국에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천문학적인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받았지만, 더 많은 반도체, 자동차 공장을 미국에 지으라고 압력을 넣을 수도 있고, 이미 관심을 표명한 조선산업을 통한 기여를 요구할 수도 있다. 한국산 철강, 알루미늄제품에 부과한 관세에 더해 트럼프가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항목은 즐비하다. 이미 지난 15일 뮌헨에서 열린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의 청구서 또는 한국의 자진 납부 제안의 일단이 공개됐다. 미 국무부는 회담 뒤 발표문에서 "루비오 장관은 조선과 반도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를 통한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려는 (한국의) 노력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24.11.4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주한미군 감축?
한국과 우크라, 한국과 유럽 국가들은 물론 다르다. 공무원과 군인 봉급까지 외국의 지원으로 충당하는 우크라와 달리 한국은 상당한 지급 능력이 있다. 충분한 안보적, 외교적, 경제적 대가가 있다면 흥정에 나설 용의도 있다. 미국 외교는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다. 비슷한 패턴을 한국에 적용할 가능성이 다분한 이유다. 또 러시아와 손을 잡는 모양새로 유럽을 압박하듯, 북한과 대화하는 모양새로 한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 우크라 종전 협상은 안보를 돈으로 환산하는 트럼프의 셈법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가설 단계에서 이를 한반도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일부 빼낼 생각이 있지만, 미국이 한반도에서 철수할 생각은 없다. 북·미 대화 분위기를 띄우며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의 손을 들어줄 생각은 없다. 미국의 승리를 추구할 뿐이다. 승리의 내용은 역시 국익 또는 돈이다. 한국의 협상 참여는 부차적인 문제. 어차피 타협(deal)은 북·미 간에 이뤄진다.
한국 사회에서 ‘반공(反共)’은 단순한 이념이 아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 동안 국가 권력의 유지 수단이었고, 사회적 통제의 도구였으며, 때로는 개인의 생사여탈권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이승만 정권은 반공을 국가 운영의 핵심 기조로 삼았다. 그는 1948년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정치적 반대 세력 11만4천여 명을 구속했다. 심지어 친일 행위를 저지른 자들이 ‘반공’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반민족행위처벌법을 무력화했다.
6.25전쟁 시기에는 ‘부역자 색출’을 명분으로 수많은 민간인 학살이 이루어졌고, 전쟁 후에도 반공을 내세운 공안통치가 계속되었다.
박정희 군사정권 역시 반공을 ‘국시’로 내세우며 유신독재를 정당화했고, 국민들에게 반공교육을 강요하며 정권에 대한 충성을 요구했다. 그는 중앙정보부를 앞세워 반정부 인사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탄압했고, 긴급조치 9호 등을 활용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 개입설과 결부시키며 학살을 정당화했다. 계엄령을 선포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공산 세력 척결’이라는 논리가 적극 활용되었다. 심지어 김대중 전 대통령마저 공산주의자로 몰려 사형이 선고되었다.
‘반공’이라는 명분 아래 자행된 이 같은 탄압과 폭력은 결국 국민의 삶을 옥죄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와 더불어, 반공주의를 강조한 독재 권력은 필연적으로 외세, 특히 한미동맹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한 독재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냉전 시기 미국의 기본 정책이 반공주의였기에, 한미동맹은 단순한 군사적 협력을 넘어 사실상 반공동맹으로 작동돼왔다.
최근 미국이 신냉전 질서를 구축하면서 다시금 반공을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이에 편승해 반공주의를 앞세우며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선포 시도는 반공을 명분 삼아 국가 위기를 조장하고 군사적 통치를 정당화하려는 시도였다.
결국, 반공주의는 독재 권력이 국민적 지지를 상실했을 때 이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으며, 한미동맹은 반공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구조로 기능했다.
오늘날에도 반공주의는 여전히 정치적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공산전체주의’, ‘종북좌파‧반국가세력’ 등을 운운하며 반공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런 반공 이념의 강화는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력 장악 전략과 맞물려 있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선포 시도는 이러한 반공주의적 정치 전략이 파쇼 통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윤석열 정부는 국가안보를 빌미로 계엄령을 준비했고, 반공 프레임을 활용해 국민들을 통제하려 했다. 급기야 계엄선포 이후 북풍 공작마저 조작한 사실이 ‘노상원 수첩’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파쇼 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역사를 돌아보면, 반공주의는 독재 권력을 강화하는 데에는 유용했을지 몰라도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데에는 기여하지 않았다. 반공주의가 강요된 시기마다 정치적 탄압이 극심했고,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이 ‘빨갱이’로 몰려 탄압당했으며,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다. 반공주의가 강조될수록 민주주의는 약화되고, 경제 성장의 과실은 특정 계층에게 집중되었다.
