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간호협회 간호법 제정 축하 기념대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11.12. ⓒ뉴스1
최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빼박’ 증거가 잇따라 공개됐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수사 대상 사건을 기존 13개에서 2개로 줄인 특검 수정안을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 올릴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거부하기 힘들 정도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사건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해 왔던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안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반대할 작은 명분조차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특검을 상대 정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공격카드로 악용하는 것은 매우 저급한 정치행태”라면서 발끈하는 모습이다.
거부하기 힘든 제안
“수사대상, 추천방식 협의 가능”
박찬대 “한동훈, 마지막 기회”
(자료사진)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명태균 씨 통화 녹취를 듣고 있다. 2024.10.21. ⓒ뉴스1
기존에 민주당이 특검 수사 대상으로 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및 사건은 총 13개다.
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을 통해 부정한 이익을 획득했다는 의혹 ②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의 주식 등을 특혜 매입한 후 되파는 방식 등으로 부정한 이익을 획득했다는 의혹 ③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로 뇌물성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 ④ 고가의 명품가방 등 물품 수수 및 인사청탁 의혹 ⑤ 국정개입 및 인사개입을 했다는 의혹 ⑥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했다는 의혹 ⑦ 이종호를 통해 임성근 등을 구명로비했다는 의혹 ⑧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2년 재보궐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 ⑨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⑩ 명태균을 통해 제20대 대선과 경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 ⑪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유출하고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에게 국가업무를 수행토록 했다는 의혹 ⑫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해태·봐주기 한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의혹 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수사를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방해했다는 의혹 등이다.
특별검사는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되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자 중 연장자가 임명되는 안이 제안됐다.
기존 ‘김건희 특검안’(김용민 의원 발의, 169인 찬성)은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 10월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접수되고, 이달 8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그런데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을 앞두고 민주당은 여당에 협의의 여지를 보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특검법 처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열어놓겠다”면서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과 특검 추천 방식에 대해 모두 열어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은 독소조항 운운하는 핑계는 그만 대고 직접 국민이 납득 가능한 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13개의 의혹 중 여당이 동의할 수 있는 의혹으로 수사대상을 좁히고, 한동훈 대표가 대안으로 제시했던 ‘제3자 추천안’도 가능하다고 제안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마지막 기회”라며 “한 대표와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행동하고 민심을 거부한다면, 윤석열 부부와 함께 몰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발끈
추경호 “분열 조장, 저급한 정치”
한동훈 “할 말 없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민의힘·윤석열 정부 합동 전반기 국정성과 보고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4.11.11. ⓒ뉴스1
민주당의 특검법 수정안 제안에, 국민의힘은 각종 수식어를 동원하여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12일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졸속 입법이자 입법농단”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의 특검법 수정안 제안에 대해 “나라의 법률을 만드는 일을 정략적 흥정 대상처럼 취급하고, 특검을 상대 정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공격카드로 악용하는 것은 매우 저급한 정치행태”라며 “민주당의 입법농단에 국민의힘이 놀아날 이유가 없다. 꼼수 악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라고 날을 세웠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11일 “이재명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의 말뿐이지 않나”라며 “거기에 대해 더 할 말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이 그러거나 말거나
민주당, 특검법 뾰족하게 수정
“한동훈, 부끄럽지 않은 입장 밝혀라”
(자료사진) 검사 시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임화영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발에도,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 수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13개 의혹 중 사건의 전모가 상당히 드러난 사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민수 대변인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를 둘러싼 온갖 비리와 국정농단 개입 의혹이 있지만, 그 범위를 대폭 축소하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씨로부터 촉발된 김 여사 공천개입·선거개입 의혹에 국한할 것”이라며 “제3자 추천 방식이 포함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 드러난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경우 해당 의혹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윤석열 대통령 녹취뿐만 아니라 여러 당사자의 녹취 등 증거가 공개된 상황이어서, 특검을 거부하기 어려운 사안으로 보인다.
특히, 압권은 윤 대통령의 녹취다. 민주당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녹취를 들어보면,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김영선이를 (공천)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공개된 또 다른 녹취에서는 명 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에게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말라고 내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명태균이가 바람 잡아서 윤석열 대통령을 돕느라고 벌어들이는 돈 대부분을 (여론조사) 거기다가 썼잖아. 내가 그거에 영향을 받아서 공천을 받기는 했는데”라는 김 전 의원 목소리가 공개됐다.
관련해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에게 묻겠다”며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이 지금 윤석열·김건희 두 사람의 공천개입보다 직접적이라고 생각하나”, “당시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얻은 이익이 지금 윤 대통령 부부가 얻었다고 의심되는 것보다 더 직접적인가”, “명태균 씨가 윤석열·김건희 내외의 국정에 개입한 것보다 최순실의 개입이 더 중차대하고 심각하다고 생각하나”
이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을 통해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까지 된 윤 대통령, 검사에서 법무부 장관을 거쳐 여당 대표가 된 한 대표가 서로의 권력을 위해 진실을 외면해서야 되겠나”라며 “한 대표는 과거 국정농단 특검 당시 자신이 했던 발언과 수사 행적을 돌아보고 부끄럽지 않은 입장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11.13. 09:00:49 최종수정 2024.11.13. 09:02:08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의 '파우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특별대담과 관련해 "편집이 필요 없는 수준으로 사전에 정리가 된 방송"이라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이와 함께 박 후보자가 윤 대통령의 '술 친구' 박민 체제에서 앵커로 활동하며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등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로 부적격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영방송 사장, 그 자격을 묻는다'라는 제목으로 긴급 토론회를 열고 박 후보자에 대해 "'박민 체제'에서 철저하게 계획된 아바타"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8일과 19일 양 일간 열린다.
▲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로 지목한 박장범 전 앵커가 지난 2월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하며 명품백을 '파우치'라고 발언하고 있다. (KBS 유튜브 갈무리).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과거 '술 친구'로 알려진 박민 사장의 공식 취임 열흘 가량을 앞둔 지난해 11월 1일 <뉴스 9> 앵커로 발탁됐다. 이어 넉 달 뒤인 지난 2월 4일 윤석열 대통령과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를 녹화했다. 대담은 녹화 사흘 뒤인 7일 밤 10시 KBS 1TV에서 100분간 방송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조애진 KBS 피디(언론노조 KBS본부 수석부본부장)는 박 후보자가 진행한 특별대담과 관련해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을 '파우치' 발언으로 축소·왜곡했을 뿐만 아니라 준비에서 방송에 이르기까지 '깜깜이'로 진행됐다고 폭로했다.
조 피디는 "(KBS 소속이 아닌) 외주 피디 한 명을 (대담팀에) 합류시켜서 (방송을 준비)했는데, 그 이유가 '깜깜이'로 하기 위해서"라며 "내부 인력을 쓰면 어떻게든 (준비 과정이) 취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부 인력을 합류시켜 편집 과정 등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촬영을 한 시간(녹화 시간)과 실제 방송이 나간 시간(100분)이 거의 일치하다고 알고 있다. 그 말은 즉 거의 대본에 가깝게 사전에 질문과 답이 나왔다는 것"이라며 "정말 긴급하게, 긴급 생방송을 할 때 하는 일이다. (보통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거의 편집이 필요 없는 수준으로 사전에 이미 정리가 된 내용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JTBC 앵커 출신인 이정한 민주당 의원은 "앵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떻게 작성되고 전달되는지 잘 알고 있다"며 "특별대담은 박 후보자가 질문지를 그냥 작성해서 (대통령에게) 질의한 것이 아니고 철저하게 보도본부 차원에서, 그리고 경영진 차원에서 사전에 여러 차례 질문지를 수정하고 재수정하는 작업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또 특별대담이 사전에 녹화된 방송이라는 점을 들어 "편집을 했을 것이고, 편집 과정에서도 보도본부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분명히 모니터링 했을 것"이며 "그들이 생각할 때에도 걸릴 만한 내용들, '이건 아닌데' 싶은 것들은 편집 과정을 거쳐 방송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로 활동을 종료한 31기 K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박 앵커의 (당시) 질문은 <인간극장>과 같은 하나의 휴먼 터치 다큐를 그리는 듯한 아주 부드러운 언사로 (윤 대통령을) 모시는 듯한 인터뷰"였다며 "그러다 보니 국민의 관심사였던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은 윤 대통령의 심기를 보위라고 하듯이 그렇게('파우치' 발언으로) 넘겨버렸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소한 기자로서 갖춰야 될 냉정함이나 공정성, 이런 게 있어야 되는데 그 인터뷰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국민이 기대한 관심사였던 만큼 아무리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해도 제대로 지적하고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것을 방기했다"고 평가했다.
역시 31기 KBS시청자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은 박 후보자가 사장 후보자 면접에서 '파우치' 발언과 관련해 "수입 사치품을 왜 명품이라고 불러야 하나. 부적절하다"고 한 말을 언급한 뒤 "'사치품 파우치'라고 했어도 되는데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각색한 것 아닌가. 여기에서부터 신뢰가 어긋났다"며 "일방적으로 한쪽의 입장만 그대로 전달했기 때문에 거기서 이미 중립성과 기계적 균형이라고 하는 것을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준형 언론노조 전문위원은 특별대담 외에 '박민 체제'에서 박 후보자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보도 참사' 사례로 △'오세훈 처가 내곡동 땅 의혹 보도' 등 4가지를 보도 공정성 훼손 대표적 사례로 꼽아 사과한 일(2023년 11월 14일 자), △국회 연결 생방송 리포트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스티커가 붙은 기자의 노트북이 다음 날 유튜브 채널에서는 모자이크된 일(2024년 7월 25일 자), △뉴스 톱에서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보도가 배제된 일(2024년 10월 31일 자) 등을 꼽았다.
