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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노상원, 9월 현직 대령에 “정보요원 35명 선발” 지시

신형철,이주빈,김채운,강재구기자

수정 2024-12-20 07:44등록 2024-12-20 05:01

노상원 국군정보사령관이 2016년 10월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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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의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구속)이 정보사령부 전현직 간부로 꾸린 사조직을 9월부터 가동해 비상계엄 작전에 투입할 인원 30여명을 포섭·선별한 정황이 19일 드러났다. 이들의 임무는 비상계엄 다음날인 4일 새벽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해 선관위 핵심 실무자 30명을 수도방위사령부의 비(B)-1 벙커로 납치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비상계엄이 해제되면서 이들이 실제로 선관위에 투입되진 않았지만, 4·10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윤석열 대통령 등의 망상을 뒷받침하려고 퇴역한 노 전 사령관의 지시로 군내 사조직이 내란을 기획·실행했다는 정황은 더 확실해진 모양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군 관계자 등에게 입수한 제보를 종합해 이날 밝힌 내용을 보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지난 9월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정보사 소속 김아무개 대령과 정아무개 대령에게 중·소령급 내부 인원 35명을 선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은 이들에게 “820(정보 전문) 특기자 가운데서 선별하되, 호남 지역 출신은 배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격투와 전투에 능한 정보사 요원들을 물색했고, 김 대령은 10월30일 문상호 정보사령관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한다. 이어 문 사령관은 11월6~7일께 이 인원들의 능력을 직접 확인한 뒤, 7~10일께 이들의 휴가를 통제하고 위수지역(관할 경비구역) 안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문 사령관은 “누군가가 면접 또는 면담을 하러 올 것이니 대기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군 안팎에선 이 ‘면접관’이 노상원 전 사령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이 현역이자 자신의 측근인 정 대령과 김 대령에게 지시하고, 그 내용을 현역인 문상호 사령관이 확인하는 기형적 지시체계가 가동됐다는 것이다. 정 대령은 노 전 사령관과 문 사령관, 김 대령과 함께 12·3 내란사태 이틀 전인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시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만나 선관위 장악 등을 사전에 모의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바 있다.

 

 

차출된 정보사 요원들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인 3일 밤 9시께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에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겐 문상호 사령관이 ‘특별 임무’를 지시했다고 한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여러 경로로 확인한 제보라며 “(정보사 요원들의) 첫번째 임무는 선관위에 가서 과장들과 핵심 실무자 30명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케이블타이로 손목과 발목을 묶고 복면을 씌워서 비-1 벙커로 데리고 오라(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대국민 담화 뒤인 3일 밤 10시30분께 문 사령관이 선관위 직원 30명 명단을 불러주면서 “내일 아침 5시에 출발해서 선관위에 5시40분에 도착한다. 그 자리에서 확인해서 바로 30명 리스트에 맞게 데려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임무를 위해 민간 차량 20대가 준비됐으며, 문 사령관이 비-1 벙커에 선관위 직원들을 감금할 방 50개 정도를 확보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윤석열 내란 진상조사단’은 지난 17일, 노상원 전 사령관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에 비공식 조직인 ‘제2수사단’을 꾸려 계엄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려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사 1~3대로 꾸리려 했던 이 제2수사단 실무 책임은 정 대령과 김 대령, 구준회 준장으로, 민주당은 이들을 정보사 내부 ‘노상원 사조직’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노 전 사령관의 뜻을 현역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수사1대는 예비역인 김아무개 전 대령이, 수사2·3대는 노 전 사령관이 후원자였다고 한다. 원래 계엄사 편제에 없는 ‘임시 편제’를 노 전 사령관 뜻대로 만들어 비상계엄을 사전에 준비하고, 현역 요원들을 지휘·통제하려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돼지부대’로 알려진 육군첩보부대(HID)와 암살조 등 북파공작 부대도 사실상 조정통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선원 의원은 “노상원을 연결고리로 한 정보사의 내란 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계속 추적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특히, 현역 군인에 비해 활동이 자유로운 정보사 예비역들이 어떤 역할을 위해 참여하게 되었는지, 정보사령관에게 부여되었던 임무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의원은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문상호 사령관이 관련 정황 은폐를 시도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사령관이 (지난 10일) 국방위에서 얘기한 수준만 얘기하라고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한 것 같다”며 “지금은 대령급까지 핵심 대령 2명(김·정 대령)은 수사를 받고 있고 그 밑에는 아직 수사가 연결이 안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12·3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는 노 전 사령관이 꾸리려던 수사1대 후원자인 김 전 대령에 대해 비상계엄 관련 사전 모의를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제보 기다립니다

한겨레는 12·3 내란사태의 전모를 집중 취재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내란이 계획·실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들과 내란에 연루된 이들의 의심스러운 행위에 대해 아는 내용이 있는 분들은 메일(123@hani.co.kr)로 제보해 주십시오.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공동체의 공익과 시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서만 사용하겠습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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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한덕수, 이재명 ‘국정 파탄 6법’ 거부권 행사하라”

손현수,전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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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각, 곳곳서 ‘내란수괴’ 체포 투쟁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12/19 10:15
  • 수정일
    2024/12/19 10:1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4.12.18 15:05
  •  
  •  댓글 0
 
 

윤석열 체포 위해 트랙터 모는 농민
“윤석열 없는 크리스마스”가 소원인 청년학생

공조수사본부의 출석요구에 불응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칩거 중에도 내란죄에 대한 증거인멸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노가 높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체포를 위한 투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 ‘헌정유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결사대’ 전봉준 투쟁단 ⓒ한국농정신문
▲ ‘헌정유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결사대’ 전봉준 투쟁단 ⓒ한국농정신문

윤석열 체포 위해 달린다

지금 이 시각, 농민들의 트랙터가 ‘윤석열 즉각 체포’ 현수막을 달고 전국 곳곳을 달리고 있다.

16일,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 경남도청과 전남도청 앞에서 출정식을 연후 경남, 전남, 광주, 전북, 경북 등지를 달려 서울로 상경 중인 ‘전봉준 투쟁단’의 트랙터다.

트랙터 행진을 준비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하원오 의장은 “8년 전 박근혜를 끌어내렸던 백남기 정신으로, 130년 전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동학농민군의 이름으로 전봉준투쟁단이 투쟁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전농은 탄핵안 통과 직후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고, 내란공범 국민의힘을 해체하고, 내란을 방조한 국무위원들을 끌어내려야 윤석열의 세상이 끝이 난다”는 판단에 트랙터에 시동을 걸었다. 트랙터가 지역 거점에 당도할 때마다 농민들은 국민의힘 해체 투쟁과 지역 촛불에도 결합한다.

▲ 경남 거창에 도착한 전봉준 투쟁단의 국민의힘 해체투쟁 ⓒ전농
▲ 경남 거창에 도착한 전봉준 투쟁단의 국민의힘 해체투쟁 ⓒ전농

더욱이 “국무회의에 참석하여 내란을 방조했지만, ‘계엄선포는 몰랐던 일’이라며 국민을 기만한 범죄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양곡관리법 등 쟁점 법안들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주무르고 있어, 농민들의 분노는 더욱 치솟는 중이다.

이들은 윤석열 체포와 구속, 파면 이후의 △개방농정 철폐 △국가 책임농정 실현 △새로운 농민헌법 제정 등 사회대개혁을 위한 바람을 담아 트랙터를 모는 중이다.

19일 충청권에서 만나는 동·서군은 이날부터 충남·충북, 20일 경기지역을 함께 달려, 오는 21일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시민촛불행진’이 열리는 광화문 앞에 도착할 예정이다.

▲ 트랙터 행진 2일 차인 17일, 광주시에서 전북 정읍시를 향해 행진하는 트랙터 ⓒ한국농정신문
▲ 트랙터 행진 2일 차인 17일, 광주시에서 전북 정읍시를 향해 행진하는 트랙터 ⓒ한국농정신문

윤석열 없는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전에 끝내자. 윤석열을 체포하라”

 

청년대학생들이 17일 용산 대통령 관저 앞에 나타났다.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윤석열이 없는 크리스마스를 상상하며 “윤석열 체포”의 목소리를 높인 것.

대학생들에게 기말고사 시험 기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들 손엔 여지없이 응원봉이 들려있다.

▲ 17일 대통령 관저 앞 윤석열 체포 촉구하는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 ⓒ청년진보당
▲ 17일 대통령 관저 앞 윤석열 체포 촉구하는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 ⓒ청년진보당

공조수사본부의 출석요구도 거부하고, 변호인단을 구성해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선물로 주세요’, ‘연말을 돌려줘’, ‘텔레비전에 윤석열이 나오지 않기’ 등의 소원을 적어 ‘소원 트리’에 붙였다.

비상계엄 발표 전, 대학 곳곳에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앞장선 청년학생들의 투쟁은 윤석열이 탄핵안 통과까지도 파죽지세(破竹之勢)였다. 시국선언에 총궐기, 그리고 윤석열 2차 탄핵안 의결을 앞둔 14일에도 일찌감치 여의도에 모여 “윤석열 탄핵”을 소리 높여 외쳤다.

