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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여권 전체가 위기감 호소하며 불안...대통령만 못 느끼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尹대통령 11년 만에 국회 시정연설 불참 “불통 이미지 강화”

한겨레 “개원식·시정연설 모두 불참한 최초 대통령, 역사에서 불명예로 기록될 것”

민주당 장외 집회 비판, 서울신문 “정치적 계산 드러내” 중앙 “국회 안에서 해결하라”

기자명장슬기 기자

  • 입력 2024.11.04 07:26

▲ 지난달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있을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으로는 처음 지난 9월 국회 개원식에 가지 않았던 일까지 겹쳐 ‘불통’ 이미지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서울역 인근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 추산 30만명(경찰 추산 2만명)이 모인 집회에선 ‘탄핵’과 ‘하야’ 등이 언급됐다. 보수 언론에서는 이번 장외 집회를 두고 ‘헌정질서 흔들기’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용’이라고 비판했다.

▲ 4일 경향신문 만평

조선 “대통령은 위기감 느끼나”

오는 10일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4일 조선일보는 사설 <與圈(여권) 모두 불안, 대통령은 위기감 느끼나>에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가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건의를 담은 입장문을 낸 사실을 전하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탄핵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온 당부였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도 비공개 회의를 갖고 명태균씨 녹취록과 김건희 여사 문제를 논의한 사실과 영남권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을 두고는 “그만큼 여권 전체가 총체적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정작 당사자인 윤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지난 1일 “이달 중이나, 10일이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 아닌가”라며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조선일보는 “‘이달 중’ 하겠다는 것은 그리 급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4일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서도 “2013년부터 매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예산안을 설명했는데 11년 만에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재보선 이후 여당이 승리한 부산 금정구 범어사에 방문해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어떤 어려움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줄 알았는데 야당의 모욕적 언사나 행태를 참기 싫어서 국민에게 국정을 설명하는 자리에도 안 나가겠다고 한다. 무슨 돌을 어떻게 맞고 가겠다는 것인가”라며 “여권 전체가 위기감을 호소하며 불안해하고 있는데 대통령 한 사람만 못 느끼는 것인가”라고 했다.

▲ 4일자 중앙일보 만평

윤 대통령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제 시정연설마저 불참하면, 개원식과 시정연설에 모두 불참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남게 된다”며 “역사는 이를 불명예로 기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선 지난 개원식 때와 똑같이 야당이 피켓 시위를 하거나 탄핵·퇴진 구호 등을 외칠 수 있다는 점을 불참 사유로 들고 있다”며 “직접 화급히 챙겨야 할 국정 현안이 돌출한 것도 아니고 고작 면전에서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이 나올까 두렵고 싫어서라는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커지는 촛불,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설 자신도 없나>에서 “‘돌 맞고 가겠다’는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설 자신도 없는 것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침묵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시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 “장외가 아닌 국회 안에서 해결하라”

민주당의 장외 집회에 대해 보수언론이 강하게 비판했다.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이날 집회는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170명이 참석했고 2시간 20분간 이어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참석자들은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정농단 진상규명’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다. 이재명 대표는 2016년 촛불시위를 언급하면서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는데 결국 빙빙 돌아 제자리에 오고 만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촛불로 몰아낸 어둠이 한층 크고 캄캄한 암흑이 되어 복귀했지만, 어둠이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증명해내자”고 말했다.

▲ 4일자 동아일보 기사

중앙일보는 사설 <정국 혼란은 장외가 아닌 국회 안에서 해결하라>에서 “민주당이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2016년 연말처럼 대규모 장외 집회를 통해 대통령 탄핵 여론을 조성한 뒤 국회에서 탄핵안을 통과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지금 필요한 건 여론 선동이 아니라 정확한 진상규명”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한국의 대외 전략, 반도체 등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을 언급하면서 중앙일보는 “지금 국회가 국익을 위한 법안 마련에 올인해도 성과가 나올까 말까인데, 입법부의 운영권을 쥔 거대 야당이 장외 선동에나 매달려서야 되겠나”라며 “특히 민주당은 탄핵 집회가 이번 달에 두 번이나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를 겨냥한 사법부 압박용이란 비판에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170석 수퍼 갑 정당이 약자 흉내 내며 거리 투쟁 하다니>에서 “의회의 수퍼 갑 민주당이 이달 들어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은 이번 달에 선거법과 위증 교사로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 방탄 때문”이라며 “국회에선 탄핵으로 검찰을 겁박하고, 장외에선 집회로 정권을 흔들어 이 대표를 보호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사설 <“尹임기 단축”…정치적 계산 드러낸 野 장외집회>에서 “민주당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처럼 대규모 장외집회를 매주 열어 전국적인 정권퇴진운동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산”이라며 “민주당을 위시한 야당에서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국회의원 연대 준비모임’을 출범시켜 윤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단축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기로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이라고 해서 헌정질서를 마구 흔들어도 좋다고 국민은 허락한 적이 없다”며 “민주당이 착각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라고 했다.

▲ 4일자 서울신문 사설

반면 한겨레는 사설 <잇따르는 집회·시국선언,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에서 민주당의 집회뿐 아니라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여는 촛불집회가 전국에서 열리고 한국외대와 가천대 교수 등의 시국선언, 정년퇴임하는 대학교수와 초등학교 교사가 대통령 훈장을 거부한 것 등을 거론하며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보내는 경고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일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은 이제라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하지만 이를 기대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며 “그렇다면 여당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민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음성이 공개된 지 사흘이 지나도록 침묵을 지키는 비겁한 태도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조차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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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적극 해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일보는 사설 <尹대통령, ‘명태균 사태’ 해결에 정권 명운 걸렸다>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 명씨와 통화하면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국민의힘 공관위에 지시했다고 말한 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등과 관련된 중대 사안”이라며 “힘겹더라도 국회에 나가 ‘명태균 사태’는 물론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경위와 입장을 밝히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그게 정 어렵다면 임기반환점(11월10일)에 맞춰서라도 정권의 명운을 걸고 명태균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검찰에도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한국일보는 또 다른 사설 <김영선 공천 개입 의혹 수사, 대통령 연루 여부도 밝혀야>에서 “윤 대통령의 개입 의혹까지 성역 없이 수사가 이뤄져야 하며, 검찰 수사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특별검사법을 통과시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실체 규명을 미룬 채 ‘심리적 탄핵’ 상태만 장기화하면 국정 마비로 국운마저 기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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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업보라면서 “돌 맞고 가겠다”는 윤석열의 처참한 논리 수준

 
나는 이념이 다른 사람과는 대화를 할 수 있어도 말의 앞뒤를 못 맞추는 사람과는 대화를 못한다. 대화란 최소한 주어와 술어 사이에 상관관계가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과 대화는 쓸모가 없다. 아니,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나는 훈련소에서 실시하는 화생방 훈련에 대해 학을 뗀다. 나도 논산훈련소에서 이 경험을 했고, 나중에 무한도전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니 10여 년 전에도 이 훈련을 했던 모양이다.

무한도전을 본 분들은 알겠지만 이 훈련의 백미는 가스를 틀어놓은 상태에서 방독면을 벗는 것이다. 이러면 당연히 가스를 왕창 들이마신다. 훈련병들은 죽을 맛이 된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가스 공격을 받으면 방독면을 써야지 왜 벗는 훈련을 하고 자빠졌나? 가스를 들이마시는 게 훈련이냐? 가스를 안 들이마시게 하는 게 훈련이지. 훈련이 고된 건 참을 수 있는데 이런 비논리를 나는 참을 수가 없다.

이런 비논리가 대통령 입에서?

그런데 이런 황당한 비논리가 대통령 입에서 남발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주 하는 말 중에 “반국가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것이 있다. 이게 얼마나 비논리적인 이야기인가?

‘활개치다’라는 말은 ‘제 세상처럼 함부로 날뛴다’는 뜻이다. 그러면 잡으면 될 거 아니냐? 그거 잡으라고 있는 게 공무원이고 경찰이고 대통령이다. 그런데 그걸 안 잡는다. 그리고는 활개를 친다고 지랄이다. 나는 논리구조가 벌써 이렇게 엉망진창인 사람을 보면 반국가세력이고 뭐고 말을 섞기가 싫어진다.
 
범어사 찾은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범어사를 찾아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했단다. 그러면서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덧붙였단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극도의 짜증이 치밀었다. 윤석열의 뻔뻔스러움 때문이 아니다. 그의 처참한 논리 수준 때문이다. 업보란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뜻한다. 지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단다. 이건 또 잘못했다는 지적을 깡그리 무시하겠다는 뜻이다.

이 말을 하나로 이어보면 이런 문장이 나온다. “나는 잘못했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나보고 잘못했다고 지적하면 무시하겠다.” 이게 말이냐 항문 사이로 나오는 가스냐? 잘못했다고 인정을 안 하고 버티던가, 잘못했다고 인정을 했으면 숙이던가? 주어는 인정을 했는데 술어는 인정을 못한다. 이런 비논리적인 자들과는 말을 섞어도 이길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는 윤석열의 말에 솔깃하기까지 했다. 내가 이래봬도 왕년에 돌 좀 던져본 사람이거든. 내가 진짜 마음 제대로 먹고 돌 한 번 던져줘?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돌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게 해봐?

매듭 자르기

논리학에는 ‘매듭 자르기의 오류’라는 게 있다. 논쟁의 앞뒤 맥락 다 자르고 “그냥 이게 결론이야”라고 우기는 태도를 말한다. ‘논점 배제의 오류’라고도 부른다.

