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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만의 가뭄, 황당무계한 '4대강 활용론'

 
[김종술, 금강에 산다] 4대강 '보'는 구세주가 아니다

김종술 기자 쪽지보내기 | 15.10.27 21:13

▲ 충남 서부지역의 가뭄으로 보령호의 식수가 부족해서 금강에서 관을 묻어 가져가겠다고 한다. 지난 23일 찾아간 부여대교 아래에는 찬바람이 부는 가을인데도 녹조가 심각했다. ⓒ 김종술


백제보 하류. 녹조 낀 강변에 6개의 릴낚싯대가 가지런히 세워져 있다. 그중 하나의 대 끝이 휘청거리며 딸랑딸랑 방울이 울렸다. 낚시꾼은 재빠르게 대를 젖혀 릴을 감았다. 초릿대가 활처럼 휘면서 힘겨루기를 하던 물고기가 강변 20m 부근에서 공중부양을 하듯 뛰어오르더니 맥없이 빈 바늘만 올라왔다. 

이곳 백제보는 4대강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해도 이명박 정권의 토목사업에 대해 토를 달지 않았던 '조중동'이 최근 들어 침이 마르게 칭찬한 곳이다. 충남 서부 지역의 긴급 가뭄에 따른 용수를 식수로 끌어가겠다는 42년 만의 가뭄 종결지다. 낚시꾼의 이야기부터 마저 전하고 '4대강 활용론'의 황당무계함을 이야기하겠다.

녹조의 강에서 낚시하는 법

 

▲ 4대강 준공과 동시에 백제보 인근에서 시작된 물고기 떼죽음은 10일간 60만 마리 이상의 어류들이 죽어갔다. 사진은 2012년 10월 22일 부여대교 아래. ⓒ 김종술


허탈해진 낚시꾼은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주먹만한 떡밥을 달아서 힘껏 날렸다. 그동안 수없이 보았던 낚시꾼들의 떡밥보다 2~3배는 커 보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녹조가 바닥에 가라앉았는지 청태가 낀 바늘이 올라와요. 떡밥을 크게 달아야 떨어진 주변에 골고루 퍼지죠. 그래야 물고기가 잡힐 확률이 높아요."
"아하! 그럼 떡밥이 크면 던지면서 떨어지지 않나요?"
"떡밥을 집에서 개와요. 전날 밤에 떡밥을 이겨서 냉동 시켜 아이스박스에 가져오면 하루 정도는 사용할 수 있어요."


강바닥의 청태를 고려해서 떡밥을 크게 달아 던진다는 것이 '녹조강' 낚시꾼의 비법이었다. 11월을 코앞에 둔 차가운 날씨가 이어지지만 녹조는 계속 피어나고 있다. 충남 부여군 백제교 인근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보 공사가 끝난 지난 2012년 10월 금강 물고기 떼죽음이 10여 일간 지속됐다. 당시 60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거짓과 진실 1] 4대강 사업이 아닌 하굿둑의 물

 

▲ 보령호 ⓒ 김종술


최근 이곳이 보령댐 단수 조치로 불편을 겪는 도민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충남 서부지역 식수 공급원인 보령댐 저수율이 20%에 불과해서 보령시, 서산시, 태안군이 단수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하루 11만5천 톤씩 금강 백제보 물을 보령댐 상류로 끌어들이기 위해 625억 원의 예산을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다. 

몇몇 언론은 22조 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들였지만 무용지물이었던 '4대강의 보가 구세주처럼 등장했다'고 떠들고 있다. 하지만 이것부터가 거짓이다. 보령댐으로 물을 공급하겠다는 곳은 백제보 하류 6.6km 지점으로 과거에 만든 하굿둑이 담수하는 물이다. 그런데도 언론은 앞다투어 4대강 사업으로 가뭄에 수혜를 입은 것처럼 현혹하고 있다. 

이곳은 비교적 맑은 물이 공급되는 청양의 지천과 부여군 은산천 인근이다. 그렇지만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상류의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의 나빠진 용수 영향을 받아서인지 맨눈으로 보기에도 수질의 상태는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4대강 사업만 끝나면 물 걱정, 홍수 걱정이 없다고 했다. 그런 정부가 가뭄의 해결책으로 4대강 보가 아닌, 한참 떨어진 하류에서 취수해 가면서도 4대강 보를 들먹이고 있다.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은 셈이다.

게다가 정부는 재난 상황에 따른 긴급용수 공급이라는 목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 평가 등의 절차는 무시했다. 국토부가 승인하고 수자원공사가 시공사를 선정해 2월 말까지는 공사를 끝내겠다고 한다. 4대강 사업의 공사 속도보다 더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거짓과 진실 2] 4급수 썩은 물을 보령댐에 공급하겠다? 

 

▲ 지난 8월 충남 부여군 부여대교 인근의 녹조 상태. ⓒ 김종술


하지만 이런 땜질식 처방은 4대강 사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금강은 4대강 사업 이후 급격하게 수질 변화를 겪는 곳이다. 최근까지 대청댐에서 식수로 사용하는 용수 중 일부를 하천유지용수로 내려보내면서 현재 대청댐 식수까지 부족해졌다. 그런데도 이 지경이다.
 

▲ 2014년 을 통해 보도된 내용 중, 환경과학원이 조사한 보 건설 전후 수질 상태. ⓒ 김종술

 

▲ 2014년 을 통해 보도된 내용 중 한 장면. 질산성 질소 오염 수준에 관해 '상수원수로 이용불가'라는 수자원공사의 보고서 자료. ⓒ 김종술

 

▲ 2014년 SBS 방송을 통해 보도된 내용 중, 암모니아가 기준 이상으로 높다고 충남연구원에 조사한 자료이다. ⓒ 김종술


2013년 충남도는 백제보 인근에서 물을 충남 서부로 공급하려는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 그러나 수질 악화 문제로 무산됐다. 지난 2014년 <SBS스페셜> 영상을 보면 수자원공사와 충남연구원 등은 '질산성 질소와 암모니아가 기준 이상으로 높아서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썼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금강의 수질 상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식수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던 수자원공사와 충남연구원은 입을 다물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서둘러 공사를 끝내겠다고 한다. 불과 2년 전에 쓴 보고서는 휴짓조각이 됐다.  

이런 사실도 있다. 전북 익산시는 금강에서 공용용수와 농업용수를 가져간다.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휴일을 제외한 8일간 금강 물 10톤을 섞어 정수 처리해 식수로 공급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익산시는 시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최근 익산시의회는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보령댐에 보내겠다는 물과 익산시가 받아쓰는 물은 '도찐개찐' 크게 다르지 않다.

[거짓과 진실 3] 금강물은 식수로 적합한가

 

▲ 부여대교에서 보령호로 끌어다 식수로 사용하겠다는 물. 부여대교 상류 2km 지점 우안에서 환경부가 정한 수질등급별 수생생물 중 '4급수'로 표기된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발견되었다. ⓒ 김종술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은 진리였다. 2~3급수에 산다는 태형동물인 이끼벌레까지도 금강 본류에서 자취를 감췄다. 간혹 발견되는 장소는 비교적 맑은 물이 유입되는 지류와 만나는 곳이다. 국내 유일 태형동물 전공자인 우석대 서지은 교수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마지막 말이 떠오른다. 

"이끼벌레가 집단으로 서식하다 한꺼번에 사라지면 수질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으로 판단해도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환경부의 수질등급별 수생생물 '수질등급 판정 기준표'에는 1급수부터 4급수까지 표기되어 있다. 

 

▲ 환경부가 정한 수질등급 판정기준표. '빨간색' 4급수는 공업용수 2급이다. 농업용수 사용이 가능하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로 표기되어 있다. ⓒ 김종술


1급수는 오염되지 않아서 간단한 정수과정을 통해 음료수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로 가재·무늬강도래·물날도래·줄새우·플라다니아 등이 산다. 2급수는 수돗물로 사용하거나 수영할 수 있는 물로 꼬마줄물방개·다슬기·물장군·소금쟁이·장구벌레 등이 서식한다. 3급수는 수돗물로 적합하지 않으며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물이고 거머리·달팽이·말조개·우렁이 잠자리 유충이 산다. 4급수는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으며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이고 깔따구·실지렁이·나방애벌레·거머리 등이 서식한다. 

그럼 금강은 어떤 상태인가? 지난 6월 <오마이뉴스>는 20여 명의 대규모 인원이 투입된 가운데 금강 탐사를 했다. 배를 타고 강의 중간에서 퍼 올린 퇴적토는 생물이 살 수 없는 시꺼먼 펄이었다. 그 속에서 깔따구와 실지렁이를 확인했다. 4급수에서 사는 생물은 백제보, 공주보, 세종보 등 전 구간에서 발견됐다.

지난 8월 조류전문가인 다카하시 토루(高橋 撤) 구마모토 환경보건대학 교수, 박호동 신슈대학 교수는 금강 녹조 물에서 현미경을 통해 독성물질인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틴이 찾아내기도 했다. 당시 다카하시 교수는 "오늘 한 번 조사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밀 조사에 따른 데이터가 필요하다, 일본의 이사하라 간척지는 8년간 같은 장소를 조사를 하면서 농작물에서 독성물질을 검출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 기관인 환경부에서 정한 4급수 지표종인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확인된 금강은 독성 물질까지 함유했다는 녹조투성이 물이다. 정부는 가뭄을 틈타 전 국민을 상대로 마루타 시험을 하겠다고 나선 걸까.  

[거짓과 진실 4] 물이 부족한 진짜 이유

 

▲ 환경부 2013년 상수도 통계로 충남 서부지역 유수율 현황 ⓒ 김종술


물이 부족한 원인은 가뭄인가, 누수인가? 사실 지금의 단수 조치는 가뭄이라는 '천재'가 아니라 '인재'에 가깝다. 환경부의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전국 평균의 유수율(공급량 중 요금을 징수한 수량의 비율)은 84.2%에 불과하다. 노후 관로로 인해 충남의 유수율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유수율이 77.9%로 제한급수가 이루어지는 보령시는 56.5%, 서산시 81.5%, 태안군 64.7%, 홍성군 63.2%, 부여군 50.7% 등이다. 공급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을 보면, 노후관로만 정비해도 현재의 단수 문제를 해결하고도 남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줄줄 새어나가는 수도관망의 개선은 거론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도수관로 건설과 댐 건설부터 주장한다. 정부는 지방상수도 관리를 지방사무로 분류해 상수 관망 개보수는 지자체로 떠넘기고 있다. 지자체장은 재정 부족을 핑계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는 댐 건설, 도수관로 건설 등을 위해 조직과 예산을 늘리려 하고 환경부는 급수율을 높인다며 수도관 신설 예산 타령으로 가뭄 장사에 혈안이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2002년 369곳에 이르던 상수원은 2013년 309곳으로 20%가 줄었다. 충남의 취수원도 1999년 48개(대청댐, 보령댐 제외)에 달했는데 2013년엔 12개로 줄었다. 75%가 폐쇄된 것이다. 광역 상수도의 물을 팔아먹으려는 수자원공사와 상수원 보호구역을 해제해 주민에게 선심을 쓰고 싶었던 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수자원공사가 용수를 폐쇄하는데 앞장서고 생활용수 공급과 관리 책임이 있는 환경부가 눈감아 주면서 짜고 치는 고스톱에 국민들만 놀아난 꼴이다. 

하루살이 같은 땜질식 처방보다는 중·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으로 썩은 물을 살리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그러려면 수문을 열어야 한다. 산소 제로 지대로 변한 강바닥의 썩은 퇴적토를 쓸어내리기 위해서라도 수문을 개방해 강의 숨통부터 터줘야 한다. 우리에겐 '많은 물'이 아니라 '먹을 물'이 필요하다. 

산과 들, 강변에 낙엽이 지고 있다. 오늘도 혼자 금강을 걸으며 아름다움에 젖고 싶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어도 녹조가 사라지지 않는 강,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점령한 강바닥의 펄. 그리고 허무맹랑한 4대강 사업의 그늘을 덮으려고 썩은 물을 식수라고 우기는 언론들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 편집ㅣ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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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지구 생존은 '기후변화 산수'에 달렸다

 
조홍섭 2015. 10. 26
조회수 2538 추천수 0
 

<마션>의 마크 와트니처럼 지구 위기의 진단과 해결책은 산수로 계산 가능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총회 앞두고 개도국까지 저탄소 경제 대열에 나서는데

05414017_R_0.jpg» 영화 <마션>은 지구가 인류에게 공짜로 제공해 주는 물, 공기, 식량 등 생태계 서비스가 전혀 없는 곳에서 생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나게 보여준다. 홀로 남겨진 화성인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은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무엇이 얼마나 필요하고 어떻게 조달할지를 계산해야 했다.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의 생존 비결은 불굴의 의지, 뜨거운 동료애, 그리고 첨단과학에 앞서 산수의 힘이다. 앤디 위어의 원작 소설을 보면, 기지에 돌아온 와트니는 상처를 처치한 뒤 바로 계산에 들어간다.
 

1425일 뒤에 다음 화성 착륙선이 오는데 식량, 물, 공기가 그때까지 버틸지 따져본다. 기지에는 6명의 식량이 50일분 비축돼 있는데 혼자이니 300일, 식사량을 4분의 1 줄이면 400일을 버틴다는 식이다.

 

부족한 식량을 감자로 메우려면 기지 안에 얼마나 넓은 감자밭을 조성할지 또 계산한다. “내 목숨은 산수에 달렸다. 더하기 빼기를 착각하거나 덧셈을 틀리기만 해도 끝이다”라고 하면서.

 

Bill Anders-NASA-Apollo8-Dec24-Earthrise.jpg» 미국 달탐사선 아폴로 8호가 달 표면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 우주 공간에 떠있는 우주선처럼 보인다. 사진=Bill Anders,NASA
 

세계적 경제 호황기였던 1960년대부터 한정된 지구가 무한정 성장할 수 있는지 걱정하던 이들은 ‘우주선 지구’라는 표현을 썼다.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한 척의 우주선이고 우리는 모두 그것을 조종하는 우주인이란 관점이다.

 

지구 차원의 환경재앙인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요즘 이 비유가 새삼 다가온다. 화성에서 생존전략을 짜는 마크 와트니와 우리는 크게 다를 바 없다.
 

유엔과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재앙이 언제 어떤 형태로 올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상세한 수치로 내놓고 있다. ‘기후변화 산수’는 요컨대 이렇다.

 

금세기 말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상승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4도 오르는데, 그것이 초래할 위험은 매일 전 세계에서 비행기 1만대가 추락하는 정도이다.

 

2도 상승을 달성하려면 대기 속에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을 3000기가 톤(1기가 톤은 10억 톤)으로 억제해야 하는데, 이미 2000기가 톤을 배출했으니 남은 것은 1000기가 톤이다. 이를 위해선 알려진 화석연료 자원의 4분의 3은 땅속에 그대로 둬야 하고 2050년까지는 세계가 탄소 제로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White House Photo by Pete Souza_Obama_COP15_Jiabao.jpg»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양자협의를 하고 있다. 이 총회는 새로운 기후체제에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양대국이 전형적으로 바뀐 올해 파리 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사진=Pete Souza, 미국 백악관
 

2020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기후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이 1000기가톤의 배출량을 각국에 어떻게 공평하게 나눌까를 논의하는 자리다. 이미 우리나라를 포함한 149개국이 협상테이블 위에 2020년 이후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를 담은 ‘기여방안’(INDC)를 제출해 놓고 있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이제까지와 달리 적극적인 감축의사를 밝히는 등 실패로 끝난 2009년 코펜하겐 총회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각국의 기여방안을 봐도 새로운 기후체제 수립을 계기로 저탄소 경제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1위 배출국인 중국은 2030년부터 배출량이 감소세로 접어들도록 에너지 소비의 20%를 비화석에너지로 충당하고 탄소집약도(국내총생산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를 65% 줄이기로 했다. 저탄소 경제로 방향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확보할 재생에너지 발전용량만 봐도 풍력 2억킬로와트, 태양광 1억킬로와트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현재 발전용량이 각각 55만킬로와트, 155만킬로와트인 것과 비교해도 얼마나 야심적인지 알 수 있다.

 

05314257_R_0.jpg» 중국은 2030년까지 1억킬로와트 용량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예정이다. 사진은 저장성 통샹 지역의 태양광 발전소. 사진=로이터 연합


배출량 2위인 미국은 2025년까지 26~28% 감축 계획을, 28개국이 합쳐 세계 3번째 배출국인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40% 감축을 약속했다. 전기 없는 인구가 3억에 이르는 인도는 환경이 아직 경제 다음이지만 2030년까지 전기의 40%를 재생에너지로 만들고 탄소집약도를 35% 낮추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개도국 가운데는 유일하게 배출전망치(BAU) 대비 감축이 아닌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37%를 줄이는 절대 감축안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줄이는 방안을 제출했다. 절대량을 줄이는 게 아니라 증가추세를 누그러뜨리겠다는 것이다. 브라질이나 한국이나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노릇을 자임하지만 자세는 사뭇 다르다.
 

세계 5위 배출국인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소극적이다.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26%를 줄이겠다는 건데, 2013년은 역사상 2번째로 높은 배출량을 기록한 해였다.

 

일본 그린피스는 이 감축안에 대해 “세계가 재생에너지 미래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는데 아베 정권은 멈춰 서 있다. 에너지 정책의 실패로 온실가스 대량 방출, 에너지 불안, 20세기형 화석연료 의존에 고착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아베를 박근혜로 바꾸면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얘기다.

 

각국의 감축계획을 보면, 대다수 선진국과 개도국이 다음 10년 동안 돈과 일자리가 저탄소 경제에서 나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 원인 제공과는 거리가 먼 에디오피아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없이 경제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을 정도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원자력과 석탄을 중심으로 한 화석연료 경제를 고집하면서 그런 대세를 거스르는 독특한 나라이다.

문제는 감축계획을 모두 합쳐도 2도 목표 달성을 위한 감축량의 절반에 지나지 않으며 3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약속을 다 지켜도 환경재앙이 불가피하다.

 

martian-gallery9-gallery-image.jpg» 영화 <마션>에서 마크 와트니가 이륙 우주선까지 이동한 로버. 한정된 발전용량에 생존 필수품을 적재하기 위해 대대적인 감량이 필요했다. 사진=20세기폭스 코리아
 

화성인 마크 와트니는 구조대와 만나기 위해 로버를 타고 이륙용 우주선까지 3200㎞를 이동한다. 그는 모든 준비물을 점검한 뒤 부족한 동력을 얻기 위해 로버에서 불필요한 의자를 뜯어내고 에너지 낭비 장치를 고친다. 심지어 이륙용 우주선에선 무게를 줄이기 위해 우주선 앞부분을 아예 떼어내고 천막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살아나려면 몸집을 가볍게 해야 한다. 위기에 처한 우주인이 기억할 교훈인데, 지구의 우주인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을까.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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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미군패배와 한반도 운명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10/27 12:50
  • 수정일
    2015/10/27 12: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시리아에서 미군패배와 한반도 운명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0/27 [11: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승리를 확신한 듯 21일 전격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하여 푸틴과 뜨거운 악수를 나누었다. 알 아사드는 벌서 시리아 내전 마무리 단계인 선거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 자주시보

 

정치포털 서프라이즈 국제방에 ‘오마니나’라는 번역가가 국제정세분석가 ‘田中 宇(다나카 사카이)’라는 일본 언론인의 글을 계속 번역해서 올리는데 수년전에 예측했던 색다르고 냉철한 판단이 지금에 와서 사실로 하나 둘 증명되고 있다.