공동행동은 윤석열이 체포되는 날까지 평일 매일 저녁 6시에 관저 앞 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 ‘윤석열 없는 크리스마스’ 소원 트리 ⓒ청년진보당
▲ ‘윤석열 없는 크리스마스’ 소원 트리 ⓒ청년진보당

민주노총, 윤석열 이후 사회대개혁 투쟁 준비

윤석열이 내란죄에 대한 변론을 늘어놓은 12.12 담화문 발표 날, 1만 조합원들이 모여 한남동 관저로 진격한 민주노총도 ‘윤석열 체포·구속’은 물론 즉각 파면, 한국사회 대개혁을 위한 투쟁의 고삐를 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7일 용산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자회견에서 “윤석열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당장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면서 경찰과 국수본, 공수처를 향해 윤석열 체포·구속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하지 않는다면 노동자와 시민들의 힘으로 격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19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탄핵 이후 투쟁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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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내란 특검 ‘거부권’ 검토? 한겨레 “또 다른 윤석열”

[아침신문 솎아보기] 19일 국무회의서 한덕수 대행 양곡법 등에 거부권 행사할 듯

중앙일보 “양곡관리법 등은 거부권 행사 불가피” 경향신문 “한덕수, 특검법에 미온적”

김어준 ‘한동훈 암살조’ 폭로에 민주당 내부 보고서 “상당한 허구”

경향신문 “오죽하면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유감’ 성명 비판했겠나”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4.12.19 07:35

  • 수정 2024.12.19 07:42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씰 증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대한 주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정부가 임시 국무회의를 여는데, 이 자리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양곡관리법 등 6개 쟁점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양곡관리법 등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도 권한대행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18일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12월31일 마지막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바로 권한대행 탄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양곡관리법 등에 대한 거부권은 지켜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한국일보는 1면 기사 <양곡법 등 6개 쟁점법안, 한덕수 19일 국무회의서 거부권 행사 전망>에서 “민주당은 당초 ‘거부권을 사용할 경우 한 권한대행을 탄핵하겠다’고 별렀다”면서 “다만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민주당이 그를 밀어내기는 쉽지 않다. 탄핵 정국에서 국무위원이 줄줄이 물러나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6개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향후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양곡관리법은 정부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국회법 개정안은 정부의 예산 집행이 늦어진다는 점에서 민주당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을 당장 문제 삼기보다는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좀 더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19일 한국일보 1면.

조선일보는 1면 기사 <양곡법 등 6개 법안 韓, 거부권 행사키로>에서 “한 대행이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쓴 뒤 “한 대행은 이달 12일 국회에서 가결된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도 고심하고 있다. (...) 정부는 이 법안들도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 전했다.

조선일보는 3면에도 <野의 탄핵 경고에도 韓대행 “6개 법안은 경제에 부담” 판단한 듯>, <野“대통령 된 걸로 착각 말라” 압박> 등을 배치하며 “법안 6건과 별개로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은 탄핵을 불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하는 등 ‘독소 조항’ 때문에 한 대행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19일 조선일보 3면.

중앙일보도 1면 <양곡법 거부권 한덕수 대행 오늘 행사할듯> 기사와 3면 <한덕수, 국회증언법도 거부권 유력…야당 “탄핵 준비중”>기사에서 “정치권에선 권한대행의 법적 권한에 대한 논쟁이 가열될 것이라 보고 있다”며 “민주당이 한 대행에 대한 탄핵을 시도할 경우 권한대행 탄핵 정족수에 대한 논란 역시 남은 쟁점이다. 한 대행을 기존 국무총리로만 한정한다면 재적 의원 과반(150석)으로 탄핵이 가능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에 따른 대통령직으로 간주하면 재적 3분의 2(200석)가 찬성해야 탄핵된다. 권한대행 탄핵은 전례가 없고, 법적으로 명문화된 조문도 없어 여야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19일 중앙일보 3면.

한겨레 사설 “내란 혐의 자유롭지 못한 한 대행, 시작부터 ‘또 다른 윤석열’”

신문 사설을 살펴보면 중앙일보와 국민일보 등은 19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의 6개 법에는 한 대행의 거부권 행가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한 대행이 6개 법뿐 아니라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미온적이고 특히 두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우려된다며 두 특검법을 빨리 공포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농업 4법과 국회증언법, 거부권 행사 불가피하다>에서 “농업 4법은 시장원리에 반할 뿐만 아니라 농민에게 과도하게 특혜를 줘 나라 재정에 부담을 주는 법”이라며 “ 양곡관리법은 쌀값이 평년 가격보다 급격하게 떨어질 경우 정부가 남는 쌀을 강제로 매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농민의 쌀 생산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게 돼 쌀 공급과잉이 더 심해질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도 이날 사설 <韓 대행, 법안 거부권 행사하고 민주당은 겁박 멈춰야>에서 양곡관리법 등에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양곡법 등에 대한 거부권이 아닌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우려했다. 한겨레는 19일 사설에서 “두 특검법은 하루라도 빨리 공포돼야 한다. 그것이 이미 내려진 국민의 명령”이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내란 사태를 조기 수습하는 것이다. 내란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 총리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긴 것도 이를 위해서다. 시작부터 ‘또 다른 윤석열’처럼 행동한다면 이는 국민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 전했다.

이어 “대통령 윤석열은 거부권이라는 공적 권한을 ‘부인 지키기’에 남용했다. 대통령이 탄핵된 이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이를 똑같이 따를 이유는 전혀 없다”며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이날 사설 <한덕수 대행, ‘내란·김건희 특검법’ 즉각 공포하라>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국무총리로서 한 대행은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막지 못해 작금의 혼란을 일으킨 책임이 크다. 그런데 사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특검법까지 무력화하려는가”라고 비판했다.

김어준 ‘한동훈 암살조’ 폭로에 민주당 내부 보고서 “상당한 허구”

경향신문 “오죽하면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유감’ 성명 내며 비판했겠나”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탄핵 표결 전날 ‘한동훈 암살조’ 등 방송인 김어준씨의 충격적인 폭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내부 보고서에서 “상당한 허구가 가미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앞서 김어준씨는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정치인 암살조를 비롯해 계엄세력의 공작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국방위 관계자가 유튜버 김어준씨가 주장했던 ‘한동훈 암살조’에 대해 ‘상당한 허구’라고 판단한다는 보고서를 낸 것을 조선일보가 6면, 세계일보가 4면에서 다뤘다. 또한 한국일보, 세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는 관련 사설을 실었고, 경향신문은 <이재명 대표, 국정협치 이끌고 재판도 당당히 임해야>에서 김어준씨에 대한 언급을 더했다.

▲19일 조선일보 6면.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김어준의 ‘암살조’ 주장은 “허구”라는 민주당 보고서>에서 “출처도 못 밝히는 이야기를 국회에서 주장하도록 판을 깔아준 것 역시 민주당이었다. 김씨 주장은 미확인 상태로 확산돼서는 안 되는 내용”이라며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상식을 벗어났기 때문에 유튜버 주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괴담으로 치부할 수도 없는 사회 분위기다. 그러나 거짓 주장에 나라가 휘둘려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 <“상당한 허구” 김어준 폭로에 국회 판 깔아준 민주당>에서 “김씨는 과거 세월호 고의 침몰설 등 여러 음모론을 제기한 인물이다. 시대착오적 계엄까지 자행한 마당에 계엄세력이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느냐는 반론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최소한의 검증이 필요하고, 수사를 지켜보는 절제가 요구된다”며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단체조차 ‘시민 불안을 가중시킬 말을 검증 없이 공론장에 올렸다’며 국회는 ‘카더라 통신’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허구라는 잠정 결론을 낸 뒤에도 최 위원장은 침묵하고 있다. 책임있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19일 한국일보 사설.

경향신문 역시 이날 <이재명 대표, 국정협치 이끌고 재판도 당당히 임해야> 사설 말미에 “살얼음판같이 국민이 매사를 지켜보는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의 언행도 더욱 엄중하고 냉정해야 한다”며 “지난 13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국회 과방위에서 계엄군 ‘암살조 운영’설을 공개하고, 뒤늦게 민주당 내부적으로 신뢰도를 낮게 평가한 것 같은 혼돈이 다시 있어선 안 된다. 오죽하면 윤석열 탄핵을 지지하는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유감’ 성명을 내며 비판했겠는가. 일부의 사려 깊지 못한 처신이 전체 진의를 의심받게 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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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12.3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해임 되어야... 

조찬옥 | 등록:2024-12-19 08:47:25 | 최종:2024-12-19 09:01:26

 
 

[칼럼] 12.3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해임 되어야...

(신문고뉴스 / 조찬옥 / 2024-12-18)

▲ 사진설명 : (좌로부터) 5.18 당시 광주 금남로의 시위대와 계엄군 대치, 헬기에 놀란 시민들의 혼비백산, 전일빌딩에 남은 헬기 사격 총탄의 탄흔(국과수 탄흔인정)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45년 전 전두환 신군부 일당들은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총칼로 무장한 군인들을 앞세워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도륙 하고 긴급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광주시민들은 신군부세력의 내란행위에 무릎꿇지 않고 맞서 싸웠다. 그것이 5.18 광주정신이다. 또 12.3 내란사태가 신속하게 진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같은 피로 새긴 민주주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방후 써내려온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는 한줌 반역사적 무리에 굴복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12.3 내란사태를 짚어보자.

먼저 금번 내란수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의 안보와 질서가 위협을 받아 정부가 법적 행정적으로 긴급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한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과 자유 대한민국을 약탈하려는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을 비상계엄 선포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하였다.

여기에 입법독재, 탄핵 남용, 예산 통제, 국가기능 마비, 대한민국 국회를 범죄집단 소굴로 규정하고 국회가 사법부 행정부의 주요 인사 탄핵 등을 남발하여 국가시스템이 마비되어 자유와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해 불가피해 긴급비상계엄 선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긴급비상계엄은 전시 또는 전시에 준하여 국가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했을때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긴급 상황에서 군이 국가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행정권을 대신하는 행위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대통령 직을 맡게 되면 헌법을 준수하고 의회를 존중하며 야당과도 협치를 하며 국민을 잘섬기겠다고 한지가 불과 2년 7개월 전이다.

정치적으로 훈련되지 않고 준비되지 않고 인성마저 부족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대통령이 되다보니 안하무인이 되어갔다.

그러다 보니 다시는 반복 되어서는 안되는 탄핵의 시간이 재현되었다. 8년 만이다. 입만 열면 법치와 공정 상식을 부르짖던 인간이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마비시키고 우리 국민들이 피땀으로 일궈 놓은 민주주의를 짖밟고 독재자의 길을 재촉한 것이다.

이로인해 정국은 혼란에 빠지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가뜩이나 힘든 경제마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 12.3 계엄 당시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

이러한데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정의 책임을 망각한채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국민에게 최소한의 사과는 커녕 부역자를 색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광란의 칼춤을 춘 내란수괴 윤석열과 정치적 책임을 져 버리고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하겠다는 것이다

이 순간에도 내란수괴 윤석열과 윤핵관들은 국민에게 겨눈 총구에 대해 자기반성이나 사과없이 비상계엄은 불가피한 대통령의 고도의 통치행위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라며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안이 헌재에서 각하될 것이 두려워 끝까지 싸우겠다면서 항변하는 모습은 후안무치하기 이를데 없다.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반드시 헌법이 정한 틀내에서 이뤄질 때만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을 때에 긴급계엄은 분명 내란죄에 해당한다.