반공주의는 결국 한국 사회에서 일종의 파시즘 체제를 양산하는 역할을 했다. 독재 정권은 반공을 명분으로 삼아 권력을 강화했고, 국민의 민주적 사고와 정치적 선택권을 제한했다. 반공주의가 국가적 이념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의견이 배척당했고, 사회적 다양성이 억압되었다. 그 결과, 반공주의가 강화된 시기에는 언제나 정치적 탄압과 사회적 불평등이 동반되었다.
이제는 질문해야 한다. 반공주의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를 계속 신봉해야 하는지 말이다. 분단 상황에서 태어난 반공 이데올로기가 시대착오적인 도그마(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로 남아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돼왔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급기야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구호가 버젓이 통용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반공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반공이라는 허상에 기대어 사회를 분열시키고, 미래를 갉아 먹는 악습을 끊어내자. 이제 반공의 굴레에서 벗어나, 국가보안법을 철폐하자. 미국과의 반공동맹과 결별하고, 우리 사회에 맞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현하자.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극우세력이 가짜뉴스를 퍼트리면서 여론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가짜뉴스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배제를 조장하고, 음모론을 확산시키면서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더 큰 문제는 가짜뉴스로 만들어진 여론에 무분별하게 편승하는 정치권이 '혐오 정치'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망가뜨린다는 점입니다. 세계 각국의 '극우발 가짜뉴스'를 조명하고, 이에 대한 해법과 대안을 살펴봅니다.[편집자말]
▲2017년 1월 11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는 모습. 그는 이날 자녀에게 사업을 넘기는 것과 가짜 뉴스에 대한 질문 등에 대해 답변했다.UPI/연합뉴스
사람들은 왜 가짜 정보에 더 끌릴까? 진실은 불완전하고 때로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쉽게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우리의 신념과 충돌하며 불확실한 현실을 직면하게 만든다. 반면 허위정보는 편견을 확인해 주고,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설명한다. 불안한 시대일수록 이런 '가공된 진실'에 사람들이 더 빠져든다.
디지털 시대의 허위정보는 '숨겨진 진실'이란 이름으로 퍼져나간다.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더 자주, 더 오래 머물수록 광고 수익이 늘어나도록 설계되어 있다. 분노와 음모론을 담은 콘텐츠가 이러한 체류를 늘리기에, 결국 알고리즘이 허위정보의 증폭기가 된다
2024년 미국 대선은 디지털 시대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허위정보로 민주주의를 흔들었던 트럼프가 바로 그 전략으로 재집권에 성공했고, 소셜 미디어가 허위정보를 확산시키는 동안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그 방패막이가 되었다. 이제 한국도 피할 수 없는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16년 대선: 디지털 허위정보의 위력을 깨닫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허위정보의 위력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2016년 대선은 미국이 디지털 시대의 허위정보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러시아 정부는 조직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미국 선거에 개입했다. '인터넷 연구소'(IRA)를 통해 수천 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어, 인종, 종교, 이민 문제 등 미국 사회의 민감한 쟁점들을 건드려 분열을 조장했다. 이들은 특히 경합주 유권자들을 겨냥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허위정보를 집중적으로 퍼뜨렸다.
▲2016년 12월 9일, '피자게이트 음모론'으로 총격 피해를 입은 워싱턴의 피자 레스토랑인 코멧 핑퐁 밖에 사람들이 남긴 꽃과 메모가 있다.AP/연합뉴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피자게이트' 음모론이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워싱턴 DC의 한 피자가게에서 아동 성매매를 운영한다는 황당한 주장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2016년 12월, 이 주장을 믿은 한 남성이 AR-15 소총을 들고 가게에 난입해 총격을 가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는 허위정보가 현실에서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뒤늦게나마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직한 광고법'(Honest Ads Act)을 통해 온라인 정치광고의 투명성을 높이려 했다. 이 법안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정치광고 집행 내역과 광고주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특히 외국 세력의 정치광고 구매를 엄격히 제한하는 조항을 담았다.
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1996년에 제정된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 230조 개정도 추진됐다. 이 조항은 플랫폼 기업에 이용자 콘텐츠에 대한 법적 면책권을 부여했는데, 이 특권이 플랫폼의 무책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개정이 추진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모두 좌절됐다.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와 플랫폼 테크기업들의 반발이 주된 원인이었다. 민주당은 허위정보 규제를, 공화당은 보수 진영 검열 중단을 각각 요구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연방 차원의 규제는 실패로 돌아갔다.