알렉산더 대왕이 프리기아 왕국에 진출했을 때, 그 누구도 풀지 못했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발견한 일화가 있다.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는 전설이 붙은 매듭이었다. 그런데 그게 쉽게 풀리겠나? 쉽게 안 풀리는 매듭이니 그런 전설이 붙었을 것이다.

그걸 풀려고 끙끙대던 알렉산더는 해답을 찾지 못하자 단칼에 매듭을 잘라버렸다. 그리고는 “봐라, 내가 매듭을 풀었다. 내가 전설이 말하는 아시아의 패자다”라고 주장했다는 이야기.

그런데 알렉산더 씨, 그건 자르라고 있는 매듭이 아니라 하나하나 풀라고 있는 매듭이라고요. 그런데 그걸 단칼에 잘라놓고 “나 문제 풀었어요” 이러면 말이 되나? 그래서 ‘매듭 자르기의 오류’라는 개념이 논리학에 등장한 거다.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가 내가 쓴 칼럼에 대해 “이 칼럼은 이런 점에서 잘 못 됐고 이런 점에서 수준이 떨어진다”고 비판을 했다. 이때 내가 “그럼 읽지 마!”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해보자. 이게 매듭 자르기 오류, 논점 배제의 오류다. 칼럼의 논리와 수준을 이야기하는데 “꺼져”라고 한 마디로 정리를 해버리는 거다.

영화 평론가들이 어떤 영화에 대해서 비평을 했다. 그런데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이 “그럼 보지 마”라고 씹는다. 이러면 무슨 생산적 논쟁이 되겠나? 내가 과거 동아일보 다닐 때 사내 통신망에 회사의 문제점을 몇 번 지적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한 임원이 날 보고 그랬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이러면 논쟁 자체가 안 된다. 이런 비논리는 논리가 설 최소한의 공간을 봉쇄한다. 윤석열-김건희가 뭘 잘 못 했는지 온 나라가 지적을 하는데, 당사자는 “돌 던져라, 맞으면 그만이지” 한 마디로 씹어버린다. 개야 짖어라, 바람아 불어라 식 태도이고 전형적인 매듭 자르기 오류다. 이 정도면 윤석열과 더 이상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윤석열이 나라를 통치하는 한 대한민국에는 논리가 설 자리가 없다. 이런 나라에서는 논술 시험을 보는 것도 민망하다. 대통령 논리 수준이 저 지경인데 누가 누구 논리를 평가하겠나?

하루 빨리 이 비상식적인 세상이 끝나야 한다. 폭력이 세상을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나조차 ‘아 진짜 간만에 돌 한 번 제대로 던져봐?’라는 생각이 들 정도면 말 다 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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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파면시켜 철저하게 단죄하자!”…2만여 명 함께한 113차 촛불대행진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4/11/02 [20:50]

 

2일 오후 5시 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3차 촛불대행진’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연인원 2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함께했다.

 

© 이인선 기자

 

앞서 오후 2시에 인근 서울역광장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이 열렸다. 대회가 끝나자 사회를 맡은 강선우 민주당 국회의원은 참가자들에게 “시청역에서 열리는 촛불행동의 집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회를 마친 시민 상당수가 서울역광장에서 그대로 등을 돌려 촛불대행진이 열리는 서울시청역으로 향했다.

 

서울역광장에서 오는 대열은 먼저 와 있던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본무대가 있는 시청역 7번 출구 앞부터 숭례문 앞을 비롯해 주변 인도까지 시민들로 가득 들어찼다.

 

촛불대행진 본대회가 시작되기 앞서 4시 20분께 노래패 ‘우리나라’의 가수 백자 씨가 사전 공연으로 시민들을 맞이했다.

 

백 씨는 서울역광장에서 모여드는 시민들을 향해 “가슴이 웅장해진다”라면서 “탄핵이 멀지 않았다. 이 썩어빠진 것들을 반드시 몰아내자”라고 외쳤다.

 

▲ 왼쪽부터 가수 백자 씨, 촛불대행진 사진 작가 이호 씨. 이호 씨가 무대에 올라 노래에 맞춰 춤을 추자 시민들도 함께 춤을 췄다. © 이인선 기자

 

“탄핵의 함성 시작!”, “촛불시민 여러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전쟁으로 살길 찾는 윤건희를 타도하자!”, “탄핵만이 살길이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공연 사이에 위처럼 발언한 백 씨는 「피묻은 펜대를 이제 멈춰」, 「건희 구속 빵빠레」, 「윤석열을 파병하라」, 「탄핵열차」를 노래했다.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흥겹게 춤도 추면서 기세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 사전 공연을 즐기는 시민들. © 이인선 기자

 

사전 공연이 끝난 뒤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곧바로 ‘구본기의 촛불국민 속으로’를 진행했다.

 

구 공동대표는 시민들을 향해 “우리들의 당면한 목표는 오직 하나, 윤석열 대통령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힘을 합치자. 서로의 자리에서 힘껏 응원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투쟁 현장까지 가서 연대하고 어깨 걸고 싸워보자”라면서 “그렇게 해서 새봄이 오기 전에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자”라고 외쳤다.

 

경북 김천에서 온 편효진 씨는 구 공동대표에게 “지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 때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아이들이랑 같이 왔다. 같이 왔을 때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용돈을 준 사람들이 있다”라면서 아이들과 논의해 촛불대행진 모금함에 돈을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편 씨의 초등학교 1학년 딸은 아버지에게 준 편지를 통해 “안녕하세요. 예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받은 돈은 다시 돌려드릴 테니 윤석열을 무찔러주세요. 여러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 편효진 씨가 구본기 공동대표의 질문에 답했다. © 이인선 기자

 

“우크라전쟁 한반도전쟁 윤석열 정권 타도하자”

“전쟁으로 살길 찾는 윤석열을 탄핵하라!“

“군대파견 전쟁수입 윤석열을 탄핵하자!”

“유권자가 명령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본대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구호를 외치자 시민들이 함께 외쳤다.

 

사회자는 촛불대행진에 처음 참가한 시민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시민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김용민·이언주 민주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등도 함께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윤건희 일당은 지금 자기 살겠다고 호시탐탐 전쟁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기어이 참전하려고 온갖 가짜뉴스에 반북 선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라면서 “우크라이나 참전을 통해 한반도전쟁까지 획책하는 윤석열, 반드시 타도하자. 탄핵이 전쟁을 막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윤석열을 단 하루라도 대통령 자리에 있게 해서는 안 된다. 무슨 흉측한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라면서 “정치권은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믿고 따라서 강력한 기세로 탄핵소추안 통과를 이뤄내야 한다. 그래서 윤석열을 즉각 직무정지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렇게 해서 전쟁이고 계엄이고 죄다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헌재(헌법재판소)도 가타부타 군소리 없이 국민의 뜻에 복종하게 만들어 버리자”라면서 “신속한 탄핵 판결을 밀어붙여서 윤석열을 깔끔하게 파면시키자. 그리고 철저하게 단죄하자”라고 주장했다.

 

▲ 김민웅 상임대표. © 이인선 기자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는 “전쟁에 따른 안보의 실패, 인간 생명 보호의 실패는 만회가 불가능”하다면서 윤석열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살상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하려는 것 ▲무인기 평양 침투 사건을 일으켜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려는 것’을 탄핵 사유로 꼽았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민, 우리 군대의 생명을 뭐로 아는 것인가? 이자가 국군통수권자라고 할 수 있나?”라면서 “(윤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반북·대북 강경파, 무조건적인 친미파세력과 같이 대충 나라를 끌어갈 수 있겠거니 했겠지만 벌써 80%가 넘는 국민이 윤석열을 심정적으로 탄핵했다”라고 주장했다.

 

문 전 교수는 “(윤석열 정권이)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 민주, 자주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기네들 세력만으로 나라를 근근하게 분탕질해 먹으려 하고 있다”라면서 “윤석열을 끌어내려야 한다. 잘못된 지도자를 감옥에 보내는 것도 민주주의 아닌가? 윤석열을 끌어내려 되찾자! 평화와 민주!”라고 외쳤다.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인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이태원참사 원흉의 꼭대기에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있다. 이태원참사가 일어나기 2주 전, 윤석열과 한동훈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범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마약 소탕 작업을 벌일 계획을 세웠다”라면서 “이에 따라 참사 당일 이태원에서는 안전 관리보다는 마약 수사에 혈안이 돼 있었다”라고 분노했다.

 

조 씨는 “윤석열이 먼저 탄핵돼야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강력한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 또 다른 참사를 막는 선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면서 “서울에서 제주까지, 제주에서 해외까지 탄핵의 횃불로 뒤덮어 윤석열이 끌려 내려오는 그날까지 촛불국민과 함께 윤석열의 탄핵을 외칠 것”이라고 했다.