이 전문위원은 특히 박 후보자의 경영 계획서와 면접 내용에 "'박민 체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전혀 없다"며 "'박민 체제'의 독립성·공정성 침해 기조에 문제가 없으며 (사장이 되면) 이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장범'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기회주의적이고 (공영방송 사장으로) 준비가 안 된 인물인가를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파우치' 앵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일주일 가량 앞둔 11월 12일 국회에서 긴급토론회 '공영방송 사장, 그 자격을 묻는다'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과학방송통신기술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프레시안(이명선)
11월에 두 개의 중요한 법원 판결 선고가 예정되어 있다. 11월 15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 사건 1심 선고가, 25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재명 대표에게 유죄 판결이 선고되어 여론의 흐름이 바뀌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7일 대국민담화에서 하나 마나 한 사과를 하고 김건희씨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한 것도 법원의 유죄 판결을 믿기 때문이리라.
야당 대표 죽이기 대 김건희 불기소 처분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기차게 이재명 대표를 죽이기 위한 표적 수사에 몰두해 왔다. 지난 2년 6개월간 각 검찰청에서 차출되어 투입된 검사만 70여 명, 압수·수색만 376회로 집계되었고 구속영장 청구도 2회 있었다. 그 결과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배임, 성남FC 뇌물, 백현동 특혜개발,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북 송금 대납 건 등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우리 정치사에서 협치의 대상인 야당 대표를 죽이기 위해 검찰이 이렇게까지 집요하고도 무차별적으로 수사·기소에 나섰던 때가 있었던가? 기억에 없다. 우리 헌정사에 유례없는 검찰공화국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어떠한가?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4년 6개월을 끌다가 지난 10월 17일 불기소처분으로 막을 내렸다. 김건희씨가 단순 공범을 넘어 적극적으로 주가 조작에 가담했었다는 증거가 다수 드러났고 다른 공범들은 모두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는데도 검찰은 시간만 끌다가 무혐의로 종결했다.
선진 외국에서는 주가 조작이 시장경제질서의 기반인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 다수의 경제적 이익을 해친다는 이유로 살인죄 이상의 중한 범죄로 다루고 있는데 한국 검찰은 '콜검'이라는 비아냥을 들은 굴욕적인 출장 조사–이때 검사들은 스마트폰도 압수당했다- 끝에 김건희씨에게 무릎 꿇고 두 손으로 면죄부를 상납하였다.
▲'김건희 불기소' 발표하는 검찰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 검사가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 권우성
그 전에 이미 검찰은 김건희씨가 명품 가방을 받는 장면이 온 국민에게 영상으로 공개되었는데도 불기소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 밖에도 김건희씨는 양평-서울 고속도로 비리, 양평 공흥지구 비리, 국민의힘 공천 개입 등 다양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런 혐의에 대해서 검찰은 어떤 수사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10만4천 원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130여 차례 압수수색을 하였던 검찰이 김건희씨의 비리에 대해서는 두 눈 감고 입도 뻥긋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어 있다. 비겁함도 이런 비겁함이 없고 후안무치도 이런 후안무치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외쳤던 '공정과 상식'은 쓰레기통에 버려진 지 오래다. 압도적 국민 여론은 '용산의 개'가 되어 버린 검찰에 대해 사망을 선고하였다.
결과적으로 승리는 항상 검찰의 몫
한국 검찰은 수사권, 강제수사를 독점하는 영장청구권, 기소독점권을 한 손에 쥐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은 각각이 막강한 권한이다. 잘못 사용할 경우 한 사람의 삶을 억울하게 파멸에 이르게 할 수 있고 반대로 거악(巨惡)에 눈을 감을 경우에는 사회 전체를 위기로 몰아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선진 외국은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을 분리하여 상호 감시·견제하게 함으로써 권력의 남용과 부패를 방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사건을 조작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갖고 있다.
지난 2년 6개월간 지속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기소는 진짜 범죄의 실체가 있어서 수사·기소한 것인지 아니면 아무 실체가 없는데 수사 과정에서 사건을 조작하고 가짜 시나리오에 근거해 기소한 것인지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수사와 기소를 검사가 독점하고 있고 외부에서는 구체적인 경과와 내부 정보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수원지검 전경 ⓒ 김종훈
2013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조작 사건에서 검찰이 조작된 증거를 법정에서 사용한 범죄가 드러난 바 있고, 지난 2015년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어 옥살이를 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서는 검사가 허위 증언을 교사하는 등 조작에 가까운 검찰 수사가 이루어졌다는 정황이 언론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지난 제17대 이명박 대선 후보의 BBK 의혹에서는 온 국민이 검사들의 거짓말 농단에 놀아나지 않았던가.
일단 기소가 되면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최종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더라도 검찰은 법원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며 자신들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권력에 아부하여 청부 수사와 사건 조작을 한 검사는 승진으로 보답받고 억울한 피해자에게는 악전고투 끝에 상처뿐인 승리가 남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승리는 항상 검찰의 몫이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손에 쥐고 있는 한 모든 시민, 모든 단체, 모든 기관은 언제든지 검사들의 사건 조작에 희생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억지 기소와 증거 조작을 통한 사건 만들기
검찰의 사건 조작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억지 기소'와 '증거조작을 통한 사건 만들기'이다. 11월 판결 선고가 예정된 이재명 대표 두 개의 사건도 이에 해당한다.
첫째, 이재명 경기도 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으로 기소한 것은 전형적인 억지 기소에 해당한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 허위사실공표죄의 허위공표 금지대상은 '출생지, 가족관계, 신분, 직업, 경력 등. 재산, 행위, 지지 여부'이다. 다수의 법률전문가들이 지적하였듯이 이재명 대표의 발언인 '시장 재직 시절에는 김문기를 몰랐다'라는 것은 '인식' '의식' '기억'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위 법문이 금지하고 있는 허위공표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검찰은 "시장 재직시에는 김문기를 몰랐다"고 한 말은 "김문기와 교유(交遊) 행위가 없었다"라고 해석해야 하고 이것은 법문에 명시된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인식·의식·기억의 영역에 속하는 것을 억지로 '행위'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피고인의 유죄를 주장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유추 해석에 해당한다. 이 점을 법률 전문가인 검사들도 명확히 알고 있을텐 데도 억지 기소를 감행한 것이다.
검찰의 억지 기소가 낯선 일은 아니다. 예컨대 이명박 정부 때 검찰의 억지 기소로 사장직에서 쫓겨난 정연주 전 KBS 사장. 당시 정연주 사장은 국세청에 대한 1심 소송에서 승소한 후 법원의 조정 권고를 수용해 항소심을 취하하였다는 이유로 검찰에 의해 배임죄로 기소되었다. 검찰 내부에서도 '법원의 권고에 따른 것이 죄가 될 수 있나'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검찰은 기소를 감행했다.
이후 정연주 사장은 당연히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의 의도대로 정연주는 KBS 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그에 대한 검찰 기소는 언론장악의 시발점이 되었다. 정권의 언론 장악에 검찰이 총대를 멘 전형적인 억지기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유성호
둘째,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위증교사로 기소한 사건은 억지 기소에도 해당하지만 증거 조작(증인의 진술조작)을 통한 사건 만들기에 해당한다.
이재명 대표가 김진성에게 "기억을 되살려 사실대로만 진실을 이야기해 달라"고 이야기한 것은 형법 이론적으로 위증교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증인이 자기의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하는 경우에만 위증죄가 성립하고 기억나는 대로 진술하는 것은 위증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기억을 되살려 기억나는 대로 진술해 달라"라는 부탁은 명백히 위증교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점을 잘 아는 검찰이 기소한 것은 전형적인 억지기소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위증을 했다고 자백한 피교사자 김진성의 진술이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계속 바뀌었다는 점이다. 당초 김진성은 사실대로 증언했다면서 위증한 사실을 부인했다가 추후 검찰의 주장과 동일하게 위증을 시인하는 방향으로 진술을 바꾸었다.
그런데 김진성은 사기·알선수재 등 3건의 범죄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거나 기소되어 있다. 한 건은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는데도 검찰은 조사 한번 하지 않고 무혐의로 처리했고, 백현동 알선수재 범죄는 다른 공범은 2심 재판이 끝났는데도 아직도 기소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검찰, 하위법령인 시행령을 근거로 수사하고 기소
위증죄에 대해서는 진즉 변론이 종결되었음에도 아직 검찰이 구형을 하지 않고 있다. 자신의 범죄로 검찰의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김진성은 '정치검찰의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나 다름없는 처지이다. 검찰이 김진성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협박·공갈·형량 거래를 하고 그에게 허위진술을 교사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이 드는 지점이다. 검사가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사건관계인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하는 것은 사건 조작이라는 중죄를 범하는 것이다.
최근에도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에 의한 위증 교사가 있었다는 의혹을 폭로하여 파장이 크게 일었다. 수원지검이 이화영과 쌍방울의 김성태·안부수 등 공범들을 모두 한 자리에 불러 모아 연어회를 곁들인 술파티를 열어주고 이재명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진술을 서로 맞추도록 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그동안 검찰의 행태를 생각하면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그 외에도 대장동의 유동규, 백현동의 정바울 등 이재명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기소에는 어김없이 회유·협박, 기소 및 형량 거래 의혹이 불거져 있다. 게다가 2022년 개정된 검찰청법에 의하면 위증교사는 검찰의 수사개시권 범위에서 제외되어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하위법령인 시행령을 근거로 수사하고 기소했다.
그런데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검찰의 수사권을 확대한 시행령은 명백히 무효이기 때문에 무효인 시행령에 근거해 이루어진 검찰의 수사·기소는 헌법·법률에 위반한 기소로서 무효에 해당한다.