2020년 대선: 허위정보가 민주주의를 흔들다
▲페이스북 로고 (자료사진)AP/연합뉴스
2020년 대선은 허위정보의 파괴력을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개표 과정에서 우세가 무너지자 트럼프는 '선거가 도둑맞았다'며 부정선거 주장을 펼쳤다. 투표기 회사의 알고리즘 조작설, 사망자 명의 투표설, 개표 과정 조작설 등 다양한 음모론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다.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법정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됐지만, 법적 절차를 통한 진실 규명보다 음모론이 더 빨리 확산됐다. 결국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이라는 전대미문의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의회는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플랫폼 규제 강화에 나섰고, 이를 위해 두 가지 법안을 추진했다. 2020년 상원에 처음 제안된 '플랫폼 책임성 및 소비자 투명성 법안'(PACT)은 플랫폼의 투명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 법안은 플랫폼이 콘텐츠 관리 정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게시물 제한 시 근거를 제시하며, 이용자의 이의제기 절차를 보장하도록 했다. 또한 반기별 콘텐츠 관리 보고서 발행을 의무화하고, 불법 콘텐츠 방치 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했으며, 연방거래위원회에 집행 권한을 부여했다.
'사기, 착취, 위협, 극단주의 및 소비자 피해 방지법'(SAFE TECH)은 한발 더 나아가 플랫폼의 면책 특권 자체를 제한하려 했다. 특히 사이버 폭력, 혐오 발언, 선동적 콘텐츠에 대해서는 '통신품위법 230조'의 면책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플랫폼이 문제성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걸러내도록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이 법안은 또한 유료 광고나 상업적 콘텐츠에 대해서도 면책 조항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으며, 스토킹이나 괴롭힘 등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플랫폼을 직접 고소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나아가 플랫폼이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을 통해 유해 콘텐츠를 확산시킨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들은 2023년 민주당 의원들이 재발의 해 현재 상원에서 검토 중이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와 규제의 균형을 두고 민주당은 허위정보를, 공화당은 보수 진영 탄압을 우려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파고든 트럼프는 2024년 재집권에 성공했다.
트럼프 시대 2.0: '진실 없는 자유'의 역설
트럼프의 재집권은 암울한 미래를 예고한다. 그는 재취임 직후 "정부의 검열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모든 규제를 무력화하려 했다. '허위정보' 자체가 검열의 도구라고 주장한 것은 사실상 허위정보 규제를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었다.
그는 소셜 미디어의 자유를 확대하고, 보수 진영 목소리 억압을 이유로 플랫폼들을 압박하고 있다. 메타(구 페이스북)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팩트체크를 중단하고 콘텐츠 규제를 완화했다. 다양성 프로그램도 축소한다는 소식이다. 다른 플랫폼 기업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트럼프가 바이든 정부의 '검열' 의혹을 내세워 언론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다. 전임 정부와 테크 기업들의 '결탁'을 조사하겠다는 명분으로 자신에 대한 비판을 억압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의 지지자들은 이를 '언론 자유의 승리'라 부르며 환호하고 있지만, 오히려 언론 자유가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 미국은 서로 다른 '진실'을 가진 두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진영에 따라 다른 뉴스를 보고 다른 사실을 믿는다. 정부는 규제를 포기하고 플랫폼은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디지털 시대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 책임 사이의 균형이 무너져가고 있다.