 

박은정 의원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과 뻔뻔함을 끝내자고 오늘 우리는 여기 다시 모였다. 우리가 지금 들고 있는 촛불 또한 또 다른 역사의 시작”이라면서 “검찰과 김건희의 횡포 앞에 도둑맞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가 일궈낸 헌법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함께 손잡고 촛불을 나누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부패와 부정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이제 윤석열, 김건희 두 사람의 국정농단과 중대범죄 의혹에 남은 임기 3년이 의미가 있나? 탄핵 사유가 더 필요한가?”라며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이유도 주저할 시간도 없다. 윤석열의 실패가 대한민국의 실패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이언주 의원은 “이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심각한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됐다”라면서 “(윤석열) 자기가 뭔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나? 그것만으로도 즉각 내려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고 사사로이 남용하면서 나라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꼴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라며 “우리(민주당)는 안(국회)에선 윤석열 정권의 대안을 모색하고 밖(광장)에선 여러분과 함께 주권을 되찾는 투쟁에 함께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본대회를 마친 촛불대열은 청계천과 서울시청 등을 거쳐 행진하면서 “윤석열을 탄핵하자!”, “윤석열을 타도하자!”, “윤석열을 끌어내리자!”, “윤석열을 응징하자!”라고 힘껏 외쳤다. 거리로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과 연인들이 촛불대열을 향해 손을 반갑게 흔들었다.

 

© 이인선 기자

 

촛불대열이 다시 본대회장으로 돌아온 뒤 정리집회가 진행됐다.

 

정리집회에서는 가수 송희태 씨가 「내려와라」, 「우리의 세상」을 노래했고 시민들이 따라 불렀다.

 

시민들은 노랫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의지를 높였다.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문장렬 전 교수가 발언했다. © 이인선 기자

 

▲ 조미은 씨가 발언했다. © 이인선 기자

 

▲ 박은정 의원이 발언했다. © 이인선 기자

 

▲ 이언주 의원이 발언했다. © 이인선 기자

 

▲ 촛불대열.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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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응하는 시민들. © 이인선 기자

 

▲ 청계천을 지나는 촛불대열.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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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태 씨의 공연.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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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이념 외교’ 폭주, 한반도 위기로 치달아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558

지지율 바닥, 김건희 의혹, 무능 등

국정 핵심 현안들 ‘안보’로 눈가림

남북이 ‘나토-러시아 대리전’ 위험

‘국익 외교’ 벗어난 외곬 자승자박

성한용기자

수정 2024-11-03 07:30등록 2024-11-03 07:30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10월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월2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는 나라입니다.

폴란드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한국의 우수한 무기를 지원할 의향이 있는지, 한국도 직접 군인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그럴 의향은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저희가 인도적 측면에서 그동안 쭉 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러-북 협력에 기해서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다면 저희가 그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놓고 시행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원칙으로서 살상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나갈 수 있습니다.”

폴란드 기자의 질문과 연결하면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무기를 지원하고 파병할 의향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무시무시한 얘깁니다.

국가원수 역할 할수록 안보 나빠져

하지만 저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신만만한 표정이 더 무서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당한 얼굴에서 ‘내가 바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자부심 같은 것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불과 사흘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마주 앉아 화난 표정을 짓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바닥 수준의 국정 지지율, 절대적인 여소야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은 다 잊은 듯했습니다.

하긴 그렇습니다. 헌법은 대통령을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는 조항도 있습니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중요한 외교·안보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10월28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통화했습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통화했습니다. 10월29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습니다. 두 정상은 대표단과 특사를 교환하고 양국 간 정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10월30일에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에게 우리 정부가 가진 정보와 판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우리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입에 전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이를 둘러싼 국제 정세의 변화를 비중 있게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김건희 여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온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0월31일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목소리가 담긴 녹음을 공개했습니다. 대통령실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리스크’ ‘명태균 리스크’를 넘어갈 수 있을까요? 두고 볼 일입니다

아무튼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국가의 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의 원수’이자 ‘군 통수권자’ 역할에 치중할수록 역설적으로 우리의 외교·안보 상황은 전보다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만약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군대를 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남과 북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나토와 러시아의 대리전을 치르게 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남북 전쟁은 순식간에 한반도로 옮겨붙을 수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입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국제 정세의 변화는 특정 국가나 지도자 한두 사람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장 큰 책임은 물론 러시아에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근원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러시아를 궁지로 몬 미국과 나토, 우크라이나에도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북한에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파병 이후 국제 정세가 요동치며 세계는 전보다 훨씬 더 위험해졌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높아가고 있는 것도 북한의 책임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좀 더 근원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북한을 러시아 쪽으로 몰아붙인 우리와 미국에도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월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미·일-북·중·러 대결 구도만 강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10월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썼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 때 남북 정상회담 밀사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일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때는 국가정보원장을 했습니다.

“저의 남북대화 경험에 의한 바로는 북한은 남북 간 교류협력하며 미국이 손을 잡아주면 친미국가가 될 수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김정일은 김일성으로부터 두가지 유훈을 받았습니다. 첫째, 미국과 수교, 체제안전보장. 둘째,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통해서 경제 발전. 제가 김정일을 만났을 때 그는 지리적 역사적으로 일·중·러는 한반도를 침략, 식민지화하려 했지만, 미국은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그런 적도 없고 생각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일·중·러를 싫어했고 오히려 미국을 좋아했습니다.”

“한-미 간 정책적 판단의 미스라고 생각합니다. 미-중의 극단적 대립 속에 우리가 외교를 잘못해서 친미국가의 가능성이 있는 북한을 완전한 친러국가로 몰았습니다.”

저는 박지원 의원의 시각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위성락 민주당 의원은 외교통상부 북미국장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러시아대사를 지낸 전문가입니다. 위성락 의원이 10월2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의견을 밝혔습니다.

“러시아·북한 동맹과 파병은 탈냉전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 이후 서방 진영과 러시아 사이의 수많은 작용과 반작용에 따른 결과다. 그사이 캠프 데이비드(지난해 한·미·일 정상회의)가 있었고, 한-미 핵협의그룹(NCG, Nuclear Consultative Group)도 있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무기가 필요해 북한 무기를 얻어 썼고, 그러다 보니 동맹이 돼 병사가 필요해 파병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진공 속에서 지금 일들이 벌어진 것처럼 말한다. 그렇게 인식하면 적절한 대처가 나올 수 없다.”

“지금까지 벌어진 여러 정황을 상호작용(interaction)의 산물이라고 이해해야 냉정한 해법이 나온다. (그런 인식 없이) ‘파병하면 우리도 무기 주고 대응하면 돼’ 하면 근원적 해결 전략을 찾을 수 없다. 한반도 주변의 역학이 크게 변하고 있는 순간에 있다. 그리고 이 구도는 우리를 수십년 옥죌 가능성이 크다.”

저는 위성락 의원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사태의 한복판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도대체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요?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5월10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서른다섯차례 외쳤습니다. 자유라는 이념을 국제 무대까지 확장했습니다. ‘이념 외교’를 선언한 것입니다.

“그리고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하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군사력 강화의 진짜 목적은

어떻습니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진 한·미·일 준군사동맹, 남북 관계 파탄,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가 모두 취임사에 예고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념 외교’는 우리의 전통적인 ‘국익 외교’ 노선에서 크게 이탈한 것입니다. 족보에 없는 것입니다. 이승만·박정희 등 역대 대통령들은 대한민국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익 외교’를 대외 관계의 중심 가치로 삼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념 외교’ 때문에 한반도 정세는 점점 더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큰일입니다.

이른바 보수 언론과 논객들도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10월29일치 신문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칼럼을 썼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군사력을 키우고 각종 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국토를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또는 전투용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그 범주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고상두 연세대 명예교수는 문화일보 10월29일치에 ‘러시아 격변사와 슬기로운 북방외교’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습니다.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영원한 것은 국익이다.”

“러시아에 대한 실용적 포용을 하기 위해 북방외교를 재가동할 때, 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러·북 밀착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데일리 제공

마무리하겠습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대형 사고를 쳐놓고도 한기호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문자 내용에서 무엇이 문제냐”고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국방부와 대통령실은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이 한기호 의원과 과연 얼마나 다른지 의심스럽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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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악은 진압될 것" 민주당 11월 공세 시동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11/03 09:40
  • 수정일
    2024/11/03 09:4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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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남소연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을 즉각 수용하십시오." - 이재명 대표

"박정희보다 잔인하고 전두환보다 뻔뻔한 부부 날강도는 박정희와 전두환보다 더 무서운 철퇴를 맞을 것입니다. 발악은 진압될 것입니다." - 김민석 최고위원

"장님무사를 조종하는 주술사 김건희가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 역대 최악의 영부인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습니다." - 박찬대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주말 도심 장외집회를 통해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특검을 촉구"하는 세몰이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한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전국 시도당위원회·지역위원회 당원, 지지자들은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역~숭례문 일대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정농단 진상규명", "어디에 있습니까 대통령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든 이들은 서울역~숭례문 한 방향 차선을 가득 메웠다.