검찰의 수명은 이제 다했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해 사건조작 및 억지기소를 일삼고 있는 이유는 몇 년간 이재명 대표를 피고인의 지위에 묶어 두고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는 데 목적이 있다. 정확하게는 차기 대선 출마를 원천 봉쇄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몇 년 후 재판 결과가 유·무죄 어떻게 나오든 현재 검사들에게는 관심 사항이 아니다. 그때쯤이면 이미 정치적 목적은 달성되어 있을 것이고 자신들은 승진과 좋은 보직으로 보답을 받아 개인의 영달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의 개가 되어 온갖 악행을 일삼는 검찰의 수명은 이제 다하였다. 더이상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검찰을 고쳐 쓰려 해서는 안 된다. 일단 검찰에 사망 선고를 내려야 한다. 시급히 검찰청을 폐지해야 한다. 기소청을 새로 설립하여 엄격한 재임용 절차를 거쳐 손이 깨끗한 검사들을 채용한 뒤 기소 업무만을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검찰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검찰을 죽여야 한다.
▲법원 ⓒ 이정민
이제는 법원의 시간이다. 법리적으로 두 사건은 당연히 무죄이다. 법원이 올바른 판단으로 무죄를 선고하여 검찰의 사건 조작과 기소권 남용에 대해 철퇴를 내려 주기를 기대한다. 설혹 1심 재판부가 권력과 검찰의 압력에 굴복해 유죄를 선고하더라도 현명한 국민들의 판단과 지지가 흔들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여전히 정의의 여신 디케의 정신을 가진 판사들이 법원에 남아 있음을, 법원이 인권과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이번 판결로써 증명해 주기를 희망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입니다. 이 글은 인권연대의 '발자국통신'에도 실렸습니다. '발자국통신'은 강국진(서울신문 기자), 김희교(광운대학교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 서보학(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염운옥(경희대 글로컬역사문화연구소 교수), 오항녕(전주대학교 역사문화컨텐츠학과 교수), 이찬수(전 보훈교육연구원장),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장경욱(변호사), 정범구(장발장은행장) 등 인권연대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가 11일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조·러 조약) 비준서에 서명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의회 비준을 거쳐 지난 9일 조약에 서명했다. ‘조·러 조약’은 양 정상이 서명한 비준서가 교환되면 효력이 발생한다.
‘조·러 조약’에 따르면 어느 한 나라가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 일명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담겼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 지역을 침공했기 때문에 조선인민군의 파병이 가능하다.
‘조·러 조약’의 의미
‘조·러 조약’ 제4조는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및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조·러 조약’은 1961년 7월 체결한 ‘조·소 조약’의 복원이다. ‘조·소 조약’은 소련 해체 이후 1996년 파기됐다. 2000년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우호·선린·협조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에서는 기존에 있던 '자동군사개입'이 삭제됐고, 경제·과학·기술·문화 등의 협력이 주요 내용을 이뤘다. 2024년 ‘조·러 조약’이 체결됨으로써 28년 만에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복원된 것이다.
다만 ‘조·소 조약’ 체결 당시는 미국의 핵 위협 방어를 위해 소련이 조선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차원이었다면 ‘조·러 조약’은 미군 나토(NATO)의 러시아 침공을 대비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러시아가 조약 체결에 더 절박했다는 의미다. 조약 체결 장소가 1961년엔 모스크바, 2024년엔 평양이란 점도 이런 역학관계를 반영한다.
‘조·러 조약’ 효력 발생과 파병
수일 내로 양 정상이 서명한 ‘조·러 조약’ 비준서가 교환될 것으로 보인다. 교환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조·러 조약’에 효력이 발생하면 조선인민군의 러시아 파병이 현실화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파병설’과 관련해 “조‧러 조약 4조 군사 지원 조항을 어떻게 다룰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조선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필요할 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만 해도 ‘조·러 조약’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이다.
푸틴 대통령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 것은 ‘조·러 조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요한 때’라고 한 것은 침략한 우크라이나를 물리치는 데 조선인민군의 힘이 필요한 시기를 말한다.
러시아가 겨우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를 물리치기 위해 조선인민군의 힘을 빌릴 것 같지는 않다. 결국, 나토 미군이 전장에 직접 개입할 여지가 보이면 조선인민군의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나토가 참전하고, 조선인민군이 파병되면 이는 3차 세계대전이다. 3차대전은 핵보유국 간의 전쟁임으로 핵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북은 핵 보유 이후 첫 참전인 데다가 미 본토를 향한 선제공격 의지를 피력해 온만큼 조선인민군의 파병은 미국에 심각한 위협일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와 한국 등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국정원은 대북 적대시 정책에 이용하기 위해 하지도 않은 ‘조선인민군, 러시아 파병’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하지만 미 국무부가 ‘파병설’에 동조한 이유는 다르다. 오히려 조선인민군의 러시아 파병을 어떻게든 막아 보려는 몸부림이지 아닐까.
검찰이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명씨 영장에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와 창원산업단지 조성 정보 사전유출 등의 혐의는 빠져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 부부를 봐주려는 게 아닌지 자연스럽게 의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명씨가 윤 대통령 취임 전날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수사대상을 이전보다 확 줄이고 특검 제3자 추천까지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여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창원지검 명태균 구속영장 청구 윤 대통령 부부 의혹 제외
한겨레는 4면 기사 <윤 대통령 부부 의혹은 빼고…검찰, 명태균 구속영장 청구>에서 “검찰이 11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다만 검찰은 명씨 영장에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고령군수 예비후보 배아무개씨,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이아무개씨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명씨의 구속영장에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공천을 도와주고 25차례에 걸쳐 9760여만원 수수 △2021년 지방선거 예비후보인 배씨와 이씨에게서 공천 약속 등을 암시하며 12차례에 걸쳐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비용 2억4000만원 조달 혐의를 적시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4일에 열린다.
명씨는 검찰수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12면 기사 <‘공천 대가로 돈 거래’ 명태균·김영선 구속영장 청구>에서 명씨가 “공천을 해주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그럴 만한 위치에도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명태균 취임전날 윤 대통령에 “김영선 공천 부탁” 카톡 보냈다
동아일보는 1면 <검, 명태균-김영선 구속영장 청구>(온라인 기사 제목: <[단독]명태균, 尹에 “김영선 공천 부탁”… 취임 전날 카톡 메시지 보내>)에서 검찰이 명 씨가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영선 의원 공천을 부탁한다”는 취지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명 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이를 (공천을)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날로,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과 그 내용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동아일보 2024년 11월12일자 1면
동아일보는 11일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이 최근 명 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2022년 5월9일 윤 대통령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는데, 당시 명 씨가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 “김영선 의원을 꼭 좀 부탁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차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이밖에도 검찰은 명 씨의 문자메시지와 텔레그램 메시지 등도 상당수 복원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한겨레 “또 윤 대통령 부부 봐주기 의심, 납득할 만한 수사결과 내놔야”
한겨레는 사설 <검찰, 명태균 말대로 정치자금법만 수사할 건가>에서 명태균씨 등 구속영장에 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적용한 것을 두고 “검찰이 이번에도 윤 대통령 부부를 봐주려는 게 아닌지 자연스럽게 의심하게 된다”며 “검찰은 이런 의심을 불식할 각오가 돼 있나”라고 반문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대선 여론조사 제공 및 공천 개입 의혹, 창원산단 개입 의혹 등은 영장에서 빠진 것”이라며 “검찰이 이번에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김건희 특검’의 필요성만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검찰도, 윤석열 정권도 불행해진다고 내다봤다.
▲한겨레 2024년 11월12일자 사설
신광영 동아일보 논설위원도 ‘횡설수설’ 칼럼 <“입 열면 다 뒤집어진다”던 명태균, 檢 조사 후엔 “너스레”라니>에서 최근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태도 변화를 보인 명태균씨를 두고 “마침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취임 전날 ‘우리 김영선 의원 꼭 좀 부탁한다’고 보낸 여러 건의 문자메시지가 확보됐다고 한다”며 “명 씨의 말만 따라가다 보면 길을 잃기 쉽다”고 지적했다. 신 논설위원은 “증거와 팩트를 따라가며 정치 브로커에게 국정이 농락당한 게 맞는지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확줄어든 김건희 특검법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11일 밝혔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특검법 수정안의 수사대상을 두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씨로부터 촉발된 ‘명태균 게이트’,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선거 개입 의혹에 국한한다”고 밝혔다. 야당만이 추천하도록 한 특검 후보도 제3자가 추천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1면 <與 분열 노렸나… 野, ‘김여사 특검법’ 수정>에서 “국민의힘을 흔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며 “(당정의) 내부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자 민주당이 특검법 수정안 카드로 여권 내 균열을 유도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동아일보도 1면 <野 “김건희특검 대상 축소”… 與 “갈라치기 하려는 속셈”>에서 “국민의힘에서 ‘독소조항’이라며 반발하던 부분을 수정해 여당 내 이탈표를 끌어내고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라고 봤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특검법안 반대 명분을 약화시켜 재표결 때 여당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셈법”으로, 경향신문은 1면 <’여당 이탈표 겨냥’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낸다>에서 “국민의힘이 특검을 거부할 명분을 없애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거부하지 못할 제안’으로 여당의 반대 명분을 불식시키고 이탈표도 확대하겠다는 일종의 노림수”라면서도 “그러나 국민의힘은 수정안에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김건희 특검법 수사대상 축소, 여당도 협상 나서야”
이에 동아일보는 사설 <野 “김건희특검 수사대상 축소·제3자 추천”… 與도 협상 나서라>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수사 범위 축소 등은)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수정안을 수용할 수 없으며 특별감찰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을 두고 “하지만 특별감찰관과 특검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김 여사의 주가조작 관여 의혹이나 공천 개입 의혹처럼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해선 강제수사권이 없는 특별감찰관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갤럽 조사 기준으로 74%에 달하고 가장 큰 이유로 김 여사 문제가 꼽히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여당도 자체 안을 마련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
한겨레도 사설 <특검 민심 외면하는 한 대표, 특감이 국민 눈높이인가>에서 한동훈 대표의 입장을 두고 “특감도 필요하지만, 특검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특감 추천만으로 도도한 특검 민심을 돌려보겠다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다수 민심은 이미 특검을 거부하고 김 여사를 감싸는 윤 대통령과 여권에 등을 돌린 지 오래”라며 “이대로라면 국정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좀비 정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한 대표에게 기대를 보냈던 민심마저 이반하면 여권 전체가 공멸을 피하기 어렵다”고 촉구했다.