미국 경험에서 배우는 세 가지 교훈
▲2018년 10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당신은 가짜 뉴스입니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들고 있다. 트럼프를 비판하는 기성언론들을 향해 오히려 '가짜뉴스'라고 지적하고 있는 모습이다.AP/연합뉴스
미국의 실패는 디지털 혁명을 제도적으로 수용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20세기의 '표현의 자유' 원칙을 디지털 시대에 그대로 적용하려 했고, 정치권은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공화당은 모든 규제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했고, 민주당은 낡은 규제 방식만 고수하는 사이 소셜 미디어는 허위정보의 증폭기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허위정보 확산에 따른 민주주의 위기의 징후는 뚜렷하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의 디지털 환경이 이러한 위험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더불어, 카카오톡과 네이버 같은 소수 플랫폼에 대한 압도적 의존도는 허위정보의 전례 없이 빠른 확산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고집중화된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한국만의 특수성을 고려한 새로운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미국의 실패를 교훈 삼아, 한국적 상황에 맞는 디지털 민주주의의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공적 책임을 제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팩트체크, 알고리즘 투명성, 선거 기간 내 정보 검증 등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기업의 자발성에만 맡겨둘 경우 정치적 압박이나 수익 앞에서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부와 플랫폼 사이의 건전한 긴장 관계도 구축해야 한다. 정부가 규제를 포기하면 플랫폼은 책임을 방기하고, 반대로 과도한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 양자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한 공동 규제가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이 모든 노력의 성패는 시민사회의 역량에 달려있다. 정부나 기업이 제 역할을 못 할 때 마지막 보루는 시민사회이기 때문이다. 허위정보 감시와 팩트체크, 미디어 교육은 시민사회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시민 참여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 규제, 정부 감독, 시민 주도의 팩트체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다면, 디지털 시대 민주주의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 디지털 광장의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실험, 이제 우리가 앞장서야 할 때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 참석해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직접 의견을 발표할 것은 없으며 대리인단에 일임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2025.02.18. ⓒ사진공동취재단
18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은 별도 증인신문 없이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의 증거조사 및 입장을 밝히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국회 측은 국무위원들과 계엄군, 경찰 관계자 등 계엄과 관련된 이들의 조서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차분히 증명해 나간 반면, 윤 대통령 측은 그간 나온 부정선거와 혐중 음모론을 재탕하는 데 그쳤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의도였지만, 뚜렷한 근거 제시도 없이 각종 의혹만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헌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장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출발해 헌재에 도착했지만, 심판정에는 나오지 않은 채 다시 구치소로 돌아갔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오늘 진행할 절차와 내용은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정리해 양측 대리인단이 의견을 설명하는 날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그렇다면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발표할 것은 없으며 대리인단에 일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구치소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측은 계엄 관계자들의 조서를 주된 증거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비상계엄을 심의했어야 할 국무회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윤 대통령이 국회를 사실상 해산하고 이를 대체할 비상입법기구를 만들려고 했으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 체포 지시까지 이뤄지는 등 탄핵소추 사유의 핵심 쟁점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를 다수 제시했다.
국회 측 김이수 변호사는 “피청구인의 무모한 헌정 파괴 행위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헌법과 법치주의의 준엄함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피청구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므로 피청구인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은 신속히 내려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채택된 증거인데도 딴지 거는 윤석열 변호인단
문형배 대행, 조목조목 근거 제시하며 일축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 참석해 있다. 2025.2.18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 측은 이미 채택된 증거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국회 측이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검찰 진술 조서를 제시하려 하자, 윤 대통령 측 조대현 변호사가 말을 끊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조 변호사는 앞서 재판관들이 일축한 ‘형사소송법 준용’ 논리를 들어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피청구인이 동의하지 않은 조서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주장인데, 헌재는 법상 준용의 범위가 ‘헌법재판의 본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로 제한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조서를 증거로 쓰는 게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증거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은 이미 4차 기일에 이뤄졌다. 이의신청하는 기간을 놓친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며 “이미 그 점에 대해서 두 차례 이상 재판부 의견을 밝혔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문 대행의 정리로 국회 측의 증거 조사가 이어졌지만, 조 변호사는 자리를 박차고 심판정을 나갔다. 뒤이어 석동현 변호사가 따라나섰다가 돌아오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변론이 시작된 순간부터 증거 채택에 딴지를 걸었다. 탄핵심판 증인신문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검찰 진술과 피의자 신문 조서가 증거로 채택되자, 윤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이 전 사령관은 (탄핵심판) 법정에 나와서 증인 신문할 당시 ‘조서에 진술한 대로 기재돼 있었는지’ 등을 물었을 때 답하지 않았다. 그 내용에 대해 곤란하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이 부분 다시 평의를 요청한다”고 반발했다.
문 대행은 “진술 과정이 다 영상으로 녹화돼 있다. 이제까지 전문 법칙을 완화한 증거 중 가장 강력한 조건을 갖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 채택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행은 “다시 논의를 원한다면 논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정작 윤 대통령 측은 주어진 2시간의 시간 중 절반 가까운 시간을 부정선거 음모론과 하이브리드전을 주장하는 데 할애했다. 제시된 증거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삼는 투표지와 중국이 공작을 통해 타국의 정치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언급한 언론 보도 등이 대다수였다. 하이브리드전의 사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이용자 누구나 편집이 가능한 위키백과 등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를 근거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 측 도태우 변호사는 “선관위는 자체적인 정화 능력이 극도로 의심되고, 입법부는 선관위로부터 수혜를 받는 격이며, 사법부는 언젠가부터 선관위와 한 몸처럼 취급되고, 수사·감사·행정부에 대해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 기관임을 내세워 장벽을 높여왔다”며 “선거관리 시스템이 변함없이 공정하게 작동되지 않으면 국민들은 정당한 대의기관이 아니라 불의한 세력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들과 연결된 해외 주권 침탈 세력에 의해 국가 주권이 예속돼 이중으로 노예 같은 처지에 떨어지게 된다”는 황당 주장을 이어갔다.