민주당은 "집회 추산 인원은 30만 명"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하고 싶은 말 다 못해, 여러분이 해 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집회 무대에 오른 이재명 대표는 "2016년 10월 29일 청계광장에서 박근혜 정권의 그 무도함을 질타하는 연설을 한 적이 있다"며 "(그때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성남시장, 변방의 장수여서 자유롭게 제가 드리고 싶은 모든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은 제1야당의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2016년) 가녀린 촛불로 부정한 권력을 무릎 꿇렸을 때 우리는 주권자를 배반한 권력, 선출되지 않은 권력자의 국정농단이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최악의 정권을 맞아 3년도 안 된 시간에 모든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라며 "21세기 대명천지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꽃다운 젊은이가 이유 없이 죽어갔다. 멀쩡하게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수장을 당하고 젊은 해병은 영문도 모른 채 불귀의 객이 됐다.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왜 죽어야 했는지 이유도 알 수 없고 대통령, 총리, 장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무능, 무책임, 무대책을 넘어 국가 안위나 민생에 관심조차 없다. 고속도로 종점을 바꾸고, 유권무죄 무권유죄식 검찰권 행사 등 사익과 정치탄압을 위한 권력남용에는 진심인데 국민과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라며 "저성장 고착화로 일자리는 줄어 드는데 대책 없는 초부자 감세로 국가재정은 거덜 났다. 정부 역할 축소로 불평등과 양극화는 격화되고 서민과 지방의 어려움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세계의 경찰이라는 미국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게 국제관계인데 윤석열 정부는 지난 임기 내내 세계 경찰을 흉내 내며 편향적 진영 외교로 일관해 주변 강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적대 국가로 만들었다"라며 "당장 전쟁이 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인데 이 정권은 이역만리 타국 간 전쟁까지도 한반도로 끌어오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이처럼 훼손하는 정권, 국민 생명을 이토록 경시하는 정권을 본 적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해 "국민 삶을 책임져야 할 여당은 대통령과 당대표(한동훈)의 무한 권력다툼과 계파 갈등 속에 백팔번뇌하는 대통령실 여의도출장소로 전락했다. (윤석열 정부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3권분립과 법치주의라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했다"라며 "국회와 국민의 동의 없는 우크라이나 파병과 살상무기 지원 추진, 무제한적 거부권 행사, 시행령 통치와 권력남용 등 헌법과 원칙을 어기며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이 정권은 한 마디로 상습적으로 법을 어기는 범법정권"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 남소연

그러면서 "정치는 종합예술이다. 있는 길을 잘 가는 것이 행정이라면, 없는 길을 만드는 것이 정치다. 국민에 맞선 대통령은 성공할 수 없음을, 그들은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음을 국민항쟁 승리의 우리 역사가 증명한다"라며 "대통령이 국민의 청력과 지능을 테스트하면 안 된다. 대통령실은 온 국민이 대통령의 육성을 들었는데도 또 국민을 속이려 한다. (윤 대통령이 말했듯) '돌 맞을 각오로 버티'는 것은 진리를 찾는 구도자에게는 어울려도 국민의 공복인 대통령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연설 말미 "대통령과 정부에 요구한다. 국민의 압도적 주권 의지인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을 즉각 수용하라. 고사 직전 민생경제를 살리는 긴급조치를 즉각 시행하라. 민생과 경제에 치명적인 전쟁 유발 정책을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의 길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또 "대통령이 잘못하면 여당이 바로잡아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용산 눈치만 볼 생각인가"라며 "국민의힘은 당명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국민을 보고 민심을 따라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이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김대중 대통령 말씀처럼 담벼락에 고함이라도 치는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주겠나.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대로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손잡고 싸워보겠나"라며 "촛불로 몰아낸 어둠이 한층 크고 캄캄한 암흑이 되어 복귀했지만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일 것이다. 불의한 반국민적 권력을 심판하자"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김건희 왕국 변질"... 김민석 "오늘이 출정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박찬대 원내대표는 "공천개입 국정농단 김건희를 특검하라", "관저이전 불법공사 김건희를 특검하라", "주가조작 웬말이냐 김건희를 특검하라", "뇌물수수 특혜의혹 김건희를 특검하라"는 구호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가, 민생경제가, 남북관계가, 헌법정신이 위기다. 윤석열 정부 2년반 만에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다. 국민은 높은 물가에, 높은 이자에, 의료대란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 대통령과 정부와 국민의힘과 검찰은 김건희 지키기에만 혈안"이라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김건희 왕국으로 변질됐다. 윤석열 정권에서 벌어진 온갖 기괴한 일들의 뿌리를 따라가면 누가 나오나. 김건희는 어떤 잘못도, 어떤 불법도 처벌받지 않는 특권을 누리며 사실상 대통령의 권한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민주공화의 적들이 잠시 벌린 개판을 평정하고 대한공화를 다시 선포하자. 오늘이 그 출정일 맞나. 서울의 봄을 빼앗길 건가. 청춘들을 전장에 빼앗길 건가. 대통령 후보를 빼앗길 건가"라며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 특검이든, 탄핵이든, 개헌이든 대한의 봄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단을 축복하고 편 들던 자들은 무너지고 민주와 공화가 압승할 것이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깨어있는 시민으로 나아가고 염원하고 마침내 부숴버리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이원종 "이제 길은 두가지"

가수 안치환, 밴드 허클베리핀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공연했다. 안씨는 윤석열 정부의 상황을 빗대며 "요사스런 중전마마(김건희 여사 지칭)가 동태인가 명태(명태균씨 지칭)인가와 짝짜꿍해서 매관매직으로 난리가 났다"라고 풍자했다. 이어 "요즘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인간들이 이 세상을 지배하고 농락하고 있다. 그들과 단호히 맞서 싸워 나가자. 더러운 권력 앞에 치졸하고 똥개보다 못한 비겁한 검찰과 언론과 그 추악한 영혼들과 싸워 나가자.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무기'를 부르며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애국가', '임을 위한 행진곡', '빗소리'를 부른 허클베리핀의 보컬 이소영씨는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수치심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여러분도 그런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오신 건가"라며 "이 땅에, 대한민국 곳곳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비처럼 내리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배우 이원종씨도 무대에 올라 "(윤석열 정부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선택할) 기회를 주자. 이제 길은 두 가지다"라며 "죄를 인정하고 스스로 하야해서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법 앞에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죄하라. 아니면 여기 많은 국민들이 한 뜻으로 한 주먹으로 멱살을 휘어잡고 끌어내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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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재명#윤석열#김건희#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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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최종완결판 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 성공

'전략적 억제력 과시' 자평...'핵 패권적 지위 절대 불가역' 확인 사거리 1만5,000km 미 전역 대상 추정, 대기권 재진입기술 확보 등 미지수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11.01 09:15
  •  
  •  수정 2024.11.01 11:43
  •  
  •  댓글 1
 
북한이 지난달 31일 아침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지난달 31일 아침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지난달 31일 아침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사일이 최대 정점고도 7천 687.5㎞까지 상승해 1천 1.2㎞ 거리를 5천156초(85.9분)간 비행한 뒤 동해 공해상 예정 목표수역에 탄착했다. 

신문은 "이번 최신형전략무기체계시험에서는 전략미싸일능력의 최신 기록을 갱신하였으며 세계 최강의 위력을 가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억제력의 현대성과 신뢰성을 남김없이 과시하였다"고 평가했다.

미사일총국에 '화성포-19'형 시험발사 명령을 하달한 김 위원장은 발사현장에서 "신형대륙간탄도미싸일의 시험발사에서 확실한 성공을 이룩함으로써 동종의 핵투발수단 개발과 제작에서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앞에 보여주게 되였다"고 대만족을 표시했다.

이어 "이번 발사는 최근 들어 의도적으로 지역정세를 격화시키고 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해온 적수들에게 우리의 대응의지를 알리는데 철저히 부합되는 적절한 군사활동이며 또한 우리 국가의 전략공격무력을 부단히 고도화해나가는 로정에서 필수적공정으로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현상변경 기도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화성포-19'형이라는 실체를 통해  강력히 발신한 셈이다. 대선을 닷새 앞둔 시점을 고른 것도 메시지 전달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최근에 목격하고있는 적수들의 위험한 핵동맹강화 책동과 각양각태의 모험주의적인 군사활동들은 우리의 핵무력강화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주고있다고, 우리는 그 어떤 위협이 국가의 안전영향권에 접근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무력강화로선을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사일은 최대 정점고도 7천 687.5㎞까지 상승해 1천 1.2㎞ 거리를 5천156초(85.9분)간 비행한 뒤 동해 공해상 예정 목표수역에 탄착했다고 발표됐다.  [사진-노동신문]
미사일은 최대 정점고도 7천 687.5㎞까지 상승해 1천 1.2㎞ 거리를 5천156초(85.9분)간 비행한 뒤 동해 공해상 예정 목표수역에 탄착했다고 발표됐다.  [사진-노동신문]

신문은 '화성포-19'형 무기체계를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하면서 '화성포-18'형과 함께 운영하게 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어하고 침략행위들을 철저히 억제하며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는데서 제1의 핵심주력수단으로서의 사명과 임무를 맡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종완결판'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그간 미진한 것으로 알려진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완비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이 발표한 정점고도로 추정한 '화성포-19'형의 사거리는 1만5,000km로 미 전역을 포함한다고 하면서, '최신기록 갱신'은 사거리 연장측면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과 7월 발사한 '화성포-18'형의 경우 최대 정점고도 6천518km, 비행시간은 74분(4천415초)였다.

다만 이번에도 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탄두의 목표 지향 비행, (다)탄두 분리 및 방향 유지 등 고난도 핵심기술을 확보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화성포-18'형 발사에 이동형 9축(18륜) 차량이 사용되었으나 이번엔 발사관을 대폭 연장한 이동형 11축(22륜) 차량이 동원된 것도 특징 중 하나.

공격의 신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콜드런치 방식을 적용한 것은 '화성포-18'형과 동일하다. 