▲동아일보 2024년 11월12일자 사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특검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하느니, 특검 자체가 위헌이라느니 하는 윤 대통령 궤변에 동의하는 게 아니라면 한 대표는 특검법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특별감찰관 추진으로 특검을 거부하는 건 이미 벌어진 김 여사 의혹은 덮고 가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이게 한 대표가 말하는 정의이고 공정인가”라고 반문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이른바 독소조항을 삭제하기로 한 만큼 여권은 이전처럼 반대만 외치지 말고 수정안 논의에 호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김 여사 의혹이 더 이상 국정 블랙홀이 되지 않으려면 여당의 전향적 태도가 절실하다”며 “민주당 수정안에 불합리한 내용이 있다면 자체 수정안을 제시해 접점을 찾는 것이 책임 있는 집권여당의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세계일보만 유일하게 사설에서 “민주당 특검법의 수사대상과 추천 주체가 자꾸 바뀌니 ‘정략적 접근’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부정적 견해를 폈다.
경향신문은 3면 <회견 후에도 지지율 ‘바닥’…‘보수 결집’으로 반등 노리는 용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기자회견 이후 국정 상황과 쇄신 방안 수위를 두고 민심과 대통령실의 괴리가 계속 표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민심은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는 반면,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 봉합 잰걸음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대통령실은 향후 보수층을 결집하며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려 하지만 지지층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국정 동력 회복이 어려울 거란 분석이 여권 내에서도 제기된다”고 내다봤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대통령은 회견에서 당정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취지를 여러 번 강조했고 이것은 당연히 당정이 공유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 9일 야권의 '정권퇴진' 장외집회에서 일어난 경찰과 집회 참여자들 간의 충돌 상황을 두고 "(경찰은) 불법행위를 제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경찰 조치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은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난 9일 집회에서 경찰이 참가자 11명을 연행해 강경진압 논란이 인 데 대해 "(당시) 일부 참가자들이 신고 범위를 이탈해서 도로의 전 차로를 점거하는 등의 불법행위가 상당 시간 지속됐다"며 이같이 해명했다.
조 청장은 "그 과정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와 경찰이 부상을 입었다"며 "여러 사람이 부상을 입은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책임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안타깝다. 부상자들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조 청장은 그러면서도 "경찰로서는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야당 측 의원들은 "폭압적 물리력 사용에 대한 경찰청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한다"며 조 청장의 사과 등을 요구했지만, 조 청장은 이에 대해서도 "준법 집회는 철저히 보장하지만 불법으로 변질될 경우 종결 처분과 해산명령을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에선 집회 참가자들 11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경찰은 이중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전 신고 범위를 넘어서 세종대로 전차로를 점거하고, 시민 통행로를 확보하려는 경찰관을 폭행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 측은 '경찰이 충돌을 유도 후 과잉진압했다'는 취지로 경찰 측을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엄청난 수의 경찰들이 중무장을 하고 시위대를 파고들고 급기야 국회의원을 포함한 시민들을 거의 폭행했다"며 "사복경찰이 침투해서 먼저 화염병을 던지고 그걸 빌미로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던 80년대 폭력 정치가 떠오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청장은 경찰이 충돌을 야기했다는 해당 주장에 대해서도 "경찰이 충돌을 유도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행안위 회의에서 경찰청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이상식 의원은 "주말 집회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1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며 "최근 경찰의 법 집행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윤석열 정권의 다급하고 초조한 심경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정현 의원은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조 청장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 만일 사과가 없으면 이 회의는 더 이상 진행할 의미가 없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은 "열한 분이 연행되고 다수 부상자가 나왔다는데 사실 경찰 부상자들은 105명"이라며 "과잉진압이 아니라 정당한 법 집행",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으로 인해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부상만 들춰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경찰을 감쌌다.
여당 이달희 의원도 "집회를 라이브 방송으로 보니 경찰관이 방패를 그냥 들고 있었는데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계속 가서 몸을 부딪치고 방패 없는 쪽에 들어가 경찰과 몸싸움을 유도했다"며 "불법 폭행"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처럼 경찰 입장을 옹호하며, 조 청장의 입장 표명 여부와 내용과는 별개로 이날 예산심사를 위해 열린 전체회의는 그대로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이같은 설전 끝에 조 청장이 '유감'이라면서도 사과를 거부했다고 보고 "최소한의 유감 표명을 요청했는데 여전히 거기에 대해서 완고한 입장"이라며 개의 약 1시간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기자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지난 8일자로 게재된 "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윤석열 동문의 퇴진을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게시판에 붙어 있다. ⓒ 박수림
"아내에게만 충성하는 대통령 윤석열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절망감을 안기고 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촉발된 국정 개입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얼마나 자격 미달인지 보여준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서울대학교 공동체에 당신의 이름이 설 자리는 없다."
김건희 여사 봐주기 수사 논란, 명태균씨 국정개입 의혹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대학가 곳곳에서 번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다"라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앞서 전국 대학가에서 학생들의 대자보와 교수들의 시국선언문이 연달아 공개됐으나,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 구성원이 쓴 대자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 정치학원론 수업 다시 들으라"
▲지난 8일자로 게재된 "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윤석열 동문의 퇴진을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게시판에 붙어 있다. ⓒ 박수림
<오마이뉴스>가 11일 오후 찾은 서울대학교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 내 게시판에는 "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윤석열 동문의 퇴진을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해당 대자보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겸 기자회견 다음 날인 '2024년 11월 8일' 자로 작성됐다.
스스로를 "평범한 서울대학교 모 학부생"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현 상황에 대해 "'공정'과 '상식'을 내걸며 국민적 기대와 함께 출범한 윤 정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불공정과 비상식으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 경력이 전무한 검찰총장 윤석열이 국민의 신임을 받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성역 없는 수사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공정을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과 달리 아내에게만 충성하는 대통령 윤석열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절망감을 안기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양평 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인사 및 공천개입 의혹 등 수많은 혐의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건희) 특검법을 정치 선동이라고 말하며 제 아내를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된 이유를 스스로 저버린 셈"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윤 대통령이 그간 행사한 거부권(재의요구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있는 힘껏 '영끌'하여 사용하고 있다"라면서 "자신과 아내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법안마저 '반헌법적' 운운하며 거부권을 남발하는 윤 대통령은 자신보다 마흔 살 어린 학생들과 같이 정치학원론 수업부터 다시 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작성자는 "이 외에도 윤 대통령의 독선과 비상식적인 행보는 글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차고 넘친다"라면서 "명씨로부터 촉발된 국정 개입 의혹은 윤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얼마나 자격 미달인지 보여주며, 그 부끄러움은 오롯이 국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라고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도 "어떻게든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되지도 않는 궤변을 내세우며 대통령과 여사의 행태를 옹호하는 모습은 애처롭기 그지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연금·의료·노동·교육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하지만, 10퍼센트대 지지율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면서 "의사단체 및 의대생과의 협의조차 이끌어내지 못한 윤 정부가 의회와의 협치를 이끌고 다른 개혁을 실현해 낼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윤 대통령은 이미 국가 지도자로서의 신뢰를 상실했고, 국민들은 남은 2년 반 동안 윤 정부가 무엇을 얼마나 더 망칠 수 있을지 우려할 뿐"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을 서울대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민주화의 거목이자 국가 발전을 이끈 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의 이름 옆에 윤석열 세 글자가 새겨진다는 것은 서울대학교의 수치"라며 "작금의 태도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서울대학교 공동체에 당신의 이름이 설 자리는 없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파국적인 결과를 맞이하기 전에 상황의 엄중함을 깨닫고 특검법을 수용하며 질서 있는 퇴진을 논의해야만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 9일엔 서울대 민주동문회가 시국선언문을 공개하고 "박근혜 정부보다 더 노골적인 국정농단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며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민주주의와 평화가 무참하게 파괴되고, 국민들의 자존과 생존권이 위협받는 작금의 현실을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가 없기에 윤석열·김건희 정권을 몰아내는 투쟁에 분연히 나서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래는 서울대학교 내에 게재된 대자보 전문이다.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 ⓒ 박수림
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윤석열 동문의 퇴진을 촉구한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사람들의 인내심이 마침내 한계에 이르렀다. '공정'과 '상식'을 내걸며 국민적 기대와 함께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불공정과 비상식으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정치 경력이 전무한 검찰총장 윤석열이 국민의 신임을 발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성역 없는 수사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공정을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과 달리 아내에게만 충성하는 대통령 윤석열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절망감을 안기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인사 및 공천개입 의혹 등 수많은 혐의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특검법을 정치 선동이라고 말하며 제 아내를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은 윤석열 자신이 대통령이 된 이유를 스스로 저버린 셈이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있는 힘껏 "영끌"하여 사용하고 있다. 비상시에 예외적으로만 행사되어야 하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라고 말한 대목에선 숨이 턱 막힐 지경이다. 민주주의는 제도적 자제라는 규범 아래 비로소 이루어지며, 자신에게 주어진 헌법적 권한을 절제하여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통치자의 기본적인 미덕이자 상식이다. 자신과 아내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법안마저 "반헌법적" 운운하며 거부권을 남발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보다 마흔 살 어린 학생들과 같이 정치학원론 수업부터 다시 들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과 비상식적인 행보는 글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차고 넘친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촉발된 국정 개입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얼마나 자격 미달인지 보여주며, 그 부끄러움은 오롯이 국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이쯤 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진정한 충신이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누구보다도 보수궤멸을 위해 앞장서며 지난 총선의 대패를 이끌어내고 보수 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든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되지도 않는 궤변을 내세우며 대통령과 여사의 행태를 옹호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은 애처롭기 그지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연금·의료·노동·교육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하지만, 10퍼센트대 지지율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인 의료 개혁마저도 1년 가까이 죽 쑤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무엇을 더 기대하겠는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 여론을 등에 업고도 의사단체 및 의대생과의 협의조차 이끌어내지 못한 윤석열 정부가 의회와의 협치를 이끌고 다른 개혁을 실현해 낼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국가 지도자로서의 신뢰를 상실하였다. 국민들은 남은 2년 반 동안 윤석열 정부가 무엇을 얼마나 더 망칠 수 있을지 우려할 뿐이다.