송진호 변호사도 “국회가 우리나라 국익에는 해롭고 중국에는 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입법 활동과 정책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러한 상황을 국민에 알리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한편, 헌재는 이날 윤 대통령 측의 10차 변론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신청을 불허했다. 다만 변론 시작 시간을 예정보다 1시간 늦춰, 오후 3시부터 증인 신문을 시작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10차 변론기일에는 윤 대통령 측이 주로 요구한 증인인 한덕수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1차장,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혈액암 투병 중인 조 전 청장은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왔는데, 헌재는 조 전 청장을 강제구인 하기 위해 구인장을 발부했다.
지난 15일 광주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찬성과 탄핵반대 집회를 두고 월요일인 17일 많은 언론들이 집중 보도했다. 이는 ‘광주’라는 지역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 상징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보수언론의 좌장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조선일보>는 탄핵반대 집회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진보언론으로 평가되는 <한겨레>와 <경항신문>은 물론 광주 현지에서 발행되는 많은 언론들은 조선일보와 상반된 내용의 보도를 내놨다.
먼저 17일 조선일보는 “광주에 모인 반탄 3만 명... 여기도 이런 목소리 있다, 알리려 나와”라는 제목으로 15일 보수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대표 손현보 부산 세계로 교회 담임목사)주최 ‘구국 비상기도회’을 보도하면서, 이 기도회에 참석한 호남인들도 탄핵 찬성 여론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보이고 있다.
▲ 조선일보 17일자 광주집회 관련 보도
특히 조선일보는 이날 열린 탄핵 찬반 집회 뉴스를 같은 면에 실으면서 ‘탄핵찬성’ 쪽 기사보다 ‘탄핵반대’ 쪽 기사의 크기를 2배 이상으로 잡았다. 나아가 ‘탄핵반대 3만 명, 탄핵찬성 1만 명’이라며 반대쪽 인원이 찬성쪽 인원을 압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탄핵 반대 집회 인원을 두고 “경찰 추산(비공식) 3만 명”이라면서도 “기자들의 취재를 종합하면 아들 참가자 10명 중 3명은 광주 등 호남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썼다. 따라서 조선일보식 보도로만 봐도 이날 집회 참여자 3만 명 중 2만 명은 외부인들이라는 말이다.
그래선지 조선일보는 같은 면 작은 기사로 광주비상행동 주최 탄핵 찬성집회 관련 보도에는 “경찰 추산(비공식) 1만 명이 모였다”면서 이 집회에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등이 참석했음을 강조하고 탄핵반대 집회보다 적은 인원이 모였음을 부각시켰다. .
그러나 이같은 조선일보의 보도는 한겨레 경향신문은 물론 현지 발행 지역신문들에 의해 간단하게 매우 편파적 보도임이 확인되고 있다.
▲ 광주집회를 보도한 한겨례 17일자
17일 한겨레는 제목부터 “광주는 달랐다”로 달고 “’탄핵 반대’ 시위 압도한 광주시민들”이란 부제를 붙인 뒤 “‘계엄 상흔’ 금남로서 극우집회 열자 시민들이 ‘즉각 파면’주말 맞불집회를 열었다”며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지만, 같은 날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면서 내란 동조 목소리를 압도했다”고 쓰고 있다.
이날 한겨레는 “극우 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광주 금남로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열었다’며 전국을 돌며 열었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의 일환이었다”면서 “이들에 맞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비상행동’ 주최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 광주시민들 3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고, “탄핵 반대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버스를 타고 광주를 찾은 시위 참가자들 1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비교했다.
즉 한겨레는 이날 집회 참석인원이 탄핵찬성 2만 명, 탄핵반대 1만 명 추산이란 보도를 통해 조선일보와는 다르게 탄핵찬성이 반대를 압도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경향신문도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내놨다. 같은 날 경향신문은 “3만 명 인파, 갈라진 목소리 하지만 금남로는 평화로웠다“는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성지’ 광주 금남로에서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며 ”3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지만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광주시민들의 성숙한 민주의식이 돋보인 하루였다”고 썼다.
▲ 경향신문 17일자 광주집회 보도 내용
특히 이날 경향신문은 이날 집회를 두고 “오전에는 반대측 기세가 등등했다”며 “아침부터 전국에서 온 전세버스 수십대가 금남로 일대를 채웠다”고 썼다.