분명 이번 윤석열의 비상계엄 조치는 헌법과 법률상의 요건를 갖추지 못했고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위헌소지가 있어 헌재에서 탄핵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중론이다.

이러한데도 내란수괴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고 했다.

그러면서 공조수사본부(국수본)의 압수수색과 소환 요구에는 모두 불응하며 긴급계엄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뤄져 공조본의 수사가 위법하다면서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내란수괴 동조 정당인 국민의힘 또한 이같은 윤석열의 위법적 행위를 방관하고 있다.

근본적인 속셈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이 너무 빨리 끝나게 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 유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게 그 속내다.

그래서 국회에서 추천해야될 3인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한덕수 권한대행이 임명을 하게되면 안 된다고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9인 체제에서 3인이 결원된 헌법 재판관을 대통령이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안 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헌법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이 3명 대법원장 3명 국회에서 3명을 각각 추천하여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2017년 박근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대통령 탄핵안이 헌재에서 최종 인용된 이후에 대법원이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전례가 있어 한덕수 권한대행이 임명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례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헌정질서를 파괴한 명백한 내란행위자로 긴급체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성공은 단순히 법적 절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깊은 신뢰에서 정치적 책임과 이를 실천하려는 정치적 용기에서 비롯 된다는 것이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이 글은 제휴매체인 <신문고 뉴스> 18일 자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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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사령관, 햄버거집 계엄 모의...정보사의 끔찍한 행적

기자 백색테러부터 '블랙요원' 명단 유출까지 흑역사...노상원·문상호, 12.3 내란 핵심 역할

24.12.19 06:58l최종 업데이트 24.12.19 06:58l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왼쪽)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투입된 군 병력 중 국군방첩사령부, 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와 함께 이름을 올린 곳은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하고, 국회의원 등에 대한 체포조 역할도 맡았다. 이를 위해 북한에 침투해 요인 암살·납치가 주임무인 HID까지 준비시켰다.

특히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계엄 당일 발표된 포고령 초안을 작성한 의혹에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이후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함께 '추가 작전' 시행 여부를 논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심지어 노 전 사령관-문상호 정보사령관은 지난 1일 경기 안산 상록수역 인근 롯데리아 매장에서 만나 계엄을 모의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정보사가 한국 현대사에 남긴 흔적은 길고 깊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흑금성 사건'. 북한에서 공작 활동을 하던 흑금성(실명 박채서)이 총풍사건으로 남한 공작원임이 탄로난 첩보 사건이다. 총풍사건은 1998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김대중 후보를 떨어뜨리고 이회창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북한에, 휴전선에서 무력시위(총격전)를 해달라고 요청한 사건이다.

이 일로 그간 북한군 무력시위도 정치적 거래에 의한 조작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흑금성은 총풍 사건과 관련이 없었으나, 당시 안전기획부가 수사 자료를 밝히면서 '흑금성' 자료를 포함시켜 대북사업을 하던 박채서의 공작명이 공개됐다).

암호명 '흑금성'은 당시 안기부(국가정보원) 소속 대북 공작원으로 일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이력이 정보사 공작관 출신이라는 점이다.

한국군 내 국정원 역할, 국군 해외정보담당 첩보기관

정보사는 1972년 육군 정보대와 육군 첩보대를 통합 '육군정보사령부'로 운영되다가 1990년 육군·해군·공군의 정보부대로 통합했다.

정보사는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국군의 해외정보와 북한 군사정보를 담당하는 첩보기관이다. 해외정보 중에서도 주로 군사정보 수집이 주 업무다. 국군방첩사령부가 국내 군사정보를 수집하는 반면 정보사는 그 반대다. 군대 내 국가정보원이라 할 수 있다. '흑금성'이 정보사와 국정원을 오가며 일한 이유다.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관여한 흑역사가 있듯 정보사도 국내 정치에 불법 공작으로 관여한 흑역사가 여러차례 존재한다.

그중 대표적인 예가 육군 정보사 소속 현역 군인들이 중앙일보의 자매지인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 오홍근 기자를 대검으로 공격한 백색테러사건이다. 1988년 6월 어느 날 오 기자는 대낮에 큰길 앞에서 괴한 4명에게 흉기로 대퇴부를 찔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수사 결과 괴한들은 육군 정보사 소속 부대원이었다. 오 기자가 기사를 통해 끈질기게 정부와 군을 비판하자 군 상부가 이를 불편하게 여겼다. 그게 테러의 이유였다.

정보사 예하 부대장(준장)과 소령과 대위 등이 직접 관련돼 있었지만 모두 집행유예 또는 선고유예 솜방망이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군을 아끼는 충정에서 비롯됐고 피해자의 피해 정도도 가볍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MBC 잘 들어!"... 용산 대통령실 수석이 들춘 '정보사 백색 테러사건'

정보사의 이같은 흑역사가 36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지난 3월. 용산 대통령실 황상무 당시 시민사회수석이 언론사 기자들과 같이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다.

당시 황 수석은 "MBC 잘 들어"라며 MBC를 꼭 집은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중앙)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린 사건이 있었다.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를 쓰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라고 이 사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발언은 MBC의 윤석열 대통령 비판 보도에 대한 협박으로 받아들여졌다. 황 수석이 정보사도 감추고 싶었던, 정부 비판 기자에게 칼을 휘두른 추문을 다시 들춰낸 것이다.

군사기밀 유출사건 "20, 30년 지나야 복구 가능한 궤멸적 피해"

정보사 소속 전·현직 군인들이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아 군 전체가 엄청난 손해를 입는 중대 사건도 여러차례 있었다. 대표적인 사건을 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해외 공작원 명단 유출 사건(2013년부터 정보사 공작팀장 황아무개씨가 해외 정보요원 명단을 포함한 주요 기밀을 팔아넘긴 사건)
▲정보사 대위 군사기밀 유출 사건(2017년 정보사 소속 대위가 경찰서 모 경사에게 대북 관련 군사기밀 문건을 전달한 사건)
▲정보사 군무원 군사기밀 유출 사건(2024년 7월 밝혀진 것으로 정보사 소속의 군무원이 대북 첩보 활동을 하는 군 정보작전 요원들의 신상, 스파이 활동용 위장 기업 정보 등을 중국의 조선족 해커 집단에 유출한 사건)

특히 지난 7월 드러난 '정보사 군무원 군사기밀 유출 사건(일명 '블랙요원 명단' 유출사건)'에 대해 한 전문가는 "20~30년은 지나야 그동안에 우리가 구축해 왔던 군사 정보망을 다시 복구할 수 있을 정도로 궤멸적인 피해를 당했다"라고 분석할 만큼 군의 해외 대북 첩보망에 큰 타격을 입혔다.

12.3 윤석열 내란 전후로 정보사가 한 짓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를 촬영 중인 계엄군

하지만, 군사기밀 유출사건과 황상무 전 수석이 들춘 정보사의 흑역사는 정보사가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적극 가담한 일에 비하면 약과다.

정보사 소속 군인들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다른 부대원들과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불법 진입했다. 국회의원 등에 대한 체포조 역할도 맡았다.

문상호 정보사령관을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지시로 영관급 요원 10명을 선관위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임무는 선관위에 가서 전산실 위치를 확인하고 그곳을 지키고 있다가 다른 팀이 오면 인계해 주라는 것이었다"며 "정보사 선관위 출동팀에 전산실 사진을 찍어 보내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밝혔다.

또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정보사 예하 부대 100여단(HID) 대기 명령도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임무를 받고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북한에 침투해 요인 암살, 납치가 주임무인 HID를 정치인 체포 등 내란 업무에 투입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는 계엄 당일 정보사가 강원도 소재 HID 부대 요원들 10여 명과 함께 경기도 소재 HID 부대가 관리하던 전직 요원 20여 명을 동원했다고 보도했다(관련 기사 : 
[단독] 정보사, 계엄 주도했나…전직 HID 요원 투입 증언 https://omn.kr/2bg29 ).

이들의 특수 임무는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빠져나가거나 숨어있을 경우 찾아내 체포하는 역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정보사 특임대 역할이 당초 알려진 '국회의원 체포조'가 아니라, 북한군을 위장하는 등 사회 혼란을 초래해 비상계엄의 대의명분을 사후 만들어내는 것이었을 수 있다"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악의 불명예 '내란 사총사'
 
12.3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12월 1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만나 계엄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상록수역 인근의 롯데리아 매장. 이날 두 전현직 사령관은 정보사 소속 대령 2명을 햄버거집으로 불러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12월 1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만나 계엄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상록수역 인근의 롯데리아 매장. 이날 두 전현직 사령관은 정보사 소속 대령 2명을 햄버거집으로 불러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지현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4일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은 계엄 당일 발표된 포고문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민간인이 있다면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목했다. 이 때문에 노 전 사령관이 이번 계엄을 실질적으로 설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이후에도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이른바 '추가 작전' 시행 여부를 의논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특히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12월 1일 경기 안산 상록구역 인근 롯데리아에서 만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두 전현직 사령관은 햄버거집에서 회동했는데, 정보사 소속 대령 2명을 불러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긴급체포됐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18일 오후 8시 30분, 구속됐다. 그리고 긴급체포됐다가 풀려난 문상호 정보사령관 역시 이날 낮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과 합동으로 체포했다.

이로써 정보사는 방첩사, 특전사, 수방사와 함께 '내란 사총사'(四銃司, 시민에게 총을 겨눈 사령부)라는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남겼다.
 
#정보사#국가정보사령부#군사기밀유출사건#백색테러사건#내란사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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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임명 막는 국힘, 동아 “구차한 몽니” 경향 “내란의힘”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다수 신문 “인용 막고 지연하려는 꼼수” 공통 지적

대통령 경호처 압수수색 막혀…김어준 주장에 민주당 “신빙성 없다”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4.12.18 07:40

  • 수정 2024.12.18 07:41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의 모습. ⓒ헌법재판소

18일 아침신문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할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 절차를 막아선 국민의힘에 대해 논조를 막론하고 비판 보도를 냈다. 윤 대통령 조사를 위한 공조수사본부가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에 거듭 실패한 가운데 한덕수 대행이 압수수색을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17일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보이콧(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들은 국민의힘이 탄핵소추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데 이어 탄핵심판 절차까지 막아섰다고 기사와 사설로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에서 “공석이 채워지지 않아 ‘6인 체제’ 헌재가 유지되면 헌법재판관 전원(6명)이 찬성해야 탄핵이 인용된다. 국민의힘이 이 점을 활용해 윤 대통령 탄핵 방탄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 탄핵심판 지연 시도 논란이 일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1면 머리에서 “탄핵 기각 가능성을 어떻게든 높이려는 꼼수”라고 풀이했다.