 

“미국을 배신하고 중국과 연합한 영국”-2013年10月22日, 田中 宇(다나카 사카이), 번 역: 오마니나

“적과 아군이 뒤바뀌고 있는 중동” - 2013年12月16日, 田中 宇(다나카 사카이), 번 역 오마니나

 

2년여 전에 쓴 이런 제목의 기사만 봐도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이미 영국은 유럽에서 선참으로 중국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함으로써 미국 달러 패권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다. 그리고 미국이 키우고 육성해온 IS를 미국과 그 연합세력이 인류 공동의 적으로 선포하고 공격하는 것도 모자라 러시아와 이란까지 나서서 공격하고 있는 현 상황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중동에서 적과 아군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온건파 반군에 대한 지원은 계속 하고 있고 그 온건파 반군에게 넘긴 수백대의 도요타 트럭과 무기 등이 그대로 IS로 넘어가고 있는 등 실질적으로는 IS를 여전히 지원하고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지만 내놓고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IS에 대한 공중폭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이렇듯 예리하고 정확한 중동정세 전망을 밝혀온 다나카 사카이가 이번엔 푸틴의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서 IS와 반군을 격퇴하고 승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로 날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환한 미소로 악수를 나누며 거니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는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드미트리 사블린 러시아 상원 의원이 리아노보스티에 전한 소식에 따르면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국민들의 지지에 확신이 있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조기선거를 추진할 방침이고 한다. 아사드 대통령은 군사적 승리만이 아니라 정치적 승리에 대한 확신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1500km 떨어진 카스피해에서 이란과 이라크 영공을 지나 시리아 반군 거점을 정밀하격한 러시아군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첨단 무기가 미군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 자주시보



승리의 요인

 

22일 다나카 사카이는 “승리가 보이는 러시아의 시리아 진출과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내부의 분열 때문에 이런 전에 없는 이상한 중동정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시리아 러시아 이란이 ISIS와 누스라를 정리하면, 중동의 정치 정세는 크게 달라지고, 중동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저하된다. 원래 러시아를 시리아로 불러들인 것은 켈리 국무장관을 몇 번이나 러시아에 파견해 푸틴을 설득시킨 오바마 대통령이다. 미국 핵심부에서 국방성(군산 복합체)는 비밀리에 ISIS를 지원해 왔지만, 오바마가 그에 맞서 은밀하게 푸틴과 이란을 선동(분노하게 만들어 부추키는 것을 포함)해왔다. 미국은 전체적으로 러시아가 중동 정치에서의 주도력을 쥐는 것을 용인하는 경향을 더해 가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국제 정치의 전체에 장기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쳐, 미국 패권의 몰락과 다극화를 가속시킨다.]-22일 “승리가 보이는 러시아의 시리아 진출과 한국” 중에서, 다나카 사카이, 번역 오마니나

 

다나카 사카이는 자세한 근거까지 들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무기판매로 막대한 이득을 얻는 미 군산복합체는 중동에서 계속 전쟁을 하고 싶어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 전선에서 하루 빨리 빠져나오고 싶어서 러시아를 끌어들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미국의 내분이 중동에서의 미군의 패권 추락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와 같은 민주당 정권이라고 해도 미 군산복합체 지배세력들의 자금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전, 베트남전 등 세계적인 전쟁을 시작하고 확대한 세력도 미국 민주당이었다. 오히려 공화당 정권이 전쟁을 마무리짓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오바마의 행동이 겉으로는 미 군산복합체 지배세력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도 내용적으로는 협의 속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 내분의 문제라기보다는 미 정부의 재정이 더는 세계 1극 군사패권을 유지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사실 미국이 비우량주택담보대출 파문으로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지자 막대한 달러를 찍어 내어 겨우겨우 버텨가는 중인데다가 중동에서 사용한 전비 때문에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다 못해 미군 규모를 축소하고 첨단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도 너무 많은 달러발행으로 이제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달러패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달러금리 인상을 못 박아 강조해왔지만 미국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어 아직까지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초에는 꼭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미국의 국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중동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IS거점에 수호이 24 전폭기가 포탄을 무더기로 쏟아붓고 있다.     © 자주시보
▲ 수호이24전폭기의 맹폭     © 자주시보



향후 전망

 

이번 시리아 내전의 개입으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인기가 거의 90%까지 육박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대 러시아 봉쇄가 무색하다. 혹자는 러시아가 많은 전비를 사용하여 미국처럼 경제위기에 빠질 것을 우려하지만 오히려 사용한 전비보다 이번 공습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수호이 전투기 등의 판매가 대폭 늘어나 그것을 만회하고도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다나카 사카이는 시리아에서 IS가 밀려나면 결국 이라크 집중될 것인데 그에 대비해서 이라크 정부가 미군이 아닌 러시아군에게 IS격퇴를 요청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국제적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는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고 군사력에 있어서는 러시아가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유럽이 과거처럼 혈맹국으로 미국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유럽도 경제위기 때문에 돈많은 중국이나 자원많은 러시아로 자꾸 기울어가고 있다.

 

이렇게 위기에 몰린 미국이 놓칠 수 없는 마지막 보루 태평양을 지키기 위해 군사력과 경제력을 총집중시키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며 미 태평양함대를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미군 태평양 무력 확대만으로도 양이 차지 않아 일본을 재무장시키고 한미일과 호주, 필리핀 등의 군사적 협조체제까지 강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에 유례없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북의 대응이 심상치 않다. 이번 당창건 70돌 기념열병식에서 공개한 무시무시한 화성 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에서도 공개한 적이 없는 최첨단 미사일이었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3969

 

이제 세계의 이목은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다. 한반도에서 북미대결전은 세계사적 흐름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세기의 대결전이다. 여기서 누가 대결전에 종지부를 찍고 승리하느냐에 따라 세계의 선도국이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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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와 ‘金田龍周(가네다 류슈)’ 그리고 역사

 
전쟁의 기술, 야당은 지금이 동숭동에서 나올 시기다
 
임두만 | 2015-10-27 10:27: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뉴스타파>는 2015년 10월 25일 오후 9시 “정부, 국정화 TF팀 비밀 운영…청와대에 일일보고”라는 제목의 특종기사를 보도했다. 이어서 자정 무렵 “국정화 비밀 TF팀 컴퓨터에 ‘BH’ 글자 선명”이라는 제목의 후속 기사를 3분 7초짜리 동영상과 함께 올렸다. 첨부된 동영상은 정부가 극구 부인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교육부의 ‘중고교 역사교과서 추진 테스크포스(TF)’임을 부정할 수 없는 증거다.

▲뉴스타파의 보도화면

당시 동영상은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 야당의 교문위 소속 의원들이 교육부의 비밀 TF라고 의심되는 건물 안으로 진입, 현장확인을 하겠다면서 문을 열라고 요구했지만 교육부 측은 경찰을 동원, 입구를 봉쇄하면서 야당 의원들 출입을 막는 모습이 찍혔다. 그리고 이 같은 대치상황은 결국 출동한 경찰에 의해 건물이 봉쇄되는 과정도 담겼다.

이후 이 사건은 여야 간, 여당과 교육부 간 팽팽한 진실게임 양상이 되면서 서로가 쌍방을 극단의 언어를 사용 비난하는 과정에 이르면서 26일 하루 종인 정국의 핵으로 작용했다.

▲도종환 의원 등 국회 교문위 의원들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메이져 방송에서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25일 밤 야당 의원들이 밤샘농성을 하고 있는데 공중파 3사나 보도전문채널, 종편 4사 어디에서도 카메라가 등장하거나, 이를 속보로라도 방송한 매체는 없었다.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의 오마이TV가 자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중계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정부에 불리한 사건은 무조건 외면하고 보는 방송 언론의 현실을 웅변적으로 증명한다. 이 같은 열악한 야당의 언론환경 때문에 이런 현장에도 야당 국회의원이 뉴스타파라는 독립언론사 카메라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시비비에 대해 공정하게 대해야 할 경찰이 야당의원들의 문을 열라는 요구는 막은 채 교육부의 요구대로 건물 정문을 봉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시키면서 안에서 증거를 인멸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도 비쳐진다. 교육부가 떳떳한 공무집행이면 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을 불러서 출입을 막게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말로는 정당한 업무라고 하면서 정당한 업무인 것은 보여주지 않은 채 스스로 걸어 잠근 문을 두고 ‘감금’이란 적반하장을 말해도 이를 쌍방주장을 ‘균일하게’ 써주는 ‘기계적 중립’이 저널리즘에 충실한 양 포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상황은 지난 2012년 12월11~13일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방문을 두고 안과 밖이 대치하면서 결국은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이 되어버린 것과 유사하다.

당시는 대통령 선거를 1주일 앞두고 있는 대선막판… 여야는 사활을 걸고 표몰이에 열중이었다. 이 와중에 국가정보원 등 정부기관이 공권력을 동원, 인터넷 댓글공작을 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리고 급기야 야당은 그 현장으로 의심되는 오피스텔을 알아내고 그곳을 방문, 문을 열라고 요구했으나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문을 걸어 잠근 채, 열어주지 않았다. 이에 야당은 불법 선거운동 현장이라며 경찰에 신고, 강제 개문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안에서 불응한다는 이유로 강제 개문을 시도하지 않았다. 결국 야당 측은 문을 열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며 문밖 농성에 들어갔으며 이런 대치상태는 이틀 동안 이어졌다.

▲당시 MBC뉴스 화면자료

국정원 측과 여당은 야당이 불법과는 전혀 상과없는 직원의 집을 막고 나올 수 없도록 한다면서 강제감금으로 몰고 갔다. 그리고 안에 있는 사람이 여성임을 말하면서 ‘여성이 무서워서 문을 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사건은 대선이 끝난 뒤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이 되어 검찰이 수사에 나섰으며 검찰은 강기정 의원 등 야당 의원 4명을 약식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은 사실로 드러났다. 국정원만이 아니라 군 정보사 등도 댓글공작 부대를 운영했음이 드러났다. 이후 당시 국정원장이던 원세훈씨와 군관계자 등은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1,2심에서 유죄를 받았으며 대법원에서도 국정원법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한다는 일부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보도한 언론, 수사한 검찰 등은 공명정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언론은 양비론과 함께 검찰발표를 위주로 한 경마 중계식 보도 수준을 넘지 못했다. 검찰은 당시 채동욱 총장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의지를 보였으나 뜬금없는 ‘혼외자’ 의혹이 터지면서 낙마했고, 수사팀장인 윤석렬 전 여주지청장 이하 수사팀은 한직 발령 등의 정치보복으로 고초를 겪었다. 때문에 무성한 의혹만 쏟아 낸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유야무야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당시 불법의 핵심인사로 지목된 ‘좌익효수’라는 이름을 쓴 국정원 직원은 원대복귀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사건의 종결이 현 권력층이 원하는 대로 된 것이다.

이를 보면서 우리는 1974년 8월 9일 대통령직을 사퇴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닉슨의 사퇴를 이끌어 낸 혁혁한 전과를 올린 워싱턴포스트의 젊은 기자 밥 우드워드와 그의 동료 칼 번스타인이라는 언론인, 콕스 특별검사와 그를 해임하라는 닉슨의 요구를 거부하고 스스로 사임한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장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닉슨의 도청 사실을 폭로한 워터게이트 보도의 주역인 칼 번스타인(왼쪽)과 밥 우드워드(오른쪽)

닉슨의 낙마를 가져 온 워터게이트 사건은 원싱턴 DC 워터게이트 호텔 경비원이 발견한 테이프 하나 때문에 시작되었다. 이 호텔 경비원은 묶인 테이프가 이상한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당시 호텔 내에서 민주당 대선본부 불법침입이 의심되는 5명을 한다.

체포된 이들은 자신들이 설치한 도청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 재설치를 위해 침입했다가 발각된 것이다. 도청기 재설치 도중 기 도청된 테이프를 화수하여 잠시 방치한 실수였다. 하지만 더 치명적인 실수는 그 중 1명이 자신들에게 일을 지시한 백악관 담당자 연락처를 기록해둔 수첩을 지닌 채로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것이다.

FBI는 수사에 들어갔으며, 사건 내용이 보도되자 닉슨 대통령 측의 지글러 보도담당관은 “3류 절도에 불과하다.”라고 주장, 백악관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은 백악관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FBI는 수사에 박차를 가했으며 닉슨 캠프가 깊숙이 가담한 정황을 계속 밝혀나갔다. 그러나 백악관은 CIA를 통해 FBI를 견제하면서 사건을 축소하거나 덮으려고 갖은 노력을 했다. 그때 워싱턴포스트의 젊은 기자 밥 우드워드는 동료 칼 번스타인과 함께 독자적으로 조사를 시작해, 사건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을 심층적으로 취재 신문에 발표했다. 여론은 일파만파로 커졌으며 닉슨과 캠프는 궁지에 빠졌다. 그리고 끝내 공작의 실체가 모두 폭로되면서 닉슨의 사임까지 이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미 도청은 성공했으며, 그로 인해 민주당 맥거번 대선후보 측의 모든 전략은 닉슨 측의 대항 전략에 요긴하게 쓰였다. 그런데 다 끝난 일이 관계자의 아주 작은 실수 하나로 발각되었다. 하지만 발각된 뒤 이를 덮으려는 무리한 시도는 닉슨과 그 캠프, 그리고 백악관과 행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주었다. 대선 상대였던 조지 맥거번이 여러 모로 닉슨의 상대가 되지 못하여 닉슨이 일방적 승리를 거둔 선거가 1972년 미국 대선이다.

미국 대선 역사상 최대의 표차라고 말할 수 있는 선거가 당시 선거였다. 재선을 노리는 현역 대통령 닉슨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맥거번은 급집 좌파로 몰리면서 자신이 주지사를 지낸 매샤추세츠주와 수도 워싱턴에서만 이기고 나머지 49개 주를 모조리 잃었다. 득표율을 38%였으나 선거인단은 단 17명만 확보했다. 반면 닉슨은 52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완승을 거뒀다. 이처럼 완승을 거둔 닉슨은 재선 대통령이며 모든 정보와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실체를 끈질기게 추적한 한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정신, 사건의 실세를 밝히라는 요구에 의해 임명된 특별검사의 책임완수, 그를 해임하라면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한 법무부 장관 등의 ‘자기 신념’은 거짓을 감추려는 닉슨을 좌에서 내렸다.

2015년 대한민국, 현직 저널리스트는 사직한 지 이틀 만에 청와대 대변인이란 직을 받았다. 그는 이제 권력자의 입을 자처하면서 언론을 쥐락펴락할 것이다. 앞서 거론했으나 경찰은 건물봉쇄가 임무인양 그 일에만 충실하다. 그리고 교육부 작원들은 자신들이 부른 경찰이 막고 있는 건물 안에서 ‘감금’운운하며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의 현역 의원들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

▲경찰이 봉쇄한 건물…

이상돈 교수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들 TF요원들의 작전은 이미 성공한 작전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론수렴기간이 끝나는 11월 2일은 근무일수로 사흘여 남았으므로 이미 그 조직 요원들은 임무를 완수하고도 남을 시간이란 것이다. 앞서 거론한 국정원 댓글 공작원도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발각되었다. 이미 공작은 끝난 상태였으며 그들의 공작은 앞서 수개월 동안 진행되었었다. 따라서 저들은 문을 열고 나와도 목적한 일은 완수했으므로 교육부의 행정고시는 절차대로 시행될 것이다. 즉 야당이 막아낼 수 없는 말이다.

그러나 도청을 알아내지도 막아내지도 못하고 완패했던 맥거번이 닉슨을 낙마시킨 것이 아니라 한 저널리스트의 집념과 특별검사의 신념이 닉슨을 끝내 견디지 못하게 했다.

마찬가지다. 야당은 막아내지 못하고 주류언론은 애써 외면하지만 독립언론 뉴스타파 소속 저널리스트들은 집념과 신념으로 사건의 실체를 쫓았다. 그 연장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부친의 일본식 이름이 ‘가네다 류슈’라는 것까지 밝혀냈다. 그 ‘가내다 류슈’가 ‘숙적 미영(美英)’을 쳐부수기 위해 반도의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고 선동하는 광고를 낸 사실도 밝혀냈다.

부친에겐 숙적이었던 미국이 아들 김무성에겐 “미국은 유일하고도 대체 불가한 동맹국”이다. 아버지는 일본 천황이 神이었고 아들 김무성에겐 미국이 ‘은인의 나라’다. 부친 가네다 류슈는 숙적 미영을 쳐부시기 위해 일본에 비행기를 사서 보내자고 하고 행동했으며, 아들 김무성은 미국에서 “F-22기 전투기를 얼마든지 사겠다”고 호언, 비행기 고객을 자임했다. 그가 지금 교과서를 국가가 만들어야 된다고 앙앙블락이다. 따라서 그의 내면은 그냥 밖으로 보인다.

이런 자들이 권력을 갖고 있으니 이 전쟁을 지금 이긴다고 이긴 것이 아니고 힘에서 밀렸다고 진 것이 아니다. 이 전쟁인 이미 이겨 있으며 질 수 없는 전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폭스 같은 특별검사이지만 나타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TF요원 21명 중에나 그 주변 누구라도 내부고발자가 다시 나타나 폭스가 나타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지도 모른다.

거짓은 수명이 짧다. 오죽하면 2년짜리 교과서를 만들려고 이처럼 국론을 분열 시키는가?라는 전직 국사편찬위원장 말이 나왔겠는가? 지금 졌다고 진 것이 아니므로, 이제 야당은 동숭동에서 나와도 된다. 더 있다가 덤테기를 써서 총선이란 큰 게임을 망치면 아니함만 못하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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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작전’ 펴듯 국정화 공작…“사실상 청와대가 진두지휘”

[국정교과서 ‘비밀 TF’ 파문]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입력 : 2015-10-26 23:05:38수정 : 2015-10-27 00:04:40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 파문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여권발 ‘역사 비틀기’ 논란 한가운데 정부 내 공조직과 별개 ‘비밀 조직’ 변수가 돌출한 것이다. 야당은 정부·여당이 ‘군사작전’하듯 치밀하게 추진한 국정화 증거이자 ‘밀실정치공작팀’이라고 총공세를 폈다. 특히 일일점검회의 등 청와대와의 관련성도 드러나고 있다. 인사발령도 내지 않은 비선조직 운영을 두고 ‘위법’ 의혹도 제기된다.

◆ 청 “TF 존재 알았다” 뒤늦게 시인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 조직 발각과 함께 청와대와의 연계성을 드러내는 증거들도 속속 돌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에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고 했던 청와대 해명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정황증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이 공개한 ‘TF 구성 운영계획(안)’은 TF 소관업무에 ‘BH(청와대) 일일점검회의 지원’이라고 적시했다. 일부 언론이 촬영한 TF 컴퓨터 화면에는 ‘09-BH’ 폴더가 발견됐다.

 

“청와대서 일일 점검 회의 지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 등이 26일 서울 종로구 국제교육원 앞에서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 운영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26일 “국립국제교육원에 있는 TF 비밀 사무실에서 교육부 및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제보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새정치연합을 찾아와 해명하면서 청와대와의 일일점검회의에 대해 “(청와대에) 가서 보고하기도 하고 내부 전산망으로 보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야권은 청와대가 TF와 정보를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국정화를 진두지휘했다면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청와대는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TF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TF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교육부에서 일상적 활동이라고 밝히고 있고 우리도 그렇게 안다”고 했다. ‘TF=비밀조직’이라는 주장엔 “누가 비밀이라고 하느냐. 교육부에서도 어젯밤 반박자료가 나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TF 존재는 인정하되 “일상적 활동을 했다”고 강변함으로써 파문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 행정예고 보름 전에 TF 사무실 입주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 존재와 함께 정부의 대국회·대국민 위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여론수렴을 위한 행정예고 이전부터 비밀 TF를 꾸려 국정화를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비밀 TF 사무실이 입주한 국립국제교육원에 확인한 결과 지난 추석(9월27일) 직후부터 TF가 사무실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가 지난 12일 ‘2017학년도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행정예고하기 보름 전이다. 특히 교육부가 이 건물 사용의견을 통보한 시점이 “추석 전”이라고 교육원 측이 증언함에 따라 TF는 훨씬 일찍 구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행정절차법 시행령 위반이라고 야당은 주장한다. 시행령 24조 4항을 보면 행정기관은 행정절차에 돌입하기 전 ‘행정예고 결과 제출된 의견을 검토해 반영 여부를 결정하고, 처리 결과 및 이유를 의견 제출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교육부는 “해당 근무인력은 별도 TF가 아니라 업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교육지원팀’에 보강한 인력”이라며 “직원 보강은 (9월 말이 아닌) 10월5일부터 순차적으로 실시됐다”고 해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국정화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힌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위증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 직제도 안 바꾸고 공무원 21명 동원

교육부는 비밀리에 운영한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를 직제에 반영하지 않았고, 파견 공무원 21명에 대해선 공식 인사발령을 내지도 않았다.