우리 서울대학교에는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있다. 민주화의 거목이자 국가 발전을 이끈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이름 옆에 윤석열 세 글자가 새겨진다는 것은 서울대학교의 수치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국적인 결과를 맞이하기 전에 상황의 엄중함을 깨닫고 특검법을 수용하며 질서 있는 퇴진을 논의해야만 한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작금의 태도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서울대학교 공동체에 당신의 이름이 설 자리는 없다.
11일 오후 7시 「WARmerica의 운명 2편: 거대한 전환」(이하 2편) 제작위원 시사회가 열린 서울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는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로 꽉 들어찼다.
2편은 ‘WARmerica의 운명 2편 제작위원회’가 제작을 맡았다. 또 다큐창작소,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통일시대연구원, 한국진보연대가 기획했다.
앞서 지난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WARmerica의 운명 1편: 저항의 시작」은 ‘미국의 몰락’과 함께 미국에 저항하는 전 세계 민중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바 있다.
이어 올해 제작된 2편은 한반도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다극 체제로 나아가는 ‘거대한 전환’의 장면을 조목조목 주시했다.
2편은 미국 주도 패권을 정점으로 한 이전까지의 세계를 미국이 “일극 체제”, “신자유주의 세계화 질서”를 중심으로 다른 주권국가를 찍어 누르는 “전쟁의 세계”였다고 짚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북한, 중국, 러시아, 팔레스타인, 니제르 등 전 세계 각 대륙의 ‘반제자주 국가들’이 미국의 일극 체제에 도전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전 세계가 다극 체제로 나아가는 “거대한 전환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극 체제는 각 주권국가와 민중이 서로의 “존엄”과 “자주”를 존중하며 협력하는 “새로운 세계”라고 2편은 소개했다.
2편의 총괄을 맡은 한충목 통일시대연구원 원장은 인사말에서 “1편을 제작했을 때 한국의 113곳에서 150번 정도 상영됐고 해외에서도 많이 상영”돼 흥행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2편 제작위원회를 구성하면서 통일시대연구원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전농을 포함해서 여러 단체가 함께했다. 그 결과 현재 130여 개 단체를 포함해 600여 명의 제작위원들이 함께했다”라면서 “미국이 몰락하고 주권국가의 다극화 시대가 온다는 기쁜 소식”을 영화에 담았다고 밝혔다.
김철민 감독은 영화 상영을 마친 뒤 인사말에서 “영화에 들어간 가장 최근 장면은 올해 11월 9일 서울에서 있었던 (시민들과 노동자들이 윤석열 퇴진, 탄핵을 외친 대규모) 집회 장면”이라면서 “2편을 만들면서 고민했던 것은 세계가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왜 세계가 변하고 있을까?’ 하는 질문”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0여 개국에서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주의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게 얼마나 정의롭고 정당한가를 많이 느꼈다”라며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편을 본 관객들은 영화의 주제 의식에 공감하며 3편도 곧 제작되길 바란다는 덕담을 전했다.
제작위원회는 앞으로 영화의 수정, 편집을 거쳐 공동체상영 등으로 더 많은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축과 분열을 목적으로 한 경찰의 기획 탄압
정권이 말로에 들어서면 나타나는 발악과 탄압의 전형적인 모습
윤석열 정권 퇴진과 사회대전환 쟁취, 하나로 모여 거대한 퇴진광장을 열어야
경찰의 1차 민중총궐기 봉새 시도, 구속을 목적으로 한 기획 탄압
11일 윤석열퇴진운동본부(준)와 민주노총이 경찰청 앞에서 평화 집회 폭력침탈한 경찰을 규탄하고 연행 조합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윤석열 정권이 윤석열 퇴진 투쟁에 대한 기획 진압과 보수언론을 동원한 선전전에 나섰다. 경찰은 1차 민중총궐기를 ‘조직적 불법행위’라며 확대 수사를 공언하고, 보수언론은 '불법 폭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들은 1차 민중총궐기를 혐오의 대상으로 변질시켜 윤석열 퇴진을 향한 국민의 단결을 막아보려 애쓰고 있다.
지난 9일 경찰은 1차 퇴진총궐기에 2만 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특수 진압복을 입은 채 방패와 삼단봉을 휘둘러 집회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골절, 호흡곤란, 염좌 및 찰과상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를 비롯한 전종덕, 정혜경 의원의 만류에도 아랑곳 않고 면전에서 '밀어! 밀어!'를 외치며 폭력진압을 이어갔다. 한창민 의원은 경찰에 의해 폭력적으로 제압당하고 상의가 찢기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에서 “지난 토요일 경찰의 행태가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1980년대 백골단이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던 현장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일주일 전 기자회견을 통해 1차 민중총궐기에 10만 명이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10만 명이 안정적으로 집회할 수 있는 장소를 요구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한정된 공간만 허가했다. 신고된 행진 경로를 의도적으로 가로막고 평화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퇴진광장에 경찰이 난입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청의 기획된 의도다.
이에 민주노총,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은 11일 오후 1시 경찰청 앞에서 ‘평화로운 집회 폭력침탈과 광장민주주의 파괴 규탄! 연행 조합원 전원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 이주안 위원장이 경찰의 폭력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경찰은 무엇을 목적으로 평소와 다르게 헬멧과 방패를 착용한 채로 집회 관리에 나섰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식을 잃은 노동자를 질질 끌어서 내동댕이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탄압에 강력한 저항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 이주안 위원장은 “사전 결의대회부터 경찰은 합법적인 집회 공간을 내주지 않고 침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일이 지났는데도 면회는 거부하는 경찰에 대해 "공무 수칙을 어기면서까지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9일, 1차 민중총궐기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연행되었다. 건설 노동자들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건폭 몰이, 집중 탄압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일반연맹 이영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무리한 마찰을 일으키며 구타하고 폭행하고 연행한 것은 경찰의 의도된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회가 끝나고 수분이 지나지 않아 서울경찰청장이 성명을 발표하는 과정들로 보아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경찰청장의 과잉 충성이 자아낸 행태”라고 비난했다.
11일 윤석열퇴진운동본부(준)와 민주노총이 경찰청 앞에서 평화 집회 폭력침탈한 경찰을 규탄하고 연행 조합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법률원 하태승 변호사는 “적법한 행진 경로였으며, 심지어 경찰이 집회 제한 통고로 지목한 행진 경로였다”며 “적법하게 행진했으나 경찰은 병력과 폴리스라인으로 대오를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은 구속 수사 운운했는데, 정권에 대한 비판이 듣기 싫다고 구속을 하는 것은 소추 절차를 지키지 않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OUT 청년학생공동행동 강새봄 대표는 “160cm도 안 되는 여학생에게 발길질을 하고 몸을 잡아당기고 바닥에 패대기쳤다”고 밝혔다. 이어 “까만 헬멧을 쓴 경찰은 방패로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다”며 “입을 막고 가두면 폭정에 대한 비판, 윤석열 정권 퇴진에 대한 열망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일갈했다.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 1차 민중총궐기에서 일어난 경찰의 폭력 진압 사진 ⓒ민주노총
한편, 경찰은 9일 연행한 11명 중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민주노총 집행부 7명에 대해 출석 요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민중총궐기 집회 장소에 대한 제한, 적법한 행진 경로 봉쇄 시도가 애초에 구속 수사를 목적으로 한 경찰의 기획이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 것이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훼방, 끝나가는 정권에 대한 과잉 충성
입이 틀어막힌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국민계고장을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퇴진광장에 대한 기획 탄압과 더불어 열기가 높아지는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대한 훼방도 이어지고 있다. 부경대는 200여 명의 경찰을 투입해 9명의 학생을 연행했고, 마트 재벌은 노동자들의 현장투표소를 중단시키려 징계하겠다고 협박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서대문구청은 잠깐 진행되는 캠페인에 계고장을 남발했다.
이에 윤석열퇴진 국민투표 서울추진본부와 윤석열퇴진 사회대전환 서울시국회의는 11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퇴진 국민투표 방해하며 계고장을 날린다면, 국민들은 윤석열에게 퇴진 계고장을 보내겠습니다”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 윤석열퇴진투표 대학생서포터즈 유룻 단장은 부경대가 경찰 병력 200여명을 학교에 들인 것에 대해 “대학교에 경찰병력이 그렇게 많이 들어올 수 있는 것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무엇이 두려워 과도한 공권력 투입을 자행한 것인가?”라며 “탄압이면 항쟁이다. 대학생, 청년들은 탄압에 주저하지 않고 뭉쳐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부경대가 경찰에 요청해 학생들을 연행하고 있다. ⓒ유튜브 뭐라카노
부경대는 지난 7일 집회 신고에도 불구하고 학교 본부 30여 명을 동원해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소 활동을 방해했다. 이에 8일 총장직무대행과의 면담을 신청했으나 수업을 핑계로 학생들을 피해 다녔다. 학생들은 확답을 받고 돌아가겠다는 결심으로 3일간 총장실 앞에서 총장직무대행을 기다렸다.