▲18일 한국일보

신문들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내년 4월18일 임기가 만료된다고 짚었다. 이들의 임기 만료 전까지 후임자가 채워지지 않으면 헌법재판관은 4명으로 줄어 심리가 더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신문들은 국민의힘 주장에 대한 헌재와 법학계, 법조계 의견을 담은 분석 기사를 냈다. 권 원내대표는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헌재와 학계와 법조계 모두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전문가들은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하는 것은 권한대행 업무를 현상유지로 국한하는 학설에서 보더라도 허용되는 일이며 오히려 권한대행이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고 했다. 정태호 경희대 교수는 경향신문에 “국회가 선출한 3명에 대해 내리는 형식적 임명권을 두고 적극적인 현상 변경을 위해 행하는 인사권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18일 동아일보

동아일보도 “대통령 추천 몫이 아닌 국회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헌재 재판관을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것은 ‘실질적 임명권’이 아닌 ‘형식적 재가’이기에 한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하는 데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헌법학자 4명의 의견을 전했다. 헌재 헌법연구부장을 지낸 김승대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아일보에 “(권한대행이) 임명을 거부한다면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국민의힘도 자신의 논리 비약을 알고 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가 전날 비공개 의총에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못 한다고 하면, 재의요구권 행사도 못 하고, 장관 임명도 못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른 문제에 역풍 맞고 논리 궁색해질 수 있어서 깊이 논의하겠다”고 말한 것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서울신문은 ‘학계 의견이 갈린다’며 “한 대행이 판단할 문제”라는 승이도 건국대 교수 의견을 전했다.

▲18일 한겨레

사설들 국힘에 “구차, 가당찮아” “해괴하기 짝이 없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국민의힘 주장이 “참 구차하고 가당찮은 몽니”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여당 1명, 야당 1명, 여야 합의 1명으로 추천하던 관례를 깨고 야당이 2명을 추천하겠다고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몽니는 성립할 수 없었다”며 “국민의힘도 1인이라도 반대하면 기각되는 인적 구성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느낄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권 원내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의 재판관 임명을 막거나 최대한 미루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했다.

▲18일 동아일보

경향신문은 사설 <헌재 9인 완전체 막는 ‘도로 친윤당’, 민심 철퇴 두렵지 않나>에서 “해괴하기 짝이 없는 논리”라며 “그러니 내부에서조차 ‘내란의힘’이란 자조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을 배제하고라도 조속히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 경호처 압수수색 거듭 막혀 “한덕수 대행이 허가해야”

12.3 내란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가 대통령 경호처 서버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경호처가 거부해 무산됐다. 한겨레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를 허가해야 한다고 했다.

공조본은 17일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두 번째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대통령 경호처에 가로막혀 실패했다. 공조본은 조지호 경찰청장의 비화폰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조본이 우편으로 관저에 보낸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지 않고 돌려보냈고, 대통령실로 전달된 우편도 ‘수취인 불명’이라며 배달되지 않았다. 경향신문도 <압색 차단, 우편 거부, 출석 불응···철벽 방어에 다 막히는 내란 수사>로 이를 보도했다.

▲18일 한겨레

대통령 경호처는 이날 “압수수색 집행 협조 여부를 검토한 후 내일 알려주겠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경호처 압수수색 문제를 대통령 권한대행이자 내란 연루 의혹을 받는 한 총리가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라며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를 허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지난 11일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8시간가량 대치 끝에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 받는 데 그쳤다. 당시는 윤 대통령이 권한을 유지하던 때였다.

김어준 씨 주장에 민주당 국방위 “신빙성 떨어진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12·3 내란사태 당시 ‘한동훈 암살조’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에 더불어민주당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 국방위원회는 김씨 주장에 대한 내부 검토 문건에서 “과거의 제한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정보 공개가 제한되는 기관의 특성을 악용해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상당한 허구를 가미해서 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었다.

김씨는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한 대표 등에 대해 ‘체포조’가 아니라 ‘암살조’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생화학 테러 가능성과 미군 사살을 통한 미국의 북한 폭격 유도 지시 등도 전해 들었다고 했다. 제보 출처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18일 한국일보

신문들에 따르면 민주당 국방위는 문건에서 “김씨 주장의 상당수는 비상계엄 선포를 합리화하기 위한 사전 공작인데 그렇다면 계엄 이전에 발생했어야 한다”며 “이 중 계엄 이전에 실행된 것은 단 하나도 없음”이라고 했다.

김씨가 제보받았다며 언급한 계엄군 작전 가운데 ‘북한산 무기를 북한 무인기에 탑재해 공격에 동원’한다는 내용을 놓고는 “북한 무인기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신문들은 이 문건은 김씨 폭로 다음날인 14일 작성돼 이재명 대표에게도 보고됐다고 했다.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이 이를 보도했고 첫 보도한 한국일보는 이를 1면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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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시민이 민주주의 지키는 나라…미국 의원들 부러워해”

[인터뷰]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

박민희기자
  • 수정 2024-12-18 07:00
  • 등록 2024-12-18 07:00
    •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협회 대표. 이정아 기자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협회 대표. 이정아 기자

      “트럼프 집권 전에 핵심 인물들과 만나서 정책을 파악하고 커넥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 이후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한국이 미국 외교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30년 넘게 미국에서 시민운동을 하며 가장 깊숙하고 생생하게 미국 정치를 분석하고 있는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12·3 내란사태’가 트럼프 집권을 앞둔 한-미 관계에 미칠 후폭풍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시민들에게서 큰 희망을 보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공권력과 군대를 동원했는데 시민이 그것을 막은 것을 보면서, 미국 정치인들이 많이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협상학회 대상을 받으러 한국에 온 김 대표를 17일 서울에서 만나, 워싱턴에서 본 한국 12.3 내란 사태와 트럼프 시대로 들어서고 있는 미국의 변화에 대해 들었다.

    • ―한국의 ‘12.3 내란’ 사태에 대해 미국 정치권의 반응은 무엇인가.

      “미국 언론, 지식인,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만난 많은 의회 관계자들은 ‘한국은 민주주의를 시민이 지켜주는 나라다’라며 부러워한다. 2021년 1월6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부정하면서 의회를 공격했을 때 국방장관이 ‘노(No)’라고 해서 군대를 동원하지 못했고, 지지층만 동원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권력과 군대를 동원했는데, 시민이 그것을 막았다. 그것이 지금 미국과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뚜렷한 차이다. 미국 의원들, 보좌관들과 얘기할 때 ‘어떻게 그 밤에 시민들이 국회로 와서 군인들을 막아세울 수 있느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 한국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 ― 이번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한미일의 군사적 공조로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 했다. 거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이 윤석열 정부다. 그런데 사실은 미국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 무렵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을 계속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다 지우고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했고, 바이든 정부는 이것을 가장 큰 업적으로 여겼는데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언으로 그것이 다 물거품이 되었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백악관도 국무부도 깊은 고민을 한 끝에 그런 반응을 내놨을 것이다. 한인 유권자의 여론에 민감한 미국 의원들은 정부 당국자들보다 먼저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서 입장을 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 ―조태열 외교장관이 계엄선포 직후 골드버드 주한 미국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되었을까?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 상황에 대해 미국 정부에 직접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외교장관은 그런 중요한 시기에 미국대사와 소통했어야 한다. 미국은 조 장관이 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을 큰 문제로 여겼을 것이다. 특히 미국 정부와 주류 여론은 한국에 와 있는 주한미군의 안위에 대해서는 항상 신경을 쓴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연합사에도 알리지 않고 특수부대까지 동원한 데 미국 정부는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집권하게 되는데, 이번 내란 사태로 인한 여파는 어느 정도인가.

      “미국에서 지금 한국 상황을 볼 때 제일 안타까운 것은 트럼프 당선자가 집권하기 전에 그 핵심 인물들과 만나 정책을 파악하고 커넥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특히 개인적 친분을 중시하는데 한국은 그런 네트워크를 만들 사람이 없어졌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한국이 미국 외교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미 의회 관계자들은 ‘각국 정부에서 의회에 접촉하러 찾아오는데 왜 한국만 조용한가’ 나에게 물어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주미대사가 지금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지금 미국 정치권 인물들이 대대적으로 바뀌고 있어서 제대로 대응하면 오히려 한국의 공간이 넓어질 수 있는데, 대통령의 잘못 때문에 한국 외교가 참 불운한 상황에 처했다.”

    • ―트럼프 당선자는 한국 내란 사태에 대해 계속 침묵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트럼프 당선자는 사실 지금 한국의 상황에 별로 관심이 없다. 트럼프도, 차기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르코 루비오도 이번 사태에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짝퉁 트럼프’처럼 부정선거론을 근거로 공권력을 동원했다. 윤 대통령이 트럼프로 미국 권력이 바뀔 것을 계산해 지금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높은가.

      “현재 트럼프 외교안보 핵심 이슈는 집권 100일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중국이 최우선 이슈다. 북한은 그 다음 순위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트럼프가 푸틴과 대화가 제대로 안된다고 판단하면,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하러 나설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는 북한이 독자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도발을 하면 트럼프가 김정은과 거래를 모색할 수 있다.”