‘행정기관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대통령령) 17조 3항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이 한시 조직을 설치할 때는 관련서류를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고, 장관은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직제에 반영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돼 있다. 야당은 교육부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공무원이 인사발령을 받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일하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와 제58조(직장이탈 금지) 위반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단순 업무지원 성격이라 인사발령이나 직제구성이 필요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TF 인원 21명 중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은 5명에 불과하다”며 “인력보강이 아니라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에 국정교과서 전담국을 각각 1개씩 확대·설치하려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대선 공약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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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통곡의 바다'..짧은 만남 뒤 기약없는 이별

(추가) 2차 작별상봉 끝나..6박7일간 남 643명·북 329명 상봉
금강산=공동취재단/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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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6  12: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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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약없는 이별에 남으로 돌아가는 어머니나 남아있는 북의 아들 모두 억장이 무너진다. 저 유리창이 분계선이로구나.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전 9시(현지시간, 서울시간 9시30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마지막 날 작별상봉 행사가 오전 11시 끝났다.

금강산호텔 상봉장은 이날 찰나와도 같은 짧은 만남 뒤에 찾아온 기약없는 이별에, 참을 수 없는 가족들의 울음으로 거대한 통곡의 바다였다.

이날 날씨는 아주 맑아서 멀리 금강산이 또렷하게 보였으며, 새 소리, 개 짖는 소리 등이 호텔까지 들렸다.

아침 6시 30분이 넘어 남측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외금강호텔 1층 식당에는 약 100 여명의 가족들이 자리를 채웠으나 작별상봉을 앞두고 입맛을 잃은 듯 가족들이 떠난 자리엔 많은 음식들이 남겨졌다.

호텔 안에서 일하던 한 북측 접대원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여러 번 치렀는데 점점 연세가 많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돌아가시기 전에 어서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려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작별상봉 중 리충복 북측 상봉단장이 김선향 남측 방문단장과 함께 테이블을 돌면서 가족들의 사연을 듣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리 단장은 북측 여동생 한영원(여, 66)씨를 만나러 온 한영진(남, 70)씨에게 “마음에 맺힌 한이 한결 풀렸죠”라며 묻고는 “사실 다니면서 형제들이 식사도 같이 하고 대사 있을 때 모여야 하는데, 그런 날 오겠죠”라고 말했다.

영진씨가 “아쉽습니다. 무슨 말 했는지 모르겠고...”라고 하자 리 단장은 “마음 후련하게 해서 돌아가십시오. 또 만난다는 희망갖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덕담을 했다.

작별상봉을 마친 남측 이산가족 90명과 동반가족 164명 등 254명의 2차 방문단은 곧바로 여장을 꾸려 오후 1시에 금강산을 출발, 고성 CIQ을 거쳐 오후 5시 20분(서울시간)께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뒤 해산할 예정이다.

2차 방문단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동안 단체상봉 2차례, 공동중식과 환영만찬 각 1차례, 개별상봉과 작별상봉을 포함 총 6차례에 걸쳐 각 2시간씩 12시간의 상봉행사를 가졌다.

이로써 제20차 이산가족상봉행사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 동안 북측 방문단 141명을 남측 상봉단 389명이 만나고 23일 하루 쉰뒤 24일부터 26일까지 남측 방문단 254명이 북측 상봉단 188명을 만나고 최종 마무리됐다.

입고 왔던 코트 건네주며 “부자지간의 정이다”

   
▲ 이석주 할아버지 가족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작별상봉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공동 중식과 단체상봉에 나오지 않고 쉬었던 최고령 이석주(98) 할아버지는 북의 아들 동욱(70)씨에게 “코트 주고 싶어”라며 자신이 입고 있던 코트를 힘겹게 벗어서 아들에게 입혔다.

아버지는 코트 안쪽에 두르고 있던 체크무늬 목도리도 아들에게 건네주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딸 경숙(57)씨가 “아버지 옷 주니까 좋아?”라고 묻자 아버지는 환하게 웃으면서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부자지간의 정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걸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알아서 일까? 상봉 전 아들과 큰손자 몫으로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 일습을 자신의 체형에 맞추어 준비 해온 아버지가 마지막 작별의 순간에 벗어준 코트도 아들에게 딱 맞았다.

아들이 “아버지 130세까지 살아야지, 나는 100살까지 살게”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말은 고맙지만 그렇게까지 될지 모르겠다. 하하하”라며 웃음을 짓는다.

“자식들이 봉양 잘하면 130세까지 충분히 살아”라며 재차 말하고 곁에 있던 딸이 “아버지가 자꾸 죽는다고 소리하면 오빠가 속상해 해”라고 하자 아버지는 “으응(끄덕) 오래오래 살아야지”라고 대답했다.

딸 경숙씨는 전날 하루 종일 의사가 바로 옆에 붙어 있어야 할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던 아버지가 “아들을 만났는데 세월이 흘러서 많이 다르다고 느끼신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서 그런 거라고 제가 이해를 시켰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네 말이 맞다”며 금방 이해하셨다고...

헤어지는 순간 북의 형 동욱씨는 남의 동생 동진씨에게 큰 소리로 "동생아 아버지 잘 모시고, 어버지! 부디 부디 건강하세요. 130살까지 사세요"라고 말하며 끝내 동생을 껴안고 계속 울었다. 손자 용진씨도 "통일되면 다시 만납시다"라며 고모와 얼싸안고 울기 시작했다.

치매 노모 작별상봉에서 북측 아들 알아봐

치매를 앓고 있는 김월순(93) 할머니는 함경남도 갑산에서 피난 내려오면서 손을 놓친 큰 아들 주재은(72)씨를 65년만에 만났지만 온전히 알아보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전날 아들 재은씨가 선물로 드린 갈색 꽃무늬 스카프를 목에 걸고 상봉장에 나온 김 할머니는 재은씨가 자신의 부부증명사진을 꺼내 보여주자 “(아버지랑) 똑 닮았구나. 마누라는 어디 있니”라고 대답하며, 중간 중간 정신이 돌아온 모습을 보였다.

이때부터 아들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어머니, 헤어진지 70년 만이에요. 벌써 강산이 바뀌었어요”라고 말했다.

동행한 남측 딸 혜경(62)씨가 사진을 보며 “(72살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정말 똑같지 엄마?”라고 묻자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바꿔나도 모르겠네”라고 똑바로 말했다.

북측 손녀 영란(46)씨가 “통일되면 우리 집에 와서 살아요. 할머니. 우리는 할머니 고향에서 살아요”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손녀를 바라보면서 ‘고향에서 왔냐’고 묻고는 “기가 막히는 구나...”라고 대꾸했다.

어머니는 정신이 들었는지 자신의 왼쪽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 2개 중 붉은색 알이 박힌 금반지 하나를 꺼내 며느리에게 주려고 끼고 있던 것이라며 아들에게 주었으나 아들이 극구 안 받으려고 하자 “안 필요해도 내가 주고 싶어. 갖다 버리더라도 갖고 가라”고 기어코 아들 손에 반지를 쥐어주었다.

아들에게 계속 “이이는 누구야”라고 묻던 전날과 달리 김 할머니는 작별상봉장에서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볼에 뽀뽀를 하기도 했다. 또 “내가 죽어도 소원이 없어”라며, “고마운 세상이야, 우리 재은이를 만나고...”라고 말했다.

어머니를 팔로 껴안아 어깨에 손을 얹고 있던 아들 재은씨는 이 소리를 듣더니 이내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아들은 자기 이름을 말해 준 어머니가 고다웠는지 “우리 어머니 이제 정상이시네”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다시 남측에서부터 동행해 온 재은씨의 동생 재희(71)씨에게 “얘가 아들이야?”라고 묻자 재희씨가 “어머니가 놓고 온 아들이야. 상병이 이모가 키워서 대학도 보내고 장가도 보냈다잖아요”라고 알려주었다. 여동생의 이름이 나오자 김 할머니는 “상병이는 살았어”라고 물었고 재은씨가 “죽었어요”라고 대답하자 “상병이는 죽었어...”라고 눈물을 흘렸다.

헤어지야 하는 순간 형 재은씨는 동생을 껴안으며 "건강하게 살아라"는 한마디를 하고 동생을 부둥켜 안았다. 동생 재희씨는 한참을 껴앉고 있다가 "형, 마지막이 아니야. 이제부터 시작이야, 형이 어머니 모셔야 해"라고 울면서 말했다.

동생이 울면서 "형, 왜 내가 어머니를 모셔. 장남이 형이 모셔야지. 나 이제 안모실거야"라면서 투정부리듯 작별의 아쉬움을 표시하자 형은 계속 "알았다"며 동생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달랬다.

재희씨는 휠체어로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는 작별의 순간 엘리베이터 앞에서 어머니가 "같이 안가?라고 묻자 "통일되면 만납시다. 어머니"라고 눈물을 뚝 떨구었다.

동생은 작별의 순간을 멈추기라고 하겠다는 듯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핏덩이 버리고 왔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잖아...엄마"라며 오열했고 치매 걸린 할머니는 멍한 표정으로 "나 데리고 집에 갈거지"라고 말했다.

‘납북 아니야’ 부인..‘이렇게 아들 하고 만나려고 오래 살았구나’

   
▲ 이복순 할머니는 43년만에 만난 아들 정건목씨와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오대양호 선원으로 조업하다 북으로 간 정건목(64)씨는 작별상봉장에서 어머니 이복순(88) 할머니와 정매(66), 정향(54) 두 누이를 만나서는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착하자마자 울기 시작하는 정매 누이의 안경을 살짝 들고 손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휠체어로 이동하는 어머니가 조금 늦게 도착하자 며느리 박미옥(58)씨가 옆으로 다가가 끌어안고 볼에 볼을 대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건목씨의 눈가에 눈물이 가득하더니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리자 두 손으로 가슴을 치며 큰 목소리로 “아들이 이렇게 건강해요”라고 외쳤다.

정매, 정향씨는 기자들과 만나 오빠가 ‘납북’이라는 표현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거 아니야”라고 부인하고 있고 올케도 자신들을 찍는 카메라을 싫어한다고 전하면서 “잠깐 왔다 가는데 괜히 싫어하는 일 하기도 싫고 해서...”라고 말을 흐렸다.

건목씨는 부모형제의 정확한 생일과 주소를 다 적어갔으며, 예전에 살던 그집에 그대로 살고 있는데 주소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동생 정향씨는 상봉장에 들어서면서 “(전날) 서로 어릴 때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어머니께서 어제 ‘이렇게 아들 만나려고 오래 살았구나’하셨다. 이제 곧 작별 상봉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고 많이 아쉬워하신다”고 말했다.

이복순 할머니는 이날 너무 울어서 의료진이 건강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엄마에게 전하라. 내가 미안하다고..꼭”

아버지를 기다리는 북측 딸도 작별이 믿어지지 않아 상봉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북측 양강도 북측 혜산 출신으로 1.4후퇴 때 피난 내려오면서 데리고 나오지 못한 두 살배기 작은 딸 동선(66)씨를 만나러 온 최형진(95) 할아버지. 늙은 아버지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딸이 평안북도 선천에 살고 있는 듯 부녀는 한반도 지도를 그려놓고 평양, 서울,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부산의 위치를 표시하고는 기후며, 사는 형편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북의 외손자 전봉준(43)씨는 옆에서 말없이 외할아버지에게 물도 따르고 사과도 깎아 냈다.

최형진 할아버지는 갑자기 메모지를 꺼내더니 “어머니한테 내가 왔다 가고 또 미안하다고...꼬”하고 쓰더니 멈추었다. 그리고는 소리도 없이 흐느끼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꼭’이라고 쓰려다 못 쓴 것 같다.

할아버지는 딸에게 메모지를 잘 챙기라고 당부하고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다가도 다시 눈물을 흘리기를 반복했다. 딸이 사과를 깍아 아버지에게 드렸으나 아버지는 먹을 수가 없었다.

“굳세어라 딸아”

북의 딸을 만나 꿈같은 2박3일을 보낸 아버지는 딸을 염려해 기운을 내기도 했다.

석병준(94) 할아버지는 손수건만 만지작거리며 계속 울고 있는 북의 딸 보나(75)씨에게 “하여간 건강하거라”며 기운을 북돋웠다.

딸이 울면서 “아버지 사과드세요”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울지 말라. 절대 울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아버지를 모시고 온 남쪽 이복동생 순용(여, 49)씨가 “아버지, 백수하시면 또 언니 만날 수 있어요”라고 하자 아버지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면서 “가능해!, 난 가능해!”라고 큰 소리를 쳤다.

보나씨가 웃으면서 “하룻밤 자고 내일 고모한테 가서 (우리 만난 거)전달할게요”라고 말하고 순용씨는 “저희도 부산 가서 작은 아버지한테 소식 전할게요. 작은 아버지가 여기 오고 싶어 하셨는데 오시기 전에 몸이 편찮으셨어요”라고 말했다.

꽃신 신은 두 딸이 아버지께 바친 '고향의 봄'

   
▲ 구상연 할아버지가 65년 동안 잊지 않고 꽃신을 사다 준 북의 두 딸. 두살, 여섯살 어린 자식들이 벌써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가 되어버리다니 세월이 야속하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전날 개별상봉때 딸들에게 꽃신을 전한 최고령 구상연(98) 할아버지 가족이 모여 있는 테이블에서는 아버지를 모시고 온 남쪽 어린 동생 형서(남, 42), 강서(남, 40)씨가 북의 나이 많은 누이 송옥(71), 선옥(68)씨와 이야기 꽃을 피웠다.

형서: (큰 누이에게) “누나 혈압 조심해야 해”

송옥: 우리는 무상으로 치료받아. 돈 안내도 돼. 근심 걱정없다.

형서: 제가 아버지 혈압도 관리해 드리고 건강 챙겨드리는데, 누님도 남쪽에 계셨으면 제가 다 해드렸을 텐데.

송옥: 우리는 무상치료야. 돈 없어도 치료도 받고 약도 받아.

송옥: (본인 귀를 만지며) 나 아버지 닮았어. 귀 넓은 거 보라. 아버지 귀랑 비슷하지 않나.

형서: 큰 누나가 아버지 귀를 닮아서 오래 사실 거 같아.

형서: (두 누님의 생일을 적어가면서) 오늘이 동생(강서) 생일이야.

북의 두 자매는 아버지 앞에서 똑 같은 모양의 율동에 맞춰 ‘고향의 봄’을 불러드렸다.

그리고 두 딸은 아버지에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건강하게 사세요”라는 축원과 함께 큰절을 올렸다. 남에서 온 형서·강서 형제도 말로만 듣다 이번에 처음 본 북의 누이들에게 큰절을 하고 포옹을 했다.

아버지는 65년 전에 딸들에게 신발을 못 사주었던게 한이 되어서 전날 개별상봉 때 전한 꽃신외에 검은색 신발을 쇼핑백에 하나씩 담아 딸들에게 쥐어 보냈다.

큰딸 송옥씨는 선물을 받은 뒤에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 첫째도 조국통일, 둘째도 조국통일, 셋째도 조국통일이다. 반드시 통일되니까 건강하시라요”라고 말했다.

송옥씨는 남의 동생들에게 “늙으신 부모 잘 모셔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다시 한번 아버지에게 ‘고향의 봄’ 노래를 불러 드렸다.

“차라리 안 만나는게 더 좋았을 걸”

작별상봉을 10분 남기고 남편 전규명(86)할아버지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할아버지는 부인 한음전(87) 할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고마워. 걱정하지 마. 이젠 다신 못 봐”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살아있는 거 알았으니 원 없어. 생일날 미역국 계속 떠놓을게. 걱정말고 잘 가슈”라고 말하면서도 손수건으로 계속 눈물을 닦았다.

휠체어가 떨어질 때까지 손을 꼭 잡고 있던 할머니는 헤어지는 순간 동행한 아들 완석(65)씨에게 “복도까지 아버지 모셔다 드리라”고 했다.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은 채 몸을 돌려 남편의 뒷 모습을 보려다 바닥으로 넘어졌고 주변에서 부축해 일으키려 하자 “영감 갔어?”라고 물었다.

남편이 버스가 아닌 구급차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본 할머니는 휠체어에서 “일으켜 달라”고 한 뒤 누워있는 남편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울었고 할아버지는 한손으로 다시 못볼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고 한손으로는 완석씨의 손을 꼭 잡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울지마”라며,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더 좋았던 게 아닌가 싶어. 만나질 않았으면 이렇게 금방 헤어지지 않는 건데”라고 말했다.

   
▲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더 좋았던 게 아닌가 싶어. 만나질 않았으면 이렇게 금방 헤어지지 않는 건데” 상봉후 생기는 이 깊은 회환은 어찌 하나.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김진향 남측 방문단장과 리충복 북측 상봉단장이 북의 아들 한송일씨를 만나러 온 이금석 할머니와 자식들에게 건강과 장수를 축원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나냐.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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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추가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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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들이여, 침묵에서 깨어나라… 대선부정의혹 거론한 동아투위 성명서

언론인들이여, 침묵에서 깨어나라… 대선부정의혹 거론한 동아투위 성명서
 
이완규  | 등록:2015-10-26 12:13:04 | 최종:2015-10-26 12:17:2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 기사는 미디어오늘 기사(바로가기) 에서 발췌했습니다.

지난 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 41주년을 기념해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언론인들이여, 이제 그만 깨어나라’라는 성명서에서는 “패배주의와 무기력을 떨치고 자유언론을 살리기 위한 과감한 싸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언론인들이여, 이제 그만 깨어나라- ‘자유언론실천선언’ 41주년을 맞아>

지금 한국사회는 그야말로 총체적 파탄의 위기에 빠져 있다. 가장 큰 원인이 박근혜 정권의 독선과 패악, 무능과 반역사적 행태, 주권자들을 한갓 ‘신민(臣民)’으로 얕잡아 보는 오만함에 있음은 물론이다.

최근 벌어지는 일들만 보아도 박 정권의 본질과 실체가 여실히 드러난다.

2천만 노동자를 ‘쉬운 해고’의 희생자로 만들어 재벌과 대자본가들이 갈수록 ‘풍요’를 노래하도록 해주려는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의 ‘노동 재앙’, ‘1970년대 박정희의 한국적 파시즘과 민주·민생·평화 파괴를 합리화하고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죄악상을 지우거나 미화하려는 역사 쿠데타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 자체는 물론이고 민족공동체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 앞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오늘 언론인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원래 극우보수적인 매체들은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1987년 6월항쟁 이래 자유언론 실천과 공정방송 구현에 앞장섰던 선배들의 투쟁을 익히 알고 있을 언론노동자들이 굴종과 침묵을 계속하고 있는 현상은 아무리 선의로 본다 한들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의 하수인인 ‘낙하산 사장들’이 인사권과 편집·보도·제작권을 좌지우지하는 체제 속에서 아무리 진실을 보도하고 성실한 논평을 하려고 해도 벽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는 암담한 처지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41년 전의 ‘자유언론실천선언’이 명백히 주장했듯이 “본질적으로 자유언론은 바로 우리 언론 종사자들 자신의 실천 과제일 뿐 당국에서 허용받거나 국민대중이 찾아다 쥐어주는 것이 아니다.”