이후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는데도 부경대는 본부 정문을 걸어 잠그고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내보내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후 2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되었다. 학교는 잠가 놨던 정문을 열고 경찰을 받아들였으나 연행된 학생들을 굳이 뒷문을 통해 내보냈다.
당시 정문에는 대학 본부가 벌인 소동으로 지나가던 시민들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 시민은 “대학교에 경찰이 저렇게 많이 들어오다니 지금이 쌍팔년도냐?”라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노조는 탄압을 무릎쓰고 '국민의 공무원'이 되겠다며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마트 노동자들은 전국 270여개 대형 마트에서 현장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은숙 서울본부장은 “윤석열 정부는 공무원 사회마저 등을 돌릴까 두려워 공문서 한 장으로 110만 공무원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가기관을 사유화하고 공무원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공무원도 말할 권리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용 위원장은 “마트 현장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퇴진 현장투표는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징계 협박과 경찰 신고에 대해 “홈플러스는 단체규약에 정치활동 보장이 명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유독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에서,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빼앗는 윤석열 정부와 유통 재벌의 유착이 여실히 드러난다”라고 규탄했다.
서대문주민대회 전진희 공동조직위원장은 “서대문구청 앞에서 진행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직원 열댓 명이 둘러싸고 투표를 방해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청이) 경찰을 불렀지만 캠페인은 집회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에 그냥 돌아갔다”라고 설명했다. 구청의 계고장 발부에 대해 “1~2시간 진행하고 정리하는 캠페인 물품이 무슨 불법 적치물인가?”라며 “서대문구청의 과잉 충성”이라고 규탄했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추진본부 김재하 본부장은 “탄압이 강화된다는 것은 정권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후이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과 김건희로 인하여 전 국민이 화병이 날 지경인 그 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것이 퇴진 국민투표”라며 “뚜벅뚜벅 퇴진 투표와 정권 퇴진 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하나로 모인 거대한 퇴진 광장을 만들어야
진보당이 11일, 국회 본청 진보당 회의실 앞에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상황판 현판식'을 진행했다. ⓒ진보당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퇴진 여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이 진심을 담아 사과했으니, 국민들에게 약속한 일을 실천만 하면 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이후 인터넷에는 ‘이게 사과냐?’라는 밈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탄핵 당시 궤멸에 가까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그 경험으로 지금은 여러 가지 퇴로를 고민하면서 내부 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여권은 면책을 조건으로 한 임기 단축 개헌을 은근슬쩍 주장하고 있다. 개헌을 위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이후 정치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대통령의 퇴진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서는 압도적인 힘으로 승리해야 한다. 하나의 광활한 퇴진 광장으로 모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담론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1차 민중총궐기에서 보여준 경찰의 기획 탄압은 불법과 폭력의 프레임으로 퇴진 광장을 분열시켜 보려는 얄팍한 계책이다.
각자의 투쟁만 고집하는 것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과 다름없다. 권력이 아닌 촛불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 퇴진과 사회대전환을 쟁취하기 위해 거대한 퇴진 광장을 열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으면서 채 상병 사건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치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논의가 사라졌고, 언론에서도 후속 보도가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공수처의 외압 의혹 수사도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시민사회에선 'VIP 격노설' 등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데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회견에서 채 상병 사건에 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눈길을 끈 대목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선 전부터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휴대전화로 들어온 문자에 대신 응답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후 국정에도 개입했을 정황을 시사하는 것으로, 항간에 떠도는 채 상병 외압의 진원지가 김 여사라는 의혹에 불을 당겼습니다. 지난해 8월2일 우즈베키스탄 출장중이던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 휴대폰에 한남동 관저에서 휴가중이던 윤 대통령의 휴대폰번호가 찍혔는데, 통화 당사자가 김 여사가 아니냐는 의문입니다.
의혹은 커지고 있지만 '채 상병 특검법'은 동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지난달 3일 네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지만 처리할 움직임은 없습니다.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도록 바꿔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리겠다는 전략이었으나 호응이 없자 멈춰선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관심이 온통 '김건희 특검법'에 쏠린 것도 동력이 떨어진 이유입니다. 민주당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에 관심이 없어보인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태도는 무능과 무책임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약속한 한 대표는 아예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입니다. 한 대표는 지난달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없이 "입장이 바뀐 게 없다"고만 했습니다. 민주당이 한 대표 제안을 수용한 새로운 안을 제시했는데도 묵묵부답입니다. 친한계에서도 채 상병 특검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상설특검, 채 상병 사건 전체로 확대 방안 고민해야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중인 공수처는 몇 달째 용산 문턱에서 단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 5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소환 이후 수사에 손을 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사 인력 부족을 호소하지만 공수처 안팎에선 윤 대통령 등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최근 공수처가 인력 증원을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으나 사건 발생 이후 1년 넘도록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뒤늦은 인력 보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채 상병 특검법'이 벽에 부닥치자 민주당은 국정조사 추진으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입니다. 오는 28일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본회의에 올릴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조사는 대통령의 거부권이 필요없어 국회에서 통과만 되면 실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 관련자들이 출석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국정조사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시민사회에선 '김건희 특검법'도 중요하지만 채 상병 사망 진상규명도 공력을 쏟아야 한다고 야권에 주문합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법적근거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채 상병 외압 의혹 규명을 늦출 수 없다는 얘깁니다. 윤 대통령이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중도하차 여론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야권이 추진 중인 상설특검을 채 상병 사건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낼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말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가운데 각 신문마다 보도 양상이 갈린다. 특히 사설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는데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경우 최근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으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고 쓴 반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판결과 위증 교사 사건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이 의도를 가지고 집회를 열고 있다고 바라봤다.
지난 9일 세종대로에서 민주노총 등이 주최한 ‘2024 전국노동자대회·1차 퇴진총궐기’ 대회에서 주최 측은 조합원·시민 10만여명이 몰렸다고 했지만 경찰은 1만5000여명이 모였다고 했다.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114차 촛불대행진 집회’ 참가자들은 “전쟁광 윤석열을 탄핵하자”고 했다. 지난달 28일부터는 가천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한양대·숙명여대·인천대·전남대·충남대 등에서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통해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9일 민주노총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등이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 1차 퇴진 총궐기’ 사진을 배치, 집회로 인해 경찰과 충돌해 도로가 혼잡해보이는 사진을 배치했다. 한겨레는 5면에 9일 집회 사진을 싣고 <불통 정권에 실망 분노한 시민들 “더 이상은 못참겠다, 물러나라”>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해당 기사는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한국일보는 3면에 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날’ 집회에 참석한 내용을 다뤘다. 이 기사에서 한국일보는 “15일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방탄 집회’라는 비판에도 불구, 3주 연속 대규모 도심 장외집회라는 초강수로 세결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11일 조선일보 1면.
▲11일 한겨레 5면.
중앙일보는 6면 기사 <이재명 “두 글자 차마 말 못해” 왜?>에서 “탄핵에 대해 민주당은 넉 달 넘게 로키(Low-Key)전략”이라며 장외 집회를 해도 ‘탄핵’이라는 단어를 발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져도 여당 지지율은 버티고 있다는 민주당 중진의 발언을 인용하며, “집회 인원이 과거보다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것도 민주당이 주저하는 이유”, “선부른 탄핵 드라이브의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이라 전했다. 민심이 ‘박근혜 정권 말기 같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는 가운데, 박근혜 탄핵 집회 당시처럼 집회 인원이 늘지 않고 여권 지지율이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르다는 것이다.
주말 대규모 집회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 vs “이재명 선고에 맞춰 탄핵 몰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시국선언과 집회에서 표출된 민심, 여권은 두렵지 않나>에서 “박근혜 정부 말기를 떠올리게 하는 비상한 시국”이라며 “정부·여당은 위기의식을 갖고 국정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윤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으로 국정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이던 회견마저 궤변으로 일관하면서 민심 수습은커녕 분노만 더 커졌다. 시민들은 이제 집단행동을 통해서라도 압력을 가하지 않으면 국정 변화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모두 윤석열 정권이 자초한 일”이라 전했다.
▲11일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는 <정권퇴진 집회 강경대응한 경찰, 국민과 싸우겠다는 건가>에서 해당 집회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11명이 경찰에 연행된 사실과 관련해 정부 비판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같은 날 또 다른 사설 <대결정치·여사의혹·정책실패만 남은 윤 대통령 전반기>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난 2년 6개월을 평가하면서 그동안 혼선을 만든 정책들을 짚고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관련해서 “‘정치 공세’라면서 비호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국민일보의 사설 등은 해당 집회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1심을 앞둔 상황과 연결해 바라봤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 <매주 장외 집회 민주당, 제1당의 마땅한 자세인가>에서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정국에 돌입한 상황에서 주말마다 대규모 장외집회에 당력을 쏟아붓는 게 제1당의 마땅한 역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장외집회 장기화를 예고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건으로 1심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썼다.
이어 “대통령 탄핵은 엄격한 법적 요건과 절차에 따라 절제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정파를 뛰어넘는 민심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성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정치 투쟁 올라타고 다시 고개 드는 민노총 폭력>에서 “민노총은 오는 20일과 다음 달 7일에도 총궐기 집회를 벌이겠다고 했다. 민주당과 좌파 단체들도 정권 퇴진·비판 집회를 연이어 예고한 상태”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가 불리하게 나오면 이 집회들이 더욱 폭력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불법 폭력 집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엄정한 법 집행밖에 없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외 3면 기사에서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표가 선고를 앞두고 장외집회를 연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을 전했다.