      ―트럼프의 정책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양대 축은 외교·안보의 플로리다 권력과 무역과 경제를 장악한 우파 기업인들이다. 트럼프는 집권 뒤 곧바로 ‘바이든 지우기’에 나설 것이고 바이든이 한국과 합의한 방위비는 원점으로 돌려 재협상하자고 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공약의 넘버 1은 경제, 넘버2는 이민 문제다. 지지층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이 두 공약을 매우 강하게 추진할 것이다. 통상과 관련해 중국, 한국, 일본이 주요한 표적이 될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도 관세를 무겁게 올리고, 한국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주기로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손 볼 것이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남미계 불법체류자들을 다 찾아내 추방하겠다고 하는데, 한국계 불법체류자들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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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통령실 압수수색’ 또 불발, 경호처 “협조 여부 검토 후 알릴 것”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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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12/18 07:20
  • 수정일
    2024/12/18 07:2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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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호처 서버 압수수색을 위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찾은 공조수사본부(경찰·공수처·국방부) 관계자가 철수하고 있다. 2024.12.17. ⓒ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의 대통령실 압수수색이 또 불발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가 구성한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는 17일 대통령실 경호처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8시간가량 대치하다 끝내 철수했다.

공조수사본부는 “국수본 특별수사단은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해 영장을 제시했으나, 경호처에서는 압수수색 집행 협조 여부를 검토 후 내일(18일)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계엄 당시 비화폰을 통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최소 6차례 전화를 받았으며,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수단은 경호처 서버에 저장된 조지호 경찰청장의 비화폰(보안 휴대전화) 통신 기록 확보를 목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별도로 발부받았다. 이후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대통령실을 찾아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시도했지만,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특수단은 지난 11일에도 대통령실 내 국무회의실, 경호처, 101경비단, 합동참모본부 지하 3층에 있는 통합지휘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대통령실의 제지로 불발됐다. 당시 특수단은 대통령실이 임의 제출한 극히 일부의 자료만 확보할 수 있었다.

대통령실은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는 조항을 들며 청사 진입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조항에는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단서 역시 존재한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8일 출석하라는 공조수사본부의 1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편으로 전달하려 한 공조수사본부의 출석요구서는 대통령실과 관저 모두 수령을 거부했다. 공조수사본부는 우편으로도 보냈지만, 관저로 보낸 출석요구서는 ‘수취 거부’로 반송됐고, 대통령실로 보낸 출석요구서는 ‘수취인 불명’으로 미배송 처리됐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18일 공수처로 출석하느냐’는 질문에 “내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관련 보도에 공조본 관계자는 “우편을 수신하지 않았어도 이를 인지했다고 볼 수 있다”며 “출석요구 의사 불응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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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파면해! 체포해!”…‘세대’를 초월한 신나는 촛불문화제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4/12/17 [23:40]

 

윤석열 파면과 체포를 열망하는 남녀노소 시민 연인원 4,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17일 서울 한복판에서 어김없이 촛불을 들었다.

 

© 박명훈 기자

 

이날 촛불행동은 저녁 7시 보신각 앞에서 ‘윤석열 체포! 김건희 구속!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내란수괴! 윤석열 헌재는 즉각 파면하라!’를 부제로 진행된 문화제의 백미는 시민들이 세대를 가리지 않고 하나로 어우러졌다는 점이다.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이 세대 통합을 이뤄냈다”라면서 “집회에 많이 나온 기성세대들은 새로 나온 청년들에게 겨울에는 집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나와야 하는지 비결을 꼭 전수해 주고, 청년들은 선배들한테 요즘 가요와 응원봉 문화를 알려 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구 공동대표가 진행한 ‘촛불국민 속으로’ 순서에서는 ▲부모님을 설득해 집회에 나온 청년 ▲아침 7시부터 차를 타고 대구에서 올라온 60대 전직 행정 공무원 등이 발언했다. 하나같이 윤석열을 파면해 ‘나라를 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 박명훈 기자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특급범죄자 김건희를 즉각 구속하라!”

 

시민들이 본대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선창에 따라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최명희 용산촛불행동 사무국장은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이런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라고 명령하는 내란 수괴와 내란 공범들이 있는 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절망적이다. 이 미친 세상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끝장내야겠다”라며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들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응원하고 각자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나온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다짐했다.

 

유튜브 채널 ‘새날’의 권현문 PD(푸른나무)는 “6월에 무대에 올라왔을 때 윤석열은 6개월 후에 탄핵될 것이라고 했는데 정확하게 6개월 만에 윤석열이 탄핵됐다”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그러면서 “나는 초등학생 때 광주에서 5.18, 대학교 1학년 때 6월항쟁을 봤다. 그리고 이 나이를 먹어 윤석열의 12.3내란사태까지 봤다”라며 비상계엄을 해제시킨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온 30대 남성은 “이제 남은 절차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인용 결정, 즉 파면이다. 그날이 올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날이 와야 우리는 비로소 민주주의가 결국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이자 배우인 백지은 씨가 진행하는 풍자극 ‘백지의 파면뉴스’ 순서도 있었다.

 

백 씨는 “권성동이 이런 말을 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그랬더니 바로 헌재가 ‘그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반박했다. 이거 권성동이 완전 헛소리한 거 아닌가?”라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면서 “권성동이 2017년에 박근혜가 탄핵될 때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그랬다. 2017년의 권성동은 된다고 그랬는데, 2024년의 권성동은 안 된다고 그러니까 이건 병원에서 과거의 자신과 원만한 합의를 좀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완전히 지금 자기 부정 중”이라며 “이 내란 패거리들, 범죄자 집단을 우리가 해산시켜 버리면 그만 아닌가?”라고 외쳤다.

 

▲ 백지은 씨. © 박명훈 기자

 

뜨거운 기세로 본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헌재 방향으로 행진했다.

 

“파면해! 파면해! 체포해! 체포해!

“함께하실 분들 소리 질러!”

 

헌재와 가까운 안국역 앞에서는 사회자의 제안에 따라 ‘즉흥 놀이판’이 펼쳐졌다.

 

HOT의 노래 「빛」,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 윤하의 노래 「오르트구름」, 노래패 ‘우리나라’가 촛불국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새롭게 편곡한 「그런 사람」까지.

 

시민들은 노랫가락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며 “파면해! 파면해! 체포해! 체포해!”를 외쳤다.

 

또 헌재에서 윤석열 파면 결정이 나온 뒤에도 국힘당을 해산시키기 위해 계속 함께 촛불을 들겠다고 다짐했다.

 

촛불행동은 내일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안국역 1번 출구)에서 문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 박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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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문화제 생중계 촬영 자원봉사를 하는 여성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박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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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희 사무국장, 권현문 PD, 용인시에서 온 30대 청년. © 박명훈 기자

 

▲ 노래패 '우리나라' 소속 가수 이광석 씨의 공연. © 박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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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980 외무부=2024 외교부, 외신에 "불가피" 설파까지 판박이

1980년 5월 24일 외무부(외교부 전신)가 '전 재외공관장'에게 보낸 '긴급' 문건. 박동진 당시 외무부 장관은 "현지 언론과 접촉을 강화"해 "5.17 전국 계엄의 불가피성을 홍보"하라고 지시했다. ⓒ 외교부 외교사료관 제공

"현지 언론과 접촉 강화해 아국(我國)에 대한 이해 있는 기사 게재 유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람. 5.17 전국 계엄의 불가피성 홍보." - 1980년 5월 24일, 외부무가 전세계 재외공관장에게 보낸 긴급 문건

"헌정 질서를 누구보다 숭배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내린 결단." - 2024년 12월 5일, 외교부 부대변인의 외신기자 PG

이것까지도 44년 전과 닮아 있었다. 위는 5.18민주화운동 중 외무부(외교부 전신)가 전세계 재외공간에 보낸 긴급 문건이고, 아래는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틀 후 유창호 외교부 부대변인이 외신기자에게 보냈다는 PG(Press Guide, 보도 시 활용하는 공식 입장)다.

[2024년 외교부 PG] 윤석열 발표·담화 돌림노래, 거짓도 담겨

유 부대변인의 PG는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그는 아래와 같이 표현했다. 특히 실체적·절차적으로 모두 문제가 있었던 조치를 "결단", "불가피한 대처"라고 말했는데, 이는 내란 우두머리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 담화들과의 돌림노래였다.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에 대해 헌법주의자이자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누구보다 숭배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내린 결단이었다.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도 안 한 대통령에 대한 퇴진운동으로 시작해서, 법률이나 헌법 위반이 없는 대통령이 임명한 주요 공직자에 대해 22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10건이 진행 중이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볼모로 법률안과 예산안을 방해하고, 타협할 수 없는 국가안보를 훼손한 세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처였다."

16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유창호 외교부 부대변인에게 질의하고 있다 ⓒ MBC화면캡처

내용에는 명백한 거짓도 있었다. 그는 "국회의원 과반수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요건을 알고 있었지만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국회가 동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지 않았다",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면서 즉각 군을 철수한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

당일 국회의장·국회의원들은 국회 출입을 통제당해 담을 넘어야 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체포 대상 중 한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뒤에도 군은 즉각 철수하지 않았고 특히 윤 대통령은 계엄법에 따라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해야함에도 4시간이나 시간을 끌었다.

[1980년 외부무 문건] 전 재외공관장에 '긴급' 공문, "언론 접촉 만전" 강조

<오마이뉴스>가 외교부 외교사료관을 통해 확보한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1980' 등 문건에도 이 같은 행태가 담겨 있었다. 문건에는 외부무가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공문 외에도 외무부 장관 명의의 공한(공식서한), 교육자료, 친서 등이 포함됐다.

우선 박동진 당시 외무부 장관은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직후인 1980년 5월 18일 '전 재외공관장'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전국확대'라는 제목의 긴급 공문을 보냈다. 여기엔 이희성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전문이 첨부됐다.

문건에는 "정부는 최근 북괴 동태와 전국적으로 확대된 소요사태 등을 감안할 때 전국 일원이 비상사태 하에 있다고 판단하여 5.17 24:00를 기해 제주도를 포함, 전국 일원에 비상계엄을 선포했음"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주재국 정부 및 언론계 등 반응을 보고 바람"이라는 문구가 마지막에 적혀 있다.

1980년 5월 18일 박동진 당시 외무부 장관이 '전 재외공관장'을 대상으로 보낸 '비상계엄 전국확대'라는 제목의 공문. 위는 공문의 상단이고, 아래는 공문 마지막에 담겨 있는 "주재국 정부 및 언론계 등 반응을 보고 바람"이라는 문구. ⓒ 외교부 외교사료관 제공

그로부터 일주일 뒤이자 신군부가 5.18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사흘 전인 5월 24일, 박 장관은 '홍보활동 전개'라는 제목의 문건을 또 '전 재외공관장'에게 보냈다. 박 장관은 이 문건에 "전 공관원은 시국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그간에 통보된 제반내용 및 자료를 활용, 현지 언론과 접촉을 강화해 아국에 대한 이해 있는 기사 게재를 유도하는 등 현지 홍보에 만전을 기하기 바람"이라고 썼다.