현재 대중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른바 ‘공영방송’은 완전히 박근혜의 친위대가 장악하고 있다.

한국방송의 이사장은 친일파의 후손이자 극우적 역사관을 가진 인물이고, 문화방송을 감독·관리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제일야당 대표를 비롯해서 국민 대다수를 공산주의자 또는 좌파로 몰아붙이는 ‘사상적 테러리스트’이다.

두 방송의 경영진은 오직 ‘정권 안보’에 전념하면서 자유언론이나 공정방송과는 정반대 길을 가고 있다.

우리는 ‘진보’를 표방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품고 있다.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아주 중대한 사건들에 대해서는 ‘침묵의 카르텔’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를 하나만 들어보기로 하자. 2012년 12월의 18대 대통령선거 투개표 과정에서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부정이 저질러졌다는 사실에 관해 2013년 1월 4일 2천여명의 시민이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을 때 그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지난 10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강동원이 대정부질의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투개표 조작을 폭로하면서 “공직선거법상 180일 이내에 대선무효소송 재판이 이뤄져야 하는데 1015일 째 심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도 ‘진보언론’은 그 사실을 묵살해버렸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그렇게 중대한 발언을 한 것이 단 한 줄짜리 기사도 되지 않는단 말인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강동원을 ‘터무니 없는 거짓말쟁이’라고 공격하자 일부 ‘진보언론’은 마지못해 한 귀퉁이에 그 사건을 보도했다.

박근혜가 국정원이나 다른 정부 기관들의 부정행위에만 힘입어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라 원천적인 투개표 부정이 더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 속보와 심층보도를 신속히 내보내야 하지 않는가?

언론인들이여, 이제 기나긴 굴종과 침묵에서 하루 빨리 깨어나라. 낙하산 사장들의 지배체제가 워낙 완강해서 아무리 저항해도 소용없다는 패배주의와 무기력을 떨치고 동지애로 뭉쳐 국민대중과 함께 자유언론을 살리기 위한 과감한 싸움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 정권은 몰락의 날을 향해 제종장치도 없이 비탈길을 내려가는 자전거나 다름없다. 언론노동자들이 민주화운동의 최전선에 나서지 않는 한 그 ‘자전거’는 미친 듯이 질주하면서 민중의 생존권을 유린하고 삶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우리 동아투위 구성원들은 언론 동지들이 장엄한 투쟁에 나선다면 자유언론의 깃발을 함께 들고 나갈 것을 엄숙히 다짐한다.

2015년 10월 23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886&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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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날 수 있겠지”..“통일이 돼야지”


2차 상봉 다섯 번째 단체상봉 마쳐..작별상봉만 남아
금강산=공동취재단/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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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5  18: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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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가족 2차 상봉 행사 이틀째인 25일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행사에 이어 오후 4시(현지시간, 서울시간 4시30분)부터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서 단체상봉이 진행되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행사 이틀째인 25일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행사에 이어 오후 4시(현지시간, 서울시간 4시30분)부터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서 단체상봉이 진행되었다.

예정돼 있는 총 여섯 번의 상봉행사 중 다섯 번 째이며, 남북 이산가족은 마지막 사흘째인 26일 오전 9시에 열리는 작별상봉만 남겨두고 있다.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는 북측 상봉 가족들이 먼저 들어와 앉아 있었고 10여분 뒤 남측 방문단 가족들이 입장했다. 앞서 몇 차례의 상봉이 있어서인지 한결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모든 테이브엔 ‘금강산관광기념’이라고 적힌 쇼핑백이 5개씩 놓여 있었고, 쇼핑백에는 물과 캔커피, 귤향사이다 각 1병씩, 그리고 과자 2~3가지가 들어 있었다.

이날 공동 중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던 최고령 이석주(98) 할아버지는 단체상봉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건강악화로 귀환 시까지 취재거부를 공식 요청했다. 아들 동진(61)씨는 “아프신 건 아니고 여전히 피곤하시다”며, “내일 작별상봉에 나오기 위해서 이번에도 쉬시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동생 동진씨는 북의 형 동욱(70)씨와 마주 앉아 두손을 꼭 잡고 “내가 오래오래 잘 모시고 있을테니 걱정마세요. 내일 볼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고 이에 동욱씨는 “니가 어찌됐든 그쪽에서는 장손이니까 잘 모시고 잘 이끌고...난 여기서 잘 지내니까”라고 대답했다. 동생은 “가슴에 새겨서 더 잘 모실게요”라고 형을 위로했다.

형은 돌아가신 어머니(이석주 부인, 94년 사망)의 사진을 꺼내 동생에게 건네면서 “그러니까 너한텐 큰 어머니다”라고 말했다.

남측 이승국(96)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온 북측 처남댁 김정옥(86) 할머니도 건강악화를 이유로 단체 상봉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버지를 모시고 온 딸 충옥(61)씨는 아내를 그리워하며 아버지가 쓴 시를 북측 조카인 임동빈(54)씨에게 전달하고는 “외숙모(김정옥)는 어때요? 허리가 많이 아프세요? 그래도 외숙모가 아들이 제일 효자라고...”라며 김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걱정했다.

오대양호 선원 출신의 정건목(64)씨는 어머니 이복순(88) 할머니가 상봉장에 들어올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서서 앉을 줄을 모르다가 정매(66), 정향(54) 누이가 먼저 들어오자 “어머니는 왜 따로 오시느냐”고 물었다.

휠체어를 타고 다른 경로로 입장한 어머니가 “오늘이 마지막이라 아쉽지”라고 묻자 아들은 오히려 어머니의 건강을 챙기며 “피곤하지 않아요? 물 좋고 공기 좋은 금강산인데 앓지 말아요”한다. 정매씨는 천정만 바라보다 한숨을 쉬며 “오늘이 지나고 내일 아침이면 작별인데 그런 거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같다”고 말했다.

정향씨는 “오빠가 싫어해서 언니와 엄마가 방송 나오기 싫어한다”고 말했다.

지난 1972년 오대양호 선원으로 납북된 자신의 신원에 부담을 느낀 건목씨가 개별상봉 때 가족들에게 특별히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얼굴 생김이 유난히 닮았던 어머니 이금석(93) 할머니와 북의 아들 한송일(74)씨는 흐르는 상봉시간이 아쉽기만 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세 번째 만나지만 아들은 계속 어머니의 손을 잡고 쓰다듬고 캐러멜을 하나씩 까서는 서로 먹여주었다.

어머니가 자신이 차고 있던 팔찌를 벗어서 아들의 팔에 끼워주려고 하자 아들은 기어코 다시 벗어서 어머니의 팔목에 끼워주었다.

북측 며느리 리미렬(70)씨가 선물을 내밀자 남측 시누이 경자(72)씨는 선선히 받으며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했다.

65년 만에 북의 부인 한음전(87) 할머니를 만나러 온 전규명(86) 할아버지는 테이블에 있던 과자봉지에서 웨하스 모양의 ‘우유백합과자’를 뜯어 부인에게 건네자 한 할머니는 과자를 두 개로 나누어 반쪽은 자신이 먹고 나머지 반쪽은 남편 입에 넣어주기도 했다.

특별히 대화가 많지 않고 행동 하나하나가 느릿하지만 상봉기간 내내 꼭 붙어앉는 모습이었다.

조순전(83) 할머니는 세 쌍둥이처럼 닮은 북의 여동생들 서분(79), 성녀(76), 귀녀(75)씨와 또 한 번 유쾌한 만남을 가졌다.

조 할머니는 테이블에서 동생들에게 “이거 먹어라”며 사탕을 던지고 이를 받아든 동생들이 모두 “언니 까주라”고 말하는 와중에 막내 귀녀씨가 사탕을 까서 큰 언니 입에 넣어주었다.

조 할머니가 사이다를 컵에 부어 귀녀씨에게 건네자 그걸 한 모금 마신 귀녀씨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면서 “톡 쏘네”라고 하자 또 한 번 박장대소를 하며 흥겨운 기운이 넘쳤다.

동행한 외조카 형만(57)씨는 들고 간 캠코더로 이 장면을 모두 찍고 있었다.

할머니는 동생들에게 “또 만나겠지? 또 만날 수 있겠지”라고 말했고 동생들은 “통일이 돼야지”라고 대답했다.

(추가-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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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포격사건과 흡수통일구상, 시계추 외교행보와 ‘작계 5015’

 
 
한호석의 개벽예감 <178>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5/10/26 [10:31]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주한미국군이 단독 조사한 8.20포격사건의 진상 
2. 긴장감 느끼는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군 지휘부
3. 평화통일 간판 아래서 추구하는 체제흡수통일구상
4. 박근혜 대통령의 ‘시계추 외교행보’에 숨겨진 사연
5. ‘작계 5015’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절대적인 믿음 
6. 조선인민군의 제3전선 구축과 미일동맹군의 한반도전선 출병 

 

▲ <사진 1>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인민군이 2015년 8월 20일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14.5mm 고사총 1발을 쏘았다고 주장하였지만,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14.5mm 고사총은 4열의 총신에서 총탄 4발이 한꺼번에 계속 발사되는 반항공무기이므로 1발만 쏠 수 없게 되어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내용이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주장이어서 강한 의혹을 불러일으키자, 스캐퍼로티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에게 8.20포격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라고 명령하였다.     © 자주시보

 

 

1. 주한미국군이 단독 조사한 8.20포격사건의 진상

 

<경향신문> 2015년 10월 19일부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에 따르면,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2015년 8월 20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발생한 8.20포격사건의 진상을 단독으로 조사하였다는 것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고 있으므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조사하였다는 말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조사하였다는 뜻이다. 주한미국군사령부 공보관의 말에 따르면,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M. Scaparrotti)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이 8.20포격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도록 직접 명령하였다고 한다. 주한미국군이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사태를 조사하면서 한국군을 배제한 것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62년 동안 처음 보는 놀라운 사건이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왜 미국군이 단독으로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을까? 그 까닭은 2015년 8월 20일 조선인민군이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19분 시차를 두고 14.5mm 고사총 1발과 76.2mm 견인포 3발을 각각 쏘았다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내용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14.5mm 고사총은 4열의 총신에서 한꺼번에 총탄 4발이 계속 발사되는 반항공무기이므로 1발만 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런 4열 고사총을 1발만 쏘았다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내용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주장이어서 강한 의혹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이 진상을 조사하였더니,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었다.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8.20포격사건의 진상을 조사한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은 조선인민군이 발사했다는 포격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포격증거가 없다는 말은 한국군 합참본부가 탄착점으로 지목한 곳에 76.2mm 포탄이 떨어진 흔적이 없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이 14.5mm 고사총으로 사격하는 총탄은 소구경이기 때문에 사격한 이후 탄착흔적을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76.2mm 포탄이 떨어진 탄착흔적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당시 14.5mm 고사총 1발과 76.2mm 견인포 3발을 쏘지 않은 것이다.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은 조선인민군이 14.5mm 고사총과 76.2mm 견인포를 쏘지 않았다는 두 가지 증거를 더 찾아냈는데, 한국군 합참본부가 포탄탄착점이라고 지목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경계초소에서 근무 중이던 한국군 병사가 사건 당시 “폭음을 듣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과 한국군 합참본부가 한국군의 열영상관측장비(TOD)에 촬영되었다고 주장한 포연이 연기인지 포연인지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의 진상조사결과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런 까닭에,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자기들의 조사결과를 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두 달이 지나도록 발표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해왔던 것이다.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의 진상조사결과를 보면, 당시 조선인민군이 14.5mm 고사총 1발과 76.2mm 견인포 3발을 남쪽으로 발사하지 않은 것이 분명한데, 조선인민군이 남쪽으로 고사총 1발과 포탄 3발을 발사한 것으로 오인한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의 고사총 1발이 발사되었다고 오인한 시각으로부터 1시간 11분이 지난 뒤에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500m 떨어진 비무장지대의 공터를 향해 155mm 자주포 29발을 조준사격하였다. 한국군 포병부대가 자주포 29발을 북쪽으로 사격한 것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아야 할 한국군 합참본부가 그의 작전통제도 받지 않고 자의적으로 저지른 매우 위험천만한 모험행동이었다. <사진 2>

 

▲ <사진 2> 주한미국군 특별조사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5년 8월 20일 조선인민군은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사격을 하지 않은 것이 분명한데, 상황을 오인한 한국군은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500m 떨어진 비무장지대 공터를 향해 위의 사진에 보이는 155mm 자주포 29발을 조준사격하였다. 그들의 오인사격은 조선인민군을 자극하였고, 전쟁위험을 일촉즉발상태로 격화시켰다. 아직은 반미통일전쟁의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조선인민군이 대응사격을 하지 않고 무력시위로 대응하였기에 망정이지, 만일 조선인민군이 평소에 예고해온 '불소나기 집중사격'으로 대응하였더라면 그 이후 전개될 상황은 상상하기 힘들다.     © 자주시보


조선인민군은 당시 사격을 하지 않았으므로, 한국군이 갑자기 자기들을 향해 선제사격을 감행한 것으로 판단하였을 것이다. 당시 조선인민군은 8월 22일 오후 5시까지 확성기를 사용하는 대북심리전방송을 중단하라는 최후통첩을 한국군에게 보낸 바 있었고, 조선의 전방작전구역에 준전시상태가 선포되어 그 지역의 군대와 인민들이 전투동원태세를 갖추고 있었는데, 조선인민군이 최후통첩에서 통보한 시각을 약 48시간 앞둔 초긴장된 시각에 한국군은 전투동원태세에 있는 조선인민군을 향해 155mm 자주포 29발로 오인사격을 감행한 것이다.


2013년 3월 7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은 서해 전방작전구역에 있는 장재도와 무도의 방어대들을 시찰하면서, “명령만 내리면 언제든지 멸적의 불줄기를 날릴 수 있게 경상적인 전투동원태세를 더욱 빈틈없이 갖추고 있다가 적들이 우리의 령해, 령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호되게 답새기고 다시는 움쩍하지 못하게 적진을 아예 벌초해버리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런데 한국군이 155mm 자주포를 비무장지대 북측 지역에 29발이나 쏘았으니, 조선인민군은 선제사격도발을 감행한 한국군에게 그들이 이전부터 예고해온 ‘불소나기 집중사격’을 퍼부었어야 하였다. 그러나 조선인민군은 ‘불소나기 집중사격’은커녕 1발의 대응사격도 하지 않았다. 어찌된 일일까?    


첫째, 당시 조선인민군은 한국군의 29발 포사격이 오인사격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므로, 한국군이 어떤 작전의도에 따라 선제사격을 감행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조선인민군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초소나 진지를 향해 사격하지 않고, 비무장지대 북측 지역의 공터를 향해 사격한 것은, 조선인민군의 대응사격을 유도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들이 더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한국군이 선제오인사격을 감행한 8월 20일은 한국군 5만 명과 미국군 3만 명이 출동한 대규모 대북전쟁연습이 나흘째로 접어든 날이었다는 점이다. 조선인민군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군이 대규모 대북전쟁연습 중에 선제사격을 감행한 것은 자기들의 대응사격을 유도하여 전쟁을 도발하려는 유인전술로 보였을 것이다.


둘째, 조선에서 말하는 반미통일전쟁은 조선인민군이 한국군의 유인전술에 말려들어 시작되는 국지전이 아니라 조선인민군이 결정적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는 어느 시점에 시작되는 전면전이다. 조선인민군이 한국군의 선제오인사격을 받은 8월 20일은 조선인민군에게 반미통일전쟁을 개시할 결정적인 날이 아니었고, 되레 한미연합군의 대규모 대북전쟁연습으로 조선인민군에게 불리한 시점이었다. 따라서 조선인민군은 섣불리 대응사격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은 대응사격을 하지 않은 대신, 잠수함연합부대, 공격헬기부대, 무인정찰기를 각각 출동시킨 강력한 무력시위를 전개하면서 한미연합군을 전방위로 위협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2015년 9월 7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알려지지 않은 8월위기사태의 급박했던 3일’에서 서술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3500


한편,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자신의 작전통제를 벗어나 자칫 대규모 무력충돌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오인사격을 감행한 한국군의 위험천만한 행동을 보고 노하였을 것이고, 그래서 주한미국군에게 한국군을 배제하고 8.20포격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라는 매우 이례적인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2. 긴장감 느끼는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군 지휘부


주목하는 것은, 한국군이 상황을 오인하고 위험천만한 선제사격을 감행한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궁금증을 풀어준 것은 <동아일보> 2015년 5월 17일부에 실린 보도기사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 이후 군사분계선에서 5건의 총격사건이 있었는데, 그 총격사건의 대부분이 한국군의 선제사격으로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한국군의 선제사격으로 총격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위험한 사태와 관련하여 주한미국군은 “실무조사작업을 진행해 보고서를 작성한 뒤 이를 근거로 한국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며,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한국군 합참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군의 대응태세가 지나치게 경직됐다”고 지적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엄청난 무력충돌사태를 불러올 뻔한 8.20포격사건은 2014년 후반기부터 일어난 일련의 총격사건들과 마찬가지로 한국군의 경직된 태도가 촉발한 사건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군의 그런 경직된 태도는 그들이 극도로 긴장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군을 상황오인으로 이끌어가고, 위험천만한 선제사격을 감행하게 만든 원인은 그들이 느끼고 있는 긴장감인 것이다. 2014년 하반기 이후 한국군은 왜 그처럼 긴장감을 느끼는 것일까?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우리나라를 둘로 갈라놓은 240km의 군사분계선 일부구간을 촬영한 것이다. 박정희 정권이 구축해놓은 콘크리트 분단장벽이 보이고, 그 앞에 이중 철책이 보이고, 멀리 경계초소가 보인다. 2014년 하반기 이후 군사분계선에서는 한국군의 선제사격으로 5건의 총격사건이 발생하였다. 스캐퍼로티 사령관마저도 한국군의 대응태세가 지나치게 경직됐다고 지적할 만큼 한국군은 긴장감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첫째, <국방일보> 2013년 12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현 상황의 엄중함과 예측불가능성을 감안할 때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민관군이 함께 항시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였고, 같은 날 진행된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도 “현재 한반도 정세와 우리의 안보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하면서 “강력한 대응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것처럼, 위의 보도기사에 서술된 박근혜 대통령의 상황인식은 급박해 보인다. 당시 그는 2014년에 전쟁위험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2013년 12월 1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급박한 상황인식을 드러내 보였다. 그 무렵 그는 2014년에 전쟁위험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한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그처럼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 자주시보


박근혜 대통령의 그런 예상은 국가정보원의 2013년도 대북정보평가에 근거한 것이었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국정원의 2013년도 대북정보평가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조선의 반미통일전쟁이 2014년 중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2013년 10월 8일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대북정보보고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년 안에 무력통일을 하겠다고 수시로 공언하고 있다”고 말했고,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2013년 12월 31일에 발표한 정세전망보고서에서 2014년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끝난 뒤 “(한미연합군의) 대북경계태세가 이완된 시점에 (조선인민군이)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하였던 것이다. 국정원과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위와 같은 대북정보평가는 2014년 3월 이후 어느 시점에 조선의 반미통일전쟁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고 예고한 것이었다.  
국정원과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2014년 전쟁위기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되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이후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대통령이 그처럼 바짝 긴장하는 판이었으니, 전쟁문제를 전담하는 한국군 지휘부가 긴장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그런 긴장상태가 2014년에 끝난 게 아니라 2015년 10월 하순을 지나고 있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 <사진 5> 2015년 7월 15일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위원장이 되고 각계각층 인사 149명이 참가하는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부정하면서 '통일대박론'을 주장하고,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현상이다.     © 자주시보
▲ <사진 5> 2015년 3월 10일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통일준비위원회가 체제흡수통일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연구하고 있다는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 발언이 일파만파를 불러일으키자 그는 용어선택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변명으로 자기의 비밀누설행위를 덮어버리려고 했다. 위의 사진은 체제흡수통일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그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변명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그의 발언에서 드러난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정권은 앞에서는 평화통일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체제흡수통일을 추구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그들이 추구하는 체제흡수통일은 체제흡수무력통일이다.     © 자주시보