▲11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 역시 민주당의 주말 집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역시 2주째 지속 중인 주말 거리투쟁부터 재고해야 마땅하다”며 “과반 1당으로서 힘의 과시가 아닌 그 제도의 틀 안에서 문제를 풀어야 옳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도 이날 사설 <지금은 사법의 시간…민주당, 노골적 재판 개입 멈춰야>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판결이 이번 주(15일) 내려진다. 그 열흘 뒤에는 위증교사 사건의 선고도 예정돼 있다”며 “오래 끌어온 사법리스크가 정점을 향해 치닫는 시점에 민주당은 2주 연속 주말 장외집회를 벌였다. 9일 집회에서 쏟아낸 발언과 연출한 모양새의 요지는 ‘탄핵’이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처럼 촛불을 켰고, 군소야당과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으며, 이 대표도 직접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이 사설에서 “민주당이 이 대표 선고에 맞춰 탄핵 여론몰이에 총공세를 펴는 상황은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며 “정권의 급변 가능성을 이토록 요란하게 설정하는 시점과 방법 모두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임기 후반 시작…언론은 인적 쇄신부터 주문
윤석열 대통령이 5년 임기 가운데 2년 반이 지나, 오늘부터 국정 운영 후반기에 접어든다. 신문들은 윤 대통령의 임기 후반을 평가하면서 최근 지지율이 바닥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 <신속한 변화·쇄신에 윤 대통령 임기 후반기의 명운 걸어야>에서 “반전의 계기를 조속히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정 운영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그 돌파구는 변화와 쇄신에서 찾아야 한다. 그 밖의 뾰족한 비법이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중앙일보는 “대통령실에선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다음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김 여사를 공식 보좌하는 제2부속실도 과거 청와대 무궁화실보다 3분의 1이 안 되는 규모로 정식 출범했다. 대통령의 사과에 이은 후속 조치로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고 긍정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일보 사설은 “이참에 ‘김 여사 라인’도 신속히 정리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임기 후반 시작한 尹, 쓴소리에 귀 열고 인적 쇄신 서둘라>라는 사설에서 후반기부터는 “윤 대통령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국정 운영의 전환을 위해서는 대대적 인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 우선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참모들을 정리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그 모양이 되도록 할 말을 못한 비서실장도 바꿔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실패에 총리의 책임도 없지 않다.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을 기자 장관들이 복지부동(伏地不動)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대대적 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 9일 저녁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4일 본회의 처리와 28일 재표결이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거부권 정국’을 뚫고 특검법을 관철하려면 국민의힘 내부 ‘동조자’가 필수적인 현실론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미 불거진 의혹을 규명할 ‘특검 저지’를, 앞으로 생길 불미스러운 일을 막을 특별감찰관 추진 논리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그걸로는 안 된다’고 못박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특검법 수정안 검토가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을 제안할 가능성이 ‘제로’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치의 공간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4일 본회의에 민주당이 수정안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검토하는 특검법 수정안은 현재 13가지인 수사 대상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명태균씨가 개입된 부정선거·국정농단 의혹 등으로 축소하는 내용이다. 특검 후보 추천 방식을 야당이 아닌 ‘제3자 추천’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 대상이다. 이는 지난달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제안에 한 대표가 즉각 ‘화답’해 곧 여야 대표회담이 열릴 분위기였을 때, 민주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나왔던 제안이다. ‘성과’를 내려면 김건희 특검법을 회담 의제로 올리되, 한 대표가 수용할 만한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한 대표가 먼저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대표회담이 무산되고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 불가’를 고수하는데도 민주당이 선제적 수정안 검토로 선회한 것은, 다른 야당들처럼 공식적으로 ‘탄핵’을 주장하지 않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최대치로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저녁 민주당이 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2차 집회에서 “제가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할 수 없어 이렇게 말한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은 20만명(이하 민주당 추산)으로 지난 2일 1차(30만명) 때보다 줄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국민들이 화는 났는데, 그 화를 풀려고 민주당 집회에 (쏟아져) 나오진 않은 것”이라며 “아직 (탄핵, 하야 등으로) 공세 온도를 끌어올리는 것에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성사시키려면 기댈 곳은 국민의힘 이탈표다. 14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해야 한다. 이번에도 법안이 폐기되지 않으려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앞서 지난달 4일 재표결 땐 4명이 이탈했는데, 민주당은 그 규모가 더 늘어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여론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엔 야당만의 특검 후보 추천 등 ‘독소조항’을 없애고 여야가 합의해 특검법을 처리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특검 후보 ‘제3자 추천’은 한동훈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내놓은 제안이기도 하다. 당직을 맡은 민주당 재선 의원은 “정국을 풀 가장 큰 변수는 특검”이라며 “한동훈 대표나 국민의힘이 받지 않을 수 없는 안을 만드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을 앞세워 특검을 저지하려는 것도 민주당으로선 막아야 할 일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한 대표가 혹시라도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와 손잡고 특별감찰관 추진에 합의해 특검을 무산시키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6일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3차 집회를 혁신당 등 야 4당과 공동주최하고, ‘1천만명 서명운동’을 11일부터 28일까지 집중적으로 벌이며 윤 대통령과 여당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압박할 예정이다.
나는 대통령 윤석열을 매우 한심하게 보는 편이지만 그의 말과 행동에 실망한 적은 거의 없다. 실망은 기대가 있어야 하는 거다. 기대가 쥐뿔도 없는데 실망을 할 일이 뭔가?
지난주 대국민 끝장 담화인가 그거 할 때에도 난 별 감흥이 없었다. 당연히 실망도 하지 않았다. 뭘 기대를 한 게 있어야 실망하지. 온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대변인에게 반말 찍찍 하던 거? 그 인간 원래 그랬다. 평생 검사로 살면서 인간을 피의자로 보는 습관이 인이 박힌 사람인데 안 그랬겠나?
아, 신선하게 웃긴 건 하나 있었다. 사과는 했는데 어떤 부분에 구체적으로 사과하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한 거, 그거 하나는 신박하더라. 아무튼 기대라는 게 없으면 실망을 잘 안 한다. 내가 윤석열을 대하는 태도가 딱 이거다.
그런데 10일 윤석열이 골프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더 친해지기 위해서 ‘골프 외교’를 대비하는 차원이란다. 이 소식을 보는 순간 속으로 와, 이 인간은 진짜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상식적인 범주에서 인간 대접을 할 수가 없는 사람이구나 확신을 가졌다.
조선일보가 외교 교본이냐?
나는 골프를 치지 않지만, 골프를 치는 사람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다. 다만 골프를 치는 사람이 주위에 골프를 강요하는 것은 좀 웃기다고 생각한다. 내가 종합일간지 경제부에서 일할 때 데스크가 골프광이었다. 그리고 그 데스크는 항상 나보고 골프 좀 배우라고 강권했다.
이유가 증권사 CEO 등 높은 사람(당시 나는 증권거래소 출입기자였다)과 만나 취재를 하려면 골프장이 최적의 장소라는 것이었다. 몇 시간 함께 라운딩을 돌다보면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되고 친해진단다. 그래서 단독도 많이 물어올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심 웃겼기 때문이다. 증권사 CEO랑 골프를 치러 갔다고 치자. 돈도 증권사에서 내는 돈으로 말이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증권사 CEO가 나한테 뭔 이야기를 해주겠나? 그냥 지 회사 자랑이나 실컷 하겠지. 나는 그걸 또 [단독]이랍시고 써야 하고.
그런데 그게 뭔 단독이냐? 증권사 CEO가 하기 싫은 이야기를 써야 단독이지 지 하고 싶은 이야기 써주는 게 왜 단독인가? 기자가 증권사 홍보맨 노릇 해 주는 거지. 그래서 난 골프를 절대 배우지 않았고, 증권기자 노릇도 아무 탈 없이 했다.
골프장에서 우아하게 담소 나누는 거?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뭔가 대단한 역사가 이뤄질 것이라 착각하는 거. 그건 진짜 착각의 영역이다.
그런데 윤석열이 트럼프에게 잘 보이려고 골프 연습을 시작했단다. 첫째, 지금 이 시국에 윤석열이 골프채 휘두르고 대통령실 비서진들이 사장님, 아니 참, 대통령님 나이스 샷! 이런 거 외치는 게 국민들 눈에 좋게 보이겠냐? 둘째, 트럼프라는 블랙 스완을 맞아 예상되는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머리를 싸매도 모자랄 판에 골프 연습이나 처하는 외교냐?
셋째, 이 사실을 대통령실 누군가가 뉴스1 기자에게 흘린 모양인데, 참모진 수준이 정말 이 정도밖에 안 되냐? “우리 대통령님이 트럼프와의 외교를 위해 진짜 열심히 준비하시는구나” 이런 반응을 기대했다는 건데 그딴 참모들이랑 외교 전략을 짜고 있으니 될 일도 안 되겠다. 제발 분위기 파악 좀 하란 이야기다.
윤석열이 왜 골프 연습을 시작했는지 짐작 가는 바가 있다. 요즘 언론사 중 유일하게 윤석열 편을 드는 곳이 조선일보다. 그런 조선일보가 주말마다 ‘이하원 기자의 외교·안보 막전막후’라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그런데 마침 9일 이 시리즈의 제목이 ‘尹 대통령에게 필요한 트럼프와 아베의 브로맨스’였다. 그리고 기사에서 “아베가 트럼프와 골프를 열심히 쳐서 브로맨스를 다졌다. 그래서 외교에서 얻은 게 엄청나다. 윤석열도 이런 걸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딱 하루 뒤인 10일 나온 소식이 윤석열이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는 거다.