특히 그는 "5.17 전국 계엄의 불가피성 홍보, 광주사태의 수습과 질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외국 기업의 대한국 투자 및 교역 기피 방지(미국 대한 방위 공약 재확인 천명)"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더해 "민심을 자극시키기 위한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마치 사실인듯 유포하는 보도 및 계엄군의 활동을 왜곡하는 보도에 대하여는 적극적인 접촉, 독자 투고 등을 통해 신속히 다각적으로 적의 대응 조치를 취하고, 결과 보고 바람"이라고 명령했다.

이 같은 공문은 5.18을 무력 진압한 직후와 이후 계엄사 발표, 권력 찬탈의 과정이었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설치 및 회의 등의 상황에도 '전 재외공관장'에 수시로 전달됐다.

결국 '국보위 전두환' 지시로 이어져, "예산 지원할 테니 긴급 교육"

1980년 외무부 문건와 2024년의 외교부 PG의 닮은 점은 또 있다. 모두 비상계엄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며 그 필요성을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번 외교부 PG에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통한 국정농단의 도가 지나치다"는 내용이 반복해 등장했다. 그러면서 "45년 동안 이런 야당은 없었다. 아니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 70여 년 동안 이런 야당, 이런 정당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1980년 외교부 문건에도 "해방 후 유례없는"이란 표현과 함께 '남탓'이 담겨 있다. 박 장관은 1980년 6월 16일 공한을 통해 "좌익 오열분자의 해부 선동과 권세욕에만 집착한 일부 정객(政客)들의 음성적인 고무 등으로 (시위가) 학원(대학) 밖으로 확대돼 서울 시내 중심대로에 해방 후 유례없는 대규모 폭도 시위로 발전됐다"라고 밝혔다. 5.18의 원인을 "대학생들이 분단된 조국이 국내외적으로 당면한 현실은 외면한 채 무책임한 과격행동"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1980년 6월 23일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전두환이 박동진 당시 외무부(외교부 전신) 장관에게 보낸 '주요 공관요원 긴급 소진 교육' 공문. ⓒ 외교부 외교사료관 제공

외무부는 내란 우두머리 전두환의 지시에 따라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긴급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국보위원장 전두환은 1980년 6월 23일 외무부 장관에게 '주요 공관요원 긴급 소집 교육' 문건을 보냈다.

전두환은 이 문건을 통해 "외교 업무 수행상 국내 정세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함양과 이에 따른 적극적이고 설득력 있는 외교 자세를 확립함이 시급하다고 사료되오니 주요 재외공관 요원들을 소집, 별첨과 같이 긴급 교육을 실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문건에 첨부된 교육 자료에는 "국내외 정세 변화에 따른 시국관, 국보위 설치 배경과 의의, 국보위에 대한 인식 재고, 외무분과위원회 업무 및 역할 주지, 오도된 대아국 여론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응책"의 교육을 요구하며, "관계기관(중앙정보부)에서 국외여비 및 체제비를 예산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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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외무부#비상계엄옹호#윤석열내란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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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불응 尹에 중앙일보 “법적 책임 피하지 않겠다던 약속 팽개쳐”

[아침신문 솎아보기] 신문들 ‘내란 우두머리’ 수사 비협조 일제히 비판

검찰과 경찰·공수본 소환경쟁, 윤 ‘수사기관 쇼핑’ 현실화했나

헌재 탄핵심판 주심에 ‘尹 지명’ 정형식 재판관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4.12.17 07:34

  • 수정 2024.12.17 07:39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KTV 갈무리

내란수괴 혐의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17일 아침신문 1면과 사설에 올랐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이 27일 열리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지명한 정형식 재판관이 주심을 맡는다. 신문들은 한동훈 당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 체제에 들어선 국민의힘 소식도 1면에 다뤘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이 16일 윤 대통령에게 내일 오전 공수처에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공조본은 어제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에 수사관을 보내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수령이 거부돼 특급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고 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도 그제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을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어제 윤 대통령 2차 소환을 통보했다. 검찰은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계속 불응하면 체포영장 등 강제수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17일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가 턱밑까지 왔지만 대통령실과 대통령경호처 모두 ‘우리 업무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공조본의 윤 대통령 출석 요구서 전달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신문들은 윤 대통령의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미뤄 수사기관에 나가지 않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공통으로 전했다.

▲17일 동아일보

한국일보는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소환조사를 압박하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라며 “일단 변호인단 구성 등을 이유로 출석을 최대한 늦출 전망이다. 결국 수사기관이 영장을 통한 강제구인에 나설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검찰의 수사 개시 가능 범죄에 내란죄가 없다는 점에서 향후 윤 대통령을 조사해 기소할 경우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파면 사유가 하나 더 추가된다는 분석도 있다”고 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약속과 달리 검찰·특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는데, 헌재는 탄핵심판 결정문에서 “(박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진실성 없는 사과를 하고 국민에게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이러한 언행을 보면 피청구인의 헌법 수호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17일 한겨레

“특검 출범해야 교통정리 가능”

이 가운데 검찰과 경찰·공수처가 경쟁적으로 윤 대통령 소환조사를 시도하면서 수사 주도권 다툼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겨레는 이 상황을 두고 “피의자인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른바 ‘수사기관 쇼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가급적 1회 조사를 희망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수사기관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도 “윤 대통령 측이 유불리를 따져본 뒤 기관을 출석하는 일이 현실화됐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법조계에선 중복 수사 문제를 서둘러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검찰은 내란 혐의 주요 피의자인 군 간부 수사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구속하는 등 계엄군 지휘관 신병을 빠르게 확보했다”며 “군 간부 수사에서 뒤처진 경찰은 전날 전·현직 정보사령관을 긴급체포했는데, 검찰은 이날 문상호 정보사령관에 대한 긴급체포에 제동을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경 간 ‘교통정리’는 특검이 출범해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들 일제히 비판 “일반범죄도 증거인멸 시간 안 줘, 더구나 내란 범죄”

중앙일보는 사설 <법적 책임 회피 않겠다던 윤 대통령, 자기 말 지켜야>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적 책임을 지기는커녕 자진 하야를 거부하는 바람에 지난 14일 국회의 2차 탄핵소추안 통과와 직무정지가 이루어졌다”며 “이런 가운데 수사기관의 조사를 거부하는 자세는 법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던 자신의 약속을 팽개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했다.

▲17일 중앙일보

한겨레는 “수사기관은 더이상 내란 세력에 농락당하지 말고 내란 수괴에 대한 강제수사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군·경찰 관련자들 조사·구속만 이뤄졌을 뿐 내란 우두머리인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수사는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도 여전히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다른 사안보다 훨씬 더 신속하고 비상한 수사가 필요한 내란 범죄”라며 “내란 우두머리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 등 강제수사를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윤 대통령 소환조사 불응에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의 결기를 떠올리면 민망한 변명일 뿐”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조사 거부는 국민에 대한 도리마저 저버린 것”이라고 했다. 서울신문도 “소환 요구에 불응하는 것은 국가 사법 질서를 철저히 무시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신문들 “내란동조” “계엄 사태 사과도 없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사퇴했다. 신문들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에 찬성으로 돌아섰다가 친윤석열계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축출됐다고 풀이했다.

경향신문은 “한 전 대표는 62.8%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지만 약 5개월 동안 윤 대통령의 변화를 이끌지도, 윤 대통령과 차별화도 성공하지 못한 채 당내 기득권에 밀려 쫓겨난 신세가 됐다”고 했다.

▲17일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이를 1면에서 <퇴장당한 ‘검사 정치’>란 제목으로 다뤘다. 동아일보는 “그간 민심과 괴리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윤 대통령과 맞서는 ‘윤-한 갈등’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웠으나 ‘결국 윤 대통령과 비슷한 독단적인 검사 스타일로 다수 의원의 신뢰를 얻지 못해 세력화에 실패하고 소수파 대표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1면 머리에 <한동훈 사퇴, 또 비대위 간 국민의힘>을 배치했다.

한겨레는 1면 머리에 <보수 궤멸 자초하는 ‘내란 옹호’ 국민의힘>이란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한겨레는 “한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와는 별개로, ‘내란’이라는 초유의 위헌·불법적 사태에도 ‘우리 모두가 탄핵의 부역자라는 자성을 해야 할 판’(윤상현 의원)이란 당 주류의 반동적 목소리가 현실화한 것”이라면서 “‘내란 동조당’이란 지적과 함께,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자신들만의 권력 다툼으로 보수 궤멸을 자초하고 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한 대표 사퇴 뒤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힘을 두고 “국민의 70%를 버리고 20%와 함께 가겠다면 그것은 선거로 선택받아야 하는 자유 민주 정당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처구니없는 계엄과 이를 선포한 윤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민주국가 시민이라면 자연스레 도달하는 결론”이라며 “그런데 많은 국민의힘 의원은 계엄령 해제를 위한 국회 표결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계엄을 찬성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만약 조기 대선이 벌어진다면 이런 상태로 제대로 임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17일 조선일보

윤 탄핵심판 주심, 윤이 지명한 정형식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27일 시작되는 가운데, 주심 재판관은 정형식 재판관에 배당됐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 <尹 탄핵심판 주심, 尹이 지명한 정형식>을 올렸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 몫으로 지난해 12월 임명된 정 재판관은 보수 성향 법관 출신”이라며 “윤 대통령이 국회의 1차 탄핵소추안 표결 하루 전에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의 제부로 당시 야권은 ‘탄핵심판에 대비해 보험을 든 것이냐’고 비판했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윤 탄핵심판 돌입, 주심은 ‘보수’ 정형식>에서 “그(정 재판관)는 6명 중 가장 보수적인 재판관으로 꼽힌다”며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직접 지명했는데,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한명숙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을 뒤집고 유죄(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했다. 다른 신문들도 모두 윤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1면에 올렸다.