 

 

3. 평화통일 간판 아래서 추구하는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통일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꺼내놓은 특이한 대통령이다. 6.15공동선언이나 10.4선언이 발표되어 한반도 전역이 조국통일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때에도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은 통일이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부정한 박근혜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일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통일대박론’도 그의 창작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입으로만 통일을 외우는 게 아니라 실제행동으로 나아갔다. 그는 2014년 7월 15일 자신이 위원장으로 되고 각계각층 인사 149명이 참가한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일준비위원회를 창성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사진 5>


<한겨레> 2014년 12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통일준비위원회는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이 되는 2015년 1월 중에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하자고 북측에 공식 제안하였는데, 이런 대북제안은 “청와대의 뜻에 따라 서둘러” 나온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의 뜻에 따라 남북당국회담 개최문제를 서둘러 제안하였다는 말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당국회담 개최를 서둘렀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1월 2일 정부요인들, 여야지도부, 장관급 각료들, 청와대 비서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 “정부는 통일이 이상이나 꿈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로 구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준비와 실천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드러냈다. 
대통령이 그처럼 통일의지를 드러내는 판이니, 정부기관들도 덩달아 통일의지를 표명하였다. 이를테면, 2015년 1월 1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남북국회의장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것이나, 국방부가 2015년 1월 5일 ‘통일준비 워크숍(토론회라는 뜻의 외국어-옮긴이)’을 개최한 것이나, 범정부차원에서 ‘평화통일기반구축법(가칭)’을 2015년 안에 제정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나, 한국은행이 한반도경제통합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 등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정권이 말하는 통일은 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와해시켜 자유민주주의체제로 단일화하는 체제흡수통일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2015년 3월 10일 서울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합의가 아닌 다른 형태의 통일도 준비하고 있다. 통일과정에는 여러 가지 로드맵(추진경로라는 뜻의 외국어-옮긴이)이 있으며, 비합의통일이나 체제통일에 대한 팀(실무반이라는 뜻의 외국어-옮긴이)이 우리 조직에 있다. 통일준비위는 평화통일을 전제로 한 조직이지만 밖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 내 다른 조직에서도 체제통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체제흡수통일은 우리가 하기 싫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문제 관련 발언들 가운데서 가장 자극적인 발언은 2015년 7월 10일 비공개로 진행된 통일준비위원회 집중토론회에서 나왔다. 그는 “독일경험 등에 비춰보면 며칠 또는 몇 달 뒤에라도 통일이 될 수 있으니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명백하게도, 박근혜 대통령은 체제흡수통일이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인식이 아니라 믿음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주목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체제흡수통일론을 꺼내놓기 시작한 시점이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그는 2014년 중반부터 체제흡수통일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그러한 행동은 조선의 반미통일전쟁이 2014년 3월 이후 어느 시점에 일어날 것이라고 2013년에 예고했던 국정원과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대북정보평가내용과 일치한다. 다시 말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조선의 반미통일전쟁에 맞서는 방책으로 체제흡수통일구상을 가다듬으며 통일준비위원회를 가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구하는 통일은 평화통일이 아니라 체제흡수무력통일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정권이 체제흡수무력통일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은 전시에 10개 향토사단을 민사작전부대로 전환시켜 점령지역 주민들을 “대한민국 국민화”하는 “수복지역 민사작전”을 “안정화 작전”이라는 명칭으로 준비하였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4. 박근혜 대통령의 ‘시계추 외교행보’에 숨겨진 사연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락가락하는 이상한 외교행보로 국제사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시각각 침몰하는 한국 경제를 살려내기 위해서, 또는 조선의 ‘핵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락가락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의 ‘시계추 외교행보’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이다. 다시 말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의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오락가락하는 그의 특이한 외교행보에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은 아래에 서술한 두 가지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첫째, 2015년 9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방문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긴장상태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이런 모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그 귀결점은 평화통일이다. 앞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서 중국과 같이 협력해 나가기로 그렇게 이야기가 된 것이고, 그래서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 건가에 대해서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 사이에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평화통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그의 진짜 속셈은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이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자기의 체제흡수통일구상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고 하였던 것이다. 


둘째, 2015년 10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열린 백악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향후 한반도 상황전개와 평화통일과정에서 상호조율된 대북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평화통일여건조성을 위한 한미고위급전략협의를 심화키로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기서도 평화통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그가 언급한 한미고위급전략협의라는 것은 평화통일에 전적으로 배치되는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와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를 뜻한다. <사진 6>

 

▲ <사진 6> 미국과 중국을 번갈아 오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오락가락 외교행보'가 국제사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위의 사진은 2015년 10월 16일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 직후 백악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건에서 두 정상이 두 손을 맞잡고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다. 그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작계 5015'에 관한 한미고위급전략협의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뜻을 담은 발언을 꺼내놓았다.     ©자주시보


구체적으로 말하면, 2015년 4월 한미통합국방협의체는 확장억제정책위원회(RDPC)와 미사일대응능력위원회(CMCC)를 통합하여 한미억제전략위원회를 결성하였는데, 이 위원회에서는 방어(Defense),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를 뜻하는 이른바 4D작전개념을 대북전쟁계획으로 가다듬고 있다. 이런 정황은 최윤희 당시 합참의장과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2015년 6월에 서명한 새로운 대북전쟁계획인 ‘작계 5015’의 내용이 4D작전개념을 들고 나온 한미억제전략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보완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5년 10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에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평화통일여건조성을 위한 한미고위급전략협의를 심화키로 했다”고 말한 것은,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작계 5015’에 관한 한미고위급전략협의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위에 서술한 두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자신의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그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작계 5015’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시계추 외교행보’에 숨겨진 사연이라고 결론할 수 있다.

 

 

5. ‘작계 5015’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절대적인 믿음


체제흡수무력통일을 목표로 하는 공격형 전쟁계획인 ‘작계 5015’를 처음으로 적용한 한미연합군의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2015년 8월 20일, 상황을 오인한 한국군은 155mm 자주포를 동원한 29발의 선제오인사격으로 조선인민군을 심하게 자극하였고 전쟁위험을 일촉즉발상태로 격화시켰다. 아직은 반미통일전쟁의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조선인민군이 대응사격을 하지 않고 무력시위로 대응하였기에 망정이지, 만일 조선인민군이 평소에 예고해온 ‘불소나기 집중사격’으로 대응하였더라면 한국군 전방부대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고, 그 이후에 전개될 상황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처럼 위태로운 상황에서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에 집착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정권이 절대적으로 믿는 대상은 미국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정권은 그들의 눈에 체제흡수통일구상을 실현해줄 것으로 보이는 미국군의 작전능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들이 믿는 대상은 전시에 동서횡단 249km의 전선을 한국군과 함께 방어해줄 주한미국군, 그리고 일본자위대와 함께 한반도전선에 긴급히 투입될 주일미국군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이 합세한 북진공격으로 전쟁에서 이겨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미국군이 작성한 ‘작계 5015’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정권에게 그런 전쟁승리의 믿음을 안겨주었다. 그런 믿음을 가졌기에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7월 10일 비공개로 진행된 통일준비위원회 집중토론회에서 “며칠 또는 몇 달 뒤에라도 통일이 될 수 있으니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진 7>

 

▲ <사진 7>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전쟁계획인 '작계 5015'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일동맹군이 한반도전선에 투입되어 방어를 공격으로 역전시키고 북진하여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요즈음 미일동맹군의 전투력을 급속히 강화시키고 있으니, 그것을 본 박근혜 대통령이 '작계 5015'를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위의 사진은 2015년 4월 29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미일정상회담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모습이다.     © 자주시보


전시에 ‘작계 5015’에 따라 작전하게 될 미국군에게 전쟁승패를 좌우할 결정적인 요인은 미일동맹군을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한반도전선에 투입하여 방어를 공격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가 하는 데 있다. 
미일동맹군이 한반도전선에 투입되면 한미연합군의 방어전이 북진공격전으로 전환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작계 5015’가 가리키는 대북전쟁의 기본방침인데, 박근혜 대통령은 미일동맹군 투입으로 전세역전이 일어나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줄줄이 패전해온 군대를 과연 믿을 수 있으며, 그런 군대가 작성했다는 전쟁계획 ‘작계 5015’를 믿어도 되는 것일까?

 

 

6. 조선인민군의 제3전선 구축과 미일동맹군의 한반도전선 출병 


미국군에게 ‘작계 5015’가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에게도 반미통일전쟁 작전계획이 있을 텐데, 반미통일전쟁 작전계획은 존재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반미통일전쟁에서 조선인민군이 미일동맹군을 격파하기 위해 자기의 전투력을 일본에 긴급히 투입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것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한미연합군 후방지역에 제2전선을 구축하는 동시에 일본에 제3전선을 구축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자위대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이 바다를 건너와 자기들을 공격하리라고 오래 전부터 예상해왔다. 이를테면, 일본 시사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2003년 2월호가 보도한, 일본자위대의 ‘조선반도사태 대처계획’에 그런 예상이 반영되어 있다. 일본은 그 전쟁계획을 1994년에 작성하였다고 하는데, 21년 전에 작성된 전쟁계획이므로, 오늘날 전체적으로 변모된 작전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전쟁계획의 내용을 수정, 보충하면서 서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반도사태 대처계획’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이 일본 공격에 많은 전투역량을 투입하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일본에서 비정규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런 예상에 따라, 일본자위대는 조선인민군이 1개 특수전여단 10,000명 병력으로 일본육상자위대 150,000명과 싸우는 전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고 한다. 조선인민군이 일본에서 15 대 1일의 전투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일본자위대가 언급한 조선인민군 특수전여단은 전시에 지상, 지하, 해상, 공중, 수중을 포괄하는 5차원 특수전을 입체적으로 전개할 ‘폭풍군단’에 배속된 여러 여단들 가운데 하나다. 
<데일리NK> 2009년 3월 26일부 기사에 따르면, 원래 ‘폭풍군단’은 총 12개 여단으로 편성되었는데, 그 중 2개 여단이 1999년에 항공군으로 이전되어 ‘폭풍군단’이 10개 여단으로 되었다고 한다. 1999년에 항공군으로 이전된 2개 여단이 전시에 각종 수송기를 타고 제2전선과 제3전선에 공수투입될 항공륙전려단들이다. 항공군으로 이전된 1개 여단에는 6,000명 병력이 배속되었으므로, 전시에 항공륙전병 12,000명이 제2전선과 제3전선에 각각 공수투입되는 것이다. 이들 전원은 육탄자폭정신으로 무장한 최정예 특수전병력이다. 그러니 일본자위대를 상대로 15 대 1의 전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 8>

 

▲ <사진 8>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60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항공륙전병들이 수송차량을 타고 주석단 앞을 지나고 있다. 이들은 육탄자폭정신으로 무장한 최정예 특수전병력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한번에 항공륙전병 2,600명을 일본에 구축될 제3전선에 투입하여 미일동맹군을 공격할 수 있는데, 그들 가운데는 핵배낭특전병들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그런데 전시에 일본에 구축될 제3전선에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병을 공수투입하려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항공륙전병을 실어 나르는 수송기들이 일본 영공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일본의 방공망부터 무력화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조선인민군이 일본의 방공망을 선제공격으로 파괴해야 하는데, 조선인민군에게는 그런 선제공격전을 수행할 강력한 미사일부대가 있다. 21년 전에 작성된 ‘조선반도사태 대처계획’에서는 전시에 일본에 대한 조선인민군의 미사일공격이 스커드미사일이나 몇 발 쏘는 것으로 아주 과소평가되어 있지만, 오늘 조선인민군의 미사일공격력은 21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강되었다. 미사일의 파괴력, 타격정밀도, 발사방식, 보유수량 등이 전체적으로 수 십 배 증강된 것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미사일로 일본의 방공망을 공격한 뒤에 공습을 시작할 것이다. 조선인민군에게는 일본을 타격할 공습능력이 있다. 일본이 21년 전에 작성한 ‘조선반도사태 대처계획’을 보더라도, 조선인민군은 경폭격기 약 65대, 전투기 약 125대를 동원하여 일본을 공격할 것으로 일본자위대는 예상하였다. 그런데 오늘날 조선인민군의 공습능력은 21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강되었으므로, 미사일공격에서 살아남은 일본의 방공망을 공습으로 완파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투기들이 주일미국군기지를 공격하는 공습훈련에 열중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2015년 4월 6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붉은 매’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에서 서술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19621


다음으로, 조선에서 일본까지 항공륙전병을 공수할 중거리 수송능력을 가진 수송기들이 필요하다. 현재 조선인민군이 전시에 제3전선에 투입할, 중거리 수송능력을 가진 수송기는 21대인데, 그것을 모두 동원하면 한 번에 항공륙전병 2,600명을 제3전선에 공수투입할 수 있다. 
제3전선에 공수투입되는 병력 가운데는 극소형 전술핵탄을 원격조종으로 폭발시켜 주일미국군기지들과 일본자위대기지들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조선인민군 핵배낭특전병들도 포함될 것이다. 조선인민군 핵배낭특전병에 대해서는 2013년 8월 4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전설 속의 핵배낭이 나타난 사연’에서 서술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셋째, ‘조선반도사태 대처계획’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잠수함 약 10척과 소수의 소형함정으로 일본을 공격할 것으로 일본자위대는 예상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예상은 21년 전에나 들을 수 있었던 ‘옛날이야기’다. 오늘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는 일본의 주요항만을 모조리 봉쇄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었다.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에 대해서는 2014년 6월 23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세계가 놀랄 북의 잠수함련합부대의 위력’에서, 그리고 2015년 8월 31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8월위기사태는 어떻게 평정되었는가?’에서 각각 서술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사진 9>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3414

 

▲ <사진 9> 오늘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는 일본의 주요항만을 모조리 봉쇄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었다. 전시에 조선이 제3전선에 잠수함연합부대를 투입하면, 그 부대는 수중매복구역에서 매복하였다가 미일동맹군이 한반도 출병에 이용할 해상수송로를 봉쇄할 수 있다. 위의 사진은 2015년 5월 9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진행된 탄도탄수중시험발사에 참가한 전략잠수함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그 날 이 전략잠수함에서는 다발각개조준식 핵탄을 장착하는 최첨단 잠대지미사일 북극성-1호 2발이 수중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본해상자위대도 잠수함 전력이 강하다고 하지만, 잠수함 50여 척으로 편성되는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할 것이다.     © 자주시보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미일동맹군이 한반도전선으로 출발하기 전에 그들의 기지들을 맹렬한 동시다발식 공격으로 파괴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미일동맹군을 한반도전선에 긴급히 투입하고, 한국에 체류하는 미국인들과 일본인들을 일본으로 긴급히 대피시키려는 ‘작계 5015’는 실현될 수 없는 전쟁계획인 것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정권은 전시에 미국의 대북전쟁계획이 제대로 작동되어 체제흡수무력통일구상이 실현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들은 미국군이 외우는 ‘작계 5015’라는 이름의 주술에 홀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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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연대 <박근혜퇴진, 미군떠나라> 동시다발 1인시위투쟁 156일차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10/26 09:56
  • 수정일
    2015/10/26 09:5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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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연대 <박근혜퇴진, 미군떠나라> 동시다발 1인시위투쟁 156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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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156일째 코리아연대 <박근혜퇴진, 미군떠나라> 동시다발1인시위투쟁이 미대사관앞과 미대사관정문맞은편광화문광장, 서울구치소앞 등 3곳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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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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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정화 TF 비밀리 운영하며 '청와대 일일보고'

 
9월부터 이미 가동 중… 야당 교문위원 현장 긴급 방문
서어리 기자 2015.10.26 02:10:16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공식 조직 체계에 없는 비선 조직으로, 국정화 발표 전인 9월부터 청와대에 일일보고하는 등 밑작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5일 "교육부가 지난 9월 말부터 국정화 추진 작업을 위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교육부 산하 국제교육원 건물에 TF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며 'TF 구성 운영계획(안)'을 공개했다.

이 TF팀은 단장 1명, 기획팀 10명, 상황관리팀 5명, 홍보팀 5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단장은 오석환 충북대학교 사무국장, 기획팀장은 김연석 교육부 교과서정책과 역사교육지원팀장이 맡고 있다. 오 사무국장은 교육부의 정식 파견 발령도 받지 않은 채 TF단장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국정화 TF 운영계획안.


문건 내 '담당업무' 항목에는 팀별 소관업무가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기획팀은 '집필진 구성 및 교과용도서 편찬심의회 구성' 등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기로 한 업무와 '교과서 분석 및 대응논리 개발' 등 업무를 맡았다.

상황관리팀 업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BH 일일 점검 회의 지원'이다. BH, 즉 청와대가 국정 전환 작업을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홍보팀 업무 내용에는 온라인 동향 파악뿐 아니라, '기획 기사 언론 섭외, 기고 칼럼자 섭외' 등이 명시돼있다.

정부는 지난 10월 8일 국감 때까지도 국정화와 관련돼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문건 내용이 사실일 경우 정부의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나는 셈이어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굳게 닫혀있는 국립국제교육원 건물. ⓒ프레시안(서어리)

 

 

ⓒ프레시안(서어리)


"청와대 수석, 차관도 다녀갔다는 제보 있어"

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TF 구성원들이 일요일에도 근무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TF 업무 공간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대학교 국제교육원을 방문했다. 도 의원을 비롯해 김태년,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오후 8시께 도착해 내부 직원들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건물 내 직원들은 문을 걸어 잠근 채 불을 끄고 침묵을 지켰다.

현장에 있는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국회 교문위원 신분을 밝힌 뒤 국정화 TF 운영에 대한 제보 내용을 확인하고자 왔다고 했지만 묵살 당했다"며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간 직원들은 우리가 왔다는 소식에 사라졌고, 나머지 직원들은 그대로 건물 안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청와대 수석도 다녀갔고, 어제는 차관도 왔다 간 것으로 들었다"며 "현재 건물 안에는 직제 안에 있는 21명을 제외한 다른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오후 9시경에는 1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출동해 야당 의원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후 10시경에는 정청래, 박홍근,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다른 야당 의원들도 속속 현장에 도착했다.