이게 우연인가? 그럴 리가 없다. 윤석열이 유일한 자기 편 조선일보의 가이드를 따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진짜 쌍으로 XX들이신데,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 숨도 안 나온다.
아베가 얻은 게 뭔데?
일본의 전직 총리 아베가 트럼프와 골프를 치면서 알랑거렸다는 것은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 골프에 앞서서 일본은 두 정상에게 점심 식사로 햄버거를 대접했는데,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특별 주문했단다. 트럼프 기분 맞춰준다고 당시 세계 랭킹 4위였던 마츠야마 히데키 선수까지 불러 라운딩을 돌았다. 속된 말로 접대 골프를 친 것이다.
그래서 일본이 얻은 게 뭐였을 것 같은가? 트럼프가 아베를 ‘신지’라고 친근하게 불러준 거? 그게 성과라면 트럼프가 윤석열에게 “우리 석열이” 한 마디 해주면 아주 쓰러지겠다.
당시 골프외교(라고 쓰고 알랑방구 외교라 읽어야 함)를 통해 아베가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골프장에서 시시덕거리던 트럼프는 이튿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아베 총리가 미국의 군사 장비를 많이 구입해 줄 것이다”라며 신나했다. 아베가 뭘 얻은 게 아니라 호구를 잡힌 거다.
또 한 가지, 일본 언론들이 아베가 얻은 것으로 꼽았던 게 트럼프가 무역 압박을 유예해줬다는 거다. 당시 트럼프는 아베 정권과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었는데 골프 회동 직후 “협상의 많은 부분은 일본의 7월 선거 이후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지바현 모바라시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면서 기념촬영을 했다. ⓒ아베 총리 트위터
이게 무슨 뜻이냐? 일본은 이듬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참패하면 아베 정권은 선거에서 치명상을 입는다. 그래서 트럼프가 이 협상을 선거 이후로 미뤄주겠다고 양보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일본에 이익인가? 천만의 말씀. 아베에게만 이익이었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협상을 연기했을 뿐 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아베는 시간을 얻었지만 일본은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었다. 실제 트럼프는 골프접대를 잘 받고도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압박의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또라이지 바보가 아니다. 골프 접대 좀 받았다고 그가 헤벌쭉할 것이라 기대한다면 그게 바보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윤석열이 선택한 외교 준비가 골프 연습이라니, 나는 진짜 이자들이 미친 게 아닐까 싶다.
벌써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부르며 방위비 분담금을 100억 달러로 올리라고 압박을 하는 중이다. 어떻게 대처할 건데? 골프로 대처할 거냐? 윤석열이 트럼프에게 “럼프 형, 왜 그러세요. 우리 좋았잖아요. 좀 깎아주세요” 뭐 이럴 거냐고?
그러면 트럼프가 “우리 석열이 예뻐서 내가 좀 깎아줄게” 이러겠냐? 진짜 정신들 좀 차려라. 기대하는 것이 없으니 실망할 일도 없었는데, 트럼프와의 외교는 국가 운명이 걸린 문제다. 조선일보 말에 놀아나 브로맨스 어쩌고 하며 골프채나 휘두르는 대통령에게 트럼프를 감당할 능력이 있겠나? 진짜 이 나라 운명이 너무 걱정돼서 하는 말이다.
임경구 기자 | 기사입력 2024.11.10. 15:54:08 최종수정 2024.11.10. 16:07:05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워싱턴의 새 행정부가 출범을 하고 새로운 정책 기조가 정해지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며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분야별 대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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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경제·안보 점검회의에서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여러 가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경제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금융, 통상, 산업 3대 분야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며 "시장을 점검하고 빈틈 없이 대비를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출범을 한 후가 아니라, 예상되는 정책 기조가 있기 때문에 벌써 국제 시장이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통상 분야는 기업도 스스로 판단하고 노력해야 되겠지만 정부 지원이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업계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라"고 했다.
또 "공무원들끼리만 책상에 앉아서 얘기하지 말고, 많은 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이것이 기업 경영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대화를 많이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먹고 사는 것이 반도체, 자동차 크게 두 개였는데, 이제 조선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새 미국 행정부가 화석 연료에 대해서도 유연한 정책을 쓴다고 하면 조금 침체된 우리의 석유화학 분야도 종전과 같은 지위를 회복할 수 있지 않겠나"고 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통화를 언급하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친교와 대화를 할 시간을 잡기로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AI, 첨단 바이오, 양자 같은 미래 전략 산업은 동맹국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미국과의 협력이 지속되고 발전할 수 있게 챙겨달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방 분야에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확실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제대로 된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도 상당히 많은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며 "안보라고 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꺼번에 확 바꿀 수 있을지 잘 챙겨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부정기적으로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여러가지 리스크와 기회 요인들을 앞으로 계속 점검을 해야 될 것"이라며 "다양한 정보 채널을 가동해서 우리 국민과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활동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정부가 잘 뒷받침을 해주자"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 및 안보정책 변화와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연합뉴스
임경구 기자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와 야당 관계자, 당원과 일반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한 야5당의 대답은 사실상 "탄핵"이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주말 도심 장외집회에서 이틀 전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대국민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특검이나 탄핵 등 어떤 방식이든 빠르게 끌어내려 국민 주권을 합법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제2차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와 당 소속 의원들, 그리고 신장식·박은정(조국혁신당), 용혜인(기본소득당), 한창민(사회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건희를 특검하라", "윤석열을 몰아내자" 등이 적힌 손팻말과 촛불을 든 이들은 숭례문~서울시청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를 가득 채웠다. "집회 추산 인원은 20만 명"에 달했다.
'탄핵'이란 말 빼고 다 말한 민주당 "이제는 행동"
이재명 "죽을 힘 다해 여러분과 함께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세종대로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지지자들의 연호를 등에 업고 집회 무대에 오른 이재명 대표는 "(국가) 최종 책임자의 권력은 주권자가 잠시 맡겨둔 것"이라며 "(그런데) 그 권력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제대로 쓰여지고 있나?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고 바람직하느냐"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지금 얼마나 먹고 살기 어렵나. 이자와 월세, 동네 가게 물건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데 (국민) 소득은 늘어난 게 없고, 일자리는 줄고, 미래는 불확실하다"며 "대통령은 분초를 다투어 국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인데 과연 그들(윤석열 정부)에게 그럴 의지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의 땅에서 벌어지는 일(가자전쟁)에 왜 우리 국군과 살상무기를 보내야 하나. 전쟁 위험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경제가 타격을 입고 국민 삶이 위태롭다"며 "똑같은 재원으로 투자를 한다면 '전쟁날까 걱정되는 나라'에 하겠나. 왜 우리 국민들이 '(정부가) 전쟁 내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이 나라의 기득권과 권력자들은 국민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국가권력 원천인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남용하려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정부를 겨냥해 "전쟁 책동을 중단하고, 국민의 어려운 삶을 살피고 국민 명령에 복종하라"며 김건희특검법 등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에 대해선 "우리가 바로 첨병(선봉장)이고, 우리로부터 시작해 거대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그들이 지금 강성해 보여도 결국 우리가 맡긴 권력을 잠시 대행하는 한 인간들일 뿐이다. 우리가 맞서 싸우면 이길 수 있다. 저도 죽을 힘을 다해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독려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연단에 올라 "대통령 대국민 담화 본질은 '실질적 통치자는 김건희(여사)이니 불법을 저질러도 수사받을 수 없고, 찍소리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라며 "나라가 '김건희 왕국'으로 전락했는데도 (대통령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했다. 단언컨대 대통령 자격이 없다. 그들 스스로 마지막 기회를 걷어찼다. 이제는 행동해야 될 때"라고 가세했다.
"윤건희 부부, 민주주의에 큰 모욕... 임기 마지막 날 퇴근시켜선 안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와 야당 관계자, 당원과 일반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민주당이 탄핵을 '행동해야 될 때'라고 빗댄 것과 달리 야4당은 거침없이 "임기단축 개헌"과 "탄핵"을 언급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부대표는 "어쩌다 대한민국이 조작과 주술의 나라가 되었나"라며 "대통령은 담화에서 반말을 찍찍 내뱉고, '미쳤냐'는 비속어를 함부로 사용하며 국가의 품격을 땅에 떨어뜨렸다"고 직격했다.
신 원내부대표는 "윤석열 그분이 2027년 5월 9일(임기 마지막날) 대통령실에서 평화롭게 퇴근하는 일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반드시 (김건희)특검법을 통과시키고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 때때로 싸움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넓은 탄핵 광장과 뜨거운 탄핵 용광로에서 싸우는 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소리쳤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던 촛불 집회를 소환했다. 용 대표는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국민이 분노해 고개를 숙이지만,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은 없다, 국민이 특검을 요구하니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여사를 해외순방에 덜 데리고 다니겠다는 것"이라며 "찬란한 민주주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나라에 이보다 더 큰 모욕이 어디 있나"라고 질타했다.
용 대표는 "박근혜 탄핵 집회에서 '이게 나라냐'고 외쳤던 우리는 '이게 대통령이냐'고 다시 묻고 있다"며 "영부인 국정개입과 국기문란 (의혹)에 부부싸움 좀 하겠다는 따위의 대답을 내놓는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찬 바람 불던 날씨에도 (탄핵)광장에 나서야 했던 국민 여러분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광장을 가득 채우면 우리 정치가 탄핵을 결단하는 등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이번 겨울 국민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국민에게 복무하지 않는 대통령, 국민을 무시하는 권력을 국민께 다시 돌려드리는 것이 헌정질서가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공화국"이라며 "윤 정부를 확실하고 빠르게 끌어내려 주술사의 국정농단을 끝장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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