그리고는 이어 “오후 3시30분쯤 금남로 상황이 급변했다. 탄핵 찬성시민들이 속속 모여들며 5·18민주광장까지 400m 구간을 가득 메웠다”며 “주최 측은 오후 4시30분 참여자가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고 보도, 동원된 탄핵반대 측 집회에 분노한 광주시민들이 오후에 대거 금남로에 모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경향신문은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광주시민들은 더 많은 시민의 참여와 응원을 독려했다”며 “광주시민의 함성으로 내란 지지 세력의 목소리를 뒤덮었다”고 전했다. 그런 다음 현지 경찰이 논란을 의식해 “찬반 집회 참여 인원을 따로 집계하지 않겠다”고 사전에 밝혔다는 점도 부연했다.
광주에서 발간되는 무등일보는 이날 “탄핵 함성 뒤덮은 금남로... 더 빛난 민주수호 의지”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집회 기사에서 “차벽 사이 집회 동시 개최 자발 참여로 동원된 反彈 압도 극우단체 자극에도 대응 차분 성숙한 민주 실천 빛고을 과시”라고 요약했다.
이날 무등일보는 “금남로에서 광주를 모욕하고 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극우 세력을 옹호하는 집회가 열려 민주화의 상징인 금남로 한쪽을 짓밟았다”며 “지척에서 쏟아지는 망언 속에서도 광주 시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 정신 실천이 빛났다”고 썼다.
이어 “이날 광주 동구 금남로 1~ 5가 700m 구간에서 진행된 양측의 집회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중심으로 1~3가는 윤석열 탄핵 찬성집회가, 3~5가는 반대집회가 동시에 열렸다”며 “탄핵 찬성집회는 주최측 추산 2만 명, 탄핵 반대집회는 주최측 추산 1만 명 등 모두 3만여명이 집결했다”고 보도, 참여인원에서 찬성집회가 반대집회를 압도했다고 전했다,
남도일보는 “’민주화성지 광주 시민은 의연했다”는 제목을 달고 “지난 주말 민주화성지인 광주 금남로에서 극우성향 기독교단체의 윤석열 탄핵 반대집회가 열렸지만, 광주시민들의 대처는 의연했다”고 썼다.
이날 남도일보는 “극우성향 기독교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지난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며 “전세버스를 이용 전국 각지에서 모인 1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윤석열’을 연호했다”고 보도했다.
또 “탄핵 반대 집회와 50여m 거리를 두고 경찰차벽으로 분리된 탄핵 찬성 집회에는 약 2만명의 시민들이 몰렸다”며 찬성집회 인원이 반대집회 인원을 압도했음을 알렸다.
광남일보는 “尹 탄핵 찬반 집회... ‘5·18 광주’ 시민의식 빛났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15일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광주 금남로에 ‘내란 우두머리 즉각 파면’vs ‘계엄 합법·탄핵 무효’등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고 보도하면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부터 금남로4가 교차로까지 약 680m 구간 안에서 각각 열린 집회에는 12.3 비상계엄 이후 광주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운집했다”고 썼다.
그리고 이 기사에는 양측의 집회참석 인원을 비교하지 않으면서 광주시민들의 지혜로 양측이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감했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이같은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조선일보 보도가 매우 편파적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광주시민은 자타가 공인하는 민주화의 성지 시민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속세 완화에 연일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는 17일 “세상이 바뀌었는데 바뀌지 않는 걸 두고 바보라고 한다”며 상속세 완화 추진이 ‘우클릭’이라는 비판도 반박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부자 감세’로 몰아세우며 공제 금액을 늘리는 민주당 안이 ‘중산층 감세’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체 피상속인(사망자)의 6.8%만 상속세 부과 대상인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속세 일괄 공제액과 배우자 공제액은 28년 전 만든 것이다. 그사이 물가·집값이 다 올랐는데 (상속세) 기준만 그대로 유지하니 세금이 늘어났다”며 “재벌이나 ‘초부자’의 세금은 깎아줬는데, 월급쟁이 과표 구간은 그대로 유지하니 누진과세 구간에 들어가 세금만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속세 완화는) 감세가 아니라 증세를 막자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상속세 일괄 공제액을 현행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배우자 공제액을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상속세 개편을 추진 중이다. 배우자가 상속인일 땐 18억원까지 상속세를 면제하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런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지난해 8월 발의했지만, 당시엔 정부·여당이 추진한 상속세 최고세율 50%에서 40%로 인하, 가업 상속 공제 확대 등을 막느라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다 조기 대선을 겨냥해 부쩍 ‘중도 실용’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직접 상속세 완화 추진 뜻을 밝히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속세 완화 의제를 더 강하게 밀어붙이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상속세 완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현행법이 1996년 만들어진 것이라 그동안 집값이 크게 오른 점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재위의 한 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집 한채 상속하면 세금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현실에 맞게 제도를 고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상속세 완화로 중도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자칫하면 상속세 감세를 놓고 국민의힘은 찬성, 민주당은 반대로 몰릴 수 있는데 ‘부자 감세냐 중산층 감세냐’로 선제적으로 프레임을 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8년 동안 고치지 않은 법이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족한 세수를 확보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속세를 완화해 줄어드는 세수를 어디서 메울 것이냐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근본적으로는 최고세율을 깎든 공제액을 늘리든 상속세 완화가 중산층 감세나 “월급쟁이 과표”와는 거리가 먼,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전체 피상속인 약 29만명 가운데 상속세를 내는 이는 약 2만명으로 6.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아파트의 평균 거래금액은 9억9544만원”이라며 “서민은 상속세를 내고 싶어도 못 낸다.