 

 

 

▲25일 국정화 TF 운영 제보를 받고 국제교육원에 방문한 국회 교문위원들이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서어리)

 

 

"행정예고 기간 중 국정화 작업? 행정절차법 위반 소지"


현장에 있는 야당 의원들은 오후 10시 반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밀리에 국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부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도 의원은 "지금은 행정예고 기간인데도, 이미 (정부가) 9월 말부터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렇게 사무실을 마련해서 몰래 비밀스럽게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 위반 소지도 문제 삼았다. 도 의원은 "행정절차법에는 (행정예고 기간에) 국민 여론을 충분히 듣고 공청회도 하고 난 뒤에 확정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며 "현재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데도 실질적인 일을 집행하는 건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김태년 의원은 "계속 떳떳하다면 문을 열고 그런 작업하지 않았다든지 얘기를 할 것"이라며 " 보시다시피 안에 사람이 있는데도 불까지 꺼놓고 있다. 떳떳하지 않은 작업을 한 걸로 보인다"며 즉각 해명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 장관, 기조실장 등에게 수 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결국 새벽 1시 10분께 최소 인력만을 남겨둔 채 귀가했다. 도 의원은 "교육부 대변인이 밝힌 입장만을 전해들었는데, 이팀이 내부 인력이 부족해서 필요한 TF고 당연히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고, 앞으로도 계속 운영할 거라고 한다"며 "그렇다면 내일 오전에 다시 와서 사무실에 들어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내부의 불은 모두 꺼졌으나 불 꺼진 방 안에서 사람이 오가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프레시안(서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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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서 몽둥이로 연어 50만마리씩 잡았다

 
황선도 2015. 10. 23
조회수 10363 추천수 0
 

황선도 박사의 연어 이야기 ③ 세계적 식품 연어

조선 때 함경도 토산품으로 유명, 그물 들면 작살과 몽둥이로 잡아

오메가3 지방산 많아 건강식으로 인기, 원주민에게 삶의 뿌리

 

04668464_R_0.jpg» 우리나라의 연어는 주로 노르웨이에서 수입한다. 사진은 노르웨이 트롬쇠 살마르 연어 양식장에서 직원이 다 자란 연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박미향 기자
 
우리나라 연안에서 연어 어획량은 저조하며 다른 대상종을 어획할 때 부수적으로 잡히는 정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대형마트에서 볼 수 있는 연어는 주로 노르웨이를 비롯한 알래스카와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한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sa1.jpg» 바다에서 부수어획으로 잡힌 연어 사진=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FIRA) 정순봉 조사원
 

■ 연어에 관한 과거 기록
   
연어는 최근에 노르웨이나 러시아 등지의 서양에서 수입되어 들어온 생선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연어가 없었던 걸까? 
 
고전을 살펴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예전부터 연어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훈몽자회>에는 연()자를 ‘련어 련’이라고 적고,<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연어를 ‘魚’라고 쓰여 있으며,<난호어목지>에는 연어를 ‘年魚’라 하는 등 한자로 연어를 魚 또는 年魚라고 적은 것으로 봐서 그 당시에도 연어라는 존재가 명확하였음을 말해준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중국 사신이 건어물 무역을 의뢰하여 함길도(지금의 함경도)와 강원도에 건연어를 때맞추어 준비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함길도에서 어류, 육류, 진상품 등을 맡아보는 조선의 관청인 사재감에 연어를 바쳤다는 기록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동해의 북쪽 바다에서 연어가 생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또 두만강 지류인 함경도 고원군 덕지강은 연어가 많이 나기로 유명하며, 연어가 토산품으로 들어 있는 지방이 함경도에 많고 강원도와 경상도에도 몇몇 지방이 있다고 적혀 있다. 뿐만 아니라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연어는 어전(漁箭, 고기잡는 대나무살)을 설치하여 잡았으며, 어리(漁利, 어업상의 이익)가 전국에서 함경도가 최고라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동해안에서 연어가 어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DSCN0159_zps651e8f09.jpg» 미국 오리건 주의 원주민 치누크 족이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를 잡는 모습을 담은 그림. 조선시대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잡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허균의 문집<성소부부고>에서는 ‘연어는 동해에 있는데, 알젓은 좋은 안주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서유구의<난호어목지>에는 연어에 대하여 ‘동해에 일종의 물고기가 있는데 큰 것은 길이가 두서너 자이고 비늘은 가늘며, 청색 바탕에 고기의 빛깔은 담적색이다.’라고 하였으며, 그 알을 설명하여 ‘알의 모양이 명주(明珠, 밝은 구슬) 같고 빛깔은 담홍색인데, 소금에 절이면 심적색이 되고 삶으면 다시 담홍색이 되며 빛깔 중에 심홍색의 한 점이 있다.’라고 하여 연어 고기와 알을 매우 세심하게 관찰했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그 알은 서울사람들이 매우 좋아한다.’라고 하여 연어의 이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에 이미 연어를 건제품이나 염장품으로 가공하였고, 알은 젓갈로 가공하여 이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1890년대 초의 한 조사에 의하면, 원산 앞 영흥만과 연결되는 여러 하천에 연어가 많이 소상하는데 작살로 찔러 잡는 어법만으로도 하루에 2000∼3000마리를 어획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한말 자료에는 두만강에 소상하는 것이 가장 많으며 하천에 어망을 설치해 놓고 연어가 그물에 들면 작살이나 몽둥이로 이를 잡아냈다고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당시 어획량은 두만강에서 연간 50만마리이고, 덕지강과 용흥강에서 2만∼3만마리였다고 하나 연어가 어획량이 많은 생선으로 취급되지는 않은 양이었다. 오늘날에도 강원도와 경상도의 하천에 올라오고 있기는 하나 그 수가 많지 않다.
 
■ 연어 치어의 인공생산과 방류 역사

sa2.jpg» 모천으로 회귀한 연어 맞이하기. 사진=FIRA 양양연어사업소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서는 매년 봄이 되면 인공부화하여 겨우내 키운 어린 연어를 방류하고 있으나, 어미 연어의 회귀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연어가 회귀는 하천의 물이 오염되고 골재 채취로 산란장소가 사라지는 것이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수변이 점점 도시화하면서 울창했던 숲이 줄어들어 계곡과 하천의 수온이 높아지게 되니 냉수성 연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게 되고 모천회귀도 점차 어렵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연어의 보존 대책이 시급하나 도시의 끝없는 현대화와 인간의 탐욕을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딜레마이다. 
 
현재 과학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산란하러 올라온 어미 연어를 잡아 알을 짜내 인공적으로 수정과 부화를 시켜서 어느 정도 자라 생존율이 높아지는 크기까지 안전하게 키운 다음, 자연에 대량 방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일련의 기술개발을 과거에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그 기반을 만들었고, 지금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FIRA) 양양연어사업소에서 지속적으로 자원을 증식하고 있다.
 
연어의 인공채란과 치어생산은 1758년 오스트리아의 육군사관 루드윜 야콥(Rudweek Yacobe)이 송어 알을 인공수정시켜 부화하는 데 성공한 이후, 200년 넘게 유럽과 북미의 연구자들에 의해 부화기와 부화기술이 개발되었다. 러시아에서는 1854년 니오루스크(Nieorusk)라는 곳에 부화장을 설치하여 1859년에 라스키(Rasky)에 의해 종래의 습식 수정 방식을 건식으로 개량하여 수정율을 높였다. 미국에서는 1871년 박스포드(Baxford)에 처음으로 부화장을 만들어 운영하였는데, 아트킨스(Atkins)에 의하여 개발된 아트킨스식 부화기는 부화율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sa3.jpg» 인공생산된 어린 연어. 사진=FIRA 양양연어사업소 김주경 연구원
 
우리나라 연어 치어 생산·방류에 대한 역사를 통해 연어자원조성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1913년 함경남도 고원군에 일본인이 관영 연어인공부화장을 건립한 것을 시초로 1920년에는 금강산에 민영 송어인공부화장이 설립되었다. 
 
남쪽에는 1925년에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 소월동의 강구 오십천변에 강구어업조합에서 연어인공부화장을 시설하여 1959년 사라호 태풍으로 시설물이 파괴될 때까지 30년 넘게 20만마리의 어미를 포획하고 760만개의 알을 채란해 535만마리의 치어를 방류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해방 이후인 1949년에는 진해양어장(현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센터)에서 우리 손으로 처음 연어 알 10만개를 채란하여 부화하였다. 정부 차원에서 주도한 최초 연어자원조성사업은 1957년부터 1961년까지 5년간 중앙수산시험장 주관으로 진해양어장에서 경남 밀양강과 경북 강구 오십천에서 연어 소상조사와 함께 인공부화·방류를 실시하였다. 
 
이후 1968년 9월에는 삼척연어부화장(현 삼척시 내수면개발사업소), 1969년에는 밀양과 강구에 3개 부화장을 설립하여 미국으로부터 발안난을 가져와 부화시키는 등 연어자원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사업을 했다. 밀양 연어부화장(현 경남 민물고기연구센터)은 낙동강의 오염과 하굿둑 공사로 밀양강에서의 어미 소상량이 격감함에 따라 1983년 연어사업을 중단하였으며, 최근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사업을 재개하였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연어 회귀량은 1988년부터 1만마리 이상으로 증가하였으며, 1990년부터는 정치망에서 연어어업이 가능하게 되어 연평균 9만마리 이상을 어획하고 있다. 1997년에는 21만마리가 잡혀 기록을 세웠다.
 
방류량도 1990년 이후 1000만 마리 이상 방류되었으며, 2014년에는 2800만 마리 이상을 방류하여 최고 많이 방류한 해가 되었고, 방류 하천도 울산 태화강과 전남 섬진강 등이 추가되어 18개 하천으로 확대되었다.

 

sa4.jpg» 우리나라 연어 방류량과 및 포획량
 
■ 연어 치어생산·방류 과정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양양연어사업소에서는 매년 10월11일부터 11월30일까지 산란하러 모천회귀하는 ‘어미 연어 맞이하기’ 생태체험행사를 한다. 이때 잡은 어미 연어로부터 인공적으로 알을 수정·부화시켜 연어 치어를 만들어 이듬해 3월 봄이 되면 ‘어린 연어 보내기’ 방류체험행사를 한다. 연어 자원조성과 관리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sa5.jpg» 산란회귀한 어미 연어 잡기. 사진=FIRA 홍관희 양양연어사업소장
 

sa6.jpg» 어린 연어 보내기 생태체험 행사 포스터. 사진=FIRA 양양연어사업소

sa7.jpg» 어린 연어 방류. 사진=FIRA 양양연어사업소

 
■ 연어의 영양성분
   
연어는 단백질과 지질의 함량이 높고,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칼슘도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또한, 고도불포화지방산인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sa8.jpg» 연어의 영양 성분


이러한 영양분 덕택인지 연어는 기능성이나 신물질 개발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동맥경화,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병 등의 성인병 예방과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하니 진시황이 찾았다는 불로장생의 식품이 아닐까.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어 심장병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연어에 많은 붉은 색소 즉 천연 카로테노이드의 일종인 아스타크산틴을 원료로 드링크제가 출시되어 노화방지, 피로회복, 시력 개선에 도움을 되는 건강기능성 음료로 개발되었다. 
   
연어의 껍질에 있는 콜라겐은 사람의 피부에 스며들기 쉬워 주름개선에 탁월하며 살갗 거친데 특효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다크써클에도 효능이 있어 최고의 화장품 재료로 알려져 있어 캐나다와 일본 경우에는 천연 화장품을 만들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어에서 추출한 특정 성분을 함유한 창상치료제가 출시되고 있으니, 수산물이 주는 혜택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겠다.

04669661_R_0.jpg» 연어 초밥. 사진=박미향 기자

   
그러나 그 무엇보다 연어는 식품으로 이용되는데, 국내의 한 수산기업에서는 알래스카 자연산 연어를 이용한 가공식품을 출시하였고, 연어 식품은 앞으로 1000억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어는 좀 특이한 생선이다. 생선을 잘 먹지 않는 서양인들이 즐기는 몇 안 되는 생선 중의 하나가 연어이다. 그래서 훈제연어나 연어스테이크 등 요리법도 서양에서 주로 발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어가 흔한 생선이 아니었으나, 몇 년 전부터 외국에서 수입이 본격화되면서 레스토랑은 물론 가정에서도 요리해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식감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성에 연한 연어가 입에 맞을까 하는 의구심과는 달리 급속도로 애호가가 많이 지고 있다. 
 

스테_이04782219_R_0.JPG» 연어 스테이크. 사진=이병학 기자


역시 우리나라는 먹방의 천재이다. 뒤늦게 먹기 시작한 연어를 가지고 서양보다 더 다양한 요리를 개발했는데, 연어회, 연어초밥, 연어버터구이, 연어꼬치, 연어샌드위치 등이 그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내가 해주는 연어샐러드를 좋아한다. 캐나다에서 공부할 때 실험하고 얻어온 생연어를 요리해 먹었던 그 기억이 아직도 아련하다. 지금은 훈제연어를 썰어 그 위에 여린 잎 채소와 채 썬 양파, 양상추, 케이퍼를 놓고 소스를 뿌려 만든 연어샐러드를 곁들여 와인 한잔에 한입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연어감자샐05369644_R_0.jpg» 연어감자샐러드. 사진=박미향 기자
 
이제 포도주가 보편화하면서 어울리는 안줏감으로도 연어의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 같다. 이런 현상이 음식의 사대주의 때문일까? 경험의 다양화 때문일까?
 
우리나라 식단은 식물성 기름에 주로 들어 있는 오메가6 지방산은 풍부하지만,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든 오메가3 지방산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인이 생선을 많이 먹긴 하지만 지방산 함량이 적은 흰살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에 오메가3 지방산 섭취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식단이 점점 서구화하면서 튀김이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어 그로 인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주는 오메가3 지방산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 연어와 문화
   
사실, 내가 연어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은 2005년 캐나다 박사후과정 공부할 때였다. 그 전까지는 연어가 서양에서나 먹는 생선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수입한 훈제연어 한 조각을 맛보는 정도였다. 내가 근무하던 캐나다 뱅쿠버 섬에 있는 태평양생물연구소의 많은 연구과제가 연어에 관한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보고서나 논문들을 접하게 되었고, 승선조사를 하면서 채집된 연어를 실험하게 되었다.

 

sa9.jpg» 캐나다 뱅쿠버 섬에서 연어조사 중 잡은 왕연어. 
 
이웃집 파티에 초대받아 가 보면 항상 연어 바비큐와 연어 샐러드가 나오고, 심지어는 딸아이 초등학교 문학책과 수학책에도 연어가 주제로 나왔다. 심지어 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 연구소와 이웃이 만들어준 환송파티에서 준 선물도 연어 목각이었다.

 

sa10.jpg» 어린이용 연어 정보 딱지
 

sa11.jpg» 연어 목각.


sa12.jpg» 연어를 다룬 영어 동화책.  
 

sa13.jpg» 성기백이 지은 연어 생태 책.  
 
읍내 미술센터에 걸려있는 작품에도 연어가 그려져 있고, 상가에도 연어를 소재로 한 기념품들이 즐비하였다. 특히 미국에서는 아메리카 인디언이라고 불리는 캐나다 원주민(first nation)의 전통적인 기하학적 연어 형상은 나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실제로 원주민들은 오래전부터 바다와 강에서 쉽게 연어를 어획하여 먹어 왔으며, 이들에게 연어는 생활 그 자체였던 것이다. 원주민들은 연어를 자연의 일부로 생각하고 경이로운 마음을 가졌고, 그래서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연어를 어획하였고 함부로 하지도 않았다. 
 
현재의 캐나다 수산자원관리 규제가 강화되었지만 이들 원주민들에게는 관대하다. 원주민은 원래부터 바다와 연어를 근간으로 살아왔음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sa14.jpg» 캐나다 뱅쿠버섬 서부 해안의 누카 섬(Nootka Island)에서 만난 동네 아이들과 원주민 예술가. 
 
이 시기에 이웃에 사는 네오탁이란 이름의 교포를 만났는데, 이분은 산림학자로 벰필드라는 뱅쿠버 섬 서부의 오지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생태적 삶을 살고 계셨다. 이제는 고인이 된 그분이 <숲은 연어를 키우고 연어는 숲을 만든다>를 쓴 탁광일 박사이다. 그는 연어와 숲과의 관계를 어떠한 과학적 설명보다도 감동적으로 표현하였다. 

 

sa16.jpg» 탁광일의 연어 책.  
 
"숲과 연어의 관계는 사실 이곳 원주민들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조상의 지혜를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들은 나무나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영성을 지니고 있으며 숲은 연어의 양부모라고 믿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보살핌 아래 안전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새끼 연어는 부모 없이 불안하고 외로운 유년기를 보낸다. 개울 주위의 나무들은 어린 연어를 가엾게 여겨 낙엽이나 잔가지를 떨어뜨려 줌으로써 연어가 먹을 양분을 대주고, 심지어 자신의 몸을 개울물에 던져 물 웅덩이를 만들어 은신처를 마련해 준다. 
 
숲이라는 양부모의 보살핌을 받은 어린 연어는 바다로 나가 몸집을 크게 불려 돌아온 다음, 다시 숲에다 기꺼이 자기 몸을 바침으로써 양부모의 은혜를 갚는다."
 
숲이 우거진 하천은 그늘을 만들어 강물을 차게 유지시켜 냉수성 연어에게 산란장과 어린 연어의 보육장을 제공하고, 모천회귀해서 산란하고 죽은 어미 연어는 숲에 자양분을 제공하여 숲을 유지시켜주는 공생과 환류의 세상을 설파하였다. 이것은 원주민의 순환하는 원 사상과 맥락을 같이한다. 결국 연어도 숲도 다 자연의 일부이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이다.

 

sa17.jpg» 캐나다 뱅쿠버 섬에 서부해안에 있는 뱀필드 바닷가.

  
황선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연구위원, 한겨레 <물바람숲> 필자

 

■ 관련기사세계 9종 연어 중 최고 맛은 새빨간 홍연어수천킬로 고향 하천 돌아와, 먹지도 않고 사랑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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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해주고 싶어”


(추가)이산가족 2차 상봉, 금강산서 첫날 단체상봉 마쳐
금강산= 공동취재단/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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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4  18: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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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 남측 상봉 신청자가 북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 첫 만남이 24일 오후 3시 30분부터 금강산에서 시작됐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 남측 상봉 신청자가 북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 첫 만남이 24일 오후 3시(현지시간, 서울시간 3시 30분)부터 시작됐다.

‘반갑습니다’ 노래에 맞추어 북측 방문 가족들이 2시 35분께부터 상봉장인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 입장을 시작했으며, 이어서 남측 상봉 가족들이 10분쯤 뒤에 들어왔다.

북측 할머니들은 알록달록한 한복을 입고 들어왔으며, 날씨가 포근해진 탓인지 할아버지들은 1차 상봉때와 달리 바바리코트와 중절모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1층 로비에서 나선형으로 올라오는 중앙계단을 통해 2층 연회장으로 남측 상봉 가족이 올라오자 북측 가족들이 모두 일어나 각자 가족들을 찾았다.

남북 가족들은 자리를 잡자마자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으며, 상봉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아이고’ 등의 소리와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옛날 흑백사진을 꺼내들고 기억을 더듬으며 가족 관계를 확인하고 최근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며 근황과 친적, 가계도를 설명했다.

이번 상봉에서는 6.25 전쟁 당시 납북된 오빠를 만나러 온 가족과 1972년 납북된 ‘오대양호’ 선원 아들을 만나러 온 어머니 등 납북자 가족 2명과 65년만의 부부상봉 1가족, 부자상봉 2가족, 모자상봉 4가족 등이 만나 가슴 아픈 사연들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봄타령, 밀양아리랑, 고향의 봄 등이 상봉 시간 내내 배경음악으로 흘렀으며, 시간이 갈수록 점차 차분해 지는 가운데 사진을 찍거나 음료수를 마시면서 가족이야기를 나누었다.

2차 상봉행사 첫날 첫 단체상봉은 2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에 끝났다.

▶ “좋은 세상에서 살았어. 근심 걱정 없어”

   
▲ 지난 1972년 오대양호 선원이었던 정건목씨가 43년만에 어머니 이복순씨를 만났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복순(여, 88) 할머니는 지난 1972년 12월 28일 서해상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쌍끌이 어선 오대양호의 선원이었던 아들 정건목(64)씨를 43년 만에 만났다.

북측 가족들 사이에서 입구쪽을 응시하고 있던 건목씨는 10분 뒤 먼저 입장하는 큰 누이 정매(66)씨와 여동생 정향(54)씨를 보고는 양팔로 부여잡고 울기 시작했다.

아무런 말 없이 울던 건목씨는 곧 도착한 어머니를 알아보고는 휠체어에 탄 채 앉아 있는 어머니를 껴안고 “엄마”라고 외치고는 옆의 아내를 가리키며 “며느리야, 며느리”라고 소개했다.