'화성포-19'형 단분리 모습 [사진-노동신문]
'화성포-19'형 단분리 모습 [사진-노동신문]
[사진-노동신문]
[사진-노동신문]
'화성포-19'형 발사 준비 과정 [사진-노동신문][사진-노동신문]
'화성포-19'형 발사 준비 과정 [사진-노동신문][사진-노동신문]

이번 시험발사는 김위원장이 미사일총국에 발사명령을 하달하고 발사장에 나가 발사승인을 한 뒤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이 '제2붉은기중대'에 발사명령을 내리는 절차로 진행됐다.

신문은 "미국과 추종무리들의 침략적 성격의 모험주의적인 군사적 준동으로부터 국가의 안전과 지역의 평화를 믿음직하게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과 그 강력한 실행의 절박성이 더욱 부각되고있는 시기에 날로 급진 비약하는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절대적강세를 과시하는 새로운 실체가 또 다시 출현하였다"며 '화성포-19'형 발사 배경을 설명했다.

내외 정세에 대해서는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며 국가의 전면적부흥과 인민의 복리증진을 이룩해나가는 우리의 위업은 가장 적대적이며 위협적인 적수국가들의 악랄한 도전과 가증되는 전쟁위기를 동반하고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어 "적아간의 힘의 균형의 파괴가 곧 전쟁이라는 력사의 교훈적인 법칙을 심각히 상기시켜주는 오늘의 준엄한 현실은 항상 적을 억제하고 정세를 관리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의 필수성과 그 부단한 제고의 당위성을 더욱 뚜렷이 확인시키고있으며 그 어떤 군사적위협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적의 도발기도와 전쟁의지를 사전에 제압분쇄할 수 있는 억제력으로서의 전략무기의 줄기찬 갱생창조를 요하고 있다"고 '화성포-19'형 시험발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날 신문은 3개 면에 걸쳐 '화성포-19' 발사장면이 담긴 사진과 함께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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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조작됐다"던 국민의힘...'무편집본 공개' 야당 제안 거절

'바이든-날리면' 소환하며 "녹취록 편집·조작" 거론...호응한 대통령실 "제대로 따져보겠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서 모니터에 명태균 씨 질의 관련 이미지가 송출되고 있다. 2024.11.01.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 통화 녹음 파일의 조작 가능성을 의심한 국민의힘이 막상 '녹음 전체 분량'을 들려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오자 거절했다.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된 1일, 전날 공개된 윤 대통령 육성 파일의 파장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녹취의 신빙성을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전 국민 듣기 평가' 촌극을 빚었던 윤 대통령 욕설 논란,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거론하며 "'바이든-날리면' 짜깁기를 규명한 '소리규명연구소'의 배명진 교수 등 5명이 이번에 '명태균 녹취록' 17.5초 소리 파일 성분을 분석했는데, 임의로 편집·조작된 증거가 보였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17.5초 동안 소리 주파수 음 폭을 비교해 봤더니 크게 세 구간이 상이하게 구분됐다. 이는 세 구간이 편집·조작됐다는 의미"라며 "공개된 녹취록은 증거로서 가치가 상실된다"고 폄하했다. 그는 "바람 소리와 같은 배경 잡음이 인위적으로 추가됐다" 등 주장을 나열했다.

이어 강 의원이 '녹음 파일을 대통령실에서 제대로 따져보라'고 제안하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정 실장은 앞서 운영위원들과 질의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반박하며 "녹취 내용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정치 주장"이라고 축소했다. 그는 녹음 파일에 대해 "공천개입의 명백한 증거로 입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도 정 실장에게 "일종의 기획 폭로다. 앞뒤 다 잘라내고 실체가 없는데, 뭔가 있는 것처럼 잔뜩 부풀려 민심을 호고하고 있다"며 "짜깁기, 임의 편집 여부를 대통령실에서 한 번 들여다보라"고 요청했다.

이에 민주당은 "편집 안 된 부분을 통으로 끊어서 같이 듣자"고 제안했다. 노종면 의원은 "계속 녹취록이 조작이라고 말하니, 방송에 안 나온 거라도 (국정감사장에서) 틀게 (여야 간사가) 합의해 달라. 조작이라고 하고, 짜깁기, 왜곡이라 말하며 못 믿겠다고 하니, 조작이 안 된 걸 들어보자"고 제시했다.

노 의원은 "같은 공간에서 같이 들어보면 불필요한 논쟁은 안 할 것"이라며 "쭉 들어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운영위는 여태까지 방송에 나온 공식적인 동영상만 트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며 발을 뺐다. 배 의원은 "제대로 된 원본이 있다면 충분히 틀어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여태까지 보도된 내용도 그렇고 이 자체가 지금 굉장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신뢰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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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김건희를 대통령으로 뽑았나?", 윤석열 퇴진 임계점 넘었다

  • 기자명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4.11.01 13:22
  •  
  •  댓글 0
 
 

공천개입 윤석열 퇴진 촉구 기자회견
11월 1일 저녁 6시 30분, 윤석열 퇴진 긴급촛불
11월 9일 1차 퇴진총궐기, 노동자대회, 전봉준 투쟁단, 청년학생대회 예정

1일 오전 10시, 용산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권 퇴진 운동본부(준)는 윤석열의 공천개입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했다. ⓒ뉴시스
1일 오전 10시, 용산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권 퇴진 운동본부(준)는 윤석열의 공천개입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기존에 제기되었던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이어 대통령 본인이 주체였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로 평가된다.

이에 윤석열정권 퇴진 운동본부(준)는 1일 오전 10시, 용산대통령실 앞에서 ‘공천개입 선거법 위반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손 떼고 퇴진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윤석열정권 퇴진 운동본부(준) 박석운 공동대표는 녹음 파일에 대해 “평생 처음보는 역대급 국정농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 양극화, 차별·불평등 확대, 친일 매국, 국정농단, 민주 파괴, 검찰 독재, 한반도 전쟁 위기와 남의 나라 전쟁 개입 등 이 정권은 임계점을 넘었다”며 “주권자의 엄중한 심판을 위해 11월 9일 모두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전여농 양옥희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하루 전 공천에 개입했고 임기 중 실현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영향을 끼친 것만으로도 유죄를 받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유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 탄핵 사유를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1일 오전 10시, 용산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권 퇴진 운동본부(준)는 윤석열의 공천개입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했다. ⓒ뉴시스
1일 오전 10시, 용산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권 퇴진 운동본부(준)는 윤석열의 공천개입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했다. ⓒ뉴시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위기 국면을 덮으려는 것을 가만히 놔둘 것인지, 일부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임기만 단축하는 퇴로를 마련해 줄지, 모든 사실을 밝히고 법적 처벌을 받게 할 것인지 국민들께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판단을) 전국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와 11월 9일 퇴진 광장의 함성으로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국민들은 이명박에게 ‘다스는 누구것이냐?’, 박근혜에게 ‘이게 나라냐’ 물었다”면서 “윤석열 정권을 향해서는 ‘이 나라의 대통령은 도대체 누구인가? 윤석열인가? 김건희인가? 명태균인가?’ 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명태균이 대우조선 부사장 브리핑을 받고 하청노동자 파업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화물연대, 건설노조 탄압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아닌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을 것 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사태는 2022년 6월 1일에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김영선 후보를 공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녹음 파일이 폭로되면서 불거졌다. 대통령실은 경선 과정에서 두 차례 만난 이후 일체의 연락이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녹음 파일로 인해 거짓 해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는 국민의 요구는 명확하다.

한편 1일 저녁 6시 30분,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긴급 촛불이 열린다. 또한 11월 9일 오후 4시, 숭례문에서는 윤석열정권 1차 퇴진총궐기와 촛불행진이 진행된다. 9일 민중총궐기 직전에는 전국노동자 대회, 전봉준 투쟁단 발대식, 퇴진총궐기 청년학생대회도 개최된다.

 

▶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홈페이지

http://outvote.kr/

▶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각종 자료 게시판

https://xn--2q1b06oxla271a8pa69jgxs.com/youtv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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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마저 무능한 대통령이 '전쟁광' 참모들에 둘러싸여 있다면?

[박세열 칼럼] 尹대통령의 '물컵 노려보기'가 초래한 최악의 안보 위기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11.02. 05:01:17

무능한 아마추어가 정권을 잡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우린 지금 최악의 상황들을 골라서 경험하고 있다.

외교 안보 문외한 윤석열 대통령은 '물컵 외교'를 발명했다. 실패한 미국의 대북 정책 '전략적 인내'의 '윤석열 버전'이다. 상대가 물컵 절반을 채우길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외교. 북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북한을 비난하면 저절로 일이 해결될 것이라 믿는 사고.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다는 건 평범한 진리에 속한다. 아인슈타인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걸 '미친 짓'이라 정의했다.

문제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어떻게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지 윤석열 정부가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염소를 노려보는 것으로 염소를 죽이려던 미국의 초능력 부대원들처럼, 윤 대통령이 빈 물컵을 노려보고 있는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열거해 보자.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한국과 결별을 선언했고, 러시아와 동맹을 강화했다. 특수부대를 이역만리 전선에 파병하고 그 대가로 무기 기술을 전수받을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7차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는 정보 당국의 보고가 이어지고, 대통령실 상공엔 오물 풍선이 날아다닌다.