▲17일 국민일보

▲17일 중앙일보

계엄 당시 행안부 명령 따른 데 대한 비판이 ‘대선 이용’?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행정안전부의 청사 폐쇄 지시를 따른 지방자치단체장들을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판한 것을 두고 “계엄 사태를 이재명 대표 대선에 이용하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여당 지자체장만 집어서 공격하는 것은 앞으로 조기 대선이 벌어질 경우 국민의힘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미리 흠집을 내려는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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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구속까지 광장은 멈추지 않는다

  •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4.12.16 22:22
  •  
  •  댓글 0
 
 

17일 오전 10시, 윤석열 즉각 체포 구속 요구 기자회견
21일 오후 3시, 광화문 앞 대규모 촛불대행진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처음 맞이하는 평일인 16일 저녁, 윤석열 즉각 파면과 구속을 요구하는 촛불이 꺼지지 않고 광화문을 밝혔다. 토요일인 21일 오후 3시에는 더 큰 촛불을 예고했다.

16일 저녁 6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지난 토요일에 이어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을 이어갔다.

국회 탄핵 표결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은 대통령 관저에서 그대로 경호처의 호위를 받고 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윤석열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탄핵 재판 주심은 윤석열이 직접 지명한 정형식 헌법재판관으로 결정되었다. 명태균의 이른바 ‘황금폰’은 검찰의 손에 들어갔다. 경찰이 신청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긴급체포를 검찰은 승인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2심 재판을 2월 15일 전에 판결하라는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뿐, 대한민국의 상황은 여전히 그대로다.

민변 윤복남 회장은 “헌재의 시간이니 기다리라는 분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파면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는지 보여주어 헌법 1조가 현실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헌법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자”라고 강조했다.

수능이 끝난 한 청년은 “22년 대선 때는 투표권이 없었지만, 대통령이, 국회의원이, 사람이 하면 안 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는 연대와 투쟁”으로 만들어진다며 “내가 여기 이 나라에 존재한다고 보여주자”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윤예은 씨도 “세상이 아무리 어둡고 인생이 힘들어도 남과 함께 하려고 하는 것이 사회 운동, 연대주의 정신의 출발”이라는 말을 교수님에게 들었다며 “지치지 않고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20살 문예창작과 대학생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탄 2024년 계엄령 선포가 있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여전히 거리에 나와 있다는 것을 헌법재판소에 보여주자”라고 강조했다.

서울여자대학교에 다니는 박세희 씨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말에서 우리가 광장에 나와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극우 정권이 계엄과 국가보안법으로 탄압하지 않는 세상, 평범한 국민들이 진정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윤석열 파면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상행동은 평일에는 일상과 지역, 현장에서 윤석열 파면과 구속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 긴급한 상황이 발생 시 제기되는 긴급 행동에 함께 해달라고 제안했다. 토요일 오후 3시 광화문 촛불대행진에도 많은 시민의 참석을 요청했다. 이 외에도 17일 오전 10시 용산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구속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한경준 기자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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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이후 분노를 넘어 대전환의 희망을 잉태하려면……

 [기고] 전환의 필요성과 그 단계별 과제

 
 
 
 
 

지난 12월 9일 명동성당 꼬스코홀에서, '민주단체 50주년 합동기념식'이 있었다. 민청학련동지회,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한국작가회의 등 유신에 맞서 싸웠던 각계 핵심 단체들이 창립된 지 어언 50주년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당초, 젊은 세대에게는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자유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싸웠던 과거의 영웅적인 투쟁의 시간들을 회고하는 자리였으나, 안타깝게도 12.3 쿠데타로 인하여 45년 전의 역사가 현재로 되살아난 듯한 데자뷰와 함께 분노감, 허탈감, 결연한 투쟁의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50년 전과 데자뷰되는 이 초현실적 현실 앞에서, 그리고 이미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그 반민주적 독재의 유산이 되살아난 이 현실 앞에서, 우리는 과거의 역사적 변동의 경험을 반추하면서, 어떤 응전을 해야 하는가.

 

* 12. 3 이후의 '1차 전환 국면': 2개의 경로의 각축

12.3 쿠데타와 그 실패는 기존의 교착된 한국사회가 새롭게 격동적으로 변화하는 계기이자 변화의 출발점이다. 그동안의 과정을 복기하면, 12.3 비상계엄 시도, 그에 무산시킨 12.4 국회 해산결의, 12.12.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윤석열의 담화, 그리고 이어지는 12.14 탄핵 가결로 이어졌다. 이 시기를 굳이 나눈다면, 12.3 쿠데타와 계엄해제 국회 결의 이후, 퇴진, 하야, 탄핵 판결 등이 이루어지는 시점까지를 '1차 전환 국면'이라고 해보자.

 

아마도 12.3으로부터 윤석열의 퇴진(탄핵, 체포, 하야 등)에 이르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 1차 전환 국면에서, 당연히 국민의 힘 등 보수진영은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이름으로, 현 권력구조를 유지하면서 타협적 변화를 지향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보다 근본적 전환을 추구하는 대중적 역동성이 분출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타협적 변화와 보다 근본적 변화의 길이 각축하게 된다. 과거 역사적인 예를 들면, 87년 6월 민주항쟁을 전환점으로 하여, 6.29선언, 여야 간의 협상을 통한 10.27 헌법 국민투표까지의 시기이며, 이후 선거국면으로 전환하여, 87년 12월 대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12.3쿠데타와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 이후, 12.14 탄핵의 국회 가결까지의 시기가 1차 전환 국면의 제1소시기 쯤 되겠다. 이 시기에도 2개의 길의 각축이 있었다. 윤석열은 12월 12일, 비상계엄이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기묘한 논리로 무장한 채, 탄핵과 퇴진 자체를 수용하지 않는 담화를 발표하였다. 이에 대항하는 국민적 분노가 더욱 고조되었고 연일 이어지는 탄핵촉구집회, 최고조에 이른 12.12 여의도 탄핵촉구집회를 배경으로 국힘의원들이 탄핵찬성파와 윤석열지지-탄핵반대파로 분리되면서, 탄핵은 가결되었다. 이 소시기에서 국민적 항거는 타협적인 경로를 봉쇄하면서 더욱 근본적인 변화의 길을 열었다고 생각된다. 이제 제2소시기에 해당하는 헌법재판소 판결 까지, 2개의 길 간의 치열한 각축이 이어질 것이다.

 

*'구도 전환'의 필요성

 

1차 전환 국면에서의 우리들의 과제는 2가지 방향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첫째는, 타협적 변화의 경로를 방지하면서 더욱 근본적 변화의 경로를 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2.3 이전에 존재했던 교착 구도를 전환하고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는 분노의 저항화를 넘어서, 희망을 잉태하는 것이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탄핵 이후 국민들이 갖고 있는 '허무주의'적 정서를 극복해내도록, 대전환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먼저, 1차 전환국면에서 중요한 것은 그동안 '윤석열 대 이재명'의 좁은 대립구도를—12.3쿠데타라는 계기적 사건이 촉발한 국민적 분노를 모아내면서—광범위한 '민주주의 심화발전 연합'으로 바꾸어내야 할 것이다. 기존의 교착 구도를 더욱 폭넓은 민주주의적 발전 연합으로 '구도 전환'을 해야 한다.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한 보수진영의 응전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1차 전환 국면은 복잡한 경로를 밟을 수도 있다. 민주진보진영 역시 박근혜 탄핵과 동일한 패턴을 밀어붙인다는 생각만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통치블럭 내에서, 통치자로서의 윤석열과 국힘의 분리, 12.3비상계엄에 대응하여 국힘 계엄해제 찬성파의 분리, 탄핵 국회 투표를 둘러싸고 국힘 내에 탄핵 찬성파가 분리된 것은 주의해 볼 대목이다.

 

더 넓은 탄핵 연합,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과도기의 관리 비젼을 제시하고, 비정상적인 비상계엄 시도에 분노하는 국민들이 1차 전환의 타협적 경로에 대한 투쟁전선으로 합류하게 해야 한다. 지금은 윤석열을 지지하는 광화문 보수집단 대 탄핵을 촉구하는 여의도의 민주진보적 국민들이 대치한다. 이 구도도 해체적 극복을 해야 한다. 이런 속에서, 윤석열정부의 탄생과정에서 민주진보진영과 결합하지 않았던 많은 개인과 진영이 함께 하게 될 것이다. 이미 그렇게 가고 있다. 심지어, 윤석열을 지지하면서, 민주진보진영으로부터 이탈했던 많은 시민들이 윤석열 정부의 새롭게 드러난 본질을 직시하면서, 변화의 서포터즈가 되게 해야 한다.

 

*국란 극복의 리더십으로 나아가야

 

이처럼 구도전환은 야당이 여당에 대립하는 투쟁정당에서 12.3 쿠데타로 조성된 국란(國亂)극복의 리더로서의 재정립되는 것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미 윤석열은 '기능 부전' 상태에 들어갔고, 그런 상태는 대통령제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이 국가적 위기에 진입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통치체제의 와해는 중요한 국가적 의사결정을 표류하게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야당이 국란 극복의 리더십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근본적 변화의 길이 열린다면, 차기 민주진보정부가 '통합정부'로 출범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민주진보가 윤석열의 정치가 아니라 군사적 수준에 의한 준내전적 '박멸' 전략을 넘어서서, 통합과 공화의 가치를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진보가 민주를 매개로 연합의 바운더리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의미에서 0.73%의 차이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일종의 준(準)내전적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는 통치의 미숙과 실정이 겹쳐지면서 더욱 악화되어져 왔고, 스스로 자멸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차기 민주정부는 이런 경로의 가능성을 넘어서야 한다. 국란 극복, 그를 위한 통합의 리더십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적대적 진영정치의 틀 그 자체가 온존된다면, 윤석열 정부에 대한 탄핵과 공격의 칼이 차기 정부에 그대로 던져질 수 있다. 1차 전환 국면에서, 반윤석열 투쟁의 연장선 상에 서되, 질서와 안정을 바라는 시민들에게 국란 극복의 견인차임을 보여줄 때, 12.3 이전의 교착 구도가 깨어지면서, 진보적 전환을 위한 대중적 기반을 더욱 풍부하게 할 것이다.