어머니는 며느리의 손을 잡고 울고, 건목씨는 큰 누이와 여동생을 끌어안고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감정이 조금 가라앉아 건목씨는 어머니에게 “내가 다 알아. 사니까 이렇게 만나네요. 보세요. 얼마나 건강하게 사는지”라고 말했다.

21살 때 가족과 헤어진 건목씨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로 그렇게 어머니 앞에 섰다.

며느리 박미옥(58)씨는 처음 보는 시누이 정매씨에게 “우리 빨리 힘을 합해 통일돼서 함께 삽시다. 통일될 때까지 어머니 잘 모셔달라”고 말했다.

건목씨는 아내를 사이에 두고 한 칸 건너 자리에 있는 어머니쪽으로 몸을 쭈욱 내밀고 어머니는 손을 뻗어 아들 얼굴에 손을 대고 쓰다듬었다. 아들은 그 손을 아래로 내려 꼬옥 꼬옥 눌러가며 안마를 해주었다.

어머니는 “네가 나이를 먹으니까 큰 형을 닮았구나”라고 그윽하게 아들을 쳐다보고 며느리는 그런 시어머니의 입에 과일을 직접 먹여주기도 했다.

▶ “미안하다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해주고 싶어”

황해북도 개풍군이 고향인 전규명(86) 할아버지는 65년 만에 만난 부인 한음전(87) 할머니에게 “난 전규명. 한음전?”이라며 확인부터 하고는 “예쁜데 키가 작아. 컸는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왼손으로는 부인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인은 남편의 귀에 대고 “(당신) 동생 이름 기억 안나?”라고 묻고는 남편이 “규태, 규현이...”라고 확인하자 모두 사망했다고 소식을 알렸다.

한음전 할머니와 함께 온 아들 완석(65)씨는 쑥스러운 듯 옆에 서서 “아버지 제가 아들이에요”라고 말했다. 조카 천석(75)씨는 전규명 할아버지의 어머니 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할머니(전규명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몇 년 안됐다. 할아버지는 53년전에 돌아가셨다”고 전해 주었다.

할아버지는 전날 속초 한화 리조트에서 회색 정장에 중절모 차림으로 휠체어에 앉아 등록 절차를 밟으면서도 곧 만날 가족들 생각에 손수건으로 간간이 눈가를 닦았다.

부인을 만나 가장 먼저 무슨 말을 해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미안하다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해주고 싶어”라고 말했다.

▶ 행방불명된 21살 청년이 32살 딸을 데리고 아버지 앞에 서게 된 사연

   
▲ 여동생 순옥씨가 "오빠가 최고 잘생겼고 노래도 잘했다"며 손가락을 치켜들고 오빠 배상만씨를 칭찬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배양효(92) 할아버지는 작은 아들 상석(60)씨와 딸 순옥(55)씨를 데리고 북의 아들 상만(65)씨와 손녀 은희(32)씨를 만났다.

지난 1972년 강원도에서 군생활을 하다가 행방불명된 북의 아들은 43년만에 32살의 딸을 데리고 나와 아버지와 동생들을 만났다. 상만씨는 “아버지 만나서 얼마나 좋나”며 쌍둥이 동생의 안부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들과 딸을 두고 동생이 사망했다는 것. 아버지는 혼자 지내고 있는 북의 아들이 안쓰러워 “남북 통일되면 부부끼리 와야 내가 받아주지”라며, “너 오면 줄려고 2천만원 들여서 깨끗이 청소해 놨어”라고 아쉬움 가득하게 말했다.

아버지를 모시고 온 동생들은 상만씨에게 노래를 청하고 그렇게 시작된 ‘고향의 봄’을 상만씨와 동생들은 아버지 앞에서 신명나게 불렀다.

여동생은 “오빠가 돈 벌어서 옷 사준다고 해놓고 연락이 없었어”라며 어리광을 부리다가 “오빠가 최고 잘 생겼고 노래도 잘했다”며 손가락을 치켜들고 오빠의 기운을 돋구기도 했다.

▶ 남측 언니와 만난 북의 유쾌한 세 자매

   
▲ 언니 조순전(맨 오른쪽 앉아있는 이) 할머니를 만난 북의 여동생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남 5녀의 다복한 형제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남쪽에 살던 오빠와 북의 언니를 잃고 4자매만 남게 됐다. 조순전(83) 할머니는 마치 세쌍둥이 같이 닮은 북의 여동생들 서분(79), 성녀(76), 귀녀(75)씨와 만나 알콩달콩 옛이야기에 흠뻑 빠졌다.

언니가 “이렇게 만나다니 이제 만나니”하고 말문을 열자 막내 동생 귀녀씨는 고향인 황해도 벽송군 영호리에서 멀지 않은 벽송읍에 살고 있고 성녀씨는 “청단으로 시집가서 내가 친정 어머니·아버지 다 모셨어”라고 도란도란 봇물터진 듯 말이 이어졌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큰 조카 홍용기(61)씨가 “동생들 만난다고 어머니가 한 잠도 못 주무셨어요. 이모님들이 건강해서 좋아요”라고 말하자 “조카는 무슨 일 해”라며 근황을 묻기도 했다.

▶98살 아버지, 70살 아들·41살 손자 만나다

   
▲ 최고령 상봉자인 이석주 할아버지가 아들 동욱씨(왼쪽)와 손자를 만났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최고령 상봉자인 이석주(98) 할아버지는 북의 아들을 만나자 마자 “이동욱이 맞냐”고 물었다.

북의 아들 동욱(70)씨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참기로 결심한 듯 울지 않았다.

아버지는 동행한 남쪽 아들 동진(61)씨를 가리키며 “니 동생이다. 올해 환갑이야”라고 알려주었다.

동욱씨는 데리고 온 아들 용진(41)씨를 소개했고 손자가 큰 소리로 “할아버지”라고 하자 100세가 내일 모레인 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계속 아들을 부르며 4살 위인 맏딸 금자씨가 왜 오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누나가 있는데 이번에 못 왔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운신을 못해요”라고 동욱씨가 말하자 아버지는 금세 눈물이 가득했다.

동행한 딸 경숙(57)씨가 “아버지는 휠체어까지 타고 오셨는데, 휠체어도 타고 못 오셔요”라고 재차 묻자 “운신을 못하니까 인사 전해달라고 하셨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버지는 또 눈물을 흘렸다.

아들이 품에서 코팅된 사진 6~7장을 꺼내 아버지에게 보여주며 “젊을 때 엄마 사진이에요”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갑자기 눈물을 쏟으며 “이 양반하고 내가 스물여덟하고 서른 넷에 헤어져서...”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고령의 아버지는 시종 아들을 “야”라고 부르며 며느리 사진도 보아주고 아들이 광산에서 일한다는 소식도 들어주었다.

손자 용진씨는 “할아버지 오래 사셔야죠. 그리니까 나쁜 놈들 쫓아내고 조국통일을 해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가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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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에 나타난 핵무력 종결자

열병식에 나타난 핵무력 종결자
 
한호석의 개벽예감 <177>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5/10/23 [12:57]  최종편집: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기사 담당자의 외국 취재로 월요일에 도착한 글을 이제야 올리게 되어 필자와 독자들에게 죄송합니다. 다음엔 더 대책을 잘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차례>
1. 핵탄보다 더 강한 무한대의 힘이 있다
2. ‘불새-3’ 2발을 장착하고 나타난 ‘천마-216’
3. 평택기지 30초 만에 날려버릴 300mm 8관 방사포
4. 조선은 왜 고폭실험을 하지 않는가?
5. 열병식에 나타난 화성-14호는 핵무력 종결자

 

▲ <사진 1> 조선에서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은 2015년 10월 10일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진행되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5분 간 연설 중에 인민이라는 단어를 무려 97차례나 사용하였다. 이것은 조선에서 말하는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설에서 천명한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사상으로 더욱 강화발전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1. 핵탄보다 더 강한 무한대의 힘이 있다

 

조선에서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은 2015년 10월 10일 평양에서는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진행되었다. 그것은 군인 2만명과 평양시민 13만명이 한 덩어리의 거대한 응결체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놀라운 장면들을 연속 펼쳐놓은,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성대한 정치행사였다.


한국과 미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의 열병식에 어떤 신형 무장장비들이 등장하는가 하는 데만 관심의 초점을 모았지만, 정작 더 주의 깊게 보아야 하는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육성연설에서 천명한 정치사상과 13만 군중시위에서 과시된 조선의 민심이다.


첫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5분 간 연설 중에 인민이라는 단어를 무려 97차례나 사용하였다. 사회주의집권당의 70년 역사를 총화하는 연설이 그처럼 인민으로 시작하여 인민으로 끝난 것은, 조선에서 말하는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설에서 천명한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사상으로 더욱 강화발전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 이외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 조선의 시각으로 보면, 조선로동당의 70년 역사는 당과 인민이 생사고락을 함께 나누며 혁명의 길을 개척해온 역사로 보이는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1991년 5월 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립한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의 정치로선을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사상으로 더욱 심화발전시켰음을 이번 연설을 통해 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진 1>


둘째, 누구나 아는 것처럼, 열병식은 한낱 구경거리가 아니라, 군대의 훈련강도와 규율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다. 군사훈련이 미숙하고 규율이 흩으러진 군대는 수만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하지 못한다. 군단급 열병식을 진행하는 군대는 전세계에서 조선인민군, 중국인민해방군, 러시아연방군밖에 없다. 미국군은 ‘세계 최강’이라고 자처하지만, 이제껏 대규모 열병식을 단 한 차례도 하지 못했는데, 이것은 군사훈련이 미숙하고 규율수준이 낮은 군대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 <사진 2> 각계각층 인민 13만명이 참가한 초대형 군중시위는 누가 강제로 동원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회의 각계각층이 단일한 생명유기체처럼 생활하며 집단주의정신을 체득한 나라에서만 할 수 있다. 평양시민 13만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초대형 군중시위는 조선인민이 축적한 무궁무진한 힘의 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들에게는 핵탄보다 더 강한 힘이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셋째, 조선의 열병식이 중국의 열병식이나, 러시아의 열병식과 다른 점은, 열병식과 군중시위를 함께 진행한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열병식만 진행할 뿐, 군중시위는 진행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두 나라에서는 13만명이 참가하는 초대형 군중시위를 진행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13만 군중시위는 누가 강제로 동원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회의 각계각층이 단일한 생명유기체처럼 생활하며 집단주의정신을 체득한 특이한 나라, 조선의 표현을 빌리면, “당과 인민이 혼연일체로 살며 투쟁하는” 특이한 나라에서만 13만명이 자발적으로 군중시위에 참가할 수 있다. 평양시민 13만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초대형 군중시위는 조선인민이 축적한 무궁무진한 힘의 발현이라고 설명하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13만 군중시위는 핵탄보다 더 강한 무궁무진한 힘의 존재를 현실로 입증한 것이다. <사진 2>

 

▲ <사진 3> 이 사진은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주체93년식 중땅크 천마-216'을 촬영한 것이다. 근위대라는 글씨와 붉은 별을 새겨넣은 방패 모양의 금빛 휘장이 포탑에 부착된 것이 보인다. '천마-216'은 조선이 생산한 여섯 유형의 천마계열 전차들 가운데 최신형이다.     © 자주시보

 

 

2. ‘불새-3’ 2발을 장착하고 나타난 ‘천마-216’

 

조선의 열병식을 대하는 세계 언론매체들의 관심사는 어떤 무기들이 등장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번 열병식에는 30여 종, 250여 대에 이르는 각종 무장장비들이 동원되었다. 조선의 무장장비에 정통한 군사전문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이나 미국에서 조선의 열병식에 등장한 30여 종의 무장장비들에 관해 보도한 내용은 부정확하고 파편적일 수밖에 없다. 그들의 보도기사는 다시 써야 한다. 하지만 조선의 열병식에 등장한 무장장비 30여 종을 모두 설명하는 것은 글의 길이가 제한된 조건에서 불가능하므로 그 가운데서 특별히 주목되는 몇 가지 무장장비들에 대해서만 설명한다.


첫째, 이번 열병식에는 여러 유형의 전차들이 등장하였다. 내가 2013년 6월 5일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참관할 때 중무기전시실에서 직접 관찰한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 ‘주체98년식 선군-915’가 이번 열병식에 등장하는지 지켜보았는데, 그 첨단전차는 나타나지 않았다. ‘선군-915’는 조선에서 2009년부터 생산되는 최신형 전차이므로, 그 실물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여러 유형의 전차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주체93년식 중땅크 천마-216’이다. 이 전차는 조선에서 2004년부터 생산되고 있다. 조선이 자체 기술로 생산한 전차들 가운데 천마계열의 전차는 여섯 유형이다. 조선은 1976년, 1992년, 2000년, 2001년, 2003년, 2004년에 각각 천마계열의 전차들을 생산하였는데, ‘천마-216’은 천마계열 전차들 가운데 최신형이다. <사진 3> 


그런데 ‘천마-216’은 지난 시기 열병식에 등장하였을 때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이번 열병식에 나타났다. 포탑 정면 상부에 대전차미사일 2발을, 포탑 후면 상부에 저고도지대공미사일 1발을 각각 장착하고 나타난 것이다. ‘천마-216’이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 열병식에 등장하였을 때는 대전차미사일이나 저고도지대공미사일을 장착하지 않았고,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열병식에 등장하였을 때는 대전차미사일과 저고도지대공미사일을 포탑 위쪽에 높이 장착하였는데, 이번에는 대전차미사일을 레이저거리측정기 바로 위쪽에 장착하고, 저고도지대공미사일을 포탑 뒤쪽에 높이를 낮춰 장착하고 나타났다.


조선에서는 대전차미사일을 반땅크로케트라고 부르는데, 조선에서 생산되는 반땅크로케트의 고유명칭은 ‘불새’다. 2013년 6월 5일 나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참관할 때 중무기전시실에서 불새계열의 대전차미사일 세 유형을 직접 관찰하였다. 사거리가 2km인 ‘1968년식 반땅크로케트 불새-1’, 사거리가 3km인 ‘1973년식 반땅크로케트 불새-2’, 그리고 사거리를 공개하지 않은 최신형 반땅크로케트 ‘불새-3’을 관찰한 것이다.

 


2008년 11월 27일 당시 조선을 방문하고 있었던 미얀마 고위군사대표단은 반땅크로케트 ‘불새’를 생산하는 군수공장을 견학하였다. 미얀마 고위군사대표단이 기록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들이 관찰한 반땅크로케트 ‘불새’는 직경 12cm, 중량 26kg, 사거리 3km이고, 레이저로 유도되는 미사일이다. 당시 조선인민군 병사들은 ‘불새’를 발사하여 2km 밖에 놓인 가로, 세로 2m의 표적을 명중시키는 시범사격을 미얀마 고위군사대표단 앞에서 진행하였다.

 

 
▲ <사진 4> 위의 두 사진들 가운데 윗쪽 사진은 2013년 전승절 열병식에 참가한 '천마-216' 포탑 상부를 확대한 것인데, 대전차미사일 '불새-2' 2발이 포탑 윗쪽 높이 장착되었다. 아랫쪽 사진은 이번 열병식에 참가한 '천마-216' 포탑 상부를 확대한 것인데, 대전차미사일 '불새-3' 2발이 레이저거리측정기 바로 옆에 낮게 장착되었다. 지난 시기 최신형 첨단전차 '선군-915'에만 장착되었던 '불새-3'이 이제는 '천마-216'에도 장착된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차부대가 레이저거리측정기로 조준하여 '불새-3'을 쏘면 5.5km 밖에 있는 교전상대의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 한국군 전차는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하지 못하였다.     © 자주시보


미얀마 고위군사대표단이 관찰한 ‘불새’는 조선이 1992년부터 2004년까지 러시아에 3,250발을 수출한 ‘불새-2’다. 조선은 미얀마 고위군사대표단에게 최신형 반땅크로케트인 ‘불새-3’을 보여주지 않았다. ‘불새-2’와 ‘불새-3’은 외형부터 다르다. 사진에 나타난 모습을 비교하면, ‘불새-3’이 ‘불새-2’보다 조금 더 크다. ‘불새-2’의 사거리는 3km이고, ‘불새-3’의 사거리는 5.5km다. <사진 4>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열병식에 나타난 ‘천마-216’의 포탑 위쪽에 높이 장착된 반땅크로케트 2발은 ‘불새-2’였고, 이번 열병식에 나타난 ‘천마-216’의 레이저거리측정기 바로 위쪽에 낮게 장착된 반땅크로케트 2발은 ‘불새-3’이다. ‘천마-216’은 ‘불새-2’를 ‘불새-3’으로 교체한 모습으로 이번 열병식에 나온 것이다. 이것은 이전에는 최신형 첨단전차 ‘선군-915’에만 장착되었던 ‘불새-3’이 이제는 ‘천마-216’에도 장착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차부대가 레이저거리측정기로 조준하여 ‘불새-3’을 쏘면 5.5km 밖에 있는 교전상대의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 <중앙일보> 2013년 6월 21일 보도에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군 전차는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전투가 벌어진다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고, “재래식 무기로 치부됐던 북한 전차가 이젠 기술적으로나 수적으로 (한국군 전차보다) 우위를 차지해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 <사진 5> 조선은 이번 열병식에서 300mm 8관 방사포를 처음 공개하였다. 이 최신형 방사포의 사거리는 230km다. 300mm 방사포탄은 길이가 7m이고, 중량이 1t에 가깝다. 20초 안에 8발을 모두 발사할 수 있고, 재장전시간은 8분이며, 파괴면적은 0.32평방km다.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전방작전구역에서 이 방사포를 쏘면, 평택과 오산의 미국군기지들은 물론, 한국군 3군지휘부가 있는 충청남도 계룡대도 집중타격할 수 있다.     © 자주시보

 

 

3. 평택기지 30초 만에 날려버릴 300mm 8관 방사포

 

조선의 열병식에서 세계 언론의 시선을 집중시킨 무장장비들 가운데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300mm 8관 방사포도 있다. <문화일보> 2015년 4월 7일 보도에 따르면, 300mm 8관 방사포의 사거리는 최장 230km인데, 이 사거리는 “미 정찰위성 등 한미정보자산을 토대로 분석된 추정치”라고 한다. 조선이 실전배치한 300mm 방사포탄은 길이가 7m이고, 중량이 1t에 가깝다. <사진 5>


러시아의 최신형 방사포인 토네이도(Tornado) 300mm  8관 방사포는 20초 안에 8발을 모두 발사할 수 있고, 재장전시간은 8분이며, 파괴면적은 0.32㎢인데, 조선의 최신형 300mm 8관 방사포도 그런 성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의 열병식에 등장한 300mm 8관 방사포는 다른 방사포들과 달리 8개 포구마다 원형 덮개가 한 개씩 씌워졌다. 덮개를 씌운 까닭은, 조선의 최신형 300mm 8관 방사포가 위성항법장치로 유도되는 방사포이기 때문이다. <사진 6>

 

▲ <사진 6> 이번에 조선의 열병식에 등장한 300mm 8관 방사포는 다른 방사포들과 달리 8개 포구마다 원형 덮개가 한 개씩 씌워졌다. 이것은 이 최신형 방사포가 위성항법장치로 유도되는 방사포라는 것을 말해준다. 위성항법유도식 방사포는 타격정밀도를 결정적으로 높인 최신형 방사포다. 원래 방사포는 강력한 화력을 집중시키는 연속타격에 쓰이는 무기인데, 이제는 타격정밀도까지 높아졌으니 그 위력이 엄청나게 강해진 것이다.     © 자주시보


중국의 최신형 300mm 8관 방사포에도 포구마다 덮개가 씌워졌는데, 이 방사포도 위성항법장치로 유도된다. 전세계에서 300mm 8관 방사포를 독자적인 기술로 생산하는 방사포강국은 조선, 중국, 러시아밖에 없는데, 이 세 나라가 생산하는 300mm 8관 방사포들은 모두 위성항법유도식 최첨단 방사포들이다. 위성항법장치로 유도된다는 것은 타격정밀도를 결정적으로 높였다는 뜻이다. <사진 7>

 

▲ <사진 7> 2014년 중국 광둥성에서 진행된 주하이 전람회에 출품된 중국의 300mm 8관 방사포에도 포구마다 원형 덮개가 씌워졌다. 이 최신형 방사포도 조선의 최신형 방사포와 마찬가지로 위성항법장치로 유도된다. 전세계에서 300mm 8관 방사포를 독자적인 기술로 생산하는 방사포강국은 조선, 중국, 러시아밖에 없다.     © 자주시보


만일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전방작전구역에서 사거리 230km의 위성항법유도식 방사포를 발사하면, 경기도 남부에 있는 평택미국군기지와 오산미공군기지를 집중타격할 수 있으며, 한국군 3군지휘부가 있는 충청남도 계룡대도 집중타격할 수 있다. 평택미국군기지의 면적은 26.6㎢이고, 300mm 방사포탄 1발이 파괴하는 면적은 0.32㎢이므로, 전시에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300mm 8관 방사포 14대로 집중사격하면 30초 만에 평택미국군기지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다. 미국은 미사일공격을 차단할 고고도미사일방어망(THAAD)을 평택미국군기지에 구축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을 구축한다 해도 방사포탄을 요격하지 못한다.