바이든만 바라보고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내달려온 윤 대통령이 마주한 현실은 어떤가. '친구' 기시다 전 총리는 불명예퇴진했고, 자민당 정권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미국에선 '러우 전쟁을 끝내겠다', '김정은과 잘 지내겠다'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돼 김정은과 만나겠다고 하면 윤 대통령은 달려가서 말릴 실력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뉴라이트와 호전광들에 둘러인 대통령의 외교 안보 철학이 '제로' 상태니, 외교 안보의 기본이 돼야 할 정보 기관들이 점점 망가지고 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설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현지 언론에서 먼저 나왔다.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에 갔다는 사실을 일부 보수 언론에 간간 흘리던 우리 정보 당국은 지난 18일 국정원 명의로 북한이 러시아에 특수부대를 파병했다는 내용의 상세한 보도자료를 뿌렸다. 하지만 미국과 나토는 같은 날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공식 반응은 정작 닷새 후인 23일에야 나왔다.

닷새간의 온도차는 꽤 많은 걸 설명해 준다. 한국과 미국의 정보 평가 내지는 공개 시점에 대한 합치된 견해가 없었다는 걸 추정케 한다. 국방부에서조차 국정원의 발표 하루 전날인 17일 "우리는 (북한이) 병력이 아니라 인력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김선호 국방부 차관)고 말했다. 국방부와 국정원 사이에도 온도차가 있었다.

한미간 완전히 조율된 정보 평가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원이 팩트를 먼저 '지르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국정원이 보도자료를 내기 3일 전인 15일은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을 폭파 해체했다는 보도가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북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증가하고 있을 때였다. 국회 국정감사 진행되면서 온통 언론에선 명태균, 김건희 이름이 도배되고 있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18일 갑자기 NSC가 긴급 회의가 열렸고, 이번 정보 공개를 국정원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즉, 대통령실과 국정원이 '북한군 러시아 파병설' 공개 결정의 중심에 있었다는 말이다.

어설프기 짝이 없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증거라고 공개한 위성 사진에는 정보를 제공한 민간 업체의 워터마크가 그대로 찍혀 있다. 김정은 몸무게가 140킬로그램을 넘었다느니, 김정은이 새로운 당뇨 치료제를 구하고 있는 중이라느니 하는 민감한 '휴민트' 정보들을 마구잡이로 공개한다. 북한 최고 통치자의 신변 상황 변화를 알 수 있는 사람이 '남한 요원'에 포섭돼 있다고 광고하는 꼴이다. '러우 전쟁'에 공식적으로 심문조를 파견하겠다며 "절호의 기회" 운운한 건 어떤가. '기밀'이란 개념이 아예 없으니 이쯤되면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가전쟁홍보원인가 싶을 정도다. 획득된 정보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있으니, 1년 농사 지어 수확한 나락을 새 모이로 주는 셈이다. 과연 국방 안보 정책이란 게 있긴 한 건가.

과거엔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를 팽개치고 내국인과 야당 정치인을 사찰해 문제를 일으켰다면, 윤석열 정부 들어 국정원은 본연의 임무에서조차 무능함을 사사건건 노출하고 있다. 검사 출신 국정원 기조실장이 돌연 사퇴한 데 이어 파벌 싸움이 외부로 적나라하게 중계된 건 서막에 불과했다. 지난 1월 조태용 국정원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에도 국정원 요원이 미국의 북한 전문가(수미 테리)를 상대로 공작을 벌이다 미 수사 당국에 사진까지 찍히는 망신을 당했다. 최근엔 국정원 고위 간부가 공작비를 유용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군 정보사령부가 중국 정보 요원에 돈을 받고 기밀을 빼돌리는 일도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이 저지른 일이니 북한을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사태가 이지경까지 온 데 대해 정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앞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하고 있을 때, 김정은이 "존경하는 푸틴 동지"를 외치며 술을 따라줄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것이다. '물컵 전략'은 한반도 주변 정세를 악화일로로 내몰고 있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어떻게 더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이 외교 안보에 아무런 경험이 없으니, 극우 세력에 휘둘린다. 평생 '윗선'의 말만 들어온 관료 출신을 국정원장에 앉히고, 대통령실 외교 안보 컨트롤타워에는 '즉강끝'을 외치던 호전적 인사를 들였다. 뉴라이트 성향의 안보실 1차장은 미국 민주당의 해리스 부통령이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면 "제가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극우세력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 안보 정책에 '선악'의 잣대를 댄다는 것이다. 북한은 '악'이고 침략자 러시아도 '악'이라는 이런 인식은 20여년 전 미국의 대외 정책을 주도했던 종교적 네오콘들과 유사하다.

이런 인물들 틈에 껴 있는 대통령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검토"다. <조선일보>의 이데올로그 김대중 씨조차 살상 무기 지원에 반대하는 칼럼을 쓰고 있는 판이다. 살상무기 지원은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는 일이다. 우크라이나 편에 서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는 일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다. '비살상 무기 지원 원칙'은 한국이 북한에 대해 우위에 서 있는 '명분'이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위협에 처한 것도 아닌데, 이 원칙마저 버린다면 '러우 전쟁' 이후 외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 문제나 정치 문제에선 무능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교 안보 문제에서 무능하면 국민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북괴군을 폭격해 심리전에 써먹자'는 말에 맞장구 치는 국가안보실장, 이 장난같은 현실이 지금 대통령 참모들의 수준이다.

지금 호전적 참모들에 둘러싸여 폭주하고 있는 무능력한 대통령을 제어하는 일이 시급하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시가행진 중 세종대왕상 앞 관람 무대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2024.10.1 ⓒ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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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통화' 꼬리 밟힌 윤 대통령...'공천 개입 유죄' 박근혜 전철 밟나

대통령실, "중요한 통화는 아냐" 거짓 해명 늪 빠져...공세 수위 높인 야당 "답은 탄핵뿐"

윤석열 대통령 (자료사진)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씨에게 '김영선 공천' 상황을 전달하는 통화 녹음 파일이 31일 공개돼 파장이 거세다. 윤 대통령과 명 씨의 친분을 일관되게 부인해 온 대통령실은 명확한 증거의 등장에 벼랑 끝 신세가 됐다.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천 개입' 혐의로 기소한 윤 대통령은 '자기 부정'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22년 6·1 재·보궐 선거를 한 달여 앞둔 그해 5월 9일, 윤 대통령과 명 씨 간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며 윤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여기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그거'는 김 전 의원에 대한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공천으로 해석된다. 통화 이튿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은 경남 창원·의창에 연고가 없던 김 전 의원에게 이 지역구 공천을 줬다.

그동안 전언으로만 전해진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가 직접 육성으로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명 씨의 행보를 '정치 브로커의 일방적인 주장' 정도로 치부해 온 여권에 초대형 악재가 터진 셈이다.

윤 대통령에게 특히 이번 통화 파일 공개가 치명적인 건, 과거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혐의 유죄를 입증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과 2016년, '친박근혜' 인사들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서 유리하도록 청와대 행정관들을 동원해 공천에 부당 개입한 의혹을 받았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공천 승인 및 지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는데, 이때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수사해 기소한 검사가 윤 대통령(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다.

공천 개입은 대통령이 지켜야 할 정치적 중립을 어긴, 중대한 범법 행위에 해당한다. 이제 공천 개입 의혹의 당사자가 된 윤 대통령은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윤 대통령과 명 씨의 녹음 파일은 윤 대통령의 공천 '지시' 정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공천 '공모'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박 전 대통령보다 죄질이 더 중한 사안이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되고 있다. 2024.10.31. ⓒ뉴스1

'거짓 해명' 들통난 대통령실...야당 "탄핵이 답"

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의 녹음 파일 공개 2시간 만에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관위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명 씨와의 통화 시점, 윤 대통령이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둔 당선인 신분이었음을 짚으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관위원장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천 발표는 윤 대통령 임기 중 발생한 일이다.

이어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윤 대통령은 명 씨와 연락한 사실이 없다'는 지난 8일 해명이 거짓임을 사실상 시인한 것과 같다.

대통령실은 추가 대응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일부 중진 의원들이 나서 사안을 축소하거나, 윤 대통령 감싸기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기자들에게 "당의 1호 당원인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의견을 얘기할 수 있다"며 "그걸 가지고 선거 개입, 공직선거법상 선거 관여죄라는 주장은 너무 나갔다"고 일축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고,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제 강력한 심판만이 남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국혁신당 '3년은 너무 길다 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목소리가 담긴 녹취보다 더 명확한 공천 개입 증거가 어디 있겠나"라며 "윤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라. 윤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지 않을 경우 답은 탄핵밖에 없다"고 했다. 진보당 의원단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국회는 국민의 뜻을 모아 윤석열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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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충격적” 한겨레 “탄핵 사유” 경향신문 “비상시국”

[아침신문 솎아보기] 윤 대통령 공천개입 뒷받침 정황 육성 공개…9개 신문 일제히 사설

조선일보 “매우 부적절...대통령 협박하는 정치 브로커와 전전긍긍 대통령실”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4.11.01 07:48

  • 수정 2024.11.01 08:10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담긴 통화 음성파일이 지난달 31일 공개됐다. 윤 대통령 부부가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전언이 다수 나왔던 가운데 윤 대통령의 육성이 처음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공개한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했다. 이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고 했다.

▲1일 경향신문 사진기사.

이는 명씨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81차례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통화는 윤 대통령 취임 전날 이뤄졌고, 이틑날 국민의힘은 실제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확정 발표했다.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육성 음성파일로 드러난 건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 통화내용을 명씨가 약 한달 뒤인 6월15일 지인이 듣는 앞에서 재생했고, 이를 해당 지인 또는 그 자리에 있던 제3자가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어제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9개 전국 종합일간지가 모두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를 1면 상단에 배치했다. 7개 신문은 머리기사에 올렸고, 서울신문과 조선일보는 우측 상단에 배치했다. 9개 신문들의 1면 기사 제목은 아래와 같다.