 

*연합의 구도를 확장하는 것

 

탄핵연합의 구도를 확장하는 것은 정치적 차원과 시민사회적 차원 모두에서 진행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80년대를 돌이켜 보면, '아방타당'이라는 말이 유행하였다. 그런 언어에 기대어 보면, '아방 집결주의적' 혹은 '아방 확대주의적' 관점에만 서서는 안된다. 시민사회에서도 기존의 루틴한 그리고 익숙한 연합을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합의 폭을 확장하는 주제가 무엇일까가 문제로 된다. 나는 '헌법개정' 같은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헌법개정의 미니멈과 맥시멈이 있다고 하면, 미니멈을 최소합의로 하여, 탄핵 촉구 연합에 최소합의적 헌법개정 연합의 성격이 겹쳐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탄핵에 찬성하는 중도, 합리적 보수까지 정당하게 연합에 초대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12.3쿠데타에 대한 청문회와 수사를 통해서 윤석열 폭정과 '반국가적인' 행위들이 더욱더 드러날 것이고, 국민들의 분노는 확대될 것이다. 이런 확대가 연합의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

 

*'87체제'의 대전환의 희망으로

 

다음으로 1차 전환 국면에서는 국민적 분노를 배경으로 하는 타협적 경로를 막아내는 것과 함께, 분노를 넘어서 희망을 잉태해야 한다. 윤석열을 넘어선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퇴진이 확정되는 순간, 곧 바로 우리 사회는 '선거국면'으로 전환된다. 탄핵이 성사된다면 헌법재판소의 심리기간이라는 과도기가 존재하지만, 만일 바로 퇴진이 이루어진다면, 그 기간이 2개월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표 획득'의 논리가 작동하게 되고, 그러면 파편화된 선거 승리의 논리만이 지배하게 된다. 그러면 공약은 거의 '정책 떳다방'식으로 만들어지고, 거시적인 변화의 비전은 실종되고, 승리를 위한 표계산만이 남게 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1차 전환 국면에서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만들기 위한 희망의 플랜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술적으로 이야기하면, 시효를 다한 '87년 체제'의 이후 체제를 구성하는 비전이다.

 

우리는 87년 6월 민주항쟁을 통해 만들어진 민주헌정체제를 이른바 '87년 체제'라고 부른다. 이 체제는 기본적으로 여야 간의 타협에 의해서 직선제 부활을 포함한 선거민주주의의 기본 틀로서 구성된 것으로서, 오랜 권위주의 체제를 넘어서서 새롭게 만들어진 민주주의체제의 복합적 특성을 지칭한다. 87년 체제는 어떤 의미에서 민주주의라는 '그릇'을 만든 사건이었지만,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30여년이 넘는 긴 민주화의 여정 속에서 그동안 수많은 전환을 요구받아 왔다. 이 87년 체제는 12.3쿠데타와 같은 체제 내에서의 '반란의 제도적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으며, 98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경제기조가 전면화되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모순이 심화되었고, 박근혜정부에 대항하는 촛불시민혁명으로 고양된 대중의 요구를 담아내는 데 한계를 명백히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이를 넘어서는 요구가 '제7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제기되기도 했고, 87년 체제가 이른바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97년체제'로 형해화되었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지금은, 정치적 위기 뿐만 아니라, 저출산과 같은 인구 공동체의 소멸위기, 불평등의 극심한 확대로 인한 사회적 위기, 각종 사회적 갈등의 증폭, 차별과 혐오의 확대 등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더구나 87년 체제는 30여년의 긴 세월동안 정치의식, 권리의 측면에서 역동화된 시민들의 참여욕구를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12.3 쿠데타를 무산시킨, 여의도정치의 동력과 그를 좌절시킨 국민적 힘을 매개로 하여, 87년 체제를 넘어서는 노력이필요하다. 민주주의의 압살 시도에 대항하여, 단순히 민주주의를 수호·회복하는 차원이 아니라, 더 높고 더 깊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차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아가 '더 좋은 국가'를 향한 투쟁과 연합으로 재의미화해야 한다. 달리 이야기하면, 이른바 '87년 체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체제, 그 속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비전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의 과정에서 바로 그러한 대전환의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한다.

 

*국가와 정치체제의 '다원적' 재구조화

 

1차 전환이 2차 전환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와 국가의 긍정적 변화에 대한 비젼이 필요하다. 이는 12.3 이후의 전환이 단지 정부 주도세력의 교체나, 중앙 정치엘리트의 교체로 종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넘는, 국가적·사회적 대전환의 희망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가적·사회적 대전환은 87년 체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나는 몇가지만을 핵심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국가와 정치체계의 '다원적' 재구조화의 시대적 필요를 담아내야 한다. '제욍적 대통령제'를 87년 이후의 정치사회적 변화에 맞게 재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시급한 것은, 검찰권력이 기소권을 독점하는 것, 그것이 정치권력과 결탁하면서 그 독점화된 기소궈을 정치화해서 악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검찰국가의 제도적 형태를 전환하는 것도 포함한다. 윤석열의 내란이 87년체제의 한계가 아주 극단적인 형태로 분출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 나는 다원적 민주주의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의 쿠데타는 통치자가 보수적 시민사회 내의 극단적 인식과 요구를 자기화한 데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전광훈 등으로 상징되는 보수시민사회 내의 극단적 그룹의 인식과 요구를--제도정치 내의 기반이 거의 몰락해가는--윤석열이 수용하고 일체화되면서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 다원성은 시민사회 내의 다양한 분파(그리고 그 인식과 요구), 제도정당 내의 다양한 분파, 통치그룹 내의 다양한 분파가 상호분리되어 독자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의사파업 그룹처럼 시민사회 내의 이익갈등이 적대적으로 전개되고 해결 불가능하게 보일 정도로 지루하게 전개되는 속에서, 이를 박멸해야 할 이익갈등으로, 처단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민주화 이후의 다원적 민주주의는 과거의 권위주의적 획일성을 넘어, 이런 다원성의 인정 위에서 정치를 행하고 국가적 의지를 결집해가는 과정인 것이다. 나아가, 이미 사회문화적으로 우리 사회는 과거와는 다른 다원성이 증대되어 있다. 사회경제적 기반의 변화는 이미 다원적 요소를 우리의 정치사회에도 인입하고 있다. 적대적 진영정치는 12.3쿠데타와 같은 괴물을 만들어내는 토양이 될 수도 있다. 적대적이기까지 보이는 갈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위에서 공존의 정치가 가능한 국가-정치체계의 제도적 방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87년 체제를 넘어서는 것은 국가통치와 정치에 대한 대중참여의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정치의 대중적 개방화를 향한 제도설계가 필요하다. 87년 체제의 대의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개방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의 진전은 결국 '헌법개정'과 연결된다. 탄핵의 국회 의결 이후, 헌재의 탄핵의결 시점까지, 탄핵의 관철을 위한 노력이 중심이 될 것이다. 헌법개정의 미니멈은 4년 중임제의 도입을 포함하여 권력분산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며, 맥시점은 후술하는 사회경제적 권리를 더욱 포괄적으로 헌법에 명시하는 것 등을 포함할 것이다.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와 정치의 모순 확대

 

다음으로 무엇보다, 공고화된 민주주의의 공고화의 위기는 언제나 대중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민생고이다. 정치가 이를 담아내지 못할 때, 그것은 다양한 정치적 반동들로 나타나게 된다. 특히 지구화의 현 흐름은 모든 국민국가의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고, 격차와 불평등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서 트럼프 식의 폐쇄적 자국 우선주의나 영국의 브렉시크 같은 식의 대응이 나타나고 있다. 서구의 경우 이런 사회경제적 불만이 난민이나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 정서로 왜곡되고 있다, 극우화되는 정치지도자들은 대중의 사회경제적 불만을 퇴행적인 방식으로 담아내고 정치자원화한다. 12.3 이후의 전환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지구적인 이런 사회경제적 불안정 현상에 대응하여, 더욱 전향적인 복지와 민생경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지구적인 민주주의의 퇴행의 시대에, 그리고 사회권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면, 우리가 세계사의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는 것이 될 것이다. 단지 한국민주주의의 당면과제로 제기된 '다원적 민주주의'의 포용성과 더욱 철저한 사회경제적 개혁의 급진성을 조화시킬지 하는 것은 지난한 실천적 과제가 될 것이다.

 

*교육과 사회의 대전환

 

다음으로 사회적 대전환의 비전을 담아내는 87년 체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넓은 의미에서의 사회권의 확대로 이어지는 전환이 필요하다. 정치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확대를 상쇄하지 못함으로써, 이미 많은 경제적 차원에서 확대된 불평등과 격차는 사회적·계급계층적 차원에서 '집단 분리'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교육을 예로 들면, 부모 세대의 경제적 격차는 교육을 통해 자녀 세대의 교육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산업화의 시기에, 교육은 모두에게 계층상승의 희망이었다. 그래서 부모세대는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 자녀들의 교육에 매진하였다. 그렇게 우리나라는 '교육입국(敎育立國)'의 나라가 되었다. 수년 전에 주목받은 '스카이캐슬'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가 보여주었던 것처럼, 고도성장을 통해 획득된 부모의 경제적 자산이 자녀들의 교육투자에 올인되고 여기서 사교육이 창궐하며 사교육 과잉경쟁상태가 출현하였고, 이 살벌한 사교육 경쟁에 자녀들을 내몰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저출산이라는 선택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교육이 절망이 되어, 부동산 문제와 함께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인구위기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추격과정에서의 우리들의 장점들이 관성처럼 확대되다보니, 이제 선진국이 된 지금에는 '대립물'로 전환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12.3을 계기로 시작된 거대한 변화가 대한민국의 대전환과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미디액트(홍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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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윤석열에 탄핵심판 답변서 23일까지 제출 요구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자료사진) 2024.12.16. ⓒ뉴시스


헌법재판소가 국회에서 탄핵소추 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는 23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17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제(16일) 탄핵소추 의결서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통지하면서 7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헌재는 전날 재판관 회의를 열고 이달 27일을 1차 변론 준비 기일로 정한 바 있다. 또한, 탄핵심판 사건 중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최우선적으로 심리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도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전날 윤 대통령 변호인단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윤 대통령 변호인단 대표를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남소연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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