광주광역시에서 온 남성은 시민 자유발언에서 지난 2월 15일 극우세력의 탄핵 반대 집회에 맞서 금남로에 함께한 국민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큰절을 올렸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IT 노동자 이은기 씨는 “노래 「독립군가」를 부르고 자주독립기를 흔들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 이유는 아직도 우리나라가 완전한 자주독립 국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정당한 권리인 주권을 되찾아와야 한다. 하나는 국민이 행사해야 하는 국민주권과 한 나라가 가져야 할 나라의 주권, 두 개의 주권을 모두 찾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연대와 자각은 내란의 진압을 넘어 대한민국의 창대한 비상을 위해 매일매일 전진하고 있다”라며 “완전한 자주독립과 국민주권 시대를 열어내자”라고 호소했다.
군 생활을 23년 했다는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차재원 씨는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 곽종근 전 특전사 사령관,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이 우리 시대 참군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동조범을 한 명, 한 명 언급한 뒤에 “반드시 단죄하고 처벌하자”라고 목소리 높였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사는 이선호 씨는 “폭력적인 내란을 일으킨 내란 수괴를 이미 끌어내리고 구속시켰다”라며 “마지막 지랄발광을 떠는 극우 무리보다 끝이 있음을 알기에 웃음을 잃지 말고 전진하자. 마침내 우리가 이긴다”라고 외쳤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여대생은 “12.3계엄 이전부터 국힘당은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를 저질렀다. 이들은 국민의 뜻은 안중에도 없고, 사리사욕만 채우기 바빴던, 국회의원이라고는 도저히 부를 수 없던 자들”이라며 “그런데 왜 아직도 대한민국의 정당 중 하나로 뻔뻔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인가”라고 호통쳤다.
이어 “우리는 민주정부를 수립하고 정치를 끊임없이 감시하며 투쟁할 것이다. 촛불국민의 힘으로 더욱 정의롭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라고 호소했다.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단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일종 국방위원장의 국회 단전조치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2.17. ⓒ뉴시스
비상계엄이 ‘질서 유지’, ‘경고성’이었다는 윤석열 대통령 주장과 달리 계엄군이 실제 국회 전력 일부를 차단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국민의힘은 ‘대통령 지시가 아니’라는 취지로 물타기에 나섰다. 이는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지시였기 때문에 대통령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국회 단전이 실행된 배경에는 대통령의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17일 오후 직권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등을 불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회의 소집과 김 단장의 거짓 진술 가능성 등을 이유로 항의 발언을 한 뒤 퇴장했다.
성 위원장은 김 단장에게 “어제 국회에서 민주당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거기 보면 계엄군이 국회를 단전시킨 배경에는 계엄해제 의결을 막으려던 윤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고 하는데, 정말로 단전에 대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단장은 “단전과 관련된 대통령의 지시는 일체 없었다”며 “단전은 특전사령관께서 12월4일 00시30분에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생각해 낸 여러 가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기다렸다는 듯 “‘단전 배경에 윤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어제 민주당 내란 국조특위 의원들 기자회견은 가짜뉴스인가”라고 물었고, 김 단장은 “내용이 맞지 않은 뉴스”라고 호응했다.