경향신문 : 윤 대통령 공천개입 ‘육성’ 나왔다

국민일보 : 尹 “김영선 해줘라 했다” 대통령실 “공천 지시·보고 없었다”

동아일보 :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尹통화 공개, 野 “불법 공천 개입”

서울신문 : 민주, 尹·명태균 ‘공천 통화’ 공개

세계일보 : “김영선 해줘라”… 尹대통령·명태균 녹취 파문

조선일보 : 민주, 尹·명태균 통화 녹음 공개

중앙일보 : 여당 공천개입 의혹…‘윤·명 녹취록’ 파문

한겨레: 윤 대통령 “김영선 해줘라 해” 육성 나와…공천 개입 정황

한국일보 : 尹 “김영선 해줘라” 녹취… 野 “공천개입 물증”

5개 신문은 윤 대통령의 녹취 속 공천개입을 직접 뒷받침하는 “김영선이를 해줘라”라는 발언을 제목에 직접 인용했다. 5개 신문은 ‘공천개입’이라는 혐의점을 제목에 적시했다. 서울신문과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나 공천개입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공천 통화 공개’라는 단어를 썼고, 조선일보는 ‘통화 녹음 공개’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과 명 씨가 나눈 육성 녹음이 공개되면서 2021년 대선 경선 이후 연락한 적 없다는 대통령실의 기존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앞서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이후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1일 경향신문

▲1일 조선일보

김 전 의원 공천은 지난 대선 때 명씨가 윤 대통령 측에 유리하게 조작된 여론조사 3억7500만원 상당을 제공한 대가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터다. 경향신문은 “공직선거법 위반은 물론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혐의까지 검토할 만한 사안”이라며 “여기에 명씨의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개입, 창원국가산단 지정 개입 의혹에 이어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파업 강경 대응에 명씨가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고 했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을 수사해 기소한 당사자이고, 박 대통령은 이 건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됐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2018년 2월 서울중앙지검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해 기소했다. 한겨레는 “김 전 의원 1명을 콕 집어 ‘공천을 주라고 했다’는 윤 대통령보다 간접적 행위였는데도 유죄가 인정된 것”이라며 “이 사건을 기소한 사람이 윤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당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고 지적했다.

▲1일 한국일보

한국일보는 “박 전 대통령 사례가 ‘정무수석을 통한 간접 개입’이었다면, 명씨와의 통화에서 나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직접 개입’을 암시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전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은 지역에 ‘진박(진실한 친박)’ 인사들을 당선시키려 공천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고 했다. 당시 청와대는 비박계 인사의 공천 배제를 목적으로 ‘진박 리스트’를 만들고, 이들의 당선 가능성을 점검하는 불법 여론조사를 120회 가까이 실시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또다른 명씨 대화 녹음엔 2022년 5월9일 통화 당시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옆에 있었다는 명씨 주장이 담겨있다. 명씨가 미상의 지인에게 “지 마누라(김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윤 대통령), 명 선생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이렇게 아침에 이래 놀라셔가지고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오빠(윤 대통령) 대통령으로서 자격 있는 거야?’ 그래서 (윤 대통령이)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김 여사)보고 이야기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바로 (전화) 끊자마자 마누라(김 여사)한테 전화가 왔다”며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오십시오’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1일 경향신문.

여권에선 대통령 취임 전 이뤄진 대화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취임 전에 한 행위는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제 공천이 발표된 5월10일에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개입 발언과 실제 공천을 하나로 묶어서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 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저는 100% (윤 대통령에게 공관위 자료를) 가져간 적 없다. 공관위원들도 가져갈 이유 없다”며 “대통령도 지시 내린 적 없다. 여사와 이런 문제를 논의한 적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경향신문 “비상시국 직시해야” 한겨레 “탄핵 사유 될 수 있어”

9개 신문은 모두 관련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주장대로라면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헌법과 공직선거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 우리 헌정이 실로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했다. “이제 수사를 통해 밝히는 수밖에 없다. 검찰 정권에서 ‘충견’이 된 검찰보다 중립적 특검이 수사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라고도 했다.

▲1일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도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은 실체가 있는 사건임이 명확해졌다. 현직 대통령 부부가 정당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흔들고 왜곡시킨 사건의 중심에 선 것이다. 실로 엄중한 사태”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김 여사는 위법인 줄 알고 보안까지 강요하지 않는가”라며 “윤 대통령은 노도처럼 일어나는 국민적 공분 앞에서 명씨와 김 여사의 의혹 전모를 소상히 밝히고, 특검 수사를 자청하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다. 지금이 자칫 통치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는 비상시국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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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조선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영부인이 아닌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드러난 만큼 정치적 법적 책임 여부를 더욱 엄격히 가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통화 내용만으로는 공천 개입과 위법성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취임 전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 당선인이 명씨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사와 여당의 공천 이야기를 나눈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전체 사정을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을 협박하는 정치 브로커와 전전긍긍하는 대통령실을 보며 개탄하는 국민이 많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실 해명에 “한마디로 구차하다. 매사가 별것 아니라는 이런 대통령의 태도는 민심엔 오만과 독선으로 비칠 뿐”이라며 “법적 신분을 떠나 공천 개입으로 해석되는 직접적 정황이 드러난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명씨를 보다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고, 당시 공천관리위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병행하는 게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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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안보'에 눈 돌아간 윤석열·김정은, 탈·불법 오가며 안보 해친다

[정욱식 칼럼] 평화의 재발명 (34) 개별파병이 합법? 포로 심문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11.01. 05:02:20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남북 대리전이 가세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소문이 파다했던 조선(북한)의 파병설은 당사자들인 조선과 러시아조차도 더 이상 부인하지 않을 정도로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북러는 파병이 국제 규범에 부합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북러 조약의 상호 방위지원 조항인 4조에는 유엔헌장 제51조가 원용되어 있다. 51조의 핵심적인 내용은 유엔 회원국에 대하여 무력 공격이 발생한 경우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벌어진 일이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조선군의 주둔지로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한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선군이 우크라이나 영토가 아닌 러시아의 빼앗긴 영토에서 참전한 만큼, 국제 규범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근거라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되었다는 본질이 달라지진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정부는 국면을 전환할 소재를 잡은 냥, 연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북러 군사협력의 추이를 보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제공과 참관단이나 전황분석팀 파견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조선군이 포로로 잡히면 국가정보원 요원이 심문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이런 입장 역시 국내 규범과 국제 규범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 먼저 헌법 제60조 2항은 파병을 할 때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윤 정부는 "개별 차원의 파병은 국회 동의 없이 국방부 장관 승인 아래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외 파병을 '부대단위'와 '개인단위'로 나누고, "개인단위 해외파병은 국회 동의 없이 국방부 장관의 정책 결정에 따라 이뤄진다"는 '국군의 해외파병업무 훈령'을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전쟁 지역에 참관단을 파병하는 것을 '개인단위'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은 불가피하다. 훈령에 따르면 부대단위와 개인단위를 구분하는 핵심적인 기준은 "지휘체계"의 여부에 있다. 훈령에서 개인단위 파병지로 "UN본부, UN대표부 등" 국제기구를 명시한 것도 별도의 지휘체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방부가 검토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참관단이나 전황분석팀이 지휘체계 없이 현지에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이 조선군 포로 심문에 관여하겠다는 입장도 국제 규범에 위배될 수 있다.

1949년 제정된 '전쟁 포로의 대우와 관한 제네바 협약'에선 제3국의 포로 심문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제3국의 개입은 금지되어 있고, 제3국이 관여할 수 있는 근거는 중립국 감시단이나 포로 송환의 역할을 할 때로 한정된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 나오는 조선군 포로 심문 취지는 이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이처럼 남북은 탈법과 불법까지 불사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려고 한다. 조선의 참전 움직임이 개탄스러운 현실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우리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곤 판을 키우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도 위험천만하다. 양측 모두 정권 안보에 눈이 어두워진 나머지, 진짜 안보를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현실이다.

▲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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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에서도 윤석열 탄핵 유권자대회 열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11/01 08:35
  • 수정일
    2024/11/01 08: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11/01 [00:02]

 

31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에서 ‘윤석열 탄핵을 위한 용산구 유권자대회’가 연인원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 문경환 기자

이날 탄핵의 직접적 사유가 되는 윤석열 대통령 공천 개입 육성이 공개되어 한층 분위기가 끓어올랐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요즘 두 가지 소리를 듣는다. 하나는 ‘우르르 쾅, 와르르 쾅’ 윤석열 정권 무너지는 소리다. 다른 하나는 우레와 같은 (촛불의) 함성이다”라며 “요괴 김건희와 멧돼지 윤석열, 국민들 무서워 몰래 도주하다가 바로 요 앞에서 딱 걸리는 꼴 보고 싶지 않은가? 그날은 오늘보다 더 크게 동네방네 잔치를 벌였으면 좋겠다”라고 하였다.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최민석 씨의 어머니 김희정 씨는 “정부가 안전을 책임지는 건 상식이다. 상식이 없는 정부는 재앙이다”라면서 “탄핵만이 미치광이 괴물 정권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최선의 방법”이므로 “1시간이라도 빨리 탄핵하기 위해 온 나라가 촛불로 뒤덮이길 기도한다”라고 하였다.