또한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전방작전구역에서 사거리 230km의 위성항법유도식 방사포를 발사하면, 대구공군기지와 광주공군기지를 제외한 한국의 모든 공군기지를 집중타격할 수 있다. <뉴스1> 2014년 3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300mm 8관 방사포로 한국군 공군기지 활주로를 집중타격하면 활주로를 복구하는데 최소 2일이 걸리므로, 그 동안 한국 공군은 꼼짝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전투기들이 2일 동안 출격하지 못하면, 전쟁에서 지는 것이다.


탄도미사일 1발 가격은 20억원인데 방사포탄 1발 가격은 1,500만~2,000만원밖에 되지 않으므로, 조선인민군으로서는 300mm 방사포를 집중사격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다. 

 

 

4. 조선은 왜 고폭실험을 하지 않는가?   

 

2015년 9월 10일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이 흥미로운 사실에 대해 언급하였다. <연합뉴스> 2015년 9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이 날 국방부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올해 조선에서 고폭실험이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았다고 한다. 


<신동아> 2009년 7월호 기사에 인용된 한국 정보당국의 정보평가에 따르면, 조선은 1980년 초부터 2009년까지 고폭실험을 140차례 이상 실시하였다. 조선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기간에도 고폭실험을 계속 실시하였을 것이므로, 지난 30여 년 동안 고폭실험을 200여 차례나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고폭실험은 핵탄개발을 위한 옥외폭발실험이다.  
그런데 조선은 지난 30여 년 동안 200여 차례 지속적으로 실시해온 고폭실험을 2015년에는 실시하지 않았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위에 인용한 <신동아> 기사에 실린 한국 정보당국의 정보평가에 따르면, 핵탄기폭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고폭실험이라면 30~40차례만 실시해도 충분한데, 조선에서 1995년부터 2009년까지 기간에 실시된 100여 차례의 고폭실험은 핵탄기폭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실험이 아니라 핵탄소형화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실제로, 조선의 고폭실험장들에 생겨난 움푹 파인 폭파구를 촬영한 위성사진들에는 크기가 작은 분화구가 많이 나타났는데, 그것은 고폭장약을 적게 장입한 소형핵탄을 개발하기 위한 고폭실험 흔적들이고, 조선은 그런 핵탄소형화고폭실험을 1995년부터 계속 진행해왔다는 것이다. <사진 8>

 

▲ <사진 8> 조선은 지난 30여 년 동안 고폭실험을 200여 차례 실시하였다. 고폭실험은 핵탄개발을 위한 옥외폭발실험이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거대한 폭파구는 1962년 미국이 네바다사막 핵실험장에서 104킬로톤급 핵탄을 폭발시킨 실험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조선의 고폭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들에는 크기가 작은 폭파구가 많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것은 핵탄소형화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고폭실험이 계속 실시되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그러나 파키스탄의 핵탄개발 총책임자였던 압둘 카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의 회고담을 들어보면, 한국 정보당국의 위와 같은 정보평가는 수정되어야 한다. 칸 박사는 자신이 1999년에 조선을 방문하였을 때, 평양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어느 지하시설에서 핵탄 3발을 관찰하였는데, 그 핵탄들은 직경이 약 60cm인 소형핵탄들이었다는 것이다.

 

▲ <사진 9> 파키스탄의 핵탄개발 총책임자였던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회고담에서 자신이 1999년 조선을 방문하였을 때, 평양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어느 지하시설에서 핵탄 3발을 관찰하였는데, 그 핵탄들은 직경이 약 60cm인 소형핵탄들이었다고 한다. 미국이 만든 전략핵탄 W52는 직경 60.96cm, 길이 144.28cm, 무게 430.91kg, 폭발력 200킬로톤의 소형핵탄이다. 미국은 그 핵탄을 위의 사진에 보이는 MGM-29 써전트(Sergeant) 단거리탄도미사일에 장착하였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135km다. 칸 박사가 1999년에 조선에서 소형핵탄 3발을 관찰한 것은, 조선이 이미 그 당시 핵탄소형화기술을 가지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은 1990년대 중반에 핵탄소형화기술을 완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에 핵탄소형화기술을 완성한 조선은 그 이후에도 고폭실험을 계속하면서 그 기술보다 한층 더 높은 고난도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약 15년 동안 노력하였다.     © 자주시보


직경이 약 60cm인 소형핵탄은 미사일에 탑재하는 핵탄이다. 미사일에 탑재하는, 직경이 약 60cm인 소형핵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알려면, 미국이 만든 전략핵탄 W52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소형핵탄은 직경 60.96cm, 길이 144.28cm, 무게 430.91kg이며, 폭발력은 200킬로톤이다. <사진 9>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그런 소형전략핵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를 향해 1발만 발사해도, 거대한 군사기지 20개소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조선이 그처럼 초강력한 소형전략핵탄 실물을 16년 전에 외국인 핵전문가에게 공개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200킬로톤급 전략핵탄은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해서 실전에서 사용하기는 어렵고, 전시에 적국의 보복핵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핵억제수단으로 사용된다. 실전에서는 5킬로톤급 이하의 파괴력을 가진 전술핵탄이 사용될 수 있는데, 조선은 그런 전술핵탄들을 많이 만들어 실전배치하였다. 


위에 인용한 칸 박사의 회고담에서 주목하는 것은, 외국인 핵전문가에게 소형핵탄 3발을 보여준 1999년 당시에 조선은 이미 핵탄소형화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미 1980년대 실시한 40여 차례의 고폭실험으로 핵탄기폭기술을 완성한 조선이 1990년대 전반기에 실시한 40여 차례의 고폭실험으로 핵탄소형화기술도 완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1990년대 중반에 핵탄소형화기술을 완성한 조선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14년에 이르는 기간에 무슨 목적으로 140여 차례의 고폭실험을 계속 실시해온 것일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핵탄소형화기술을 완성한 이후에 그보다 한층 더 높은 고난도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약 15년 동안 140여 차례의 고폭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위에 인용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의 국감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약 15년에 걸친 노력 끝에 마침내 그 고난도기술을 완성한 조선은 2015년에 고폭실험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다. 
조선이 약 15년에 걸친 노력 끝에 완성한 고난도기술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놀라운 장면은 2015년 10월 10일 열병식에서 펼쳐졌다. 조선이 처음으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4발이 8축16륜 자행발사대 4대에 각각 실려 위용을 드러낸 것이다. <사진 10>
 

▲ <사진 10> 조선이 약 15년에 걸친 노력 끝에 완성한 고난도기술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놀라운 장면이 2015년 10월 10일 열병식에서 펼쳐졌다. 조선이 처음으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4발이 8축16륜 자행발사대 4대에 각각 실려 위용을 드러낸 것이다.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4호다.     © 자주시보

 


5. 열병식에 나타난 화성-14호는 핵무력 종결자

 

2015년 10월 10일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4호다. 조선은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 열병식에서, 그리고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열병식에서 화성-13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각각 6발씩 공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화성-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 4발을 공개하였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13호의 개량형이라고 얼버무리고 넘어갔지만, 그렇게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3호의 개량형이 아니라 화성-13호와는 차원이 다른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핵탄공학에 관련된 기술정보를 아는 전문가들은 조선의 열병식에 나타난 화성-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고 깜짝 놀랐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이제껏 두 나라만이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핵무력 종결자’가 조선의 열병식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열병식에서 촬영된 화성-14호 영상자료를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화성-14호의 길이는 17m다. 그 길이는 자행발사대의 길이를 알아보고 산정한 것이다. 화성-14호를 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의 길이는 20.11m인데, 첫째 바퀴의 중심점에서 후미 끝부분까지 길이는 15.8m이고, 각 바퀴의 반지름은 0.8m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화성-14호의 탄두부 꼭지점이 첫째 바퀴를 약 40cm 벗어난 곳에 위치하므로, 화성-14호의 길이를 17m로 산정할 수 있다. <사진 11>

 

 
▲ <사진 11> 위의 두 사진 가운데 윗쪽 사진은 화성-14호를 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의 길이를 표시한 것이다. 첫째 바퀴의 중심점에서 후미 끝부분까지 길이는 15.8m이고, 각 바퀴의 반지름은 0.8m다. 그런데 아랫쪽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화성-14호의 탄두부 꼭지점이 첫째 바퀴를 약 40cm벗어난 곳에 위치하므로, 화성-14호의 길이를 17m로 산정할 수 있다.     © 자주시보


길이가 20.7m인 화성-13호에 비해 3.7m가 짧아진 화성-14호의 사거리도 짧아졌는데, 화성-13호의 사거리가 12,000km이므로, 화성-14호의 사거리는 11,0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에서 워싱턴 D.C.까지 거리는 10,500km이므로, ‘최후결전’에서 미국의 수도를 타격할 능력을 가져야 하는 조선으로서는 사거리가 11,000km 이하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만들 필요가 없다. 


둘째, 화성-13호 탄두부는 뾰족하게 생겼는데, 화성-14호 탄두부는 뭉툭하게 생겼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화성-14호의 뭉툭한 탄두부에는 핵탄 여러 발이 장입된다. <뉴시스> 2015년 10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몇몇 인터넷 언론매체들은 그들이 “개량형 KN-08”이라는 미국식 자의적 명칭으로 부른 화성-14호가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였다. 열병식을 생중계한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은 화성-14호라는 명칭을 언급하지 않은 채,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들을 탑재한 위력한 전략로켓”이라고 해설하였다. 다종화라는 개념은 화성-14호가 화성-13호와는 다른 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뜻이다. <사진 12>

 

▲ <사진 12> 화성-13호 탄두부는 뾰족하게 생겼는데, 화성-14호 탄두부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뭉툭하게 생겼다. 이것은 화성-14호의 뭉툭한 탄두부에 핵탄 여러 발이 장입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4호에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들이 탑재되었다고 언급하였고, 중국의 인터넷 언론매체들은 화성-14호가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보도하였다. 놀랍게도, 화성-14호 탄두부에는 다발각개조준식 핵탄 여러 발이 장입되는 것이다.     © 자주시보



화성-13호와 화성-14호는 어떻게 다른가? 화성-13호의 핵탄은 다발식 재진입체이고, 화성-14호의 핵탄은 다발각개조준식 재진입체다. 
다발식 핵탄(다탄두 핵탄)은 소형핵탄 여러 발을 탄두부에 장입한 것을 말하는데, 미사일이 일정한 궤도에 도달하였을 때 탄두부에서 분리, 사출된 여러 발의 소형핵탄들이 타격대상을 향해 극초음속으로 내리꽂히면서 광범위한 구역을 초토화하는 것이다.


그와 달리, 다발각개조준식 핵탄은 미사일이 일정한 궤도에 도달하였을 때, 탄두부에서 분리, 사출된 여러 발의 소형핵탄들이 위성항법으로 유도되는 극초음속 하강비행을 하면서 제각기 지정된 타격목표들을 향해 각개돌진하여 동시다발로 타격하는 것이다. <사진 13>

 

 
▲ <사진 13> 위의 두 사진 가운데 윗쪽 사진은 미국이 만든 다발각개조준식 핵탄 8발이 장입된 탄두부를 촬영한 것이고, 아랫쪽 사진은 소형핵탄 8발이 장입된 탄두부에 덮개를 씌운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화성-14호 탄두부의 모양과 흡사하다. 다발각개조준식 핵탄은 미사일이 일정한 궤도에 도달하였을 때, 탄두부에서 분리, 사출된 여러 발의 소형핵탄들이 위성항법으로 유도되는 극초음속 하강비행을 하면서 제각기 지정된 타격목표들을 향해 각개돌진하여 동시다발로 타격하는 것이다. 그런 최첨단 핵탄을 장착한 화성-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핵무력 종결자다.     © 자주시보


지난 반세기에 걸쳐 미국, 러시아, 중국의 핵탄공학기술은 단발식 재진입체(Reentry Vehicle, RV)→다발식 재진입체(Multiple Reentry Vehicle, MRV)→다발각개조준식 재진입체(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 MITRV)로 발전되어왔는데, 다발각개조준식 재진입체를 만들면 핵탄공학기술의 최고봉을 정복한 것이므로 더 이상 정복할 대상이 없게 된다. 


나는 2015년 6월 8일 <자주시보>에 실린 ‘미태평양사령관은 요즈음 밤잠을 설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발식 재진입체 개발을 2002년에 완료한 조선이 다발각개조준식 재진입체를 2013년경에 개발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그 때만해도 화성-14호가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화성-14호가 실물로 나타난 것이다.


현재 다발각개조준식 핵탄을 보유한 5대 핵강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으로 알려졌는데, 그 가운데서 미국, 프랑스, 영국은 전략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다발각개조준식 핵탄만 보유하였고, 러시아와 중국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에서 발사하는 다발각개조준식 핵탄과 전략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다발각개조준식 핵탄을 모두 보유하였다. 
러시아의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각개조준식 핵탄 10발을 장입한 RS-24 야르스(Yars)다.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1,000km이며,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려 이동한다. 러시아는 2007년 5월 29일 RS-24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처음 시험발사하였고, 2011년 8월부터 실전배치하였다. 
중국의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둥펑(東風)-31A다.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1,200km이며,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려 이동한다. 중국은 2015년 9월 3일에 진행된 전승절 열병식에서 둥펑-31A를 처음 공개하였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둥펑-31A에 각개조준식 핵탄 3~5발이 장입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조선은 중국보다 한 발 앞선 핵탄공학기술로 화성-14호를 만들었으므로 그 탄두부에 각개조준식 핵탄 5~6발이 장입된 것으로 보인다. 핵탄공학기술에서 조선이 중국보다 한 발 앞섰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독자들이 있겠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그런 사실에 대해서는 자세히 논증해야 하므로, 다음 기회로 미룬다.  
조선은 2015년 5월 9일 전략잠수함에서 다발각개조준식 핵탄을 장착하는 최첨단 수중발사전략미사일 북극성-1호를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였고, 그로부터 다섯 달이 지난 2015년 10월 10일 열병식에서 다발각개조준식 핵탄을 장착하는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를 세상에 공개하였다. 그로써 조선은 러시아, 중국과 함께 자행발사대에서 발사하는 다발각개조준식 핵탄과 전략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다발각개조준식 핵탄을 모두 보유한 세계 3대 핵강국으로 되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열병식에서 연설하면서 “우리 당은 오늘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이 미제가 원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다 상대해줄 수 있으며 조국의 푸른 하늘과 인민의 안녕을 억척같이 사수할 만단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당당히 선언할 수 있습니다”고 선언한 배경에는 조선을 세계 3대 핵강국으로 끌어올린 강력한 핵무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조선이 이번에 진행한 열병식을 영상을 통해 주의 깊게 지켜본 미국은 열병식에 대해 논평 한 마디 내놓지 못했다. 워싱턴 D.C.에 주재하는 한국 특파원이 논평을 요청했는데도 묵묵부답이었다. 3년 전 조선의 열병식에서 화성-13호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그것이 종이로 만든 가짜 미사일이라는 헛소리를 늘어놓았던 미국의 군사전문가들도 이번에 화성-14호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미국은 자기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력 종결자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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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위대 입국은 허용, 독재자 비판 작가는 불허

 
 
세계 문학가들이 대한민국을 가리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가
 
임병도 | 2015-10-24 10:45:0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89세 고령의 김석범 작가는 한국에서 열릴 국제적 학술 포럼인 ‘재일 디아스포라문학과 글로벌리즘’ 행사를 위해 주일 대사관에 여행증명서 발급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했습니다.

1925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한 김석범 작가 부모님의 고향은 제주도입니다. 어린 시절 제주에서 자란 김 작가의 국적은 남한도 북한도 아닌 ‘조선’입니다. 한국 국적이 없어 한국에 올 때마다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았던 김 작가는 1988년 노태우 정권 이후 13차례나 한국을 방문했었습니다.

김석범 작가는 제주4.3사건을 문학적인 소재로 한 장편소설 ‘화산도’로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아사히 신문의 ‘오사라기 지로상’과 ‘마이니치 문예상’을 받은 인정받는 세계적인 작가입니다.

김 작가는 ‘간수 박 서방’(1957), ‘까마귀의 죽음’(1957), ‘관덕정’(1961), ‘만덕유령기담’(1970), ‘만월’(2001) 등 제주 4.3사건을 문학이라는 그릇에 담아 인간의 갈등과 삶을 표현했습니다. 장편소설 ‘화산도’는 주인공 이방근의 눈을 통해 독립운동과 친일파, 좌익과 우익 등 여러 가지 삶을 보여주면서, 제주 4.3사건의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자주 다니지 못하는 고향 땅이지만 제주도에 가면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밑, 서귀포 정방폭포 밑 깊은 물 속, 여기저기에 아직도 떠도는 원혼(寃魂)의 환청(幻聽)에 마음이 괴로웠다. 하지만 ‘까마귀의 죽음’ 이래 ‘화산도’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동안 4․3을 문학적 테마로 다뤄온 나는 지금, 망각이 기억으로 재생하는 아주 극적인 시대의 흐름을 눈부시게 바라본다.”(동아일보 2003년 4월 12일 자)

 

재일작가 김석범의 한국 입국 거부에 대해 주일 한국대사관은 ‘김씨가 한국에서 한 반국가적 발언 등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문제를 삼은 반국가적 발언은 제1회 4.3평화상 수상식에서 그가 했던 수상 소감입니다.

 

“과연 친일파, 민족반역자 세력을 바탕으로 구성한 이승만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할 수 있었겠느냐. 여기서부터 역사의 왜곡, 거짓이 드러났으며 이에 맞서 단독선거와 단독정부 수립에 대한 전국적인 반대투쟁이 일었고 그 동일선상에서 일어난 것이 4ㆍ3사건이다.” (제1회 4.3평화상 수장자 김석범 작가의 수상소감 중에서)

 

당시 4.3평화상 수상식 이후 모 국회의원이 문제를 제기했고, 보수단체가 기자회견까지 벌였습니다. 급기야 행정자치부는 행정감사까지 했지만, 별다른 지적사항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2015년 4월에는 입국이 허용됐지만 10월에는 불허된 김석범 작가의 입국 거부는 국정교과서 강행 이후 벌어지는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에 대한 정책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황교안 총리는 일본 거주민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경우 일본 정부와 협의해 자위대 입국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습니다. 일본인의 생명을 위해서라면 자위대의 입국까지 허용하겠다면서, 독재자를 비판한 재일동포 작가의 입국은 거부한 한국 정부의 모습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과연 무엇을 위해서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세계 문학가들이 대한민국을 가리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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