한병도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본관 일부 전력을 차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5.2.16 ⓒ뉴스1
이후 나온 대부분의 언론 보도 역시 ‘국회 단전은 윤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라는 김 단장의 답변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이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이미 확인된 내용이다. 곽 전 사령관 스스로도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아닌 자신이 한 것이라고 인정한 데다가, 헌법재판관들도 단전 지시의 주체를 따지기보다 곽 전 사령관이 단전을 생각하게 된 배경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실제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지난 6일 진행된 윤 대통령의 6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령관에게 “00시 30분 대통령이 전화해 ‘아직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국회 문 부수고 들어가 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끌어내라’고 했고, 그걸 들은 증인(곽 전 사령관)은 ‘공포탄이라도 쏴야 하나, 내부 전기라도 끊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며 “대통령에게서 그 지시를 받지 않았다면 증인이 그 생각을 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물었다.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의결을 막기 위해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기 때문에 단전이라는 상황까지 언급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거기(윤 대통령의 지시)로부터 출발해서, 어떻게 뚫고 가야 하나, 헬기로 가야 하나, 다른 방법이 있나 이런 고민이 들어가다 보니 가능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답했다.
국회 단전 조치는 ‘국회 봉쇄’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는 김 단장 역시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서는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150명은 국회가 계엄해제를 의결할 수 있는 정족수인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결국 비상계엄을 해제하려는 국회 의결을 막기 위한 윤 대통령의 위헌적인 지시 여부가 핵심임에도 국민의힘은 단순 지시 주체만을 따지며 곽 전 사령관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전날 입장문을 통해 “곽 전 사령관의 임의 지시”라고 강조한 것 역시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민주당 내란국조특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책임을 회피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를 질타했다. 특위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사령관에게 ‘끄집어내라’고 하지 않았다면 특임대원들이 전기 차단기를 내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국회 기능을 마비시켜 계엄해제 의결을 막으려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윤 대통령”이라고 단언했다.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단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단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일종 국방위원장의 국회 단전조치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2.17. ⓒ뉴시스
비상계엄이 ‘질서 유지’, ‘경고성’이었다는 윤석열 대통령 주장과 달리 계엄군이 실제 국회 전력 일부를 차단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국민의힘은 ‘대통령 지시가 아니’라는 취지로 물타기에 나섰다. 이는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지시였기 때문에 대통령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국회 단전이 실행된 배경에는 대통령의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17일 오후 직권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등을 불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회의 소집과 김 단장의 거짓 진술 가능성 등을 이유로 항의 발언을 한 뒤 퇴장했다.
성 위원장은 김 단장에게 “어제 국회에서 민주당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거기 보면 계엄군이 국회를 단전시킨 배경에는 계엄해제 의결을 막으려던 윤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고 하는데, 정말로 단전에 대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단장은 “단전과 관련된 대통령의 지시는 일체 없었다”며 “단전은 특전사령관께서 12월4일 00시30분에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생각해 낸 여러 가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기다렸다는 듯 “‘단전 배경에 윤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어제 민주당 내란 국조특위 의원들 기자회견은 가짜뉴스인가”라고 물었고, 김 단장은 “내용이 맞지 않은 뉴스”라고 호응했다.
한병도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본관 일부 전력을 차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5.2.16 ⓒ뉴스1
이후 나온 대부분의 언론 보도 역시 ‘국회 단전은 윤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라는 김 단장의 답변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이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이미 확인된 내용이다. 곽 전 사령관 스스로도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아닌 자신이 한 것이라고 인정한 데다가, 헌법재판관들도 단전 지시의 주체를 따지기보다 곽 전 사령관이 단전을 생각하게 된 배경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실제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지난 6일 진행된 윤 대통령의 6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령관에게 “00시 30분 대통령이 전화해 ‘아직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국회 문 부수고 들어가 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끌어내라’고 했고, 그걸 들은 증인(곽 전 사령관)은 ‘공포탄이라도 쏴야 하나, 내부 전기라도 끊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며 “대통령에게서 그 지시를 받지 않았다면 증인이 그 생각을 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물었다.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의결을 막기 위해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기 때문에 단전이라는 상황까지 언급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거기(윤 대통령의 지시)로부터 출발해서, 어떻게 뚫고 가야 하나, 헬기로 가야 하나, 다른 방법이 있나 이런 고민이 들어가다 보니 가능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답했다.
국회 단전 조치는 ‘국회 봉쇄’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는 김 단장 역시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서는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150명은 국회가 계엄해제를 의결할 수 있는 정족수인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결국 비상계엄을 해제하려는 국회 의결을 막기 위한 윤 대통령의 위헌적인 지시 여부가 핵심임에도 국민의힘은 단순 지시 주체만을 따지며 곽 전 사령관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전날 입장문을 통해 “곽 전 사령관의 임의 지시”라고 강조한 것 역시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민주당 내란국조특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책임을 회피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를 질타했다. 특위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사령관에게 ‘끄집어내라’고 하지 않았다면 특임대원들이 전기 차단기를 내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국회 기능을 마비시켜 계엄해제 의결을 막으려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윤 대통령”이라고 단언했다.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단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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