 

또 “윤석열 정권 탄핵을 외치며 국회 앞 농성장을 지키는 대진연 학생들이 아깝고 아플까, 다칠까 걱정되고 우리 민석이 또래 학생들이어서 자꾸 마음이 쓰인다. 부끄러운 검경들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죽을 만큼 힘든 29일에 대진연 학생들이 아들과 딸이 되어 주겠다고 하루 종일 문자를 보내며 오히려 저를 위로해 주었다”라고 하였다.

 

▲ 김희정 씨. © 문경환 기자

용산촛불행동 회원 김교영 씨는 “중앙일보 논설에 ‘제가 집사람에게 말할 입장이 못 됩니다’라고 했단다. 이게 무슨 뜻이겠는가? 김건희가 국정농단을 하는데 나는 제재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면 되지 않는가?”라고 하였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나카소네 야스히로를 아는가?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다. 우리나라에서 나카소네 야스히로를 기념하는 학술상을 받은 한국 사람이 3명 있다. 박철희 주일대사, 김태효 NSC 사무처장이 그 중 두 명이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최고 외교 한일 관계를 맡고 있으니 우리들의 떨어지는 자존심은 누가 보상해 준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용산구 을지로위원회 김아란 위원장과 이원영 용산시민연대 대표가 ‘윤석열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국민명령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윤석열은 김건희 방탄과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공권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심지어 윤석열은 자신의 통치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전쟁을 추구하고 계엄까지 선포하려 한다”라며 “용산구 유권자들은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용산구 권영세 국회의원에게 윤석열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를 명한다”라고 하였다.

 

▲ 이원영 대표(왼쪽)와 김아란 위원장. © 문경환 기자

 

▲ 김교영 회원. © 문경환 기자

 

▲ 김영환 대외협력실장. © 문경환 기자

 

▲ 용산촛불행동 회원 문혁 씨가 자작시를 낭송했다. © 문경환 기자

 

▲ 촛불합창단과 용산마을합창단이 합동공연을 했다. © 문경환 기자

 

▲ 오랜만에 영화 「파묘」를 풍자한 백지의 탄핵뉴스. © 문경환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노래단 ‘빛나는청춘’이 공연했다.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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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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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김영선에게 호통 "김건희한테 딱 붙어야 6선... 왜 잡소리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왼쪽부터) ⓒ 명태균 페북/남소연

▲ "잡소리" "그 버릇" 막말 폭격 명태균, 김영선은 단 세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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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5선이던 당시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이하 김 의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김 여사라는 '권력자'에게 붙어야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가 추가로 드러났다. 5선 중진 의원에게 큰 목소리로 호통을 칠 정도로 명씨가 김 의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권력 쥔 사람이 오더 내리는데 왜 잡소리"

3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명씨와 김 의원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2022년 6월 15일 김 의원에게 무언가 자제를 촉구하며 김 여사의 지시에 따르라는 취지로 말한다.

당시 김 의원은 윤 대통령 부부의 도움으로 2022년 6월 창원의창 보궐선거에서 전략공천돼, 5선에 당선됐고 국회 부의장 출마 여부를 놓고 명씨와 이견을 표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명씨는 김 의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대표님, 하지 말라니까요. 대통령이 알아서 하겠다고 하는데 왜 그래요. 본인이 대통령입니까. 내가 지시받았댔잖아. 오더(지시) 내려왔다 했잖아. 본인이 그러면 김건희한테 얘기하이소"라고 말했다.

명씨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진짜. (김 여사가 자신에게) 두 번이나 전화 왔어요, 두 번이나! 정리해달라고. 김건희한테 딱 붙어야 본인이 다음에 6선을 할 거 아닙니까. 시키는 대로 해야. 어디 붙어야 먹고 산다고 내가 얘기해도 씨..."라고 김 의원을 향해 소리쳤다.

또 명씨는 김 의원에게 "본인이 안전하게 하이소 제발. 본인이 왜 판단합니까. 오야(우두머리)가 위에서 쏴라 카면 쏴야지, 본인이 오야입니까"라며 "본인이 김건희한테 가서 뭐 말이라도 똑바로 해요. 김건희가 권력을 쥐고 있잖아요. 권력 쥔 사람이 오더를 내리는데 본인이 왜 잡소리 합니까"라고 거칠게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이 "하지 말라는 게 아니잖아"라고 받아치자 명씨는 "본인 거 다 윤석열이랑 오늘 전화해서 윤석열이 뭐라 카는 줄 압니까 내한테. 시키면 왜 시키는 대로 안 합니까 자꾸. 본인 생각이 왜 필요해요. 이리 답답하게 정치를 진짜"라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이소 그냥"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김건희한테 윤석열한테 돈 받은 거 있습니까. 그러니까 내가 가서 김영선이 공천달라 하고 저기 공천 달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지. 사람 속뜻도 모르고 앉아가지고"라며 "밤에 괜히 열받그로 진짜. 시키는 대로 무조건 하겠다 카면 되지. 본인 6선 되고 내하고 인연 끊고 마음대로 해도 돼요"라고 말했다.

"답답하게 정치를...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이소"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녹취는 3분 49초짜리로, 앞서 민주당이 공개한 명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에 이어 추가로 공개된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오전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둔 5월 9일 명씨와 한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보궐선거 공천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며 헌법과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 기사 : "김영선 좀 해줘라"...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 육성 확인

https://omn.kr/2aryf)

대통령실은 앞서 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내용에 대해 "명씨가 자꾸 김영선 공천 얘기하니까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며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관련 기사: 대통령실 "명씨가 자꾸 '김영선 공천' 얘기하니까 좋게 이야기한 것뿐" https://omn.kr/2as1c).

▲ 영남 황태자(?) 명태균 "김건희 선물, 김영선·박완수" 명태균씨는 2022년 6월 15일경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가 "선물"로 "김영선·박완수" 공천을 줬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영남 황태자"라고 칭하며 본인의 공천도 자신 덕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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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김영선#녹취#윤석열#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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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김건희, 윤석열과 공동정권이라 생각…탄핵은 증거 부족"

[강상구 시사콕] "윤석열 레임덕 시작…명태균 관련 숨기고 싶은 진실은?"

전홍기혜 기자 | 기사입력 2024.10.31. 08:59:58

"이 정도까지 국정 운영 주도권을 쥐려고 하는 대통령 부인은 처음 봅니다. 보통은 남편에게 조언을 하거나 특정 사안에 대해 여론이나 민심을 전달하죠. 그런데 이 분은 직접 나서요. 마포대교 현장을 시찰한 사진이 매우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의 말대로라면 남편은 자기보다는 무능하고, 정치적 감각도 없기 때문에 자신이 도와야 한다. 이 정권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공동 정권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국정 운영에 개입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죠."

민주당 원내대표, 비대위원장 등을 지낸 '정치 고수' 우상호 전 의원이 30일 <프레시안> 유튜브 생방송 '강상구 시사콕'과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최근 KBS 사장 후보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작은 파우치'라고 표현했던 박장범 앵커로 결정되면서 다시 한번 '힘'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대통령의 술친구"인 박민 KBS 사장을 밀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는 이제 국민들 모두가 아는 일이 됐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사이의 역관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대통령 부인을 보좌하는 '제2 부속실 설치' 문제다. 대통령실은 최근에서야 "11월 중순에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월 총선 대패 이후 윤 대통령이 민심 수습책 중 하나로 제2부속실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도록 못 만들었어요. 대통령실에선 공간이 없어서 못 만든다고 하던데, 이게 사실이면 총무비서관이 사퇴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짜 공간이 없으면 제2부속실장부터 발표를 해요. 인사부터 발표하고 일을 시작하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하겠다고 했는데 6개월이 지나도록 못 했어요. 김건희 여사가 저항해서 그런 겁니다."

우 전 의원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제2 부속실 설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부인의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시키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에 "여사의 국정 개입을 최소화하려면 제2부속실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슈의 '블랙홀'이 된 '명태균 사태'에 대해 우 전 의원은 "잘못된 해명은 침묵보다 못하다"며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이 사태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짓 해명'을 한 이유에 대해선 윤 대통령 내외가 "숨기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하나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 관계에 대해선 "정치적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며 "서울과 중도층에선 경쟁력이 있는" 오 시장의 대선 가도에서 명태균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탄핵'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우 전 의원은 지금 터져나오는 김건희 관련 의혹들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명태균 사태'로 공천 개입이 사실로 확인 되더라도 이는 정치개입이지, 국정농단은 아닙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 최순실은 장차관 인사에 개입한 사례가 있었고, 특정 정책에도 관여를 했고 예산을 움직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에 위반되고 법률에 위반되는 지시를 했거나 그에 의해 잘못된 행위가 진행된 명백한 증거는 아직 없어요. 박근혜 탄핵 때는 이런 증거가 차고 넘쳤습니다."

우 전 의원은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도 "특검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증거가 나와서 탄핵으로 갈 수는 있겠지만 탄핵을 목적으로 특검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우 전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만이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의원 등 여당 중진 5명이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라"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일제히 김건희 문제를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제2부속실 설치' 등 타협을 찾지 않으면 수습이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미 "윤 대통령의 레임덕은 시작"됐고, 여당이 쪼개지는 최악의 상황은 '친한동훈'과 '친윤석열' 모두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강상구 시사콕'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로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JWaucv1NRTM&t=2927s)

전홍기혜 기자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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